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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뜸 착각당했다 괴물 천재배우로-19화 (19/201)

반전 (4)

작품마다 선택의 갈림길에 서는 배우에겐 작품 보는 눈은 필요 덕목 중 하나였다. 그것을 감이나 본능으로 뭉뚱그려 표현한다. 또는 기민한 눈썰미. 간혹 하는 작품마다 꽤 잘되는 배우가 이에 속한다.

다만, 이것은 연습한다고 실력이 늘진 않는다.

날 적부터 지녀야 하는 재능에 가까웠다. 찰나에 관여한 이성을 쉽사리 물리치는 본능의 힘. 이것을 지닌 배우라면 매우 축복받은 거였다. 밸런스가 심하게 무너진 캐릭터랄까?

하지만 이를 가진 배우는 극히 드물었다. 최근 들어선 없다고 봐도 무방했다.

거물 드라마 PD로 십수 년 구른 송만우 PD도 몇 못 봤었다. 그런데 별안간 이 연예계에 나타난 강우진이. 저 거만한 별종 괴물이 진짜 그 감을 지녔을까?

곧, 송만우 PD가 담담한 우진에게 재차 물었다. 확실히 이해하기 위해서였다.

“감으로. 그냥···감으로 ‘흥신소’를 택했다는 건가?”

되물음에 시크함을 장착한 강우진은 속으로 갸웃했다. 왜 놀라지? 감이라는 게 그렇게 이상한가? 감이라는 건 어디서나 쓰는 흔한 단어잖아? 연예계에 관해 지식이 아직 부족한 그였기에 당연한 의문이었다. 아직 그 ‘감’이라는 것이 배우에게 있어 얼마나 대단한지 몰랐다.

뭐가 됐든 이미 뱉었기에 강우진은 말에 살을 붙였다.

“‘흥신소’ 내용도 좋았지만, 움직인 건 감 때문입니다.”

“···왜요? 그 감이라는 게 어떤 종류지? ‘흥신소’가 잘 될 것 같아서?”

다시 되물음이 던져졌다. 우진은 이쯤에서 허세의 부스터를 달았다. 뭐 어때, 아공간의 그 급은 미래의 힌트 같기도 하고.

“네. 안 될 것 같진 않습니다. ‘흥신소’는 잘 될 것 같아요.”

“무슨 자신감이······”

일말의 고민 없는 우진의 말투. 저건 진심이었다. 최소 강우진을 보는 송만우 PD나 박은미 작가는 그렇게 느꼈고, 그 감이 작용하는 작품을 직접 쓰는 박은미 작가는.

‘저 확신의 원천은 대체 뭐야??’

강우진이 새삼 외계인처럼 보였다. 거만하다거나 건방진 게 아니다. 정말 순수하게 확신을 하고 있다. 이때 박은미 작가가 헤어밴드를 벗으며 강우진에게 몸을 쭉 밀었다.

“좀 무모하지 않아요? 우진씨는 지금 시기가 가장 중요할 텐데?”

“그렇습니까?”

박은미 작가만 심각했다. 강우진은 무덤덤함의 극치였고. 이에 그녀가 속으로 혀를 내둘렀다.

‘얘는 뭔가···뭔가 미쳤어. 세상에 이런 배우가 어딨어!’

으레 주변에 보이는 배우들과는 확연히 다른 존재였다. 반면, 송만우 PD는 나름 냉정하게 우진을 판단하고 있었다.

‘과거가 불분명하다만. 쟤는 수년 어쩌면 십수 년 연기를 독학으로 갈고 닦은 후, 자기가 원하는 타이밍에 모습을 드러냈어. 심심풀이라는 명목으로.’

심지어 강우진은 등장과 함께 대기 기간 없이 바로 두 작품에 합류했다. 초대형 드라마와 단편 영화.

‘과정이야 어쨌든. 그 어떤 신인도 이런 정신 나갈 속도를 보일 순 없어.’

떴다 하는 라이징 신인들은 무조건 첫발과 그다음이 중요했다. 그렇기에 소속사도 그 시기에 작품을 매우 예민하게 판단한다.

하지만 지금 강우진은 소속사가 없다.

그럼에도 강우진은 그 누구의 조언 없이 자신의 감으로 작품을 턱턱 골라대고 있다.

‘근데 대뜸 고른 게 ‘흥신소’, 보통이라면 거들떠보지도 않을 단편 영화.’

신인 또는 무명은 기회만 된다면 무조건 대형이 낫다. 강우진은 ‘프로파일러 한량’에 합류한 상태니, 방영 후 입질을 봐가며 천천히 골라도 됐다.

‘그런데도 아주 시원하게 ‘흥신소’를 픽했어.’

여기서 송만우 PD가 건너편 강우진의 흔들림 없는 눈을 응시했다. 물론, 아직 ‘흥신소’가 잘될 거라는 보장은 없다. 하지만 만약 진짜 ‘흥신소’가 터진다면.

‘그 미친 연기, 결 다른 스타성, 배짱, 거기에 기민한 감과 본능까지.’

저 강우진이라는 별종은 그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대배우로 성장할 것이 분명했다. 곧, 송만우 PD는 눈앞의 이질적인 존재에 저도 모르게 감탄했다.

퍽 과하게.

‘이 새끼 진짜 사기캐잖아?’

그리곤 턱수염 송만우 PD는 웃었다.

“하하, 이거 원. 나중에 나 제작사 차리면 대본 고를 때 꼭 우진씨를 찾아가야겠네요.”

뒤이어 박은미 작가가 대뜸 건너편 우진의 양손을 붙잡았다. 약간 흥분했다.

“우진씨! 우리 ‘프로파일러 한량’은 어떻게 될 것 같아요?? 응? 따지면 이건 우진씨가 골랐다기보단 우리가 우진씨를 당긴 거니까.”

반면, 우진은 속으로 살짝 질색했다. 이 작가님은 손잡는 게 버릇인가? 그 덕에 잡힌 손을 은근히 뺀 그가 답했다.

“두 분인데 잘되지 않겠습니까?”

“무슨 소리! 드라마 판이 얼마나 살얼음인데요! 탑배우들 우르르 참여해도 망하는 거 쌔고 쌨어요!”

아 그래? 드라마판 상황이야 잘 모르는 우진이었고, 건너편 박은미 작가를 진정시켜야 할 것 같았다. 뭣보다 ‘프로파일러 한량’에도 어느정도 확신은 있었기도 했고.

그렇기에 강우진의 대답은 간단했다. 대충 진심이 섞였다.

“잘 될 것 같아서 합류한 겁니다.”

순간, 박은미 작가의 마음속엔 안심이 번졌고 동시에 힘이 났다.

“···나 무굔데. 사람들이 이래서 종교 믿나 봐.”

뒤로.

강우진에게 집중됐던 송만우 PD와 박은미 작가는 가까스로 본론으로 돌아갔다. 그들이 우진을 콜한 건 대본 때문이었다. 물꼬는 다시금 헤어밴드를 쓴 박은미 작가가 텄다.

“원랜 대본이 4부까진 나온 상태였어요. 그런데 최근 2부부터 대본 수정을 했거든요? 2부부터 4부까지.”

“수정 말입니까?”

“응, 근데 아예 갈아엎은 건 아니고 인물들 위주로 적당히 칼을 댔어요. 그렇다 보니 1부랑 튀는 부분이 아주 살짝 생겼어요. 물론, 그것도 수정됐고.”

즉, 전체적 대본에 약간 변화가 생겼단 얘기였고, 송만우 PD에게 종이뭉치들을 전해 받은 박은미 작가가 미소지었다.

“아니- 우진씨가 보여준 박대리 영상. 그거 완전 치트키. 보면 영감이 막 떠오른달까? 일단, 2부의 이 부분을 보면 박대리의 대사나 심리들이 좀 변했고······”

이후 박은미 작가는 적당히 수정된 ‘박대리’ 역에 관한 설명을 시작했다. 은근 재밌기도 해서 강우진도 집중했다. 뭐랄까, 국사 수업은 재미없지만 역사 썰은 흥미로운 느낌?

그렇게 몇십 분 뒤.

“2부에서 4부 정식 대본은 나오는 대로 전달해 줄게요. 그리고 이건 1부 정식 책대본.”

뭔가 새것 같은 느낌의 책을 강우진에게 건네는 박은미 작가. ‘프로파일러 한량’ 1부의 정식 책대본이었다.

“말했다시피 1부도 아아아주 살짝 수정이 있었으니까, 초고 생각하면서 다시 한번 훑어줘요.”

“알겠습니다.”

검은 사각형이 옆에 붙은 책대본을 우진이 당길 때, 손목시계를 확인한 송만우 PD가 주제를 바꿨다.

“우진씨. 대본리딩 말인데. 아직은 배우들 스케줄을 맞추는 중이라 확정은 아니다만. 아마 MT 형식으로 할 것 같아요.”

대본리딩? 검색해본 기억이 있는 우진이었다.

‘아마 본 촬영 전에 전체 배우들 간의 호흡을 맞춰보는 자리랬지?’

강우진은 약간 기대와 걱정이 스멀스멀 올라왔다. 배우들 보는 건 신기하지만 그런 자리는 처음이라 떨리는 것.

그런데 MT? 설마 모텔은 아닐 테고.

최대한 표정 변화를 숨긴 우진이 자기가 아는 MT가 맞는지를 확인했다.

“MT 형식 말입니까?”

그러자 송만우 PD가 바로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요. 알겠지만 그냥 리딩장에 모여서 하는 대본리딩도 있지만, 출연 배우나 스탭이 많은 경우 호흡을 위해 MT 형식으로 하는 일도 있어요.”

“아- 예.”

“근데 뭐, 대본리딩은 명목이고. 배우들, 전 스탭들 싹 가서 놀다 오는 거지 하하하. 고기도 굽고 술도 먹고.”

이쯤 박은미 작가가 정신 차리라며 송만우 PD의 어깨를 때렸고, 강우진은 혼자만의 망상에 빠졌다.

‘잠깐만···연예인들이랑 같이 놀러 간다고??’

다른 세상에 산다 생각한 연예인들과 하하호호 고기도 굽고 술잔을 기울인다? 저번에 기사를 보니 ‘프로파일러 한량’엔 홍혜연을 포함해 탑들이 줄줄이었다.

그들과 동일한 직업으로 같은 공간서 놀자판을 할 수 있다는 게 우진은 새삼 신기했다.

덕분에.

‘와- 씨. 이건 생각도 못 했는데.’

단숨에 떨림이 증폭되는 우진이었다. 겉으로 티는 안 냈지만 몸이 근질대고 있었다. 송만우 PD의 말이 이어진 건 이때였다.

“여튼 아직 날짜 확정은 안 났는데. 대략 다음 달인 3월 초나 중순쯤? 한다면 우진씨는 갈 수 있나? 길진 않을 겁니다. 1박 2일?”

“···가능합니다.”

“오케이. 정식 책대본으로 2부까지 돌린 후에 가는 거니까, 대본은 확실히 숙지하고 오는 게 좋아요. 가서 2부까진 맞춰볼 거라. 우진씨가 알아서 잘 하겠지만.”

이어 송만우 PD는 강우진에게 윤곽 잡힌 박대리 역에 관한 콘티들을 설명했다. 의상부터 외형이나 기타 등등의.

“대부분 우리 쪽에서 준비할 테지만, 우진씨도 스스로 이건 필요하다 싶은 소품은 챙겨도 돼요. 보고 괜찮으면 쓸 테니까.”

그렇게 모든 미팅이 끝났을 땐 약 3시간이 지난 후였고, 시니컬하게 작업실을 나서던 강우진에게 배웅하던 박은미 작가가 붙었다.

“우진씨. 나 지금까지 번호도 몰랐네? 좀 알려줄래요?”

웃으며 강우진의 번호를 따는 그녀. 송만우 PD가 알고 있으니 굳이 그럴 필욘 없었다. 이는 오직 그녀가 원해서 하는 행동이었고.

“여기.”

이로써 강우진의 핸드폰에 박은미 작가의 번호가 저장됐다. 점점 거물들의 번호가 쌓이다 보니 강우진의 핸드폰 가치가 퍽 높아진다.

어쨌든 작업실을 나선 우진이 엘리베이터에 오르자마자.

“워- 얼마 만에 MT냐?”

묵묵히 유지하던 컨셉질을 풀었다. 금세 그에겐 흥분이 실렸다.

“것도 같이 가는 게 홍혜연님이랑 기타 등등의 연예인들? 내 인생 스케일 겁나 커지네.”

대학교 때도 가본 MT였지만, 이번 것은 뭐랄까 가는 인원들부터 남달랐다. 곧, 우진이 1층에서 내려 가벼운 발걸음을 옮길 때였다.

-우우웅, 우우우웅.

그의 패딩 주머니 속에 핸드폰이 긴 진동을 뱉었다. 전화였다. 상대는 저번의 카페 이후 며칠간 연락 없던 신동춘 감독이었고.

-스윽.

강우진이 전화를 받으며 풀었던 근엄함을 다시금 주입했다.

“네, 감독님.”

핸드폰 너머 신동춘 감독의 목소리는.

“우진씨. 내일 오전에 좀 보실까요? ‘흥신소’ 관련 드릴 말씀이.”

약간 침울했다.

“주소 보내드릴 테니 그리로 오시면 됩니다.”

다음 날 26일 아침, 분당 정자역 쪽.

강우진은 한 대여 사무실에서 찾을 수 있었다. 오늘 그의 복장은 날이 좀 풀려서인지 가볍다. 항공점퍼에 청바지. 그런 우진은 좁은 대여 사무실에 놓인 책상에 앉아 있었고, 그의 반대편엔 얼굴에 피곤이 덕지덕지 붙은 신동춘 감독이 자리했다.

곧, 사각턱 신동춘 감독이 대여 사무실을 훑으며 어색하게 웃었다.

“급하게 빌렸는데 불편하진 않죠?”

“예, 괜찮습니다.”

사실 이 대여 사무실은 푸른시선 영화사와 결별한 신동춘 감독이 급하게 구한 것. 매번 카페에서 얘기할 수도 없기 때문. 좁긴 해도 미팅하기엔 제격이었다.

뭐가 됐든.

“그- 우진씨.”

신동춘 감독이 챙겨온 두꺼운 투명파일을 꺼내며 어렵사리 입을 열었다.

“바로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영화사, 투자자를 백방으로 알아보곤 있는데 쉽지 않네요.”

즉, 아직 허탕 치고 있다는 소리였다.

“거기다 정확하진 않지만 GGO 엔터가 손을 썼는지, 전보다 더 힘든 느낌입니다.”

“4월 중순이라고.”

“예? 아아- ‘미장센 단편 영화제’요? 맞아요. 4월 중순에 열리는 터라, 늦어도 3월 초나 중순엔 촬영에 들어가야 되는데······죄송합니다. 자신있게 말해 놓고 상황이 썩 좋지 않네요.”

급격하게 우울해지는 신동춘 감독. 여기서 포커페이스를 장착한 우진은 속으로 그에게 연민을 느끼고 있었다.

‘딱 내가 디자인회사 다닐 때 모습이네. 한- 여섯 번째 시안 뺀찌 먹었을 때 나야, 똑같아.’

덕분인지 강우진의 묵직한 음성이 약간 누그러졌고.

“제가 도울 일은.”

고개를 젓는 신동춘 감독이 가까스로 웃었다.

“아닙니다. 죄송합니다, 우진씨는 그저 연기만 생각해주세요. 자금이나 영화사는 제가 어떻게든.”

이때.

-♬♪

강우진에게 전화가 왔다. 진동을 못 해놓은 탓에 우진이 꽤 빠르게 움직였다.

“아, 죄송합니다.”

그러다 발신자를 보고 멈칫했다.

-홍혜연씨.

무려 탑여배우 홍혜연의 전화였다. 이것 봐라 김대영, 난 홍혜연님이 친구처럼 전화도 한다고? 집이었다면 입꼬리가 씰룩였을 강우진이었지만.

“······”

앞엔 신동춘 감독이 있다. 그렇기에 우진은 흥분을 강제로 눌렀다.

“잠시.”

“예예예, 받아요.”

이어 강우진이 음성을 착 깔고 전화를 받았다.

“네.”

“반응 참 심플하네요. 보통은 여보세요라고 하지 않나?”

“네, 여보세요.”

“됐거든요. 나 왜 자꾸 엎드려 절받는 거야? 여튼 지금 어디예요? 괜찮으면 잠깐 보고 싶은데.”

날? 나를 보고 싶다고? 어감은 같지만 홍혜연은 그저 만나자는 뜻에서 한 말이었다. 하지만 강우진은 뭔가 두근거렸다.

“왜 그러시죠?”

“응? 할 말이 있어서요.”

“지금은 곤란합니다. 누굴 좀 뵙고 있어서요.”

“아! 혹시 동춘 PD님??”

“······?”

어떻게 알았지. 약간 당황한 우진이었고, 핸드폰 반대편으로 홍혜연의 웃음소리가 들렸다.

“맞죠? 어쩐지. 그럼 잘됐네요. 위치 알려줘요. 주변에서 기다리고 있을게요. 솔직히 나도 지금 말곤 시간이 안 돼요.”

그렇다면 알려드려야지. 대신 무심함은 묻어야 했다. 우진은 현재 위치를 적당히 그녀에게 알렸고 통화는 금방 끊겼다. 뒤로 강우진과 신봉춘 감독은 ‘흥신소’ 관련 심오한 얘기를 나눴다.

“우진씨, 아무래도 이 컷은 빼는 게 좋을 것 같아요.”

“그렇습니까?”

“네. 제작비를 좀 줄여야 할 것 같아서요. 최대한 줄여야 투자자 구할 가능성이 커지니까.”

“그럼 퀄이 떨어지지 않습니까?”

“그렇지만 찍는 게 우선이니까요.”

그게 얼추 45분쯤.

-벌컥!

닫혔던 대여 사무실 문이 뜬금 휙 하고 열렸다. 강우진이나 신동춘 감독은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아아- 이런 곳이 있구나?”

열린 문으론 마스크에 검은 모자를 쓴 여자가 들어왔다. 후드에 청재킷. 그런 그녀가 강우진과 신동춘 감독을 보다가 마스크를 벗었고.

-스윽.

이때야 얼굴이 보였다. 투명한 피부에 완벽한 미모. 여자를 보자마자 신동춘 감독의 눈이 쏟아질 듯 커졌다.

“호, 홍혜연씨??!”

여자는 홍혜연이었으니까. 그녀는 모자까지 벗으며 긴 생머리를 자랑했고, 혼이 빠져버린 사각턱 신동춘 감독을 보며 눈웃음쳤다.

“PD님. 아니, 이제 감독님이지. 감독님, 나 감독님 거 ‘흥신소’ 하고 싶은데.”

곧장 발딱 일어나는 신동춘 감독. 워낙 놀라서인지 표정이 기괴하다.

“어?! 어어어??!! 그, 그게 무슨!!”

이때 홍혜연이 고개를 돌렸다. 바로 오른쪽에 앉은 강우진 얼굴을 본 것. 강우진은 너무 놀란 탓에 무표정에서 멈춰 있었다. 이를 알 턱이 없던 홍혜연이 우진과 눈을 맞추며 미소지었다.

“하나도 안 놀라네? 어쨌든 나 ‘흥신소’ 해도 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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