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랭커의 귀환-291화 (292/939)

제290화

[생존왕의 요리 비법]

생존왕, 밴와 그린즈의 서바이벌 요리 기술. 이것만 있다면 극지에서도 살아남 을 수 있다.

유형 : 지속형

등급 : 유니크

숙련도 : F

만든 요리의 맛이 좋아집니다. 만든 요 리가 맛있어 보입니다.

“이게 뭐여!!!”

스킬의 정보를 확인한 현우가 비명 을 토해냈다.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는 스킬이었 다.

전투와 조금의 연관성도 없었다.

다른 가상현실 게임에서 나오는 복 용 시 스탯 상승과 같은 특수 옵션 은 전혀 없었다.

그냥 맛이 좋아지고 보기에 좋아지 는 게 전부였다.

“이런 깡통이 보상이라니!!!”

현우의 절규에 탱이가 다가왔다.

“주인 놈‘아, 왜 그러냐. 무슨 일이 냐?”

현우는 탱이를 꼬옥 끌어안고 자초 지종을 설명했다.

새로 얻은 기술이 요리와 관련되었 다는 것과 맛이 좋아지는 것을 제외 하면 아무런 효과가 없다는 것까지 전부.

“그럼 좋은 거 아니냐, 주인 놈아. 이제 더 맛있는 고기구이를 먹을 수 있는 거다.”

탱이에게는 희소식도 이런 희소식 이 없었다.

길을 가다 잘 구워진 통돼지 바비 큐라도 주운 기분이었다.

원래도 사 먹는 음식과 비등한 맛 을 내던 것이 현우의 고기구이였다.

그런데 거기에 스킬까지 생겼으니 얼마나 더 맛이 있겠는가.

“앞으로는 사서 먹는 것보다 해 먹 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주인 놈아.”

탱이가 방실거리면서 연신 현우의 등을 두들겼다.

현우는 그런 탱이를 애써 무시하며 눈앞에 생겨난 게이트로 몸을 실었 다.

“같이 가자, 주인 놈아!!!”

*** 세누 2단계가 진행되는 곳은 광활 한 초원이었다.

초원의 군데군데가 붉게 물들어 있 었다.

진득하고 농밀한 그것.

피였다.

또 초원 일부에는 수백 개의 천막 이 난민촌처럼 세워져 있었다.

천막의 안과 밖에는 철로 된 갑옷 을 입은 병사들이 즐비했다.

다만 현우의 미션이 활성화되지 않 아 시간이 멈춰 있었다.

움직임이 정지된 상태였다.

‘전쟁인가?’

현우가 주변을 계속해서 살피고 있 을 때 예의 그 목소리가 현우의 귓 가를 울렸다.

- 2단계에서는 전쟁에서의 생존능 력을 테스트하겠습니다. 보이는 것 은 과거의 전쟁 중 한 전투를 그대 로 구현한 것입니다. 병사로 참여해 전투의 끝까지 생존하시면 2단계 테 스트가 종료됩니다. 그것이 패배든 승리든 상관없습니다. 다만 진행 내 용과 결과에 따라 보상의 차이는 있 습니다. 주어진 시간은 3시간입니 다.

[남은 시간 - 2:59:59]

목소리의 2단계 미션 설명이 끝났 다.

현우는 자신의 예상과 큰 차이가 없는 것에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 다.

‘무조건 이겨야지.’

어떤 전투 양상을 보일지는 모르겠 지만, 최고의 활약을 해야 한다는 것은 변함이 없었다.

그래야 더 많은 보상을 얻을 수 있을 테니까.

현우의 상념은 거기까지였다.

주변의 병사가 다가와 현우에게 말 을 걸었기 때문이었다.

“어이, 뭐해? 준비는 다 했나? 이 제 곧 시작이야. 이것만 끝나면 집 에 갈 수 있어. 마지막 전투라고.”

병사는 정말 기쁜 듯 미소를 짓고 있었다.

잠시 후에 피가 튀기는 전장에 나 가는 사람 같지가 않았다.

“뭐가 그렇게 기쁘십니까? 전투에 나가는데 두렵지 않으십니까?”

현우는 머릿속에 떠오른 말을 그대 로 내뱉었다.

병사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저 허허 웃기만 했다.

한참이 지난 후에야 현우의 어깨를 두들기며 입을 열었다.

“마지막이야, 마지막. 지금까지 울 상이었으니 지금만이라도 웃어야지. 그래야 집으로 돌아가서도 웃지 않 겠나? 준비가 끝나면 저쪽으로 와.”

병사는 다른 병사들이 가는 방향으 로 사라졌다.

“탱이야, 이번엔 열심히 해야겠다.”

현우는 잔뜩 굳은 얼굴로 진지하게 말했다.

현우는 정말 열심히 할 생각이었 다.

정말로.

현우가 수많은 병사들 사이로 끼어 들었다.

이질적인 차림새였지만, 누구도 현 우를 신경 쓰지 않았다.

그저 자신의 손에 잡힌 한 자루의 창과 눈앞의 기사들의 말에 집중했 다.

“이번이 마지막이다!!! 우리는 언 제나처럼 승리할 것이다!!! 제국은 패배하지 않는다!!!” 기사는 선동하고 있었다.

전투에 대해서는 조금도 설명하지 않았다.

그저 병사들의 사기만 진작시켰다.

‘작전은 없는 건가?’

현우가 의문을 가질 때 즈음 기사 가 말을 덧붙였다.

“우리는 이미 평원을 두고 수십 차 례의 전투를 치렀다. 그러나 오늘은 정말 마지막이다. 루오스 제일의 기 사단, 수호 기사단이 지원을 올 것 이기 때문이다.”

기사의 말이 끝나자 병사들로부터 우레와 같은 함성이 쏟아져 나왔다. 자신이 좋아하는 아이돌을 본 극성 팬들처럼 강렬한 외침이었다.

‘수호 기사단이 뭐길래 저렇게 좋 아하지? 키온 기사단 같은 건가?’

하지만 수호 기사단이 무엇인지 알 지 못하는 현우는 고개만 갸웃거렸 다.

“수호 기사단이 뭡니까?”

궁금한 것은 참지 못하는 성격이기 에 옆자리 병사에게 묻는 현우였다.

“수호 기사단도 몰러? 중급 아카데 미 졸업자들로만 구성된 기사단이잖 여.”

병사는 그 후로도 일장연설을 펼 쳤다.

재능을 발화한 천재라느니 제국의 동량이 라느니.

하지만 병사의 말은 현우의 귀에 더는 들어오지 않았다.

‘세누의 졸업자들이라는 말이지….’ 그렇다면 이들이 이렇게 수호 기사 단을 연호라는 것이 이해가 됐다.

세누의 졸업자들이라는 것은 병사 의 말처럼 검증된 인재였다.

‘일단 마력을 다루는 것에 있어서 는 대단한 실력자들이지.’

플레이어 중에서 마력 컨트롤로는 수위를 다투는 실력자인 메이슨이 아직 라에크를 수료하지 못한 것만 봐도 알 수 있었다.

‘거기에 세누를 졸업했으니 다른 부분도 뛰어날 테고.’

생각보다 퀘스트가 쉬울 것 같았 다.

[남은 시간 - 2:39:52]

시간은 벌써 20분이나 지난 상태 였다.

저 시간이 전부 지나면 수호 기사 단이 나타나는 것이 분명했다.

그들이 오면 전장이 정리될 테니까. 마치 과거 키온 기사단이 그러했듯 이.

“출진한다!!!”

갑옷을 입힌 말에 탄 기사들이 앞 서고 그 뒤를 병사들이 쫓았다.

그 후로도 얼마나 걸었을까.

병영을 빠져나오고 끝이 보이지 않 는 평야를 걷고 있을 때였다.

[전투의 달인이 활성화됩니다.]

[스탯이 상승합니다.]

[현천이 활성화됩니다.]

[오감이 예리해집니다.] 현우의 눈앞에 메시지창이 나타났 다.

전투 시에만 활성화되는 스킬들이 었다.

‘이게 지금?’

이것들이 나타난 이유는 하나뿐이 었다.

적들이 나타났다는 것.

“탱이야, 준비하자. 어디 숨어서 마 법이나 잘 써. 괜히 튀지 말고. 알 았지? 절대 앞으로 나오면 안 된 다.” 현우는 탱이에게 후방 지원을 부탁 했다.

여느 때와 같은 주문이었지만, 그 때보다 더 단호했다.

이것이 프로 리그에서 사용할 전술 의 프로토 타입이었기 때문이었다.

“알았다, 주인 놈’아. 그렇게 말 안 해도 내가 알아서 한다. 주인 놈도 몸조심해라.”

탱이는 꾸물거리는 꼬리를 보이며 병사들 사이를 헤쳐 순식간에 모습 을 감췄다.

“적들이 나타났다!!! 전군 돌격 준 비!!!”

무리의 최전방에 선 기사가 외쳤 다.

그의 눈에도 적들이 보였다.

반대편에서 미친 듯한 속도로 뛰어 오는 검은 피부를 가진 괴물들.

다크 엘프들이었다.

“다들 살아서 보자!!! 몰살이 아니 라 생존을 목표로 싸워라!!! 두 시 간 후면 수호 기사단이 온다!!!”

기사는 그 말을 마치고 곧장 두 다리로 말의 옆구리를 찼다.

아니, 차려고 했다.

그의 눈에 보인 거뭇한 것이 아니 었다면.

“응? 뭐지?”

거뭇한 것의 정체는 인영이었다.

사람의 그림자.

그림자는 기다란 도를 들었으며 전 신에 검붉은 기운을 뿜어내고 있었 다.

현우였다.

‘보상, 보상을 내놓아라!!!’

현우는 다크 엘프라는 말을 듣자마 자 땅을 박찼다.

보상에 눈이 먼 괴물의 돌진이었 다.

“저 미친놈은 뭐야?!!”

기사는 너무 황당해 다크 엘프들을 향해 달려드는 것도 잊은 채 소리를 질렀다.

그만큼 당황한 것이었다.

그동안의 전투에서 보지 못한 일이 었으니 당연한 일인지도 몰랐다.

누가 저들을 향해 단신으로 돌격하 겠는가.

그건 누구도 하지 못할 일이었다.

‘수호 기사단이라면 모를까.’

루오스 제국을 수호하는 병기라는 그들이라면 모를까….

수년간 전장을 구른 자신이었지만, 이런 것을 보는 건 단언컨대 처음이 었다.

“다들 보기만 할 텐가!!! 돌격하 라!!!”

그러나 기사는 베테랑이었다.

전장에 구른 경험이 많은 만큼 빠 르게 평정심을 되찾고 병사들을 지 휘했다.

“돌격!!! 다크 엘프들을 죽여!!! 모 조리 죽이자!!!”

현우의 뒤를 나머지 기사와 병사들 이 따르기 시작했다.

혼자 튀어나온 현우를 보고 당황한 것은 다크 엘프들 역시 마찬가지였 다.

“저 인간은 뭐지?”

“미친 인간인가?”

“우리를 보고 정신을 놨나 본데?”

다크 엘프들은 키득거렸다.

정신을 놓고 달려오는 인간을 죽일 생각에 다들 들떠 있었다.

그게 안일한 생각이었다는 것을 깨 닫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 았다.

현우가 눈앞에 도착한 즉시 그들의 얼굴에는 당황과 경악 등의 감정이 떠올랐다.

현우에게서 쏟아져 나온 검붉은 기 운이 문제였다.

그들의 움직임을 심각하게 제한했 다.

“이게 뭐야?!!”

“마법사!!! 마법사!!! 이것 좀 어떻 게 해봐!!!”

이곳저곳에서 다급한 목소리가 터 져 나왔다.

그러나 마법사라고 해서 뾰족한 해 결 방법이 있는 것은 아니었다.

“저놈이 부린 재주다. 놈을 죽이면 자연히 해결될 것이 분명해. 놈을 죽여!!!”

원론적인 소리를 할 수밖에 없었 다.

그러나 저들이 간과하는 것이 한 가지 있었다.

자신들에게 이런 광역 디버프를 거 는 실력자가 마법사가 아니라는 것.

근접 클래스가 주는 디버프라는 것 을 잊고 있었다.

‘오케이. 권역 선포랑 투기 발현 전부 들어갔고.’

현우는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자신의 스킬 중에서 실패한 것은 하나도 없었다.

이것은 완벽한 자신의 판이고 무대 였다.

“보상, 보상을 내놓아라!!!” 현우가 절규에 가까운 기합을 넣으 며 바닥을 거세게 박차고 하늘을 향 해 날아올랐다.

허공에 떠오른 현우가 현천도를 마 구잡이로 휘둘렀다.

언뜻 보면 검술에 대해 아예 모르 는 문외한이 휘두르는 것과 별 차이 가 없어 보였다.

그러나 그것은 겉으로 보이는 것에 불과했다.

퍼버버버벙!!!!

실제로는 다크 엘프들을 향해 새카 만 강기 세례가 쏟아지는 중이었다.

그야말로 강기 폭격이었다.

“으악!!!”

“살려줘!!!”

다크 엘프들에게서 곡소리가 터져 나왔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지금 이 순간에 수십의 다크 엘프 가 죽었고 그 이상의 다크 엘프들의 몸이 잘리고 살점이 터지고 있었으 니까.

“어떻게든 해봐!!!”

외치기는 했지만, 뚜렷한 대응 방 법이 없었다.

저 높은 허공에서 쏟아지는 폭격을 막을 수단이 없었다.

방어 마법은 애당초에 썼었다.

그러나 종잇장처럼 찢어졌다.

그때 였다.

다크 엘프들의 눈에 현우가 바닥에 착지하는 것이 보였다.

기회였다.

이 기회를 놓치면 그다음은 어떻게 될지 몰랐다.

“잡아!!!”

다크 엘프들은 일제히 현우를 향해 몰려들었다.

쌔애애액!!!

그 순간 현천도가 검은빛을 뿜어

냈다.

세상이 두 개로 갈라졌다!

(다음 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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