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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트 댄스 - NBA DREAM-117화 (117/233)

117화 Chapter 24 (1)

2018년 10월 17일 오후 10시 30분.

댈러스 매버릭스의 새로운 시즌 시작을 알리는 첫 경기. 그 경기 상대는 이번 시즌 최약체로 분류되는 피닉스 선즈였다.

대부분의 전문가는 댈러스 매버릭스의 승리를 점쳤다.

그도 그럴 것이, 피닉스 선즈는 몇몇 포지션을 제외하면 정말 이게 NBA 주전 라인업이 맞나 싶을 정도의 선수 구성이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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댈러스 매버릭스 vs 피닉스 선즈

PG : 루카 돈치치 vs 아이재아 캐넌

SG : 지미 버틀러 vs 데빈 부커

SF : 해리슨 반즈 vs 트레버 아리자

PF : 호영 최 vs 라이언 앤더슨

C : 뱀 아데바요 vs 디안드레 에이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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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영이 댈러스에 합류한 이후, 댈러스 매버릭스에는 여러 변화가 일어났다.

호영의 기억 속 댈러스 매버릭스와는 급이 다른 라인업을 만드는 데 성공했기 때문에, 이전처럼 리바운드 싸움이 안 된다고 허덕일 것도 없었다.

루카 돈치치는 첫 시즌부터 지미 버틀러나 딜런 브룩스같이 본인의 약점인 수비를 커버해 줄 파트너와 뛸 수 있었다.

거기에, 프리시즌에 좋은 성과를 내면서 다들 자신감이 충만한 상태였다.

하지만 사람의 일은 언제나 알 수 없는 법. 댈러스 매버릭스의 첫 경기는 모두의 예상과는 달리, 생각보다는 좀 어렵게 전개되고 있었다.

[루카 돈치치의 패스! 뱀 아데바요에게 이어지는 것 같습니다만…… 아! 스틸!!! T.J 워렌의 스틸!!]

[루카 돈치치, 과감한 시도는 좋습니다만 벌써 전반에 끊긴 패스만 두 개쨉니다. 이걸 누군가 제어해야 하지 않나 싶은데요?]

2쿼터 남은 시간 4분.

점수는 49 대 47. 댈러스 매버릭스가 2점 차로 앞서곤 있으나 경기 디테일은 오히려 피닉스가 더 좋은 편이었다.

프리시즌에선 크게 불거지지 않은 문제가, 정규시즌 첫 경기에 터져 나왔다.

첫 번째, 루카 돈치치의 과도한 과감성.

프리시즌에선 수비를 좀 헐렁하게 하는 편인데, 그런 상황에서 과감한 패스가 전부 들어가니 루카 돈치치는 다소 정규시즌을 얕본 듯했다.

전반에만 패스가 끊긴 게 두 번, 서로 호흡이 안 맞아 어긋난 게 한 번이었다.

두 번째, 생각보다 빠르게 방전되는 노장 멤버.

물론, 나이가 한 살씩 더 먹으면서 그에 따른 에이징 커브는 피할 수 없다지만, 예상보다 더 여파가 큰 모양인지 벤치 생산성에서 밀리는 모양새였다.

세 번째, 서로의 호흡.

분명 멤버 구성은 알차게 꾸렸지만, 지난 시즌에 비해 바뀐 멤버가 많다 보니 프리시즌에서 손발을 맞춘 걸로는 턱없이 부족했다.

여기서 추가되는 네 번째 문제.

이고르 감독과 코치들의 과도한 열정. 이들은 댈러스가 이런 멤버를 구축했다는 것에 한껏 기대를 했고, 프리시즌에 상당한 경기력을 보였기에 정규시즌에서도 여러 작전을 구축해서 상황에 맞게 지시하면 선수들이 찰떡같이 수행할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그건 큰 오산이었다.

이래저래 좀 삐거덕거리는 모습에 이고르 감독은 팔짱을 낀 채 경기를 지켜봤다.

턱!

[호영 최의 견실한 수비!!! 조쉬 잭슨, 열심히 파고들었습니다만 호영 최의 수비를 넘지 못합니다!!!]

[이야, 호영 최의 수비력은 루키 시즌보다 더욱 노련해진 느낌입니다. 조쉬 잭슨의 돌파 시도가 나쁘지 않았는데, 수월하게 막아 냅니다!]

결국, 호영의 수비에 막혀 억지로 공을 올려놓는 조쉬 잭슨.

호영은 할 수 있는 최선의 수비를 펼쳤기에 조쉬 잭슨의 서커스 샷이 림을 타고 내려올 것이라 생각했다.

텅텅텅-.

하지만 조쉬 잭슨이 거의 넘어지듯 쏜 서커스 샷은 호영의 기대와는 달리.

슉-.

림 위를 몇 번 퉁퉁퉁 튀기더니 림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들어갔습니다! 조쉬 잭슨! 오늘 운을 전부 쓴 것 같은 엄청난 서커스 샷이네요!]

[아, 댈러스 매버릭스. 뭔가 잘 안 풀리는 느낌이네요? 분명 수비에서 흠잡을 데가 없었습니다만, 조쉬 잭슨의 서커스 샷이 들어가면서 49 대 49. 동점이 됩니다. 이거 상황이 오묘해지는군요?]

삐익-!

[작전타임! 댈러스 매버릭스!!!]

이고르 감독은 분위기를 한번 끊어 줘야겠다는 생각에 작전타임을 걸었다.

댈러스 선수들은 마음처럼 풀리지 않는 경기에 조금 짜증이 난 표정이었다.

“자, 다시 시작하자.”

이고르 감독은 크게 박수를 한 번 치며 선수들의 분위기를 환기시키고자 했다.

“우리가 경기를 어떻게 풀어 나갈지, 방향성을 잘못 잡은 것도 있어. 하지만 그보다 더 짜증 나는 건 우리의 마음처럼 경기가 풀리지 않는 거지. 분명 합당한 수비, 합당한 공격을 했음에도 운명의 여신이 우리를 비웃듯 교묘하게 약을 올리고 있어.”

선수들은 별말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시즌 첫 경기고, 잔뜩 기대를 품은 팬들은 목청이 터져라 댈러스의 승리를 기원하며 응원을 보낸다.

그런 응원에 보답하고 싶고, 본인들의 기량을 모든 이들에게 보여 주고 싶다.

“하지만 그럴수록 우리 모두 냉정해야 한다. 우선, 루카. 머리를 식혀. 그리고 과감한 판단을 할 때 한 번 더 생각하도록. 포인트가드인 이상, 공격의 활로를 뚫어 줘야 해. 그걸 하지 못한다면 네가 생각하는 것처럼 NBA에서 성공을 거둘 수 없다.”

슬로베니아 국가 대표 감독 출신인 이고르 감독이라 그런지, 루카 돈치치의 조련 스킬은 상당한 수준이다.

그에겐 화를 내는 것도, 위로를 하는 것도 크게 영향을 주지 못했다. 루카에게 가장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것은 바로 ‘성공’과 관련하여 이야기하는 것.

지금처럼 한다면 성공할 수 없다라는 이야기를 충분한 ‘근거’를 가지고 말한다면 그걸 받아들이는 편이었다.

“지미, 수비에서 데빈 부커를 제어하는 건 충분히 제 몫을 하고 있어. 하지만, 언제부터 지미 버틀러가 수비에서 제 몫을 하면 만족하는 선수가 되어 버렸지? 내가 아는 지미 버틀러는 공격에서도, 수비에 버금가는 공수겸장의 선수야. 지난 시즌 초, 초이가 팀을 위해서 희생하듯 공격에서 희생할 필요 없어. 평소처럼 해.”

호영을 리더로 인정하면서 지미 버틀러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 수비에 좀 더 힘을 싣는 플레이로 변모 중이었다.

하지만 지미 버틀러는 시즌 20득점도 충분히 때려 넣을 수 있는 올스타급 가드 겸 포워드였기에 그런 공격성이 무뎌지는 건 누구도 원치 않는 희생이었다.

“해리슨, 초이, 두 사람은 크게 흠잡을 곳 없이 본인의 기량을 충분히 보여 주고 있어. 하지만, 팀의 승리를 위해서는 그보다 더 보여 줘야 할 때도 있는 법이야. 물론, 그건 나나 코치 역시 마찬가지고. 마지막으로 뱀, 디안드레 에이튼을 상대로 나쁘지 않았지만, 생각이 많아. 분명, 작년에 비해 더 많은 부분을 담당하게 되었지만, 여러 선택지 중 하나를 빠르게 고를 수 없으면 그다음 스텝으로 넘어갈 수 없어.”

이고르 감독은 선수들에게 하고픈 말을 모두 끝냈는지, 조용히 팔짱을 끼며 선수들에게 시간을 줬다.

“간단하게 하죠.”

이고르 감독의 의중을 파악한 호영은 흥분하지 않고, 침착하게 한마디를 던졌다. 그건 바로, 간단하게 가자는 것.

“우리답지 않게 괜히 생각이 많고, 부담감을 느끼면서 농구를 할 필요 없잖아요. 복잡한 거 다 집어치우고, 심플하게 가죠.”

복잡하고 수준 높은 전술이 언제나 정답은 아니다. 경기가 꼬이고, 뭔가 반전이 필요할 때는 단순한 길을 찾는 것도 또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었다.

“좋아, 심플하게 가 보자.”

호영과 절친인 뱀 아데바요도 그 뜻에 동의했고, 뒤를 이어 해리슨 반즈와 지미 버틀러, 마지막으로 루카 돈치치까지도 고개를 끄덕였다.

호영은 가볍게 말아쥔 오른손을 들었고, 네 명의 선수들도 호영의 주먹에 자신의 주먹을 맞댔다.

“가죠.”

호영은 고개를 까딱였고, 딱 좋은 타이밍에 버저가 울리며 타임아웃이 끝났다.

휘잇!

작전타임 이후 첫 공격을 성공시키는 것. 그게 바로 작전타임을 유의미하게 만드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었다.

호영은 루카 돈치치에게 휘파람을 불며 공을 건넸고, 루카 돈치치는 고개를 끄덕이더니 천천히 공을 몰고 하프라인을 넘었다.

[루카 돈치치, 호영 최와 사인을 주고받습니다. 루카 돈치치, 매치업 상대인 아이재아 캐넌을 혼자 상대하는데요…….]

루카 돈치치를 막던 아이재아 캐넌은 듣던 것과 달리 과감하다 못해 무모한 플레이를 몇 번 하는 루카 돈치치를 보며 ‘거품 낀 녀석인가?’라는 생각에 다소 긴장이 풀린 상태였다.

하지만 ‘심플하게 하자’는 호영의 이야기를 듣고 복잡했던 머리가 좀 말끔해진 루카 돈치치는 그런 굴욕을 그저 당하고만 있진 않았다.

‘심플하게.’

루카 돈치치는 자신이 ‘포인트가드’라는 것에 잠시 매몰되어 본인이 할 수 있는 플레이를 스스로 제한했다는 걸 느꼈다.

아이재아 캐넌. 키도 작고, 몸무게도 한참 덜 나가는 선수를 상대로 굳이 우리 팀에게 떠먹여 주는 환상적인 패스를 고집할 필요가 있는가?

아니다.

툭-!

“헉!”

등지고 엉덩이로 툭툭 밀고 들어오는 루카 돈치치의 힘은 상상을 초월했다.

아이재아 캐넌은 이를 악물고 버텼지만, 겉으로 보기엔 살처럼 보여도 꽤나 땅땅한 몸뚱이가 불도저처럼 밀고 들어오니 아이재아 캐넌이 버틸 재간이 없었다.

‘그렇지.’

심플하게. 하지만 치명적인 수단이 있었다.

루카 돈치치에겐 동 포지션 대비 큰 키와 듬직한 무게가 있었다.

아이재아 캐넌이 아니라 데빈 부커, 트레버 아리자가 와도 저 ‘똥파워’를 제대로 막을 수 없을 것이다.

[가볍게 아이재아 캐넌을 밀고 들어가는 루카 돈치치! 림과 한참 가까워지더니 손쉽게 플로터!!!]

슉-!

[들어갔습니다! 루카 돈치치!]

[저거죠, 루카 돈치치의 강점은 자신의 마크맨을 상대로 피지컬의 우위를 가져갈 수 있다는 겁니다! 그런 장점을 최대한 살려야죠!]

한번 물꼬가 트이니, 다른 선수들도 자신의 마크맨을 상대로 우위를 점할 심플한 방법을 차근차근 수행했다.

[데빈 부커! 지미 버틀러의 돌파를 막는 데 애를 먹습니다!]

[수비에 좀 더 집중하긴 했습니다만, 지미 버틀러 역시 올스타급 선수죠! 거기에 드라이브 인 스킬도 충분히 위협적입니다!]

지미 버틀러는 짧게 파고드는 돌파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시작했다. 파고들다가 밖으로 빠져나오기도 하고, 적당히 점퍼도 쏘고, 킥아웃 패스로 분위기를 환기하기도 했다.

[뱀 아데바요! 디안드레 에이튼을 상대로 점퍼로 응수합니다!!!]

[그쵸. 지난 시즌 말미에 롱2까지 장착한 뱀 아데바요인데, 디안드레 에이튼의 높이와 파워를 의식하면서 저런 식으로 점퍼 위주로 경기를 풀어도 무방합니다!]

뱀 아데바요는 디안드레 에이튼이 골 밑을 단단히 지키는 것에 굳이 정면 승부를 펼치기보다 픽 앤 팝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면서 스팟 업 점퍼로 차곡차곡 점수를 쌓아 나갔다.

[해리슨 반즈와 호영 최의 환상적인 투 맨 게임!!!!]

[아아! 트레버 아리자, 호영 최의 스크린에 그대로 걸립니다! 라이언 앤더슨이 황급히 뛰쳐나옵니다만, 그에게 수비력을 기대하긴 무리죠!]

[해리슨 반즈, 가볍게 패스를 띄웁니다! 호영 최, 그대로 뛰어오르는데요!!!]

쾅!!!

[BAAAM!!!!!]

그리고 애초에 기본 밥값은 하던 해리슨 반즈와 호영은 이전보다 좀 더 적극적으로 림 어택과 투 맨 게임을 시도하면서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다만, 이고르 감독이 말했던 것처럼 둘이 매번 하던 대로 호영이 주로 볼 핸들러가 되어 투 맨 게임을 벌이는 게 아니라, 정반대로 해리슨 반즈가 투 맨 게임의 볼 핸들러를 담당하면서 피닉스의 수비를 교란시켰다.

라스트 댄스 - NBA 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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