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55.VS 바르셀로나 - 7 >
페널티 박스 안쪽에까지 내려온 박치성이 시우비뉴의 오버래핑 과정을 몸으로 끊어내면서 볼을 살짝 쳐냈다.
바르셀로나의 턴 오버를 유도해낸 박치성은 바로 옆에 있는 비디치에게 패스, 자신은 전방을 향해 달려갔다.
결승전 명단에 자신의 이름이 있어야 하는 이유, 존재가치를 증명하는 박치성의 헌신적인 움직임이 맨유의 공격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비디치의 롱 패스가 다이렉트로 긱스에게 닿았고, 사비와의 눈치싸움에서 승리한 긱스의 공이 다시 호날두에게 찾아왔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팬들이 일제히 환호성을 내질렀다.
볼을 따낸 지 10초 안에 상대 골문을 두드릴 역습 태세를 갖춘 것이다!
비록 최종적인 루니의 슛이 골대를 아주 살짝 빗나가면서 득점까지는 이어지지 않았지만, 방금 전 움직임은 롱볼 축구의 진수를 보여주는 팀플레이였고 바르셀로나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드는 역습이었다.
"잘 안 풀리면 크리스에게 공을 보내! 크리스가 알아서 다 해줄 거야!"
'저 영감탱이는 내가 무슨 호그와트의 마법사 인줄 아나.'
만약 퍼거슨이 호날두의 중얼거림을 들었다면, ‘골이 필요한 골을 만들어내니 딱히 틀린 말은 아니지!’ 라고 소리칠 테지만 말이다.
[크리스티안 호날두! 강력한 슈팅! 와우-! 정말 아쉽습니다! 골포스트를 맞았지만 골라인을 넘지 못하고 아래로 떨어집니다! 아슬아슬하게 노골이 선언되는군요.]
[골대가 흔들리고 있는 게 여기 중계석에서도 보일 정도입니다. 호날두 선수의 킥력에 대한 칭찬을 하지 않을 수 없겠군요.]
[아까와 같은 슛은 상대 선수들을 심리적으로 위축시켜서, 조금 더 소극적으로 플레이하도록 만들죠. 그런 면에서 맨유에게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겠군요.]
'후우-, 딱 2cm만 살짝만 아래로 들어갔으면 무조건 골인데...! 젠장!'
"헤이, 크리스, 너무 조급해하는 거 아니야? 네 돌파력이었으면 조금 더 깊숙이 침투해서 더 정확한 슛을 쏘는 게 가능했을 거야."
"미안해, 치성. 아무래도 나도 조금 긴장했나 봐."
"월드컵 결승전에서도 쌩쌩히, 잘만 뛰어다니던 크리스가 긴장하다니. 참 재미있는 농담이네, 하하."
박치성의 말에 그저 어깨만 으쓱하는 호날두.
바르샤 측에서 선제골을 넣기 전에 먼저 넣으려고 좀 무리한 슈팅을 강행한 감이 있었다.
바르셀로나는 결승전 후유증 때문인지 아직 정신 못 차리고 삐걱거리는 중이었고, 이 때가 그들을 무너트릴 수 있는 기회였다.
때문에 지금 골을 넣어야하는 압박감을 호날두는 받는 중이다.
[안데르손! 놀라운 스피드로 바르셀로나의 공을 끊어냈습니다! 부스케츠의 실수! 안데르손, 깊숙한 패스 찔러줍니다! 팍이 받았습니다! 다시 호날두에게 패스!]
다른 기회는 금방 찾아왔다.
안데르손-박치성에게 이어진 공이 호날두에게까지 왔다.
박치성의 패스를 깔끔한 가슴 트래핑으로 받아낸 호날두.
즉시 야야 투레와 제라르드 피케가 견제를 퍼부었지만 그들과의 투닥거림 속에서도 호날두는 공을 지켰다.
트래핑 직후부터 바르셀로나의 골대 좌측 아래 측면을 머릿속으로 정조준하고 있던 호날두.
다시 한 번의 터치로 자신의 신체 밸런스를 맞추고, 골키퍼 발데스의 타이밍을 빼앗은 호날두는, 망설이지 않고 바로 슛을 때렸다.
묵직한 소리와 함께 날아간 공은 골라인을 넘어 네트까지 시원스레 흔들었다.
[크리스티안 호날두, 슛! 들어갔습니다! 들어갔어요!! 크리스티안 호날두의 멋진 선제골!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한점 앞서갑니다!]
골을 넣은 선수는 크리스티안~~~! 호날두우우-!!
[트래핑 이후 터치, 그리고 슈팅까지! 나무랄 데 없는 연계 동작이었습니다! 발데스 골키퍼가 그저 바라만 볼 수밖에 없었던 슈팅이었습니다!]
[머리를 부여잡으면서 주저앉는 펩 과르디올라 감독입니다.]
호우-!!
언제나 경기에서의 선제골은 짜릿하기 이를 데 없는데, 그 경기가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이라면 더 말할 것 있을까.
이제는 자신의 전매특허 세레머니로 자리 잡은 '호우-!'를 다시 한 번 펼치면서 이 환상적인 기분을 카메라, 그리고 관중들을 향해 마음껏 표출했다.
챔스 결승이라는 타이틀은 사람들을 더욱 흥분시키고 격하게 만든다.
보통 때라면 그저 껌만 쩍쩍 씹으면서 성의 없는 박수만 쳐댈 퍼거슨이, 요란법석 난리브루스를 떨면서 붉어진 얼굴로 환호하는 장면은 역시 결승전이라서 가능한 모습.
'영감, 이번에도 우승하면 그건 정말로 나 덕분인 줄 알라고요!'
첫 번째 골을 넣었을 뿐인데, 맨유 팬들은 마치 우승을 확정지은 것 인양 축제분위기.
호날두의 이름을 수십 번이나 연호하는 그들의 모습에서 2회 연속 우승에 대한 광기 어린 집착을 볼 수 있었다.
모든 축하와 경의의 중심에 서 있는 호날두는 찬찬히 바르셀로나 선수들을 훑어보았다.
애꿎은 잔디를 쥐어뜯으면서 좌절하는 바르셀로나 선수들 사이에 리오넬 메시의 모습이 보였다.
꽈악-
주먹에 핏줄이 돋아날 만큼 잔뜩 힘을 주고 있는 메시.
그는 마치 누가 하나 죽일 듯한 눈빛으로 맨유의 골대를 노려보고 있었다.
이전의 유순하고 온화한 분위기는 온데 간데 사라졌다.
이제는 독기와 악이 서린 축구 천재가 온전히 자신의 진가를 드러낼 것이다.
"메시를 잘 막아."
"알았어."
"말만 하지 말고 제대로 막아야 해. 에브라에게도 전해줘. 메시의 움직임을 잘 보고 있으라고."
오른쪽 측면 공격수로 출전한 호날두는 바르셀로나의 오른쪽 측면 공격수인 메시와 만나고 겨룰 일이 그렇게 많지 않다.
둘 다 공격적으로 골을 노리는 역할이니 더더욱 접점은 줄어든다.
리오넬 메시의 포지션 상 경쟁자, 대적자는 바로 박치성과 에브라.
이들이 메시와 본격적으로 충돌하게 될 텐데 벌써부터 걱정이 되었다.
선제골을 집어넣음으로써 바르셀로나의 기세를 한층 더 꺾어놓는데 성공했지만, 메시의 스위치를 켜고 말았다.
그것을 맨유의 선수들이 최대한 저지시켜줬으면 하는 바램이었다.
=
언제나 자신이 최고의 수준에 머물러 있기 때문에 선수를 평가하는 눈도 매우 높은 곳에 있었던 호날두.
박치성과 에브라를 물가에 내놓은 어린아이 취급했지만 사실 이들의 협력 수비는 초일류 선수를 상대로도 틈이 없었다.
십대 시절부터 드리블의 귀재라고 평가받은 메시가 공을 잡아도 쉽사리 돌파를 할 수 없었으니까.
주로 에브라가 피지컬로 들이밀고 박치성이 활동량으로 메시를 제한하는 식으로 막았다.
사비-부스케츠-이니에스타의 바르셀로나 중원 미드필더 라인은 축구사 역대를 꼽아도 최소 세 손가락 안에 들어간다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대단한 라인이다.
비록 초반의 살짝 삐걱거림이 있었지만 펩의 훌륭한 지휘와 더불어 시간이 지나면서 안정감을 되찾아갔고, 완성된 이들 셋의 조합은 중원 점유율 싸움에서 바르셀로나의 압도적인 우위를 다지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안데르손-캐릭-긱스도 어디 가서 크게 뒤떨어진다는 소리를 들을만한 선수진이 아닌데 볼 키핑 능력이나 패스 성공률, 찬스메이킹, 탈 압박, 볼 배급 등등.
수비 능력을 제외한 거의 모든 능력치에서 압도적으로 쳐 발리기 시작한 맨체스터의 중원 라인.
그리고 이것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 심화될 예정이었기에 호날두를 불안스럽게 만들었다.
"바르셀로나가 벌써부터 결승전 분위기에 적응하고 있어. 이거 큰일이네..."
"젠장! 도저히 우리가 공을 따낼 수가 없으니! 도대체 어떻게 되먹은 플레이야!“
최소한의 터치와 짧은 패스, 놀라울 정도로 테크니컬한 볼 키핑 등은 탈 압박 능력으로 이어졌다.
특히 사비 에르난데스는 절대로, 절대로 공을 뺏기지 않았다.
그리고 언제 어디서나 바르셀로나의 공격진들에게 최고의 패스를 배급하니 순식간에 맨유는 수세에 몰리고 말았다.
당하면서도 놀라운 능력이라는 찬탄을 금할 수 없었다.
역시 사비 에르난데스.
괜히 결승전 MVP로 뽑혔던 것이 아니다.
“그나마 네가 선제골을 뽑아낸 것이 천만다행이야."
그게 아니라면 이 상황은 정말 답도 없을 거야.
헉헉거리면서 에투를 막아낸 퍼디난드의 말.
어느새 볼 점유율은 7:3까지 벌어진 상태.
이 상황을 해소해야 한다.
호날두는 일단 퍼거슨의 지시를 기다리기로 하고 경기 자체에 집중했다.
지금은 막아야 할 때.
안드레스 이니에스타가 높은 지역까지 공을 몰며 오버래핑을 시도했다.
안데르손이 볼품없이 나동그라지며 그를 놓쳤고, 비디치 역시 그의 탈 압박 드리블에 손을 휘젓는 것이 전부.
큰일 났다는 생각에 전속력으로 뛰어가는 호날두.
이니에스타의 패스가 사무엘 에투에게 닿으려는 순간, 급하게 뛰어온 호날두가 그 사이를 파고들어서 공을 쳐낼 수 있었다.
터억!
'이거 안 막으면 무조건 골이었어!'
급하게 스퍼트를 내느라 허벅지가 당겨왔지만 어쨌든 막아내는데 성공했다.
08-09 시즌 결승전을 라이브로 챙겨봤던 ‘정지우’의 기억이 맨유를 살렸다.
당시 바르셀로나의 첫 번째 골은 놀라운 오프더 볼 능력으로 오프사이드 트랩을 돌파한 에투의 것으로, 이 한 골 때문에 바르셀로나는 완벽히 자기 페이스를 되찾게 된다.
하지만 그걸 완벽하게 떠올랐던 호날두는 급하게 몸을 날려서 쳐낼 수 있었다.
"저 놈들, 우리 생각보다 훨씬 강해! 다들 절대로 방심하지 마! 최선을 다해서 맞붙고 그래도 안 된다면 깔끔하게 인정하자고."
안도의 한숨이나 내쉬고 있는 선수들을 자극하는 호날두.
인터뷰 때 자신이 한 말이 있고 바르셀로나의 패배를 바라는 수많은 축구팬들이 있다.
이들의 염원을 지켜주기 위해서라도 무조건 이겨야 한다.
자신이 공을 잡을 때부터 쏟아지던 바르셀로나 응원단들에게서 거친 야유는 그칠 줄을 몰랐다.
거기에 득점까지 박고 방금과 같은 결정적인 기회마저 무산시켰으니 그 강도는 실시간으로 심해지는 중이다.
고개를 돌려 바르셀로나 응원석을 보았다.
호날두의 시선이 자신들에게 쏠린다는 것을 알아차린 꾸레들이 원색적인 욕설과 비난을 퍼부었다.
하지만 호날두는 그런 것에 귀담아듣지 않고 다른 것을 바라보는 중이다.
'가장 위대한 트레블을 위하여!'
이미 리그와 컵 대회 우승을 이뤄낸 바르셀로나.
챔피언스 리그 우승을 목전에 두며 클럽 역사상 가장 위대한 업적을 향해 걷는 중이다.
그 외에도 맨유를 조롱하고 특히 호날두를 욕하는 플래카드들이 상당히 많았다.
'역겨운 포르투갈 촌놈에게 은메달을 목에 걸어주길!', '바르셀로나는 네가 뛴 그 어느 클럽보다 위대하다!' 등등.
"앞으로 바르셀로나에 갈 일은 영영 없게 되었구나. 쩝. 괜한 짓을 한건지도."
메시와 함께 세계 최고, 최강의 팀을 만들고픈 생각이 아예 없었던 건 아니었다.
그러나 인터뷰 사건으로 바르셀로나와 완전히 척을 지게 되었으니 앞으로는 그럴 일이 아예 없게 되었다.
말은 저렇게 했지만 오히려 이전보다 마음이 편해졌다.
그들이 어떻게 생각하건, 나는 최고의 스타, 최고의 선수로서 뛸 것이다.
"네가 겨우 저런 야유에 신경 쓸 리는 없고... 설마 저걸 보면서 새로운 전의를 다지는 거냐?"
"뭐, 그렇다고 해두죠."
“무서운 놈... 바르셀로나가 불쌍해진다.”
반 데 사르의 말에 피식 웃은 호날두는 다시 그라운드를 향해 뛰었다.
야유가 빗발치든 말든 그가 있어야할 곳은 언제나 그라운드였다.
===
Viva la Vida.
2008년 5월 말에 발매된 이 싱글 앨범은, 펩 과르디올라가 애정하는 뮤지션인 콜드 플레이의 곡 중에서도, 그의 영혼 깊숙한 곳까지 울림을 만들었던 그런 노래다.
웅장한 사운드와 격동적인 가사는 스페인의 젊은 감독, 과르디올라의 마음을 완전히 사로잡았다.
이 노래를 듣고 있으면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 같은 활력감이 치솟는다.
바르셀로나라는 거대하고 역사 깊은 팀의 선장이 되는 것은, 담이 큰 그로서도 엄청난 부담감에 직면하는 일이었다.
많은 언론들과 라이벌 팀의 팬들은 초짜 감독을 선임한 바르셀로나를 비웃었고, 바르셀로나의 충성스러운 서포터들마저도 팀 레전드인 자신에게 불안한 표정을 지었고 의구심을 품었다.
그럴 때마다 콜드 플레이의 'Viva la Vida'는 위로가 되어주었고 힘이 되어주었다.
현재 라커룸 분위기는... 솔직히 좋다고 말하기 힘들었다.
맨유의 호날두에게 선제골을 먹힌 것과 또 그 호날두에게 결정적인 찬스가 잘려나간 것.
선제골은 그렇다고 쳐도, 에투의 찬스는 정말 발만 딱 갖다 대도 골로 선언될 찬스였다.
추격의 불씨를 꺼진 것은, 선수들에게는 그 이상의 타격.
덕분에 스코어는 여전히 0:1.
위대한 바르셀로나가 이렇게까지 한 선수에게 휘둘린 적이 있었나 싶을 정도.
그리고 그 선수가 자신들이 그토록 꺾고 싶고, 물 먹이고 싶어 하던 호날두라면 화가 나지 않는 것이 이상한 일이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침울한 분위기 속에서 조용히 노래 하나를 틀었다.
바로 콜드 플레이의 'Viva la Vida'
갑자기 들려오는 노래에 바르셀로나 선수들의 시선이 집중되었다.
감성을 건드리는 음악과 나지막한 음성이 들려왔다.
처음에는 잔잔하던 노래는 점점 고조되어 듣는 이들의 가슴을 뛰게 했고, 그들의 피가 빨리 돌도록 만들었다.
그리고 그것은 후반부의 함성, 클라이막스에서 최고조에 이르렀다.
듣고 있던 선수들의 두 주먹에 절로 힘이 들어갔다.
"이 노래는 몰락한 왕의 비참한 최후에 대한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다. 몰락한 왕이란 샤를 10세. 프랑스 대혁명으로 군중들로부터 쫓겨난 부르봉 왕가의 마지막 왕이지. 음악은 거룩하지만 가사 하나하나를 따져보면 그것은 망상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아주 선연하고 지독하거든."
바르셀로나 선수들은 과르디올라 감독이 왜 이런 말을 하는지 알 수 없다는 표정이었다.
그들에게 과르디올라는 천천히 설명했다.
"우리는 힘든 싸움을 하고 있다. 축구도 마찬가지고, 더 거시적으로는 사회와 경제도 그러하다. 리그에서는 스페인 왕가, 협회 등의 보호와 지원을 받는 레알 마드리드와 힘겹게 싸우고 있고, 스페인 내에서는 우리의 자치권과 지유를 위하여 힘겨운 투쟁을
벌이고 있는 카탈루냐 사람들에게 희망이 되어주어야 하기 때문이다. 바르셀로나는 단지 축구 클럽이 아니야. 클럽, 그 이상의 클럽! 그것이 바로 우리의 본질이다."
"우리는 모든 것을 다 해낼 수 있을 것이다. 모든 것을 다 가진 Viva la Vida의 샤를 10세가 끝내 시민들의 투쟁과 용기에 몰락해버리고 말았듯이, 바르셀로나와 카탈루냐도 냉혹한 적들과의 싸움에서 승리하고 자유를 쟁취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자신들이 뛰고 있는 이곳 무대의 의미와 무게감.
암울한 표정을 짓고 있던 바르셀로나 선수들은 언제 그랬냐는 듯이 형형해진 눈을 빛낸다.
카탈루냐의 독립을 위해서, 스페인의 폭거에 저항하기 위해서.
희망이 되어야 한다.
우리가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
그것이 바로 ‘바르셀로나’니까.
< VS 바르셀로나 - 7 > 끝
ⓒ 아이시루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