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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테크 만렙의 압도적 위엄.
레이첼이 시현에게 보여준다고 하는 것들은 특별제작실 한편에 세워져 있었다. 그것도 구석이 아니라 특별제작실 중앙 부근에 여러 기계로 보조를 받으면서 말이다.
척 보기에도 특별제작실에서 제일 총애를 받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는 것들이 그 모습을 드러냈다. 시현은 천이 벗겨져 모습이 드러난 것들을 바라봤다.
레이첼이 보인 것은 두 개. 2m 크기인 검은색 파워드 슈트와 중국 검의 양식을 갖춘 검은색 검이었다.
눈앞에 세워진 파워드 슈트는 일반적인 파워드 슈트보다 두터운 장갑으로 만들어져 있었다. 검은색 헬멧이 은색 바이저가 인상적인 걸어 다니는 전차. 시현이 파워드 슈트로부터 받은 첫 인상이었다.
그와 대치되듯 옆에 세워진 중국 검은 전형적인 중국 양식을 갖춘 한 손 검이었다. 중국 검은 파워드 슈트와 마찬가지로 칼끝부터 손잡이 끝까지 전부 검은색으로 이루어져 있었으며 특이하게 가드에 소켓이 세 개 뚫려 있었다.
“파워드 슈트는 미스터 김, 검은 민영을 위해 준비한 물건이에요. 둘 다 처음부터 끝까지 제가 직접 만든 레이첼 루드비아 특제고요.”
특제품을 꺼낸 레이첼은 어떠냐는 표정으로 시현을 보며 웃었다. 평소대로였다면 그 당찬 모습에 쓴웃음 지으며 레이첼을 칭찬했을 시현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럴 상황이 아니라고 눈앞에 뜬 창이 시현에게 알렸다.
●타이탄 Mk-1 (레어 / 갑옷 : 정식 명칭은 대 괴수용 파워드 슈트 타이탄 시작 1호기. 레이첼 루드비아가 만들어낸 파워드 슈트로 마정석을 코어 삼아 특수한 힘을 사용할 수 있다. 방어력+200, 내구도 150/150, 마정석 사용 시 자동 수복 가능, 마정석 사용 시 배리어 전개 가능. 방어력+100, 1분 당 하급 마정석 소형 1개 소비)
●다크 문 (레어 / 무기 : 명월明月이라는 이름에 대치되게 지어진 작명. 레이첼 루드비아가 친구를 위해 직접 벼려낸 검으로서 모든 재질이 괴수의 재료로 이루어져 있다. 또한 마정석을 이용해 공격력을 증폭 시킬 수 있다. 공격력+250, 내구도 100/100, 마정석 사용 시 검강 사용 가능. 하급 마정석 소형 1개 당 공격력+100, 장비 방어력 무시, 최대 3개 사용 가능. 지속시간 5분)
“이, 이거…!”
눈앞에 나타난 아이템 설명 창을 본 시현의 목소리가 떨렸다. 시현으로서는 경악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1급 스토어에서도 비싼 크레딧을 치러야 구할 수 있는 게 레어, 유니크 등급 아이템이다. 비싼 값을 치루는 만큼 그 성능은 확실하며 그것들은 하나 같이 국보급, 혹은 세계급으로 유명한 물건들이었다.
그런데 한 인간이 혼자서 만들어낸 아이템이 레어 등급으로 평가 받고 있었다. 그것도 혼자서, 1년도 안 걸쳐서 만들어낸 물건이 말이다.
이건 정말로 위업이라고 밖에 표현할 수가 없었다. 눈앞에 뜬 창을 보던 시현은 이 위업을 이루어낸 여성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어때요? 마음에 들어요?”
“마, 마음에 들다 뿐이야? 이건 어, 그러니까, 대단한 거야! 대단한 거라고!”
“풋. 좀 더 제대로 칭찬할 수는 없어요?”
시현의 빈약한 어휘에 킥킥 웃는 레이첼이지만 시현은 말을 풀어내지 못 하며 머리를 벅벅 긁었다. 레이첼 본인도 이해하지 못 하는 이 물건의 진가를 아는 시현으로서는 이 위업에 걸맞은 칭찬을 말로 표현할 수가 없었다.
“타이탄과 다크 문, 둘 다 아공간이라고 하는 마법 공간에 들어갈 수 있는 것들이에요. 일단 시현의 집으로 배송 시킬 테니 미스터 김과 민영에게 전해주면 되겠네요.”
레이첼은 어버버거리는 시현을 보며 킥킥 웃고 챙겨줄 것들을 챙겨줬다. 그 중에는 타이탄과 다크 문의 설명서와 기타 여러 가지가 포함 되어 있었다.
“어때요? 아까 말한 것처럼 깜짝 놀랐죠?”
시현은 당차게 웃는 레이첼을 보며 고개를 끄덕끄덕거렸다. 지금 시현으로서는 고개를 열심히 끄덕이는 것 말고는 이 기분을 표현할 방법이 없었다.
“뭐, 뭐어. 시현이 기뻐하니 다행이네요. 그러면, 음…. 제가 그렇게 대단하면 아, 안아 줘도 되는데요?”
그런데 새침하게 말하는 레이첼로 인해 이 기쁨을 표현할 방법이 생겨버렸다.
“레이첼! 사랑한다!”
“꺅! 어, 엄마얏!”
시현은 레이첼을 와락 껴안으며 기쁨을 잔뜩 표현했다. 이윽고 그 기쁨이 어른들의 기쁨으로 탈바꿈 되는데 긴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후일 레이첼은 특별제작실에 설치된 CCTV의 녹화 영상을 일부 삭제해 개인 소장했다. 왜 개인 소장하는지를 말하면 레이첼이 부끄러움으로 죽어버릴 것이기에 이유는 언급하지 않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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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12월 14일 월요일.
다음 날. 이카로스 길드 멤버들은 시현의 집으로 모여 신형 장비를 점검하고 있었다.
“우, 우오오오! 이게 내 새로운 장비님이신가!”
“…굉장해. 이건 보검이라고 불려도 될 정도야.”
신형 장비라고 해도 준의 타이탄 Mk-1, 민영의 다크 문 정도였지만 모인 건 시현과 경진도 포함해서 네 명이었다.
이 모임에서 빠진 건 아영과 소피아, 두 명이었다. 아영은 일이 있어서 오지 못 했고 소피아는 시현이 일부러 부르지 않았다. 나름대로 이유가 있어서였다.
그런 연유로 모인 멤버는 시현을 포함한 총 네 명. 모인 장소는 지하 1층에 있는 연무장이었다.
“일단 준. 심장 부근에 하급 마정석 소형을 다섯 개 꽂을 수 있는 소켓이 있을 거야. 거기에 마정석을 꽂으면 마정석 한 개 당 배리어를 1분 사용 할 수 있어. 중첩은 안 되고, 양손에는 소형 방패가 내장 되어 있대.”
철컥. 촤라락.
설명서를 읽는 시현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하박(팔꿈치부터 손목까지 부분) 부근에 수납 되어있던 방패 두 개가 펼쳐졌다. 부채 펴지듯 동그랗게 펼쳐진 방패는 준의 손등 위에 붙어 훌륭한 소형 방패로 자리 잡았다.
“오, 오오…! 남자의 로망이야!”
“그 외에도 여러 기능이 내장 되어 있으니 잘 사용… 사람 말 좀 들어라, 새끼야.”
파워드 슈트를 입은 준은 마냥 신기한 모양인지 시현의 투덜거림에도 아랑곳 않았다. 폴짝거리며 뛰고 몸을 이리저리 움직이는 움직임은 파워드 슈트를 입기 전과 크게 다르지 않은 움직임이었다.
원래부터 미식축구 선수처럼 듬직한 체격인 준이 파워드 슈트를 입자 완전히 걸어 다니는 중전차 그 자체였다. 하지만 레어급 방어력인 것에 비해 무게는 매우 가벼워 준의 기동력이 크게 손실 되지 않았다.
거기에 파워드 슈트에 내장된 배리어는 놀랍게도 괴수가 내뿜는 배리어와 흡사한 성질을 띄고 있었다. 이미 튼튼한 방어력만으로도 굉장한 준이었지만 배리어를 사용하면 그 어떤 폭탄으로도 준을 해할 수 없게 되어 버렸다.
물론 이 배리어가 장점만 있는 건 아니었다. 이 배리어의 최대 지속 시간은 5분이며 배리어 사용이 끝나면 사용한 분에 비례해 1시간 단위의 냉각시간이 필요했다. 2분을 사용했다면 2시간이 지난 뒤에야 다시 배리어를 사용할 수 있다는 말이었다.
하지만 이런 단점이 있을지라도 괴수의 배리어 구조를 파악해 구현해냈다는 것 자체가 대단한 일이었다. 대단한 일 정도가 아닌, 역사에 한 획을 그을 위업이었다.
대단한 일은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민영이 휘두르고 있는 검, 다크 문 또한 역사에 한 획을 그을 대단한 장비였다.
일반적인 공격력만으로도 굉장한데 하급 마정석을 가득 채워 사용한 검강은 공격력을 +300 시켜줬다. 거기에 상대의 방어력을 무시하기까지.
그 위력은 봉인된 엑스칼리버의 공격력을 무려 50이나 앞서는 위력이었다. 비록 봉인 됐다고는 하나 검의 정점 취급을 받는 엑스칼리버보다 더한 공격력이라니. 이것이 정녕 인간이 만들어낸 물건이란 말인가.
시현은 미래 개변 현상이 레이첼을 중요하게 여기는 이유를 비로소 실감했다. 레이첼 루드비아는 존재 자체만으로도 세상을 뒤흔드는 위인이었던 것이다.
여담이지만 레이첼은 이 신기술을 아직 발표할 생각이 없다고 못을 박았다. 그 이유도 들은 시현이었지만 지금은 그 생각을 잠시 접어뒀다.
“…이거면 그걸 할 수 있을지도. 나중에 레이첼에게 고맙다고 인사해야겠어.”
검을 휘두르던 민영은 한껏 만족한 웃음을 지으며 검을 검집에 집어넣었다. 감정표현이 적은 민영치고는 드물게도 활짝 웃는 웃음이었다.
“그런데 너하고 경진이는?”
그런 민영이 시현과 경진을 번갈아보며 물었다. 왜 두 사람에게는 신형 장비가 없냐는 물음이었다.
거기에 대해서도 들은 게 있는 시현은 레이첼에게 들은 바를 그대로 얘기했다.
“경진이는 소피아가 있으니까 레이첼이 준비해주는 것보다 더 잘 맞는 마법사 장비를 갖출 거고, 나는 장비에 큰 영향을 안 받으니까.”
“그래도 장비가 있으면 도움이 되잖아?”
“그야 그렇긴 하지. 하지만 아직은 괜찮아. 필요해지면 그때 부탁할 거니까.”
사실 중급 던전이 나타난 이상 지금이 그 필요한 시기였다. 하지만 시현은 일부러 장비를 맞추지 않았다.
그 이유는 시현 나름대로 진지하게 수련을 하기 위해서였다.
시현의 전투력은 민영이나 경진과는 기본 원리부터가 달랐다. 그리고 지금은 그 기본 원리가 뒤틀려 전투력이 대폭 억제 된 상태였다.
이런 상태에서 장비에 의존해 버리면 뒤틀린 기본 원리를 바로 잡을 수 없을 수도 있었다. 시현이 염려하는 건 이 상태가 영영 고쳐지지 않는 상태이며, 그렇게 되면 시현의 성장은 실질적으로 거기서 끝이라고 봐야 했다.
‘그것만은 절대 안 되지.’
그렇기 때문에 시현은 장비를 최소한으로 갖춰 전투에 임하고 있었다. 그 사실을 구태여 팀원들에게 말하지 않은 건 팀원들이 시현을 걱정해 감싸고도는 걸 방지하기 위해서였다.
그런 시현의 상념을 깨듯 경진이 민영에게 대답했다.
“내 장비는 할머니하고 둘이서 따로 준비 중이야. 이번에 얻어온 지식에는 아티펙트 제작법도 담겨 있었거든.”
“오오. 비싼 값 주고 사 온 보람이 있는 지식이었어.”
경진의 말을 들은 준은 호들갑을 떨며 추임새를 넣었다. 하지만 말 자체는 틀린 말이 아니었다.
“그러게요. 정말 비싼 값은 하더라고요. 시간 낭비하지 않고 소화하려 해도 너무 방대해서 오래 걸릴 거 같아요.”
경진도 준의 호들갑에 동의하며 웃음 지었다. 멀린에게서 얻은 지식은 정말 방대하고 방대해서 큰일이었지만, 자신이 생각하는 것을 위해서라면 이런 큰일은 대환영이었다.
“어쨌든 다들 장비를 확실히 챙겼으니 할 게 있지?”
시현이 그리 말하자 장비를 챙긴 민영과 준, 가만히 서 있던 경진이 시현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길드원들의 시선이 모인 시현은 팔짱을 끼고 당당하게 웃었다.
“새 장비, 새 스킬을 얻었으면 시험해 봐야지. 이번에는 지난번처럼 맥없이 무너지진 말자.”
시현의 말에 호응하듯 세 길드원들도 말을 꺼냈다.
“거 당연한 말씀을! 이번엔 확실히 지켜 보이겠다, 이거야!”
“마침 나도 해보고 싶었던 게 있었어.”
“후방 지원은 맡겨 줘. 아직 서툴지만 전보다는 훨씬 나아질 거야.”
세 사람의 다짐을 모은 시현은 고개를 끄덕이고 선언했다.
“그러면, 모의전에 도전하러 가자.”
이번엔 맥없이 지진 않으리라. 이카로스 길드원들은 속으로 깊게 다짐했다.
그렇게 다짐한 시현 일행은 소피아에게 부탁해 연무장에서 장소를 옮겼다. 이동한 장소는 며칠 전부터 모의전 훈련소로 삼던 무인도였다.
“준과 민영은 새로운 장비를 준비해 왔군요. 그리고 모두들 자신감으로 자신을 무장했고요. 아주 좋은 현상이에요. 이 늙은이는 기쁘답니다.”
전투 준비를 하는 일행을 보며 소피아는 빙긋 부드럽게 웃고 지팡이로 땅을 쿡 찍었다.
지팡이 끝이 땅을 찍자 조금 큰 지진과 함께 땅이 잔뜩 일궈지기 시작했다. 마치 온천수가 솟듯 흙과 자갈이 솟아났고 그 속에서 십 수 미터는 될 거대한 골렘이 모습을 드러냈다.
골렘을 소환한 소피아는 자신의 지팡이를 옆으로 눕혀 둥실 떠올랐다.
“그러면 얼마나 바뀌었는지, 그걸 이 늙은이에게 보여줘요.”
“암요! 제대로 보여드리겠습니다요, 누님!”
준이 호기롭게 외치며 앞으로 나서는 것과 동시에 일행이 포지션을 취했다.
거기에 맞춰 골렘이 발을 크게 구르는 것으로 전투가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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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ble Fantasm//쿠폰! 그것은 내 정신을 몽롱하게 만들어 주지!
이번 편은 천재 공돌이가 막강한 재력을 소유하고 있으면 어떤 결과가 일어나는지 보여주는 편이었던 거 같습니다.
비단 저를 약빨게 하는 건 쿠폰만이 아니라 추천, 코멘트도 효과 죽입니다. 그냥 그렇다는 겁니다. 절대 별다른 뜻이 있는 거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