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랭커의 귀환-545화 (546/939)

제543화

다크니스 보그닛 퀸이 거대한 몸을 움직였다.

놈은 단숨에 허공으로 높이 뛰어올 랐다. 덩치에 어울리지 않는 신속한 움직임이었다.

검붉은 강기는 다크니스 보그닛 퀸 이 떠난 자리만 덮쳤다.

일련의 과정을 지켜본 현우는 얼굴 이 자연스럽게 구겨졌다.

그 이유가 그의 공격이 빗나가서는 아니었다.

“어우, 더러워. 토 나올 것 같네.”

얼굴이 구겨진 이유는 바로 이것이 었다.

다크니스 보그닛 퀸이 너무 징그러 워서.

생각해보면 당연했다.

100미터가 넘는 크기의 귀뚜라미.

그냥 존재 자체가 혐오스러웠다.

콰아아아앙!!!

허공으로 솟구쳤던 다크니스 보그 닛 퀸이 지상으로 떨어져 내렸다.

뛰어오른 위치와 낙하 위치가 달랐 다.

놈은 현우의 머리 위로 떨어졌다.

현우는 축구에서 태클을 걸듯이 바 닥에 미끄러지며 순식간에 다크니스 보그닛 퀸의 몸에 닿지 않는 곳으로 움직였다.

그러고는 현천도를 휘둘러 또다시 검붉은 강기들을 쏟아냈다.

다크니스 보그닛 퀸은 검게 물든 다리를 휘둘러 현우의 강기들을 모 조리 쳐냈다.

펑!!!

펑!!!

펑!!!

검붉은 강기들은 벽과 충돌했다. 사방에 부서진 돌조각들이 비산했 다.

‘마령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겠어.’

현우는 빠르게 판단을 내렸다.

어떤 식으로 전투를 이끌어 나갈 지.

현우의 선택은 마령이었다.

직접 나서는 것은 물론이었다.

다만 마령을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 하겠다는 뜻이었다.

‘어차피 마령도 결국 내 마력을 모 아 놓은 것이니까….’

집중만 잘한다면 충분했다.

승부를 빠르게 가져갈 수 있었다.

누군가의 눈에는 허무하게 보일 정 도로.

현우의 머리 위에 떠 있던 마령이 번개처럼 움직였다.

마령은 중력에 제한을 받지 않는 존재였다.

자유롭게 허공을 뛰어다닐 수 있었 다.

그러나 그것을 두고 볼 다크니스 보그닛 퀸이 아니었다.

수백 개가 넘는 눈을 번뜩이며 자 신을 향해 다가오는 마령을 향해 눈 을 부라렸다.

수백 개의 눈에서 각기 다른 각도 로 레이저가 튀어나왔다.

현우는 마치 탄막 슈팅(슈팅 게임 의 일종으로, 탄막이라는 이름처럼 총알이 장막처럼 빽빽하게 쏟아지는 것이 특징인 슈팅 게임)을 하는 기 분으로 마령을 움직였다.

마령은 요리조리 잘도 피해냈다.

허공에서 스텝을 밟았다.

스텝을 밟을 때마다 가벼우면서도 기묘한 움직임을 보였다.

마치 현우가 현천보를 사용할 때와 같은 움직임이었다.

‘이런....’

현우는 당황했다.

마령에만 집중할 때가 아니었다.

레이저는 탱이뿐만 아니라 현우 자 신에게도 쏘아지는 것이었다.

“꽉 잡아.”

현우는 움직이기 전에 탱이에게 먼 저 가볍게 경고를 날렸다.

미리 몸과 마음의 준비를 마치라는 뜻이었다.

“알았다, 주인 놈아.”

탱이도 현우에게 매달려 움직인 것 이 한두 번이 아니었기에 현우의 말 이 무슨 뜻인지는 잘 알고 있었다.

탱이는 현우의 목을 감싸고 있는 뒷다리에 힘을 단단히 주고 앞다리 로는 현우의 머리를 굳게 휘감았다.

묵직한 존재감을 느낀 현우는 빠르 게 발을 굴렀다.

현우의 몸이 표홀하게 움직였다.

레이저와 레이저 사이를 귀신처럼 지나쳤다.

현우와 마령 사이의 거리가 점점 줄어들었다.

마령도 마령대로 움직였다.

하지만 현우의 집중력이 상대적으 로 본인의 움직임에 쏠렸기 때문에 마령의 움직임이 상대적으로 둔해질 수밖에 없었다.

그러니 자연스럽게 다크니스 보그 닛 퀸에게 접근하는 속도 역시 줄어 들었다.

하지만 다크니스 보그닛 퀸도 무한 정 공격을 퍼부을 순 없는 노릇이었 다.

놈에게도 마력의 한계는 있었다. 결정적으로 아레나는 게임이었다. 모든 패턴에는 지속 시간이라는 게 존재했다.

‘오케이, 끝났다.’

마침내 사라지기 시작하는 빛줄기 를 본 현우가 미소를 지었다.

이 순간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현우의 움직임이 천천히 느려졌다.

그와 반대로 마령의 움직임은 급격 하게 빨라졌다.

한순간에 다크니스 보그닛 퀸의 시 야에서 벗어난 마령이 나타난 곳은 다크니스 보그닛 퀸의 수많은 다리 중 하나의 위였다.

마령은 다크니스 보그닛 퀸에 비하 면 아기자기한 앞발을 머리 위로 들 어 올렸다.

그러고는 그대로 앞발을 아래로 내 리 찍었다.

콰득!!!

다크니스 보그닛 퀸의 다리 하나가 그대로 부러져 나갔다.

다크니스 보그닛 퀸이 어떻게 해볼 새도 없었다.

마령이 정확한 틈을 노리고 달려들 었으니까.

마령은 거기서 멈추지 않았다.

또다시 기기묘묘한 움직임을 보이 며 다크니스 보그닛 퀸의 몸 위를 뛰어 다녔다.

펑!!!

마령의 발길이 닿는 곳마다 폭음이 터져 나왔다.

그럴 때마다 바닥에 다크니스 보그닛 퀸의 다리도 하나씩 떨어져 내렸다.

“키에에에엑!!!”

참다못한 다크니스 보그닛 퀸이 또 다시 움직였다.

다리 몇 개가 날뛰는 마령을 향해 쏘아졌다.

쥭!!!

다크니스 보그닛 퀸의 다리가 마령 을 꿰뚫었다.

“키에엑!!!”

그것을 본 퀸이 기쁨의 포효를 내 질렀다.

그러나 그것은 오래가지 않았다.

다리 끝에서 느껴지는 감각이 이상 했기 때문이었다.

“키엑? 키에에에엑!!!”

마령의 몸이 점점 흐릿해져 갔다.

이내 완전히 형상이 사라졌다.

“아깝게, 좀 느렸네?”

현우가 작게 중얼거렸다.

이 말을 다크니스 보그닛 퀸이 알 아들을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사라진 마령은 현우의 머리 위에서 다시 나타났다.

현우는 마령을 움직여 마력을 소모 하는 것보다 그냥 소환을 해제했다 가 다시 소환하는 것을 택했다.

현우의 곁에서 다시 나타난 마령을 본 다크니스 보그닛 퀸이 상황을 파 악했다.

자신을 괴롭히던 작은 곰이 멀쩡하 다는 것을.

“키에에에엑!!!”

거대한 육체가 빠르게 움직였다.

현우를 향해 거침없이 내달렸다.

현우는 그런 다크니스 보그닛을 향 해 현천도를 빠르게 휘둘렀다.

일격은 좌에서 우로 이어지는 횡베 기였다.

거대한 검붉은 초승달이 나타났다.

달은 눈앞의 적을 해치우기 위해 빠르게 쇄도했다.

현우는 초승달 베기가 어떠한 결과 를 낳기도 전에 이미 후속 공격을 시작했다.

현천도가 춤을 췄다.

상하좌우 심지어 대각선까지.

온갖 궤도로 움직였다.

그에 따라 크고 작은 강기들이 모 습을 드러냈다.

현천폭이었다.

쐐애애애애액!!!

새롭게 나타난 강기들은 초승달 베 기로 생겨난 강기보다 훨씬 빠른 속 도로 다크니스 보그닛 퀸에게 휘몰 아쳤다.

다크니스 보그닛 퀸이 돌연 멈춰 섰다.

그러고는 고개를 아래에서 위로 들 어 올리며 울부짖었다.

“키에에에에엑!!!”

소름 끼치는 울음과 함께 퀸의 앞 에 거대한 검은색 방어막이 나타났 다.

퍼버버버벙!!!

검은색 방어막과 검붉은 강기들이 충돌했다.

검은색 방어막이 요동쳤다.

충돌 지점마다 파도가 치듯 물결이 쳤다.

충돌이 이어질수록 방어막의 색이 옅어졌다.

현천폭으로 생성된 검붉은 강기들 이 모두 사라졌을 때는 이제 방어막 은 흔적만 겨우 남아 있는 상태였 다.

찌이이이익!!!

거대한 초승달은 흔적만 남아 있는 검은색 방어막을 그대로 종이쪽처럼 찢어발겼다.

초승달은 거침없이 전진했다.

종국에는 다크니스 보그닛 퀸의 몸 통에 닿았다.

다크니스 보그닛 퀸의 몸이 그대로 갈려 나갔다.

버틸 재간이 없었다.

몸이 단단하다고 하지만, 현우의 강기는 그 이상으로 강력했다.

마력으로 방어되지 않는 부분은 두 부처럼 부서졌다.

촤아아아!!!

터져나간 상처 사이로 피가 미친 듯이 흘러나왔다.

끝없이 흘러나왔다. 붉은 피는 바 닥을 흥건하게 메웠다.

‘몰아친다.’

현우는 다크니스 보그닛 퀸을 향 해 현천도를 뻗었다.

검붉은 구슬이 현천도의 끝부분에 생성됐다.

현천마강이었다.

검붉은 구슬에서 심상찮은 느낌을 받은 다크니스 보그닛 퀸이 몸을 움 직여 피하려 했다.

“키에에엑!!!”

표 ^^^ 111

-rTrTrTr!!!

그러나 움직이는 것은 다크니스 보 그닛 퀸의 몸이 아니라 핏줄기였다.

퀸이 움직이기 위해 몸에 힘을 주 자 그에 대한 반동으로 상처에서 피 가 더욱 빠르게 터져 나왔다.

상처는 아물지도 않았다.

오히려 계속해서 커져만 갔다.

상처에 현우의 마력이 남아 있어 계속해서 고통과 피해를 남겼다.

퓻!!!

검붉은 빛줄기가 다크니스 보그닛 퀸의 몸을 꿰뚫었다.

관통당한 상처 주변 부위가 빠르게 재로 변해갔다.

재가 되어가는 부위는 점점 커졌다. 종국에는 전신이 모두 타들어갔다. 거대한 신체가 사라지고 재마저 핏 물에 녹아들었을 때 현우의 눈앞에 메시지가 떠올랐다.

- 비원의 점거자, 다크니스 보그닛 퀸 을 처치했습니다.

[경험치를 획득했습니다.]

[레벨 업을 했습니다.]

[체력과 마력이 전부 회복됩니다.]

현우는 레벨 업을 알리는 메시지에 진한 미소를 머금었다.

다크니스 보그닛 퀸이 무슨 아이템 을 떨어트렸을지는 모르겠지만, 일 단 레벨이 오른 것만으로도 만족스 러웠다.

현우를 만족하게 하는 것은 그뿐만 이 아니었다.

[칭호 ‘보그니 멸절자’가 생성되었습니다.] [보그닛 멸절자]

보그닛 퀸을 처치한 플레이어에게 주 는 칭호.

효과 : 이동 속도가 10% 증가한다.

칭호.

칭호를 얻었다.

스킬만큼이나 얻기 힘들다는 칭호 였다.

특별한 인스턴스 던전이나 보스 몬 스터를 잡았을 때 얻을 수 있는 것 이 칭호였다.

‘기분이 좋아.’ 차오르는 욕지기를 참고 사냥에 매 진한 보람이 있었다.

“탱이야. 수고했다. 네 덕에 편하게 사냥했어.”

현우는 아이템을 줍기 전에 일단 탱이를 먼저 챙겼다.

아이템보다 중요한 게 탱이였기 때 문이었다.

이번 인스턴스 던전 사냥으로 인해 새삼 깨달았다.

“응? 그렇다, 내가 조금 대단하다.”

탱이는 이전과는 다르게 유독 자신 을 칭찬하는 현우의 행동에 당황했 으나 이내 환하게 웃으며 고개를 끄 덕였다.

“그래그래, 네가 최고야.”

현우는 탱이의 머리를 쓰다듬은 뒤 에 다크니스 보그닛 퀸의 시체가 있 었던 곳으로 움직였다.

‘뭐가 나왔으려나…‘?’

현우는 기대감이 가득한 눈빛으로 주변을 살폈다.

하지만 장비 아이템으로 보이는 것 은 없었다.

바닥에는 찬란한 빛을 내뿜는 금화 만이 즐비했다.

“에휴, 그럼 그렇지. 뭘 바라냐.”

현우는 한숨을 내쉬고는 그대로 바 닥에 주저앉았다.

그러고는 곧장 골드를 줍기 시작했다.

현우의 모습을 본 탱이도 옆에 와 서 같이 골드를 주웠다.

열심히 줍던 탱이가 돌연 무언가를 가슴 쪽으로 가져다 댔다.

그러고는 마치 아무런 일도 없었다 는 듯 자연스럽게 골드를 계속 주워 현우에게 가지고 갔다.

“여기 있다, 주인 놈아. 받아라.”

현우는 금화를 한가득 내미는 탱이 를 보며 웃었다.

“이야, 많이도 주웠네? 고맙다, 탱 이야.”

현우는 손에 들고 있던 골드를 재 빠르게 인벤토리에 집어넣고는 탱이 를 향해 손을 뻗었다.

“으악!!! 무슨 짓이냐, 주인 놈아!!!” 탱이가 얼굴을 구기며 소리쳤다.

들고 있던 골드는 바닥에 떨어진 지 오래였다.

탱이가 소리친 이유는 하나.

현우의 손이 탱이의 머리를 꾸욱 누르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내가 전에 뭐라고 했지?”

“전에 뭘 말이냐? 말을 한두 번 한 것도 아니고. 그렇게 말하면 모 른다, 멍청한 주인 놈아.” 탱이는 현우에게 소리를 고래고래 질렀다.

현우는 그런 탱이를 향해 얼굴을 들이밀었다.

그러고는 다른 한 손으로는 가면을 조심스럽게 벗었다.

“내가 주운 거 말없이 숨기지 말라 그랬지?”

현우의 입가에 떠오른 미소가 더욱 짙어졌다.

하지만 그의 눈은 전혀 웃지 않고 있었다.

(다음 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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