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34화 (34/125)

< 2006 독일 월드컵 - 10 >

[크리스티안 호날두, 좋은 위치에서 공을 잡았습니다! 이야~ 다시 봐도 정말 이 선수의 볼 터치는 지나칠 정도로 깔끔합니다. 호날두 선수가 공을 잡자마자 이탈리아 선수들이 다 같이 긴장하죠!?] 

[그만큼 우리의 호날두 선수가 저들에게는 위협적이라는 이야기입니다. 과연 우리들의 어린 영웅이 저 이탈리아의 두터운 수비벽을 어떻게 돌파할지....! 전반전보다 더 공격적인데요... 어어어!?] 

자신이 공을 잡자마자 이탈리아 선수들의 눈빛에서 긴장감을 엿볼 수 있었다. 

일단 가볍게 달리면서 동료 선수들의 위치를 파악하려는 호날두의 시야에, 부폰이 이탈리아 수비진들을 조율하면서 자신에 대한 압박 수비를 지시하는 장면이 들어왔다. 

잔루이지 부폰은 인외의 반사 신경으로 슈퍼 세이브를 만들어내는 그런 골키퍼로 많이들 알려졌지만 그의 숨겨진 진가는 바로 저 수비 조율 능력이었다. 

아주 지능적이고 영리한 선수다. 

그렇기 때문에 노쇠하여 신체적 역량이 감소함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월드 클래스 골키퍼로서 10년 이상을 구가할 수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너무 전진해 있는데? 실수인가?’ 

마치 스위퍼 키퍼마냥 앞으로 전진해있는 부폰. 

호날두는 요즘 중거리 슛을 통 사용한 적이 거의 없었는데 그것 때문에 잠시 부폰이 자신에게 강력한 중거리 슛이 있다는 것을 망각한 것은 아닌지 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쨌거나 이것은 기회다. 

그리고 이 기회를 놓친다면 부폰에게서 골을 뽑아내기는 정말 어려울 것이라는 예감이 강하게 들었다. 

생각은 짧았고 실행은 더 짧았다. 

골이 날아갈 자리를 노려보며 그대로 강하게 슛을 갈긴 호날두. 

이 먼 거리에서 슛을 쏠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한 듯 이탈리아 선수들 대부분이 당황하여 잠시 반응이 늦은 사이 부폰만은 매와 같은 눈빛으로 공을 노려보면서 몸을 날렸다. 

하지만 공의 경로는 도중 급격하게 틀어지면서 부폰이 몸을 날리는 반대쪽으로 날아갔다. 

부폰의 눈이 부릅떠졌다.  

호날두는 그에게 상큼한 미소를 지을 수 있었다. 

무회전 슛은 나아가던 경로를 크게 비틀면서 정반대 방향으로 날아갔고, 그것은 부폰의 놀라운 반사 신경으로도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이탈리아의 골 망이 거칠게 흔들렸다. 

포르투갈의 국기도 거칠게 흔들리는 중이었다. 

"으아아아악!! 으아아아아!!" 

"미친 새끼야!! 이 미친놈아!!" 

“동점!? 진짜로 동점이야!?” 

“넣는다고 호언장담을 하더니 진짜로 넣어버렸어!!” 

정작 골을 넣은 호날두는 머릿속이 리셋되어 아무것도 못한 채 가만히 서있는데, 포르투갈의 선수들은 악에 받친 것처럼 소리를 지르고 날뛰었다. 

이미 호날두는 성난 포르투갈 대표팀 동료들에 의해 햄버거 속의 패티가 되어버린 지 오래였다. 

우와아아아아아!!! 

조국의 결승전을 응원하기 위해 원정 온 포르투갈 팬들은 떠나갈듯이 함성을 쏟아냈다. 

전반전 끝나기 직전에 터진 이탈리아의 선제골에 억눌렸던 응어리를 한 번에 풀어내는 포르투갈 응원단. 

경기장의 다수가 독일 사람들인데 어떻게 이런 열광적인 함성 소리가 나올 수 있는지 의구심이 들 정도였다. 

[원더풀한 골입니다! 아주 환상적이고 아름다운...! 너무 완벽한 골이었습니다! 골을 넣은 선수는 바로! 우리들의 영웅 크리스티안~~~! 호날두입니다!!] 

[마치 호베르투 카를루스의 UFO 슛을 필드골로 바꾼 듯한! 꼭 그것을 연상케 하는...! 아, 제가 감격해서... 도대체 무슨 말을 내뱉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초 장거리 슛을 성공시키는 크리스티안 호날두...!! 그저 놀랍고 경이로울 따름입니다!] 

[리플레이 화면이 나오고 있습니다. 공의 궤적이 휘어지는 것을 보세요! 마치 커다란 뱀이 지나가는 모양 같지 않습니까!? 이 위대한 슛은 천하의 부폰도 막을 수 없었던 슛이었어요!! 그 누가 와도 막을 수 없었습니다!!] 

후반 60분에 터진 극적 동점골. 

포르투갈을 패배의 위기에서 구해내는 이 한 번의 골은, 지금까지의 경기 분위기를 완전히 바꾸어버리는데 성공했다. 

이탈리아 선수들의 표정이 그걸 말해주었다. 

그들은 호날두의 이번 골이 보고도 믿겨지지 않는 표정이었다. 

"자, 봤지? 우리의 슈퍼 에이스는 이런 선수다. 이런데도 우리가 질 거 같아?“ 

“”“절대 아닙니다, 캡틴!””“ 

“무조건 이기는 거다. 이태리 놈들이 정신 차리기 전에 한 골 더 먹여주자고!" 

포르투갈 선수들의 눈빛은 이전보다 더욱 강렬해졌다. 

솔직히 몇몇 의지력 떨어지는 선수들은 라커룸 대화에 호응하면서도 반 정도는 체념하고 있었는데, 이제는 우승컵을 들어 올리는 자신의 모습을 상상할 수 있는 상황으로 바뀌었으니 그들의 마음가짐도 달라질 수밖에. 

역시 축구는 골로 말한다. 

골이 들어가야 뭐든 할 수 있다. 

"자! 가자! 가자! 가자!!" 

"우리가 이번 월드컵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 

포르투갈의 바람이 불어오고 있었다. 

선수로서 거의 모든 것이 걸렸다고 할 수 있는 이런 결승전에서 빠질 수 없는 것이 바로 '더티 플레이어'들의 존재다. 

이들은 상대 선수들 도발, 조롱하며 이성을 잃게 만들거나 반칙의 선을 아슬아슬하게 넘기지 않으며 스포츠맨쉽을 더럽힌다.  

선제골을 넣은 주인공이기도 한 이탈리아 대표팀의 센터백 마르코 마테라치는 호날두가 생각하는 요주의 인물이었다. 

가투소도 마찬가지지만 마테라치의 개차반 같은 인성과 더티 플레이는 그와 비교조차 되지 않을 만큼 질이 낮았기 때문이다. 

전반전 시작부터 호날두가 동점골을 넣을 때까지는 그래도 잠잠한가 싶었는데, 역시 그 예상은 빗나가지 않았다. 

호날두에게 달라붙어서 그를 최대한 불편하게 만드는 마테라치.  

그러면서 은근슬쩍 허벅지를 꼬집거나 무릎으로 옆구리를 찼는데, 이런 행동이 나중에는 오히려 약과로 표현될 줄은 누가 알았을까. 

오늘 주심은 정말 웬만큼 심각한 반칙을 하지 않는 이상 카드를 주지 않았는데 마테라치는 그것을 노려, 정강이로 들어가는 위험한 태클이나 어깨, 팔꿈치를 이용한 거친 몸싸움을 호날두에게 해댔다. 

이런 더티 플레이를 어찌나 교묘하게 하는지 주심의 눈이 이곳을 비추지 않을 때만을 집중적으로 노려 주심의 휘슬을 피했다. 

“당신, 축구하러 온 거 맞아? 이런 저질스러운 축구를 할 생각에 골을 넣을 생각이나 해야지.” 

“오우, 그럼, 그럼! 늦은 밤, 너희 어머니는 참 좋은 여자였지.” 

“구역질나게 더러운 새끼였네. 네 자식들에게 아버지가 어떤 사람이었는지 꼭 말해주마.” 

패드립까지 치자 그를 상대할 가치가 없는 쓰레기로 생각하기로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달라붙어서 유니폼을 늘리는 모습에 호날두는 그를 밀어버렸다. 

살짝 밀었는데도 오히려 피해자 코스프레를 하는 모습이 참 역겨웠다. 

하지만 주심은 신경도 쓰지 않았고 마테라치는 머쓱해하면서 일어났다. 

'병신새끼. 상대해봤자 나만 손해지.' 

언제나 그랬지만 호날두의 복수는 경기에서 박살내고 인터뷰에서 한 번 더 박살내는 것이다. 

일단 지금은 승리하는 것이 우선이다. 

마테라치의 인성 플레이에 당하는 선수는 호날두 뿐만이 아니었다. 

다른 포르투갈 모든 선수들도 몸으로 시비를 걸거나 더러운 발언을 서슴없이 해대는 그의 행동에 짜증을 감출 수 없었다. 

데쿠는 주심에게 강력하게 항의했지만, 주심은 자신이 보지 못했다하면서 카드를 거부했다. 

“데쿠, 참으세요.” 

“아니, X발! 여기 그 새끼가 꼬집은 자국이 있는데도 내 말을 안 믿네!” 

“저는 부모까지 들먹이며 욕먹었어요. 주먹으로 흠씬 두들겨 패주고 싶지만 참았습니다.” 

“뭐!? 그렇게 쓰레기 새끼였어? 진짜 벌레만도 못한 놈이었네!” 

“가투소보다 심한 놈은 처음이네요. 아무튼 더 이상 항의하지 마세요. 주심은 우리를 짜증스럽게 보고 있잖아요. 경기 중에 변수가 될 만한 행동은 최소화해야죠.” 

“끄응, 알았어. 가장 많이 시달린 네가 그렇게 말하는 거라면...”. 

그의 더러운 스포츠 정신을 비웃는 것은 결승전에서 승리하고 우승컵을 들어 올린 후에 해도 늦지 않다. 

호날두는 누구보다 마테라치의 행동과 주심의 무관심에 짜증이 났지만, 경기 중에는 그것을 완벽하게 내리 누를만큼 단단한 멘탈이 있었다. 

그러나 모든 선수가 호날두처럼 인내심이 강한 것은 아니었고, 데쿠처럼 호날두가 케어 할 수 있는 위치에 있지도 않았다. 

"이 X발 새끼야! 적당히 좀 하고 꺼져버리라고!" 

퍼억! 

“으아악!” 

마테라치에게 무슨 말을 들었는지 몰라도 얼굴이 벌게질 정도로 분노한 파울레타가 결국 고함을 지르며 두 손으로 마테라치를 강하게 밀어버렸다. 

마테라치는 오바 액션을 다 떨면서 자빠졌고 얼굴을 감싸 안으며 바닥을 뒹구는 중이었다.  

주심의 휘슬이 울렸고 경기가 잠시 중단되었다. 

"저 새끼가 먼저 교묘하게 반칙을 하고 다녔다고요! 저희 가족에 대해서 폭언을 퍼붓고! 여기, 여기! 멍 든 자국 보이십니까!?“ 

"저 놈이 주구장창 반칙할 때는 휘슬 한 번 안 불더니, 왜 지금은 파울을 선언하는 겁니까? 판정 좀 똑바로 하라고요!" 

파울레타를 보호하기 위해서 호날두를 포함한 포르투갈 선수들은 앞 다투어 나와 심판에게 항의했다. 

그의 교묘한 반칙에 포르투갈 선수들은 더 이상 참지 못하고 터져버린 것이다. 

하지만 그건 이탈리아 선수들도 마찬가지였다. 

그들 입장에서 마테라치는 사기가 오를 대로 올라 있는 포르투갈을 흔들어 놓는 이쁜 녀석이었으니까.  

이탈리아와 포르투갈 응원단이 상대의 팀에게 야유를 퍼붓는 사이, 마테라치는 아직도 자빠져서 아프다고 뒹굴고 있는 중이었다. 

마치 카드를 주지 않으면 일어나지 않겠다는 항의와도 같았다. 

"주심! 이건 무조건 레드 카드를 줘야 정당한 판정입니다! 공도 없는 상황인데 퍽 소리가 날 정도로 마르코를 강하게 밀었잖아요!" 

"헤이! 넌 여기 꼬집힌 자국도 안보여!? 계집애도 아니고, 이리 더럽게 축구하는데 가만있으면 그게 사람이야!?" 

“마테라치가 파울레타에게 무슨 말을 했는지 알아? 그 새끼는 아가리를 꿰매 놔야해!” 

"마르코가 무슨 말을 했던 내가 알게 뭐야? 그리고 그 멍은 네 스스로 꼬집었겠지! 먼저 반칙한 놈들이 뻔뻔스럽기도 해라!" 

"뭐라고!? 이 새끼가...! 이태리 놈들은 다 저래!?" 

“그거 인종차별적인...!” 

“인종 차별은 지랄!” 

"그만! 그만!! 다들 조용히 해! 더 이상 다투면 모두에게 경고를 주겠어!" 

오늘 경기의 주심 오라시오 엘리손도가 소리를 지르며 양 선수들을 진정시켰다. 

마테라치를 강하게 밀친 파울레타에게 다가가는 주심. 

모두가 침을 꼴깍 삼킬 만큼 긴장된 순간, 주심이 뽑은 카드는. 

다행스럽게도 옐로우 카드였다. 

"말도 안 돼! 왜 저 놈이 옐로우 카드야! 마르코를 밀어 넘겼잖아!" 

"공도 없이 그냥 서 있기만 하던 마르코를 밀었다고요! 이건 다이렉트 퇴장감이에요!" 

"다들 입 다물어! 나도 보는 눈이 있어!" 

마르코 마테라치가 아무리 교묘히 반칙을 해왔다 한들, 엘리손도 주심 역시 수많은 경기들에서 심판을 본 경력이 있다. 

눈 뜬 장님이 아니란 뜻이다. 

그는 이미 대기심이나 부심들을 통해서 마테라치의 더티 플레이에 대한 정보를 전해 들었고 포르투갈 선수들이 자신의 몸을 드러내며 보이는 물적 증거들을 모두 보았다. 

“다시 한 번만 더 이런 식으로 교묘하게 반칙을 하면 바로 레드 카드를 꺼낼 거다.” 

“주심! 나는 피해자라고!” 

“입 다물어! 난 머저리가 아니야!” 

마테라치에게까지 옐로우 카드를 꺼내며 엄포를 단단히 한 주심은 경기를 재개했다. 

포르투갈 입장에서는 그나마 다행인 일이라고 할 수 있었다. 

축구 선수로서 얻을 수 있는 최고로 영예로운 커리어, 월드컵 우승. 

거기에 스코어도 1:1의 상황이었으니 다들 죽기 살기로 덤벼들며 끝까지 투혼을 발휘했다. 

여기에 아까 마테라치와 파울레타의 반칙에 대해서 양측 모두 감정이 상할 대로 상한 상태. 

불길의 불씨가 되었던 마테라치는 오히려 조금 가라앉았지만, 대신 다른 선수들의 고의적인 반칙의 숫자가 점점 늘어났다. 

우승에 대한 열망이 경기를 삐뚤어진 감정의 싸움으로 바꿔놓고 있었던 것이다. 

                                                                                                                        

호날두는 이럴수록 침착하게 경기에만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감정싸움으로 자존심을 세워봤자 우승 못하면 말짱 꽝이야. 이기지 못하고 상대의 플레이에 불평하는 것은 패배자의 푸념이나 다름없어." 

극단적으로 냉소적인 태도를 보이며 이렇게 되뇌었다. 

하지만 그만큼 맞는 말이다. 

냉정을 유지하자 자연스럽게 시야가 넓어졌고 생각의 가짓수도 많아졌다. 

자신에게 날아오는 공을 보면서 문득 전지훈련에서의 일이 떠오른 호날두. 

콤비플레이 위주로 연습시킨다는 스콜라리 감독의 훈련 스타일 아래에서 피구와 함께 질리도록 반복했던 2대1 패스플레이. 

순간 가속도가 빠르고 침투력, 득점력이 좋은 호날두와 창조적인 패스에 일가견이 있는 피구는 그런 의미에서 아주 좋은 콤비였다. 

반대편 사이드라인에 서 있는 피구와 눈이 마주쳤다. 

그 눈빛에서 그도 자신과 같은 생각을 하고 있구나 라는 확신이 들었다. 

탄탄한 피지컬과 변칙적인 개인기로 이탈리아 선수들과의 경합을 버텨내면서 공을 따냈다. 

그리고 한쪽 발로 강하게 공을 차내면서 돌파를 시도하는 호날두. 

무섭게 따라붙는 이탈리아 선수들이 그를 방해했음에도 끝끝내 이리저리 돌파의 경로 바꿔가며 피해나가는 호날두. 

이쪽으로 이탈리아의 수비 중심이 지나치게 확 기울어졌다 생각한 순간, 기다리고 있던 피구에게 빠른 크로스를 올렸다, 

“저 놈 노마크야!!” 

칸나바로의 고함처럼 이탈리아 수비진들의 공백 사이에서 피구는 최고의 기회를 잡았다. 

'그때와 같은 2대1 패스 플레이는 아니지만... 피구가 이대로 차는 게 더 좋을 수도 있어!' 

그 마음을 읽었는지 피구는 좋은 기회를 빼지 않고 그대로 공을 찼다. 

그러나 역시 칸나바로와 부폰. 

이미 피구가 공을 잡자마자 뛰어온 칸나바로가 순간적으로 압박하며 피구가 찰 각도를 좁혔고, 그 좁혀진 각도에서 부폰이 또 한 번 놀라온 선방을 보여주며 공을 쳐냈다. 

정말 보고도 믿기지 않을 수비의 합이었다. 

하지만 아직 호날두에게는 ‘한 발’이 남아있었다. 

피구에게 크로스를 날린 직후부터 호날두는 튕겨 나간 공까지 염두에 두고 있었다. 

많은 경기 영상을 분석하며 스스로를 그 경기에 뛰는 플레이어로 대입시키는 훈련법으로, 위치 선정과 공의 궤적에 대한 예측력, 판단 능력 등을 키워 온 호날두의 축구지능이 빛을 발했다. 

                                                                                                                      

                                                                                                                      

“제발 들어가!”

< 2006 독일 월드컵 - 10 > 끝

ⓒ 아이시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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