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유세
결국 그날의 회기는 야권의 무조건적인 반대와 여당의 협치 거부로 완전히 파탄이 났다.
당연히 나는 다가올 9월 선거에서 국민의 재신임을 묻겠다고 선언한 다음 수상에서 사임했고.
어차피 슬기슬기 사람종이라면 제아무리 공공의 이익을 위해서라지만 제 철밥통을 내놓으라고 하면 중지부터 들고 보는 게 당연한 이치니 그리 놀랄만한 일도 아니었다.
물론 우리 급진당은 회기가 파탄 난 그날 오후부터 곧장 「아시냐 폐지와 시장경제 정상화를 위한 구국의 결의안이 야권의 탐욕과 아집 탓에 파탄이 났다」라고 길거리 선전·선동에 착수.
마찬가지로 야권 또한 「로베스피에르가 기어이 왕이 되고자 한다」, 「우리의 신성한 사유재산을 강탈하고 전면적인 개입으로 시장경제를 망가트리려 한다」는 등의 길거리 선전·선동을 늘어놓으면서 맞불 작전에 나섰다.
"이 개자식들아! 그놈의 아시냐에 뭔 꿀 발라놨냐?! 그 저주받을 똥 휴지 좀 없애자니까 왜 말을 안들어쳐먹는건데!"
"루이 오귀스트도 아니고, 루이 샤를도 아닌! 로베스피에르 따위를 섬길 순 없다!"
"거 돈도 많으시던데 좀 상부상조합시다! 예?! 이러다 우리 다 죽어"
"그래, 다 죽자! 자유가 아니면 죽음을! 신성한 사유재산엔 손 하나 까딱 못 댄다, 이 폭도들아!"
타타탕!
그 결과가 이것.
그렇지 않아도 적기를 휘두르는 폭도와 자경단이 정면충돌하고 있던 파리 시가지는 아시냐 폐지론자 vs 존속론자 간의 내전 양상이 빚어지기 시작했다.
뭐, 실제로는 아시냐 보단 우리 급진당에 조금이라도 더 호의적이냐, 저 야권에 호의적이냐가 주된 쟁점이었겠지만.
아무튼 대외적인 쟁점은 아시냐와 중앙은행이었고, 나아가 부르주아지의 탐욕이 이번 사태의 원흉이냐 장인들의 이기심과 경제사범들이 이번 사태의 원흉이냐는 책임론이었다.
"아니 진짜 아시냐만 좀 없애자고!"
"로베스피에르가 그까짓 왕 좀 되면 뭐가 어때서? 아무튼 걘 뭔가 해결책은 내놨잖아!"
"거 사유재산이고 나발이고 일단 경제나 정상화하라니까!"
"아아, 혁명 마렵다!!!"
그럼 파리의 중도파, 다시 말해 그동안 침묵하고 있던 다수가 우리 둘 중에서 어느 쪽의 손을 들어줬을까야 두말할 필요도 없었다.
애초에 이념이나 정치색 이전에 혁명 그 자체에 별 열의가 없었던 사람들에게 당장 눈에 보이는 건 아시냐로 인한 경제 혼란이었지, 사유재산의 신성성이나 누가 왕이 되느냐는 별 쟁점이 아니었으니까.
결국 선거까지 남은 시일이 1달 안쪽으로 들어오면서 점차 이 내전은 급격히 우리 급진당에 유리하게 흘러가기 시작했다.
부르주아지들에게 별 유감이 없었던 이들조차 아시냐를 폐지에 반대하는-혹은 반대하는 듯 보이는 야권을 적대하고 나선 것이다.
"시민 동지들이여, 진정하시오!"
"지금 한번 선례를 만들어두면 두 번이라고 불가능하겠습니까? 어쩌면 저 독재자가 경제회복을 위해서라는 핑계로 우리 파리 시민 모두의 재산을 압류하려 할지도 모릅니다!"
"그, 그래! 차라리 리브르로 돌아갑시다! 저희가 다음 선거에서 승리한다면 아시냐를 폐지하고 구권으로 원상 복귀시키겠습니다!"
"공권력이 시장에 개입하려고 드는 순간 더욱 커다란 혼란이 빚어질 뿐입니다! 우리 모두 절대왕정 시절을 톡톡히 기억하잖습니까!"
그제야 궁지에 몰린 야권에서도 이런저런 대책이나 양보안을 내놓으면서 여론을 달래려 했지만-이미 늦은 뒤였다.
하다못해 처음부터 뭔가 강경한 대책을 내놓았으면 모르겠는데, 자유시장경제와 보이지 않는 손이 어련히 해결해줄 거라는 말만 반복하던 양반들이 선거철이 다가오니까 말이 바뀐다?
아무리 이 시대 시민들의 평균적인 교육 수준이 바닥을 친다지만 그건 지식이 부족하다는 거지 지혜가 모자란다는 소리가 절대로 아니다.
오히려 우리 급진당에서는 이를 두고 「저 반동들이 마침내 우리를 두려워하고 있다」라며 선전했고, 그럼 당원들은 더욱 사기충천하여 열광적으로 시가전을 독려하고 나섰다.
"절대왕정 시절로 돌아가자고?"
"엥? 그럼 좋은 거 아닌가?"
"···으, 응?"
무엇보다도 우리 급진당의 정책을 반대하면서 야권이 절대왕정을 들먹인 게 치명타였다.
저 부르주아지들이야 절대군주가 제멋대로 사유재산을 차압하고 착취하던 걸 말하려고 했던 거겠지만, 파리 시민의 절대다수를 차지하던 중도파에겐 혁명 이후 작금의 경제야말로 최악이고 혁명 직전 정도면 차악 쯔음은 되었다.
하물며 시장에 대한 전면적이고 강압적인 개입을 절대왕정에 빗댄 거였으니 이들 중도파는 누구나 무력하고 무능했던 루이 16세가 아닌 유능하고 막강했던 루이 14세 시절을 연상해버렸다.
그럼 평범한 서민들에겐 차악도 아니고 차선, 최선이지.
이제 파리의 중도 세력은 누구나 루이14세식 초강경책을 내세운 급진당을 향해 열렬한 지지와 호응을 보내주기 시작했다.
"그래, 아주 박살을 내버려!!!"
"그치만 태양왕께서도 탐관오리들 다 조지고 유대인 금융가들 막 재산압류하고 이웃나라들 삥뜯어서 재정난 해결하셨는데 우리도 그러는 게 맞지? 않을까!"
"옳소! 국난시에는 선현의 가르침들을 우선해야지, 대체 그놈의 자유시장경제를 해적들이랑 저지대 놈들 말고 누가 좋아한다는 거야!"
"절대권력의 완전한 남용! 그것만이 프랑스의 구원!"
애당초 이 프랑스 왕국은 절대권력에 의한 초법적인 임시 조치의 역사적인 성공사례가 실패사례를 아득하니 뛰어넘는다는 나라다.
그러니까 절대권력에 의한 시장개입을 혐오하고 경계하는 건 그들 부르주아지나 일부 지식인들 뿐이었다는 말이다.
지방의 농민들처럼 왕실은 이번 혁명에 아무 책임도 없다고 믿지는 않더라도, 루이 16세의 무능으로 인한 군약신강이 나라를 망쳤다고 믿는 파리 시민들이야 흔하디흔했다.
파리 시민들은 그동안 늘 그래왔듯이 이번에도 절대권력이 이 모든 문제를 해결해주기를 바랐다.
그 절대권력을 휘두르는 주체가 소년왕이냐, 급진당이냐, 이 로베스피에르냐만 조금씩 달라졌을 뿐.
선거주간이 다가올수록 민의는 초법적인 절대권력에 의한 초강경책을 요구했고, 이를 헌정질서 파괴라고 힐난하는 야권과 그 지지 세력의 목소리는 갈수록 작아져만 갔다.
***
생 니꼴라 교회.
"일찍이 막시밀리앙 동지께서 예견하신 대로."
나폴레옹이 잠시 숨을 골랐다.
좌중의 이목을 사로잡고 나와의 친분을 과시하기 위한 다분히 의도적인 제스쳐였다.
"야권에 의한 쿠데타 모의 시도를 사전 발각하는 데 성공하였습니다."
"역시나."
놀랍지도 않다.
설명을 듣는 즉시 저절로 고개가 끄덕여진 나는 물론이고, 자크 루 동지나 당통을 포함하여 오늘 이 자리에 모인 급진당 간부진 누구나 저마다의 방법으로 그럴 줄 알았다는 심경을 표현했다.
그야 당장 9월 선거까지 일주일 남짓한 시기에 파리 민심이 온통 급진당 지지로 돌아서 버렸으니 오죽 다급해졌을까.
하다못해 중앙은행 논의만 빠졌어도 저쪽도 여기까지 궁지에 몰리지는 않았겠지만, 지금쯤 저쪽은 우리가 선거에서 이기는 즉시 자유시장경제를 파괴하려 들 거라는 공포에 빠져있을 거다.
꼭 그게 아니라도 최소한 루이 14세처럼 금융권을 쥐락펴락할 거라고 믿고 있겠지.
뭐, 실제로도 아주 틀린 말은 아니긴 한데.
내가 뭐 재산을 싹 다 압류하겠다고 한 것도 아니고 아무튼 수익은 나눠주겠다고 했는데도 이 야단법석이라는 건 도저히 이해가 안 간다.
아니 당장은 부실채권이라도 존버하면 암튼 수익은 날거라니까?
[그래서 그때까지 정확히 얼마나 더 기다려야 하지?]
한 넉넉하게 100년 정도?
전략 나폴레옹 투하로 전 유럽을 삥뜯어온다면 5년 안에도 가능하고.
까놓고 전략 나폴레옹 명령에 따라 재깍재깍 움직여줄 정예군단 1개만 붙여줄 수 있다면 1년은커녕 반년 안에 너끈히 흑자재정까지 가능하다.
따흐흑, 나폴레옹. 역시 당신은 인민의 최종병기···.
"그래서 그 친구들은 지금 어디에 있나?"
에베르가 엄지손가락으로 지면을 가리켰다.
저게 대체 질문이야 주문이야.
"죽이진 않았고. 우선 장교급은 전부 관사에 몰아서 감금시켜 뒀습니다. 그 이하야 뭐, 다들 그런 계획이 있었는지도 몰랐다고 했으니 일단 명부만 적어뒀고요."
"그래, 퍽이나 모르셨겠군."
노골적인 비아냥.
하지만 나도 이번만큼은 에베르에게 동감이다.
병사급부터는 이제 진짜로 무고했겠지만, 과연 이번 쿠데타 모의에 연루된 사관들까지 무고할까?
아마 아닐걸.
정말로 혁명적인 신념에 따라서 독재자의 등장을 막으려고 했건, 아니면 후원자나 집안의 사주였건 간에 사관급부터는 명백한 동조자라고 봐야 할 거다.
안 그래도 인적자원이 모자란 마당에 얘네들까지 죄를 추궁하기 시작했다가는 군 그 자체가 해체될 판이라 적당히 눈감아주는 거지.
"어떻게 할까요?"
나폴레옹이 원탁에 앉은 나를 바라봤다.
순간 원탁의 면면이 오롯이 이쪽을 향해서 모였다.
다들 평등한 간부니 뭐니 해봐야 지금 이 자리를 이끌어가는 건 나라는 걸 다들 인지하기 시작한 거다.
그래, 이제야 좀 정치동아리 티가 하나둘 벗겨져 가는군.
"길거리로 끌고 나가게."
어차피 이번 쿠데타 모의를 폭로해봐야 야권에서는 중상모략 내지는 저 청년 장교들의 객기라고 둘러댈 거다.
물론 파리 시민들도 바보는 아니니 나름대로 타격은 줄 수 있겠지만 이미 압승이 예정된 판에 줄 하나 더 긋는다고 무슨 소용일까.
그럴 바에야 차라리 본보기를 보이는 게 낫다.
아직도 헛된 희망을 버리지 못한 놈들에게 이미 파리 치안대는 우리 손안에 들어왔다는 걸 과시하는 효과도 있을 테고.
"단, 죽이지는 말게. 군사 재판장에서 제 혐의를 무엇 하나 남김없이 증언하도록 만들어야 할 테니까. 옴짝달싹 못 하게 꽁꽁 묶은 다음 태어난 죄마저 뉘우칠 때까지 시민 법정에 처벌을 위임하도록."
"···명심하겠습니다, 위원장 동지."
척.
절도 있는 군례, 긴 한데.
저 녀석 지금 아무리 봐도 아쉬워한 거 같은데.
[아마 이번에도 자네가 무르게 조치할 거라 기대한 거 아니겠는가?]
아아, 저놈들을 회유하라던가 뭐 그런 식으로 말이지?
그럼 차라리 내가 직접 자비를 베풀고 말지 나폴레옹 놈 사병집단 만들어줄 일 있나.
안 그래도 인간 마약 소리 듣는 꼬마 부사관이다.
필요하고, 든든한 것과 별개로 너무 키워주는 건 경계해야지.
저 나보 놈이 안 보이는 곳에서 또 누굴 홀릴 줄 알고.
[암, 암.]
"자, 그럼 우리도 슬슬 거리로 나가세."
드르륵.
게으름은 언제나 패장의 미덕이다.
기왕에 승부를 걸었으니 평소보다도 근면해져야지.
의자를 집어넣고 자리에서 일어나니 카미유가 걱정스럽다는 듯이 입을 열었다.
"그러니까, 저 폭동이 한창인 파리로 나서겠다는 말인가?"
"그래."
"···군경력도 없는 민간인이 나서봐야 별 도움은 안될 텐데."
아니거든요?
암튼 병장 전역했거든요?
참해주고 싶은 말이야 많긴 한데.
"누가 총 들고 나가서 싸우겠다고 했나?"
애초에 난 이 폭동에 올라타서 아예 의회를 뒤집어엎어 버릴 생각은 없다.
정 수틀리면 그것도 한 가지 방법이겠지만 당장 선거 혁명이 눈앞에 어른거리는데 뭣 하러.
그러니까 지금 우리가 해야 할 일은 그까짓 모험주의가 아니라.
"불태우러 가겠다고 했지."
"불태우다니, 뭘?"
그야 당연히.
"저 저주받을 아시냐지 달리 무엇이 있겠는가?"
어차피 최초 발행한 12억 리브르 어치를 빼면 어느 기관에서 발권한 건지, 누가 위조한 건지조차 구별이 안 되는 저주받은 쓰레기다.
하다못해 파리 시민들에게 따스함을 선물할 장작으로 써버려야지.
"그게 대체 무슨-."
"프랑스 전역의 교회에 협력을 요청하여 시장을 떠도는 아시냐들을 가능한 한 많이 모아주십시오."
옆에서 당통이 말리려고 한 거 같지만 지금은 투정이나 들어주고 있을 때가 아니다.
나는 지금껏 한쪽 팔을 괴고 앉아 마음에 안 든다는 티를 팍팍 내고 있던 자크 루 동지에게로 향했다.
사제와는 도저히 어울리지 않는, 개구쟁이 소년 같은 장난기가 그의 입가를 스친 건 그와 동시였다.
"프랑스 전역의 교회라. ···그들이 과연 우리 같은 역도들에게 협력해주겠는가?"
"당연히 협력해주고 말고요. 그 저주받을 화폐는 본디 교회 재산을 담보로 발권된 놈이니까요."
물론 그 교회 토지들은 이미 국유화되었고, 아시냐로 인해 발행한 채권을 갚아야 할 주체는 프랑스 정부다.
하지만 사람 마음이 어디 그렇게 단순하던가?
이를 언젠가는 되찾아야 할 재산이라고 굳게 믿고 있을 가톨릭교회로선 남의 토지로 아시냐 같은 희대의 똥 무더기를 찍어내고 있는 각 정부 부처와 부르주아지들에게 이래저래 쌓인 게 많을 수밖에 없다.
언젠가 저 토지들을 돌려받으면 아시냐로 인해 발생한 채무들까지 가톨릭교회에서 떠안게 될 테니 더더욱 울화가 치밀겠지.
하다못해 가톨릭교회에서 찍어낸 채권이면 억울 하지나마 않지, 그런 것도 아닌 채권을 불사르자고 하면 저쪽에서 사양할 이유가 없다.
신성한 불로서 저주받은 흉물을 불사른다고 좋아한다면 또 모를까.
"꼭 아시냐만 모아서 태울 필요는 없습니다. 이미 용도를 다한 폐지들이나 그냥 나뭇가지와 지푸라기들도 모아서 최대한 부풀린 다음 공개적인 장소에서 불살라버립시다. 지금 우리의 선거공약이 무엇인지, 우리에게 투표하면 가장 먼저 무엇부터 바뀔지 보여주려면 이보다 좋은 선거유세도 없을 겁니다."
"거 모처럼 괜찮은 소리를 하시는군."
에베르가 이죽거렸다.
"다들 모쪼록, 이번 일은 내게 영광을 양보해주게. 다른 건 몰라도 사람들 화나게 하고 증오하게 만드는 데에는 자신 있거든. 앞으로 선거 당일까지 한 주간 뭇 파리 시민들의 속을 완전히 뒤집어놓고 오겠네."
"하이고, 어련하실까."
마라가 질색하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좋아, 그럼 아시냐를 불사르고. 교회와 시민들은 좋아하고, 그걸로 끝인가?"
"설마."
기왕에 선거유세를 이쪽으로 잡았으면 끝장을 봐야지.
"마라, 자넨 우리 나폴레옹 동지와 함께 아시냐 공장들과 위조지폐를 생산하는 경제사범들의 사업장을 습격하게."
"···어, 위조지폐야 아무튼 공장은 정부 부처들이 가지고 있는 거 아니었나?"
"그러니까 마라, 자네에게 부탁하는 거 아닌가."
다들 엥간하면 사리거나 적당히 하는 시늉만 할 테니까.
"그냥 유치장 한 번 더 다녀온다고 생각하게. 사람은 가능한 한 죽이지 말고, 오직 아시냐를 찍어내는 조폐기만 끄집어내서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때려 부수고 불살라버리게. 혹시 재판에 회부된다면 내가 책임지고 기깔나게 변호해주지."
"이봐, 누굴 유치장에서 사는 사람인 줄 아는 건가?"
마라가 기가 막힌다는 듯이 이쪽을 흘겨봤다.
그러면서도 또 막상 안 하겠다는 말은 한마디도 하지 않는 게 저 친구답군.
[아무리 봐도 저 친구는 장기복역수가 천직이야.]
누가 아니래.
"···어차피 내가 하지 말라고 해도 안 할 친구들도 아니니 일단 이것 한 가지만 묻겠네."
당통이 골이 지끈거리는지 짱구를 부여잡으며 무겁게 입을 열었다.
"이번 선거유세의 최종적인 목표가 뭔가? 고작해야 아시냐만 끝장내고 끝은 아닐 테고. 자네의 독재관 취임? 아니면 반 부르주아지 혁명?"
"둘 다 아니네."
독재관이 될 생각도 없을뿐더러, 한번 저 친구들을 죽이기 시작하면 온 프랑스의 부르주아지가 죄다 도망치려 들 거다.
그럼 누구 재산을 담보로 써서 중앙은행을 만들겠어.
고로 지금 내 목표는.
"선거혁명일세."
개헌선이야 기본이고.
앞으로 한 2년 동안 우리가 뭘 해도 다 통과될 수 있는 선을 노려보자고.
한 전체 의석의 70, 80% 쯤?
"···그래, 어련하시겠나."
하지만 당통은 전혀 믿어주는 기색이 아니었다.
다른 간부진의 반응도 별 다를 바는 없었고.
왜지? 뭐가 문제지?
완벽한 선거혁명 계획이었을 텐데···!
[왜인지 정말로 알고 싶은가?]
입 닥쳐, 막시밀리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