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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트 댄스 - NBA DREAM-162화 (162/233)

162화 Chapter 31 (2)

반대쪽은 해 본 적 없는 방식인데 뭘 믿고 이걸 덥석 하냐는 주장을 펼쳤다.

상당한 투자금이라고 해도 NBA가 한 시즌 동안 유통하는 금액에 비하면 막 NBA 근간을 흔들 만큼 큰돈은 아니었으니까.

‘답답한 사람들…….’

하지만 연예 기획사 한 개와 스포츠 에이전시 한 개. 총 두 개의 기업이 협약해서 낸 투자금이 이렇게 큰 적은 아담 실버도 본 적이 없었다.

그만큼 이번 제안이 진지하고, NBA 측에서도 결코 무시할 수 없는 금액이었는데도 반대하는 쪽은 도대체 돈이 얼마나 썩어 나기에 저러는지 아담 실버는 이해할 수 없었다.

탕-.

그래서 결국 아담 실버 총재는 칼을 뽑았다.

“투자금이 아깝기는 하지만 포기해야 한다는 분들. 그러면, 이 제안을 포기해도 이만한 투자금을 다른 방법으로 끌어올 수 있는 획기적인 방법이 있으니 반대하는 것이겠죠? 제가 분명, 시즌 초부터 이 안건을 반대할 것이라면 이것보다 더 나은 아이디어를 제시해 달라고 했던 것 같은데요.”

아담 실버 총재의 말에 반대파 사람들은 입을 다물었다.

그냥 위험하니까 하지 말자가 전부인 자들이었기에 아담 실버 총재는 한숨을 내쉬었다.

시즌 절반을 끌며 아직도 아이디어 하나 던지지 않는 철밥통들을 어떻게 처리할 수 있을까?

아담 실버 총재는 마음 같아서는 반대파를 싹 밀어 버리고 싶었지만, 이성을 되찾곤 미소를 유지했다.

“굳이 더 나은 아이디어가 필요하겠습니까? 지금의 올스타전 형태를 유지해도…….”

“지금의 올스타전이요? 그걸 그렇게 잘 유지해서 매년 관중 수가 줄어들고, 이슈 붐업이 고꾸라지는 겁니까? 시청자들 의견 중에 올스타전은 재미없고 매년 비슷해서 안 본다는 말이 수두룩합니다.”

“그렇다 쳐도, 처음 시행되는 이벤트인데 위험 요소가 많잖습니까? 그런 위험 요소에 대한 대비는 제대로 해 두고 이 투자를 받을 생각이신 겁니까?”

반대파는 마지막까지 바짓가랑이 붙잡으면서 어떻게든 자신들의 의견을 관철하려 했다.

하지만 아담 실버 총재는 이미 많은 근거를 가지고 있었기에 그들을 단숨에 잠재울 수 있었다.

“물론입니다. 위험 요소라면 이런 식으로 본격적인 행사를 해 본 적이 없기에, 쌓인 데이터가 없다는 것. 그리고 하루에 7경기를 펼치면 과연 팬들이 그걸 모두 봐 줄 것인지. 지금 당장은 이 두 개의 문제가 가장 크다고 봅니다.”

“음.”

“이 중에서 데이터가 없는 건 해결할 수 없지만, 7경기에 대한 부담감은 해결할 수 있습니다. 어쩌면…… 8경기로 늘릴 수도 있을 것이고요.”

엑셀 스포츠와 연이 깊은 한 남자.

엑셀 스포츠의 제프 슈왈츠 사장을 장인어른으로 둔 이 남자는 앞서, 장인어른이 이야기해 줬던 답을 성실하게 읊으며 시선을 끌어모았다.

“매 경기, 입장권을 판매해서 관객들이 내가 보고 싶은 경기만 볼 수 있게 하는 것입니다. 대신, 언제든지 보다가 나갈 수 있는 VIP 티켓도 같이 팔면, 효과가 더욱 뛰어나겠죠.”

* * *

잠시 시간을 거슬러 올라서.

2019년 2월 9일 매우 늦은 밤. 호영은 야니스 안테토쿰보 건을 해결한 후, 최근 동거를 시작한 이블린과 가볍게 인사와 스킨십을 나눈 뒤 화상회의를 준비했다.

머지않아 상대방 역시 화상회의방에 입장해서 호영에게 반갑게 인사를 건넸다.

-초이, 경기 끝나고 이렇게 회의를 하자고 해서 미안해요. 일이 좀 급하게 돌아가서.

“네, 문제없습니다, 제프.”

회의 상대는 바로 엑셀 스포츠의 제프 슈왈츠 사장.

호영이 데뷔했을 당시 아무도 관심을 주지 않았는데, 그때에도 자신의 회사에 입사한 크리스 헤임즈 에이전트가 이 친구는 될 것 같다며 물어 오자 관심을 보였고.

그 이후 제프 슈왈츠는 자신의 눈이 틀리지 않았다는 걸 확인하자마자 엑셀 스포츠 메인 홈페이지와 각종 대외 홍보물에 호영의 얼굴을 큼지막하게 집어넣었다.

언드래프티 역사상 첫 데뷔 시즌 올스타. 그리고 올 시즌은 NBA MVP 레더나 ALL-NBA 팀에 심심찮게 이름을 올리고 있는 최고의 신예.

그래서인지, 제프 슈왈츠는 호영이 엑셀 스포츠에 연락을 넣으면 곧장 본인에게 직통으로 연결하라고 할 정도로 호영에 대해 관심을 쏟고 있었다.

“급하게 회의를 잡으신 걸 보면, 제안한 게 이제야 결과가 난 모양입니다?”

-오래 걸렸죠. 사실, 아담 실버 총재가 사업 판단은 상당히 뛰어난데, 내부적으로 반대하는 사람들을 설득하고, 회유하는 게 좀 느린 편이거든요. 그래서 이쪽도 좀 애간장을 태우긴 했습니다. 오래 걸릴 것 같으면 투자를 철회하고 다음을 기약하는 방안도 고려 중이라고. 그렇게까지 하니까 드디어 결론이 난 모양입니다.

제프 슈왈츠 사장과 개인적인 연락 빈도가 많아지면서, 호영은 몇 가지 밑 작업을 시작했다.

그건 바로 NBA 글로벌 흥행을 위한 자그만 준비.

솔직히, 지금 호영이 가진 자산으로는 NBA의 한 시즌을 좌지우지할 만한 거대한 프로젝트는 절대 할 수 없다.

전생에서 호영은 상당한 돈을 만지고, 굴리고, 부풀리는 데 도가 튼 인물이긴 했다. 하지만 지금은 농구와 삶에 매진하며 그것들을 사랑하고 있으니, 돈에 크게 욕심을 부리지 않았다. 적당한 재테크와 투자로 소소한 재미를 본 정도.

그러나 호영은 밑바닥에서 수십 년의 공헌 끝에 NBA를, 농구를 글로벌 NO.1 스포츠로 성장시킨 풍부한 경험이 있다.

그중에서 지금 호영이 할 수 있는 아주 자그만 이벤트 하나 정도는 충분히 진행시킬 여력이 있었다.

1. 저스틴 비버, 아리아나 그란데 등 미국에서 상당한 인기를 끄는 셀럽들과 SNS나 실제 공연 등을 통해 안면을 트고 그들과 친밀한 관계를 형성한다.

2. 그중, 농구에 관심이 많은 셀럽들과는 실제 농구도 하며, 자신의 올스타전 아이디어를 슬쩍 공유한다.

3. NBA 코트에서 경기를 한다는 것에 심취한 셀럽들이 각 소속사에서 이 아이디어가 나오거든 투자하는 게 어떻겠냐며 말을 하고, 여론을 조성한다.

4. 이 여론에 반응해서 손을 잡는 최고의 파트너를 선택하여 아이디어를 구체화한다.

매우 단순하지만 파괴력 있는 전략. 그건 바로 유명한 사람들의 힘을 이용하는 것이다.

저스틴 비버는 농구광이라는 소문이 돌 정도였고, 실제로 연예인 중에서 농구를 상당히 잘하기로 유명했다.

저스틴 비버의 소속사가 바로 이타카 홀딩스고, 이타카 홀딩스는 아리아나 그란데도 품고 있는 거물급이었다.

그들은 결국 엑셀 스포츠와 협의 끝에 투자를 진행하기로 결정했고, 최종적으로 NBA 사무국에는 이번 시즌 초에 제안서가 들어가게 된 것이다.

-셀럽 바스켓볼. 사실 이벤트 경기로 가끔 진행되던 방식이긴 하지만, 초이처럼 소형 리그전 방식을 생각한 사람은 없었습니다. 저뿐만 아니라 이타카 홀딩스도 굉장히 긍정적이었습니다.

‘당연하지. NBA 올스타전이 아무리 다른 NBA에 비해 관심도가 떨어진다 해도, 기본 1~2만 명은 가볍게 채우는데.’

세계 최고의 농구 리그 올스타전에 신예들이 얼굴을 비친다.

도도한 컨셉으로 다가가기 힘들던 연예인이 어설픈 농구 실력으로 ‘빙구미’를 보이면 반전 매력으로 친근함을 느낄 것이다.

친근하고 어리숙한 이미지였던 셀럽이 농구를 멋지게 하는 모습을 보이면, 팬들은 ‘어머, 저 사람 저런 매력이 있었나?’ 하면서 또 한 번 반하게 될 것이다.

게다가, 리그전 형태로 최대한 많은 셀럽들이 경기에 노출되고, 사이사이 이벤트에도 노출될 수 있도록 한다.

말 그대로, NBA 올스타전의 하루를 이타카 홀딩스가 빌리는 셈이 된다.

“초이, 이거요.”

이블린은 호영이 회의 중에 목이 마르지 않도록 조용히 다가가 테이블에 음료를 내려놓았다.

호영은 이블린에게 고맙다고 한 후, 음료수를 한 모금 마셨다.

-아마, 이번 건이 잘되면 초이의 투자금이 알토란이 되어 돌아올 것 같네요. 물론, 이걸로 초이의 아이디어를 샀다고 하기엔 많이 부족해 보이지만요.

“괜찮습니다. 어차피 이걸로 제가 뭘 크게 바라거나 그런 건 아니었으니까요.”

돈을 생각했다면 각 잡고 제대로 준비했을 것이다.

하지만 농구를 사랑하는 농구 선수 신분으로, 사업에 각 잡고 뛰어드는 건 어불성설. 그것도 이제 2년 차인 선수가 다른 곳에 정신이 한참 팔리는 건 별로 좋은 모습이 아니었다.

“전 그저, 이걸 계기로 올스타전이 발전하고, 농구를 잘 모르는 사람도 농구를 친근하게 여겨서 팬층이 확대되면 그걸로 만족합니다.”

궁극적인 농구의 발전. 그게 바로 호영이 원하던 바였다.

-알겠습니다. 아, 그리고 초이에게 한 가지 선물을 준비해 두었는데, 나중에 올스타 명단 발표 방송을 보시면 알게 될 겁니다.

“아, 그런가요? 알겠습니다. 그날 방송 꼭 챙겨 볼게요.”

* * *

NBA 사무국은 올스타 명단 발표를 돌연 하루 늦춘 뒤, 본격적인 셀럽 바스켓볼 리그의 홍보를 준비했다.

시간이 턱없이 부족하긴 했지만, 홍보 분야에서 독보적인 전문성을 가진 이타카 홀딩스와 유명 셀럽들이 일제히 지원사격을 준비했기에 NBA 사무국도 그들을 믿고 일을 진행할 수 있었다.

2019년 2월 12일.

어제, 포틀랜드 트레일블레이저스와 연장 혈투 끝에 승리를 거둔 후, 호영은 오랜만에 집에서 쉬며 올스타전 명단 발표를 기다리고 있었다.

호영과 이블린은 작년과 마찬가지로 크리스 헤임즈를 초대하고 싶었지만…….

-내가 미쳤어요? 나도 눈치가 있는 사람인데, 신혼여행에 눈치 없이 따라간 친구 꼴 나고 싶진 않다고요.

신혼여행이란 말에 호영도, 이블린도 그런 거 아니라면서 손사래를 쳤지만, 크리스 헤임즈는 심드렁한 목소리로 ‘퍽도 그러겠다.’라고 웅얼거렸다.

“으음…….”

올스타전 직전이라 그런가 체력은 방전 상태. 그래서 호영은 오늘 하루는 훈련 없이 OFF 상태로 집에만 쿡 박혀 있기로 했다.

“초이, 일어나요. 곧 방송 시작해요.”

“으으음…….”

좀 더 자고 싶었지만, 이블린은 이미 일어나서 호영을 쿡쿡 찌르고 있었기에 더 잘 순 없었다.

호영은 이블린은 끌어당겨 껴안고 더 자고 싶었지만, 괜히 그러다가 머리라도 헝클어지거나 하면 이블린이 애써 노력한 ‘말끔한 모습’이 흐트러지는 것이기에 호영은 배려 차원에서 그러지 않기로 했다.

“벌써 방송 시작할 때에요? 어우…… 시간 참 빨리 흐르네요.”

호영은 자리에서 일어나 늘어져라 하품을 했다.

TNT에서 방영하는 Inside the NBA 특별 방송. 평소에는 저녁에 할 법도 했지만, 이번에는 TNT 측도 NBA에서 특별 이벤트를 치른다는 말에 그들과 협력하여 ‘특별 방송’이란 형태로 오전에 방송을 진행하기로 했다.

“그러게요. 좀 더 재우고 싶었는데, 그래도 생방송으로 보는 게 초이도 좋잖아요.”

“응…… 그렇죠. 생방송이 좋죠.”

호영은 더 늘어지면 안 될 것 같아서 반동을 이용해 침대에서 탈출했다.

라스트 댄스 - NBA 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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