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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트 댄스 - NBA DREAM-31화 (31/233)

031화 chapter 4 (6)

J.J 바레아와 데빈 해리스는 벤치에서 나올 때 생산성이 상당하지만 주전으로 나오면 어쩔 수 없이 약점이 드러나는 타입이었다.

그렇다 보니 이고르 감독 부임 이후에는 호영이 포인트가드로 뛰는 경우가 상당히 많았다.

그런데, 거기에 추가로 막시 클리바나 뱀 아데바요, 드와이트 파웰 등 포워드-빅 라인업 선수들이 부진하거나 컨디션이 별로거나, 잔부상이 있다면 그 자리 역시 호영이 투입되었다.

살라 메즈리는 팀 상성에 따라 기용되고 말고가 결정되는 한정적인 카드였기에 호영의 대체 자원이라고 하긴 어려웠다.

그렇다 보니, 결국 호영은 가드도 뛰고, 포워드도 뛰고, 빅도 뛰고. 그야말로 농구의 1~5번, 모든 포지션을 다 땜빵으로 뛰는 기이한 현상이 발생한 것이다.

처음에는 평균 20분 언저리였지만 최근 3경기만 놓고 보면 호영이 32분, 31분, 39분이라는 기겁할 만한 출전 시간을 가져가는 바람에 코치진 걱정도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초이의 기본기가 단단하고, 여러 포지션에서 늘 꾸준한 모습을 보여 주다 보니, 감독 입장에서도 계속 그를 1순위로 두고 투입하게 됩니다. 물론, 신인 선수에게 여러 포지션 경험과 더불어 긴 출장 시간을 주는 건, 선수의 성장에 기여할 수 있지만, 반대로 선수의 체력이 방전되고,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스포츠에서 흔히 ‘유틸리티 플레이어’라고 불리는 선수들이 있다.

어느 포지션이든 빈자리가 생기면 투입되는 요원.

이런 선수 중에서 이름을 날린 부류는 대부분 주전급은 아니지만, 주전을 뒷받침하면서 주전에 버금가는 시간을 소화하거나, 벤치이긴 해도 그 활약이 알토란 같은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물론, 포지션이 포지션인 만큼 여기저기 굴려지는 탓에 소모품으로 오해받는 경우도 있지만, 그렇다고 해도 주전 선수보다 더 많은 출전 시간을 나가거나 그러는 경우는 극소수다.

그런데 하필이면 호영이 지금 댈러스에서 그 ‘극소수’라는 게 문제였던 것.

“그 부분은 우리도 고민 중이에요, 이고르.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어정쩡한 선수를 급히 영입하면 샐러리상 문제가 생길 수도 있고, 향후 미래 플랜이 어긋날 수 있어요.”

“부정하진 않겠습니다. 하지만 영입이 없다 쳐도 최소한의 대비책은 있어야 할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미래를 생각해서 초이의 부담을 줄일 수 있는 값싼 젊은 선수를 데려오든가.”

이고르 감독의 말은 어찌 보면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에게서 나올 수 있는 이야기였다.

그에 비해 데이비드 그리핀 단장은 현장이 아닌 ‘본부’에서 일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좀 더 큰 그림을 그리고자 했다.

“그 역시 마찬가지예요, 이고르. 우리의 목표가 플레이오프 진출이라면, 이고르의 요청을 거절하지 않았을 겁니다. 하지만 우리의 목표가 장기적으로 ‘우승’이라면, 지금 당장을 위해 어정쩡한 재능을 가져오는 건 문제가 있다고 봐요. 그렇다면 제가 도리어 한 가지 묻도록 하죠.”

“네, 얼마든지.”

“이고르가 보기에, 각 포지션의 벤치 멤버로 뛰는 베테랑 선수들이 평균 20분 정도는 소화할 수 있는 기량인가요?”

“…….”

“몇몇은 그렇고, 몇몇은 아닙니다. 그들이 댈러스의 우승에 기여한 레전드라는 건 반박하지 않겠습니다만, 제 기준에서 100% 역량을 낼 수 있는 건 최대치로 잡아 15분입니다. 최대치.”

최대치라는 건, 15분 이상은 절대 안 되고, 많이 쳐줘 15분이지 솔직히 10분 이상 맡기는 건 무리라고 말하는 것이다.

“그들의 관록을 저도 잘 압니다. 하지만 필연적으로 그들은 에너지 레벨이 낮을 수밖에 없죠. 우리와 비슷하게 베테랑 위주의 벤치 멤버를 지닌 팀이라면 통하겠지만, 벤치 멤버 역시 신인이나 젊은 선수가 많은 팀이라면 벤치 타임에 에너지 레벨이 쭉 밀리게 됩니다.”

데이비드 그리핀 단장은 그의 뜻을 잘 알겠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다면, 우선 우리 팀의 현 로스터 상황을 좀 체크할 필요가 있겠군요. 초이를 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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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g : J.J 바레아(v) (15) / 데빈 해리스(v) (15)

Sg : 딜런 브룩스 (27) / 웨슬리 매튜스 (0) / 도리안 핀니 스미스 (20)

Sf : 해리슨 반즈 (33)

Pf : 막시 클리바 (20)

C : 뱀 아데바요 (24) / 덕 노비츠키(v) (15) / 드와이트 파웰 (20) / 너렌스 노엘 (부상) / 살라 메즈리 (15)

포지션별 잔여 시간 (48분 기준)

Pg : 18분 / Sg : 1분 / Sf : 15분 / Pf : 28분 / C : -22분 (총 3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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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테랑(v) 선수에게 일괄적으로 15분을 부여하고, 나머지 선수들은 평균 출전 시간으로 대입해 보면, 이렇게 나옵니다. 이고르, 제가 보기에도 초이가 1번부터 4번까지 상황에 따라서 상당히 많은 출전 시간을 가진다는 결론이 서는군요. 실제, 초이도 최근 몇 경기 평균 30~35분은 소화하고 있고.”

“맞습니다.”

“다만, 저기서 봤을 때, 제가 보기엔 오히려 정리해야 하는 부분이 좀 보이는군요. 센터 쪽이 너무 과도하게 집중되어 있어요. 그건 동의하십니까, 이고르?”

“네, 덕 노비츠키의 속도로는 이제 파워포워드는 무리라고 판단하여 센터로 포지션을 굳힌 상황입니다. 다만, 현재 센터로 분류된 선수 중에서 3점은 덕 노비츠키 말곤 실전에서 쓰기 어려우니…… 덕 노비츠키가 억지로 파워포워드로 출전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즉, 현재 포지션 밸런스가 맞지 않다 보니 여기저기 구멍이 뚫린 거라고 봐야 옳았다.

“웨슬리 매튜스라도 뛸 수 있었다면 좋았을 텐데.”

“그에 대해서는 미련 가지지 말죠, 이고르. 우리도 여러 번 이야기를 나눠 봤으나, 릭 칼라일 감독 사임 이후 젊은 선수를 키우는 기조로 가자고 양해를 구했을 때 반대한 선수니까.”

젊은 선수 위주로 키우면 어쩔 수 없이 베테랑 선수들의 출전량이 줄어들게 된다.

웨슬리 매튜스의 경우는 베테랑이긴 하지만 아직 경기당 평균 30분 이상 소화할 수 있으며, 실제로 소화하고 싶어 하는 타입이었다.

그런데 그걸 20분으로 줄이는 방향으로 가려고 하니 불만이 생기게 되었다. 이래저래 웨슬리 매튜스와는 협상을 통해 최대한 빨리 다른 팀을 알아보게 해 주는 대신 경기에 뛰지 않기로 합의가 된 것이었다.

“이고르, 어떤 상황인지는 알겠어요. 하지만 저는 우리 팀의 재능의 합을 올려야 한다고 생각해요. 지금 당장 로테이션 문제로 급히 영입하는 대신, 기존의 선수들이나 G리그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는 선수를 콜업해서 확실한 선수를 데려올 때까지 버텨 보는 게 어떻겠습니까?”

이고르 감독은 그 말에 잠시 고민하긴 했지만, 데이비드 그리핀 단장의 이야기를 들어 보니 향후 계획에는 지금 단장의 방법이 더 어울린다고 판단했는지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대신, 하나만 약속해 주십시오.”

“저와 마크가 가능한 선이라면 얼마든지요.”

“초이에 대한 과부하는 제가 로테이션을 궁리하여 해결하겠습니다. 대신, 방금 이야기하셨던 확실한 재능, 그 재능을 데려올 가능성이 있다면, 전력으로 임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고르 감독의 열렬한 눈빛에, 마크 큐반은 몇 년 만에 심장이 쿵쾅대는 걸 느낄 수 있었다.

그간 댈러스에 대한 애정은 여전했지만, 비즈니스와 댈러스 중에서 무엇을 고를 거냐고 하면 확실하게 대답할 수 없었던 마크 큐반.

그랬던 그가, 최근 댈러스의 돌아가는 모습을 보며 늘 흡족해하고, 우승을 거머쥐었던 과거처럼 댈러스에 대한 이야기와 자랑을 하루도 빼지 않는 건 다시금 댈러스에 대한 ‘자부심’이 차오르기 시작했다는 뜻이었다.

탕!

마크 큐반은 즉흥적으로 테이블을 손바닥으로 가볍게 치며 주변 사람들의 이목을 끌었다.

“약속하지요. 이고르, 데이비드, 두 분이 합당한 근거를 바탕으로 댈러스의 우승을 위한 플랜을 가져온다면, 내가 할 수 있는 선에서 최선을 다해 이루겠노라고.”

과거 마크 큐반 구단주, 도니 넬슨 단장, 릭 칼라일 감독 셋의 호흡은 삐그덕거렸다.

하지만 새롭게 구축된 마크 큐반 구단주, 데이비드 그리핀 단장, 이고르 코코스코프 감독의 호흡은 과거 우승 시즌의 댈러스보다 더욱 견고해 보였다.

* * *

2017년 11월 22일 수요일.

댈러스 매버릭스의 시즌 19번째 경기.

이 경기에서, 댈러스 선수들은 다소 껄끄러운 한 사람을 상대편으로 맞이하게 되었다.

[멤피스 그리즐리스의 데이비드 피즈데일 감독이 경질되고, 이번 경기부터는 릭 칼라일 신임 감독이 이끌게 되었습니다. 댈러스 선수들은 물론이고, 팬이나 전문가 들도 꽤 놀란 듯한데요. 데릭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아무래도, 릭 칼라일 감독이 한정된 자원으로 팀을 플레이오프에 끌고 올라가는 능력이 워낙 뛰어나다 보니, 최근 5연패와 함께 마크 가솔과의 불화까지 터진 데이비드 피즈데일 감독의 후임으로는 이만한 인물이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팀 구성도 릭 칼라일 감독이 좋아할 법하죠.]

[오늘 멤피스는 마이크 콘리 - 벤 맥클레모어 - 타이릭 에반스 - 아이반 랍 - 마크 가솔 라인업을 들고나왔습니다. 이 역시, 릭 칼라일 감독의 색채가 묻어난다 봐도 좋을까요?]

[맞습니다. 주로 마이크 콘리의 백업인 포인트가드로 뛰던 타이릭 에반스를 다시금 스몰포워드 자리에 두면서 실질적으로는 3가드에 가까운 형태로 로스터를 재편했죠. 거기에, 피즈데일 감독이 그다지 중용하지 않던 아이반 랍을 키우겠다는 이야기를 지키기라도 하듯, 아이반 랍이 주전으로 나오게 되었습니다.]

멤피스 그리즐리스 신임 감독 릭 칼라일.

호영은 멤피스에서 자신의 입맛에 맞게 선수들에게 이런저런 지도를 하는 릭 칼라일 감독의 모습에 고개를 몇 번 끄덕였다.

‘그래, 당신과 스타일이 맞는 팀에서 행복 농구 하는 게 최고지.’

꽤 어려운 경기가 될 것이라 생각했다. 멤피스에는 릭 칼라일 감독이 선호하는 올스타 출신 베테랑이 많고, 과거에 댈러스에서 뛴 적 있는 챈들러 파슨스도 있었기 때문이다.

감독과 갈등을 빚은 마크 가솔의 표정은 한결 홀가분해 보였고, 식스맨으로 새롭게 역할을 부여받은 챈들러 파슨스도 과거, 자신을 댈러스에서 에이스처럼 대우해 준 릭 칼라일 감독이 지휘봉을 잡으니 이전과 딴사람이라도 된 듯, 의욕이 넘쳐 보였다.

[멤피스 그리즐리스가 릭 칼라일 감독 체제에서 새롭게 출발을 준비한다면, 댈러스 매버릭스는 이고르 코코스코프 감독 체제 내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 주고 있습니다.]

[맞습니다. 초반 5경기에서 5연패를 하며 힘든 출발을 했지만, 그 이후, 9승 4패를 기록하며 어느덧 5할 승률을 맞췄습니다. 이전과 다른 게 있다면 로스터 운용이 전면 개편된 점을 꼽을 수 있겠습니다.]

[그렇습니다. 딜런 브룩스, 뱀 아데바요, 호영 최. 이렇게 세 선수의 출전 시간이 비약적으로 늘어났고, 덩달아 해리슨 반즈의 기량도 살아난 느낌입니다.]

[리그에서 가장 느린 템포를 가지던 팀에서, 이젠 빠르게, 혹은 느리게 템포를 유동적으로 조절할 수 있는 팀이 되었죠. 그 중심에는 아무래도 댈러스의 새로운 사령탑, 호영 최가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라스트 댄스 - NBA 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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