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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트 댄스 - NBA DREAM-188화 (188/233)

188화 Chapter 37 (2)

니콜라 요키치, 덴버 너게츠에 혜성처럼 나타난 스타플레이어.

처음 그가 뽑혔을 당시, 대부분의 사람들은 유럽산 선수, 피지컬이 그다지 좋지 않은 둥글둥글한 얼굴의 센터임을 보고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

그저 2라운드 11번, 전체 41번에 뽑힌 선수이니 적당히 백업, 그러니까 벤치에서 10~15분 나와 NBA에 정착하는 것을 최대 포텐셜로 보는 이가 많았다.

하지만…… 그는 첫 시즌부터 22분가량 뛰며 10득점 7리바운드 2.5어시스트라는 생각 이상의 기록을 내게 된다.

다이나믹한 피지컬은 없어도, 수비에서 나름 손질이 좋아 스틸도 시즌 평균 한 개가 넘고, 힘이 좋고 체중이 있다 보니 버티거나 리바운드를 잡는 것에도 능했다.

무엇보다 센세이션했던 것은, 첫 시즌부터 3점이 33% 이상, 그리고 빅맨임에도 너른 시야로 패스와 어시스트를 찌를 수 있는 컨트롤 타워 역할을 수행할 줄 안다는 것.

-덴버의 마크 가솔이 등장했다!

그의 비교 대상으로 거론되기 시작한 것이 바로 또 다른 유러피안 빅맨, 마크 가솔이었다.

하지만 그는 마크 가솔보다 더 높은 목표를 향해 나아간다는 걸 보여 주듯, 2시즌, 3시즌을 거치면서 자신의 기록과 출전 시간, 그리고 팀 내에서의 위상을 초스피드로 끌어올렸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니콜라 요키치는 플레이오프와 인연이 없었다.

앞선 3시즌 동안 그는 올스타급~올 NBA급에 달하는 슈퍼스타 라인에 합류했지만, 플레이오프 경험은 단 한 번도 없었다.

그런 그였기에 4시즌 만에 진출한 플레이오프는 그 누구보다 간절했을 것이다.

1라운드를 뚫고 2라운드에서 서부 1위, 댈러스 매버릭스를 만났지만, 정규시즌과 플레이오프는 다를 것이라는 긍정적인 마인드로 그 누구보다 열심히 준비했던 니콜라 요키치.

[남은 시간은 이제 24초. 점수는 127 대 120. 7점 차이의 간격을 덴버 너게츠가 어떻게 좁힐지가 관건이겠습니다.]

“퀵 쓰리! 하나 넣고 파울하면 돼!”

니콜라 요키치는 24초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도 선수들에게 최대한 빨리 3점을 넣으면 경기는 어떻게 될지 모른다며 독려했다.

그도 그럴 것이, 4년 만의 플레이오프를 고작 24초 만에 정리하라는 건 너무 잔혹한 일이었으니까.

하다못해 바짓가랑이를 붙들고 늘어지는 한이 있더라도 니콜라 요키치는 조금이라도 더 발버둥 치며 이 무대에 끝까지 남고 싶었다.

선수들이 고개를 숙이고, 패배의 그림자가 드리워질 때에도 니콜라 요키치만큼은 포기하지 않았다.

“패스!!!”

팬들이 보기에도 처절할 정도로, 니콜라 요키치는 다 쉬어서 걸걸대는 목소리로 팀원에게 패스를 달라고 소리친다.

체력이 다 방전되어서 발이 질질 끌리는 와중에도 기어이 패스를 받고 곧바로 3점을 쏘는 니콜라 요키치.

“크읏!!!”

[니콜라 요키치의 퀵 쓰리! 하지만 그 앞에는 저승사자 호영 최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니콜라 요키치에겐 정말 끔찍한 저승사자가 따로 없죠. 이렇게까지 지독하게 막을 수 있나 싶을 겁니다!]

[오늘 경기에서 니콜라 요키치, 나름대로 돌파구를 찾은 모양인지 25득점 9리바운드 5어시스트로 앞선 1~4차전 경기에 비해 좋은 스탯을 기록했지만, 또다시 호영 최의 수비에 막히는 그림입니다!]

오늘 경기의 ‘스탯’만큼은 ‘호영과 니콜라 요키치가 박빙이었다.’라고 평가할 수 있었다.

그만큼 니콜라 요키치도 녹록지 않은 상대였고, 호영을 상대할 때 어떻게 하면 조금 더 효과적인지를 끊임없이 고민한 결과가 오늘 경기에서 충분히 드러났다.

“수고했어.”

호영은 이미 너무 지쳐 궤적이 벗어난 니콜라 요키치의 3점을 보더니, 니콜라 요키치를 위로하듯 한마디를 툭 던졌다.

터엉!!!

[MISS!!!!]

[야속합니다. 림이 야속해요! 니콜라 요키치의 3점이 빗나가고, 리바운드는 살라 메즈리가!!!!!]

“파울!!!! 파울해!!!”

남은 시간 19초.

덴버 선수들은 이미 패배를 직감했는지, 파울 작전을 제대로 수행하지도 못한 채 고개를 떨궜다.

살라 메즈리는 호영에게 패스를 뿌렸고, 호영은 심상치 않은 니콜라 요키치를 보더니 공을 보호하듯 어깨를 슬쩍 내밀었다.

“젠장!!!!”

와락-!

니콜라 요키치는 호영을 와락 껴안듯 파울을 범했다. 심판의 날카로운 휘슬과 함께…….

“파울 아웃! 니콜라 요키치!!!”

[아아…… 니콜라 요치키 6반칙으로 퇴장하고 맙니다!!!]

[파울 작전을 할 거라면, 살라 메즈리가 공을 잡았을 때 했어야죠! 호영 최의 자유투는 통산 90%가 넘습니다! 거기에, 니콜라 요키치는 5파울이었으니, 다른 선수가 파울을 했어야죠!!!]

니콜라 요키치의 마지막 발버둥은 사람들이 보기에 처절했고, 이 위기 속에서 팀을 구해 내겠다는 결의가 느껴질 법한 행동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지금 당장 니콜라 요키치가 파울 아웃으로 나가 버리면 승리 가능성은 더욱 줄어들지만, 호영을 여기서 막지 않았다면 애꿎은 시간만 더 흐르면서 최후의 공격 기회는 오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

니콜라 요키치는 호영을 놓아주더니 팀원들을 향해 다가가서 마지막까지, 끝까지 싸워 줄 것을 부탁하곤 물러났다.

하지만 벤치에서 수건을 뒤집어쓴 채 고개를 숙인 니콜라 요키치의 모습을 본 호영은 분명히 알 수 있었다.

분노, 짜증…… 이런 모든 감정을 압도하는 ‘슬픔’이 니콜라 요키치를 짓누르고 있음을.

“후.”

이럴 때일수록 마음을 가다듬고, 최선을 다하는 것이 상대를 위한 예우.

호영은 자유투 라인에 서서 본인의 루틴대로 공을 튀기고 크게 심호흡했다.

부우우우우우-!!!!

투명한 백보드 뒤로 보이는 덴버 팬들의 악착같은 방해.

피리인지 나팔인지 모를 것을 마구 불어 대고, 시야를 흩뜨리기 위해 가진 길쭉한 풍선이나 응원 도구를 팔이 떨어져라 흔드는 모습.

호영은 그런 팬들의 모습을 보면서도 무뎌지지 않았다.

슉-.

림도 스치지 않고 들어가는 첫 구.

슉-.

두 번째 역시 림에 닿지 않고 그대로 빨려 들어간다.

이래서 호영이 아닌 다른 선수가 공을 쥐고 있었을 때 반칙을 했어야 한다. 지금 상황에서 2점과 1점은 굉장히 큰 차이. 기적과 같은 ‘티맥 타임’이나 ‘밀러 타임’을 만들어 볼 생각이었다면, 리바운드를 따낸 살라 메즈리에게 곧장 파울을 했어야 한다.

살라 메즈리도 최근에는 자유투가 좋아지면서 올 시즌 60%의 자유투 성공률을 보여 주고 있지만, 그래도 90%가 넘는 호영과 비교하면 두 개 중에서 한 개 혹은 두 개 모두 빗나갈 확률이 높았을 것이다.

[129 대 120! 점수는 9점 차이까지 벌어졌습니다!]

[점수가 많아 벌어졌지만, 휘슬이 울리기 전까지는 최선을 다해야죠! 그게 팬을 위한 일이고, 에이스임에도 희생하고 물러난 니콜라 요키치를 위한 일입니다!]

해설진의 말을 듣기라도 한 것인지, 아니면 패색이 짙은 와중에도 최선을 다해 응원하는 팬들의 모습을 보고 느낀 게 있는 건지, 그것도 아니라면…… 니콜라 요키치가 수건을 뒤집어쓰고 우는 모습을 본 것인지.

어떤 것인지는 몰라도 덴버의 선수들은 남은 10여 초를 허투루 쓰지 않겠다며 곧장 속공을 전개했다.

자말 머레이에서 개리 해리스, 개리 해리스에서 윌 바튼으로 이어지는 두 번의 패스는 매우 깔끔했고, 윌 바튼은 망설이지 않고 3점을 쏘아 올렸다.

물론, 댈러스라고 방심하진 않았다.

원래는 개리 해리스가 잡고 슛을 쏘는 것이었지만, 루카 돈치치의 수비가 워낙 타이트한 나머지 개리 해리스가 쏘지 못하고 공을 옆으로 뺐으며, 윌 바튼은 해리슨 반즈의 수비를 피하기 위해 평소와 달리 높은 포물선으로, 억지로 3점을 쏜 것이니까.

“리바운드!!!!”

호영과 살라 메즈리 그리고 니콜라 요키치를 대신해 들어온 자레드 벤더빌트와 폴 밀샙. 이들은 몸이 부서져라 자리 선점을 하며 슛이 실패했을 때 떨어지는 공을 낚아채고자 했다.

텅!

림 뒤를 맞고 튀어 오른 공.

슉-!!

[BAAAAAANG!!!!!!!!!]

[윌 바튼! 윌 바튼이 꺼져 가던 불씨를 다시 지핍니다!!!!!! 129 대 123!! 점수는 6점 차! 남은 시간은 14초!]

[속공을 전개했기 때문에 이렇게 시간이 남은 거죠! 이겁니다! 이걸 적어도 30초 전부터 했어야죠! 아니, 니콜라 요키치가 나가기 전부터 했어야죠!!!!]

[아직 늦지 않았다는 걸 보여 주는 윌 바튼! 덴버 선수들, 이 기회를 어떻게 살릴 수 있을지 봐야겠습니다!]

물론, 아직도 패색은 짙다. 하지만 이렇게 하나둘 들어가면 귀찮아진다.

호영은 살라 메즈리에게 휘파람을 불며 지미 버틀러 쪽으로 고개를 까딱였다.

살라 메즈리는 고개를 끄덕였고, 그 사인을 본 덴버 선수들은 혹시 호영이 아닌 지미 버틀러에게 패스가 가나 싶었다.

‘그런 걸 신경 쓸 필요 없을 텐데.’

사실, 지금 상황이라면 누구에게 패스가 가든 바로 파울로 끊어야 한다.

누구에게 패스가 갈 테니 스틸을 노린다? 그런 기적이 벌어질 가능성은 매우 떨어지고, 결국 견실하게 점수를 좁힐 거라면 파울 작전 말곤 없는 상황.

여기서 스틸을 노리는 건 쉽게 말해 ‘영웅 심리’ 가득한 선수나 가능한 일이다.

지미 버틀러가 수비를 떨치려고 이리저리 움직이는 반면, 호영은 그 자리를 지키며 폴 밀샙을 등진 상황.

살라 메즈리는 공을 던졌고…….

탁!

공은 지미 버틀러가 아닌 호영에게 이어졌다.

폴 밀샙은 잠시 상황을 지켜보던 중 호영에게 공이 오자 재빨리 파울을 하려 했지만, 그 찰나의 ‘지켜보는 것’ 때문에 호영은 폴 밀샙을 빠져나가 1~2초의 시간을 더 허비하게 하는 데 성공했다.

“헤이!”

빅 샷을 꽂았지만 지미 버틀러에 비해 체력이 한참 떨어진 윌 바튼.

그런 윌 바튼을 떨쳐 내고 달려 나온 지미 버틀러의 외침에 호영은 패스를 뿌리곤 전력으로 하프라인을 향해 달렸다.

휙-!

지미 버틀러에서 다시 호영에게. 이 패스 과정을 통해 또 2초 이상 시간을 끌었다. 남은 시간은 단 9초.

삐이익!!!

9초밖에 남지 않은 상황이 되어서야 폴 밀샙이 호영에게 파울을 범했다.

폴 밀샙은 자신이 단 한 순간, 집중력을 잃어 이런 일이 벌어졌다는 것에 자책하는 표정이었다.

툭 건드리기만 해도 울 것 같은 폴 밀샙의 표정에 호영은 내심 불쌍하기도 했지만, 자업자득인 이상 호영이 뭐라 해 줄 말은 없었다.

결국, 단 한 순간의 집중력으로도 경기는 뒤집어질 수 있고, 굳어질 수도 있는 법.

특히 연장전이라면 더더욱 긴장해야 하는 건 당연한 일이다.

사람인지라 어쩔 수 없이 집중력이 흩어지는 경우가 있지만, 그렇다고 해도 정말 중요한 순간에는 최대한 많은 수를 고려하며 정신을 바짝 차리는 것이 어떻게 보면 기본이다.

“후우…….”

호영은 또 한 번 자유투 라인에 서서, 덴버 팬들의 열성적인 응원(?)을 마주했다.

라스트 댄스 - NBA 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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