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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 사는 전격계 헌터-201화 (201/240)

201화

“너 이번에는 또 어디 가려는 거야?”

“걱정 마. 이번에는 한 달 정도 사라지거나 그러지는 않을 거니까.”

“나 이제 너 못 믿겠어. 그냥 나도 데려가. 어디 가는데?”

“…암시장.”

“암시장? 그런 곳을 네가 왜 가는데?”

“나와 연관된 문제가 있거든.”

나는 한숨을 쉬며 말했다.

“아무튼 금방 갔다 올 거니까. 여기서 기다리고 있어.”

“너 혼자 가는 거야?”

“아니, 혼자는 아니고 아마 신예진을 데리고…….”

“X발, 그럼 나 데려가. 너희 단둘이서만은 안 보내.”

이민아는 자리에서 일어서려던 나를 세게 끌어당겼다.

“너 요즘 자꾸 나를 두고 가는데, 나도 너랑…….”

“이민아, 너는 일단 팔을 회복시키는 것에 집중해 줘.”

나는 진지하게 이민아에게 말했다.

“너 지금 팔로는 제대로 못 싸워. 오히려 지금 싸우면 팔 상태가 더 악화될지도 몰라.”

“하지만…….”

“여기 남아. 대신 너 팔이 다 나으면, 그때부터 너를 항상 데리고 다닐 거야.”

“…진짜?”

“질릴 정도로 데리고 다닐 거야. 진짜로.”

이건 그냥 하는 말이 아니었다.

앞으로 이민아가 필요한 상황이 꽤 많을 테니까.

하지만 당장의 이민아는 회복에 집중하는 게 맞았다.

“나랑 다니고 싶으면 팔을 회복시키는 데 집중해.”

“…나 질릴 정도로 데리고 다닌다는 말, 그거 꼭 지켜라.”

“이런 걸로는 거짓말 안 해, 인마.”

나는 피식 웃으며 말했다.

“여기서 유나 지키고 있어 줘. 금방 갔다 올 테니까.”

“칫, 알겠어.”

“그래, 부탁할게.”

이 말과 함께 나는 집을 나서려고 했는데.

“오빠, 또 어디 가?”

유나가 거실로 나오며 물었다.

“오빠와 민아 언니가 단둘이 시간 보내라고 방에서 안 나오려고 했는데……. 뭐, 암시장? 안 듣고 싶어도 들리는 단어들이 몇 개 있었던 거 같은데?”

“신경 쓰지 마. 별것 아니니까.”

“지난번에도 그 말 하고 나갔다가 한 달 안 들어왔던 거 같은데?”

“이번에는 그럴 일 없을 예정이니까, 걱정 안 해도…….”

“몸 아직 다 안 나았잖아.”

유나는 한숨을 쉬며 진심으로 걱정된다는 눈빛으로 나를 바라봤다.

“적어도 몸 다 낫고 움직이면 안 될까?”

“빨리 끝내야 할 일이 있거든. 오늘은 금방 돌아올 테니까, 걱정 마.”

“…지금 몇 시지?”

“저녁 7시쯤 된 거 같던데?”

“그럼 내일 오전까지 들어와. 안 들어오면 죽을 줄 알아.”

“크큭, 알겠어, 인마. 알겠어.”

나는 피식 웃으며 유나의 머리에 손을 가져갔다.

“금방 돌아올게. 너에게 안 죽으려면 그래야지.”

* * *

“그러니까 이 코트는 방탄이라는 거지?”

“네, 스승님.”

나는 신예진이 건넨 코트를 살폈다.

“이게 네가 평소에 입고 다니는 거고, 그 여유분을 가져온 거라는 거지?”

“네, 제가 전에 암시장에서 열 벌 정도를 구매했거든요.”

“흐음, 그렇구먼.”

나는 검은색 코트를 입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방탄 기능은 확실한 거 같네. 근데 방검 기능이 조금 부실해 보인다?”

“네, 총알은 막겠지만, 칼에는 쉽게 뚫리는 편이에요.”

“그 외의 기능들은 더 있어?”

“마법은 간단한 거 몇 개 막고, 약한 불 정도는 막을 수 있을 거예요.”

“기본적인 기능은 가지고 있네.”

나는 코트를 입은 채 근처의 나무 위로 뛰어올랐다.

그런 후, 바로 땅에 다시 착지했다.

“조금 무겁네. 10kg쯤 되는 거 같은데.”

“한 8kg쯤 하죠. 저야 이런 것을 입고 싸워서 익숙한데, 스승님은…….”

“그치. 내가 입던 코트는 해 봤자 2kg였으니까.”

나는 코트를 살피며 고개를 끄덕였다.

“아무튼, 기본적인 방어 기능은 잘 지니고 있는 거 같네. 이 정도면 충분하겠어.”

“대림 쪽 암시장을 습격하는 거면 이 정도면 충분하겠죠?”

“엄밀히 따지면 조금 부족할지도 몰라.”

나는 내 장비들을 점검하며 말했다.

“그 암시장의 주인이 만만치 않거든.”

“김진철이었죠?”

“맞아. 김진철, 그 인간.”

나는 자바니아의 칼날을 살피며 말했다.

“너도 알겠지만 대림 쪽의 암시장은 전국에서 가장 큰 암시장이야. 김진철은 괜히 자신의 암시장을 그 규모로 키운 게 아니야.”

“최근 들은 거에 의하면 경기도에 있던 암시장들을 전부 통합하고, 요즘은 강원도 쪽 암시장들을 노리고 있다더라고요.”

“…뭐? 김진철이 암시장들을 통합하고 있다고?”

“네, 들은 거에 의하면 그래요.”

“…벌써 시간이 그렇게 된 건가?”

“네? 뭐라고요?”

“아무것도 아니야.”

나는 자바니아를 단검집에 넣으며 속으로 생각했다.

‘김진철이 벌써 움직이기 시작했다고?’

나는 회귀하기 전의 기억들을 뒤져 보기 시작했다.

김진철은 분명 어느 순간부터 세력을 확장하기 시작했다.

당시의 나는 크게 신경 쓰지 않았지만, 어느 순간 세력이 너무 커지게 되었다.

그래서 당시에 내가 직접 나서서 김진철을 죽여야 했다.

‘힘이 세져도 너무 세졌으니까.’

내가 죽이려 할 당시, 김진철의 세력이 생각 이상으로 강해져 있었다.

그래서 김진철 한 명을 죽이기 너무나도 힘들었다.

김진철이 강한 건 아니었지만 그의 세력이 너무나도 강대했다.

나 혼자서 그것을 상대하다가 여러모로 고생했었다.

‘근데 김진철이 이제 움직이기 시작했다고?’

내 기억과 여러모로 달랐다.

김진철이 경기도 일대의 암시장을 통합한 건 분명 지금으로부터 몇 년 후의 일이었다.

그가 지금 세력을 확장하는 건 분명 회귀 전에는 없던 일이다.

‘나의 회귀로 또 미래가 달라진 건가 보네.’

그래, 달라진 건 분명했다.

하지만 왜 달라진 건지 나는 그 이유를 도저히 알 수 없었다.

김진철이 일찍 움직이기 시작한 데 분명 무언가 원인이 있을 텐데, 그 원인이 무엇인지 감이 안 잡혔다.

‘회귀 전과 지금 가장 달라진 거라면 역시 신의 출현이겠지?’

근데 신의 출현이 이유라 해도 김진철이 일찍 움직이기 시작한 것과 무슨 연관이 있지?

대체 뭔…….

“스승님. 코트를 윤경이에게 맡기고 온 거죠?”

“뭐, 정확히는 새로운 사람을 불러서……. 으음, 잠깐만?”

하윤경의 이름이 나오자 나는 문득 든 생각이 있었다.

내 기억이 맞는다면 회귀 전에 김진철이 세력 확장을 시작할 때쯤이 분명…….

‘내가 하윤경을 죽인 후였지.’

그리고 지금, 하윤경이 죽었다고 알려져 있었다.

…아무래도 김진철이 움직이기 시작한 건 신과 관련이 없는 듯했다.

‘하윤경이 김진철의 확장을 억제하고 있던 건가 보네.’

두 사람 사이에 무언가 관계가 있다고 알고는 있었다.

근데 지금 보니 단순한 관계가 아닌 거 같았다.

하윤경의 존재 자체를 김진철이 두려워하고 있던 듯했다.

‘…뭐, 내 알 바는 아니지.’

그래, 어차피 이건 중요한 건 아니었다.

지금 중요한 김진철이 강성규를 통해 내게 시비를 걸었다는 것이었다.

물론 확실한 건 아니었지만 이 일의 배후가 김진철이라고 내 감이 말해 주고 있었다.

뭐, 아무튼 간에.

“신예진, 준비됐지?”

“네, 준비됐죠.”

“가자.”

나는 신예진을 데리고 대림의 한 골목길 안쪽으로 향했다.

“스승님. 근데 암시장 안으로 어떻게 들어갈 생각이죠?”

“너는 그림자로 몰래 들어가.”

“네, 알겠어요. 하지만 스승님은……. 혹시 통행증이라도 있나요?”

“없지.”

회귀 전에는 갖고 있었지만 지금은 없었다.

애초에 발급받을 일이 없었으니 말이다.

“그럼 어떻게 들어가시게요?”

“몰래 들어가야지.”

나는 앞을 바라보며 말했다.

골목길 안쪽에 커다란 철문이 있었고, 그 철문 앞에 몇 명의 사람들이 줄을 서고 있었다.

‘옛날이었으면 그냥 허세로 들어갔겠지만, 지금은 내 얼굴이 너무 알려져 있지.’

나는 앞의 상황을 살핀 후, 신예진에게 말했다.

“그림자로 먼저 들어가서 기다리고 있어. 나도 곧 따라갈게.”

“네, 스승님.”

이 말을 끝으로 신예진은 근처의 그림자 안으로 녹아들었다.

그리고 나는 조용히 앞으로 나아가기 시작했다.

‘줄을 서는 사람들을 다섯 명. 문을 지키는 김진철의 부하 한 명. 주변의 엄폐물은 적당히 있으니…….’

나는 엄폐물 뒤로 몸을 숨기며 조용히 철문을 향해 다가갔다.

총 여섯 명의 사람들.

그 사람들의 시야에서 벗어난 채로 말이다.

‘이 정도는 늘 하던 일이지.’

소리를 죽이는 건 쉬웠다.

사람들의 시야에 안 걸리는 건 상당히 어려웠지만 별 다양한 암살을 한 내게 있어 이 정도는 할 만했다.

‘…지금이다.’

나는 철문이 열리는 틈에 맞춰 문 안쪽으로 몸을 날렸다.

“음? 저기, 방금 뭐가 지나가지 않았나요?”

“음? 뭔 소리여?”

물론 약간의 인기척을 냈지만 당연히 내 존재를 안 들키고 문을 넘어갈 수 있었다.

그렇게 익숙한 계단을 타고 조용히 내려갔고.

“진짜로 들어오셨네요, 스승님.”

“암살자에게 이 정도는 기본이니까.”

“역시 대단하시군요.”

“감탄은 나중에 하고, 자. 따라와.”

“네.”

나는 신예진과 함께 긴 계단을 걸어내려갔다.

“근데 스승님. 저희의 계획이 정확히 뭐죠?”

“일단 김진철이 있는 곳으로 이동하고, 그 인간과 단둘이 이야기를 나눌 생각이야.”

“오오오……. 근데 김진철이 어디 있는지 아시나요?”

“일단 따라와.”

어느새 계단의 끝이 보였고, 이내 암시장의 모습이 드러났다.

그러나 어째서인지 암시장의 모습이 내 기억과 조금 달랐다.

뭔가 전보다…….

“더 넓어진 거 같네요.”

“맞아. 지하를 확장한 거 같아.”

나는 주변을 둘러보며 말했다.

확실히 암시장이 커졌다.

게다가 김진철의 세력으로 보이는 사람들의 수 또한 전에 비해 확실하게 많아졌다.

“…안 본 사이에 많이 달라졌네.”

“그러게요. 오랜만에 왔더니 많이 달라졌네. 그러고 보니 이곳에서 스승님과 처음 만났었죠?”

“그치. 너는 나를 여기서 처음 봤겠지. 근데 추억을 떠올리는 건 나중에 하고……. 신예진. 그림자 안에 들어가서 나를 따라와. 그리고 내가 위험할 거 같으면, 나를 보호해 줘.”

“네, 스승님.”

이 말과 함께 신예진의 근처의 그림자로 다시 들어갔다.

그리고 나는 암시장을 둘러보며 빠르게 길을 파악했다.

‘…저쪽으로 가면 되겠네.’

수많은 사람들이 물건을 매매하는 거대한 암시장.

암시장의 구조가 내 기억과 여러모로 달라졌지만 그래도 나는 길을 찾을 수 있었다.

‘저쪽이다.’

나는 암시장의 한적한 곳으로 가 그쪽의 벽을 두드렸다.

그러자 계단이 나타났고, 나는 그 계단을 타고 계속 내려갔다.

그리고 잠시 뒤, 계단이 끝나고 복도가 나타났다.

‘내가 기억하는 그대로네.’

나는 복도를 조용히 지나 끝 쪽에 있는 방으로 향했다.

그리고 그 방문을 살짝 열자…….

“아니, 그러니까 강성규에게 빨리 일을 진행하라고 해. 지금 해외 쪽에서 박유진의 그 신의 힘인가 뭔가를 좀 가져오라고 계속 압박을…….”

자신의 부하들에게 열변을 토하는 김진철을 발견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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