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랭커의 귀환-201화 (202/939)

제 200화

- 반도의 아이템 정보가 갱신됩니다.

[부러진 현천도1]

부러진 현천도의 손잡이.

완전한 상태가 아니라 위력이 제한된 상태.

부러진 현천도2가 있으면 복원할 수 있다.

그 외에는 외형 변환이 불가능.

등급 : 유니크

제한 : 힘 600, 체력 400 이상.

내구도 : 2,500/2,500

공격력 : 1,200

효과 : 마력 소모량 20% 감소, 방어력 관통 20% 증가.

‘영찬아, 고맙다. 오늘 치킨 꼭 사 줄게.’

현우는 눈앞에 떠오른 메시지를 보 고는 영찬에게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영찬이 아니었다면 그냥 현천문에 상자째로 놓고 서대륙으로 돌아갈 계획이었다.

동대륙이 기회의 땅이기는 했지만, 서대륙도 만만찮았다.

거기에 신대륙에 명목상으로나마 합류하기로 했으니 그 수혜를 누려 야 했다.

‘메인 시나리오 때 부스러기 좀 나 눠주고. 나는 메인 시나리오 정보만 조금 받고. 그럼 상부상조지.’

날로 먹는 것도 아니니 양심에 거 리낄 것도 없었다.

이건 분명한 기브 앤 테이크였으니 까.

‘동대륙아, 잘 있어라. 조만간 돌아 오마.’

현우는 검단산의 공기를 깊게 들이 마셨다.

그러고는 인벤토리에서 작은 종이 를 꺼내 찢었다.

종이의 정체는 브릭스로 향하는 귀 환서 였다.

브릭스에 나타난 현우는 곧장 헤진 대산맥에 올랐다.

이번에는 분명한 목적지를 갖고 있 었다.

‘종착지가 정해져 있다는 게 이렇 게 마음이 편할 줄이야.’ 현우는 험한 혜진 대산맥을 오르면 서도 미소가 절로 떠올랐다.

현우가 향하는 곳은 헤진 대산맥에 있는 칼리 폭포였다.

그곳에는 현우가 찾는 드워프들이 있었다.

붉은 모루 일족.

황금 망치 에드찬과 그의 동생 트 레샤가 있는 일족이었다.

콰아아아!!!

칼리 폭포는 오늘도 무섭도록 강한 물줄기를 흘리고 있었다.

현우는 시원하다 못해 차가운 물보 라를 맞으며 묵묵히 기다렸다.

‘아무나 안 나오나?’

다만 가면에 가려진 얼굴이 일그러 지는 것은 피할 수 없었다.

저번 방문 때는 우연히 현우와 김 석중을 발견한 트레샤가 붉은 모루 일족으로 안내했다.

하지만 오늘도 그러라는 법은 없었 다.

그래서 현우는 30분도 넘는 시간 동안 이처럼 멍하게 폭포만 바라보 고 있는 것이었다.

“자네? 여기는 무슨 일인가?”

그 순간이었다.

귀에 익은 목소리가 현우의 뒤에서 들려왔다.

현우는 고개를 돌려 목소리의 주인 을 확인했다.

짤막한 키에 차돌 같은 근육이 온 몸 가득한 모습.

붉은 모루 일족의 족장이자 황금 망치인 에드찬이었다.

“에드찬 님을 뵈러 왔는데 이렇게 만나다니 오늘 운이 좋은 것 같습니 다.”

현우의 능글맞은 대답에 에드찬이 손가락으로 자신을 가리켰다.

“나를? 자네가 왜? 무기라도 얻으 러 왔나? 안 돼! 못 줘! 돌아가!” 그러고는 단호하게 말했다.

얼마나 단호했는지 현우는 순간적 으로 자신이 그에게 무기를 달라고 요청한 것처럼 느껴질 정도였다.

“아닙니다. 달라는 게 아니라 수리 를 부탁드리러 왔습니다. 아무래도 인간의 야장술보다는 드워프의 기술 이 훌륭하지 않겠습니까?”

현우의 칭찬에 에드찬의 입꼬리가 살짝 올라갔다.

그 모습을 본 현우가 쐐기를 박았 다.

“그리고 약소하지만 이것. 동대륙 에서 가져온 술입니다. 부담 가지실 필요는 없습니다. 그저 제 성의라고 생각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현우가 내민 것은 동대륙에서 구매 한 술이었다.

청풍에게 몇 차례에 걸쳐 내놓으려 한 술이었으나 생각보다 빠르게 이 뤄진 서대륙 귀환으로 미처 전해주 지 못한 것들이었다.

“동… 동대륙의 술이란 말인가? 이 게?”

에드찬은 빼앗다시피 해 현우의 손 에 들린 유리병을 낚아챘다.

찰랑거리는 소리로 보아 안에 술이 담긴 것은 거짓이 아니었다.

‘일단 확인부터. 어차피 선물이라 고 했잖아?’

에드찬은 참지 못하고 유리병의 마 개를 뜯었다.

그러자 병으로부터 그윽한 향이 흘 러나왔다.

평소에 마시던 맥주와는 향부터가 차원이 달랐다.

‘한 입만 마실까? 한 입만?’

에드찬은 술병을 꼭 쥔 채로 갈등 했다.

얼마나 심하게 갈등했는지 손이 덜 덜 떨릴 지경이었다.

“드세요. 한 병만 있는 건 아니니 까요.”

현우가 다시 한 번 쐐기를 박았다.

현우의 말에 에드찬은 단숨에 술병 을 입으로 가져갔다.

“크으.... 향만큼이나 맛도 좋군. 들 어와. 뭘 고쳐달라는 건지는 몰라도 이런 좋은 술을 먹었으면 없는 홈도 만들어서 고쳐주지.”

그 말과 함께 에드찬이 현우에게 손을 내밀었다.

현우는 빙긋 웃고는 인벤토리에서 한 병의 술을 더 꺼냈다.

“그래, 뭐든 수리해주지. 꺼내 봐.”

에드찬은 현우를 자신의 대장간에 데려왔다.

술에 대한 대가를 지불하기 위해서 였다.

“부서진 무기도 수리가 됩니까?”

현우가 의뭉스러운 말투로 물었다.

그러자 에드찬의 얼굴이 구겨지며 뻘겋게 달아올랐다.

“내가 누군데 그깟 부러진 무기 하 나 못 고칠 것 같으냐!!! 황금 망치. 수많은 드워프 중에서도 당대에 다 섯 손가락 안에 꼽히는 드워프들에 게만 주어지는 칭호인 황금망치가 바로 이 에드찬이다!!! 당장 꺼내. 그깟 것. 단숨에 고쳐주지.”

에드찬의 분노에 현우는 뜻 모를 미소를 지으며 인벤토리에서 부러진 현천도들을 꺼냈다.

“얼마나 걸릴까요?”

“흠…. 잠깐만 있어 봐. 이거 꽤 흥미로우니까.”

에드찬은 부러진 현천도의 날 부분 을 잡고 이리저리 살폈다.

에드찬은 부러진 현천도에 마력을 주입하기도 하고 망치로 두들기기도 했다.

한참을 만지던 그가 돌연 고개를 들었다.

“어디서 구했는지는 모르겠는데. 상당히 신기한 것을 들고 왔어. 오 랜 시간 동일한 종류의 마력이 주입 되어 금속 자체가 마력에 물들다 니.”

“그래서 수리가 됩니까?”

현우는 계속해서 말을 돌리는 에드 찬을 재촉했다.

되면 된다. 아니면 아니다.

시원하게 말을 하지 않는 에드찬의 태도에 짜증이 난 것이다.

“당연히 되지. 황금 망치가 무슨 가위바위보로 얻은 칭호인 줄 아느 냐? 한 시간만 기다려라.”

에드찬은 그런 현우의 태도에 미간 을 찌푸리면서도 타박하지는 않았다.

인간에게 이 무기는 자신에게 술과 같은 것이었다.

술을 줄듯 말듯 애매한 태도를 보 인다면 화를 내지 않고서는 버티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었다.

“형태는 어떻게 해줘? 원형을 보존 해 주랴? 아니면 원하는 형태가 있 느냐?”

에드찬의 물음에 잠시 고민하는 듯 했던 현우는 이내 암흑의 별을 뽑았 다.

‘바꿔? 말아?’

스르릉.

칼집에서 나온 암흑의 별이 영롱한 자태를 뽐냈다.

“이 모양대로 해주십시오.”

“이대로? 흠…. 원하는 대로 해주 지.”

에드찬은 암흑의 별을 받아들고는 대충 훑었다.

현천도를 볼 때와는 사뭇 다른 모 습이 었다.

에드찬은 암흑의 별을 돌려주며 말 했다.

“뭐 해? 안 나가고? 구경이라도

할 건가?”

“구경해도 됩니까?”

“그러던지.”

에드찬은 현우의 물음에 신경도 쓰 지 않는다는 듯 대답하고는 곧장 작 업을 시작했다.

화아아!!!

시작은 중앙의 화로에 불을 붙이는 것부터 였다.

무슨 원리인지는 모르겠지만, 에드 찬의 손길이 닿을 때마다 화로의 온 도가 미친 듯이 상승했다.

온도가 절정에 이르자 에드찬은 부 러진 현천도의 손잡이를 두 손의 악 력만으로 바스러트리고는 금속 부분 만 화로에 집어넣었다.

5분, 10분.

시간이 흐를수록 현천도는 제 형태 를 잃고 쇳물이 되어갔다.

깡!깡 !깡!

에드찬은 새빨갛게 달아오른 쇳덩 이를 집게로 집고 망치질을 시작했 다.

한 번, 한 번 두들길 때마다 뭉툭 했던 쇳덩이의 형태가 점차 도의 모 양을 잡아가기 시작했다.

치이이익!!!

그 이후에는 차가운 물에 쇳덩이를 넣고 식혔다.

이 과정을 수십 차례 반복하자 에 드찬의 손에는 암흑의 별과 똑같은 모양의 도가 들려 있었다.

단지 차이가 있다면 아직 후처리가 끝나지 않아 날이 서 있지 않다는 것이었다.

‘대단해.’

현우는 숨조차 제대로 쉬지 않고 그 과정을 지켜봤다.

에드찬이 도를 만드는 과정은 예술 에 가까웠다.

스스스

―f ―I—I *

에드찬은 어디서 가져온 숫돌에 만 들어진 도를 갈기 시작했다.

도에 붙은 이물질들이 떨어져 나가 고 날이 날카롭게 갈리면서 완전한 자태를 드러냈다.

“자, 이제 날은 완성했다. 이제 손 잡이 부분만 만들면 돼. 한 번 보겠 나?”

에드찬이 이마에 가득 난 땀을 훔 치며 말했다.

현우는 고개를 빠르게 끄덕였다.

그러고는 재빨리 에드찬의 곁에 다 가가 완성 직전인 도의 정보를 확인 했다.

[현천도]

부러진 현천도를 재료로 붉은 모루 일 족의 족장, 에드찬이 다시 만들었다.

황금 망치다운 실력으로 본래의 현천 도 보다 뛰어난 위력을 자랑한다.

현천마공의 성취가 오를수록 도의 위 력이 상승한다.

등급 : 에픽

내구도 : 6,300/6,300

제한 : 현천마공을 익힌 자.

공격력 : 2,500

효과 : 모든 스탯 + 250, 방어력 관통 25% 증가, 마력 소모량 25% 감소, 마 력의 위력 25% 증가.

‘완벽해. 뷰티풀!!!’

이보다 더 완벽하고 좋은 아이템은 찾을 수가 없었다.

암흑의 별보다 900이 높은 공격력.

모든 스탯 증가, 방어력 관통 증 가, 마력 소모량 감소.

거기에 마력의 위력 증가까지.

속성 데미지 추가 옵션이 없는 것 은 아쉬웠지만, 그 이상의 효과들이 줄줄이 달려 있었다.

‘그리고 이건 성장한다는 거지.’

암흑의 별처럼 수치가 고정된 아이 템이 아니었다.

현천마공의 숙련도에 따라 아이템 의 위력이 상승하는 아이템이었다.

‘이것 하나만 바꿔도 지금과는 또 다른 위치에 서겠지.’

현우가 현천도에 눈을 떼지 못하는 동안 에드찬은 어디선가 금속 손잡 이를 들고 나타났다.

“좋은 작품이 만들어지면 쓰려고 아껴뒀던 건데…. 이 정도면 써도 될 것 같아서 들고 왔다. 이제 그만 보고 비켜라.”

에드찬이 단단한 손으로 현천도 앞 을 떠나지 못하는 현우를 끌어냈다.

그러고는 현천도와 손잡이를 잇기 시작했다.

“자, 가져가라.”

잠시 후, 에드찬이 완성된 현천도 를 현우에게 내밀었다.

현우는 진작에 암흑의 별을 인벤토 리에 집어넣은 상태였다.

암흑의 별이 꽂혀 있던 자리에 현 천도를 집어넣었다.

샥!

매끄러운 소리와 함께 한 치의 거 슬림도 없이 칼집에 정확히 현천도 가 들어갔다.

이는 에드찬이 눈대중으로 재고 만 든 현천도가 완벽히 암흑의 별과 같 은 외형을 가졌다는 뜻이었다.

“감사합니다.”

현우는 진심으로 에드찬에게 허리 를 숙이며 인사했다.

“말로만 그럴 게 아니라 술이라도 더 내놓고 가.”

에드찬이 진심이 잔뜩 느껴지는 얼 굴로 말했다.

빈말이 아닌 것 같았다.

현우는 그 기세에 눌려 인벤토리에 있던 술을 몇 병 더 내놓아야만 했다.

“그럼 얼른 가. 일족 내에 인간이 돌아다니는 것을 탐탁잖게 생각하는 녀석들이 있으니.”

에드찬은 웃으며 축객령을 내렸다. 받을 걸 받았으니 이제 가라는 소 리였다.

“정말 감사합니다.”

현우도 들러야 할 곳이 많이 있었 기에 에드찬의 축객령에도 마지막까 지 웃었다.

‘일단 발터 산맥부터 가자.’

우선은 자신에게 크고 아름다운 엿 을 먹인 드래곤부터 만나야 할 것 같았다.

그리고 물을 것이다.

자신에게 왜 그랬느냐고.

(다음 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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