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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업하는 무신님-90화 (90/454)

- 4권 14화

“데몬 일족?”

차원 동맹 관측 종족 값 상위등급의 악마들이 나타났다.

수혁 역시 TV 뉴스를 통해 일본 소식을 접하고는 눈을 동그렇'게 떴다.

갑주를 입은 것 같은 괴이한 외형에, 높이 솟은 뿔, 인간을 홉입하듯 잡아먹는 모습은 짧게 촬영된 영상이었지만 아주 끔찍했다.

‘일본이면 바로 옆 나라잖아?’

2028년의 시점에서도 역사적으로 서로 엉킨 것이 많은 만큼 한 일감정이 좋다고는 할 수 없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하여 바로 이웃국의 재해를 외면할 만큼 냉정한 사람도 많지 않았다.

정치적, 사회적 관념에서 미워할 수 있지만, 어찌 됐든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는 민간인들마저 한통속으로 묶을 수는 없는 것이었다.

무엇보다 일본이 저렇게 몰락하면 악마들이 향할 다음 목표가 어디가 될지도 불 보듯 뻔했다.

‘북한에서도 계속 몬스터가 내려오는 마당에 밑에서 악마 두 마리가 더 온다고?’

끝장이다.

역시 이 세계는 평화를 가장한 불안정 속에 빠져들어 있는 상태였다.

‘안 되겠어.’

수혁이 자진해서라도 나서야겠다고 생각하며 휴대폰을 들어 올릴 때였다.

기다렸다는 듯 발신인 오신우의 전화가 왔다.

“예. 뉴스 봤습니다.”

[아, 길게 설명할 필요 없겠군요. 바로 공항으로 가주셔야겠습니다. 네펠리아노 씨도 함께 부탁드려도 될까요?]

서로를 닮은 쌍둥이 악마는 개체 하나, 하나가 얼마나 강한지는 정확히 알 수 없었다.

다만 유니버셜 8중 하나인 아카라가 있는 일본의 위기 상황을 보아서는 결코 만만하게 볼 수는 없었다.

어쩌면 네펠리아노의 도움이 아주 절실할지도 몰랐다.

“당연히 그래야죠.”

[예. 저도 공항으로 가겠습니다.

마침 웨이드 씨가 준비한 하이퍼아머도 각인이 끝난 상태거든요.

혹시 몰라 네펠리아노 씨 것까지 준비해달라 했는데 이렇게 써먹네요.]

“훌륭하군요.”

[근처 빌딩으로 헬기를 보내겠습니다. 혹시 대성 빌딩이라고 아시나요? 수혁 씨 집 근처에서 가장 큰 빌딩인데.]

어지간히 급박한 상황이긴 한 듯했다.

헬기까지 나오는 출동은 수혁으로서도 처음이었다.

“음, 보자……

워낙 큰 빌딩이라고 할 만한 게 없는 동네라 꽤나 한참을 떠올리던 수혁이 고개를 내저었다.

“그냥 검색해서 찾아가겠습니다.”

[알겠습니다. 아, 수혁 씨!]

“예?”

[이사하실 때 꼭 헬기 착륙장있는 집으로 부탁드립니다.]

“안 그래도 그럴 생각입니다.”

옷을 챙겨 입은 수혁이 곧장 바깔으로 뛰어나갔다.

* * *

일본의 최정예 각성자 100명이 더 투입되었다.

수호자, 사냥꾼을 가리지 않았다.

이런 시점에 와서까지 지키는 자들만이 악마와 싸운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았으니 말이다.

그 선두에는 마스터 닌자라고도 불리는 아키라가 있었다.

패배는 생각지 않았다.

여기서 그들 모두가 당한다면, 일본은 끝장이다.

모두의 마음속에 사명감이라는 단어가 불타오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절실한 마음을 담아, 전력을 다해 싸운다.

일반적인 각성자가 평소 낼 수 있는 실력에서 절반 이상이 더 끌어 올려졌다.

아키라 역시 평소보다 몇 배는 더 절실하게 움직였으며, 실제로 본인이 가진 실력보다 한 차원 더 높은 움직임을 보여주기도 했다.

[키히히, 이거 재미있는데.]

[시스템 가지고 있는 인간, 몇 배는 맛있어!]

하지만 코드명 레드와 블루라고 이름 지어진 두 악마는 끔찍할 정도로 강했다.

초기, 아키라를 선두로 제법 선전하는 것만 같던 일본의 각성자들은 1시간 만에 20명의 사상자를 만들어 내며 또다시 균형이 흐트러지기 시작했다.

“제발 죽어라! 이 빌어먹을 놈들아!”

전광석화로 움직이며, 레드의 그림자를 타고 넘어가 등에 인이 새겨진 부적을 연달아 붙인 후 후 날카로운 검 모양으로 변해 휘둘러지는 팔을 피해 달아난 아키라가 양손을 모으고는 인법을 펼쳤다.

과과광-!

순식간에 열 번이 넘는 폭음이 발생하며 레드의 몸이 휘청휘청했다.

하지만 기껏해야, 작은 생채기 몇 개가 성과의 전부였다.

심지어 그조차도 빠른 속도로 재생되어 수복되어 버린다.

‘미치겠네. 더 단단하고 강해졌어.’

어떻게 된 게 시간이 지날수록 지치는 쪽은 인간뿐이었다.

악마는 처음 아키라가 맞섰을 때에 비하자면 육체의 견고함도, 재생력도 훨씬 더 진화하고 있었다.

[킥킥. 재밌네, 재밌어. 인간 암컷, 보여줄 건 더 없어?]

붉은 눈을 한 레드는 보랏빛 혀로 입술 끝을 할으며 손에 거대한 검은 구체를 만들어 냈다.

“극대폭발이다. 피해!”

아키라가 다급히 외치며 몸을 날렸다.

선회하며 날아든 검은 구체가 거대한 폭발을 일으킨 것은 순식간이었다.

콰앙-!

폭음과 함께 조금 전까지 아키라가 서 있던 거리에서부터 반경 100M 짜리의 거대한 크레이터가 생겨났다.

그 모습을 높은 빌딩 위에서 바라본 아키라가 침을 꿀꺽 삼켰다.

‘극대폭발도 더 강해졌어.’

이 상태로는 안 된다.

악마는 시간이 갈수록 강해지고 있었다.

반면 의지를 불태우던 일본의 각성자들은 시간이 갈수록 약해지고 있었다.

절박함을 넘어선, 공포가 찾아오기 시작한 탓이다.

최악의 상황이었다.

‘정황상 악마는 각성자를 포식하면서 더 강해지고 있어.’

그렇다고 하여 각성자들을 모두 물릴 수도 없다.

애초에 국가를 지키기 위해 있는 각성자들인데 물러날 곳이 어디에 있단 말인가?

하지만 싸울수록 악마, 레드와 블루는 점점 더 강해져 간다.

'싸워서 이길 수 없어.’

아키라는 머릿속에 떠오른 생각을 떨치기 위해 재빨리 고개를 내저었다.

‘더 이상 망설일 수는 없어.’

아키라는 품에서 검은 단환을 꺼내 들었다.

‘인폭환忍爆九

이는 시스템으로 닌자라는 특수직업을 가지게 된 이들이 모여 만든 필살의 비약이었다.

다만 이 약의 설명에 포함된 필살이라는 말은 비단 적에게만 해당하지 않았다.

먹으면 50%의 확률로 사망, 남은 절반 중 40%의 확률로는 익힌 모든 닌자 술법을 잃게 되고 근맥이 박살 나게 되는, 따지자면 독약毒藥이 되기도 하는 탓이다.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

‘먹으면 근맥의 위력을 비롯한 모든 능력이 2배 이상 증가한다.’

지속시간은 길어야 5분, 무사히 위기를 벗어날 확률은 10%다.

“빌어먹을, 어차피 나라가 망하면 무슨 소용이야.”

지금 이 순간에도 포식당하고 있는 일본의 각성자들을 바라본 아키라가 망설임 없이 인폭환을 삼켰다.

꿀꺽.

목덜미 너머로 알싸한 기운이 지나가는 느낌과 함께 온몸에 격정적인 기운이 차올랐다.

명-!

닌자 비약, 인폭환을 흡수하셨습니다.

모든 능력치 + 250%.

지속시간이 지난 이후 페널티에 영향을 받게 됩니다.

현재 남은 시간 5분.

4분 59초.

언제나 그렇듯, 정확하게 시스템의 알람 소리가 들려왔다.

아키라는 망설이지 않고 날뛰고 있는 두 악마를 향해 다시금 몸을 던졌다.

“인법, 그림자 이동술!”

[키 헤헤]!

웃고 있는 레드의 등 뒤로 다시금 모습을 드러낸 아키라가 빠르게 인을 맺어 두 번째 인법을 펼쳤다.

“인법, 용 묶기!”

기운으로 만들어진 노란빛 밧줄이 춤을 추듯 움직이며 단숨에 레드의 몸을 휘감는다.

[으응?]

웃음을 보인 레드가 고개를 꺾으며 웃음을 보였다.

과악-!

갑주 너머, 속살까지 조일 정도로 힘을 가득 준 아키라가 품에서부터 두 자루 비수를 꺼내 들었다.

“아주 조각을 내주마!”

거칠게 외친 아키라의 신형이 레드의 동공에서 사라졌다.

푸부부북-!

정신을 차린 순간에는 갑주 위로 날카로운 예기를 담은 비수들이 마구잡이로 내리꽂혔다.

그 숫자가 10초도 안 되는 사이에 100번이 넘는다.

[아파!]

성질을 부린 레드가 자신을 묶고 있는 밧줄을 풀기 위해 힘을 주었다.

[????"!?]

한데 풀리지 않는다.

꽁꽁 휘감은 노란빛 밧줄은 벗어나려고 할수록 레드의 숨통을 더욱 조여을 뿐이었다.

카가가각-!

그 사이 벼락처럼 움직이는 아키라의 비수가 몇 번이고 더 레드의 갑주를 벗기고 살을 파고들었다.

재생을 하는 속도보다, 죽어가는 속도가 더 빠르다.

레드의 얼굴 위로 처음으로 당황이 떠올랐다.

[인간 암컷이 어딜 감히! 으아아-!]

괴성과 함께 몸을 떨며 날개를 펼치려 했지만, 밧줄에 묶인 것은 몸통뿐만이 아니었다.

꽉 조여진 날개 역시 그의 뜻대로 따라주지 않았다.

“죽어, 죽으란 말이다!”

이내 결국 아키라의 비수가 레드의 모든 갑주를 뜯어냈다.

살을 파고들고, 그 틈새를 비집어 왼쪽 가슴에 박혀 있는 심장에까지 도달한다.

[도, 도와줘!]

외침의 끝.

푸욱-!

차가운 감촉과 함께 레드의 보랏빛 심장에 아키라의 두 자루 비수가 박혀 들었다.

그 끝에 인술이 그려진 부적을 매단 아키라가 양손을 모았다.

“인법, 화폭술!”

과과과광-!

이전까지와는 엄연히 달랐다.

겉 갑주가 아닌 껍질을 모두 벗겨내고 심장에 박은 비수를 터트린 비기였다.

아키라는 레드가 평범한 악마가 아니라, 72 마신이라고 하여도 이를 견딜 수 없다고 생각했다.

사아악-!

그 때문에 다음 목표, 블루를 향해 이동하는 움직임에는 망설임이 없었다.

아니, 오히려 조급했다.

‘남은 시간이 2분.’

생각보다 레드를 상대로 시간을 많이 잡아먹었다.

‘더 빨리, 더 강하게, 내 몸이 부서지더라도……!’

블루의 등 뒤에 도달한 아키라는 이번에는 수십 개의 비수를 동시에 던졌다.

끝자락에는 모두 화폭의 인이 새겨진 비수다.

“화폭술!”

과과과광-!

순식간에 폭발에 휘말린 블루의 몸이 휘청이는 것이 느껴졌다.

본래 이쯤 되면 아키라 역시 체력과 기운이 모자라 물러나 다시금 시간을 재야 했다.

하지만 인폭환을 먹은 지금은 달랐다.

힘에 여유가 넘쳤다.

오히려 몸에 가속이 더 붙는 느낌이 었다.

“으아아아-!”

비명 섞인 괴성을 내지르는 아키라의 비수가 이미 일부 뜯겨 나간 블루의 껍질을 깎아내리고 살을 파고들기 시작했다.

[인간 암컷! 네년이 어떻게 여기에!]

불쾌한 표정을 지은 블루의 몸에서 초고열의 불이 뿜어져 나오기 시작했다.

극염발화, 휘두르는 아키라의 비수가 순식간에 녹아버릴 정도의 열기다.

하나 아키라는 포기하지 않았다.

“인법, 수룡의 술!”

대신하여 또 다른 인법을 펼쳐 블루의 머리 위로 거대한 물 폭포를 쏟아냈다.

인폭환을 먹었음에도 극염발화를 꺼트리기에는 모자랐다.

애초에 물의 인술은 아키라에게 익숙하지 않은 탓이 가장 클 터였다.

하지만 그 정도면 충분했다.

레벨업하는 무신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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