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7화.
“레벨 업은 했으니까 스탯은 찍어 야겠지?”
상태창.
현우는 레벨 업을 통해 얻은 스탯 포인트를 찍기 위해 상태 창을 불렀 다.
[상태창]
캐릭터 명: 강현우
레벨: 4
직업: 초보자
칭호: 없음
능력치: 힘 10(+65) 민첩 10(+25)
체력 10(+50) 마력 10
잔여 스탯: 20
하아.
상태창을 본 현우는 한숨이 나왔 다.
과거의 상태창이 기억난 탓이었다.
이제 와서 생각하니 각종 스탯과 칭호들이 너무 아까웠다.
‘괜히 지웠나. 쩝.’
아쉬움도 잠시였다.
현우는 잔여 스탯을 분배했다.
과거에는 노멀한 전사 클래스를 플 레이했던 터라 힘과 체력을 위주로 스탯을 분배했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약간 특별한 전사 클래스를 플레이할 생각이라 과거와 는 다른 방식으로 스탯을 분배했다.
[상태창]
캐릭터 명: 강현우
레벨: 4
직업: 초보자
칭호: 없음
능력치: 힘 10(+65) 민첩 25(+25) 체력 10(+50) 마력 15
잔여 스탯 : 0
민첩에 15 그리고 마력에 5개의 스탯을 찍었다.
지금 당장은 유니크 반지로 인해 힘과 체력이 부족하지 않기 때문에 이런 극단적인 스탯의 분배가 가능 했다.
앞으로는 체력을 제외한 나머지 3 개의 스탯을 주력으로 밀고 갈 계획 이었다.
- 숲 늑대의 송곳니 10/10
[경험치를 획득했습니다.]
[레벨 업을 했습니다.]
[체력과 마력이 전부 회복됩니다.]
“이걸로 6레벨인가?"
현우는 스탯을 민첩에 분배하고는 상태 창을 없앴다.
이런 곳에 시간을 허비할 만큼 여 유롭지 않았다.
계획대로라면 오늘 안에 10레벨을 찍어야 한다.
아직 할 일이 많았다.
외곽 숲은 매우 넓었다.
아니, 아레나의 모든 필드들은 넓 었다.
그래서 탈 것이라든가 혹은 이동 수단을 갖는 것이 필수가 되었다.
하지만 현우는 이제 6레벨의 초보 자. 그런 것이 있을 리가 없었다.
넓은 외곽 숲을 그저 두 다리에 의존해 돌아다녔다.
“저곳인가 보네.”
현우의 눈에 드디어 동굴이 보였다.
란델이 말한 그 동굴이었다.
그런데 무슨 일인지 지금까지 보이 지 않던 플레이어들이 동굴 근처에 가득했다.
현우는 몰랐지만 고블린 동굴은 파 티 단위로 입장이 가능한 인스턴트 던전이었다. 경험치도 상당히 짭짤 했다.
게다가 값비싼 란델 특제 포션을 얻을 수 있는 유일한 퀘스트였다.
그렇기에 고블린을 잡으려는 플레 이어들은 수없이 많았다.
“힐러 없나요? 힐러!!!!”
“법사 구함!!!!!!!!”
“파티원 모집합니다!! 근접 모셔 요!!”
현우는 그중에서 근접 직업을 찾는 파티장에게 말을 걸었다.
“근접 딜런데 파티 가능할까요?”
파티장은 현우의 모습을 훑더니 고 개를 저었다.
“보니까 면역 아이템 하나도 없으 신 것 같은데. 다른 헤딩팟이나 알 아보시죠. 저흰 숙련팟이라서요.”
가입 요청을 단호하게 거절당한 현 우는 자존심이 상했다.
헤딩팟은 해당 필드에 처음 온 플 레이들이 뭉친 파티를 말했다. 즉, 넌 가서 초보들이랑 놀라는 말 과 같았다.
“아오 씨.”
고작 고블린들의 독침 따위는 한 대도 맞지 않고 피하거나 튕겨낼 자 신이 있었다.
그런데 겨우 면역 아이템 그것도 저레벨 수준의 아이템이 없다는 이 유만으로 이토록 무시를 받다니….
자존심에 금이 간 현우가 이를 갈 던 그때 현우의 귀에 고운 여성의 목소리가 들렸다.
“저기 그럼 저희 파티랑 가실래 요?”
현우의 고개가 반사적으로 휙 돌아 갔다.
현우의 고개가 돌아간 곳에는 귀여 운 얼굴의 여성 사제가 있었다.
현우는 그 파티의 조건을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고개를 끄덕였다.
‘급하지. 암.’
“네, 가죠.”
“그럼 이쪽으로 오세요. 다 모았 어!!”
여사제는 파티원들을 불러 모았다.
여기저기서 구인을 하던 파티원들 이 모습을 속속 드러냈다.
“그럼 통성명부터 할까요? 전 최소 미라고 해요.”
“우리끼린 다 아는데 왜 하냐?”
“저분은 모르잖아. 그러니까 그냥 해!”
통성명의 이유를 묻던 남자 전사는 본전도 찾지 못하고 소미에게 타박 을 당했다.
“전 현우라고 합니다. 직업은 전사 구요. 레벨은 20입니다.”
현우는 6레벨인 것을 숨기고 평범 한 20레벨의 전사로 둔갑했다.
유니크 아이템을 통해 스탯은 비슷 했다. 단지 스킬이 없을 뿐.
“근데 면역 아이템이 없으시네요?”
“그러게. 근접이신데 버텨지시려나.”
“제가 컨트롤이 조금 좋습니다.”
파티원들의 타박에 현우는 최대한 입꼬리를 올리며 미소를 지어 보였 다.
“오빠! 내가 데려온 분한테 무슨 말이야? 나 못 믿어?”
“응, 널 못 믿어. 그래서 물어본 거다. 너 때문에 죽으면 안 되잖 니?”
“이... 죽어!!”
최소미는 오빠로 추정되는 전사에 게 들고 있던 지팡이를 휘둘렀다.
그 틈에 다른 파티원들이 자기소개 를 하기 시작했다.
“전 23레벨 마법사에요. 지아라고 불러주세요.”
“전 22레벨 궁숩니다. 박철민이라 고 합니다.”
그 사이 전쟁이 끝났는지 전사 사 내가 다가와 악수를 청했다.
“후. 못 볼 꼴을 보였군요. 전 최 진우라고 합니다. 보시다시피 탱킹 을 맡고 있습니다.”
말을 계속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나이 얘기까지 나왔다.
소미는 20살, 지아와 박철민은 21 살로 현우보다 동생이었고 최진우만 이 24살로 현우보다 나이가 많았다.
“그럼 들어간다.”
현우 일행은 동굴에 입장했다.
“중요한 건 독침을 최대한 맞지 않 는 거야. 독침만 빼면 고블린은 사 실 잡기 어려운 몬스터는 아니지.”
던전에 진입한 최진우는 간략한 브 리핑을 했다.
“그럼 나랑 현우가 앞선을 맡고 너 흰 고블린들을 공격해라. 소미는 힐 잘하고.”
“알았어.”
최진우의 말에 최소미가 까칠하게 대답했다. 왜 자신만 가지고 그러냐 는 얼굴이었다.
그에 최진우는 모른 척하며 방패와 검을 들고 앞서 나갔다.
“키륵, 키륵”
“키르륵”
드디어 고블린 무리가 나타났다.
고블린들은 만나서 반갑다고 대롱 으로 독침을 발사했다.
캉캉!
독침은 당연하게도 최진우의 방패 를 뚫지 못했다.
그 사이 박철민의 화살과 지아의 마법이 고블린들을 폭격했다.
슈슉!
펑!
“키 엑!!”
고블린들은 속수무책으로 쓰러졌 다.
‘이 파티 무척 손발이 잘 맞는데?’
왜 나를 파티원으로 받은 거야?
현우의 머릿속에 떠오른 의문이었 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였다.
현우도 전투에 참여해야 했다.
고블린이 눈앞으로 다가왔기 때문 이었다.
고블린은 늑대처럼 댕강댕강 썰리 지는 않았다.
하지만 현우에게는 비숫했다.
아니, 오히려 급소를 노리기는 더 쉬웠다.
샥!
현우의 도는 고블린의 목을 절묘하 게 지나갔다.
고블린은 갈라진 목을 부여잡고는 쓰러졌다.
- 동굴 고블린을 처치했습니다.
[경험치를 획득했습니다.]
[레벨 업을 했습니다.]
[체력과 마력이 전부 회복됩니다.]
- 동굴 고블린 처치 5/15
- 동굴 고블린의 엄지손톱 5/15
전투는 일방적인 학살로 끝이 났 다.
“너 잘 싸우던걸?”
“그러게요. 칼이 막 이렇게 휭휭 날아다니는데.”
“형도 잘 싸우시던데요?”
일행은 현우가 고작 6레벨 이제 7 레벨이 되었다는 것을 알아채지 못 했다.
그 정도로 현우는 위화감이 없었 다.
20레벨의 전사와 비교해도 말이다.
♦ ♦♦
파티의 분위기는 화기애애했다.
한 시간이 넘는 전투가 깔끔하게 진행되었기 때문이었다.
또 한 번의 전투를 끝낸 뒤 현우 의 파티는 잠깐의 휴식시간을 가졌 다.
그 순간 동굴 구석에서 한 무더기 의 대롱이 나타났다.
슉슉!
일행은 갑자기 도를 뽑아드는 현우 를 보고 당황했다. 왜 갑자기 도를 뽑냐는 얼굴이었다.
그 순간 현우의 도가 춤을 췄다.
탱 탱!
독침들은 현우의 도를 넘어서지 못 했다.
“고블린입니다. 어서 잡죠.”
“그… 그래. 얘들아, 가자.”
최진우는 정신을 차리고 전투에 참 여했다.
제대로 된 진형을 잡자 고블린을 잡는 것은 순식간이었다.
“와. 어떻게 그걸 봤어요? 대단해 요!”
최소미를 비롯한 파티원들은 현우 에게 엄지를 척하니 들어 보였다.
그만큼 대단했다는 뜻이었다.
현우는 다들 자신을 칭찬하자 쑥스 러운 듯 말을 돌렸다.
“얼른 보스나 잡으러 가죠. 퀘스트 는 끝내야 하니까요.”
고블린 동굴의 보스 몬스터는 동굴 홉 고블린이었다.
보통의 동굴 고블린보다 한 뼘 이 상의 큰 키와 발달된 지능을 자랑하 며 약간이지만 마법도 사용을 한다.
“그니까 지금처럼 넋 놓고 마법만 던지고 활만 쏴서는 안 된다는 얘기 야. 알았어?” 최진우도 홉 고블린은 부담스러웠 는지 브리핑을 단단히 했다.
“근데 왜 현우 형한테는 아무 말 안 해요?”
“쟤는 딱 봐도 알아서 잘 하는데 왜 말을 해‘?”
박철민은 현우를 물고 늘어지다 괜 히 꿀밤만 맞았다.
“그럼 다들 집중해.”
동굴의 주인 홉 고블린이 등장했 다.
홈 고블린은 등장부터 남달랐다.
검은 구체를 최진우에게 날린 것이 다.
펑
“윽... ”
최진우는 방패를 들어 구체를 막았 다.
하지만 그 여력까지는 버티지 못 하고 그대로 날아가 동굴의 벽에 부 딪혔다.
괜히 어지간한 파티들이 동굴 고블 린만 잡다 돌아가는 것이 아니다.
홉 고블린이 그만큼 강했기 때문에 고블린만 주야장천으로 잡았다.
현우의 파티도 현우가 생각 외로 뛰어난 실력을 가졌기에 도전을 했 지만 홉 고블린은 여전히 힘든 상대 임은 분명했다.
최진우가 날아간 그때 최소미의 버 프를 받은 현우가 앞으로 나왔다.
[사제의 축복을 받았습니다.]
[힘이 상승합니다.]
[민첩이 상승합니다.]
‘이 정도면 충분하지.’
현우는 버프로 인한 스탯 상승에 만족했다.
몸의 움직임이 한결 가벼워진 것이 느껴졌다.
이런 상태라면 충분히 홉 고블린을 상대할 수 있었다.
홈 고블린은 손에 든 단검을 빠르 게 휘둘렀다.
하지만 곱게 당할 현우가 아니었 다.
부드러운 움직임으로 단검을 피한 채 역으로 홈 고블린의 옆구리를 베 어냈다.
“키륵!!!”
옆구리를 베인 홉 고블린은 화가 났다.
고작 인간에게 상처를 입은 탓이었 다.
동굴의 지배자인 자신이.
분노가 가득한 홉 고블린은 예의 검은 구체를 만들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걸 보고 있을 현우가 아 니었다.
구체가 만들어지기까지 걸리는 시 간은 5초.
현우는 달려가 홉 고블린의 팔 한 쪽을 아예 잘라냈다.
툭.
“키륵!!!!!”
팔이 절단당한 고통에 만들어지던 구체는 사라져버렸다.
홉 고블린은 땅에 떨어진 자신의 팔을 보며 울부짖었다.
‘확실히 저렙 보스들은 지능이 떨 어져.’
“빨리 공격해요!”
‘근데 왜 구경만 하고 있는 거야. 진작 같이 때렸으면 잡았겠는데.’
혹시 내가 죽길 바라나?
현우의 머릿속에서 한편의 시나리 오가 완성됐다.
한편 최진우는 최소미의 힐과 포션 으로 체력을 가득 채웠지만 전투에 합류할 생각하지 못했다.
그저 다른 이들과 마찬가지로 멍하 니 현우의 전투를 감상하기 바빴다.
신들린 움직임이었다.
홉 고블린의 단검을 피하고 반격을 하고 또다시 피하는.
상상 속에서만 이루어지던 일이었 다.
모두가 넋이 나가 현우의 전투를 보고 있던 그때 현우가 소리쳤다.
“공격!!!”
지아가 제일 먼저 정신을 차리고 마법을 캐스팅했다.
마력 화살을 만들어 홉 고블린에게 날렸다.
박철민의 화살이 뒤를 이었다.
멍 하니 서 있던 홉 고블린은 날 아오는 화살들을 피하지 못 한 채 전부 맞았다.
“키....” - 동굴의 홉 고블린을 처치했습니 다.
[경험치를 획득했습니다.]
[레벨 업을 했습니다.]
[체력과 마력이 전부 회복됩니다.]
현우는 쓰러지는 홉 고블린을 보고 한숨을 내쉬었다.
‘하마터면 내가 죽을 뗀 했네.’
“와!!! 우리가 홈 고블린을 잡았 어!!”
“우리가 아니라 현우가 잡은 거
지.”
“현우 형 최고!!!”
“오빠 멋있었어요!”
홉 고블린을 잡은 파티원들은 믿기 지 않는다는 표정이었다.
자신들이 홉 고블린을 잡다니.
믿을 수가 없었다.
홉 고블린은 작은 알과 약간의 실 버 그리고 작은 책 한 권을 남기고 떠났다.
[랜덤 펫 알]
[5실버 28브론즈]
[다크 볼 마법세
“이걸 어떻게 나누지?”
“현우 형을 다 주죠?”
“그러자. 어차피 오빠 혼자 잡은 거니까.”
파티원들의 무한한 배려에 현우는 부담스러움을 느꼈다.
“전 알만 있으면 돼요. 마법서는 저한테 아무 쓸모없어서요.”
“정말 그거면 돼?”
“네. 전 이거면 충분해요.”
‘내가 다 가져가면 날 죽이려 들겠 지?’
현우는 아직도 상상의 나래를 펼치
고 있었다.
“다음에 또 사냥해요.”
“꼭요 꼭. 알았죠. 오빠?”
“친구 추가하면 안 돼요?”
현우는 최진우 등을 향해 손을 흔 들며 자리를 빠르게 벗어났다.
“해맑은 얼굴로 사람 뒤통수를 치 려고 하다니.”
현우는 아스란을 향해 뛰면서 생각 했다.
세상에 믿을 놈 하나 없다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