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랭커의 귀환-307화 (308/939)

제 306화

- 밀영대 조장 처치 2/50

자운과 청풍이 어떻든지 현우는 상 관이 없었다.

지금 현우에게 중요한 것은 일이 잘 풀려서 숭화문과의 갈등이 사라 졌다는 것이었다.

현우는 계속해서 대화를 나누는 청 풍과 자운을 두고 무화궁을 빠져나 왔다.

급한 불을 껐으니 계획대로 일을 처리해야 했다.

‘2번은 누구였더라?’

이름조차 기억이 나지 않는 두 번 째 조장을 잡아야 했다.

현우는 손에 쥐고 있던 종이를 다 시 펼쳤다.

- 밀영대 제2조장, 콴. 주술사들의 모 임 중 하나인 딘네이에 잠입해 있음. 딘 네이의 스물 주술사 중 한 명. 번개, 저 주 그리고 망령 주술에 능함.

‘최악이네.’ 이번 상대는 주술사였다.

말이 주술이지 솔직히 마법과 별 차이도 없었다.

즉, 마법사처럼 자신만의 연구실을 가지고 있을 수도 있었다.

그렇다면 찾는 것도 힘들고 처리하 는 것도 힘들 게 분명했다.

‘제발 그렇지 않았으면 좋겠는 데….’

그건 정말 최악이었다.

시간도 노력도 너무나 많이 필요했 다.

현우가 한숨을 포옥 내쉴 때 고 풍스러운 나무문을 열고 청풍이 나왔다.

“일은 잘 끝났는데 어깨는 왜 그렇 게 처졌어?”

청풍은 벌써 기분이 괜찮아진 것인 지 그런 척을 하는 것인지 현우를 아무렇지 않게 다가왔다.

“혹시 딘네이의 콴이라고 아십니 까‘?”

“딘네이? 콴?”

현우의 말을 들은 청풍이 고개를 살짝 갸웃거렸다.

잠시 후, 청풍은 박수를 쳤다.

콴이 누군지 기억이 난 것이었다.

“아! 기억났어. 그 삐쩍 골은 놈.

왜, 그놈도 밀영대인가?”

청풍의 말에 현우가 고개를 끄덕였 다.

“다음은 놈입니다.”

“어쩌면…. 쉬울 수도 있을 것 같 네. 그냥 저지르면 돼.”

“예? 그게 무슨 말….”

청풍은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현우 의 말에 답했다.

오른손을 들어 목을 긋는 시늉을 해 보였다.

“거기는 연락을 잘 안 해. 얼굴도 잘 안 비추는 분위기라 정기적으로 모이는 때에 나오지 않아도 그러려 니 하지.”

그 후에 추가로 설명을 덧붙였다.

청풍의 설명이 끝나자 현우는 그제 야 청풍이 말한 바를 알아들었다.

‘그냥 죽여도 아무런 탈이 없다는 소리네.’

지금까지도 그래왔지만, 그래도 약 간의 꺼림칙함은 있었다.

바로 어제 현우는 후안을 단칼에 죽였다.

그러나 그런 행동도 한두 번이지 언제까지나 그렇게 대놓고 죽일 수 는 없는 법이었다.

‘대충 열 명까지가 안전하다고 생

각하고….’

그다음부터는 난이도가 한층 올라 갈 터였다.

저들도 자신들이 노려진다는 것을 알아채고 어느 정도 방비를 할 테니 까.

“그럼 놈이 어디 있는지는 아십니 까?”

“그놈? 당연히 알지. 모를 수가 없 지. 우리가 처음 만난 날 기억하 나‘?”

현우는 과거의 기억을 되짚었다.

청풍과의 첫 만남.

꽤 오래전의 얘기였다.

“북능산, 북능산에서 만났었죠. 제 가 산적들과 싸운 뒤던가요.”

현우가 새로 개방된 현천 스킬을 시험하기 위해 찾은 북능산에서 청 풍을 만났었다.

‘생각해 보니까 오래됐네, 진짜.’

현우의 대답에 청풍이 묘한 미소를 지었다.

“기억하고 있었어. 그날 내가 그곳 에 왜 있었는지 아는가?”

“설마?”

청풍의 얼굴에 미소가 더욱 짙어졌 다.

“놈을 만나러 간 것은 아니었고 그 냥 북능산을 지나다가 만났었지. 놈 이 먼저 내게 말을 걸어 잠시 얘기 를 나눴는데. 그렇게 말했던 거로 기억하네. 자신이 머무는 곳이 그 근처라고 했네.”

희소식이었다.

콴을 찾는 데 걸리는 시간을 상당 부분 줄일 수 있을 것 같았다.

“형님, 감사합니다. 이 은혜는 나중 에 꼭 갚겠습니다. 오늘은 제가 바 빠서 … j

현우가 빠르게 청풍의 곁을 떠났 다.

***

다시 돌아온 북능산에는 산적이 보 이지 않았다.

대신 그 자리를 채운 것은 몬스터 들이었다.

“어우, 뭐가 이렇게 많아?”

무슨 특별한 필드라도 되는지 몬스 터들이 서대륙처럼 많았다.

종류도 다양해 현우에게 적응할 시 간을 주지 않았다.

“탱이야, 어떻게 안 돼? 좀 죽여 봐.” 현우는 애꿎은 탱이에게 짜증을 냈 다.

탱이도 순한 성격은 아닌지라 현우 의 짜증을 맞받아쳤다.

“주인 놈이 더 열심히 싸우면 되는 게 아닌가. 왜 나한테 미루나. 어차 피 주인 놈이 더 센데.”

탱이가 말은 이렇게 했지만, 정작 몬스터가 나타나면 마법을 정말 열 심히 사용했다.

“야, 또 나왔다.”

현우는 눈앞에 나타난 괴물들에 얼 굴을 찌푸렸다.

3미터에 가까운 키.

징그러울 정도의 크기를 가진 근

검푸른 빛의 거친 피부.

거기에 자신의 키만큼 기다란 톱날 모양의 창.

이 모든 것이 조화된 전체적인 모 습은 홉사 바다 괴물과 비슷했다.

녀석들에게는 ‘메넌’이라는 멀쩡한 이름이 있었다.

그러나 탱이는 그 이름으로 부르지 않았다.

“못생긴 근육 괴물이다. 태워 죽인 다.”

탱이에게 녀석들은 그저 못생긴 근 육 괴물에 불과했다.

“이번에는 칼 안 쓸 거니까 너도 거대화해서 싸워. 근접 전투 연습이 다.”

현우는 메넌과의 전투를 일종의 훈 련으로 삼았다.

새로이 얻은 현천마강을 연습하고 탱이의 전투 경험을 쌓는 기회였다.

“가라, 탱이!!!”

현우는 오른손을 뻗어 달려오는 메 넌을 가리켰다.

탱이는 현우의 손이 가리키는 메넌 을 향해 달려갔다.

현우도 가만히 구경만 하지는 않았 다.

탱이가 맡지 않은 다른 두 마리의 메넌을 향해 뛰었다.

‘현천마강이 꽤 좋네.’

정확히는 현천마강이 아니라 복불 복 강화의 서로 변화된 현천마공이 좋았다.

뛰어난 컨트롤을 지닌 현우에게는 이보다 좋을 수가 없었다.

스킬을 반쯤 변형시켜서 사용했다.

본래의 현천마강은 마력을 응축해 전방에 레이저처럼 쏘아내는 것이었 다.

그런데 현우는 지속형 스킬이 된 현천마강을 자유자재로 응용했다.

도가 아니라 손가락에 마력을 응축 해 쏘아냈다.

퓨승!!!

현우의 손가락 끝에서 쏘아진 검은 빛이 달려오는 메넌의 창과 부딪쳤 다.

퍼엉!!!

메넌 한 마리는 영문도 모른 채 뒤로 나동그라졌다.

옆에서 달려오던 메넌은 순간 사라 진 자신의 동료를 보고 고개를 갸웃 했으나 이내 눈앞의 먹잇감인 현우 에게 창을 휘둘렀다.

쇅!!

메넌의 창이 공기를 찢어발기며 현 우를 노리고 찔러졌다.

그것을 본 현우는 몸을 왼쪽으로 한 발자국 이동했다.

현천보를 사용한 현우의 발걸음은 대략 1미터에 가까운 거리를 이동했 고 메넌의 창은 맥없이 허공만 찔렀 다.

퓨슝!!

현우는 메넌을 향해 오른손을 편 채로 뻗었다.

현우의 손가락 끝에서 한번 검은 빛줄기가 허공을 질주했다.

푹!!!

이번에는 한 개가 아니라 다섯 개 였다.

메넌의 창이 세 개의 강기는 막았 지만, 두 개는 막지 못했다.

막지 못한 두 개의 강기는 고스란 히 몸으로 막을 수밖에 없었다.

메넌은 양쪽 어깨에 아기의 주먹만 한 구멍을 갖게 되었다.

당연히 구멍이 났으니 피가 철철 흘러 넘쳤다.

“크아아아!!!”

어깨에 난 상처를 느끼며 울부짖는 사이 먼저 나가떨어졌던 메넌이 현 우를 덮쳤다.

날카롭게 갈린 하얀 창이 허공을 갈랐다.

쐐애애액!!!

소름 끼치는 파공성을 동반한 창은 현우의 머리를 정말 꿰뚫을 것 같았 다.

하얀 창이 눈앞에 도달한 순간 현 우는 신형을 세 개로 나눠 공격했 다.

이번에도 역시나 창은 아무것도 없 는 허공만 갈랐다.

성과가 없었다.

세 개로 나뉜 신형이 다시 합쳐졌 다.

그 위치는 창을 내지른 메넌의 측면. 공격이 실패했을 때는 누구나 무방 비할 수밖에 없었다.

그것은 몬스터인 메넌이라고 다르 지 않았다.

현우는 그런 메넌의 옆구리에 그대 로 주먹을 내질렀다.

검은 불길로 타오르는 현우의 오른 손이 메넌의 옆구리를 찢어발겼다.

펑!!!

폭탄이 터진 것만 같은 폭음과 함 께 메넌의 옆구리가 터져나갔다.

옆구리만 터진 것이 아니라 충격을 감당하지 못해 그대로 허공을 날아 수 미터를 뒤로 밀려났다. 잠깐의 여유가 생긴 현우는 탱이의 전투를 관찰했다.

‘오, 엄청 잘 싸우는데?’

탱이는 거대화를 사용하지 않고 싸 웠다.

작은 몸으로 요리조리 움직이며 메 넌의 창을 회피했다.

흡사 탱탱볼이 튀듯 탄력적인 움직 임이 었다.

그렇게 메넌의 공격을 피하고 나면 탱이의 턴이 돌아왔다.

탱이는 거대화를 썼을 때처럼 앞발 에 푸른빛의 전류를 감쌌다.

그리고 그대로 메넌의 몸에 쑤셔 박았다.

치지지직!!!

팝콘이 튀겨지는 소리와 함께 살이 타들어 가는 냄새가 났다.

“크어어어어!!!”

당연히 메넌의 입에서는 고통으로 가득한 비명이 터졌다.

얼마나 세게 소리를 질렀으면 메넌 의 입에서 피가 흘러나왔다.

동시에 메넌이 몸부림을 치기 시작 했다.

창을 마구잡이로 휘두르고 몸을 마 구 회전시켰다.

“으아, 못생긴 놈이 미쳤다!!!” 탱이는 메넌의 몸에서 앞발을 뽑아 뒤로 훌쩍 물러났다.

현우의 관찰도 여기까지였다.

“어우 깜…!”

현우는 자신을 향해 쏘아지는 무언 가를 느끼고는 빠르게 현천보를 사 용해 이동했다.

쾅!!!

현우가 방금까지 서 있던 자리에는 하얀색의 창이 박혀 있었다.

어깨에 구멍이 났던 메넌이 상처를 회복하고 다시금 현우를 노린 것이 었다.

끝까지 뒤처리하지 않고 탱이에게 한눈을 팔았기에 생긴 일이었다.

현우는 이를 빠득 갈고는 메넌을 향해 움직였다.

그런데 그런 현우를 제지하는 움직 임이 하나 더 있었다.

“크어어!!!”

부우웅!!!

옆구리가 터졌던 메넌 역시 어느 정도 상처를 수습하고 움직이는 현 우에게 창을 휘둘러왔다.

현우의 움직임이 멈췄다.

묘하게 이동 경로를 가로막는 창 때문에 더 이상 앞으로 나아가지 못 했다.

발이 멈춘 대신 팔이 움직였다.

현우의 몸에서 나온 붉은 빛줄기가 메넌을 휘감았고 동시에 현우 손이 뻗어졌다.

이전과 똑같았다.

현우는 손에서 빛 다섯 줄기를 발 출했고 메넌은 빛줄기를 막기 위해 하얀 창을 빠르게 휘둘렀다.

펑!!!

그러나 차이가 있었다.

메넌의 창은 이전에는 세 개의 현 천마강을 막아냈다.

그러나 이번에는 달랐다.

두 개째의 현천마강을 막자 창이 본래의 궤도에서 이탈해 힘없이 허 공을 향했다.

푹!

당연히 비어 있는 몸을 현우의 강 기가 잔인하게 들쑤셨다.

이번에는 어깨가 아니라 그대로 명 치를 꿰뚫었다.

- 북능산의 괴물, 메넌을 처치했습니 다.

[경험치를 획득했습니다.]

“크어어어어!!!!”

그 모습을 본 다른 한 마리의 메 넌이 분노의 외침을 쏟아냈다.

지금까지와는 다르게 쿵쾅거리는 소리와 함께 달려왔다.

분노에 잠식되어 힘을 제대로 컨트 롤하지 못하고 줄줄 새는 것이었다.

이성을 잃은 메넌의 창이 족히 두 배는 빠르게 움직였다.

쐐액!!!

섬뜩한 파공성을 내며 창이 현우를 찔렀다.

‘빨라졌네.’

분명 빨라졌다.

그러나 그뿐이었다.

다시 느려지게 하면 그만이었다. 주변 공간을 잠식한 검은 기운, 권 역 선포와 메넌을 구속하는 붉은 기 운, 투기 발산이 어우러져 메넌의 움직임을 제한했다.

강렬했던 시작과는 다르게 현우의 근처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그 기세 를 상당 부분 잃은 상태였다.

촤아!!!

느려진 창을 피해 현우는 메넌에게 접근해 손날을 그었다.

손날의 궤적대로 생성된 검은 강기 는 그대로 메넌의 목을 잘라냈다.

- 북능산의 괴물, 메넌을 처치했습니다.

[경험치를 획득했습니다.]

“탱이야, 가자!”

전투는 끝이 났다.

(다음 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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