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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업하는 무신님-256화 (256/454)

- 11권 4화

쩌억-!

그 모습을 본 미카엘의 눈이 동그랗게 뜨였다.

“바알 네놈 설마……!”

깊은 어둠 너머에서 인간, 기껏 해야 이제 막 10살을 넘었을 법한 어린 사내아이가 튀어나왔다.

다소 동공이 풀린 듯해 보였던 아이의 주변을 바알의 분신인 어둠의 아지랑이가 휘감았고, 빨려 들어가듯 사라졌다.

이윽고 아이의 눈에서 강렬한 어둠이 흘러나왔다.

아이가 아니, 바알이 수혁을 바라보며 웃어 보였다.

“미카엘, 그리고 나, 또는 수많은 천사와 악마들이 지구에서는 모든 힘을 사용할 수가 없다. 혹시 이유를 알고 있나?”

입을 열자 인간의 음성이 흘러나왔다.

“시스템의 제약.”

수혁이 담담한 목소리를 홀렸다.

하나 그와는 반대로 입가에는 즐거운 미소가 흘렀다.

“분신 역시 그 제약이 걸려 있구나.”

“정확하게 말하자면, 제약이 있어 분신밖에 오지 못하는 것이지.

혹은 저 겁쟁이처럼 영체의 일부만을 강림시킨다거나.”

피식 웃은 바알이 손을 뻗었다.

작은 손아귀 위로 한 자루의 검이 웅혼한 은빛을 번쩍이며 응어리져 만들어졌다.

“그런데 너는 제약을 제법 풀었구나.”

수혁이 고개를 끄덕였다.

어린 소년의 모습을 하고 있었지만 눈앞의 바알은 강했다.

아주 많이, 미카엘 따위와는 비교할 수 없는 수준이었다.

대체 그 짧은 시간 내에 무슨 수를 쓴 것인지 짐작조차 되지 않을 정도였다.

“아주 꽤나 많이 풀었지. 덕분에 본체를 끌고 오지 않더라도, 이 정도의 힘을 낼 수는 있게 됐지.”

바알이 기다란 장검을 크게 휘둘렸다.

그러자 어둠이 마치 유성처럼 허공으로 쏘아져 수혁의 코앞을 아슬아슬하게 스쳐 지나가, 하늘에서 폭발을 일으켰다.

과앙-!

지구 전체가 흔들리는 것 같은 굉음과 함께 바다가 들썩였다.

수혁은 침을 꿀꺽 삼켰다.

‘일격이 화룡출진 이상.’

심지어 빨랐다.

방출을 위한 어떤 준비나 동작, 모든 단계가 사라져 있었다.

그야말로 기운의 완벽한 조율.

수혁은 감탄했다.

“진짜 악마왕은, 생각보다 더 강하겠군.”

사실 미카엘을 보며 꽤나 실망했다.

정확하게 말해서는, 그림자 거울의 수련을 통해 강해진 탓에 안타까움을 느꼈다.

‘이 정도로 약해선, 별 다른 재미도 없겠군.’

상대할 가치도 없었다.

긴장한 것도 우습다고 여겼다.

하나 본신에 가까운 힘을 가지고 강림하였다는 바알의 일검을 본 순간 알았다.

전력과, 전력의 일부는 아주 큰 차이를 가지고 있다.

피부 끝에 닭살이 일어나며 광대 뼈가 썰룩였다.

‘이래야 조금 재미있지.’

자칫하면, 싸움이 아주 재미없어질 뻔했다.

“혹여 이 검의 이름을 알고 있나?”

바알이 들고 있는 황금의 검을 흔들거리며 물었다.

“딱히 궁금하지는 않은데. 그보다 어서 덤벼 봐. 나도 아직 전력은 아니니까.”

“급한 성격이군. 하지만 들어보도록 해. 이 검은 꽤나 유명한 편이거든. 다소 재미있는 이야기가 될 거야. 성배 탐색에 대해서는 들어봤겠지?”

“성배 탐색……

수혁은 그 이야기를 자세히는 몰탔다.

다만 성배의 시작점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었다.

“잠깐, 내 생각이 맞다면, 그 검은 네게 어울리지 않아 보이는데.”

싱긋 웃어 보인 바알이 어깨를 으쏙거렸다.

“판단은 본인 몫이지만. 나는 이 검을 꽤나 좋아하네. 왕의 검이며, 마검魔劍이기도 하니 말일세. 재미있는 사실로 주목해야 될 것은, 이 지구의 전설 속에 남은 이야기에 불과할지도 모르는 이 검을 내가 꽤나 아낀다는 사실이겠지. 재미있지 않나?”

싱긋, 웃어 보인 바알의 신형이 시야에서 사라졌다.

수혁이 원형으로 기운을 발출하여 바알의 신형을 쫓았다.

멀리 갈 것도 없었다.

바로 등 뒤, 거친 기운이 응어리졌다.

“그리고 혹시 알고 있나? 이 지구에서 알려진 이름은 곧, 힘이 된 다네, 재빨리 등을 돌린 수혁이 양손을 앞으로 뻗어 사각 방패 형태의 극강기를 피워 올렸다.

“엑스칼리버 Excalibur.”

사각 방패의 형태로 겹쳐진 극강기와, 바알의 마검 엑스칼리버에서부터 흘러나온 어둠의 마왕기가 격돌하며 충돌을 일으켰다.

과지지직-!

왕을 상징한다는 두 극강기가 부딪치며 사방으로 전류를 토했다.

‘생각보다는 막을 만한데……?’

수혁의 뇌리에 의문이 떠오를 무렵, 웃음을 보인 바알의 등 뒤로 다시금 어둠의 구멍이 열렸다.

그 뒤 너머에 나타난 것은 휘황찬란한 네 자루의 검이었다.

척 보아도 하나하나가 범상치 않아 보이는 마검들.

“내가 엑스칼리버만 사용한다고 약속한 적은 없는데?”

농락 섞인 바알의 음성과 함께네 자루의 검이 허공을 날아 수혁의 사방을 노리며 쏘아졌다.

강력한 엑스칼리버의 기운을 막기 위해 전면으로 대다수의 힘을 쏟은 수혁의 미간이 찌푸려졌다.

급한 마음에 허공에 기운을 조율하여 방어막을 형성해봤지만, 바알의 검은 수혁의 생각 이상이었다.

정확하게 말해서는 굳이 극강기에 연연하지 않았다.

“시공섬.”

바알이 입술을 읊조렸고, 그 순간 날아든 네 자루의 검이 세계의 일부를 찢고, 공간을 너머 극강기가 생성된 허공을 뛰어넘어 수혁을 향해 날아들었다.

“흐앗-!”

수혁이 기합과 함께 재빨리 앞으로 내뻗었던 양팔을 높이 들어 올렸다.

과가가각-!

엑스칼리버에서 나오던 기운이 반사되듯 허공으로 튕겨져 나갔고, 수혁의 신형이 사방으로 흩어지듯 사라졌다.

과과광-!

폭음이 연달아 들려왔고, 바닷물이 튀어 올라 시야를 모두 뒤덮은 순간.

좌악-!

솟아오른 바닷물을 가르고 뛰쳐 오른 바알의 검이 허공을 찔렀다.

쩡-!

어느덧, 그 자리로 이동 중이던 수혁과 바알, 둘의 검이 부딪쳤다.

읽혔다.

그 사실에 수혁이 놀라기도 전, 매섭게 눈을 굳힌 바알이 네 자루검과 함께 수혁을 압박하기 시작했다.

놀라운 점은 그 다섯 자루의 검이 펼치는 각기의 검술이 완전히 다르다는 것이었다.

또한 그 검술 하나하나가 초인을 넘어선 절대의 경지에 이르러 있었다.

‘이건……

밀렸다.

수혁은 전력에 가까운 바알이 생각보다 강하단 사실에 놀랐다.

‘칭호를 가동하면……

지금 당장의 위기를 벗어날 수 있을지도 몰랐다.

하나 그 큰 힘을 쓴 여파는 내일의 전투에까지 어떻게든 영향을 미칠 터였다.

“갓 퍼니쉬!"

붉은색 화염에 휘감긴 미카엘이 둘의 싸움에 끼어들었다.

생각지 못한 타이밍에, 붉은 화염의 창이 회전하며 수혁의 등을 때렸다.

과광-!

빠르게 극강기를 형성한 덕에 창은 막아는 냈지만 균형이 무너졌다.

더 이상 바알의 공세를 견딜 수가 없었다.

어깨 위를 스쳐지나가는 엑스칼리버와 마주하게 된 수혁이 헛웃음을 홀렸다.

‘이젠 방법이 없어.’

이 자리에서 죽는 것보다는 무엇이든 나았다.

전력을 다해야 했다.

사실 바알, 미카엘과 같은 적을 동시에 상대할 수 있는 일은 흔치 않았다.

위기이지만 기회.

수혁은 이 싸움이 꽤나 즐거웠다.

비교적 위기가 많고, 호흡이 달리고, 머리가 아찔했지만, 강했다.

심장이 박동할 만큼, 다소 미적 지근했던 미카엘과의 단독 대결과는 다르게 떨리는 싸움이 이어지고 있다.

이 흥분을 계속해서 간직하고 싶었다.

갑작스러운 성장 탓에 보지 못한 스스로의 한계를 경험하고 그 벽을 넘어서고 싶었다.

칭호, 투왕의 능력이 활성화됨니다.

일시적으로 전투력이 1000% 증가합니다.

콰앙-!

수혁의 기운이 폭발하듯 솟아났다.

극초음속.

여태껏 그 누구도 따라오지 못한 절대적 영역으로 뛰어든 수혁은 우선 발아래에서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는 미카엘의 등 뒤에 도달했다.

“비둘기는 꺼져.”

직후 왼쪽과 오른쪽으로 솟아난 세 쌍의 날개를 모두 부여잡고, 동시에 뜯어버렸다.

“크아아악-!”

불과 함께 비명이 또다시 터져 나왔다.

그 순간 바알이 눈을 붉히며 입술을 이죽거렸다.

“내 이름은 악마왕. 72대악마의 군주다.”

동시에 바알의 기운 역시 폭발할 듯 강해졌다.

수혁은 온몸에 오싹 소름이 돋는 것을 느꼈다.

‘뭐지, 이건?’

단순히 가지고 있는 마력이 오른 것이 아니었다.

그보다 더, 절대적인 어떤 존재를 눈앞에 둔 느낌.

굳이 치자면 포식자를 마주한 피식자가 된 기분이 머리끝까지 차올 탔다.

바알의 시선이 그를 뒤덮었다.

짓눌렀다.

어깨가 무겁다 못해 으스러지겠다고 여긴 순간, 검과 검이 부딪쳤다.

쩌어엉-!

과앙-!

바다가 폭발했다.

두 갈래로 갈라지며 깊숙한 심해의 속살마저 언뜻 내비쳤다.

“천변만리검.”

이어서 휘둘러진 바알의 검이 수혁의 검을 타고 흐르며 목젖까지 차올랐다.

그 이름처럼, 수천 번의 변화가 만리를 이어지는 듯했다.

빠르고 섬뜩했다.

파앗-!

수혁의 턱 끝을 스쳐지나간 검은 섬광이 하늘을 때렸다.

쿠르릉-!

하늘이 무너지는 듯한 소리가 들려왔다.

휘두르던 가제스트를 놓고, 이기 어검을 펼친 수혁의 주먹이 바알의 어깨를 휘어잡았다.

“용조금나수.”

이후 잡아 뜯으려 하니, 바알의 육체가 인체로는 도저히 흉내를 낼수 없는 형태로 꺾이며 수혁의 손을 피해 양발로 손목을 휘감아 버렸다.

이후 뒤집어져, 매달리듯 허공에 뜬 바알이 양손을 좌우로 내저었다.

수혁의 손목에서 핏물이 튀겼다.

“얕군.”

아쉽다는 듯 입맛을 다신 바알이 허공을 팽글 돌아 수혁과 거리를 벌리려 했다.

“어딜.”

혀를 찬 수혁이 손목을 휘둘러 바알의 발목을 움켜쥐었다.

이후 극강기를 손바닥 전체에 둘러 채찍처럼 휘감고는 내려쳤다.

과앙-!

바다 깊숙한 곳으로 처박힌 바알의 신형이 보이지 않은 것은 짧은 시간이었다.

파아앗-!

다시 빛살처럼 튀어 오른 바알의 검과 허공에 떠있던 가제스트가 부딪 쳤다.

“모든 검은 검왕의 이름 앞에 무릎 꿇을 지어니!”

미간을 찌푸린 바알이 가제스트를 향해 손을 내뻗을 때였다.

지이잉-!

가제스트가 거대한 공명을 일으켰다.

수혁은 그 증상을 바라보며 눈을 반짝이고는 재빨리 가제스트의 손잡이를 잡았다.

공명이 줄어들었고, 진정되어갔다.

바알이 아쉽다는 듯 입맛을 다셨다.

“꽤나 에고가 강한 녀석이로군.”

잠깐의 소강상태.

짧은 시간 엄청난 공방을 주고받은 둘이 서로의 빈틈을 찾기 위해 눈을 움직였다.

‘정말 강해.’

틈이 보이지 않았다.

수혁은 스스로의 강함이, 말도 안 될 정도로 깊어졌다고 생각했다.

한데 눈앞의 바알은 그에 못지않았다.

분명 이 역시 전력이 아님에도, 진짜로 강했다.

긴장으로 딱딱하게 메마른 혀끝을 할은 수혁을 보며 바알이 웃어 보였다.

“내가 강한 것보다, 자네의 성장을 놀라워하게. 고작 반백년도 살지 못한 인간이 이 몸과 겨룰 수 있게 된다는 것 자체가 본질적인종이 가진 가능성이니……

“바알, 무슨 헛소리를 하는 거냐!”

“진정해라, 미카엘. 눈앞의 그는 자격이 충분하다 못해 넘친다. 제한하고, 틀을 만들어 두었음에도 스스로 생각하여 벽을 넘어 이 자리까지 왔다. 위대한 자에게는 그 격에 맞는 대우가 필요한 법. 아쉬운 점이 있다면, 이 자리에서 필히 죽어야 되는 것이 안타까울 뿐. 내 혼을 걸고라도, 꼭 그리 만들 터이니.”

바알이 검은 귀안이 수혁의 어깨를 다시 짓누르려는 순간이었다.

“에리얼-!”

거대한 외침과 함께, 하늘 위 폭풍이 만들어졌다.

과과광-!

이윽고 그 거대한 폭풍은 벼락처럼 바알의 머리를 때리며 바다로 쏟아져 내렸다.

레벨업하는 무신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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