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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 판타지의 망캐가 되었다-290화 (290/412)

#290화

세라스가 대답 대신 눈썹만 살짝 치켜 들었다. 이안이 고개를 까딱였다.

“억지로 대답하란 얘긴 아니오. 이번 일과는 상관없는 부분이고. 그냥 문득 궁금했던 것뿐이니까.”

엘리야가 홱 고개를 돌려 이안을 바라보았다.

호기심에 불이 붙은 눈빛이었다. 이안이 씁, 하고 숨을 들이켜며 그녀를 바라보는 사이, 세라스가 비로소 묘한 미소를 머금었다.

“아니에요. 생명의 은인이시기도 하니, 충분히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두 분 모두 비밀만 지켜 주신다면요.”

“맹세하겠습니다. 전하.”

냉큼 대답한 건 엘리야였다. 조심스럽게 이안을 일별한 그녀가 덧붙였다.

“사실, 여기서 두 분이 나누시는 대화를 필립 경께도 알려 주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 부분은, 조금도 말하지 않겠습니다.”

“그래요. 그렇게 해 줘요.”

딱히 놀라는 기색 없이 고개를 끄덕인 세라스가, 뒤이어 이안을 바라보았다.

이안은 어깨만 으쓱였다.

사실 따지고 보면, 여기서 비밀이 가장 많은 건 그였다. 하나가 추가된들 달라질 건 전혀 없었다.

“막상 말하려니 낯뜨겁군요. 사실, 그리 대단한 능력은 아니거든요.”

빈말이 아닌 듯, 무릎에 얹은 세라스의 손가락이 슬쩍 꼼질댔다. 다시 한번 낮게 헛기침한 그녀가, 속삭이듯 말했다.

“저는 가까운 미래를 볼 수 있습니다.”

“……!”

엘리야의 눈이 커지는 가운데, 이안의 눈썹도 절로 말려 올라갔다.

“엄청 대단한 능력 같소만.”

“이렇게만 보면 그렇죠. 하지만 맹점이 아주 많은 능력입니다. 제가 통제할 수 없다는 부분이 특히요. 가끔, 아주 짧은 한순간을 꿈에서 볼 뿐이죠. 그것도 오로지 제가 보고 듣는 것만을요. 거기다….”

적어도 타인에게 설명을 많이 해보지 않은 건 분명했다. 말투도 더듬댔고, 설명 순서도 뒤죽박죽이었다.

“…제가 잘못된 선택을 하는 순간만을 보게 됩니다.”

“잘못된 선택이라면, 어떤?”

“말 그대로 좋지 않은 결과를 가져올 선택이죠. 그게 얼마나 나쁠지는 일어나기 전까지는 알 수 없어요. 꿈에서 본 것과 같은 선택을 하고 시간이 흘러야 알게 되죠. 다치거나. 아끼는 것을 잃어버리거나…. 혹은, 그보다 나쁘거나.”

이안은 술병을 입에 가져가며 고개를 끄덕였다.

세라스가 자신의 능력을 어떻게 깨닫고 확인해 나갔는지 알 것 같았다.

전에도 이런 상황을 겪어본 듯한 기시감을 느끼고, 그 후에 좋지 않은 일들이 일어나는 게 반복되었으리라.

자신이 예지몽을 꾼다는 걸 알게 된 뒤에는 꿈과는 다른 선택을 하게 되었으리라. 그래서 그 후로는 오히려, 본래의 선택이 어떤 결과를 불러왔을지는 알 수 없게 되었겠고.

“운명의 갈림길…!”

엘리야가 탄성을 터뜨린 건 그때였다. 이안과 세라스의 시선을 받은 그녀가 침을 꼴깍 삼키고는 말을 이었다.

“우리의 운명은 무수한 갈림길로 이루어져 있다는 문구를 본 적이 있어요. 아무리 하찮은 선택의 순간일지라도 갈림길이 만들어지며, 그때마다 새로운 운명이 생겨난다고요. 그렇기에 영혼을 가진 모든 존재는, 사실상 무한한 삶을 살아가게 되는 거라고 하더군요.”

원래 세상에서도, 비슷한 말을 들어본 적이 있는 것 같은데….

이안이 턱을 긁적이는 가운데. 조금 놀란 표정을 짓고 있던 세라스가 이윽고 고개를 끄덕였다.

“박식하군요. 아는 이가 거의 없는 이론인데. 맞아요. 나도 그렇게 추측하고 있답니다.”

“갈림길을 엿보는 자라는 게, 그런 의미였던 거군….”

비로소 이안이 읊조렸다. 세라스가 고개를 끄덕였다.

“정확한 뜻을 아는 사람은, 지금까지 오라버니와 아버님뿐이었지만요. 다른 이들은 터무니없는 추론만 하고 있죠.”

“물론, 귀하는 오해들을 굳이 바로잡지 않으시겠고.”

세라스가 당연하다는 듯 미소 지었다.

“하지만, 갈림길이 반드시 두 갈래인 건 아니지 않나요?”

엘리야가 조심스럽게 끼어든 건 그때였다.

이안은 그녀를 슬쩍 돌아보았다. 여전히 의문점이 많은 모양이었다.

생각해 보면 마법사나 학자는 비슷한 구석이 많았다. 미지나 지식을 향한 탐구심과 호기심이 있어야 한다는 부분이 특히.

둘 다인 엘리야는, 물음표 살인마가 될 수밖에 없는 운명인지도 몰랐다.

‘다행히 이제, 흑마법 부문에선 조절이 되긴 하는 것 같지만….’

어쨌든, 그녀를 바라보는 세라스의 입가에는 미소가 더 짙어지고 있었다. 마음에 드는 옷이나 보석을 발견한 것 같은 눈빛이었다.

“그래요. 그게 내 능력의 수많은 맹점 중 하나죠. 결국은 또 다른 불확실성에 몸을 맡겨야 한다는 것. 다른 선택이, 반드시 좋은 결과로만 이어지지도 않는다는 것.”

“그렇겠네요. 과연….”

엘리야가 고개를 주억거렸다. 비로소 그녀가 골똘히 생각에 잠겼다. 저 동글동글한 머릿속에 무슨 생각이 오가고 있을지는, 아마 본인만 알고 있으리라.

‘어떤 면에선, 나랑 비슷한 것 같기도 하고.’

술을 한 모금 더 마시는 이안도, 입 밖으로 꺼낼 수는 없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 역시 어떤 의미로는 미래를 알고 있다고 할 수 있었으니까.

비록 최악의 갈림길만 선택한, 끝까지도 가보지 못한 미래이긴 했지만 어쨌든 그랬다.

거기다 공략 글에서 훑어본 크고 작은 정보들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그 기억과 정보를 토대로 다르게 한 선택이 반드시 좋은 결과만을 낳았다고는 할 수 없었다.

달라진 결과와 그로 인한 여파를 예상하지 못해 낭패를 본 적도 여러 번이었고.

그렇게 생각하니, 세라스가 자신의 능력을 하찮다 표현하는 이유도 알 것 같았다.

심지어 그녀는 그보다 더 단편적이며 불친절한 미래만을 본다지 않는가. 결정적인 도움보다는, 혼란이나 불안만 가져왔던 때가 더 많았으리라.

“가장 최근에 꾼 예지몽은 어떤 내용이었소?”

이안이 툭 내뱉었다. 엘리야를 흥미롭다는 듯 바라보고 있던 세라스가, 다시 그를 마주 보았다.

“가장 최근에는….”

그녀의 입가에 의미심장한 미소가 스쳤다.

“성자 대행께서 중앙에 발을 들이셨다는 소식을 듣는 꿈을 꾸었습니다.”

이안의 눈매를 순간 가늘어지게 만들기에는 충분한 말이었다. 잠시 그녀의 눈을 바라본 이안이 덧붙였다.

“그리고?”

“전 아무것도 하지 않았죠. 그때 제 관심은 온통 서부에 가 있었거든요.”

“그 꿈을 꾼 게, 서부의 소식을 알기 전이오?”

“서부에서 도착한 첫 보고서를 읽은 바로 그날 밤이었습니다.”

그녀의 시선이, 천장에 달린 마석 등으로 향했다.

“제가 생각을 바꾸게 되는 계기가 되었죠. 그리고 며칠 뒤에, 다른 보고서가 도착하더군요.”

“서부의 어떤 기사가 쓴 보고서?”

“맞아요. 저는 아버님 다음으로 빠르게 손에 넣을 수 있었습니다. 기다리고 있었거든요.”

이안은 그를 배웅했던 기사, 스펠로를 떠올렸다. 그와 헤어진 뒤에 곧바로 드네로브로 향한 게 분명했다. 그리고 본인이 말했듯, 곧바로 중앙으로 보낼 보고서를 작성했으리라.

“성자 대행께서 서부에서 이룩한 업적을 장황하다 싶을 정도로 묘사해 뒀더군요. 그리고 거기서, 성자 대행의 행방에 대해서도 간략하게 기록되어 있었고요. 제가 원한 만큼의 단서는 없었지만요. 그리고 아시다시피….”

다시 이안을 마주 본 세라스가, 고개를 옆으로 살짝 까딱였다.

“저는 다른 선택을 했습니다.”

황제의 명령으로 날 만나러 온 게 아니라, 그 반대가 맞았군.

생각하며, 이안이 내뱉었다.

“그럼, 귀하는 확정된 갈림길만을 볼 수 있으신 건가 보군.”

“……!”

세라스의 눈이 순간 커졌다.

“어떻게 아셨나요?”

“내가 중앙으로 떠난 뒤에 꿈을 꾸신 것 같아서 말이오.”

“…오늘은 제 인생에서 놀랄 일이 가장 많은 날이군요. 저도 제가 가까운 미래만을 보게 되는 게 그래서라고 생각합니다. 정해진 운명이라는 건, 고작 몇 걸음 앞까지밖에 존재하지 않는 거예요.”

“글쎄. 이미 정해져 있지만 바꿀 수 없는 미래가 있을지도 모르지. 말씀하신 대로면, 그런 건 예지할 수 없으시잖소.”

세라스의 입이 설핏 벌어졌다.

“이젠, 저를 숨 쉬듯이 놀라게 하시는군요. 그게, 제가 가장 두려워하는 가정 중 하나입니다. 인간이 결국 죽듯, 제게도 아무리 발버둥 쳐도 피할 수 없는 비극이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이런 부분까지 꿰뚫어 보실 줄은 몰랐어요.”

…나도 비슷한 걸 두려워하고 있거든.

내심 생각하며, 이안은 술병을 입으로 가져갔다.

물론 그는 세라스와 달리, 이 세계에는 거대한 흐름이 존재한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다.

북부. 변방. 그리고 서부가 그랬듯이. 결국은 어떻게든 일어나게 되는, 운명이라고밖에는 표현할 수 없는 흐름.

하지만 막을 수 없다 해서, 변화를 만드는 것까지 불가능한 건 아니었다. 아주 작은 부분들일지라도, 이안의 기억과는 전혀 달라진 부분들이 이미 여럿이지 않던가.

그리고 그런 것들이 모이고 모여, 분명 거대한 흐름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었다. 그게 반드시 좋은 영향만을 주는 것은 아니었지만, 어쨌든.

세라스를 바라보는 이안의 눈빛이 일렁인 건 그래서였다.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던데….’

비록 그녀는 자신의 미래를 조금씩 바꾸는 것뿐이긴 하지만.

죽지 않고 계속 바꿔 나가다 보면 언젠가, 거대한 흐름에까지 영향을 끼치게 될지도 몰랐다.

“귀하 말고도, 예지력을 가진 이가 또 있소?”

“제가 알기론, 당대에서는 저뿐입니다. 위대한 백금룡께서 별의 흐름을 읽으실 수 있다는 이야기를 본 적은 있지만, 그건 저보다는 성자 대행께서 더 잘 아실 것 같군요.”

그 양반이…?

이안은 고개를 갸웃했다.

그가 알기로, 백금룡에게 예지력 같은 건 없었다. 물론, 신들이 지켜보고 있기에 발휘하지 않는 것일지도 모르긴 했지만.

이안의 표정을 관찰하듯 바라보던 세라스가 빙긋 미소지었다.

“가문의 기록에도 예지력을 타고난 분은 손에 꼽습니다. 저는 아주 드문 능력을 타고난 거예요. 그저, 뛰어나지는 않을 뿐이죠.”

“내가 보기엔, 충분히 뛰어난 것 같소.”

적어도 마법사가 집중력과 육감을 타고나는 것보다는 훨씬 더.

게임에서 세라스가 어떻게 되었는지는 알 도리가 없었지만. 그녀를 살려두는 게 그에게도 도움이 될 가능성이 높았다. 변수를 만들어내는 존재는 많을수록 좋지 않겠는가.

물론, 이안은 굳이 그런 사실을 입밖으로 꺼내지 않았다.

지금 솔직해야 하는 건 그가 아니었다.

“그렇게 말씀해 주시니 몸 둘 바를 모르겠군요…. 말씀만으로도 감사해요.”

빙긋 미소 지은 세라스가, 이내 덧붙였다.

“이만하면, 만족스러운 대답이 되었을까요?”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도 될 만큼 충분히.”

이안의 대답에, 세라스가 고개를 끄덕였다.

“다들, 아버님의 시선은 황궁 안까지만 닿는다고 여기죠. 그래서 밀담은 황궁 밖에서 나눕니다. 물론, 조심해야하는 건 같아요. 대신 아버님의 다른 눈과 귀가 사방에 있거든요. 하지만 제도 밖은… 그마저도 존재하지 않죠.”

그녀의 목소리가 문득 낮아졌다.

“그만큼 자유롭지만, 동시에 더 위험해지는 것입니다. 오늘 같은 일을 겪어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요.”

정말 바로 본론이네.

이안이 낮게 웃음 지었다.

“목숨을 걸고 날 찾아왔다는 말씀을 어렵게도 하시는군.”

“생색내고 싶지 않아서요. 저 자신을 위해서 한 선택이니까.”

이안은 그저 어깨만 한번 으쓱였다. 실제로도 전혀 인상적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빌어먹을 세계는, 죽음의 위기 속에서 살아가는 이들이 그렇지 않은 이들보다 많지 않던가.

목숨 건 모험은, 그저 중앙에서만 특별한 일일 뿐이었다.

“제 변명은 여기까지입니다. 성자 대행.”

이윽고 세라스가 덧붙였다. 고개를 끄덕인 이안이, 손가락 끝으로 쥔 술병을 휘휘 돌리며 말을 이었다.

“종합해 보면 이번 습격의 배후는 특정할 수 없고, 앞으로 이런 습격이 더 있을지도 모른다는 말씀이시군.”

“저쪽에서 제가 이미 성자 대행과 동행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되기 전까지는. 아마도요. 알게 된다면 더는 손을 쓰지 않을 겁니다.”

선선히 대답한 세라스가, 이안의 눈을 조심스럽게 마주보며 덧붙였다.

“성자 대행의 목숨을 노리는 건 대역죄를 저지르는 것이나 다름없으니까요.”

“날 죽이는 것보다, 제도에서 날 포섭하거나 이용하는 게 더 가치 있어서 그런 것 아니오?”

“…역시, 직설적이시네요.”

세라스의 입꼬리가 설핏 올라갔다.

“그런 부분도, 아예 없지는 않겠죠.”

“그럼, 습격이 더 일어날 확률은 거의 없겠군.”

“……?”

“암살자들의 우두머리가, 마지막 순간에 매를 날렸소.”

이안은 빙하 방벽 너머로 날아가던 검은 매를 떠올렸다.

“다리에 편지 같은 게 묶여 있진 않더군. 아마도 전멸이나 임무의 실패를 알리는 역할이겠지. 알고 있겠지만, 귀하들만으로는 놈들을 막을 수 없었을 것이오.”

세라스는 부정하지 않았다. 이안이 기습을 먼저 눈치채고 달려나가지 않았다면, 암살자들은 그들의 발을 묶은 채 포위망을 완벽하게 구축했을 테니까.

“저쪽도 그걸 알고 있겠지. 그러니 아마도 내가 동행하고 있다고 추측할 것이오. 물론, 모른 척 다시 복수를 준비할지도 모르지만.”

“…그렇다면 더더욱, 성자 대행과 함께하는 것만이 제가 살길이 되겠군요. 조금이라도 마음이 풀리셨길 바랄 뿐입니다.”

말을 마친 세라스가 눈을 아래로 내리깔았다. 처분을 기다리는 죄인 같은 모습이었다.

전략을 바꿨군.

눈도 깜빡이지 않고 생각하며, 이안이 입을 열었다.

“미리 떠들어 댈 이야기가 아니었다는 부분은, 이해했소.”

세라스가 슬며시 다시 고개를 들었다.

“정말이십니까…?”

“하지만 귀하가 신뢰를 저버렸다는 사실은, 여전히 변함이 없지.”

세라스가 그대로 숨을 멈췄다. 이안은 아랑곳하지 않고 말을 이었다.

“그리고 나는 황실의 후계 다툼에도, 황실과 교단의 알력 다툼 같은 문제에도 전혀 관심이 없소. 그 사이에 끼고 싶은 생각 역시, 전혀 없고.”

“…어느 쪽의 손도, 잡지 않으시겠다는 말씀이신가요?”

“당신들의 속사정 따위는 내 알 바 아니라는 말이오. 내게 칼을 들이민다면 칼로 갚아줄 것이고, 금화를 내밀며 대화를 청한다면 그렇게 할 것이오. 상대가 누구건 간에.”

“맙소사… 그 반대를 말씀하시는 거군요.”

세라스가 눈을 질끈 감으며 읊조렸다. 어쨌건, 그녀는 이안의 말을 잘 알아들었다. 그녀가 여전히 눈을 감은 채로 말을 이었다.

“만약 그렇게 찾아온 누군가가 저보다 더 좋은 보상을 제시한다면, 그쪽의 손을 잡으실 거고요.”

“아마도. 하지만, 손은 하나가 아니잖소?”

“……!”

세라스의 눈이 번쩍 뜨였다.

“손이 부족하면 발도 있고. 내 발이라도 기꺼이 잡을 이도, 어딘가에는 있을 것 같은데.”

태연하게 덧붙인 이안이, 이제는 놀람을 넘어 경탄마저 머금고 있는 세라스의 눈을 마주 보았다.

“귀하도 그러실 수 있다면, 보상을 다시 조율하는 단계로 넘어갈 수 있을 것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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