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5화
“내가 그딴 공격에 맞을 거 같으냐?!”
남자는 내가 던진 자바니아를 손쉽게 피했다.
“나는 ‘거미의 왕’의 힘을 지키는 자다! 그런 허접한 공격 따위는…….”
“네, 안 통할 거 알고 있었어요. 돌아와라.”
내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자바니아는 내 손으로 돌아왔다.
이에 남자는 당황한 표정이었다.
“단검이 다시…….”
“네, 제 손에 돌아왔네요.”
나는 자바니아를 남자의 목을 향해 정확히 휘둘렀다.
하지만 남자는 내 예상보다 훨씬 빨랐다.
그는 내 공격을 피한 뒤, 근처의 거미줄 위로 재빠르게 올라갔다.
“싸움을 좀 하는 인간이구나. 방금은 제법 놀랐다.”
“칭찬 고맙네요.”
나는 대충 대꾸하며, 거미줄 위에 올라탄 남자를 바라봤다.
‘빠르네. 속도로 승부를 보는 타입인가?’
저 남자의 능력치가 어느 정도인지, 당장은 알 수 없었다.
빠른 건 알겠는데, 빠르기만 한 건지, 아니면 다른 능력이 있는 건지 몰랐다.
아무래도 탐색전을 먼저…….
“이것도 막아 보거라!”
“윽?”
거미줄들을 발판 삼아 내게 다시 달려온 남자.
이번에도 빠르게 다가와, 그는 내 얼굴을 향해 무릎을 날렸다.
나는 재빨리 팔을 들어 그의 공격을 막았지만, 그럼에도 뒤로 밀려났다.
“…더럽게 아프네.”
“겨우 이 정도로 밀려나다니! 결국 너도 그냥 평범한… 엇? 사라진…….”
“이쪽이야. 이 개새끼야.”
“언제 내 옆으로, 크악?!”
남자의 시야에서 벗어나, 그의 등을 향해 자바니아를 내리찍었다.
하지만 남자는 그 짧은 순간에도 움직여, 재빨리 나와 거리를 벌렸다.
자바니아로 벨 수는 있었지만, 치명상을 입히지는 못했다.
“허억, 으윽. 너, 방금 그거 뭐냐? 마법이냐? 하지만 마법의 힘은 안 느껴진…….”
“마법이 아니라, 암살자의 흔한 잔기술이지.”
나는 반말로 대충 대꾸하며, 망토와 후드를 쓴 남자를 바라봤다.
‘힘과 속도는 만만하지 않지만, 압도적인 정도는 아니야. C급, 아니면 잘해 봤자 B급 헌터와 비슷하겠네. 게다가 시야 범위는 평범한 인간과 비슷한 거 같고.’
물론 저 남자가 힘을 숨기고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었다.
하지만 지금까지 보여 준 모습들로 판단했을 때, 그는 엄청난 강자까지는 아니었다.
“암살자? 후후, 좋아. 아주 좋군.”
“뭐가 좋다는 거야?”
“암살은 ‘거미의 왕’에게 있어 기본적인 자질 중 하나지. 그러니 그 자질을 내게 더 보여 보거라!”
“뭔소리를 하는… 으윽?”
남자는 거미줄을 발판 삼아 이동해, 내게 또다시 접근했다.
아까보다 더 빠른 속도였다.
‘대체 저거 뭐 하는 거미줄이야?’
나는 저 거미줄에 닿으면 꼼짝 못 했지만, 저 남자는 아니었다.
오히려 거미줄들은 저 남자에게 있어, 고지대로 이동할 수 있는 훌륭한 발판들이었다.
‘당황하지 말자. 나는 더한 적들도 상대해 봤어.’
거미줄들을 이용해 내게 다가오는 남자.
그는 거미줄을 통해 이리저리 이동했다.
“으윽.”
남자는 내게 순식간에 다가와, 내 배를 향해 주먹을 날렸다.
나는 몸을 비틀어 그의 공격을 막고 바로 반격하려고 했으나.
“느리구나! 그런 속도로 나를 잡을 수 있겠냐?”
남자는 빠른 속도로 내게서 멀어졌다.
그는 또다시 거미줄 위에 올라가 쉴 새 없이 이리저리 움직였다.
그러다가 또다시 내게 다가와 발차기를 날리고, 또다시 후퇴했다.
남자는 그렇게 치고 빠지기를 계속 반복했다.
‘빠르기는 빠르네.’
날아오는 주먹을 자바니아의 손잡이로 막으며 속으로 생각했다.
내 오랜 경험 덕에 그의 공격을 아슬아슬하게 막고 있었다.
만약 회귀한 게 아니었다면, 나는 진작에 나가떨어졌을 터였다.
‘하지만 이 정도는 충분히 할만해.’
말했듯 더한 적들, 그리고 더 빠른 적들을 상대했었다.
무엇보다 이 남자는 이민아만큼의 신체 능력을 지니지 않았다.
‘어디 보자.’
나는 치고 빠지기를 반복하는 남자를 살폈다.
그의 속도에는 이미 익숙해졌고, 나아가 그의 전투 패턴 눈에 보이기 시작했다.
‘다음으로 공격할 곳은… 여기다.’
남자는 주먹을 들어 올리며 내게 다가왔고, 나는 그의 공격을 예측하며 자바니아를 들어 올렸다.
그리고 잠시 뒤.
“…어?”
남자의 입에서 당황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이건… 어떻게…….”
“내가 잔재주가 조금 많거든.”
남자의 주먹에 박힌 자바니아를 바라보며, 나는 옅게 미소를 지었다.
남자의 주먹이 날아올 곳을 예측해, 거기에 칼날을 미리 가져갔었다.
그 결과, 남자는 자바니아에 스스로 주먹을 꽂아 넣은 꼴이 된 거다.
“이놈이 감히…….”
남자는 재빨리 나와 거리를 벌려, 다시금 내게 공격을 시도했다.
하지만 아까 말했듯, 나는 이미 그의 전투 패턴을 파악했다.
“으억?!”
남자는 내게 다가와 발차기를 날렸으나, 나는 그걸 피하고 그의 정강이를 걷어찼다.
이에 남자는 쓰러졌지만, 그는 재빨리 몸을 일으켜 뒤로 빠졌다.
그러고는 다시 나를 공격했는데, 이번에도 그의 공격을 피했다.
이후로 전투는 일방적으로 흘러갔다.
남자는 계속 공격을 시도했으나, 나는 그의 공격을 막거나 피한 뒤 반격을 했다.
“너… 내 공격들을 전부 어떻게 알고 막는…….”
“10년 넘게 싸우기만 해 봐. 그럼 눈에 다 보여.”
날아오는 무릎을 피한 뒤, 남자의 어깨에 자바니아를 내리찍었다.
이에 남자는 가까스로 피하며 내게서 멀어졌다.
“…흐음.”
거미줄을 타고 고지대에 올라간 남자를 바라봤다.
이 상황만 보면 내가 유리했다.
그러나 이 남자와 싸우면서 눈치 챈 게 하나 있었다.
“왜 힘을 아끼는 거냐?”
“…뭐라고?”
“발뺌하지 마. 너 지금 전력으로 안 싸우고 있잖아.”
저 남자와 싸우면서 알 수 있었다.
그는 지금 전력으로 나를 상대하고 있지 않았다.
그러니까 힘을 전부 안 내고, 최대 속력도 안 내고 있었다.
“나도 힘 아끼면서 싸워 봐서 알아.”
움직임이 어색하거나 눈빛이 흔들리는 등, 힘을 아끼면서 싸울 때 보이는 특징들이 있었다.
내가 직접 겪어 봐서 잘 알았고, 그 특징들을 지금 저 남자가 보이고 있었다.
“속셈이 대체 뭐냐?”
“…후훗. 그걸 눈치 채다니. 대단한 인간이구나.”
저 위쪽의 거미줄에 올라탄 남자는 웃으며 내게 말했다.
“네 말대로 나는 지금 전력을 내지 않고 있다. 왜냐하면 나는 어디까지나 너의 자질과 자격을 확인하는 위치. 널 쓰러뜨리는 게 내 존재 의의는 아니지.”
“그 ‘거미의 왕’인가 뭔가 하는 걸 가질 자격을 말하는 거지?”
“그렇다. 그리고 내가 봤을 때 너에게는 충분히 그걸 가질 자질이 있어. 암살자다운 움직임이야말로, ‘거미의 왕’에게 어울리지.”
하지만, 이라고 말하며 남자는 말을 계속했다.
“자격이 있는지는 아직 불명확하군. 아무래도 조금은 더 힘을 내서 싸울 필요가 있겠어.”
“그냥 여기서 대충 끝내고 나 보내 주면 안 될까?”
“어림도 없는 소리! 여기에 들어온 이상, 끝을 봐야 할 거다!”
“하아아. 알아서 해라.”
나는 자바니아를 들어 올려 남자의 공격에 대비했다.
이번에도 남자가 나를 향해 돌격해, 육탄전을 벌일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아니었다.
“내가 지키는 이 힘, ‘거미의 왕’의 힘의 일부를 보여 주도록 하지!”
“음?”
남자의 손가락 끝에서 실들이, 아니.
수많은 거미줄들이 튀어나오기 시작했다.
“…에라이.”
내가 저 남자와 싸우고 있는 이 신전.
거미줄이 많기는 했지만, 그래도 내가 날뛸 공간 정도는 충분히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아니었다.
“하하하하! 자, 너는 이곳에서 이제 어떻게 싸울 거냐?”
남자의 손끝에서 튀어나온 무수히 많은 거미줄들이 이 신전을 뒤덮었다.
그 결과, 내가 제대로 발 디딜 틈조차 없게 되었다.
“미치겠네.”
조금만 움직여도 팔과 다리, 그리고 몸통이 거미줄에 닿았다.
물론 거미줄에 걸려도 힘을 주면 떼어 낼 수 있었지만, 그 과정에서 신체의 다른 부위가 거미줄에 걸렸다.
게다가 전에 말했듯, 전투 도중에 이런 거미줄에 걸리게 되는 것부터가 치명적이었다.
“자, 준비는 끝났다. 그럼 낯선 인간이여! 이 상황에서도 싸워 보거라! 싸워서, 너의 자격을 내게 증명해 보거라!”
“자격이고 뭐고 지금 싸울 수가…….”
“간다!”
“하아, X발.”
남자는 거미줄들 사이를 자유롭게 넘나들며 내게 다가왔다.
나는 이번에도 그의 공격을 예측해서 피하려고 했는데…….
“…으윽?”
왼팔이 거미줄에 걸렸다.
나는 재빨리 팔을 거미줄에서 떼어 냈지만, 이미 1초 정도의 틈을 보인 뒤였다.
남자는 그 틈을 놓치지 않고, 내게 주먹을 날렸다.
“X발.”
자바니아의 손잡이로 주먹을 어찌어찌 막았지만, 뒤로 밀려나는 건 어쩔 수 없었다.
그리고 뒤로 밀려나면서, 나는 또다시 거미줄에 걸렸다.
이번에는 상체와 오른쪽 다리, 두 군데가 걸렸다.
“내가 지키고 있는 이 힘! 어떠냐!?”
“윽?”
내 복부에 무릎을 날린 남자.
정통으로 맞아 순간 숨이 안 쉬어졌지만, 나는 이 악물고 바로 반응했다.
자바니아를 들어 올려, 남자의 목을 향해 내리찍었다.
“느리구나!”
하지만 남자는 거미줄을 타고 재빨리 뒤로 빠졌다.
이에 나는 욕을 중얼거리며, 몸을 거미줄에서 떼어 냈다.
‘이 거미줄부터 어떻게 해야겠어.’
이 거미줄들이 있는 한, 나는 제대로 싸우지 못할 터였다.
그래서 나는 거미줄을 향해 자바니아를 휘둘렀는데, 거미줄은 한 번에 베이지 않았다.
최소 두 번이나 세 번을 휘둘러야 겨우 거미줄 하나가 끊어졌다.
‘너무 느려. 적어도 한 번 휘두를 때마다 하나씩은 끊어야 해.’
나는 재빨리 머리를 굴렸다.
‘자바니아만으로 한 번에 못 끊으면…….’
파지지직—
나는 자바니아의 칼날에 전류를 둘렀다.
정확히 말해, 전류로 자바니아의 칼날을 뜨겁게 데웠다.
그 상태로 다시 거미줄을 베었다.
“…된다.”
이번에는 거미줄이 한 번에 끊겼다.
그렇다면 이걸 이용해…….
“거미줄을 없앨 생각인가?”
“이기려면 이렇게라도 해야지.”
나는 거미줄을 하나 더 끊으며 주위를 둘러봤다.
남자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거미줄들 사이로 모습을 숨긴 듯했다.
“거미줄을 하나하나 언제 다 끊어 버릴지 모르겠군, 크큭. 그리고 너, 암살자라고 했지?”
“그게 왜?”
“그럼 너에게 보여 주도록 하마. ‘거미의 왕’의 암살을!”
분명 방금 전까지 근처에 아무도 없었다.
하지만 갑자기 옆에서 기척이 느껴졌다.
“무슨…….”
“놀란 표정이구나, 크큭.”
언제 다가온 건지, 남자는 내 왼쪽에서 주먹을 날리고 있었다.
나는 재빨리 몸을 틀어 피했지만, 그 과정에서 또 거미줄에 걸렸다.
“어떠냐? 인간의 암살과는 차원이 다를 거다.”
“뭐, 차원이 다른 수준까지는 아니다만…….”
나는 거미줄을 떼어 내며 남자 쪽을 바라봤다.
하지만 남자는 또다시 사라져 있었다.
“이 거미줄들이야말로, ‘거미의 왕’의 진정한 강함이지. 이 거미줄들 안에서만큼은 내가 최강일 거다.”
거미줄 사이에서 들려오는 목소리.
하지만 대체 어디서 들려오는 건지 도저히 감이 안 잡히고…….
“이쪽이다.”
“에라이.”
내 뒤에서 나타난 남자.
그는 이번에는 맨손이 아니었다.
특이하게 휘어진 단검을 들고 있었다.
챙—!
나는 자바니아를 재빨리 들어 남자의 단검을 막았다.
“오호. 이것까지 막다니. 솔직히 예상 못 했는데.”
“10년 넘게 싸우다 보면, 감이 좋아지거든.”
그냥 하는 말이 아니라, 방금의 공격은 내 감 덕에 막을 수 있었다.
오랜 기간 다져진 그 감이 아니었다면, 나는 저 단검에 찔렸을 터였다.
“그럼 한 번 이것도 막아 보거라!”
“으윽?”
남자는 단검을 내게 미친 듯이 휘두르기 시작했다.
말 그대로 미친 듯이 휘둘렀다.
‘빨라. 아까보다 더 빨라졌어.’
반격을 하고 싶었다.
하지만 남자가 너무나도 빨라 틈이 안 보였다.
게다가 무엇보다 주변의 거미줄 때문에 제대로 움직이기가 너무 어려웠다.
“하하하! 겨우 그 정도냐, 인간이여?!”
“글쎄. 잘 모르겠는데.”
나는 자바니아로 남자의 단검을 계속 막았다.
하지만 이대로 가다가는…….
“엇?”
“걸렸구나!”
내 등이 거미줄에 닿았다.
덕분에 나는 순간 균형이 무너졌고, 남자는 그걸 놓치지 않았다.
“이제 끝이다!”
남자는 단검을 내 목을 향해 휘둘렀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남자는 단검을 너무 크게 휘둘렀다.
쉽게 말해, 남자는 내게 틈을 보였고… 나는 그 틈을 놓치지 않았다.
“커억?!”
내게 달려오는 남자의 복부를 향해 발차기를 날렸다.
제대로 들어간 공격이라 남자는 배를 잡으며 뒤로 밀려났다.
그러나 남자의 공격이 안 통한 게 아니었다.
“윽.”
남자의 단검이 내 왼쪽 손등에 스쳤다.
칼날이 스치는 것 정도는 내게 있어 전혀 문제가 아니었다.
하지만 남자의 저 칼날이 평범한 것이 아니었다.
“이건 무슨…….”
내 왼쪽 손등이 초록색으로 번지기 시작했다.
마치 독이 내 손에 퍼지는 것만 같았, 아니, 같은 게 아니었다.
‘왼손에 힘이 안 들어가.’
아직 움직이는 것까지는 가능했다.
하지만 독이 더 퍼지면, 아마 매우 높은 확률로 왼손을 못 쓰게 될 듯했다.
“하하하! 놀란 표정이구나! 하긴, 마카리에 처음 당하면 다들 놀라기는 하지.”
“…저 칼의 이름이 마카리인가 보네.”
나는 또다시 거미줄에 올라탄 남자를 올려다봤다.
그의 손에 들린 저 마카리라는 단검.
지금 보니 거미의 독니와 모양이 비슷했다.
“슬슬 긴장하는 게 좋을 거다, 인간. 마카리의 독에 당한 이상, 너에게 주어진 시간이 얼마 없으니까.”
“이 독 말이야.”
나는 초록색으로 변하는 내 왼손을 바라봤다.
나름 독에 대해 알고 있던 터라, 뭔 종류의 독인지 알아차렸다.
“마비 독 같은 거지?”
“맞다. 온몸에 퍼지는 순간, 너는 아무것도 못 하고 쓰러질 거다. 하지만 안심하거라, 이 독으로 죽는 일은 없을 테니까.”
“전투 중에 쓰러지면 그게 죽는 거지.”
아까 몸에 주입당한 독의 양은 그리 많지 않았다.
그 덕인지, 독이 퍼지는 속도가 매우 느렸다.
‘이 속도라면… 어깨에 도달하기까지 10분에서 15분 정도 걸리겠네.’
다시 말해, 그 시간 내에 전투를 끝내야 했다.
하지만 상황 자체가 지금 내게 있어 매우 불리했다.
특히 이 거미줄 때문에 나는 일방적으로 당하는 신세였다.
‘뭐, 그렇다고 방법이 아예 없는 건 아니야.’
이 상황을 타파할 방법 자체는 있었지만, 위험 부담이 있어 일부러 안 썼다.
하지만 이렇게까지 몰렸으니, 그 리스크를 감수하는 게 맞았다.
그 방법이라도 안 쓰면, 자칫했다가 죽을 수도 있었으니 말이다.
“자, 어떻게 할 건가, 인간이여. 암살자라고 하지 않았느냐? 역으로 암살당하는 입장이 된 소감이…….”
“말한 것처럼, 나는 암살자가 맞아.”
하지만, 이라고 말하며 나는 미소를 지었다.
“암살만 잘하는 건 또 아니거든.”
“…그건 또 무슨 소리냐?”
“일렉트로 마스터라고 들어 봤냐?”
“일렉트… 뭐라는 거냐?”
“모르면 지켜보기나 해.”
나는 내 목에 걸린 돌멩이를 바라봤다.
“엔드리온. 힘 좀 빌릴게.”
이 말과 함께, 나는 엔드리온의 조각에 전류를 흘려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