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편에서 계속) 제 116화.
- 전투는 근。골목대장 원탑인 듯.
- 진짜 남다르다. 몇 달 안에 투기 장 랭킹 1위 갈 듯.
- 골목대장에 중독되면 다른 스트 리밍 못 봄. 특히 근접 클래스는….
- 공감. 눈 버리는 것 같음. 수준 떨어지고. 차라리 컨셉러들 스트리 밍을 보지.
현우와 헬드의 전투를 지켜보는 시 청자들은 현우에 대해 칭찬이 아닌 찬양을 하고 있었다.
현우는 네임드 NPC를 상대로 압 도적인 전투를 선보였다.
강기를 사용하지 못해 화력에서는 분명히 밀렸다.
부딪칠 때마다 밀려나는 발자국이 그것을 증명했다.
제아무리 마력 스탯이 높다고 하더 라도 검기와 강기의 차이는 뚜렷했다.
그것이 NPC와의 대결이라면 더욱 심했다.
NPC는 플레이어와는 다른 시스템 의 보정을 받기에.
같은 능력치라면 무조건 NPC가 이겼다.
현우는 그 차이를 온갖 스킬로 메 꿨다.
블링크와 현천보의 적절한 사용으 로 강기와의 직접적인 충돌을 피했 다.
굳이 부딪쳐야 한다면 가진 모든 스킬을 쏟아부었다.
강타부터 시작해 마력 폭발까지.
현우가 노리는 것은 시간이었다.
헬드의 직업은 기사 클래스.
보통의 기사가 아닌, 암흑 속성의 마력을 사용하는 기사이기는 하나 결국은 기사다.
마력이 넉넉하지 못한 기사.
마력이 넉넉한 키온의 기사와는 사 정이 달랐다.
‘조금만 더. 조금만….’
마침내 현우가 원하는 때가 왔다.
헬드의 검에서 강기가 흐릿해지기 시작했다.
‘ 지금!’
현우가 지금까지와는 다르게 적극 적으로 공격에 나섰다.
완전한 형태의 강기에 비하면 지금 의 강기는 현우의 도기로 충분히 감 당할 수 있었다.
콰앙!!!
“크윽.”
강타를 사용한 현우의 도가 헬드의 장검과 충돌했다.
결과는 현우의 예상대로였다.
밀려난 것은 현우가 아니라 헬드였 다.
불완전한 강기로는 온갖 스킬로 강 화된 현우의 도기를 견뎌낼 수 없었 다.
‘어차피 인간인 이상 한 방이야.’
현우는 딱 한 방만을 노리고 있었 다.
큰 스킬도 아니다. 헬드에게 한 번의 공격만 성공시킨 다면, 이 전투는 무조건 현우의 승 리였다.
인간형 몬스터를 상대로 현우는 그 야말로 말도 안 되는 공격력을 자랑 했다.
게다가 NPC나 일반 플레이어들을 상대로는 더욱 강력했다.
그 이유는 간단했다.
NPC와 플레이어는 기본적으로 몬 스터들에 비해 체력이 낮았다.
그것을 커버하는 것이 방어력을 높 이는 방어구였다.
하지만 현우의 방어력 관통 수치가 워낙 높아 상대방의 방어력을 거의 무시하는 수준이었다.
그 말인즉슨 현우에 까다로운 상대 는 무식할 정도로 체력이 높은 몬스 터지, 방어력이 높은 몬스터가 아니 었다.
쌔애액!
현우의 도에서 쏘아진 검은 삭월형 도기가 섬뜩한 기세로 헬드를 향해 날아갔다.
헬드는 최소한의 마력만을 사용한 채 자신을 향해 날아오는 도기를 튕 겨 냈다.
‘으 ’
하지만 생각보다 위력이 강력했다. 예상했던 것보다 더 강한 위력에 헬드는 터져 나오는 신음을 겨우 참 아냈다.
낭패였다.
자신이 무리해 마력을 사용한 감도 없진 않았지만, 르브론의 제자라는 눈앞의 사내는 마력이 무한한 것 같 았다.
십 수 분 동안 수 미터에 달하는 도기를 자유자재로 뽑아냈음에도 전 혀 마력이 달리는 것처럼 보이지 않 았다.
‘이번 한 번으로 결판을 내야….’
헬드는 최후의 공격을 준비했다.
더 싸우고 싶어도 그럴 마력이 남 지 않았다.
딱 한 번의 스킬 연계를 사용할 만큼의 마력만 남아 있었다.
‘그것을 쓰는 수밖에….’
헬드는 그 마력으로 비장의 스킬을 사용하기로 마음먹었다.
이 스킬은 우연히 얻은 한 권의 책을 통해 익힌 것이었다.
알킬 내에서도 유래를 아는 이가 단 한 명도 없었다.
“합!”
헬드는 짧은 기합을 내뱉음과 동시 에 현우를 향해 달려들었다.
헬드의 발이 빠르게 움직였다.
그에 비례해 헬드의 움직임이 기괴 해지기 시작했다.
헬드의 움직임을 본 현우는 경악했 다.
현우는 저것을 아주 잘 알았다.
‘현천보!!!’
자신이 익힌 스킬 ‘현천보’와 유사 했다.
같은 스킬이라고 보기에는 미안할 정도의 퀄리티였지만, 분명 틀은 비 슷했다.
경악도 잠시였다.
현우는 뜻 모를 미소를 지었다.
‘잘만 하면 그 거지 같은 퀘스트에 대한 실마리를 얻을 수도 있겠어.’ 헬드를 잡고 나면 아무런 정보도 없는, 쓰레기 같은 ‘현천마공의 후 예 퀘스트’에 대한 힌트가 나타날 거라는 예감이 들었다.
[현천보를 사용했습니다.]
[이동 속도가 상승합니다.]
현우는 현천보를 사용했다.
헬드의 기괴한 움직임에 현천보로 맞받아치는 것을 선택했다.
이유는 간단했다.
‘이게 가장 그림이 좋아.’ 한눈에 봐도 굉장한 이동 스킬을 쓰는 NPC.
그리고 그와 비슷하거나 더 뛰어난 이동 스킬을 사용하는 플레이어.
둘 사이의 불꽃 튀는 근접전.
상상만 해도 조회 수가 오르는 소 리가 들리는 것 같았다.
달콤한 상상에 빠진 현우와는 다르 게 헬드는 충격에 입을 다물지 못했 다.
‘이 기술을 어떻게?’
어비스 무빙.
알 수 없는 문자로 쓰인 책에서 얻 어낸 기술에 헬드가 이름을 붙였다. 기술을 사용했을 때의 움직임이 마 치 책 속에서만 본 마족들과 비슷할 것이라는 생각에서였다.
그리고 이 기술을 얻게 된 이후 자신의 마력이 암흑 속성이 되기도 했다.
그런데 이 기술을 구사하는 다른 사람을 만난 것이다.
그것도 무려 르브론의 제자.
“네놈이 어떻게 이 기술을!!!”
현우는 비명과도 같은 헬드의 외침 을 무시했다.
대신 묵묵히 도를 휘둘렀다.
현천보는 스트리밍에서 공개할 수 없는 비밀이었기에.
콰앙!!!
쾅!!!
현우와 헬드는 계속해서 무기를 맞 댔다.
헬드는 어비스 무빙과 함께 얻은 기술, 어비스 스톰을 사용하기 위해 뒤로 훌쩍 물러섰다.
하지만 그것은 헬드의 판단 미스였 다.
현우의 신기에 가까운 마력 제어를 알지 못했기에 한 실수였다.
헬드가 어비스 스톰을 사용하기 위 해 온몸의 마력을 쥐어짜는 그때, 그의 눈에 저 멀리에서 부러진 도를 휘두르는 현우가 보였다.
‘늦었어.’
네놈의 도가 내게 닿기 전에 어비 스 스톰이 완성될 것이다.
헬드는 분명 그렇게 될 것이라 여 겼다.
현우의 도에서 순식간에 솟아나는 도기를 보기 전까지는.
스스슷!
뱀이었다.
현우의 도에서 솟아난 도기는 허공 을 가로질러 헬드의 목을 꿰뚫었다.
알킬의 제3 기사단장, 헬드의 허무 한 최후였다.
- 제3 기사단장, 헬드를 처치했습 니다.
[경험치를 획득했습니다.]
[레벨 업을 했습니다.]
[체력과 마력이 전부 회복됩니다.]
“후....”
꽤 힘든 싸움이었다.
가장 큰 문제는 강기였다.
헬드가 강하긴 했지만, 지금까지 상대했던 몬스터들 역시 만만찮은
수준이었기 때문에 크게 밀린다는 느낌은 없었다.
하지만 강기에 대해서는 속수무책 이었다.
제대로 대응할 수 없었다.
이게 템빨이고 레벨빨이라는 생각 이 절로 들게 했다.
‘레이나보다 대충 두 배는 더 강력 했지.’
“얼른 3차 전직을 해야겠는데….”
현우가 3차 전직에 대해 불을 태 우는 사이 저 멀리 숨어 있던 탱이 와 써니가 현우를 향해 다가왔다.
“주인 놈아, 수고했다.”
“와, 진짜 혼자 잡으시네요!!!” 써니는 감탄했다.
영상과 실제의 괴리는 굉장했다.
영상 속의 골목대장은 그저 굉장하 다.
대단하다. 그런 느낌뿐이었다.
다만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들기에 팬이 되었다.
하지만 실제로 본 골목대장의 전투 는 그 자체로도 가치가 있었다.
보스 몬스터 중에서도 최고 난이도 라고 평가되는 인간형 보스 몬스터 를 상대로 조금도 밀리지 않고 승리 했다.
‘정말 대단한 사람이야….’
탱이는 언제나처럼 바닥에 떨어진 아이템을 주워 현우의 어깨에 올라 탔다.
“책하고 검이 나왔다. 주인 놈아.”
탱이는 대수롭지 않게 현우를 향해 검날 끝을 쑤욱 뻗었다.
“으악!! 이 미친 곰이 무슨 짓이 야!!!”
현우는 갑자기 눈앞에 나타난 기다 란 검에 식겁했다.
그리고 그 모습은 수백만 명의 시 청자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했다.
- 긔그긔그구긔 명불허전 그 주인 에그 펫.
- 언제부터 컨셉 스트리밍으로 변 신했죠? 실력으로 승부하는 줄 알았 는데.
- =7=7=7=7. 저렇게 겁이 많은데 어떻게 그렇게 잘 싸우는지 모르겠 음.
- 이거랑 그거랑 다른가 보지. 근 데 겁나 웃기넼거거거거크.
- 대장광팬님이 금화 999개를 선 물하셨습니다.
- 탱이짱짱곰님이 금화 1111개를 선물하셨습니다.
좋은 구경을 한 대가로 금화가 터 졌다.
평소보다 족히 두 배는 더 터져 나왔다.
현우는 화면을 한편을 가득 채우는 메시지에 그제야 자신이 스트리밍을 하고 있다는 것을 자각했다.
‘아오, 이걸 몇 명이 본 거야? 지 금.’
이 순간 현우는 다시 한 번 자신 이 가면을 쓰고 있다는 것에 감사했 다.
그리고 절대 프로 데뷔를 하기 전 에는 가면을 벗지 않겠다고 다짐했 다.
‘이 흑역사를”.’
현우는 자책을 멈추고 탱이에게서 검과 책을 건네받았다.
아이템 정보를 확인한 현우는 흑역 사를 잊었다.
흑역사는 이 아이템들에 비하면 조 금의 가치도 없었다.
이미 현우의 눈에는 검에서 빛이 흘러나오는 것처럼 보였다.
“여러분, 대박 터졌습니다.”
메인 시나리오에 관련된 모든 플레 이어의 눈앞에 갑작스럽게 메시지가 나타났다.
- 반란군 제3 기사단장, 헬드가 처 치 되었습니다.
플레이어들은 당황했다.
갑자기 기사단장이 죽다니.
이게 무슨 일인가.
마른하늘에 날벼락이었다.
여기 모인 플레이어 모두가 메인 시나리오의 보상을 노렸다.
그러기 위해서는 반란군의 간부라 는 거대한 아이템 덩어리들을 한 명 이라도 더 처치해야만 했다.
그런 간부가 영문도 모른 채 죽어 나간 것이다.
“미친 새끼.”
영찬은 눈앞의 메시지를 보자마자 누군가를 욕했다.
‘안 봐도 강현우다.’
이 시점에서 저 성안에서 깽판을 칠 능력이 있는 플레이어는 단 한 명이었다.
골목대장.
“형, 누굴까요? 기사단장을 죽인 사람.”
한 길드원이 물었다.
“몰라서 묻냐? 무조건 골목대장이 다. 그 새끼야. 안 봐도 뻔해.”
“동상이? 혼자 가더니 이런 일을 저질러 부렀구마….”
“그럴 능력이 충분하지 않습니까. 늦으면 구경도 못 하게 생겼습니다. 형님.”
“그러게 말이여. 우리도 싸게 가야 겄어.”
말과는 다르게 흐뭇한 표정을 짓는 김석중과 강중구였다.
“그게 사실입니까?”
정한백이 어색한 표정으로 되물었 다.
“골목대장입니다. 프론트에서 온 정보니 확실할 겁니다. 실시간 스트 리밍 중이라니 틀릴 수가 없겠죠.”
마스체라노는 쐐기를 박았다.
“그렇군요.”
‘왜 하필 그놈이야!!! 왜!!!’
정한백은 절규하는 속과는 다르게 옅게 웃으며 대답했다.
하지만 마스체라노는 알고 있었다.
정한백이 웃는 게 웃는 게 아니라 는 것을.
‘사람 보는 눈이 없으면 저렇게 고 생을 사서 한다니까.’
“레이나, 우리도 어서 가지. 이러다 손만 빨게 생겼어. 이번에는 뭐라도 좀 건져야 하지 않겠어?”
“그래, 얼른 가자.”
“사부님, 형님이 반란군 제3 기사 단장을 해치웠대요.” 대마법사 서페드의 제자, 메이슨이 해맑은 표정으로 말했다.
“놈이 말이냐? 헬드 그놈을?”
“그건 잘 모르겠어요. 그냥 제3 기 사단장이라고만 해서….”
메이슨의 말에 서페드의 표정이 바 뀌었다.
생각보다 더 강한 현우의 실력에 놀란 탓이었다.
‘아니지, 그 정도나 되니 라에크를 통과한 것이겠지.’
인정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놀란 감정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었다.
“제자야, 놈이 강기를 사용할 수 있더냐?”
“강기요? 아마 사용하지 못하는 거 로 알아요. 레벨이 부족하거든요.”
“그런데 헬드를 이겼어?”
놀람이 경악으로 변했다.
강기를 사용하지 못하는 기사는 강 기를 사용하는 기사와 겨뤘을 경우 백이면 백 패배한다.
별다른 이유가 있는 것도 아니다.
그냥 진다.
어떻게 싸워도 진다.
그게 서페드의 상식이자 대륙의 상 식이었다.
‘르브론이 일개 모험가와 싸우면 모를까.’
물론 예외도 있었다.
하지만 그렇다는 것은 르브론의 제 자 놈이 르브론만큼의 재능을 소유 하고 있어야 했다.
“역시 괴물이야, 괴물.”
(다음 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