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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뜸 착각당했다 괴물 천재배우로-80화 (80/201)

< 강화 (1) >

“가창력 강화?”

방금 로봇 같은 여자의 음성을 들은 강우진이 비죽 웃었다.

“강화가 된다고?”

기대 이상의 결과가 나왔으니까. 솔직히 우진은 이 상황을 어느정도 예측하긴 했었다. 이렇게 대놓고 일이 커질 줄은 몰랐지만.

힌트는 담배였다.

태어나 단 한 번도 담배를 입에 대본 적 없던 우진이었다. 그런데 아공간을 얻고 초반 ‘흥신소’의 ‘김류진’ 때 처음 담배를 경험했다. 재밌는 건 전혀 거리낌이 없었다는 것. 안 해본 이가 담배를 하게 되면 100% 몸에서 거부반응이 일어난다.

하지만 강우진은 그 흔한 기침조차 나오지 않았다.

즉, 아공간의 능력이란 소리.

배역이 가진 특성을 우진의 몸에 이식시키는 것. 그렇기에 이번 ‘이상만’을 연기할 때도 우진은 담배가 전혀 낯설지 않았다. 중독? 전혀 걱정할 게 없었다. ‘이상만’을 꺼낼 땐 담배가 고프지만, 연기를 마치고 ‘이상만’을 집어넣으면 담배 생각은 전혀 안 났으니까.

여기서 강우진이 번뜩한 것이었다. 노래 역시 담배처럼 배워지는 게 아닐까?

그렇다고 우진이 뭔가 큰 걸 바라는 건 아니었다. 그저 극 중 상황에 맞는 정도만 씌는 정도겠지. 한 구절 또는 노래 한 곡 정도. 언어 쪽과는 결이 좀 달랐다. 언어는 누구나 공부할 수 있지만, 노래 쪽은 어느 정도 재능과 신체적으로 타고나는 것이 필요하니까.

그런데.

[“‘가창력’ 강화 준비 중······”]

무려 아공간이 ‘가창력’마저 강화시켜 준단다. 진짜 언어처럼 이리 대놓고 노래 실력을 탑재시켜준다고?

“개쩌네 아공간? 와- 어, 그냥 쩔어.”

대체 이 괴랄한 아공간 능력의 끝은 어디인가? 하지만 그딴 건 지금 별 의미 없긴 했다. 강우진으로서는 그저 즐기면 됐다.

그러다 문득.

“아, 근데 내 노래 실력 강화 필요한 거였냐?”

강우진이 멋쩍게 웃었다. 나름 노래에 자신 있는 그였지만, 아공간이 판단하기엔 하찮기 그지없었나 보다. 만약, ‘남사친’의 ‘한인호’만큼의 실력이 우진에게 있었다면 강화고 나발이고 나오지도 않았겠지.

“그냥 촬영 들어갔으면 웃음거리 됐겠네, 으- 생각만 해도 쪽팔려.”

이때.

[“······준비 완료. ‘가창력’ 강화를 시작합니다.”]

아공간에 퍼지는 여자 목소리를 끝으로 자주 봤던 거대한 회색이 강우진을 삼켰다. 잠시간의 공백. 곧, 우진이 다시 눈을 떴을 땐 또 다른 공간에 서 있었다.

‘엥? 좀 다른데?’

언어를 리딩하던 곳과 차이가 있다. 일단, 몸이 둥둥 떠 있지 않다는 것. 전체가 회색이 아니라는 것. 강우진은 지금 아공간과 같은, 저 끝까지 캄캄한 공간에 떠 있지 않고 꼿꼿이 서 있었다.

순간.

“오.”

컴컴한 공간에 흰색 빛 한 줄이 팍 켜졌다. 강우진의 발치에서부터 저 끝까지의 한 줄이었다. 그 줄을 타고 뭔가가 온다. 음표였다. 은색으로 빛나는 음표. 그 음표는흰색 줄을 따라 스무스하게 오다가 뜬금 속력을 높인다.

그리곤 강우진의 몸을 등반한다.

음표가 멈춘 곳은 강우진의 목 부근이었다. 눈 녹듯이 우진에 목에 스며드는 음표. 동시에 강우진은 뭔가 찌릿한 감각을 느꼈다. 그것이 온몸으로 퍼진다.

“읏.”

찌릿한 감각이 점점 강렬해진다. 하지만 다가오는 음표는 하나가 아니었다.

“또 온다.”

두 번째, 세 번째. 흰색 줄을 타고 수많은 음표가 줄지어 다가오고 있었다.

그렇게 얼마나 지난 걸까?

어느새 강우진은 호텔 룸에 돌아와 있었다. 마지막으로 로봇 같은 여자 목소리가 들리긴 했지만, 우진은 딱히 기억나지 않았다. 직전에 경험한 것들이 퍽 자극적이었으니까.

“······”

작은 탁자 쪽에 서 있었던 우진은 살짝 멍때렸다. 그러다 손을 올려 목 부근을 문지른다. 따끔거림이 유지됐으니까. 곧, 그가 목소리를 냈다.

“아아아-”

어라? 뭔가 변했다. 울림이 다르다고 해야 되나?

“목소리는 같은데······”

말로 표현하긴 힘들다. 우진은 곧장 화장실로 직행했고 샤워기 레버를 올렸다.

-쏴아.

금세 물줄기 소음이 가득해지는 화장실. 강우진은 잠시 큼큼거리다가 입을 열었다. 정확하게는 기억나는 노래 아무거나 뱉어 본 것.

-♬♪

딱 한 소절. 노래방에 가면 늘 부르는 18번 발라드의 한 줄을 부르자마자 우진은.

“돌았네.”

강화된 ‘가창력’을 절절히 느낄 수 있었다.

이후.

오후 7시쯤에 강우진은 다시금 ‘마약상’ 촬영에 돌입했다. 호텔 방에서 세상 요지경같은 일이 있었으나, 세상 사람들은 모르고 있었고 강우진도 딱히 겉으로 티 내지 않았다.

그저 속으로 실실댈 뿐.

‘흐흐, 어째 발성도 더 쭉쭉 뻗는 것 같은데?’

실제 ‘이상만’을 연기하는 강우진의 발성이 업그레이드됐다. 가뜩이나 사실적인 딕션이었는데 거기에 힘이 더해졌다. 따라서 김도희 감독 등의 제작진들이 눈을 빛냈다.

“우진씨 강세나 딕션이 뭔가- 좀 더 시원시원해진 것 같은데? 아닌가?”

“원래도 좋긴 했는데······좀 더 귀에 착착 감기는 느낌이 들긴 해요.”

그러거나 말거나 강우진은 무아지경으로 연기를 해낸다. 기분 좋은 일도 있다 보니까 피로감이 생길 턱이 없었다. 지금 찍는 씬은 ‘이상만’과 일본 야쿠자들의 만남. 시나리오상 ‘정성훈’이 마약왕 최준호를 죽인 다음의 상황.

“원료는 중국에서, 제조는 한국에서, 마트는 일본.”

‘이상만’의 일본어는 유창했다. 일본 야쿠자역을 연기한 배우들은 단역이었는데, 실제 일본인들을 섭외했다. 그러나 ‘이상만’의 일본어는 전혀 이질감이 없다. 그저 일본인들끼리의 대화 같았다.

“하하, 판매는 걱정하지 말라고. 근데 제조는 문제없는 거겠지?”

“형제, 나를 못 믿나? 최상급으로 끊김 없이 넘길 테니까, 마트 운영이나 똑바로 하라고.”

물론, 강우진은 ‘이상만’의 일본어만을 잘 표현하는 건 아니었다. 그의 점진적인 중독도 절절히 구현해냈다. 시간이 갈수록 처지는 기세, 점점 짙어지는 눈 밑 다크서클, 앙상해지는 피부, 말라비틀어지는 음성 등등.

마약 중독에 따른 죽음을 우진이 아주 현실적으로 보인다.

분장의 힘이 있겠지만, 강우진의 시간이 갈수록 흐려지는 눈빛 연기는 일품이었다. 몰린 배우들의 극찬이 그 증거였다.

“억양에 힘이 점점 빠지죠? 시선 처리도 유약해지고. 확실히 아침 촬영 때와는 달라. 당연한 흐름이긴 한데 디테일이 남다르다고 할지-”

“저거저거 대사 칠 때마다 자기 팔뚝 내려보는 거 보세요. 완전 마약 중독자 자체네. 솔직히 저 정도 행동까지 챙기는 걸 신인이 하는 건 처음 봅니다.”

“확실히 신인 맛이 없긴 하네요, 강우진씨. 친해지기도 어려운 타입이고. 좀 냉랭해서 말 걸기가 좀.”

“음······연기를 독학으로 배웠다고 들었어.”

“예?? 선생님 그게 무슨.”

“나도 정확히는 몰라. 한량 쪽 박선생님한테 들은 거라. 좌우지간 독학이라 배우들이랑 부대끼는 연습이 부족했을 거라 하더군.”

한참 배우들 사이로 물음표가 짙어질 무렵, 촬영존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서 대기하던 꽁지머리 최성건.

-우우웅, 우우우웅.

그의 핸드폰이 긴 진동을 뱉었다. 덕분에 그가 몇 걸음 움직여 전화를 받았다.

“예, 최성건입니다-”

핸드폰 너머 상대는 남자였다.

“안녕하세요, 최대표님. 저는 타노구치 쿄타로 감독님의 에이전시 쪽 직원입니다.”

“······아아! 네네!”

답한 최성건이 있던 곳에서 몇 걸음 더 떨어진다.

“보내주신 시나리오는 잘 받았습니다.”

“다행이네요, 연락 드린 건 다름이 아니라 현재 쿄타로 감독님이 한국에 계십니다.”

바로 눈이 커지는 최성건.

“예? 지금요? 한국에?”

“예. 물론, 바로 강우진씨를 만날 건 아닙니다. 감독님 일정이 따로 있으셔서요.”

“아, 예.”

“다만, 같이 온 손님과 감독님이 강우진씨의 연기를 직접 보시길 요청하십니다. 혹 지금 강우진씨가 촬영 중인 스케줄이 있습니까?”

되물음에 최성건이 시선을 촬영존에 맞췄다. 강우진이 한창 열연 중이었다. 여기서 최성건의 잔머리가 발동했다.

‘쿄타로 감독이 다시 한국에 온다는 건 알고 있었어. 그런데 좀 빠르지 않나?’

뭔가 있다. 뭣보다 최성건이 집중한 단어는 ‘손님’이었다. 무려 일본에서 알아주는 거장 쿄타로 감독이었다. 그가 데려온 손님이라면 분명 범상치 않은 인물일 게 빤했다. 그렇다면 숨기는 것보단 시원하게 보여주는 게 이득.

간단히 결론 내린 최성건이 앞으로의 스케줄을 머리로 정리하다가 다시 입을 열었다.

“안 그래도 지금 우진씨가 영화 촬영 중이긴 합니다.”

“오, 그렇습니까?”

“예. 까메오긴 하지만 분량이 꽤 있는 편이라 연기 보시는 데에는 큰 문제는 없겠죠. 하지만 시간을 맞추셔야 될 겁니다.”

“일정을 알려주시겠습니까?”

“당장 오늘 촬영이 끝나면 저희는 빠졌다가 약 이틀 뒤에 다시 합류합니다.”

그쯤 강우진의 촬영분은 끝날 예정이었다. ‘이상만’의 마지막 포악함과 비루한 죽음. 상반된 두 씬을 연달아 찍는 스케줄. 어찌보면 매우 기깔나는 컷들이었다.

“그럼 이틀 후에 찾아뵈면 된다는?”

“네.”

핸드폰 너머로 종이 넘어가는 소리가 들린 뒤 남자가 다시 말했다.

“알겠습니다, 이틀 뒤에 맞춰서 움직여 보겠습니다. 대신 감독님이나 손님이나 조용히 강우진씨 연기만 보고 갈 거라.”

“예. 우진씨에겐 비밀로 하겠습니다. 연기하는데 방해될 우려도 있고요. 하지만 여기 현장 감독님께는 동의를 구해야 됩니다.”

“물론입니다. 현장 감독님께서 반대하시면 어쩔 수 없죠.”

대화는 슬슬 마무리를 치달았다.

“그럼 제가 여기 현장 감독님께 먼저 동의를 구하고 다시 연락드리겠습니다.”

“부탁드립니다. 아, 그리고 혹시 강우진씨가 쿄타로 감독님 시나리오를 읽고 계실까요?”

“그쪽은 우진씨가 알아서 잘해서 관여하진 않습니다만, 아마 제대로 읽고 있을 겁니다.”

평소 강우진의 노빠꾸 성향을 상기한 최성건이 비죽 웃었다.

“이미 결정을 내렸을지도 모르죠.”

다음 날 10일 아침, 종편 방송국 HTBS.

시간은 9시를 조금 넘겼다. 이 시각 강우진과 최성건은 방송국 HTBS의 예능국 복도를 걷고 있었다. 차림은 간편했다. 흰색 반팔에 청바지. 6월에 돌입하면서 날씨가 무척 더워졌기 때문.

어쨌든.

“그럼, 갔다 와.”

한 미팅룸 앞에서 최성건이 강우진의 어깨를 두드렸다. 아마 이 미팅룸엔 강우진 혼자만 들어갈 예정인 듯. 덕분에 우진의 표정은 컨셉질로 매우 단단했지만.

“예, 대표님.”

속으로는 약간 불안했다.

‘씨, 방송국은 와봤어도 예능국은 처음이라고. 뭣 때매 왔는지도 모르겠구만.’

퍽 성장한 강우진이었지만 여전히 낯선 것이 많았다. 그래도 쎈척 역시 강해졌다. 그런 우진이 미팅룸에 노크한 뒤 문을 열었다. 제일 먼저 보인 것은 안경을 쓴, 예능계 초거물 윤병선 PD였다.

“오오- 우진씨, 왔어요?”

벌떡 일어나 강우진을 반기는 그. 더불어 여자 작가들도 몇몇 포함이었다. 우진은 근엄함을 유지하며 윤병선 PD가 내미는 손을 잡았고.

“안녕하세요, PD님.”

주변 작가들에게도 간단히 인사를 나눴다. 그다음 미팅룸의 풍경이 눈에 들어왔다. 꽤 넓은 책상 그 위에 올려진 여러 소형 카메라들. 미팅룸 곳곳에도 카메라들이 달려있다. 곧, 강우진이 윤병선 PD를 지긋이 쳐다보자 그가 걱정말라는 듯 웃었다.

“하하하, 부담 안 가져도 돼요. 우진씨가 확정되면 그림으로 쓰겠지만, 아니라면 절대 안 쓸 겁니다. 이런 준비 단계를 좋아하는 시청자도 많아서요.”

확정? 뭔 확정? 속으로 갸웃한 강우진이 일단 자리에 앉았고, 반대편에 자리한 윤병선 PD가 웃음기 있는 얼굴로 말을 이었다.

“요즘 바쁘죠? 기사 봤습니다. 광고 축하해요. 뭐, 기세가 그냥 난리던데요?”

“예. 감사합니다.”

“하루마다 몸값이 올라요, 우진씨가. 자- 그런 우진씨에게 보여드릴 게 있는데.”

윤병선 PD가 작가에게 받은 얇은 종이뭉치를 우진에게 내밀었다.

“새로 준비 중인 예능의 기획이에요. 뭐, 아직 가안이긴 하다만 제작은 확정입니다.”

“······”

“시기는 올해 하반기로 보고 있고, 규모는 아마 제가 한 예능 중에 상위에 속할 겁니다. 일단 대충이라도 한 번 기획안 읽어 볼래요?”

“아- 예.”

답한 강우진이 묵묵하게 시선을 내렸다. 그리곤 속으로 외쳤고.

‘예능?! 뭐지. 혹시 지금 윤병선 PD가 나를 캐스팅하려는 거??’

이를 알 리 없던 윤병선 PD가 설명을 계속했다.

“보면 알겠지만, 주 무대는 해외가 될 거예요. 유럽 등의 영어권 국가 한 곳, 일본, 마지막은 한국이 될지 또 다른 나라가 될진 고민 중이긴 해요.”

과연, 초대형 예능이 맞았다.

“총 3편의 시리즈를 구상 중이죠. 당연히 한 방에 몰아서 갈 건 아니고, 분기별로 나눠서 갈 예정입니다. 1편을 겨울에 찍으면 좀 쉬었다가 2편을 찍고 그런 식.”

점점 심장 박동이 빨라지는 우진이었지만 애써 침착하게 답했다.

“그렇군요.”

“식당을 열겁니다. 한국 음식을 외국인들에게 팔게 되겠죠. 웃음과 의미를 동시에 잡는다는 게 목표라 보시면 돼요. 문화, 외국인들의 반응, 한국의 홍보 등도 포함되고. 따라서 출연 연기자들이 외국어가 되면 좋겠어요. 최소 한 둘은.”

여유롭게 브리핑하던 윤병선 PD가 쓴 안경을 벗으며 강우진 쪽으로 몸을 밀었다.

“그리고 전 그 한둘 중에 한 분이 강우진 씨였으면 좋겠어요.”

“······”

“어때요? 정식으로 제의하는 겁니다.”

미쳤다. 진짜 미쳤어. 강우진은 필사적으로 무표정을 일관했다. 그러나 속으론 세상 방방 뛰고 있었다.

‘날? 저 윤병선 PD가 날 캐스팅한다고?!’

강우진은 윤병선 PD의 나름 팬이었다. 아니, 명확하게는 그의 예능이 좋았다. 근데 TV나 너튜브에서 즐겨보던 그의 예능에 캐스팅? 이건 ‘운동회’와는 판이 전혀 달랐다. 무려 윤병선 PD의 정식 예능에 캐스팅되는 것.

덕분에 우진의 머리가 뒤죽박죽 엉켰다.

하지만 티를 낼 순 없다. 일단 시니컬하게 시간을 끌자.

“음-”

작게 침을을 뱉은 강우진. 이게 윤병선 PD에겐 고민으로 들렸나 보다.

‘하긴, 지금으로선 아쉬울 게 없겠지.’

윤병선 PD가 재빨리 말을 걸었다.

“재밌을 겁니다. 간만에 외국 공기도 마실 수 있고요.”

간만? 난생처음인데 뭔 간만? 아- 이거 착각의 냄새가 풍기는데. 그러거나 말거나.

“근데 전 우진씨의 언어 능력만 보고 캐스팅을 제의한 건 아닙니다. 우진씨의 캐릭터가 신박해요. ‘운동회’ 반응 봤죠? 대중들에게 우진씨의 캐릭터는 충분히 먹히고 있어요.”

“예, 그건 저도 봤습니다.”

“사람들이 우진씨를 좋아해요. 아- 솔직히 우진씨 자리에 다른 사람들도 생각했습니다. 미팅도 했죠. 하지만 역시 우진씨가 가장 땡겨요. 욕심이 납니다. 꼭 같이하고 싶네요.”

작가들 포함 윤병선 PD까지 무심한 얼굴의 강우진을 뚫어져라 본다. 다만, 바로 입을 열지 않은 강우진. 속을 알 수 없는 얼굴. 그런 그가 다시 입을 연 건은 몇십 초가 지난 후였다.

“혹시, 조건이 있다면 들어주십니까?”

< 강화 (1)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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