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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 판타지의 망캐가 되었다-340화 (340/412)

#340화

칸토가 비스듬히 물러났다.

“물론입니다. 성자 대행.”

미구엘도 길을 트듯 옆걸음질을 하는 가운데, 이안이 두 사람 사이로 걸음을 옮겼다.

칸토가 자연스럽게 그의 곁으로 따라붙으며 입을 열었다.

“사제단의 인원을 최대한 확충해 달라는 게, 첫 번째 요청이었습니다.”

“그래서, 받아들이셨소?”

“물론입니다. 전선의 상황이 그렇게 바뀌었다면 전력을 아낄 때가 아니니까요. 다만 성화는, 사원에서 각 요새로 직접 보내기로 했습니다.”

칸토의 옆이 아니라 뒤로 따라 붙는 미구엘을 일별하며, 이안이 내뱉었다.

“성화를 직접 옮길 방법이 있나 보군.”

“오래전 만들어진 소형 화로가 몇 개 있었습니다. 난쟁이 장인들의 도움을 받아 운반용 마차를 제작했습니다. 지금쯤이면 전부 완성되어 사제단과 함께 이동 중일 겁니다.”

별게 다 있었네.

이안은 고개를 주억거렸다. 하긴. 전쟁의 시대에 전성기를 보낸 교단이니, 전력을 높일 비법을 여럿 가지고 있을 터였다.

“잘 됐군. 루시가 전선을 누빌 필요는 없어졌으니.”

“그건 지나치게 가혹한 처사였을 겁니다. 애초에 성녀께선, 이곳에 새로운 화로를 만든다는 소식만으로도 걱정하고 계셨습니다.”

저 앞에 보이기 시작한 새하얀 불길을 눈에 담으며, 칸토가 덧붙였다.

“어려운 의식이니, 차기 성녀께서 또다시 자신의 피를 제물로 바쳐도 이상하지 않았으니까요.”

“실패보다 그걸 더 염려하셨단 말이오?”

“물론입니다. 타오르는 여신을 섬기는 이들은, 그 뜨거운 열정과 광기 사이에서 늘 균형을 유지해야 하니까요.”

말과 달리 무덤덤한 얼굴로, 칸토가 이안을 돌아보았다.

“생명을 불사르는 건 그 균형을 깨뜨리는 일입니다. 당장은 한 번의 일탈에 불과하지만, 선이라는 것은 넘나들수록 조금씩 그 경계가 희미해지는 법이지 않습니까.”

그걸 아는 놈들이….

이안은 내심 콧방귀를 뀌었다.

게임에서 이들이 끝내 어떤 선택을 하게 되는지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이들이 그만큼 절박한 상황이었다는 뜻이기도 했지만. 그렇다 해서 그런 선택이 정당화 될 수는 없었다.

“해서, 저는 성화를 본 순간 또다시 그 선을 넘으셨으리라 여겼습니다. 하지만….”

칸토의 고개가 슬며시 뒤로 돌아갔다.

“두 분 다, 그에 관해선 아무런 말씀도 하지 않으시더군요.”

“…….”

이안의 시선도 절로 뒤편의 미구엘에게로 돌아갔다.

입을 꾹 앙다문 미구엘이, 정말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는 듯 어깨를 으쓱였다. 눈동자를 이리저리 굴려, 칸토와는 절대 시선을 마주치지 않은 채였다.

…눈 가리고 아웅하고 있었군.

코로 웃음 지은 이안이 입을 열었다.

“피를 뿌린 건 사실이오.”

“……!?”

눈을 치켜뜬 미구엘이 홱 돌아보는 가운데, 칸토가 이미 짐작하고 있었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이안이 덧붙인 건 바로 그 직후였다.

“내 피였지만 말이오.”

“……?”

이번에는 칸토의 미간이 좁아졌다. 이안을 돌아본 그가 말했다.

“성자 대행께선 타오르는 여신의 신도조차 아니신 것으로 압니다만. 차기 성녀께서 그걸 허락하셨다는 말씀이십니까?”

오히려 이게 더 큰 문제라는 듯한 말투였다.

…이래서들 눈치를 보는 거군.

생각하면서도, 이안은 태연하게 어깨를 으쓱였다.

“허락은 무슨. 내가 멋대로 그렇게 했소. 여긴 내 영지니까.”

“…그렇다면 제가 문제 삼을 부분은 아니군요. 하지만 성자 대행.”

눈을 가늘게 뜬 채 읊조린 칸토가, 이윽고 이안을 바라보았다.

“혹여라도 성화가 더 피를 머금게 하는 일은 없게 하시길 바랍니다. 합당한 의식이 수반되지 않는다면, 성화의 심지를 더 달굴 수는 없을 겁니다. 오히려 성화를 오염시킬 뿐이겠지요. 자칫하면 모든 것을 불태울, 예측 불가능한 겁화로 돌변할 수도 있습니다.”

“타오르는 여신의 이명은 나도 이미 잘 알고 있소. 주민들에게도 단단히 일러두었으니, 걱정하지 마시오.”

“그리 말씀하시니, 안심이 되는군요.”

비로소 고개를 끄덕인 칸토가 다시 뒤를 돌아보았다.

“본래는 피를 바쳤다는 것을 제게 비밀로 했다는 사실까지 전부 보고할 생각이었습니다만….”

잠시 가라앉은 눈으로 미구엘을 바라본 그가 덧붙였다.

“그 부분은 묻어두기로 하겠습니다.”

“거… 아니… 눈빛으로 사람 죽이시겠소. 어이구….”

칸토의 시선을 피하며 더듬댄 미구엘이, 이어 크게 헛기침을 하고는 저 앞을 바라보았다.

“그, 그러고 보니 슬슬 기도가 끝날 때가 된 것 같은데…? 내가 가서 기다리고 있다가 데리고 오겠소. 두 분은 마저, 응? 마저 편하게 말씀 나누고 계시오…!”

주절대며 점점 더 빠르게 걸음을 옮긴 그가, 종래에는 거의 달리듯이 멀어졌다.

‘그냥 저렇게 튀어 버린다고…?’

저게 진짜 사제가 맞나.

내심 헛웃음을 삼키며, 이안은 저만치의 화로를 눈에 담았다.

진작부터 보이던 하얀 불꽃이 그 위로 소리 없이 넘실대고 있었다.

화로 옆에 지은 계단은, 위의 몇 칸을 제거해 제단의 형태로 만든 상태였다.

두건을 눌러쓴 루시아는 그 위에 낮아 기도를 올리고 있었다.

새삼스러운 일도 아닌지, 주위를 오가는 주민들은 그다지 신경조차 쓰지 않는 모습이었다.

“…그리고 다음 요청 사항은, 붉은 벼락에 대해서였습니다.”

멀어지는 미구엘을 빤히 바라보던 칸토가, 이윽고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시선을 돌리며 말했다.

“토벌과 정화 요청 말씀이시군.”

자연스럽게 광장 측면의 대로를 향해 방향을 틀면서, 이안이 대답했다. 그의 집이 위치한 방향이었다.

“당장 처리하는 건 불가능합니다. 침식을 앞두고 있지 않습니까. 대신, 대공 전하와 교회에 이 사실을 알리고, 해당 지역을 금지로 지정해 둘 계획입니다. 지금쯤 절차가 끝나 있을지도 모르겠군요.”

“통행금지 구역이 많아지겠군….”

이안이 짧게 혀를 찼다.

그가 노르 린도르를 순회하고 돌아오는 사이, 검은 벽은 두 번 더 발작했다. 그리고 그중 한 번은 또 다른 붉은 벼락을 토해냈다.

벼락 하나는 산맥 쪽에 떨어졌고, 자치령 쪽에는 두어 개가 더 떨어졌다.

시간이 지나면 그만큼의 마경이 생겨날 터였다. 광기를 머금고 변이된, 마경의 주인을 품은 채로.

“요청 사항과 관련된 이야기는 여기까지입니다. 이제, 성녀께서 성자 대행께 전하는 말씀만 남았군요.”

칸토가 문득 목소리를 낮췄다. 이안이 돌아보자, 그가 다시 말을 이었다.

“먼저, 전선이 안정되면 사원으로 방문 해주실 것을 요청하셨습니다.”

“그런 말씀을 하시기엔, 조금 이른 시기 같은데.”

이안이 한쪽 입꼬리를 말아 올리며 말했다. 칸토가 담담하게 고개를 숙였다.

“성자 대행께서 침공을 무사히 막아내 주시리라 믿을 뿐입니다. 아마 그때 쯤엔, 성자 대행의 검도 완성되어 있을 겁니다.”

이안의 입꼬리가 조금 더 올라갔다.

“그걸 들고 북부의 마경들을 정화해 달라는 말씀이시겠군.”

“아마도 그럴 겁니다. 전선이 안정된다 해도, 한동안은 마경에 인력을 투입할 여력이 없을 겁니다. 북부에서만 일어나는 일은 아닐 테니, 본국의 지원을 바랄 수도 없을 테고요.”

“뭐, 못 할 건 없지. 합당한 보수만 준비해 준다면 말이오.”

이안의 말에, 칸토가 시선만 아래로 내리깔며 대답했다.

“물론입니다. 성자 대행. 교단이 전폭적으로 지원할 겁니다.”

노골적인 요구에도 전혀 놀라지 않은 눈치였다. 하긴. 루시아나 미구엘에게 이미 그에 대한 이야기를 여러 번 들었을 터였다. 어쩌면, 메브와 나세르에게도.

“그렇다면 그렇게 하겠소.”

이안은 비로소 고개를 끄덕였다. 아직 퀘스트 창은 뜨지 않았다. 아마 화로의 성녀를 만나야 얻을 수 있을 터였다. 성기사, 혹은 수행 사제의 전용 서브 퀘스트일 가능성이 높아 보였다.

뭐건, 사양할 이유는 없었다.

“그리고… 차기 성녀도 잘 부탁드리겠다고 전하셨습니다. 성자 대행.”

“…루시를?”

이안의 미소가 굳어졌다. 칸토가 고개를 끄덕였다.

“예. 차기 성녀께선, 성자 대행과 함께 카링기온으로 향할 겁니다.”

“이번엔 나도, 루시를 지키면서 싸울 여유는 없을 것 같은데.”

“차기 성녀는 전선에 직접 나서지 않을 겁니다. 요새 내부에서 성화를 지피고 다스려, 일선의 병사들을 지원하는 역할을 하게 될 겁니다.”

이안의 미간에 파인 골은 사라지지 않았다. 물론, 칸토의 말 역시 아직 끝난 게 아니었다.

“게다가 차기 성녀와 미구엘 사제는, 성화로 담금질한 무구로 무장하게 될 겁니다. 제가 직접 확인해 가지고 온 물건들이죠.”

…중무장시키고 후방 지원만 하게 하겠단 건가.

이안이 내심 읊조리는 사이, 칸토가 말을 이었다.

“모든 사제단이 전선으로 향하지 않습니까. 아무리 새로운 불씨가 소중하다 한들, 홀로 특혜를 줄 수는 없는 법입니다. 하지만 가장 안전한 전선으로 보낼 수는 있겠지요. 북부의 초인과 초인을 따르는 전사들이 지키는 요새 말입니다. 물론….”

잠시 말꼬리를 흐린 그가, 이안의 눈을 마주 보았다.

“저도 함께할 겁니다. 만에 하나라도 불미스러운 상황이 발생한다면, 제가 차기 성녀를 지키겠습니다. …목숨을 바쳐서라도.”

칸토의 말투는 여전히 차분했다. 눈빛과 표정 역시 냉랭하고 깐깐해 보이는 그대로였다. 하지만 오히려 그래서 그가 방금 한 말이 더 진정성 있게 다가왔다.

‘타오르는 여신과는 어울리지 않는 사제 같았는데…. 내가 잘못 생각했군.’

입술 끝을 말아 올린 이안이 대답했다.

“그 말씀, 지키시오.”

“맹세하겠습니다. 성자 대행.”

칸토도 입가에 옅은 미소를 머금으며 고개를 숙였다.

“이안 님!”

저 뒤편에서 루시아의 외침이 터져 나온 건 그때였다. 달려오면서 외치는 듯한 소리였다.

…양반은 못 되겠군.

이안이 피식댈 찰나, 언제 웃었냐는 듯 다시 냉랭한 얼굴로 돌아온 칸토가 뒤를 돌아보았다.

인파 사이로 달려오는 루시를 눈에 담으며, 그가 물었다.

“차기 성녀와 나누셔야 할 중요한 대화가 있으십니까?”

“글쎄. 당장 급한 건 없을 것 같소만.”

“그럼 저 둘은 제가 먼저 데리고 가도 되겠습니까? 사원으로 보낼 보고서를 작성해야 할 것 같습니다만. …균형에 대한 심도 깊은 토론도 다시 한번 나눠야 할 것 같고 말입니다.”

토론이 아닐 것 같은데.

내심 생각하면서도, 이안은 어깨를 으쓱였다.

“그렇게 하시오.”

“감사합니다. 먼저 물러나 보겠습니다. 편히 쉬십시오.”

정중하게 고개를 숙인 칸토가 그대로 몸을 돌렸다.

이안도 슬쩍 뒤를 돌아보았다.

왔던 길을 되돌아가는 칸토는, 루시아와 미구엘을 향해서 손바닥을 펼쳐 보이고 있었다.

“…….”

루시아와 미구엘이 거의 동시에 멈춰 섰다. 자연스럽게 이안을 돌아본 미구엘은, 그가 칸토 쪽으로 고개를 까딱이자 질색하는 표정을 지으며 한숨을 내쉬었다.

루시아는 특유의 무표정한 얼굴로 되돌아왔지만, 아랫입술을 슬쩍 깨무는 것까지 참지는 못한 채였다.

‘이렇게 보면, 철딱서니 없는 건 저 녀석들인 것 같기도 하고.’

심드렁하게 코웃음을 흘린 이안이 다시 앞으로 시선을 돌렸다.

어느새 그의 집이 가까이에 있었다. 그다지 먹음직스럽지는 않은 음식 냄새가 이안을 맞이했다.

***

이틀은 말 그대로 눈 깜빡할 사이에 지나갔다.

‘숨만 몇 번 쉰 것 같은데….’

이안은 개인 시종으로 부리는 북부인 소년, 리그가 준비해 온 아침 식사를 꾸역꾸역 입에 밀어 넣었다. 한숨과 함께 삼키기 위해서였다.

앞날을 생각하면 까마득한 기분이 절로 들었다. 높은 정신력도 암담함을 전부 없애 주지는 못했다.

시루떡 같은 지옥철을 오가며 주말만 기다리던. 그리고 주말 내내 씻지도 않고 게임에 몰두하던 소박한 일상들이, 사무치게 그리웠다.

이제는 오히려 비현실적으로 느껴지기까지 하는 기억들이었다.

‘2년 차 유격 훈련 전날이 이런 기분이었던 것 같기도 하고….’

생각하며 정체 모를 고깃덩어리를 우물대던 이안의 시선이, 문득 식탁 옆에 선 리그에게로 향했다.

늘 그렇듯 눈을 반짝이는 녀석의 얼굴이 유독 뽀얗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아이들의 피부는 좋은 게 당연했지만, 처음 만났을 때만 해도 꾀죄죄하기 그지없었는데.

“요즘, 목욕을 자주 하는 거냐?”

이안이 툭 내뱉었다. 눈을 깜빡인 리그가, 이내 쑥스러운 듯한 미소를 머금었다.

“예. 대전사께서 매일 하시는 걸 보고, 저도 하고 있습니다.”

따라 하고 있다고 말하기가 민망했던 모양이었다.

입꼬리를 말아 올린 이안이 턱을 까딱였다.

“그래서, 해 보니 어때?”

“몸이 덜 간지럽습니다. 전에는 몰랐던 냄새들이 느껴지고요.”

“암염으로 이도 닦고?”

리그가 고개를 끄덕였다. 이안이 묘한 뿌듯함을 느낄 찰나.

“매일 씻는 건 사내답지 못하다는 얘기를 가끔 듣긴 하지만요.”

리그가 툭 덧붙였다. 이안의 눈매가 절로 꿈틀댔다.

“누가.”

“친구들이 그러던데요.”

“틀렸다고 전해. 땀 흘린 뒤에 깨끗이 씻는 것만큼 전사에게 어울리는 행동은 없으니까.”

“정말 그렇게 생각하시나요?”

“당연하지.”

눈을 깜빡인 리그가, 이내 눈을 빛내며 고개를 끄덕였다.

자신이 방금 북부의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냈다는 것을 전혀 깨닫지 못한 채, 이안은 다시 식사를 이어 갔다.

문 두드리는 소리가 번진 건, 그로부터 몇 분 지나지 않아서였다.

“이안 님. 계세요?”

루시아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한창 바쁠 시간일 텐데…? 고개를 갸웃하면서도, 이안이 내뱉었다.

“들어와.”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문이 열렸다.

“호오.”

안으로 들어서는 루시아를 돌아본 이안이, 낮은 탄성을 흘렸다.

녀석은 지금, 망토 아래로 완전히 무장한 상태였기 때문이다. 심지어 걸친 장비 대부분이 처음 보는 것들이었다.

잘 무두질 된 가죽 위에 아주 촘촘하고 정교한 사슬을 덧대고, 손이나 흉부, 등, 어깨. 그리고 팔꿈치나 무릎 같은 급소나 관절 부위에 딱 맞는 얇은 판금을 이어 붙여 만든 맞춤 장비들.

심지어 흉갑 표면에 루 엔테르의 상징인 삼각뿔과 기도문이 정교하게 음각되어 있기까지 했다.

칸토가 가져왔다던, 성화로 담금질한 장비들일 터였다.

“떠날 준비를 벌써 다 했네.”

“곧 다시 기도를 올리러 제단에 올라가야 하거든요. 기도를 끝내고 나선, 시간이 없을 것 같아서요.”

대답하는 루시아의 얼굴은 평소보다 조금 푸석했다. 지난 이틀간 꽤 바쁜 시간을 보낸 탓이리라.

실제로도 막상 지난 이틀간 이안이 녀석과 함께한 시간은 채 삼십 분도 되지 않았다.

“그래서, 의식에 내 도움이 필요해서 온 거냐?”

이안이 물로 입을 헹구며 물었다. 루시아가 고개를 저었다.

“아뇨. 이안 님의 검을 잠시 받아 가려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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