소설리스트

등급인생-633화 (633/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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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부] 지옥의 한반도

1951년 3월 22일, 2월 달이 지나고, 슬슬 3월 말이 되었다. 그 때 동안 병주는 탈환지역을 비롯한 한반도 북부 지역을 살피면서 일을 처리했다. 그런 병주의 노력 덕분인지 전쟁 내내 전장이 되었던 한반도 북부 지역은 조금씩이지만 재건을 하고 있었다. 특히 조만식을 중심으로 한 조선민주당 계열 사람들이 병주의 일을 거들어 주었다.

사실상 자신들의 정치적 영향력이 미치는 곳이 평안도를 포함한 한반도 북부 지역이었기에 전쟁 전 가지고 있었던 사회적 정치적 영향력을 다시 얻기 위해서라도 병주에게 도움을 줄 수밖에 없었다.

거기에 북부 지역에 주둔한 유엔군 병사들의 현지 소비가 재건에 큰 힘이 되고 있었다. 군인이란 물자를 생산하는 것보다 소비를 하는 사람들이었다. 사람이 살기 위해서 온갖 물자들이 필요하고, 또 유흥을 위해 쓰는 돈이 많았다. 그래서 그런지 유엔군이 주둔한 평양 같은 경우는 유엔군 병사들로부터 흘러나오는 돈으로 빠르게 재건할 수 있었다.

평양에 설치된 노면전차가 재가동하고, 더불어서 운반용으로 쓰이는 헬기들이 평양을 왔다 갔다 하면서 전쟁 전 상태로 되돌아가려고 했다. 현재 병주가 한반도 북부 지역을 재건하기 위해 쓴 정책은 바로 거점을 만들고, 그 거점을 중심으로 주위 지역을 발전시키는 거점 중심 발전이었다.

거점이란 평양, 신의주 등 도시뿐만 아니라 지정학적으로 거점이 될 만한 가치가 있는 곳도 거점으로 삼아 주변을 발전시키는 것이었다. 사실 거점을 키우는 방법은 간단했다. 거점이 되는 지역에 땅을 사고, 상하수도를 포함한 각종 기반시설을 만들고, 헬기나 철도 등 대중교통이 다니도록 해준다면 자연히 인구는 모일 수밖에 없었다.

저번에 병주가 시찰했던 거리 역시 그런 거점 중심 발전 정책에 의해서 만들어진 거점이라 볼 수 있었다.

유엔군 일각에서는 병주가 하는 행동을 보고, 병주를 ‘행정군인’ 혹은 ‘행정장군’이라고 불렀다. 병주의 행정능력을 칭찬하는 의미도 있지만 동시에 행정과 민의에 신경 쓴다는 의미도 있었다. 헌병은 경찰로 쓰고, 공병은 건축가와 인부로 쓰고, 군의관은 의사로 썼으며 사무직을 하던 부사관과 장교들은 행정일을 도맡아서 했다. 사실 군대라는 집단 자체가 하나의 사회라 부를 수 있는 조직이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병주 자신이 가진 행정 능력도 있지만 조직을 바로 개편하여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능력이 엄청났다. 그래서 그런지 군정인데도 불구하고, 군정 지역의 사람들은 빠르게 안정을 찾았다. 그 때문에 항간에는 정부 쪽에서 북부군이 낸 결과에 대해 경계를 한다는 소문이 있었다.

하지만 병주의 이런 행동들은 이제 슬슬 끝을 낼 때가 온 것 같았다. 병주의 책상 위엔 각 지역의 행정서류로 가득 했던 것들이 이번 4월 공세를 위한 작전 서류들로 가득 했다. 병주는 일일이 서류들을 챙겨보면서 지도 위에 전투장기의 말들을 이리저리 움직인다. 그리고 또 다시 작전을 검토해본다.

병주의 이런 행동을 지켜보는 전속부관 정철회 대위의 얼굴은 긴장으로 가득했다. 자신이 따르는 병주가 이리 열심히 하는 모습에 대해선 여러 번 봤기는 했지만 이렇게 고심하고, 또 생각하고, 수정하며 꼼꼼히 확인하는 모습은 처음이었기 때문이다.

병주는 서류 한 장을 확인하고는 이내 책상 위에 두더니 자신이 앉은 의자에 등을 기대고는 한숨을 푹 쉰다.

“하아아아아아...”

정철회 대위는 걱정스러운 눈초리로 병주를 바라보며 묻는다.

“괜찮으십니까?”

병주는 자신을 챙겨주는 정철회 대위의 모습을 쓱 보고는 한 마디 내뱉는다.

“상당히 긴장이 돼.”

병주의 말에 정철회 대위는 오히려 아리송한 표정을 짓는다. 문경에서 철두철미한 작전으로 중공군 수십만 선봉대를 때려잡던 군단장 병주는 어디가고, 이렇게 근심 걱정하는 군사령관 병주는 처음이었다.

그 때, 방문이 열리고, 누군가 안으로 들어온다. 정철회가 문 쪽으로 시선을 돌리니 거기에는 북부 군 참모장인 전형욱 준장이 서 있었다. 전형욱 준장은 병주 앞으로 다가오더니 이렇게 말한다.

“사령관님. 이제 슬슬 회의 시간이 되었습니다.”

병주는 그 말에 ‘으음’ 침음을 흘리며 이렇게 묻는다.

“그래? 유엔군은 어떻게 하고 있어?”

“단천 시로 군을 재배치하고 있으며 내일 전체적인 회의를 하자고 전합니다.”

“그렇군. 알겠다고 전해줘.”

“예. 알겠습니다. 그런데 사령관님. 그 작전 지도서는 완료가...”

전형욱 준장의 말에 병주는 이내 책상 위에 쌓인 서류들 중 여러 서류를 뽑아내 전형욱 준장에게 건네주며 말한다.

“여러 번 검토하고, 확인해봤어. 미비한 점이 있다면 다시 확인하고, 나에게 보고해.”

“알겠습니다. 그렇게 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다음은 압록강 변 방어전선 및 요새 건설 현황입니다.”

전형욱 준장은 서류들을 병주에게 건네줬고, 병주는 그걸 읽으며 낱낱이 확인한 뒤 전형욱 준장에게 묻는다.

“그래. 내가 말한 요충지에 요새들을 세워두었군. 지금까지 압록강 변의 중공군들이 도발한 적은 없는가?”

“적 특작부대들이 요새 건설을 방해한 경우는 있지만 금방 격퇴하고 순조롭게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앞으로 들어갈 자재들과 그에 따른 자금 소모입니다. 이 점에 대해서는...”

“그리 걱정할 거 없어. 전부 동협 그룹에 보내.”

“예? 하지만...”

“어차피 그 회사는 내 동생 회사야. 또 일에 대해서 문제 있는 것 있나?”

“아니 없습니다만. 또 외상으로 하실 생각입니까?”

“내가 알아서 할 테니 자네는 신경 쓰지 말게나.”

“끙. 상부에서는 왜 이 일에 관심이 없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유엔군에서도 꼭 필요한 일이라고 하지 않았습니까?”

“자기들 말로는 돈이 없다고 하니 어쩔 수 없잖아.”

“그래도 이건...”

“아무리 요청을 해봤자 등쌀에 떠밀려 얼마 정도 자금을 주겠지. 자네는 그런 걸 바라는가?”

병주의 말에 전형욱 준장은 할 말이 없었다. 병주의 말처럼 정부 측에서는 별 관심을 쓰지 않았다. 오히려 자기들 권력 획득하는 것에 관심이 있었지. 지금도 국민방위군 사건을 수습하느라 꽤 바쁘다고 전했다.

지금 국민방위군 사건은 커질 대로 커져서 각계각층에서 책임자들의 처벌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었다. 그에 따라 국방부 장관 신성모의 권위도 추락하고 있었다. 아마 5월 달에 국방부 장관이 교체된다는 소리가 파다하게 들렸다. 그걸 이미 알고 있는 전형욱 준장은 신성모가 빨리 내쫓겼으면 하는 마음이 있었다.

“휴우 알겠습니다. 그럼 다음은...”

전형욱 준장은 보고할 것들을 병주에게 모조리 다 보고하고는 이후 병주의 지시를 받고, 서류를 받으면서 방에서 물러났다. 그리고 병주는 다시 전형욱 준장이 건넨 서류들을 처리하느라 바빴다.

정철회 대위는 병주의 그런 모습을 보면서 이렇게 생각한다.

‘하아. 위에 올랐다고 좋은 것은 아니구나.’

정철회 대위가 지켜본 병주는 평상시 근무 시간에도 열심히 일하고, 휴식 시간에도 잔일을 처리하며 휴가도 반납한 채 장교들을 이끌어 지역 시찰에 나서는 사람이었다. 물론 그를 따르는 부하들은 거의 죽어 나갔지만 병주가 이런 솔선수범을 보이니 병주의 부하들은 힘들다고 말을 해도 따를 수밖에 없었다.

병주가 부하들에게 일을 맡긴 채 자기만 혼자 놀면 당연히 부하들의 신임이 붕괴되겠지만 병주는 그런 행동을 전혀 하지 않았다. 그건 병주의 뒤를 졸졸 쫓는 그의 전속부관 정철회 대위가 바라본 사실이었다.

그렇게 병주는 정철회 대위가 걱정할 만큼 일에 매진한다.

한편, 겨울이 끝난다는 것을 알게 된 중공군-북한군 지휘부에서도 연일 회의를 열었다. 사령관 임표는 지도를 펼쳐놓고, 각 군의 배치도를 살펴보며 어떻게 적들이 총 공세할지 예상하고 토론하고 있었다.

함석호 참모장이 서류를 들고, 임표에게 발표한다.

“현재 유엔군들이 단천 시에 모여들고 있다고 합니다. 아무래도 가까운 시일 내로 유엔군과 한국군이 한반도 북부를 탈환하기 위해 총공세를 펼칠 것 같습니다.”

임표는 그 발언에 동의하는지 고개를 끄덕이며 말한다.

“아무래도 그렇겠지. 한국군의 전력도 골치 아픈데 여기에 유엔군까지 더해지면 상당히 골치 아파지겠군.”

임표의 말에 함석호 참모장을 포함한 중공군 참모진들은 상당히 씁쓸한 얼굴을 짓는다. 현재 전선은 혜산-성진 시까지 이어진다. 하지만 전선의 길이는 대략 100~150km 정도 되었기에 자연적으로 전선을 담당하는 병력의 수는 어마어마했다.

독소전쟁에는 하나의 독일 병사가 수 km를 담당한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는데, 이 전선은 오히려 반대였다. 여기는 1km에 몇 천 몇 만 명이 담당했다. 다시 말하면 병력 밀집도는 높다는 것이고, 그에 따라 화력 집중 역시 용이하다는 소리였다.

“역시 여기서 전투를 하기에는 힘들겠군.”

임표의 발언에 원래라면 반발해야할 북한군 지휘부와 참모진들도 지금은 조용히 그의 말을 경청하고 있었다. 현재의 전선 대치 상황은 전혀 유리한 요소가 없었다. 임표의 말처럼 차라리 함경도 쪽은 포기하고, 만주로 철수하여 대비하는 것이 나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이 곳을 그냥 버리고 만주로 후퇴할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

“그렇기는 하겠지만 역시 중과부적이겠지.”

임표의 ‘중과부적’이라는 단어에 함석호 참모장은 씁쓸했다. 화력에 밀려 전선이 여기까지 오지 않았는가? 자신들에게 매우 압도적인 병력 규모가 있지만 현재 자신들과 맞붙이치고 있는 한국군 총지휘관인 병주는 상당히 유능한 작자였다. 아니 너무 유능해서 자신들에게 두렵게 다가오는 존재였다.

지난 번 짧은 겨울 공세기간 동안 자신들의 계획적인 후퇴에 속지 않고, 자신이 원하는 목표를 그대로 수행한 인간이 병주였다. 임표는 함석호 참모장을 바라보며 이렇게 말한다.

“이번에도 계획적으로 후퇴하여 최종적으로 만주로 퇴각하도록 하지.”

임표의 결정에 반발하는 이는 없었다. 아니 한 명 딱 한 명 있었다. 바로 북한군의 최고사령관이자 북한 주석인 김일성이었다.

“아니. 우방국인 우리 북한 영토를 포기하는 일은 있을 수 없소.”

임표는 김일성의 말에 그를 노려보며 말한다.

“뭐 그럴 것이라 예상했소.”

임표의 말에 김일성의 얼굴은 일그러졌지만 임표는 그런 김일성을 신경 쓰지 않는지 계속 말을 이어나간다.

“전황이나 전선 상태 및 적 준비 상태를 전부 고려했을 때, 북한에서 물러나는 것이 난 맞다고 생각하오.”

김일성은 그 말에 할 말이 무지 많았지만 지금 돌아가는 분위기는 임표의 말대로 돌아갈 것 같았다. 김일성은 잠시 고민을 하다 이내 임표를 바라보며 이렇게 말한다.

“우리 북한군은 나진에 최종적인 방어선을 구축하겠소.”

임표는 그 말에 까닥하지 않고, 김일성에게 말한다.

“마음대로 하시구려.”

임표의 이런 대답에 김일성은 속으로 부아가 치밀어 오른다. 그러나 임표에게 막 대놓고 이야기할 수는 없었다. 임표는 자신의 작전을 방해하는 김일성에 대해 신경을 끄고, 이내 자신 옆에 있는 북한의 부수상 박헌영을 바라보고는 묻는다.

“동 일본에서 잠수함을 얻는데 성공했소?”

박헌영은 그 물음에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한다.

“예. 잠수함 3대를 빌릴 수 있었습니다.”

“흠. 그 잠수함들을 통해 후방 쪽에 게릴라들을 침투해야 하는데 어떻게 하는 것이 좋겠소?”

박헌영은 잠시 눈을 감고 생각하더니 이내 김일성을 바라보며 대답한다.

“제가 남한에 기반을 잡은 적이 있지만 이제 절 따르는 무장공비 세력은 거의 사라지다시피 했습니다. 그러니 만주 일대에서 일본군의 발목을 잡았던 주석의 경험많은 군대가 제격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임표는 그 말에 김일성을 쳐다보며 묻는다.

“이 말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오?”

김일성은 그 물음에 대해 조금 뜬금없다는 눈빛으로 박헌영을 바라본다. 이런 일에 박헌영이 자신의 부하들을 집어넣어 북한 내 자신의 권력을 확대할 것이라 예상하던 김일성으로썬 박헌영이 오히려 자신에게 이 일을 권유하자 박헌영의 의도에 대해 생각했다. 김일성은 눈을 감고 생각하다 이내 결론이 나지 않았는지 결국 일단 이 기회를 잡아야겠다는 생각으로 대답한다.

“적절하다는 생각이 드오. 게릴라 경험이 많은 사람들을 가려 뽑아 보내겠소.”

임표는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이고는 말한다.

“일단 이것으로 어느 정도 시간은 끌 수 있겠지. 다음은 적들의 공습을 어떻게 대비하는가가 문제가 되겠는데 이에 대해서 할 말을 하고 싶은 사람은 있소?”

임표의 말에 아무도 손을 들지 않았다. 아니 못했다는 것이 정확했다. 솔직히 임표가 생각하기에도 지진폭탄은 답이 없다고 생각했다. 사실 적 공습을 대비하기 위해 땅굴을 파고, 그 땅굴 속에서 숨는 식으로 대비를 했다. 그러나 지진폭탄은 그 땅굴을 뚫고, 폭파하는 폭탄이기에 요새나 땅굴에 제격인 폭탄이었다.

임표와 참모진들은 토굴 구조를 바꾸거나 아니면 토굴을 조금 더 깊이 파거나 그 외에도 폭격을 막을만한 꽤 많은 대책들을 세워봤지만 효용이 없었다. 오히려 적 공습을 막을만한 공군 세력이 있어야한다는 근본적인 문제점만 머릿속에 자리를 잡았다.

소련의 공군들이 이 쪽에 파견하여 도와주고 있지만 한국군, 유엔군 공습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그래서 중공군-북한군 입장에서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답이 없는 상황이었다.

임표는 적 공군 세력을 막기 위한 방법에 대해 군 참모진들과 지휘관들에게 여러 번 물어봤지만 만족할만한 대답을 듣지 못했다. 역시 작전은 임표가 세운 만주로의 철수밖에 없었다.

여러 번 이야기를 나눠보고, 작전을 세우고, 군 배치를 다시 결정하면서 시간을 보낸 임표는 이렇게 말한다.

“일단 이것으로 작전 회의는 끝마치겠소.”

한국군-유엔군의 공세를 막기 위한 회의를 여기서 마무리한 임표였다.

1951년 3월 23일, 병주는 유엔군이 모여 있는 단천 쪽을 찾았다. 유엔군 사령관인 맥아더 원수 주관 아래 유엔군 지휘관, 참모진들과 한국군 지휘관 참모진들이 회의장 안 자리를 잡으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사람들이 꽤 많다보니 자리에 앉은 사람들 앞에는 마이크가 있었다.

“4월 총공세를 위한 연합 작전의 회의를 시작하도록 하겠소.”

이번 공세의 작전을 총 지휘하는 맥아더 원수의 발언을 시작으로 회의가 시작되었다. 먼저 한국군 참모진들 중 하나가 작전 그림이 붙여진 플라스틱판을 꺼내며 말한다.

“현재 지도를 살펴보면 알겠지만 중공군은 압록강과 지금의 전선에 병력을 집중하고 있습니다. 지금 그들은 방어진지를 구축하며 우리들의 공세에 상당기간 대비하고 있습니다. 압록강 쪽에 있는 중공군들이 그래도 전선을 지키고 있지만 가만히 앉아 있는다는 보장은 절대 없습니다. 물론 그들의 공세를 방어하는 우리 1군단 쪽에서 요새와 방어진지를 짓고, 각종 방어시설을 갖추고는 있지만 중공군의 병력에 비해서 역부족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 말에 에드워드 알몬드 장군이 한 마디 말한다.

“그래서 당신은 어떻게 말하고 싶은 것입니까?”

알몬드 장군의 물음에 처음 전황을 설명했던 참모는 이렇게 대답한다.

“제가 말했던 비상상황을 대비하여 예비 사단 하나를 미리 1군단 쪽으로 배치하였으면 합니다.”

알몬드 장군은 그 말에 ‘으음’ 침음을 흘리고 생각하다 이렇게 대답한다.

“비상 상황을 대비한다는 명목으로 병력을 빼면 오히려 계획된 공세가 제대로 이뤄질 수 없지 않습니까? 그리고 중공은 지금 중화민국과 전쟁 중인데 압록강 쪽에 군대를 투입시키는 바보 같은 짓을 하겠소? 오히려 한반도에 있는 병력들을 만주 쪽으로 물려야 하지 않겠소?”

“......”

알몬드 장군의 말에 처음 이야기를 꺼냈던 한국군 참모는 결국 대답하지 못한다. 맥아더는 이런 상황을 지켜보고는 이렇게 대답한다.

“그래도 만약이라는 상황이 있으니 압록강 쪽에 기동력 좋은 부대를 배치하겠소. 이에 대해 이의 있소?”

알몬드 장군은 그 말에 얼굴을 조금 찡그리지만 반대는 하지 않았다. 맥아더 원수는 분위기를 살피다 이렇게 말한다.

“그럼 다음으로 넘어가겠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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