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군자(四君子) 결성
묵향은 부교주 임명 때 그의 독립 호위대 네 명을 만날 수 있었다. 그의 임명식에 참가한 인물은 채 30명이 되지 않았다. 이때 묵향은 부교주임을 나타내는 살아 있는 듯한 용이 그려진 작은 옥패를 받았다. 원래는 이때 교주가 주는 무기도 받아야 하지만 아직 완성되지 않았기에 그건 묵혼검으로 대신했다.
그의 호위들은 남자 셋에 여자 하나였는데, 묵향의 요구대로 마기를 풍기지 않는 고수들이었다. 그걸로 봐서 이들은 정통 마공을 익힌 자들이 아닌 것만은 확실했다. 아마도 살수나 첩자 계통의 여러 분야에서 일하던 인물들인 모양이다. 교주는 그들을 옥련(玉蓮), 환수(幻壽), 마식(馬殖), 진춘(辰椿)이라 소개했다. 묵향은 별 관심이 없이 그들을 이끌고 초옥으로 가면서 물었다.
“자네들의 명호는 있나?”
진춘이 모두를 대표해서 답했다.
“없습니다. 정식으로 활동하지 않았기에 그런 것은 없습니다.”
“그럼 자네들 전직을 물어봐도 괜찮나?”
“예, 저와 옥련은 얼마 전까지 비영대에 소속되어 있었습니다. 이제 은퇴한 것이지요.”
그러자 마식이 말을 이었다.
“속하는 호법원에서 일하고 있었습니다.”
끝으로 환수가 말했다.
“속하는 흑살대 소속이었습니다.”
환수의 말을 들은 묵향이 반가워했다.
“나도 흑살대 소속이었네. 반갑군. 같은 살수를 만나다니……. 그런데 이름보다는 좀 다르게 부르는 게 어떻겠나?”
“명을 따르겠습니다.”
“나는 자네들에게 강요할 생각은 없네. 그래도 네 명이니 사군자(四君子)로 정하는 게 어떻겠나? 매(梅), 난(蘭), 국(菊), 죽(竹)이라 하고, 자네들이 하나씩 정하게나.”
“독립 호위대의 명칭은 그들의 주인이 정하는 것이 관례입니다. 교주님의 호위대는 십혈룡(什血龍)이라 불리며 붉은 옷에 각자의 서열이 써 있는 붉은 두건을 쓰고 있는 걸 아실 겁니다. 사군자라, 괜찮군요. 그런데 너무 마교 같지 않은 기분이 드는데요?”
“괜찮아, 아주 괜찮은 이름이라구. 딴 녀석이 시비를 걸면 나한테 끌고 오게나. 껍질을 벗겨 놓을 테니. 각자의 명칭은 어떻게 정하는 게 좋을까?”
그러자 유일한 여자인 옥련이 말했다.
“소녀는 난을 하겠습니다.”
“그거 괜찮군.”
묵향이 찬성하자 냉큼 마식이 말을 이었다.
“속하는 죽을 하죠. 나머지는 너무 남자 같지 않아서…….”
그러자 이에 질세라 진춘이 말을 이었다.
“속하는 매를 하겠습니다. 나무라서 그래도 국보다는 나을 것 같군요.”
묵향은 환수를 보며 말했다.
“자네가 국이라도 상관없겠나?”
“저는 아무래도 괜찮습니다.”
“그럼 모두 정해졌군. 나는 이제부터 집에 가서 무공연마나 할 테니까 자네들도 돌아가서 쉬게나. 호위 따위는 필요 없으니, 무공연마를 하든 술을 마시든 뭘 하든 자네들 마음대로 하게나.”
그러자 매가 말했다.
“그럴 수는 없습니다. 그래도 부교주님을 모시는 독립 호위들인데…….”
“교내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겠나? 그럼 이렇게 하지. 내가 밖에 나갈 때만 호위해 주게나. 그리고 나한테 맡겨질 일이라면 대단한 고수들을 상대해야 할 가능성도 크니 자네들도 열심히 수련을 쌓아 두는 것이 좋을 거야. 처음으로 맡은 부하들이 내 눈앞에서 죽는 걸 보고 싶지는 않으니까.”
“명심하겠습니다.”
한 달 후 묵향은 사군자를 소환했다. 그들은 갑자기 무슨 일이 생겼나 궁금해하며 묵향에게 왔다. 그들을 보고 묵향이 말했다.
“지금 생각해 보니 잊은 게 있어서 불렀어. 자네들의 무공이 어느 정도인지 확인해 보고 싶네. 나를 따라오게나.”
묵향은 그들을 거느리고 널찍한 장소로 이동했다. 그곳에서 묵향은 한 명씩 무기를 들고 나서라고 지시했다. 처음 무기를 들고 나선 것은 매였다.
“속하는 도(刀)를 사용하겠습니다.”
“자네가 가진 모든 기량을 펼치게. 암기도 상관없어. 어떤 수단을 사용해도 좋으니 마음 쓰지 말고 공격해 보게나.”
둘은 비무를 시작했다. 매의 무공은 상당히 뛰어난 편이었다. 하지만 독립 호위대에 끼일 정도로 대단한 실력은 아니었다. 둘은 열심히 비무를 했고, 묵향은 매와 70초식을 겨룬 다음 말했다.
“매! 정말 제법이군. 하지만 아직 미숙한 점이 많구나. 자네의 실력은 이제 알겠으니 이번에는 난의 실력을 알고 싶군.”
그러자 난이 나섰다. 그녀의 무공은 매보다는 떨어졌지만 경공은 약간 뛰어났다. 그녀는 정통 검법과 더불어 뛰어난 암기술을 지니고 있었다. 그녀 다음으로 나선 사람은 죽이었다. 죽은 호법원 출신답게 사군자 중에서 가장 뛰어난 무공을 가지고 있었다. 국은 흑살대 출신답게 살기를 숨기는 실력이나 은잠술이나 살인에는 뛰어났지만 사군자 중에서는 무공이 가장 약했다. 하지만 그의 원칙을 벗어난 살인 검술은 상당한 경지에 올라 있었다.
비무를 마치고 잠시 생각을 정리한 묵향이 입을 열었다.
“자네들의 무공은 거의 비슷한 수준이야. 하지만 그중에서 죽이 가장 뛰어나니 자네가 수장(首長)이 되게나.”
“감사합니다.”
“그리고 자네들의 무공은 보통의 독립 호위대 수준보다 떨어지지. 그건 내가 무공을 기준으로 선발해 달라고 부탁한 것이 아니라 마기를 적게 풍기는 녀석들을 보내 달라고 부탁했기 때문이야. 그러니 이제부터라도 자네들의 부족한 무공을 내가 닦아 줘야겠어. 한 명씩 아침에 나한테 오게나. 2각 정도 대련을 하면서 무공을 가르쳐 주겠네. 나머지는 자네들끼리 알아서 수련을 하게나.”
그러자 모두 감격하여 외쳤다. 이 정도 뛰어난 고수가 직접 지도해 주는 것은 정말 대단한 영광이며 생애에 한 번 만날까 말까 한 기연이었기 때문이다.
“부교주님의 은혜에 감사드립니다.”
우연한 해후
묵향은 사군자를 교육시키면서도 남은 시간은 모두 자신의 수련에 썼다. 하루하루 더욱 넓고도 깊은 무학의 길에 감탄을 하면서 끊임없는 수련을 해 나갔다.
그러던 어느 날 묵향은 더 이상 발전이 없는 것을 느끼고 자신의 수련 방법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 새벽 4시에 일어나면 한 시진 반 정도 운기조식을 하면서 하루를 시작하고, 사군자 중 하나가 도착할 때까지 마루에 앉아 명상을 했다. 사군자의 한 명과 2각 정도 대련을 하면서 지도를 해 주고 그가 가져온 음식으로 아침 식사를 했다. 식사를 끝낸 다음 휴식을 취하다가 10시가 되면 다시 폭포로 가서 4시진 동안 폭포 물을 맞으며 명상에 잠긴다. 6시에 저녁 식사를 한 후 이번에는 방 안에 앉아 조용히 자연의 소리에 귀 기울이며 명상에 잠기든지 아니면 경공수련을 하든지 또는 꽃밭을 가꾸든지, 그것도 아니면 무공비급을 읽었다. 이런 수련이 처음에는 상당히 도움이 되었다. 마교의 무공비급은 방대한 분량이었고 각종 무공이 있었다.
묵향이 수많은 무공비급을 가져다 보자 일시 마교의 수뇌부는 긴장했지만, 묵향이 그걸 익히는 것도 아니고 하루에도 수십 종류의 무공비급들을 보는 것을 보고 어떤 특이한 무공을 찾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묵향은 자신이 알고 있는 방식이 아닌 색다른 방식의 무공이 있는지 궁금했던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무공은 거의 똑같은 내용을 가지고 조금씩 초식을 바꾼 것일 뿐 어떤 일정한 틀을 벗어나지 않았다.
어쩌다 한 번씩 특이한 내용을 담고 있는 것은 의외로 정파의 무공이었다. 정파의 무공들은 대단한 깊이를 담고 있는 것들이 제법 있었다. 하지만 그것도 한순간뿐이었고, 보고(寶庫) 구석에 쌓여 있던 혈교의 비급은 더욱 쓰레기였다. 간혹 파격적인 새로운 방식으로 접근해 꽤 쓸 만한 것들도 있었지만 사술(邪術)로서 사람을 현혹시키는 내용이 주류를 차지하고 있었다. 이따위 사술로써 현혹시키는 것은 내공이 낮은 사람에게는 통할지 몰라도 내공이 시술자보다 높거나 아니면 현문의 정순한 내공을 익힌 사람들에게는 통하지 않는다.
처음의 명상을 위주로 한 수련은 여러 가지 비급을 보면서 생겨난 의문점들이나 생각들을 정리하는 데는 도움이 많이 되었다. 하지만 세월이 흘러 더 살펴볼 비급이 없어지자 더 이상 도움이 되지 않았다. 그래서 수련 방법을 바꾸고자 했다. 하지만 뾰족한 좋은 수련 방법이 없었다. 자신이 이미 극마의 경지는 넘어선 이상 교내의 다른 고수들과 비무를 해 봐도 별 소용이 없었고, 또 교내의 여러 가지 수련 관문들도, 다른 사람들에게는 인간의 한계에 도전하는 것이었지만, 묵향에게는 어린애 장난과 같았기 때문이다. 그날 무공을 배우기 위해 찾아온 죽(竹)은 묵향이 골똘히 생각에 잠긴 것을 보고 한참을 기다리다가 도저히 묵향이 제정신으로 돌아오지 않자 살며시 물었다.
“부교주님, 왜 그러시는지요.”
정신을 차린 묵향이 되물었다.
“뭐라구?”
“왜 그러시는지요?”
“자네 생각으로는 어떤 일이 불가능한 일일 것 같은가? 인간이 하기 힘든 일일수록 좋아. 새로운 수련 방법을 찾는데, 영 좋은 방법이 없군.”
“불가능이라……. 십만대산 서쪽의 마신봉에 절벽이 있는데, 거길 올라가 보시면 어떠실지?”
“그건 나한테는 쉬운 거야.”
“그렇다면, 장강(長江 : 양자강)을 걸어서 건너보시면?”
“그것도 괜찮은 생각이긴 한데, 양자강은 너무 멀어. 그리고 가려면 교주님의 허락이 있어야 한다구.”
“그렇다면, 바위 부수기? 아니지……. 참! 여기서 남쪽으로 5리 정도 가면 소나무 숲이 있는데, 나뭇잎을 세어 보시죠.”
“나뭇잎이라…, 좋은 생각이군. 어떻게 그런 생각을 했나?”
“전에 소림사에서 말썽꾸러기 고수가 한 명 나타났는데, 그를 금제하는 방법으로 써먹은 거라고 들었습니다. 1천 그루의 소나무 잎을 헤아린다면 밖으로 나와도 좋다구요.”
“그래서 어떻게 되었나?”
“그곳에는 지형상 하루에 두 번씩 강한 바람이 부는데, 오후에 뜨거워진 공기가 골짜기 안으로 불어서 들어가고 저녁에는 차가워진 공기가 반대로 뿜어져 나오죠. 그 때문에 소나무 잎들이 흔들려서 많이 떨어지기 때문에 도저히 그것들을 셀 수는 없습니다. 결국 소나무 숲 안에서 늙어 죽었죠. 그 안에서 늙어 죽도록 수련을 한 걸 보면 그래도 신의는 대단한 사람인 모양입니다.”
“정말 잘 생각해 줬어. 거기에는 소나무가 몇 그루나 있나?”
“가 보시면 아시겠지만 3천 그루 정도 있습니다. 대신 바람은 안 부니까 그자와 조건은 비슷할 겁니다.”
“알겠네. 조언을 해 줘서 고맙군. 자, 그럼 수련을 시작해 볼까…….”
묵향은 매일 소나무 잎을 헤아리러 숲에 갔다. 소나무 잎을 헤아려 보니 뛰어난 암산 실력과 시력, 그리고 경공술이 필요하다는 걸 즉시 알 수 있었다. 그는 하루하루 나뭇잎을 헤아려 나갔다. 처음에는 열 그루도 헤아릴 수 없었는데 차츰 요령이 생기면서 계속 그 숫자가 늘어 갔다.
아마도 무공의 끝이 이 안에 있지 않을까 하는 절망감까지 들 정도로 진척의 속도는 느렸다. 하지만 그래도 숫자상으로는 그날보다는 다음 날 헤아린 잎의 수가 하나라도 많았기에 그는 질릴 줄 모르고 잎을 헤아려 나갔다. 이윽고 겨울이 왔지만 소나무는 상록수(常綠樹)라 잎이 많이 남아 있어 겨울에도 그의 수련은 계속되었다. 소나무 잎을 헤아리기 시작한 이후 날만 밝으면 그는 소나무 숲으로 갔고, 그에게 무공을 배우러 사군자도 소나무 숲으로 왔다. 그러면서 사군자는 그날 먹을 음식을 가져왔다.
그날도 난이 식사를 가져와 묵향에게 전하면서 말했다.
“저어…, 부교주님.”
“뭐냐?”
“실은 무량이 사죄할 것이 있다고 뵙기를 청하고 있습니다.”
“그래? 거의 2년만이군. 알겠다, 지금 가 보지.”
묵향이 마전창에 도착하자 무량이 묵향의 앞에 엎드려 사죄하며 말했다.
“부교주님, 용서해 주십시오.”
당황한 묵향이 그를 일으키며 말했다.
“무슨 일인가?”
“저…, 실은 검을 만들 시간을 좀 더 주셨으면 해서 그렇습니다.”
“왜? 잘 안 되고 있는가?”
“그게…….”
“시간은 언제까지나 상관없다고 하지 않았나? 내가 죽은 후라도 괜찮다고 말했을 텐데.”
“실은…, 다시 한 번 진기를 불어넣어 주시면 안 될까요?”
“왜 그러나? 검을 만드는 데 실패했는가?”
“예, 실패했습니다. 그것도 이만저만한 실패가 아니라…… 검을 만들기는 했는데, 아무래도 파기하고 다시 만들어야 할 것 같아서 실례를 무릅쓰고 부교주님을 뵙자고 청한 것입니다.”
“검을 만들기는 만들었다고? 그럼 됐잖나. 그걸 주게. 본좌는 그렇게 좋은 검을 필요로 하지는 않네.”
“하지만…….”
“괜찮으니 주게.”
무량은 마지못해 구석에 처박아 둔 검을 가져 왔다.
“이겁니다. 제 일생일대의 실패작(失敗作)이라…….”
묵향은 검을 받아 들면서 미소 지었다.
“괜찮네. 겉모양은 그럴 듯한데……?”
묵향은 천천히 검을 뽑았다. 은은한 묵빛이 풍겨 나오는 2척 3촌의 얄팍한 검. 대단히 얇은 검신에 길이도 짧았고 적당히 휘어져 올라간 것이 현재 묵향이 차고 있는 묵혼검과 거의 유사한 생김새였다.
“아주 좋군. 내 마음에 꼭 들어. 그렇게 신경 쓰지 말게. 내가 보기에는 괜찮은데, 뭐가 마음에 안 든다는 건가?”
“저는 본교 역사에 남는 마검을 만들어 바치고자 했는데 이건, 이건…… 마검도 신검도 아닌 이상한 게 되어 버렸습니다.”
“신검이나 마검이나 그 검이 그 검 아니겠나?”
“엄연히 다릅죠. 원래가 마인은 마검을 차야 하는 법. 그래야 마공(魔功)의 위력이 배가됩니다. 그런데 이따위 검으로는 강대한 마공을 펼치기 어렵습니다.”
“그래? 그럼 한번 펼쳐 볼까?”
묵향이 진기를 끌어올리기 시작하자 묵혼검이 웅웅거리며 강렬한 마기가 검신에서 뿜어져 나오기 시작했다. 사람의 혼백을 앗아 버릴 것 같은 무시무시한 마기 앞에 내공이 약한 무량은 한 발자국씩 뒤로 물러났다. 이때 묵향이 묵직한 함성을 터트리며 하늘을 향해 초식을 전개했다.
“진파천월!”
그러자 하늘을 향해 엄청난 청색 검강들이 강렬한 마기를 뿜으며 날아올랐다. 그걸 보고 묵향은 웃으며 말했다.
“보게. 아주 좋지 않은가?”
“그럴 리가……. 이 검은 마와 정의 기운을 동시에 가지고 있군요. 소인의 생각이 짧았습니다. 왜 이런 엉터리가 만들어졌는지만 생각한다고 부교주님의 내공이 마와 정이 혼합된 것임을 미처 생각하지 못해서……. 이건 부교주님의 손에서만이 최고의 힘을 발휘할 수 있는 검이 될 것입니다.”
그러자 묵향은 자신이 검대에 차고 있던 묵혼검을 끌러 무량에게 넘겨주며 말했다.
“이 녀석을 파기해 주게나.”
묵향은 검대에 새로운 묵혼검을 묶으며 말했다.
“그런데 검집이 너무 호화로운 것 같군.”
무량은 쑥스러운 듯 미소를 지었다.
“무림의 소눈깔들 중에서 그 검집이 그렇게 화려하다는 걸 알아볼 수 있는 자들은 흔치 않을 것이니 염려하지 마십시오.”
“어쨌든 고맙네.”
묵향이 돌아가려고 하자 무량은 황급히 비수를 한 자루 가져다주며 말했다.
“묵혼검과 짝으로 만든 비수입니다. 소인이 멋대로 이름을 붙였습니다. 묵영비(墨影匕)라고 합니다.”
“좋은 이름이군. 잘 쓰겠네.”
“이 비수는 써 보면 아시겠지만 사슴 가죽 벗기는 데나 쓰기에는 아까운 것이죠.”
묵향은 미소 지으며 이 장인의 솜씨와 쏟아 준 정성에 찬사를 보내고 자신의 거처로 돌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