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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화. 이미 다녀왔다 (20/208)

20화. 이미 다녀왔다2020.07.09.

16562800227515.jpg“처음 인사드립니다. 남부의 레나 루벨입니다.”

찬물을 끼얹는 목소리에 사람들은 기막힌 눈으로 레나를 쳐다보았다. 한창 재미있을 순간에 대뜸 끼어들어 자기소개라니. 쏟아지는 시선이 곱지 않았지만, 레나는 개의치 않고 린과 마주 섰다. 그러곤 가슴에 손을 댄 채 가볍게 허리를 굽혔다.

16562800227515.jpg“아까는 큰 도움을 받았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남부의 대리자가 머리 숙여 인사하자 다들 말을 잃었다. 린도 놀라서 남부공의 눈치를 봤다. 아니나 다를까 남부공은 눈을 부릅뜨고 있었다.

16562800227526.jpg‘지금 뭐 하는…….’

당황하던 린은 레나의 미소를 보고 깨달았다. 레나가 자신에게 기회를 만들어주려고 한다는 것을.

16562800227526.jpg“……네게 인사받자고 한 일이 아니다.”

린은 레나의 의도를 눈치채고 차갑게 중얼댔다. 그러곤 흥이 식었다는 듯 기사들을 돌아보며 말했다.

16562800227526.jpg“그만 돌아간다.”

북부의 왕자와 추한 실랑이를 벌여야 했는데, 레나 덕분에 자연스럽게 물러날 길이 열렸다. 린이 그 길에 오르자 루비드가 벌컥 성을 내며 붙잡으려 했다.

16562800227539.jpg“어딜 멋대로……!”

16562800227515.jpg“루비드 씨.”

그러나 이번에도 레나가 루비드를 막았다. 루비드는 생소한 호칭에 말을 멈추고 레나를 쏘아보았다.

16562800227539.jpg“루비드 씨?”

16562800227515.jpg“품위를 지키시죠. 품위가 없다면 예의라도.”

16562800227539.jpg“이게 건방지게 어디서…….”

16562800227515.jpg“아니면 또 춤춰볼까요?”

16562800227539.jpg“뭐?”

16562800227515.jpg“마침 여기도 빠트릴만한 곳이 있네요.”

레나가 균열을 눈짓하며 말했다. 어제 샴페인 호수에 빠트린 것처럼, 저기로 던져주겠다는 뜻이었다. 레나의 도발에 루비드의 얼굴에도 얼음 같은 미소가 피었다.

16562800227539.jpg“하긴 너하고도 볼 일이 남았지.”

전날의 굴욕을 떠올린 루비드가 이를 갈며 짓씹었다.

16562800227539.jpg“안 그래도 개들이 기웃대서 짜증났는데…….”

16562800256672.jpg“개는 기르기 나름이지.”

그때 또 다른 불청객이 끼어들었다. 클라비스였다.

16562800256672.jpg“훈련만 잘 시키면 여러모로 쓸 만한데, 그게 참 쉬운 일이 아니라.”

클라비스가 루비드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갑작스러운 어린애 취급에 루비드는 정색하며 클라비스의 손을 쳐냈다. 그러곤 짜증을 내려 하자, 클라비스가 루비드의 턱을 잡아 돌리며 속삭였다.

16562800256672.jpg“루비드 군, 이제 그만하고 가야지. 형님은 바쁘시잖아?”

고개가 돌아간 루비드는 북부공의 뒷모습을 뒤늦게 발견했다. 이우라는 동생을 내버려 둔 채 두엄의 궁을 빠져나가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본 루비드는 잠깐 당황하더니 이내 빠득 이를 갈았다. 그러곤 다시 레나를 쏘아보았다.

16562800227539.jpg“너, 그냥은 안 넘어간다.”

루비드는 그렇게 별러놓고 몸을 홱 돌렸다. 루비드가 성큼성큼 가버리자, 클라비스가 웃으며 속삭였다.

16562800256672.jpg“참 귀엽지 않아? 훈련은 착실히 받았는데 자기가 개인 걸 몰라.”

클라비스는 그렇게 말하며 레나를 돌아보았다. 그러더니 레나에게 가까이 다가가 은밀히 인사했다.

16562800256672.jpg“안녕, 레나 양. 오랜만이야.”

그렇게 말하는 음성엔 애정이 가득 담겨 있었다.

16562800256672.jpg“나 안 보고 싶었어?”

클라비스는 남부공이 듣지 못하게 목소리를 낮추며, 하지만 누가 봐도 수상하게 밀착하며 말했다. 레나는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곤란한 듯 웃으며 얌전히 몸을 물릴 뿐이었다. 레나가 돌아서려 하자 클라비스가 그의 팔을 붙잡았다. 레나는 접촉에 멈칫하다가 이내 차분히 말했다.

16562800227515.jpg“놔주세요.”

16562800256672.jpg“뿌리칠 수 있잖아?”

16562800227515.jpg“다칠까 봐요.”

레나가 비로소 대답하자 클라비스의 미소가 더 짙어졌다. 이미 가까운 거리였지만 그는 레나에게 한 걸음 더 다가갔다. 매료되어 이끌린 사람처럼, 유혹하려고 이끄는 사람처럼. 그는 보는 눈이 많은 것도 잊어버린 듯 애절히 말했다.

16562800256672.jpg“난 너무 보고 싶었어.”

16562800227515.jpg“왜요?”

16562800256672.jpg“네가 특별하니까.”

16562800227515.jpg“곤란해요, 얼굴 몇 번 봤다고 이렇게 친한 척하시면.”

16562800256672.jpg“그렇게 말하면 정말 친해지고 싶잖아.”

연이은 구애에 레나는 한숨을 쉬듯 웃었다.

16562800227515.jpg“미안해서 어떡하죠?”

그러더니 돌연 웃음을 지우고 속삭였다.

16562800227515.jpg“난 너한테 아무 관심 없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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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나는 찌르듯 노려보고는 돌아섰다. 쳐내진 클라비스는 입술을 깨물었다. 수치나 분노가 아니라, 희열을 참기 위해서였다. *** 레나가 거처로 돌아왔을 땐 밤이었다. 이른 아침부터 이어진 일정에 피곤할 법도 한데, 레나는 지치지도 않고 옷부터 갈아입었다. 그러곤 거울 앞에서 숄을 두를까 말까 고민했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유니가 사탕을 달그락대며 종알댔다.

16562800311681.jpg“지극정성이세요.”

16562800227515.jpg“못 본 척해주세요. 저도 유니가 이 시간에 사탕 먹는 거 봐줄게요.”

아가씨의 화답에 유니는 우선 사탕 병을 닫았다.

16562800311681.jpg“근데, 린 씨랑 만나는 거 누가 보면 곤란하지 않아요?”

16562800227515.jpg“곤란이요? 제가요?”

16562800311681.jpg“아뇨, 린 씨가요.”

이번엔 레나가 멈칫했다. 레나는 잠시 생각하더니, 화사한 상아색 숄을 내려놓고 어두운 청록색 숄을 선택했다. 유니가 그 모습을 보며 히죽 웃자, 레나는 괜히 말을 돌렸다.

16562800227515.jpg“사탕에 독은 없어요?”

16562800311681.jpg“조금 수상해요. 아까부터 볼 안이 까슬까슬하고 목은 따끔거리는데……. 설마 이게 독?”

16562800227515.jpg“……사탕 그만 뱉고 물 마셔요. 양치도 꼼꼼히 하고요.”

유니는 네이 대답하며 꼭 안고 있던 사탕 병을 그만 놓아주었다. 그러곤 대수롭지 않은 투로 말했다.

16562800311681.jpg“제가 만난 사람이 집사 맞죠?”

16562800227515.jpg“네, 아마 맞을 거예요.”

16562800311681.jpg“좀 의외였어요. 하녀나 젊은 사람을 보낼 줄 알았는데.”

16562800227515.jpg“비밀을 아는 사람을 더 늘릴 순 없으니까요.”

레나의 담담한 설명에 유니는 그런가 하며 입술을 삐죽였다.

16562800311681.jpg“앞으로 종종 마주칠 것 같은데, 만나면 무슨 얘길 할까요?”

16562800227515.jpg“궁금해하는 건 다 얘기해주세요.”

16562800311681.jpg“다요?”

유니가 되묻자 레나는 잠시 고민했다. 그러더니 이내 곱게 웃으며 정정했다.

16562800227515.jpg“제가 밤마다 산책을 나간다는 것만 빼고요.”

레나는 그 말을 끝으로, 매일 밤 그랬듯 발코니에서 뛰어내렸다. . . . 정원으로 내려온 레나는 잠시 생각해보았다. 심야의 정원에서 레나 루벨이 리그난 아이테르너와 만나는 게 발각되면 어떻게 될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레나에겐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남부공이 훈계를 늘어놓거나, 귀족들이 수군댈 수도 있고, 북부가 공세를 퍼부을 가능성도 있지만, 그건 레나에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러니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것과 같다. 하지만 린에겐 어떨까? 식민지 포로 출신의 흠도 많고 적도 많은, 심지어 지킬 것도 많은 공작님. 당신에겐 나와의 만남이 과연 안전할까? 그럴 가능성은 낮다. 그럼에도 이 만남을 결심한 당신은 과연 어떤 사람일까? 레나는 웃음을 삼키며 어두운 정원을 가로질렀다. 그리고 울창한 숲속, 희미한 달빛 아래서 어김없이 그를 발견했다.

16562800227515.jpg“오늘도 나오셨네요.”

16562800227526.jpg“당신도.”

레나가 걸음을 멈추며 말하자, 먼저 나와 기다리던 린은 잔잔한 목소리로 화답했다. 또 만났다. 약속을 못 박아 시간과 장소를 정한 것도 아닌데, 밤이 되자 자연스럽게 서로를 찾고 말았다. 게다가 오늘은 어쩐지 평소와 느낌이 달랐다. 낮에 보고도 모르는 척해야 했기 때문인지, 서로에게 받은 뜻밖의 도움 때문인지, 평소보다 조금 더 특별했다. 이게 어떤 마음인지 아직은 규정할 수 없지만 두 사람은 그저 다시 만난 것에 안심했다. 린이 바라보기만 할 뿐 말이 없자, 레나가 다시 운을 뗐다.

16562800227515.jpg“아까 구해줘서 고마워요.”

16562800227526.jpg“내가 할 말이야.”

16562800227515.jpg“그럼 린 씨도 하세요.”

레나가 감사 인사를 종용하자 린은 그만 웃음을 터트렸다. 그러곤 혼자 당황했다. 너무 쉽게 웃었다. 바보같이. 린은 서둘러 웃음을 지우고 예의 차분한 목소리로 말했다.

16562800227526.jpg“제복을 보니까 실감이 났어. 당신이 남부의 대리인인 게.”

16562800227515.jpg“저도 보고 놀랐어요. 린 씨가 개새끼처럼 구는 거요.”

16562800227526.jpg“개새끼…….”

16562800227515.jpg“아, 개자식이었나?”

16562800227526.jpg“어차피 그게 그거니까.”

16562800227515.jpg“맞아요. 어차피 둘 다 강아지고, 강아지는 귀엽죠.”

16562800227526.jpg“……지금 일부러 그러는 거지?”

린이 고의성을 의심하자 레나는 거짓말처럼 순진하게 웃었다. 그 얼굴을 물끄러미 보던 린은 따라 웃지 않으려고 고개를 돌렸다. 하지만 실패했다. 결국 헛웃음을 터트리고 못 당하겠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 이내 두 사람은 천천히 걷기 시작했다. 달빛이 내리는 호수의 정원엔 침묵도 잘 어울렸다. 하지만 서로를 고요히 느끼기에 그들은 아직 서먹했고, 어색해진 린이 다시 입을 열었다.

16562800227526.jpg“상처 난 데는 괜찮아?”

16562800227515.jpg“상처요?”

16562800227526.jpg“목 말이야.”

레나는 무슨 소린가 하다가 뒤늦게 아, 하고 자신의 목덜미를 만졌다. 하루가 너무 길어서 황제가 목에 칼을 겨눴던 사실도 잊고 있었다. 레나는 얕은 상처를 더듬으며 황제의 차가운 눈빛을 떠올렸다.

16562800227515.jpg“황제 폐하는 생각보다 훨씬 이상한 사람이었어요.”

16562800227526.jpg“가까이해서 좋을 것 없는 상대야.”

그렇게 말하는 린의 목소리는 차가웠다. 그래서 레나는 놀란 척 말했다.

16562800227515.jpg“공작 저하도 황제 폐하의 험담을 해요?”

16562800227526.jpg“더 하면 더 했지 덜 하진 않을걸.”

16562800227515.jpg“그런데 아직 무사하시네요.”

16562800227526.jpg“나름 신임받고 있으니까.”

동부는 황제의 말을 잘 듣기로 유명했다. 순혈 공작들 사이에서 살아남으려면 황제의 예쁨이라도 받아야 하는 탓이었다. 그리고 린은 그 때문에 더 경멸받았다. 고국을 짓밟히고도 제 안위를 위해 황제에게 충성하는 변절자. 어떤 사람들은 그의 출신성분보다 이런 태도를 더욱 비난하기도 했다. 그 몇 마디로 레나는 린이 끌어안은 모순을 느꼈다. 하지만 모르는 척 가볍게 말을 이었다.

16562800227515.jpg“그럼 이번 무덤 정복도 열심히 하시겠네요.”

16562800227526.jpg“그래야지.”

16562800227515.jpg“린 씨는 직접 가세요?”

레나의 물음에 린은 잠시 곤란해졌다. 이런 이야기를 남부의 대리자와 도란도란 나눠도 될까? 상황이 좋으면 경쟁자고, 나쁘면 적이 될 상대인데. 잠시 고민했지만, 린은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16562800227526.jpg“발로 뛰는 공작이라고 했잖아. 당신이.”

16562800227515.jpg“그럼 이번에도 어김없이?”

린은 재차 끄덕였다. 그러곤 되물었다.

16562800227526.jpg“당신은, 남부공 대신 가는 거야?”

16562800227515.jpg“네, 처음부터 그런 조건으로 불려온 거니까요.”

16562800227526.jpg“괜찮겠어?”

16562800227515.jpg“지금 제 걱정하는 거예요?”

린의 물음에 레나의 미소가 묘해졌다. 그래서 린은 서둘러 부연했다.

16562800227526.jpg“당신 실력을 의심하는 건 아니야. 단지…….”

16562800227515.jpg“단지?”

16562800227526.jpg“기사들이 불안정해 보여서.”

린은 그렇게 말하며 잠깐 눈치를 봤다. 남부의 대리인 앞에서 남부 기사의 수준을 말하다니, 시비 건다고 생각해도 할 말은 없었다. 하지만 염려와 달리 레나는 선뜻 인정했다.

16562800227515.jpg“아, 오늘 좀 심했죠?”

오늘, 두엄의 궁에서 길이 열렸을 때 남부 기사들은 밑바닥을 드러냈다. 북부처럼 선봉에 선 것도 아니면서 꽤 많은 부상자가 나왔다. 허둥대고, 나가떨어지고, 다쳤다. 다들 말을 안 할 뿐이지 그 사나운 꼴을 잘 보았다.

16562800227526.jpg“남부 기사들은 경험이 많다고 들었는데.”

16562800227515.jpg“그러게요. 다들 어딜 가셨는지…….”

남부는 불과 반년 전까지 전쟁터였고, 필연적으로 노련한 기사가 많았다. 일단 살아있는 자는 모두 잔뼈 굵은 전사였다. 하지만 웬일인지 아까 본 기사들은 다 미숙했다. 지나치게 젊기도 했고, 결정적으로 레나가 아는 얼굴이 하나도 없었다. 최후의 전선을 지키던 자들이 아니라는 뜻이었다.

16562800227515.jpg‘중간만 하라고 해서 웬일인가 했더니.’

레나는 아침에 남부공이 한 말을 떠올리며 쓰게 웃었다. 그 독한 노인네가 뒤처지지만 말라고 해서 왜 이러나 싶었다. 그런데 기사들 수준을 보니 비로소 이해가 되었다. 그들은 중간은커녕 써먹지도 못할 오합지졸이었다.

16562800227515.jpg‘하긴, 용병을 대리인으로 삼을 정도면 기사단이라고 멀쩡할 리 없지.’

그래놓고 시치미를 뚝 뗀 남부공이 꽤 괘씸하지만, 레나는 이내 너그럽게 용서했다.

16562800227515.jpg“하지만 괜찮아요.”

16562800227526.jpg“지상에서 싸우는 거 하곤 전혀 다를 텐데.”

16562800227515.jpg“어떻게든 되겠죠?”

레나의 태평함에 린은 눈을 가늘게 떴다. 앞으로 가야 할 곳은 망자들의 본거지다. 황제 말고는 아무도 가본 적 없는, 모든 것이 베일에 싸여 있는 무덤 속이다. 아무리 대비해도 충분치 않은 미개척지를 앞두고 이리 느긋한 태도라니.

16562800227526.jpg“정말 괜찮아?”

16562800227515.jpg“네.”

16562800227526.jpg“왜?”

그렇게 되묻는 린의 목소리엔 의심이 가득했다. 레나의 안일함을 한심해하는 게 아니라, 그 속내를 궁금해하는 목소리였다. 낌새를 챈 레나가 웃음을 터트렸다.

16562800227515.jpg“그야, 정말 괜찮으니까요.”

레나는 그렇게 말하며 대답을 아꼈다. 아무리 예쁜 린 씨라지만 이것까지 알려주는 건 조금 이르다고 생각해서. 오늘 무덤으로 가는 길이 열렸다. 공작과 기사들은 황궁 한복판에 길이 열린 것과, 저 기이한 곳을 점령해야 한다는 사실에 주저했다. 때문에 레나는 조금 곤란했다. 다들 무서워하며 걱정하는데, 저 붉은 하늘과 검은 땅을 보며 반갑다고 생각하는 건 비정상일까? 레나가 이토록 여유로운 이유는 별거 없었다. 이미 다녀왔으니까. 그곳, 무덤은 레나가 어린 시절을 보낸 집과 같은 곳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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