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왕관을 쓰려는 자, 그 무게를 견뎌라 - 4 >
[타임지가 선정한 역대 최고의 감독, 리누스 미헬스.]
역대 축구 감독들을 줄 세우기 하겠다며 세간의 주목을 뜨겁게 모았던 타임지가 드디어 오랜 기간 동안 집계했던 순위를 오늘 발표했다.
최고의 축구 감독, 역대 1위는 2005년에 타계한 리누스 미헬스.
현대 축구의 근간인 토탈사커의 창시자이기도 한 미헬스는, 과거 FIFA에서 주최했던 20세기 최고의 감독으로도 선정된 가장 존경받는 감독이다.
현대 축구계에 끼친 영향력은 그 누구하고도 비교 불가인 이 위대한 감독의 유일한 오점은 1974년 월드컵.
만역 여기서 우승 트로피까지 들었으면 미헬스는 축구의 신으로 남았을 것이다.
2위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선지자, 맷 버스비 경이다.
그는 독일군의 폭격으로 큰 타격을 입은 맨유를 재건하여 잉글랜드 최고의 강팀으로 만들었고, 뮌헨에서의 비행기 사고로 주축 선수 대부분이 사망하는 비극적인 참사 속에서도 결국 다시 팀을 끌어올려 1968년 유로피언 컵을 들어 올리는 업적을 세운다.
비록 알렉스 퍼거슨 경이 그보다 훨씬 많은 트로피를 얻었지만, 그조차도 두 번이나 끝을 알 수 없던 절망의 빠진 맨유를 구원하지는 못했을 것이다.
오직 맷 버스비 경만이 가능했다.
3위는 우리 모두가 알고 있는 알렉스 퍼거슨 경.
감독으로서 팀의 성적을 내고 구단을 발전시키는 능력은 그 누구도 퍼거슨 경을 따를 수 없을 것이다.
현역 감독으로서 가장 높은 순위에 이름을 올린 알렉스 퍼거슨은, 세계 최고의 감독들도 끝내 이루지 못했던 클럽 축구 최고의 영광을 무려 두 번이나 해냈다.
그는 오늘날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만들어 낸 장본인이며, 클럽 운영에 있어서도 가장 모범적이면서 안정적이었고 동시에 혁신적이었다.
알렉스 퍼거슨은 구단주들이 뽑은 가장 이상적인 감독에서도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4위는 에른스트 하펠.
그는 네덜란드, 벨기에, 독일, 오스트리아 리그에서 모두 챔피언 타이틀을 따낸 유일한 감독이다.
역대 최고의 ‘저니 매니저’인 그는 페예노르트와 함부르크에게 첫 유러피언 컵 우승을 선물해준, 절대 잊혀지지 않을 거장으로 ‘승리라는 결과에 취해 과정을 잊을 수 없다.’를 잘 보여주기도 했다.
당시 2부 리그의 보잘 것 없었던 리버풀을 유럽 챔피언으로 만든 혁명적인 감독이 있다.
빌 샹클리, 그는 역사상 가장 위대한 감독 순위에서도 다섯 손가락 안에 들기 부족함이 없는 감독일 것이다.
리버풀은 밥 페이즐리 시기에 최고 전성기를 맞이하지만 그 초석을 다진 것은 빌 샹클리이며, ‘폼은 일시적이지만 클래스는 영원하다.’는 것은 너무나 인상적인 그의 격언이다.
그 외에도 밥 페이즐리, 브라이언 클러프, 벨라 구트만, 아리고 사키 등이 순위를 이으면서 거장들의 면모와 함께 축구 역사를 되짚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이들 대부분이 은퇴한 감독들이지만, 알렉스 퍼거슨과 함께 현역 감독으로서 랭크된 감독도 적지 않았다.
포르투와 첼시에서 2번의 챔피언스 리그 우승과 4번의 리그 우승을 이뤄내며 스스로가 스페셜 원임을 증명한 포르투갈의 천재감독, 주제 무리뉴가 10위.
아스날의 역대 최고 감독으로서 무패 우승을 포함한 3번의 리그 우승과 4번의 컵 대회 우승을 이룩한 아르센 벵거가 바로 다음 11위.
2002 월드컵 우승, 2004 유로 우승, 2006 월드컵 우승이라는 전무후무한 커리어의 주인공 루이스 페리페 스콜라리는 14위라는 성적에 비해서 다소 실망스러운 평가를 받았다.
레알 마드리드에게는 2번의 챔피언스 리그 우승을, 스페인에게는 한 번의 유로 우승컵을 선물한 비센테 델 보스케는 18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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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이런 거 너무 좋다. 선수들 순위도 나열해 줬으면 좋겠네. 백프로 싸움나겠지만 말이야.
- 알렉스 퍼거슨, 주제 무리뉴, 루이스 펠리페 스콜라리, 아르센 벵거 등은 알겠는데 위로 올라갈수록 모르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 나는 축구에 대한 상식이 부족한가 봐.
- 확실히 스콜라리의 순위는 지나치게 낮은 감이 있네. 월드컵 두 번 연속 우승에 유럽 선수권 대회의 우승까지 차지했는데 말이지.
ㄴ 단순 커리어나 우승컵 개수보다는 축구계에 끼친 영향력이나, 클럽 또는 팀에 어떤 혁신을 주었나를 더 높이 평가했기 때문 아닐까. 미헬스보다 더 많은 트로피를 들어 올린 감독들은 많지만 1위는 미헬스인 것처럼.
ㄴ 솔직히 스콜라리는 명장보다는 운장에 더 치우쳐진 것 같아. 2002 월드컵 때는 호나우두, 히바우두, 카를루스 등의 덕을 보았고 2004 유로, 2006 월드컵 때는 호날두와 피구에게 거의 업혀가다시피 했다는 게 지배적인 평가.
- 내가 봤을 때는 굉장히 합리적으로 준 순위 같은데? 퍼거슨과 버스비는 순위가 바뀌어도 상관없지만.
- 두 번의 트레블을 이뤘음에도 3위라니... 우리 퍼기 영감은 한 번 더 트레블을 해내야 1위를 받을 수 있으려나.
- 주제 무리뉴는 너무 고평가야! 감독으로서 제대로 데뷔한지 6,7년밖에 되지 않았는데 무슨 10위씩이나 줘!?
ㄴ 나도 이 말에 동감. 트로피 쓸어 담는 속도는 대단하지만 그의 짧은 커리어를 감안해야지.
ㄴ 짧은 커리어에 저만큼 우승한 게 더 대단한 거 아닌가? 너희들이 그렇게 물고 빠는 호날두도 데뷔 7,8년차야.
ㄴ 무리뉴가 잉글랜드에서 선보인 선 수비, 후 역습과 4-3-3 포메이션은 충분히 축구계에 커다란 영향력을 보였다고 생각해. 사실 그의 스타성도 포함이 된 게 아닐까 싶지만.
- 아! 정말 마음에 안 드는 순위네! 바이에른 뮌헨의 전성기를 열었고, 다른 팀에 있다가 다시 돌아와서 또 한 번 부흥시킨 우도 라텍이 겨우 40위라니!? 정말 끔찍할 정도로 편파적이군!
- 흥미로운 순위야. 하지만 확실히 영연방 측 사람들을 너무 퍼준 감이 있네. 독일은 너무 짜게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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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털 사이트의 댓글 반응까지 확인한 호날두의 동료들은 왁왁 떠들면서 호들갑을 떨고 저마다의 감상을 쏟아내고 있었다.
현 시점, 톱클래스의 감독들은 톱클래스의 선수들만큼이나 많은 관심을 받는 존재였고, 그들의 지도를 받는 선수들 입장에서는 감독들 줄 세우기만큼 관심 있을 화제를 찾기 어려웠다.
특히 필요한 것인 줄은 잘 알지만, 지루할 수밖에 없는 합숙 훈련 도중 이런 자극은 또 별미.
시끄러워지는 트레이닝 룸의 풍경에 호날두는 이어폰의 소리를 더 크게 키워야했다.
다른 동료들이 전부 떠들거나 딴청부리면서 시간을 끌 때, 알차게 뛰어서 오늘 훈련 메뉴를 모두 끝낸 호날두는 빠르게 샤워하고 양복으로 갈아입었다.
유니폼 입은 선수들 사이에서도 톡 튀는 모습.
일단 오늘 광고촬영이 있었고, 바로 다음날 발롱도르 시상식이 있었기에.
합숙 훈련 시작하면 일단 절대 밖으로 못 나가게 하는 퍼거슨 감독이지만, 호날두의 프로의식을 믿고 외출과 외박을 허락했다.
“다녀오겠습니다. 그리고 영감님께 한소리 듣기 전에 얼른 훈련 복귀들 하세요.”
“가기 전에도 잔소리냐! 싫어! 좀 더 놀 거야!”
“잘 갔다 와! 발롱도르는 확정이니까 아무도 걱정 안 해도 되지?”
악우들의 타박에 호날두는 웃으면서 떠났다.
쎈 척을 하긴 했지만 퍼거슨의 고함이 무섭긴 무서웠는지, 어느새 슬그머니 자리를 떠나 자발적으로 훈련을 다시 시작한 맨유 선수들이다.
코치들은 ‘니들이 그러면 그렇지!’ 라는 표정으로 한심하게 쳐다보고 있었다.
괜스레 무안해진 맨유 선수들.
“하여간 보스가 특별 취급해줘도 밉지 않은 녀석이야.”
“그럴만한 실력과 멘탈을 가지고 있으니까. 솔직히 저 고지식한 녀석이 정말 역사상 최고에 도전하는, 그렇게 대단한 선수인지 가끔 실감이 안갈 때도 있어. 그냥 동네의 아는 동생 같아.”
“크크, 맞아. 그러다가 ‘그라운드’에 오르고 그의 질주가 시작되면 제대로 실감이 나지.”
캐릭과 플레쳐가 웃으면서 호날두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크리스티안 호날두는 상당히 소탈했고 꽤나 유한 남자였다.
가진 바 재능과 기량에 취해서 충분히 오만한 성정을 가질 수 있음에도 아무도 그를 뭐라 할 수 없을 거다.
퍼거슨조차도 인정한 맨체스터의 중핵이니까.
하지만 첼시시절부터 호날두는, 동료나 상대 선수를 무시한다던지 업신여긴다던지 하는 사례를 단 한 번도 만들지 않았다.
가끔 더티 플레이어들과 언쟁을 벌이기도 했지만 그것을 제외한다면 티끌만큼의 먼지도 없다는 것이 그의 성정을 증명한다.
오만하고 안하무인이던 에릭 칸토나, 마치 위험천만한 화약과 같던 로이 킨, 자기 에고가 무척이나 강했던 데이비드 베컴.
그들의 바통을 이어받은 23살의 어린 에이스는, 다른 선수들 위에서 군림하는 것이 아닌, 같은 곳을 바라보며 같은 위치에서 같이 뛰는 선수였다.
겸손을 알았고, 인내를 잊지 않았으며, 배려를 갖추었다.
다른 동료 선수들의 생각을 모두 알지는 못하지만... 적어도 캐릭과 플레쳐는 에릭 칸토나, 로이 킨, 데이비드 베컴의 맨유보다 지금의 맨유가 더 좋았다.
호날두 원맨팀 소리를 들어도, 그는 충분히 그럴 자격과 가치가 있었으니까.
“근데 발롱도르는 크리스가 받는 거 당연히 확정이겠지?”
“크리스가 못 받으면 내가 성을 간다. 걱정할 필요 없어!”
이들은 킥킥거리면서 훈련을 시작했다.
호날두가 떠난 빈자리에는 다시 뜨거운 트레이닝의 열기가 가득 찼다.
절대 오를 수 없는 산과 같은 존재지만, 같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특별해지는 기분.
호날두는 맨유 선수들에게도 참 기이한 선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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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발롱도르 수상자는...! 드디어 역사를 새로 씁니다!! 크리스티안 호날두입니다!!"
예상을 넘어서 확신까지 했었기에.
자신의 이름이 호명되자마자 쏟아지는 박수 소리를 들으며 묵묵한 표정으로 자리에서 일어난 크리스티안 호날두.
수많은 축구 선수들과 유명 인사들, 축구계 명사들이 건네는 축하 세례들을 받으면서 망설임 없이 단상으로 올라갔다.
드디어 사상 최초로 4번의 발롱도르를 탄 선수가 탄생했다.
새로운 역사가 쓰여 진 날로, 수많은 축구 팬들은 오늘을 기억할 것이다.
발롱도르의 상징인 골든 볼을 전해주는 사람은 바로 요한 크루이프.
아약스와 바르셀로나의 레전드이기도 크루이프는, 축구계의 패러다임을 바꾼 사람으로 평가받는 위대한 선수, 그리고 위대한 감독이다.
평소 호날두에도 대한 호평을 아끼지 않던 그는, 대선배에게 정중한 표정으로 인사하는 호날두를 보고 환하게 웃었다.
골든 볼을 건네주면서 크루이프는 이렇게 말하였다.
"크리스티안 호날두는 제가 지금까지 지켜봤던, 모든 선수들 중에서도 가장 완벽하고 뛰어난 선수입니다. 의심할 여지없이 그는 네 번째 발롱도르를 받을 자격이 있으며, 그의 역사적인 네 번째 발롱도르 수상을 제가 할 수 있어서 기쁩니다."
요한 크루이프는 마르코 반 바스텐, 미셸 플라티니와 함께 3번의 발롱도르를 받은, 최다 골든 볼 수상자였다.
이번에 호날두가 네 번째 발롱도르를 수상하면서 최다 수상자의 이름을 내주게 되었지만, 조금의 불편한 감정도 없이 순수하게 호날두를 칭찬하고 축하해주었다.
정말 많은 의미가 있는 네 번째 발롱도르를 크루이프가 직접 전해준다는 것은, 만인이 보는 앞에서 크리스티안 호날두를 인정해주고 치켜세워준 것과 다름없는 일.
호날두는 그에게 깊은 고마움을 느끼며 머리를 숙였다.
크루이프는 진정 존경할만한 선배였다.
브라질의 펠 머시기와 아르헨티나의 마 머시기와 달리...
골든 볼을 움켜쥔 호날두가 중앙의 홀을 향해 걸어갔다.
이제 그의 발롱도르의 소감을 들어볼 차례.
하지만 그는 소감 발표를 잠시 늦춰야 했다.
호날두가 마이크 앞에 서자, 그가 일어선 순간부터 골든 볼을 잡고 걸어올 때까지도 멈추지 않던 박수갈채의 소리가 더욱 거세진 것.
그리고 홀 안의 사람들이 하나, 둘씩 일어서기 시작했다.
마치 해안의 파도가 일어나는 것처럼 누가 뭐라 하지도 않았는데 자진해서 일어선 사람들은 오직 한 사람, 크리스티안 호날두에게 박수를 보냈다.
기립박수.
발롱도르 시상식 역사상 처음 있는 일.
최고의 격찬, 기립박수에도 호날두는 표정의 변화 없이 그들을 바라보았다.
마치 신하들의 찬사를 받는 왕과 같이.
이곳 발롱도르 시상식에 참가한 사람들은 하나 같이 대단한 사람들이다.
젊고 뛰어난 현역 선수들부터 시작해서 과거 굉장한 업적을 남긴 전직 선수들, 유명하고 훌륭한 업적을 남긴 감독과 회장, 구단주에 각국의 유명인사까지.
이들이 모두 한 젊은 축구 선수의 위대함을 축하하기 위해, 존경을 표하기 위해 일어나서 박수를 친다.
격찬을 아끼지 않는다.
이 장엄한 광경은 나중에 또 어떻게 기록이 될 것인가?
기립박수의 향연 속에서 호날두는 자신의 경쟁자들을 하나 하나 훑었다.
리오넬 메시, 페르난도 토레스, 이케르 카시야스, 사비 에르난데스.
시대를 풍미한, 그리고 풍미할 ‘최고’라는 수식어가 결코 부족하지 않은 축구의 거인들.
하지만 이 분위기에 눌려, 모든 축구계 인사들이 호날두에게 보내는 절대적인 지지와 경의에 눌려서.
이 대단한 선수들은 표정 관리조차 못한 채 딱딱한 모습으로 호날두만 바라보고 있었다.
그들에게 호날두는 이렇게 말하고 있었다.
이런 나를, 너희들은 진정 넘을 수 있겠느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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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첫 번째 발롱도르를 수상할 때만 하더라도 많은 사람들은 그저 유럽 선수권 대회의 간판을 내건 깜짝 신인이 등장한 정도라고 말했습니다. 그 당시에 세계 최고의 선수를 묻노라면 지네딘 지단과 호나우두, 호나우지뉴가 뽑혔죠. 오, 지네딘, 굳이 일
어서지 않으셔도 됩니다. 그러지 않아도 당신은 정말 제가 존경하는 선수거든요.“
사람들은 웃음을 터트렸고 고맙다고 인사하려던 지단이 씨익 웃으면서 자리에 앉았다.
호날두는 말을 이어갔다.
“어린 그 당시 저는, 발롱도르를 탔기 때문에 세계 최고의 자리에 올랐다는 자만심이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제 명성은 앞에 말한 위대한 선수들과 비교되지 않을 정도로 초라했죠. 저를 정말로 세계 최고의 선수로 취급하는 사람들은 굉장히 적었습니다. 그
것이 저에게 치열함을 선물해주었고 어떻게보면 저에게 행운이었죠."
"첼시에서 50년 만의 프리미어 리그 우승과 첫 챔피언스 리그 우승을 달성했고 저는 두 번째 발롱도르를 타게 되었습니다. 그제서야 사람들은 저를 ‘세계 최고의 선수’라 불렀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윗세대 전설들이 저물어 빈자리가 생겼기 때문이고, 소포
모어 징크스와 함께 호날두라는 선수는 언제든지 사라질 수 있다고 몇몇 비평가들은 주장했었죠."
당시 부정적인 발언을 했었던 평론가들도 이곳에 와 있었다.
그들은 머쓱한 얼굴로 뒷 머리만 쓸어넘겼다.
"조국에게 사상 첫 월드컵 우승으로 선물했습니다. 훌륭한 동료들과 수많은 사람들의 도움, 그리고 천운이 더해진 행운이었습니다. 그 해 세 번째 발롱도르를 받았죠. 그 때부터 모든 사람들은 진심으로 저를 인정해주기 시작했습니다. 상대하는 선수들마
저 나를 존경한다며 경외를 표현했습니다. 세 번의 발롱도르. 그제서야 저는 진정한 ‘최고’가 된 기분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오늘, 저는 네 번째 발롱도르를 수상합니다."
2008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역사적인 두 번째 트레블을 성공시키며 일개, 개인의 축구선수가 보여줄 수 있는 최상의 활약, 극한의 퍼포먼스를 보여줬다 평가받는 크리스티안 호날두.
칭찬에 인색한 비평가들도, 쉽게 후배를 인정하지 않은 옛 전설들도, 뛰어난 선수들을 발에 채이도록 보아온 감독들까지.
호날두의 활약은 이들을 모두 설득시켰고 납득시켰다.
"이 모든 것은 저 혼자 이룬 것이 아닙니다. 저를 둘러싼 수많은 사람들의 헌신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맨체스터 유나이드의 동료들에게 감사합니다. 퍼거슨 영감...이 아니라 감독님께도 감사합니다. 포르투갈 대표팀의 동료들에게도 감사한다는 말을 전하
고 싶습니다. 그리고 사랑하는 아버지, 어머니, 아내와 아들, 응원해주는 팬들 그리고... 제자 녀석까지. 모두 사랑하고 고맙습니다. 당신들을 위해서 저는 내일도 모레도 축구를 할 것입니다."
제자!?
방금 제자라고?
호날두의 깜짝 발언에 깊은 관심을 표하면서 덤벼드는 사람들이 있었지만... 그의 수상 소감은 여기까지였다.
< 왕관을 쓰려는 자, 그 무게를 견뎌라 - 4 > 끝
ⓒ 아이시루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