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랭커의 귀환-491화 (492/939)

제 491 화

‘어차피 내가 나쁜 짓 하는 것도 아니고.’

오히려 나쁜 짓을 당하는 걸 막아 주는 것이었다.

현우는 자신의 행동에 조금도 거리 낌이 없었다.

오히려 그가 하는 행동이 정의에 가까웠다.

- 골목대장 최고!!!

- 이러면 오늘 공략을 꼭 봐야겠네.

- 샤론 산 파티 구합니다!!!

시청자들은 현우의 말에 열화와 같 은 성원을 보냈다.

현우의 말이 너무나 마음에 들었 다.

그러고는 오늘 현우가 진행하는 샤 론 산 공략에 집중했다.

그들이 당장 내일이라도 쓸지 모르 는 것이었으니까.

“그럼 여러분이 아는 정보를 먼저 말씀해보세요. 제가 일방적으로 하 는 공략은 기억에 크게 남지 않을 수 있습니다. 다 같이 만드는 공략 이 더 기억에 오래 남지 않겠습니 까‘?”

현우는 본격적으로 샤론 산 공략을 시작했다.

공략의 시작은 언제나 정보 수집이 었다.

효과적인 공략을 위해서는 이 과정 이 필수적으로 선행되어야 했다.

- 일단 샤론 산 입구에서는 나무들이 움직임.

- 걔네는 불 속성 공격당하면. 피 줄 줄 깎임.

- 근데 나무들 뿌리 공격이나 나뭇잎 흩뿌리는 거 너무 까다로워서…. 마법사 나 사제들 컨트롤이 뛰어나거나 탱커나 근접 클래스가 전부 앞에서 막아줘야 진입 가능.

몇몇 시청자들은 커뮤니티에 나오 지 않는 정보들을 알려줬다.

예를 들면, 커뮤니티 검색으로 알 수 있는 것은 샤론 산 입구에 나오 는 몬스터는 분노한 나무 정령.

즉, 살아 있는 나무이며 그들은 불 속성 공격에 약하다.

이 정도의 정보만 알 수 있었다.

그들이 어떤 공격 패턴을 가졌는지 는 알 수 없었다.

‘역시 물어보길 잘했네.’

현우는 줄줄이 나오는 고급 정보에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역시 정보 수집은 불특정 다수에게 하는 게 최고였다.

“나무 다음은요? 그다음이 번개였 던가요?”

현우는 자연스럽게 다음 몬스터에 대한 정보를 물었다.

시청자들 역시 자연스럽게 다음 몬 스터에 대한 정보를 꺼냈다.

- 그다음은 三L 새 나오지 않던가?

- 맞음. 봉우리 연속해서 나오는데 거 기서 번개 속성 새들 무지하게 나옴.

- 얘네는 깃털도 날리고 눈에서 번개 도 씀. 활강 시간이 너무 길어서 그게 제일 짜증 났지.

- 그래도 못 잡게 만든 건 아니라 다 행이지. 한 1분 날면 땅에도 1분 정도 있으니.

- 보스 몬스터는 아직 잡힌 적이 없는 거로 앎. 일단 번개 속성이라 일반 몬스 터 잡는 것도 힘겨워서.

정보가 마구잡이로 채팅방에 퍼졌 다.

사실이 확인되지 않은 것들이지만, 그 자체로도 충분한 가치가 있었다.

‘내가 알아서 거르면 되니까.’

“감사합니다. 오늘은 이 정도면 충 분하겠네요. 아마 다음 스트리밍 때 까지는 샤론 산 공략을 계속할 것 같습니다. 이제는 몸으로 체험할 시 간이 된 것 같네요. 출발해봅시다.”

현우는 시청자들이 말한 정보를 머 릿속에 되새기며 걸음을 옮겼다.

현우가 분노한 나무 정령과 만나는 것은 금방이었다.

샤론 산 안쪽으로 들어간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이상할 정도로 나무가 많이 있는 숲이 나타났기 때문이있 다.

“주인 놈’아, 저기 이상한 나무들이 많다.”

현우의 머리 위에 앉아 있는 탱이 가 앞발을 들어 앞쪽을 가리켰다.

나무가 많아도 너무 많았다.

보통 나무들이 빽빽하게 들어섰다 고 해도 어느 정도가 있기 마련이었 다.

그 이유는 성장에 있었다.

너무 다닥다닥 붙어 있을 경우 성 장에 필요한 에너지 흡수가 이루어 지지 못해 제대로 크지 못하기 때문 이었다.

‘저 중에 최소 절반은 몬스터다.’

상황 파악을 끝낸 현우는 입을 열 었다.

현천도를 뽑지 않고.

“탱이야, 불 질러버려. 아주 화끈하 게.”

현우는 탱이를 부렸다.

본인의 가진 속성에 불 속성이 있 는 것을 무시한 채.

- 역시 산에서는 불장난이죠.

- 현실에서 따라하면 경찰서 갑니다.

- 산에서 귀여운 친구와 함께 불장난 하기. avi

시청자들은 현우의 말에 웃음을 터 트렸다.

현실에서는 절대 할 수 없는 일을 두 눈으로 목도하기 직전이었다.

“알았다, 주인 놈아. 불장난은 언제 나 환영이다.”

탱이는 현우의 지시를 기꺼워하며 따랐다.

현우가 약속한 고기가 눈앞에 어슬 렁거리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탱이는 오랜만에 하트를 소환했다.

탱이의 하트는 전체적으로는 황금 빛을 띠고 있었다.

그리고 그 중간중간에 검은색 줄기 가 흐르고 있었다.

탱이는 소환된 하트를 조심스럽게 쥐고는 마력을 주입했다.

하트는 어느 정도의 마력을 머금자 강렬한 불꽃을 만들기 시작했다.

불꽃은 살아 있는 생명체처럼 모습 을 키웠다가 줄이기를 반복했다.

그러고는 어느 순간 나무들을 향해 쏘아졌다.

- 탱이 화력 보게…?

- 아니, 분노하기 전에 그냥 다 태워 버리네.

- 원래 변신하기 전에는 안 치는 게 예의 아님?

- 예의가 어딨음. 그냥 잡으면 장땡이 지.

시청자들은 탱이의 파이어 마법을 보며 경악했다.

위력이 엄청났다.

나무들이 순식간에 잿더미로 변했 다.

어떤 행동도 불가했다. 용암에 빠진 것처럼 타버렸다.

이 정도면 스트리밍을 하는 어지간 한 랭커 마법사 못지않았다.

‘여의주가 좋긴 좋아.’

생각해보면 여의주는 일종의 마령 과도 같았다.

‘내가 늦게 얻었으니까…. 반대로 생각해야 하나?’

탱이가 여의주를 만들게 된 것이 현우가 마령 생성을 얻은 시점보다 훨씬 일렀다.

현우가 시답잖은 생각을 하는 동안 남아 있던 나무들조차 재가 되었다.

숲에 덩그러니 공터가 만들어졌다.

- 분노한 나무 정령을 처치하셨습니다.

[경험치를 획득했습니다.]

- 분노한 나무 장령을 처치하셨습니다.

[경험치를 획득했습니다.]

- 분노한 나무 정령을 처치하셨습니다.

[경험치를 획득했습니다.]

잠시 후 나타난 메시지로 인해 현 우의 추측은 사실로 드러났다.

경험치 획득을 알리는 메시지가 꽤 많이 나타났다.

“샤론 산이 이렇게 쉽습니다, 여러 분. 그냥 불 속성 마법 하나면 뚝딱.”

현우는 우스꽝스러운 말투와 과장 된 동작을 취하며 시청자들에게 묘 한 탈력감을 선사했다.

- 와, 이게 지금 浮야'….

- 우리는 알고도 못 잡았는데'….

- 나도 탱이 가지고 싶다.

- 나도 탱이만 있으면. 샤론 산 입구 에서 무쌍 가능?

시청자들은 현우를 너무나 부러워 했다.

그에게는 동대륙의 새로운 험지라 불리는 샤론 산이 튜토리얼만큼이나 가볍게 느껴졌다.

“계속해서 이렇게 싸우기만 하면 좋겠지만…. 그러면 공략의 의미가 없을 것 같네요. 다들 동의하십니 까‘?”

한 번의 사냥을 끝낸 현우가 계산 기를 두들겼다.

스트리밍을 켜지 않았다면, 이 상 태로 쭉 나갔을 터였다.

탱이가 사냥을 하고 자신은 탱이의 등에 빨대를 꽂은 채로.

하지만 스트리밍을 켠 지금은 그럴 수가 없었다.

시청자들에게 보는 재미와 실제적

인 도움을 줘야 했으니까.

- 당연…. 이건 우리에게 아무런 도움 °J 되지 않아.

- 이건 정말 따라할 수가 없는 공략.

- 컨트롤 이전에 직업과 스펙의 차이 지.

시청자들도 현우의 말에 호응했다.

솔직히 지금의 전투는 그들이 아무 리 봐도 따라 할 수 없는 전투였다.

“저는 최대한 분노한 나무 정령의 패턴을 보고 돌파하는 식으로 공략 해보겠습니다.”

현우로서도 손해는 아니었다.

이렇게 만든 공략 영상은 A-월드 에 올라올 것이고 그것은 그대로 조 회 수로 변해 현우의 지갑을 두둑하 게 만들어줄 것이었기에.

다음 전투는 얼마 지나지 않아 일 어 났다.

샤론 산 입구에는 나무가 지천에 널려 있었다.

그만큼 분노한 나무 정령은 개체 수가 많았다.

“자, 이제 저 앞에 분노한 나무 정 령들이 잠자고 있습니다. 제가 한번 깨워보도록 하겠습니다.”

현우는 한량처럼 팔자걸음을 걸으 며 빽빽한 나무들 사이로 향했다.

현우는 존재감을 숨기지 않았다.

바닥에 깔린 나뭇잎에서 파스슥 소 리가 날 정도로 힘을 줘 걸었다.

그 효과는 즉시 나타났다.

빼곡하게 솟아 있던 나무 중 일부 가 움직였다.

푸부부부북!!!

흙바닥을 뚫고 날카로운 나무뿌리 수십 기I가 나타났다.

현우는 가볍게 허공으로 뛰어올라 공격을 피했다.

“첫 공격은 바로 이런 뿌리 공격이 었군요. 이런 건 가볍게 뛰어서 피 해줍시다. 만약 막아야 한다면….”

그러고는 현천도를 뽑아 나무뿌리 를 향해 휘둘렀다.

검붉은 마력으로 뒤덮인 현천도는 나무뿌리를 정확히 후려쳤다.

“이렇게 휘둘러주시면 됩니다. 꼭 자르지 않아도 좋습니다. 놈의 기세 만 죽이면 됩니다.”

현천도에 베인 나무뿌리들이 우수 수 바닥에 떨어졌다.

촤아아아!!!

그와 동시에 잘린 상처로부터 붉은 빛 수액이 터져 나왔다.

“녀석들의 피는 붉은색이있습니다. 끔찍하네요.”

현우는 조금도 변하지 않은 목소리 로 중얼거렸다.

그러는 동안 분노한 나무 정령들의 잘린 뿌리가 다시 자라났다.

‘재생도 해?’

현우는 꽤 놀란 표정을 지었다.

일반 몬스터가 잘린 상처를 복구할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재생도 하네요?”

현우가 몰랐다는 듯이 말하자 시청 자들이 채팅창에 그들이 가진 지식 을 뽐내기 시작했다.

- 저게 샤론 산 몬스터들의 특징임.

- 정령이라는 설정 때문인지 상처를 입어도 계속 몸을 회복함.

- 그래도 목 자르면 죽음. 심장 터지 거나.

- 일반 몬스터들은 대충 대여섯 번 재 생하면 끝남.

현우에게 모르는 것을 설명하는 게 그들에게는 약간의 자부심으로 다가 온 것 같았다.

골목대장이 모르는 것을 내가 안 다.

“그렇군요, 알겠습니다. 그럼 다음 패턴이 나올 때까지 살살 긁어봅시 다.”

현우는 절대 무리하지 않았다.

솔직히 제대로 싸운다면 놈들은 단 칼에 목숨을 잃을 것이었다.

하지만 그러지 않았다.

그러면 공략의 의미가 없기 때문이 었다.

지금의 전투는 시청자들에게 도움 이 되는 전투여야 했다.

현우가 지지부진하게 전투를 치르 자 나무 정령은 금세 새로운 패턴을 꺼내 들었다.

뿌리로 거대한 몸을 지탱하며 빠르 게 움직였다.

그와 동시에 나뭇가지가 움직였다.

나뭇가지는 뿌리와 달리 낭창낭창 휘었다.

짝!!!

나뭇가지 수십 개가 동시에 채찍처 럼 허공을 때렸다.

현우는 현천보를 이용해 나뭇가지 폭격을 요리조리 잘도 피했다.

“나뭇가지 공격은 꽤 빠릅니다. 위 력도 상당해 보이네요. 하지만 뿌리 공격에 비하면 확실히 덜 위력적입 니다. 탱커들이나 근접 클래스들이 충분히 중간에 막아줄 수 있을 정도 입니다.”

현우는 현천도를 가볍게 휘둘렀다.

현천도에서 순식간에 검붉은 강기 가 솟구쳤다.

순간적으로 나타난 강기에 분노한 나무 정령의 나뭇가지가 우수수 잘 려나갔다.

나뭇가지는 뿌리보다 재생되는 속 도가 무척 빨랐다.

잘려나간 즉시 새롭게 돋아났다.

새롭게 돋아난 나뭇가지는 기존의 것과 다르게 붉은색의 나뭇잎이 잔 뜩 달려 있었다.

짝!!!

다시금 나뭇가지가 허공을 때렸다. 이번에는 현우가 목표가 아니었다. 나뭇가지는 제자리에서 움직였다.

쌔애애액!!!

가지에 붙어 있던 나뭇잎이 모조리 현우를 향해 날아왔다.

수백 개는 가볍게 넘는 숫자였다.

“이건 조금 위협적이네요. 앞에서 막아주는 데는 한계가 있습니다. 뒤 쪽의 마법사나 사제들이 보호막을 쓸 타이밍이 바로 여기인 것 같습니 다.”

현우는 말을 하면서 동시에 현천도 를 휘둘렀다.

날아오는 나뭇잎들은 현천도를 넘 어서지 못했다.

모두 산산조각이 난 채로 바닥에 떨어졌다.

‘이 정도면 충분해.’

큰 패턴은 모두 겪었다는 판단이 섰다.

현우는 마무리를 짓기 위해 몸을 움직였다.

검붉은 강기를 길게 뽑아내 나무들 을 몸통에 긴 상흔을 남겼다.

화르륵!!!

현우가 지닌 불 속성 덕에 나무들 은 잘도 탔다.

상처가 난 몸통을 시작으로 나뭇가 지와 뿌리까지 불타올랐다.

시간이 흐르자 나무 정령들은 흔적 도 남지 않고 사라졌다.

“자, 이러면 분노한 나무 정령의 분석 영상 촬영이 끝났습니다. 어렵 지 않죠?”

(다음 편에서 계속)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