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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뜸 착각당했다 괴물 천재배우로-66화 (66/201)

< 멀티 (5) >

“···광고요?”

광고? TV나 너튜브서 보던 그 광고를 말하는 건가? 강우진은 장착한 컨셉질 덕분에 무표정을 유지했지만, 속으론 순수하게 화들짝 놀란 상태였다.

아니 내가 광고를 찍는다고?

유명 연예인들이나 찍는 광고가 본인에게 들어왔다는 게 퍽 충격인 것. 뭐, 우진은 놀랄만했다만 전체적으로 따지자면 자연스러운 흐름이긴 했다. 요즘 세상은 어디나 유행에 민감하니까.

그것에 가장 빨리 반응하는 것이 광고 시장.

대기업이든 연예계든 일단 대중들에게 반응이 있다 싶으면 잡고 본다. 예를 들어 연예인은 아니지만, 화제 인물이 광고를 찍는 경우도 허다했다. 즉, 지금의 강우진은 대중들에게 제대로 먹히고 있다는 방증.

근데 잠깐만. 왜 햄버거?

강우진이 햄버거에 관한 궁금증이 돋았을 때 멈췄던 승합차가 출발했고, 몸 돌린 조수석의 최성건이 우진에게 설명을 이었다.

“솔직히 슬슬 들어오겠다 싶었는데 좀 빨리 입질 오긴 했어. 왜 햄버거인지는 대충 알겠지?”

순간, 박대리의 대사 중 하나를 우연히 떠올린 강우진.

“아. 박대리 대사.”

“맞아. 박대리의 햄버거 좋아한다는 대사, 그리고 그 취조실 씬에서 너가 보인 먹방 때문에 브랜드가 좋게 본 거지.”

“그렇습니까?”

“실제로 그 방송 나가고 햄버거 매출 올랐다드라, 여튼 연락은 어제 받았는데 너 놀래켜 줄라고 오늘 말해준 거고. 어때? 기분 좋지? 등장 두 달 만에 광고라고? 기록적일걸?”

오오 진짜 좋은데? 상황이야 잘 모르겠다만 신기해. 우진은 차오르는 기대감을 애써 숨겼다.

“예, 신기하네요.”

“크크 그럼 좀 더 좋아하라고. 브랜드에서 제안한 광고 사이즈도 크다? 정식 TV 광고랑 너튜브 돌릴 광고도 붙여서 가잖다. 몸값이야 가서 미팅해봐야겠다만, 이 정도 사이즈면 가격 꽤 나오지.”

“한 번만 찍는 겁니까?”

“맞아. 보통 첫 광고는 단타로 가는 거야. 광고 나가고 상황 봐서 연장할지, 정식 모델로 년 단위 계약할지 결정하는 거고.”

강우진이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고 최성건이 다이어리를 펴며 짙은 미소를 보였다.

“여튼 진행한다? 이건 진짜 그냥 가야 돼. 광곤데 감이 안 좋고 뭐 그런 건 없을 거잖냐?”

그렇죠. 광고가 망해봤자 나쁜 게 있나? 무조건 고지.

“부탁드리겠습니다.”

“오케이- 대단하다 대단해. 솔직히 혜연이도 이렇게 빨리 광고 못 잡았는데. 뭐, 홍혜연도 따라잡자. 아, 이건 걔한테 얘기하지 말고.”

“알겠습니다, 근데 형식은?”

“형식? 아아- 컨셉? 나도 통화에서 얼핏 들었는데. 그 박대리를 모티브 잡는다는 것 같더라고. 편하게 박대리가 햄버거를 맛있게 먹는다, 정도로 보면 돼.”

과연. 강우진이 속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단박에 이해 가는 컨셉이었으니까. 곧, 최성건이 다이어리 한 장을 넘기며 기타 브리핑을 이었다.

“자잘한 예능 섭외나 각종 언론사에서 인터뷰 요청 폭발하는데 전부 컷. 말했었지만 그런 건 일일이 나갈 필요 없어. 네가 쥐똥만 한 배역 소화하고 인지도가 고프면 몰라도, 지금 상황에 그런 거 죄다 나가는 건 손해니까.”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쎈척으로 아는 척을 시전하는 우진이었지만 개뿔 아는 건 없었다. 최성건이 프로니까 알아서 잘 해주겠지.

“대신에 금방 치고 빠질 수 있는 잡지 화보 몇몇은 잡았어, ‘프로파일러 한량’ 관련해서 스케줄 몇 개랑. 4화를 끝으로 박대리가 죽긴 했어도, 송 PD님 말론 아마 후반부까지 회상이나 그런 거로 계속 나올 거라더라.”

고개 끄덕이는 우진에게 최성건이 다이어리를 덮으며 설명을 덧붙였고.

“그리고 오늘부터 우진이 너 관련 기사 좀 많이 뿌려질 거야. 지금도 폭발하기는 하는데 죄다 알맹이는 없는 것들이고, 우리 홍보팀 통해서 나가는 건 떡밥이 다량 함유된 것들.”

그의 미소가 짙어졌다.

“한량도 끝났겠다, 홍보 지대로 돌려서 어그로 이빠이 빨아 먹어 보자고.”

이후.

최성건의 말대로 점심쯤부터 강우진의 기사가 많이 터졌다. 전까진 ‘프로파일러 한량’이나 박대리 관련이 붙은 내용이었다면, 이번엔 오직 강우진과 관련된 떡밥이 포함된 소식들이었다.

윤병선 PD의 ‘운동회’를 시작으로, ‘흥신소’와 ‘프로파일러 한량’으로 연타석 홈런을 친 강우진에 다음 행선지.

『[스타IS]충무로 블루칩+대형 신인 강우진, 아직 차기작 소식은 조용···언제 결정되나?』

특히, 강우진의 차기작이나 앞으로의 행보에 관해선 언론이고 여론이고 퍽 궁금해했다. 그도 그럴 게 어디서도 딱히 소문을 들을 수 없었으니까. 그 흔한 찌라시도 없었다.

덕분에 연예계부터 모두는 고개를 갸웃할 수밖에 없었다.

보통 신인이 반짝 뜨면 바로 다음 행보가 눈에 띄기 마련이었다. 그런데 반짝 보다 수 배는 큰 임팩트를 낳은 강우진은 조용했다. 소속사도 묵묵부답.

『영화? 드라마? 어느 쪽도 무소식, 급상승 ‘강우진’의 침묵에 팬들 궁금증 폭발』

다만, 지금 기사들 대부분의 출처는 최성건이었다. 이미 파급력 자체는 인터넷 수많은 곳에서 어마무시한 여론이 몸집을 불려주고 있다. 즉 모두 최성건이 원하는 방향으로 굴러가는 중이었다.

숙성시킬 타이밍.

그렇게 하루가 지났다. 다시 밝은 아침. 27일 수요일. 이날 강우진은 과거 미팅을 진행했던 두 작품과 정식 계약을 진행했다.

오전엔 땜빵인 ‘마약상’.

“어휴, 잘 부탁해요 우진씨. 정말, 정말정말 고마워요. 진짜 구세주야, 구세주.”

“열심히 해보겠습니다, 감독님.”

“뭘요 내가 죽어라 해야지. 그나저나 지금 완전 우진씨 제대로 터졌던데요?”

“좋게들 봐주신 것 같습니다.”

“으으음, 아니지. 우진씨가 잘한 거죠. 한량 4화 봤는데 크- 우진씨 연기는 정말. 여튼 촬영 일정 최대한 빨리 정리해서 전달 드릴게요. 사이에 시나리오 최대한 숙지 해줘요.”

“네.”

“촉박한 건 우리 쪽이니까 쪼오금 부족해도 괜찮아요. 대사나 뭐 동선 까먹으면 현장에서 끊어 가도 되니까.”

추가로 ‘마약상’은 이미 촬영 중반이기에 배우들의 소개나 리딩 등도 건너뛰기로 했고, 까메오라 촬영은 길어도 2주면 정리된다는 얘기까지.

뒤로 같은 날 오후에는.

“나 처음이에요, 프리 시작함과 동시에 배우 계약한 거.”

스타작가 이월선 작가의 ‘얼어죽는 연애’ 쪽과 계약을 마무리 지었다.

“저도 처음인 것 같습니다.”

“참 신기해. 그렇게 덤덤하면서 연기만 돌입하면 어찌 그리 표현이 다채롭죠? 수어를 할 줄 아는 것도 놀랍고.”

이월선 작가는 첫 미팅보다는 조금 부드러운 투였다. 그럴 만했다. 솔직히 그녀도 수어가 포함된 ‘옆집 묘한 남자’ 역이 고민이었으니까. 그런데 강우진이 혜성처럼 나타나 그 고뇌를 해결해줬다.

“아쉽네. 그래도 우진 씨랑은 좀 길게 보고 싶네요. 이번엔 작은 역으로 만족하지만, 나중엔 꼭 나랑 좀 큰 역으로 만나요.”

계약이 원만히 끝난 후 강우진이 떠난 자리엔 이월선 작가, KBC 드라마국의 간부들이 남았다. 이들은 강우진의 상승세를 극찬하기 바빴다.

“강우진 저 친구 이대로만 크면 최단기간으로 탑 자리 꿰차겄어.”

“그렇지? 애가 좀 냉랭한 맛 빼고는 모난 것도 없고. 안 그렇습니까 작가님?”

“가만히 보면 필모도 기가 막혀요. ‘흥신소’로 미장센 연기 대상 받고, 20% 넘긴 초대박 드라마 한량, 그리고 나까지. 우진씨가 원해서 조·단역을 준 거지 원랜 조연급까지 생각하고 있었는데.”

“뭐, 또 우리가 모르는 초대형 기획에 참여한 거 아닌가?”

“그럴지도 모르죠. 나처럼 늦게 발견한 게 아니라, 이미 진작에 침 발라 놓은 인물들이 분명 있을 느낌이야. 어쨌든 바로 기사 돌리죠? 우진씨 측도 최대한 빨리 알렸으면 한다고 했고.”

느지막한 밤부터 강우진과 관련된 새로운 소식들이 빵빵 터졌다.

『[스타톡]‘마약상’ 김도희 감독 “배우 강우진이 우리 작품을 살렸다”』

당연히 ‘마약상’과 ‘얼어죽는 연애’ 얘기들이었고.

『박은미 작가에서 이월선 작가로? 라이징 ‘강우진’, 스타작가 이월선 작가 신작에 조단역으로 합류』

언론과 여론은 반반의 반응일 뱉어댔다.

-와!! 스타작가 끝나고 바로 스타작가로 갈아타는 거임???

-ㅋㅋㅋㅋㅋㅋ대박이긴하넼ㅋㅋㅋ기사 좀 더 써줘요, 이 정도론 좀 덜 꼴리거든?

-근데 좀 아쉽다...지금 강우진 정도면 땜빵이나 조단역 아니라도 충분히 들어 갈텐데....

-↑ㅇㅈ아무리 신인이라고 해도 지금 폭발력이면 조연까진 가능하지 않나??

-조연 ㅇㅈㄹㅋㅋㅋㅋ왜케들 강우진강우진 씨불이냐? 그래 봤자 잣밥 신인인데 뭔 조연?

-그렇긴 하짘ㅋㅋㅋ솔까 단역이라도 박은미 작가 거 끝나고 이월선 작가로 갈아타는 것도 대박인거임ㅋㅋㅋㅋ

-좀 덜 꼴리는데...강우진 주연하는 거 보고 싶다고! 로코 찍어줘!!

‘아쉽다’와 ‘대단하다’가 공존한다. 뭐가 됐든 현재 한 가지는 확실했다. 언론은 물론이며 엔터, 제작사, 영화사 등의 연예계 전체로.

『[기획]등장과 함께 여럿 홀린다, 신인 ‘강우진’ 그의 미래가 특히 기대되는 이유』

강우진은 더이상 무명이 아니었다.

다음 날 아침, 28일 목요일.

어느새 ‘프로파일러 한량’ 4부가 끝난 지 약 일주일이 지났다. 하지만 여전히 한량은 인터넷 곳곳을 꽉 잡고 있었다. 이 시각 강우진은 승합차에 탄 채 bw엔터로 이동 중이었다.

“······”

컨셉질로 인해 무뚝뚝하게 창밖을 내다보는 강우진. 하지만 그는 현재 나름 즐거운 상태였다.

‘출연료 또 들어왔으! 곧, 광고도 들어갈 것 같고. 작품 들어가는 것도 많으니까 더 벌겠지? 서울 입성도 코앞이고.’

지극히 현실적인 이유에서였다. 마음 같아서는 신명나게 어깨춤을 추고 싶었지만, 장수환과 한예정이 승합차에 있어 그럴 수도 없었다. 냉정하며 차분해야 했다.

‘하- 좀 졸려. 오늘 스케줄이 뭐랬더라. 화보 촬영에 미팅 몇 개. 가기 전에 아공간서 좀 쉴까?’

승합차엔 최성건이 보이지 않았다. 현재 회사에 있으니까. 장수환의 말론 홍혜연 일과 회사 일로 바쁜 모양이었다. 뭐, 어차피 지금 우진도 소속사로 향하고 있으니 금방 만나겠지.

그렇게 한 시간 뒤.

bw엔터에 도착한 강우진. 장수환은 화장실로 한예정은 홍보팀으로 직행했다. 우진은 바쁜 직원들에게 덤덤히 인사했다. 낮고 쿨한 톤.

‘응, 이 정도면 충분.’

강우진은 스스로를 칭찬하며 대표실로 향했다.

-스윽.

바로 열리는 문. 곧, 우진에게 대표실 안의 상황이 보였다. 먼저 보인 것은 꽁지머리 최성건이었다. 대표실 중앙 책상의 상석에 앉은 그. 그런 최성건이 우진을 보자마자 미소를 보였다.

“어어, 우진아 왔냐?”

“안녕하십니까.”

그다음으로 보인 것은 최성건의 옆에 앉은 홍혜연이었다. 아직 샵을 가기 전인지 흰색 모자를 썼다.

“다행히 얼굴은 보네요, 금방 갈 거였는데.”

모자를 쓰나 안 쓰나 강우진의 눈에는 아름답기 그지없었다.

‘오늘도 역시 홍혜연님 미모는 폭발하시고- 하루 시작이 좋은데?’

그러나 속마음을 그대로 내보일 순 없다. 강우진은 적당히 시니컬한 톤으로 답했다.

“안녕하세요.”

문제는.

‘응?’

홍혜연의 반대편 자리에 처음 보는 곰이 앉아 있다는 것. 아니, 곰이 아니라 사람이었다. 우람한 덩치의 사내. 덕분에 우진은 속으로 갸웃했고.

‘덩치 개크네. 어째 실루엣이 김대영 그 새끼랑 똑같······엥?’

사내와 시선 맞춘 강우진이 약간 눈을 크게 떴다. 하마터면 토를 할뻔했다.

“!!!”

왜?

“우진아.”

김대영과 실루엣이 닮은 게 아니라 진짜 김대영이 앉아 있었으니까. 이유는 모르겠다. 니가 거기 왜 앉아 있는데? 그러거나 말거나 미소를 짓고 있는 김대영. 강우진은 저도 모르게 그의 뺨을 후릴 뻔했다. 그 정도로 화들짝 놀랐으니까.

‘미, 미친 새끼가!! 왜왜왜 여기 있지??!’

이 순간, 우진의 사고가 멈췄다. 그저 단단한 얼굴로 김대영을 바라볼 뿐. 이때 김대영의 건너편에 앉은 홍혜연이 김대영을 가리키며 끼었다.

“이 분 그때 그 친구 맞죠? ‘슈퍼액터’ 오디션 때 우진씨랑 같이 오신. 얼굴 기억나.”

아니요. 기억하지 마세요, 제발. 우진은 속으로 필사적으로 빌었지만, 웃음 띤 홍혜연은 김대영에게 살갑게 대했다.

“그 오디션 날에 뭐더라? 우진씨 디자인한다고 알려주고 그랬잖아요. 맞죠?”

“예예, 그랬습니다. 저 연기도 한 15초 정도 했었는데 기억나시는지요.”

“응, 안 나요.”

“아하. 그렇습니까? 하하하, 감사합니다.”

뭐가 감사한 거냐고. 아니, 쳐 웃지 마. 거기서 감사한 게 말이 되냐? 강우진은 김대영이 뒤통수가 미친 듯이 마려웠다. 시원하게 후리고 싶었다. 그러나 불가능했다.

‘아 미친. 그냥 튀어야 되나? 나중에 대충 얼버무리면 되지 않나?’

알맹이가 소시민인 강우진의 민낯을 속속들이 아는 김대영이었다. 그의 앞에선 컨셉질도 소용없다. 그렇다고 지금 설명할 시간도 없다. 우진은 당황했다. 그러나 버릇적으로 컨셉이 표정을 관리한다.

뭐가 됐든 어처구니없는 타이밍의 위기였다.

컨셉질과 여러 착각이 밝혀지면 김대영은 그렇다 치지만, 최성건과 홍혜연 쪽은 곤란했다. 이때였다.

“응? 우진아? 친구랑 대화를 좀 해야지?”

최성건이 가만히 선 강우진에게 말을 걸었다. 우진은 가까스로 멈춘 사고를 움직였다. 최성건이 이미 들었나? 나의 모든 것이 컨셉질이며 멋대로 착각을 해온 거라는 거? 아니면 아직 전? 모르겠다. 일단, 우진은 김대영에게 목소리를 깔며 간단한 인사를 던졌다.

“오랜만이네.”

오랜만인 건 맞긴 했다. 그때의 공원 질주 이후 처음이니까. 다만, 김대영은 강우진의 목소리 톤과 표정 그리고 분위기에 집중했다.

‘뭐여, 이 새끼. 왜 뜬금없이 무게를 잡고 난리냐.’

평소의 강우진과는 전혀 다른 냄새를 풍겼으니까. 덕분에 김대영이 미간을 살짝 좁힌다.

“어- 그렇긴 한데.”

“여긴 왜 왔어?”

“아니 것보다 너.”

“네가 여기 왜 있는지부터 말해.”

“······”

역시나 톤이 무지막지하게 근엄하다. 여기서 김대영은 확신했다. 강우진 이 새끼 뭔가 이상하다. 눈빛도 쎄하고 표정도 냉랭하기 그지없다.

왜지?

전혀 강우진스럽지가 않았다.

그러다.

‘설마······너.’

속으로 뭐가 알아챈 김대영이 강우진을 보다가 시선을 돌린다. 반대편에 여신 홍혜연과 오른쪽의 최성건까지. 두 명을 한 번 훑다가 다시금 우진에게 시선은 복귀. 몇 초간의 아이컨택.

이다음 김대영이 돌연 심각해지며.

“우진아.”

스르륵 자리서 일어났다. 그리곤 서 있는 강우진에게 한 걸음 다가선다. 우진은 슬쩍 고개를 뒤로 뺐다. 오지마, 오지말라고 우람한 새끼야. 하지만 김대영은 멈추지 않았고 그가 우진의 어깨에 한 손을 올렸다.

이어 뱉어지는 김대영의 약간 어색한 대사.

“너 많이 쾌활해졌네.”

홍혜연과 최성건이 동시에 비슷하게 말했다.

“저, 저게 쾌활해진 거라고?”

“쾌활? 더 나아진···거라구요? 저게?”

반면, 강우진은.

“······?”

바로 앞 김대영을 빤히 보면서도 머릿속엔 물음표가 가득했다. 그때.

-슥.

강우진과 눈을 맞춘 김대영이 남몰래 오른쪽 눈을 찡긋찡긋했다. 나 잘했지? 따위의 느낌. 여기서 강우진이 두 눈을 질끈 감으며 탄식했다.

‘하지마 미친놈아, 일을 더 키우지 말라고!’

< 멀티 (5)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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