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48화
마스체라노의 입에서 나온 말은 테 이블에 있는 모두를 중격으로 몰았 다.
“그게 누구야?”
마스체라노는 난생처음 듣는 이름 에 되물어볼 수밖에 없었다.
그런 반응에 크레센트문의 선수들 은 김빠진 반응을 보였다.
“에이, 뭐야.”
“김이 팍 새네.”
소장권 1개를 사용랬습니다.
“싱겁기는….”
현우를 비롯한 선수들의 반응에 마 스체라노가 억울하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아니, 진짜 처음 듣는 이름이었는 데.... 아마 말해줘도 아무도 모를걸 요?”
마스체라노는 정말 억울했다.
라이언이 말한 이름은 정말 처음 듣는 이름이었다.
마스체라노가 고개를 돌려 라이언 을 쳐다봤다.
“말해도 돼.”
라이언이 고개를 끄덕였다.
소장권 1개를 사용랬습니다. 라이언의 동의를 얻은 마스체라노 는 그가 들었던 이름을 그대로 언급 했다.
“루크랍니다, 루크. 아시는 분 있습 니까?”
다들 고개를 저었다.
모르는 눈치였다.
크레센트문 여섯 명 중 루크라는 이름을 아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 었다.
“진짜 처음 듣는데?”
“랭커는 맞나?”
“내가 아는 랭커 중에서는 저런 이 름을 못 들어본 거 같은데….”
“아이디가 루크가 아닌가 보지. 너 무 떠올리려고 애쓰지 마. 어차피 지금 알아도 쓸모없다.”
현우는 모르는 눈치인 듯한 팀원들 에게 손을 휘저었다.
아무도 기억하지 못하는 이름이면 딱히 신경 쓸 필요도 없었다.
‘또 괜찮은 수준이면 어때.’
어차피 자신의 발밑에 무릎을 꿇을 상대인데.
현우는 그 이후로도 웃으면서 라이 언과 마스체라노와 대화를 이어 나 갔다.
생각보다 두 사람이 흘리는 말에서 얻어낼 것이 많았기 때문이었다.
이들의 대화가 끝이 난 것은 마지 막으로 뉴욕 아레나 스타디움에 입 장한 뉴욕 워리어즈가 테이블에 앉 았을 때였다.
모든 참가자들이 모이자 퀀시 사에 서 본격적으로 아레나 위크를 진행 하기 시작했다.
“오늘 이곳 뉴욕 아레나 스타디움 에서는 1년에 단 한 번뿐인 축제, 아레나 위크가 열립니다. 모두 축제 의 화려한 서막을 축하해주십시 오!!!”
금발 머리의 캐스터가 영어로 크게 외쳤다.
캐스터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스 테이지 앞쪽에서 이산화탄소가 안개 처럼 뿜어져 나왔다.
동시에 화려한 폭죽이 뉴욕 아레나 스타디움 상공에 터지기 시작했다.
퍼버버버벙!!!
형형색색의 폭죽이 터졌다.
마치 불꽃놀이 축제를 보는 듯한 광경이었다.
뉴욕 아레나 스타디움에 모인 선수 들은 물론이고 스태프와 관중들마저 그 모습을 넋을 놓고 쳐다봤다.
“이번 아레나 위크는 총 나흘 동안 진행됩니다. 개막식인 오늘은 아레 나를 사랑해주시는 여러분들을 위한 이벤트가 준비되어 있습니다. 그리 고 둘째 날에는 PVP를 셋째 날에는 공성전, 마지막 날에는 레이드 타임 어택을 끝으로 대회를 마치고, 수상 식과 폐막식이 이어집니다.”
캐스터는 관중과 TV나 인터넷 등 을 통해 지켜보고 있는 사람들에게 아레나 위크의 상세한 일정을 설명 했다.
선수들이야 이미 전달받아 알고 있 는 사실이지만, 그 외의 사람들은 모르는 정보였기 때문이었다.
“다들 궁금해하시는 이벤트는 총 두 가지입니다. 클래스 체인지와 럭 키 맨 선발전입니다.”
첫날에 펼쳐지는 이벤트는 퀀시 사 에서 의도적으로 정보를 감췄다.
정확히는 매니지먼트와 진행 측에 절대 선수들에게 알리지 말아 달라 고 부탁한 것이었다.
“클래스 체인지가 뭐야?”
“글쎄? 나도 처음 듣는데?”
“럭키 맨 선발전은 또 뭔데?”
이번에는 가만히 듣고만 있던 선수 들 사이에서도 웅성거림이 터져 나 왔다.
이건 그들도 처음 듣는 소리였기 때문이었다.
그것은 크레센트문 역시 마찬가지 였다.
“들은 거 없어? 드웨인은요?”
현우는 테이블에 앉아 있는 동료 선수들을 향해 물었다.
그러나 그들은 모두 같은 반응을 보였다.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어깨를 으 쓱였다.
이 자리에서 처음 들었다는 것을 몸으로 표현하고 있었다.
“형은? 형 담당은 케일이잖아.”
“맞아, 형은 뭐 들은 거 없어?”
메이슨과 이훈은 도리어 현우에게 물었다.
하지만 현우도 못 들은 것은 마찬 가지였다.
“나도 처음 듣는데? 그냥 다 같이 잘 들어야겠네. 이런 깜짝 이벤트라 니....”
현우가 금발의 캐스터를 향해 턱짓 했다.
모르는 게 있을 때는 가만히 듣는 게 최고였다.
그 순간 캐스터가 그들이 궁금해하 는 클래스 체인지와 럭키 맨 선발전 에 대해 설명을 시작했다.
“제일 먼저 클래스 체인지에 대해 설명해드리겠습니다. 클래스 체인지 는 이름처럼 클래스를 바꾸는 겁니 다. 근접 클래스들은 마법사 클래스 나 사제로 클래스를 바꿉니다. 그리 고 반대로 사제나 마법사 클래스들 은 근접 클래스로 클래스를 바꿉니 다. 그 상태로 PVP를 진행합니다. 경기는 토너먼트로 진행되며 대진표 는 추첨으로 결정합니다. 1등에게는 푸짐한 상품이 걸려 있습니다.”
캐스터의 설명은 놀라웠다.
직업을 바꿔서 PVP를 하는 것.
그것은 누구도 생각하지 못했던 쓸 데없는 일이었다.
“단, 이번 클래스 체인지에서는 스 탯당 최소 분배량이 정해져 있습니 다. 마법사 클래스는 아무리 힘 스 탯을 올리고 싶어도 일정 비율 이상 은 올릴 수 없다는 뜻입니다.”
이어지는 캐스터의 설명에 탄식이 흘러나왔다.
이건 선수들의 꼼수를 방지하는 대 책이었다.
“아니, 저게 무슨 짓이야?”
“누가 저런 아이디어를 냈어?”
“허…. 거참….”
선수들의 입에서 믿기지 않는다는 듯한 말들이 터져 나왔다.
아무리 이벤트라지만, 너무 어이가 없는 이벤트였다.
칼을 들고 싸우던 전사에게 마법을 쓰며 싸우라니….
“우리는 유리가 있어서 든든하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쪽도 있었다.
크레센트문은 이벤트를 썩 반기는 눈치였다.
그들에게는 유리가 있었다.
유리는 사제의 몸으로 PVP까지 나 가는 실력자였다.
당연히 클래스가 바뀐 상태라면… 누구보다 유리한 전투가 가능했다.
이제는 그녀가 근접 클래스가 되고 나머지 선수들이 사제나 마법사 클 래스가 된 것이었다.
“오빠는 무슨 클래스로 나갈 거예 요? 당연히 사제?”
유리가 현우에게 물었다.
그녀에게 사제의 전투 방식을 가르 쳐준 것이 현우인 만큼 당연히 사제 클래스로 클래스 체인지에 나갈 거 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돌아온 답은 놀라웠다.
“아니? 난 마법사로 나갈 건데‘? 마법사도 PVP에 쓸 만하다는 걸 보 여줘야지. 3억 마법사 플레이어들에 게 희망을 주겠어.”
현우는 흡사 코미디언처럼 과장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그것을 본 크레센트문의 선수들이 하나둘씩 웃음을 터트렸다.
“뭐요? 마법사?”
“형, 너무 마법사를 쉽게 보는 거 아냐?”
이훈과 메이슨이 현우에게 각각 한 마디씩을 던졌다.
두 사람은 현우의 자신만만한 태도 가 어이가 없었다.
비단 두 사람뿐만이 아니었다.
크레센트문 선수들 모두가 어처구 니가 없다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현우가 대단한 것은 익히 알고 있 었다.
누구보다도 더.
그러나 그것은 근접 클래스로서의 위상이었다.
마법사나 사제 클래스로는 전혀 증 명된 게 없었다.
사실 제대로 스킬이나 쓸 수 있는 지조차 의문이었다.
“마법 그까이 꺼 그냥 대애충 마력 좀 돌려서 붕붕 날리면 되는 거 아 니냐?”
현우는 놀리는 듯한 말투로 메이슨 에게 말했다.
“뭐? 지금 마법사 무시하네? 3억 마법사 무시해?”
“내가 언제 무시했어? 나 잘해. 너 나 무시하니?”
현우는 메이슨의 말에 오히려 발끈 했다.
‘한번 보여줘야겠네.’
그는 자신이 있었다.
마법이라고 해도 어차피 스킬의 보 정을 받는 것이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마력을 활용하는 능력이었다.
“잘 보고 배워. 마법은 이렇게 쓰 는 거라는 걸 제대로 보여줄 테니 까.” 현우의 계속된 말에 메이슨이 고개 를 흔들었다.
더 들어봐야 본인만 손해라고 느낀 것이었다.
그 순간 캐스터의 설명이 이어졌 다.
이번에는 럭키 맨 선발전에 관한 설명이었다.
“럭키 맨 선발전은 말 그대로 럭키 맨을 뽑는 이벤트입니다. 선수들이 나와 상자 안에 들어 있는 공을 뽑 습니다. 공 안에는 다양한 것들이 적힌 종이가 있습니다. 종이에 적힌 것은 좋을 수도 있고 좋지 않을 수 도 있습니다. 그중에서 럭키라고 적 힌 종이를 뽑은 선수가 올해의 럭키 맨으로 선정됩니다. 올해의 럭키 맨 에게는 특별한 보상이 주어집니다.”
럭키 맨은 말 그대로 행운아를 찾 는 것이었다.
이벤트라는 말에 어울리는 성질을 갖고 있었다.
“우리는 전부 비슷할 거 같은데? 딱히 운이 좋은 사람도 없잖아?”
“글쎄? 현우는 조금 힘들지 않을 까?”
“그래도 형은 안 될걸?”
“내가 생각해도 난 안 될 거 같 아.”
현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했다.
그 역시 써니나 메이슨의 생각과 같았다.
‘내가 럭키 맨이 될 확률은 없다고 봐야 하고…. 이상한 것만 안 적혀 있었으면 좋겠는데….’
럭키 맨은 바라지도 않았다.
현우는 종이에 이상한 벌칙만 안 적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거면 충분히 만족했다.
“그럼 팀 소개와 함께 럭키 맨 선 발전을 시작하겠습니다. 호명하는 팀의 선수들은 스테이지의 중앙으로 나와주시길 바랍니다.” 캐스터는 잠시 고개를 숙여 시선을 아래쪽으로 떨궜다.
테이블에 놓인 큐시트를 보는 것이 었다.
큐시트의 가장 앞쪽에는 작년도 우 승팀의 이름이 적혀 있었다.
캐스터는 적혀 있는 이름을 그대로 읽었다.
“가장 먼저 소개할 팀은 작년 아레 나 위크의 우승팀인 레드불 아메리 카입니다!!!”
레드불 아메리카의 선수들이 자리 에서 일어나 스테이지의 중앙으로 나갔다.
팀의 주장인 마스체라노가 대표로 마이크를 잡았다.
“안녕하세요, 레드불 아메리카의 캡틴 마스체라노입니다. 올해도 아 레나 위크에 참여할 수 있어서 참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스체라노는 평소와 다르게 진지 한 태도로 인터뷰에 임했다.
그만큼 이 자리가 그에게 소중하다 는 증거 였다.
그리고 아레나 위크에 진출하는 과 정이 결코 쉽지 않았다.
레드불 아메리카는 레이나가 이끄 는 뉴욕 워리어즈에게 패배해 와일 드카드까지 치르고 나서야 올라올 수가 있었다.
어떻게 보면 이런 마스체라노의 태 도는 너무나 당연했다.
“그럼 순서대로 한 분씩 공을 뽑아 주세요.”
마스체라노의 말이 끝나자 캐스터 가 선수들을 이끌었다.
마스체라노를 시작으로 열두 명의 선수들이 스테이지 중앙에 놓인 상 자에 손을 넣어 공을 뽑았다.
공들의 색과 모양은 모두 같았다.
성인 남성의 주먹만 한 크기의 붉 은색 공.
“공을 비틀면 그 안에 종이가 숨겨 져 있습니다.”
캐스터의 말에 따라 레드불 아메리 카의 선수들은 공을 비틀고 그 안에 있는 종이를 꺼냈다.
종이는 뭐라고 적혀 있는지 알 수 없게 돌돌 말려 있었다.
마스체라노를 필두로 레드불 아메 리카의 선수들이 종이를 펴 그 안에 적힌 내용을 살피기 시작했다.
“엉덩이로 이름 쓰기?”
“금발인 남자와 함께 춤추기?”
“옆에 서 있는 사람에게 딱밤 세 대 때리기.” 레드불 아메리카의 선수들은 어이 가 없다는 얼굴로 종이에 적힌 것들 을 소리 내서 읽었다.
하나같이 말도 안 되는 벌칙들이 적혀 있었다.
잠시 후, 레드불 아메리카의 선수 들은 종이에 적힌 것들을 실행에 옮 겼다.
누군가는 엉덩이로 이름을 썼고 누 군가는 바닥을 기기 시작했다.
그 가운데서 시선을 강탈하는 사람 이 있었다.
마스체라노였다.
그는 양팔로 본인의 몸을 감쌌다.
“뭐라고 적혀 있길래 저런 짓을 하 지?”
그 모습을 본 사람들이 모두 공통 적으로 떠올린 말이었다.
(다음 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