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39화 (139/154)

울타리

런던시. 

"저, 저, 저···!" 

신성동맹을 돕기 위하여 대륙 반대편 이탈리아까지 달려온 러시아군을 훈족에. 

거꾸로 이탈리아 반도를 침략하는 프랑스군을 무너져가는 서로마 제국을 지키는 반게르만인 스틸리코에 대입한 신문 기사를 가리키며 윌리엄 피트가 비명을 질렀다.

"누군가?! 도대체 런던에 이따위 선전지를 퍼트리고 있는 반역자가!" 

"진정하십시오, 각하." 

"내가 지금 진정하게 생겼는가?! 도대체 저 망할 선전지 때문에 빠져나간 국채가 얼마라고 생각하는 거야! 당장 그 반역자에게 본때를 보여주게!" 

"하지만 그도 영국인이잖습니까." 

보좌관이 난색을 보이며 덧붙였다. 

"그리고 그가 시작한 일도 아니고요." 

그래, 따지고 보면 대륙에서 먼저 저런 구도의 삽화들이 마구 쏟아져 나오기 시작하니까 그다음 런던까지 전해 들어온 것에 불과하긴 하지. 

그러니까 이미 숱하게 복제된 삽화와 구도를 두고 처벌한다거나, 단속한다는 건 너무한 일일지도 모른다. 

그 누가 되었건 자유의 땅 브리튼 열도에 들어온 자는 자유인이었으며, 모든 면에서 자유를 보장받아야만 하니까. 

이 경우에도 언론의 자유를 보장해줘야 한다, 고 답하는 게 이상적이겠으나. 

"그가 영국인이라면 더더욱 이래서는 안 되지." 

그건 한없이 자유롭기만 할 뿐 애국적인 관점은 아니다. 

물론 피트도 저 러시아인들을 썩 좋아하는 건 아니었으나 그렇다고 한들 지금 저들은 영국의 동맹국. 

그렇다면 동맹국이 어떤 죄악을 범했건 간에 런던의 국익과 대치되지 않는 한 이를 포장해주고 덮어줘야만 했다. 

설령 러시아가 개자식이라도 우리집 개자식이었으니까. 

"좋아, 체포운운은 철회하곘네. 내가 너무 흥분했어. 단. 이 삽화가 실린 오늘 일자의 선전지는 모조리 회수하여 폐기하고, 앞으로도 계속 이런 삽화나 러시아를 악마화하는 내용의 기사를 써낸다면 폐간시키겠다고 일러두게. 알겠나?" 

"···예, 각하." 

그제야 보조관은 고개를 조아렸다. 

이게 언론의 자유를 침해하는 조치라는 건 익히 알고 있었으나, 또 한편으로는 이런 식의 기사들이 계속 돌도록 두는 게 조국의 국익과 대치된다는 것도 이해하고 있던 것이다. 

후우-. 

그제야 피트는 흥분을 가라앉히며 보다 냉정하게 이 비애국적인 선전지를 직시할 수 있었다. 

대륙에서 돌고 있는 찌라시를 고스란히 영어로 번역한, 피해자들의 생생한 증언과 러시아의 야만성을 낱낱이 고발하는 내용의 기사들을. 

"악랄한 놈." 

그 '놈'이 누구일지야 구태여 고민해볼 필요조차 없었다. 

런던의 총리가 증오와 두려움에 가득 차 부를 호적수야 이 대륙에서 오직 한 명뿐이었으니. 

차라리 신성동맹까지 한꺼번에 깎아내렸다면. 

그러니까 가령 교황을 물고 늘어지거나, 카이저를 깎아내렸다면 거꾸로 이들을 옹호하는 기사들이 루스까지 덩달아 옹호해줬으련만. 

이 선동전의 주모자는 오직 러시아 원정군만을 정확히 저격하며 과장된 거짓 선전보다도 교묘하게 가려진 진실만으로 승부를 보고 있었다. 

그 러시아군을 끌어들인 게 누구냐는 설명이나 암시 하나 없이 사건·사고들을 최대한 분노를 억누르면서, 감정을 절제하면서 쓴 것처럼 담백하게 서술하여 읽는 이의 상상력과 편견을 자극하는 데에만 집중하고 있었다. 

그렇게 저는 편향된 정보만 제공해 놓고서 분노를 터트리고 과격한 선전·선동을 늘어놓는 건 다른 곁다리 찌라시들에게 떠넘겨버린 것이다. 

마치 저는 있는 그대로의 사실만 전했을 뿐인데 다들 이 야만적인 약탈에 공분하고 있는 것처럼 꾸미기 위하여. 

'···아니 잠깐, 그것뿐인가?' 

피트는 얼마 전 그가 수집해두었던 마르세유에서 발간된 첫 번째 선전기사를 꺼내 들었다. 

그리고 다시 그 뒤에 제노바와 카탈루냐 등지에서 재생산된 2차 선전기사들도. 

그러자 뒤늦게 또 다른 공통점이 발견되었다. 

그 어디를 둘러봐도 다른 신성 동맹군에 대한 언급이나 암시 자체가 없었다. 

심지어는 신성동맹 진영에서 재생산된 기사들에조차 어느 순간 그 지역에서 자국군의 활동에 관한 서술이 완전히 빠져버렸다. 

마치 지금 이탈리아 반도에 있는 게 러시아와 프랑스 두 나라뿐인 것처럼. 

다른 국가들이나 세력의 이야기는 아무것도 없이 오직 러시아군이 어떻게 행동했다, 그리고 다시 이에 대응하여 프랑스 군정청이 자경단이 협조해 어떻게 대응했다는 식으로만 기사가 전개되고 있었다. 

반혁명이냐, 친혁명이냐를 가르는 차이점이라고는 오직 프랑스 군정청도 똑같은 개자식들이냐, 아니면 그들이 무고한 농민들을 구할 유일무이한 희망이냐 밖에는 없었다. 

"허." 

이래서야 영락없이 러시아가 침략자잖은가. 

물론 보나 마나 일부러 그걸 노린 것일 테지만, 오히려 그렇기에 피트로서는 이해가 가지 않았다. 

왜 지금껏 아무도 이 부자연스러운 편향성을 눈치채지 못했단 말인가? 

친 혁명파 선전지들이야 당연한 거지만, 하다못해 반혁명파에서라도-. 

"아니, 아니지." 

피트가 단호히 고개를 저으며 조금 전 제 착각을 바로잡았다. 

오히려 반혁명파 선전지라면 더더욱 자국이 이번 사건과 어떻게 연루되었다는 언급을 따로 서술할 필요가 없다. 

일단 이런 불명예스러운 사건·사고에 이름을 올리는 것 자체가 이번 사건에 어떤 식이건 책임이 있다는 암시가 될지도 모르니까. 

우린 이 약탈과 아무런 관계도 없다. 

우린 무고하다, 를 증명하고 싶다면 차라리 이번 사건에 분노하여 자국 주재 러시아 공사를 초치했다거나 유감을 표했다는 기사를 따로 내는 게 옳다. 

고로, 반혁명파건 친 혁명파건 이번 사건 자체를 다루는 기사에는 오직 러시아군과 그에 습격당한 마을 자경단, 그리고 다시 러시아군과 갈등을 빚는 프랑스군만이 등장하게 된다. 

그리고 이 경우 러시아는 악역으로, 마을 주민들은 피해자로, 프랑스군은 이들을 지키는 유일무이한 선역으로 등장하는 수밖에 없다. 

이를 뒤집으려면 결국 습격 자체를 정당화하는 수밖에 없는데, 이 경우엔 해당 기사 자체가 독자들의 반감을 불러일으키게 될테니. 

왜냐하면 유럽인들에게 러시아는 어디까지나 야만스러운 바르바로이니까. 

바르바로이가 어떤 이유에서건 문명의 고향 이탈리아 반도에서 민간인들을 괴롭혔다는데, 아무리 반혁명파 언론인이라도 이를 옹호할 논리를 쥐어짜 낸다는 건 자기 경력을 거는 모험 일 수밖에 없었다. 

그러니 상대적으로 편리하고 위험부담도 적은 이게 다 러시아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이번 사건과 아무 책임 없다-로 빠지게 되는 것이다. 

"미치겠군." 

피트가 아랫입술을 잘근잘근 씹었다. 

가슴이 답답했다. 

영국이야 이탈리아 반도에 애착도 적고, 당장은 라틴 아메리카와 아일랜드 폭동이 더 급하니 작정하고 여론을 잠재우려면 얼마든지 할 수 있겠지만 대륙은 아니잖은가. 

저들은 앞으로도 몇 주에서 몇 달은 파리에서 원하는 대로 역시나 루스는 피부 허연 훈족이었다! 라고만 떠들어대고 있을 텐데. 

처음에는 사태 수습을 위하여 러시아군의 약탈 보도는 과장 되었다, 희생자는 극소수고 피해액도 많지 않다-고 정직하게 반박하던 신성동맹은 어느 순간 입을 꾹 다물어 버렸다. 

마치 차라리 약탈자 이미지를 묵인하는 게 차악이라도 되는 것처럼. 

동맹국인 영국에서 이게 도대체 무슨 일이냐고 물어봐도 모르쇠로 일관하며 우민들의 눈과 귀를 가리려고만 하고 있었다. 

언론의 생태에 무지한 봉건영주들답게 이런 식의 찌라시에는 오히려 그게 더욱 민중의 호기심과 낭설의 신뢰도를 키운다는 것도 모르는 모양이었다. 

"그리고 지금은 억지를 부려서라도 러시아를 감싸줘야지 대체 뭣들 하고 있는 게야?!" 

동맹국이잖은가? 

이렇게 의리를 지켜줘야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도 이를 기억해뒀다가 나중에라도 보은하지. 

물론 그가 템스강에서 혼자 답답한 마음에 외쳐봤자 저 머나먼 지중해까지 닿을 리도 없었다. 

지금 그런 소리 했다가 훈족 사촌 소리 들을 일 있냐는 지중해의 야유가 템스강까지 닿을 일 없듯이. 

*** 

"저, 저 못된 놈들이···!" 

와그작. 

군정청에서 배포한 선전지를 구기며 마르코가 노성을 터트렸다. 

"이 망할 놈들은 하라는 싸움은 안 하고 왜 애꿎은 우리만 괴롭히는 거야?! 도대체 우리가 뭘 했다고!" 

···잠깐, 우리? 

뒤늦게 뭔가 이상함을 눈치챈 마르코가 잠시 상황을 되짚어 보았다. 

그래, 이 선전지에 나온 대로 수많은 마을과 해방구들이 루스에 습격당한 건 사실이었다. 

이 선전지에는 마르코 같은 문맹을 배려하여 이탈리아 전도 위에 X자를 그어서 어떤 마을이, 지역이 또 루스 기병대의 습격을 당했는지 있는 그대로 보여주고 있었으니까. 

뭐, 비스듬하게 그려진 탓에 비정상적으로 러시아군이 활동 중인 북쪽 지역이 비대하게 나오기야 했는데. 

이거야 소위 미술하는 양반들이 조금이라도 사실적으로 그리기 위한 거시기뭐시기인가 하는 전문기술일 테니 잘 모르는 부분까지 트집 잡을 생각은 없었다. 

고로 그 순간 마르코의 머릿속에 자리 잡은 의문점은 단 한 가지. 

왜 조금 전 그는 저도 모르게 우리라고 말했을까? 

그래서 그게 나쁘다는 건 아니지만, 그들 마을이 습격당한 것도 그렇다고 그의 가족이 습격당한 것도 아닌데. 

왜 그들이 습격당한 것처럼 함께 분노하며 '우리'라고 말했지? 

"암, 암! 우리만큼 남에게 폐 안 끼치고 착하게 살아온 사람들이 어디 있다고!" 

"도대체가 전쟁하러 온 건 맞대요? 아니 차라리 한바탕 속 시원하게 싸우기나 하던가. 무슨 마적도 아니고 이게 대체 뭔 꼴이래!" 

"에이, 그치들 마적 맞지 무슨 소리야. 옛날부터 어르신들이 몽골이라고 불렀잖아." 

"그래서 뭐 하는 미친놈이 우리 땅에 몽골을 불러온 거래요?" 

"어휴. 하여간 이게 다 제대로 본보기를 보여준 적이 없어서 그래요. 뭔 일이 있을 때마다 온갖 들개들이 우릴 얕잡아보고 살점을 물어뜯으려 드니 원 살수가 있나···!" 

허나, 막상 마을 사람 중 그 사실을 의아해하는 이는 단 한 사람도 없었다. 

오직 마르코뿐이었다. 

다들 저 악랄한 몽골 놈들을 욕하고 헐뜯고 있을 뿐. 

그 사실이 너무도 의아하여 마르코가 되물었다. 

"이보게들." 

"왜요?" 

"또 무슨 일 났데?" 

"다들 잠깐 쉿! 촌장님 말씀하신다." 

"촌장님 부르셨어요?" 

예상 밖의 호응. 

"아, 아무것도 아닐세." 

그들의 시선에 내심 기가 죽은 마르코는 그날 끝내 그 한마디를 꺼내지 못하고 도로 입을 다물었다. 

누구 한 사람 의아하게 여기지도, 그렇다고 뭔가 평소와 다른 이질적인 모습을 보이던 것도 아니다 보니 뒤늦게 혹시 그가 이상한 건 아닐까, 하는 의문이 앞섰던 것이다. 

아무렴 저 루스 놈들이 조금만 더 멀리 나왔으면 그들 마을까지 약탈에 휩쓸렸을 터. 

그렇게 생각하면 '우리'라고 생각하는 것도 그다지 이상할 건 없었다. 

아닌 말로 루스인들이 그들 마을만 특별 취급해주진 않았을 테니까. 

마을이 무사한 건 우리 군이 마을을 안전하게 지켜줬기 때문이지, 저 못된 몽골 놈들이 자비를 베풀어서는-. 

'···아니 잠깐만.' 

또, 또였다. 

뭔가 이상했다. 

그래서 정확히 뭐가 이상하냐고 물어본다면 마르코 또한 대꾸하기 어려웠지만, 늙은이 특유의 경험에서 나오는 육감이 뭔가 바뀌어 가고 있음을 경고하고 있었다. 

그래, 조금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울타리라고 해야 하나. 

점차 그가 알지도 못하는 사이에 '우리'의 울타리 안에 들어오는 게 늘어나고 있는 듯한 기분이었다. 

단지 저 루스 놈들에게 함께 분노하고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그리고 그들의 의사와는 무관하게 외지인들에게 해방구라며 뭉뚱그려 불리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다들 평소 앙숙처럼 지내던 이웃 마을 놈들과 함께 분노하고, 함께 대책을 논의하고 있었다. 

"저기 북쪽에서 온 친구들이 말하기를 저 훈족 놈들이 그렇게 유리병에 사족을 못 쓴답니다, 여러분! 우리 모두의 안전을 위해 평소에 유리병을 비축해둡시다!" 

"엥, 유리? 웬 유리?" 

"몽골 놈들은 뭐 평소에 유리도 구경 못하고 살았대요? 금은보석도 아니고 뭔 유리를 가져가고 그런데." 

"저야 모르죠. 아무튼 훈족 놈들이 유리만 챙겨갔다는 마을도 잔뜩 있던데요?" 

"···그, 다 좋으니까 제발 훈족인지 몽골인지 호칭 통일 좀 시켜주시면 안 되겠소?" 

그리고 그 논의 끝에 대책이 나온 뒤로는 더했다. 

저 루스 놈들이 가장 좋아하는 건 유리병이다->오늘날 저 유리병을 가장 많이 가지고 있는 곳은 군정청이다->고로 군정청과 거래를 늘리는 수밖에 없다는 등식이 나와버린 탓이었다. 

저 군정청이라고 언제나 마을 사람들과 거래해야 할 만큼 물자가 급한 것도 아니요, 그렇다고 오락거리나 사치재를 제공하자니 시골 마을에서 줄 수 있는 거라고 해봐야 한정되어 있었다. 

그러니 결국 잡일이었다. 

군정청에서 시키는 노역을 해주고 그만큼 유리병을 받아오는 수밖에 없었다. 

그러다 보면 자연스레 이쪽 마을 놈, 저쪽 마을 놈들과 안면을 트게 되는 건 덤이었고. 

"아이고, 이게 다 뭐야? 으흐흐, 내가 치즈 좋아하는 건 어찌 알고!" 

"어허, 이 세상에 치즈 안 좋아하는 사람이 어디 있나? 안 그래도 우리 군인 아저씨들 슬슬 치즈 생각날 줄 알고 내가 딱! 포도주랑 같이 챙겨왔지! 

"따흐흑! 마르코 촌장님의 은혜에 목매여···!" 

"크으, 역시 촌장님이 최고입니다 최고! 햐, 이 고소한 냄새 봐라. 녹네, 녹아!" 

겸사겸사 이렇게 자주 군인들과 안면을 터서 유사시 그들 마을을 가장 먼저 구하러 달려오도록 약간의 윤활유를 더해주는 건 덤이었다. 

어느 쪽이고 마을을 위한 일이었고, 또 누군가 강요한 일도 아니었다. 

그렇지만, 어딘가 이상했다. 

뭔가 눈치채지 못한 사이에 점점 시야가 넓어져 가는 느낌. 

정말로 나만 이상한 건가. 

다들 이대로 울타리가 허물어져도 상관 없는 건가, 하고 홀로 끙끙 앓기를 며칠째. 

"그럼 모처럼 함께 도시에 다녀오는 것 어떻습니까?" 

"으, 응? 도시에?" 

"예, 여론을 살피려면 그게 가장 확실하잖습니까? 원래 사람은 도시로 모이는 법이니." 

그의 사위 마치니가 마침 시기적절한 조언을 내주었다. 

도시라. 

확실히 직접 의견을 묻건, 아니면 그냥 살피건 그게 가장 확실할 터. 

"좋아, 가세나." 

"그럼 군정청에는 제가 다녀오겠습니다. 어차피 하루이틀거리니, 야박하게 굴진 않겠지요." 

하여 마르코는 사위와 함께 모처럼 도시 구경에 나섰고. 

"사코 디 로마가 웬 말이냐!" 

도시로 들어선 순간, 막상 진짜 위험에 노출되어있던 마을 사람들보다 왜인지 더욱 성이 난 도시인들과 마주할 수 있었다. 

"몽골 놈들은 물러가라! 물러가라-!" 

"저만 살겠다고 이 땅에 훈족을 들여왔으면 귀족과 사제들이 책임지고 해결하라! 왜 우리까지 덩달아 해를 당해야 하냐?!" 

"자기들 편할 때만 이탈리아 국왕이고 이럴 때만 또 남의 나라지!" 

"카이저라면 타타르 놈들로부터 우릴 지켜줘야지 위험에 빠트리는 게 무슨 카이저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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