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속 위치에 도착한 코린트 궁정 마법사 지오네는 해를 잠시 쳐다본 후 말했다.
“이제 시간이 다 되었군.”
그리고는 땅바닥에다 대강대강 마법진을 그렸다.
“이미 미네온 마법사 길드에다가는 여기서 10만 기간트라급의 공간 이동 마법이 있을 테니 그리 알라고 통보해 놨네. 그놈들은 좌우간 국내에서 벌어지는 일에는 너무 민감한 게 탈이라니까……. 딴 나라에서는 아무리 강력한 마법을 써 대도 알지 못하는데, 여기서 하는 일은 귀신같이 포착해 내거든.”
지오네가 그린 마법진에서 빛이 약하게 뿜어져 나오더니 여덟 명의 인물들이 말에 탄 채로 나타났다. 그들 중 한 명이 시드미안에게 아는 체하며 인사를 건네 왔다.
“시드미안 경, 오랜만입니다.”
“오, 도미니크 아닌가? 자네가 파견되어 왔나?”
“예, 시드미안 경을 도와 드리라는 분부를 받고 왔습니다.”
도미니크의 말을 들은 시드미안의 안색이 약간 어두워졌다. 그 분부는 분명 국왕 전하로부터 내려졌겠지만, 국왕 전하도 그 망할 코린트의 황제에게 압력을 받았을 것이다. 이로써 트루비아에 남은 안토로스급 타이탄은 겨우 두 대. 근위 기사단 인원의 반이 국외에 나와 있다는 것은 결코 좋은 현상이 아니었다.
코린트 패거리들도 서로 인사를 주고받더니 곧장 지오네가 말했다.
“이제 모두 다 모였으니 이동하기로 하지. 상대방에 흑마법사가 있는 것으로 미루어, 이 해괴한 그림의 주인이 마신일 가능성에 대해서는 본국의 마법사 길드에서 조사 중이다. 하지만 이게 드래곤과 상관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의견도 나왔어. 청색하면 블루 드래곤! 원래 블루 드래곤의 뿔은 하나지. 하지만 그 블루 드래곤 중에 변종이 나왔을지도 모르는 노릇이고, 또 드래곤 중의 한 마리가 해괴한 모양의 키메라(Chimera : 접목 등에 의해 만든 마법 생물로 여러 종의 특성을 함께 가진다)를 만들었을 가능성 또한 배제하기는 힘들다. 또 그 흑마법사 녀석이 키메라를 만들었을 수도 있지. 어쨌거나 여러 가지로 추측이 가능하다.”
“그럼 어떻게?”
“우선 미테오, 자네는 코네리와 함께 알카사스 내에 있는 키메라에 관한 권위자를 찾아라. 그런 다음 그에게 그 그림에 대해 물어보고, 키메라를 연구하는 인물들의 명단을 입수하라. 그자가 협조하지 않는다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아도 상관없다.”
그러자 40대 마법사는 약간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저항한다면요? 저희들만으로는 좀…….”
“좋아, 갈로네 자네가 도와주게.”
그 말에 기사 한 명이 공손하게 대답했다.
“예.”
“그럼 우리는 멀리 가서 딴 블루 드래곤을 찾을 필요 없이 그레이시온 산맥에 산다는 놈을 만나러 가기로 하지. 그놈에게 물어보면 알 수 있을 거야.”
그러자 시드미안이 정색을 하며 외쳤다.
“너무 위험합니다. 블루 드래곤은…….”
“조용히 하게. 내가 물어보기 전에는 닥치고 있으라구. 알겠나?”
도대체 4천 살이나 먹은 드래곤을 만나러 가다니……. 자신도 그때는 무슨 정신에 그곳을 헤매고 다녔는지 알 수 없을 정도로 미친 짓처럼 느껴졌다. 게다가 그걸 말할 수도 없으니 더욱 미칠 지경이었다. 하지만 시드미안은 상대에게 공손하게 대답하는 것으로 대화를 끝냈다.
“예.”
“드래곤 따위야 큰 도마뱀하고 다를 게 뭐가 있나? 존경하는 척 사탕발림을 해서 물어보면 멍청한 것들이니까 대답을 해 줄 거야. 그 녀석은 과거에는 광룡(狂龍)이란 칭호를 받았던 놈이지만, 한 2백 년 조용했으니까 요즘은 성질이 많이 죽었겠지. 빨리 가세나.”
지오네는 품속에서 두터운 책을 꺼내 들었다. 그 책에는 각국에서 워프하기에 가장 좋은 위치들…, 오랜 세월이 지나도 워프에 방해가 되는 나무나 풀 따위가 자라지 않고 넓은, 뭔가와 부딪칠 가능성이 없는 그런 지점들의 좌표가 적혀 있었다.
그는 좌표를 보면서 거대한 마법진을 그렸다. 그가 그린 마법진은 보통 이동 주문에 사용하는 마법진에 비해 엄청나게 복잡했다. 지오네는 6사이클급의 강력한 마법사였고 또, 그 목적지의 지도를 보고 지표 높이를 대강 참고해서 낙하지점을 정해야 하기 때문에 매우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반대편에 마법진이 있다면 이쪽의 마력이 약해질 때 반대편 마법진의 도움을 받을 수 있지만, 지금은 그나마도 어렵기에 안전한 이동을 위해서는 매우 세심한 주의가 필요했다.
지오네는 마법진이 다 그려지자 말에 올라타고는 품속에서 작은 수정 지팡이를 꺼내 주문을 외웠다. 마법진이 거의 발동되기 시작했을 때, 지오네는 말을 몰아 마법진 안으로 들어갔다. 말이 마법진을 밟았지만 일단 발동되기 시작한 마법진의 글자는 지워지지 않았다.
“마법진 안으로 들어와라”
모두 말에 탄 채로 마법진 안으로 들어서자, 지오네는 시동어를 외치기 전에 일행에게 주의를 줬다.
“강물 위로 워프할 것이다. 워프가 완료된 후에 갑자기 물속에 빠진다고 당황하지 마라. 알겠나? 워프!”
그와 동시에 그들의 몸은 뿌연 빛과 함께 사라져 버렸다. 지오네 일행이 워프한 후 남은 세 명은 그 마법진을 지워 버리고, 자신들의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이동했다.
그들이 사라지고 30분쯤 지나자 그들을 멀찌감치 숨어서 감시하던 인물이 마법진이 그려졌던 위치로 다가왔다. 그는 대지의 기억에 물었고, 그 얼굴들을 자세히 기억해 두었다. 그런 후 마법진을 그리고 그 위에 수정 구슬 하나를 놓고는 또 다른 주문을 외우기 시작했다. 곧이어 그 작은 수정 구슬에는 사람의 얼굴이 나타났다.
“무슨 일이냐?”
“추격자 일행이 오늘 아침에 이리로 이동해 왔습니다. 그리고 여기서 워프해 온 여덟 명의 인물들과 합류했습니다. 이제부터 대지의 기억에 나타난 영상을 전송하겠습니다.”
그는 수정 구슬 위에 손을 올려놓고는 중얼중얼 주문을 외우기 시작했고, 수정 구슬은 아련한 빛을 내뿜었다. 아마도 수신받는 인물의 수정 구슬에는 방금 자신이 대지의 기억에 물어서 알아낸 인물들의 정확한 영상이 나타나고 있을 것이다. 또 그는 멀리서 관찰한 모든 광경까지 전송했다.
“어떻게 할까요?”
“놈들은 추격을 피하기 위해 공간 이동 문을 사용하지 않고 곧바로 워프한 것 같다. 그러니 괜히 큰 주문을 써서 위치를 발각당하지 말고 그 세 놈의 감시나 잘해라.”
“옛!”
“그런데 전송된 영상에는 시드미안과 함께 다니던 인물들이 많이 빠진 것 같은데?”
“예, 그들은 다른 여관으로 옮겼습니다. 리엔이 감시하고 있지만 그쪽은 별다른 움직임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알겠다. 세 놈에 대한 감시를 철저히 해라.”
수정구 안의 인물은 곧 사라져 버렸다.
여기는 화장실……. 변기에 한 소녀가 앉아서 투덜거리고 있었다.
“제길! 이제는 아주 화장실에 들어오면 자동적으로 치마를 올리면서 주저앉게 되는군. 으윽! 빌·어·먹·을!”
갑자기 화장실 안에서 “빌어먹을”하는 소리가 크게 들려오자 밖에서 얘기를 나누던 인물들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화장실에서 저런 소리를 지를 이유가 없는데 말이다.
“소변보러 들어가더니, 저 녀석 왜 저래?”
미카엘의 말에 지미가 뭔가 생각났다는 듯 말했다.
“바퀴벌레라도 본 거 아닐까요?”
“설마! 좀 징그럽게 생기기는 했지만, 저 녀석 자아는 남자라구. 바퀴벌레 보고 욕설 퍼붓는 남자는 없어. 뭐, 그건 그렇고 얼마나 받았냐?”
미카엘의 물음에 팔시온이 말했다.
“응, 시드미안이 미안하다고 하면서 한 사람당 월급 25골드로 계산해서 450골드를 줬어. 나머지 돈은 술이나 한잔하면서 기분 풀라고 하더군.”
“로니에 사제님은 어떻게 한대?”
“한동안은 우리들과 함께 여행하고 싶다고 하시더군. 그런데 앞으로 뭘 하지?”
“뭘 하기는……. 일단 여기 왔으니 무투회에 참가한 후 다음 계획을 의논해 보자. 참, 전에 미디아가 어딘가에서 용병을 모집한다고 하지 않았어? 거기서 싸우면서 돈 버는 것도 좋지. 단련도 되고…….”
“아직도 용병을 모집할까?”
그러자 미디아가 대답했다.
“내가 시간 내어 용병 길드에 가서 알아보지.”
습격자
“이야! 저거 예쁘다. 그지?”
“…….”
“저것 봐! 저렇게 멋있게 세공된 검은 처음이야…….”
“…….”
“잠깐 저것 좀 보고 가자. 와이번 비늘을 녹여 만든 방패야. 알카사스에 와야만 진품을, 그것도 최고로 멋있게 세공된 진품을 볼 수 있거든. 저 선(線) 좀 봐. 얼마나 아름답니?”
“…….”
사람들이 이 기묘한 두 여자를 힐끗거리면서 지나갔다. 한 여자는 30세 정도에 키가 거의 175센티미터는 되어 보이는 데다가, 누가 봐도 검사라는 걸 알 수 있게 우람한 근육질의 몸매를 가지고 있었다. 또 동행인 소녀는 잘봐 줘야 이제 15세 정도? 그 어린 소녀의 키는 기껏해야 160센티미터 정도에 불과했지만, 근육이라고는 거의 없는 날씬한 몸매에 대단한 미모를 지니고 있었다.
그런데 사람들의 이목을 끄는 이유는 그 둘의 신체적 대조 때문이 아니었다. 이색적인 물건들을 보며 야단법석을 떠는 여자는 우람한 근육질의 나이든 여자요, 한창 호기심이 왕성할 듯한 어린 소녀는 오히려 그따위 것에는 흥미 없다는 듯 시큰둥한 표정으로 따라다닌다는 데 있었다.
“제기랄, 용병 길드에 같이 가자고 왔잖아. 그런데 왜 시장통에는 들어와서 법석이야?”
“흐음, 여자의 즐거움을 모르는 한심한 녀석 같으니라구…….”
그러자 발끈한 다크가 말했다.
“명심해 둬. 나는 여자가 아니라구.”
“지나가는 사람 아무나 붙잡고 물어봐라. 뭐라고 대답하는지. 그건 그렇고 하나 사 줄 게 있어서 데리고 온 거야.”
“사 줄 거?”
“응, 우리 모두가 의논했지. 조금 더 가면 있어.”
미디아가 다크를 끌고 간 곳은 그렇게 크지 않은 작은 상점이었다. 그들이 들어서자 주인인 듯한 나이든 남자가 인사를 했다.
“어서 오십시오. 뭘 찾으십니까?”
사근사근한 주인의 말에 미디아가 상점을 둘러보았다.
“근력 증가의 마법이 걸린 물건을 찾아요. 어떤 게 있죠?”
주인은 여자라고 보기 믿어지지 않는 미디아의 근육을 쳐다보며 물었다. 이 정도 근육을 가지고도 근력 증가를 찾다니…….
“손님께서 쓰실 겁니까?”
“이 아이가.”
그러자 주인은 상대의 신분에 대해 대강 감을 잡았다. 예쁜 여자 아이, 또 그 아이를 따라 다니는 제법 실력 있어 보이는 여자 검객. 그렇다면 오늘 손님은 여행 중인 어느 부잣집 딸내미라는 말이 되는데, 그럼 흐흐흐…….
“요즘은 파괴력이 아주 강한 명품, 즉 화염의 반지라든지 뭐 그런 게 아주 인기를 끌고 있는데, 손님들은 조금 다르군요. 나약한 여자들이 이용하기에는 화염의 반지나 뇌전의 반지 같은 게 좋을 텐데요. 그편이 상대에게 피해를 더 줄 수 있고 말입니다. 치한 방지용으로 아주 좋은 뇌전의 반지가 있습니다. 한 방에 그냥 나가떨어지죠. 제가 특별히 아주 싸게 드리겠습니다. 헤헤헤.”
“딴소리하지 말고, 있어요? 없어요?”
“아, 예. 물론, 물건은 있습니다. 이쪽으로…….”
주인은 반지 세 개와 장갑 두 개를 보여 주며 말했다.
“바로 이 녀석들이죠. 이것들은 모두 다 파워 업 마법이 처리된 것들이죠. 모두 다 뛰어난 마법 처리가 된 마력 도구들입니다. 아마 써 보시면 마음에 드실 겁니다. 헤헤헤……. 장갑은 조금 작아 보여도 신축성이 아주 좋은 오크 가죽으로 만들었기에 매우 부드럽고 착용감이 좋죠. 웬만한 손 크기라면 누구라도 낄 수 있습니다.”
“이중에 어떤 게 마나가 제일 적게 들어가죠?”
“뭐 그렇게 차이가 크진 않지만, 장갑 쪽이 마나가 적게 들죠. 하지만 반지 쪽이 좀 더 성능이 뛰어나죠. 아무래도 고명하신 마법사 분들은 대부분 품위 있는 반지를 만드는 걸 선호하시거든요.”
“이거 가격은 얼마예요?”
“예, 그 장갑은 5백 골드죠. 매우 저렴한 가격입니다. 헤헤.”
“그럼, 이 반지는요?”
“6백 골드입니다. 거기 박힌 사파이어는 진짜거든요. 보석 가격도 생각해 주셔야죠. 헤헤.”
“그럼, 이 장갑은요?”
“예, 그쪽은 손가락 부분이 없는 만큼 가격이 약간 쌉니다. 450골드죠. 하지만 겨울철에 쓰기에는 좀 추우실 겁니다.”
주인의 말에 미디아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너무 비싸요. 좀 더 싸게 해 줘요. 내 다크네도 3백 골드에 샀는데…….”
“에이, 손님. 다크네 같은 것과 이걸 비교하지 마십시오. 저희 알카사스 최신 모델들은 더욱 작은 마나를 흡수해 더 강한 힘을 냅니다. 그러지 마시고…….”
“그럼, 시험을 해 보면 알 수 있겠지.”
미디아는 다크네를 벗고, 그 450골드짜리 장갑을 끼고는 주문을 외웠다.
“파워 업.”
그 상태에서 자신의 검을 뽑아 들고는 검 손잡이의 끝 부분만 잡고 버티며 다크네와 힘의 차이를 가늠해 보면서, 마나의 소모에 따른 피로도를 정밀하게 재기 시작했다. 설마 이 정도까지 본격적인 실험을 하는 손님이 있을 거라고는 생각해 보지 못한 주인은 약간 창백해진 안색으로 목소리를 낮추며 말했다.
“헤헤, 그렇게 실험을 꼭 해 보실 것까지야……. 제가 크게 인심 쓰고 330골드까지 해 드리죠.”
“흐음, 꼭 장사치들은 다 이렇다니까. 내 다크네와 별 차이도 없는 것 같은데, 150골드나 더 받아 처먹겠다고? 미네온 마법사 길드에서 이 가게가 그런대로 양심적이라고 해서 찾아왔는데, 타지 사람이라고 바가지를 씌우려 들어? 내 소개한 그놈의 마법사 영감탱이 수염을 몽땅 뽑아 줄 테닷!”
신경질이 머리끝까지 오른 듯 열 받은 표정으로 씨근거리며 미디아가 달려 나가려고 하자, 주인은 울상을 지으며 다급하게 미디아를 붙잡고 사정했다.
“그렇게 하시면 저는 여기서 장사를 할 수 없습니다. 제발 좀 봐주세요. 제가 잘못했습니다. 250골드에 드릴 테니 제발…….”
“2백 골드!”
“손님, 원가가 250골드입니다. 아무리 깎으셔도 그건 좀…….”
“그래? 그럼 팔 필요 없어. 나는 그 마법사 영감탱이 수염만 뽑아 주는 걸로 만족하겠어. 이 나쁜 놈 같으니라구!”
“제에발……! 좋아요, 좋아! 2백 골드에 가져가십시오. 2백 골드에 드리겠습니다. 손님, 거기 가서 난리치시면 저는 오늘 중으로 통구이가 된단 말입니다. 제발…….”
계산을 끝내고 상점을 나서며, 소녀는 자신에게 새로이 생긴 손가락 부분이 없는 장갑을 끼면서 물었다.
“그런데 누구한테 저 가게를 소개받은 거야?”
미디아는 쑥스러운 웃음을 지으며 낮은 목소리로 실토했다.
“히히히, 소개받기는 누가 소개받아. 그냥 윽박지른 거지. 여기서 파는 모든 마법 물건들은 거의 마법사 길드에서 흘러 들어오게 되어 있고, 또 이곳 알카사스에서 마법사의 위치는 대단히 높아. 그러니 주인이 지레 겁먹고 다 실토한 거지. 어때? 덕분에 250골드나 깎았잖아.”
“그건 그렇군.”
“마법 장갑은 무조건 쓰기 전에 파워 업, 다 쓴 후에는 파워 다운이라고 주문을 외워 줘야 해. 마력에 의해 유지되기 때문에 장갑이 빗물에 젖어도 손질해 주지 않아도 되고, 또 장갑의 수명도 아주 길지. 너는 지금 힘이 너무 없으니까 꼭 그걸 끼고 있는 게 좋아. 값도 싸지만 손가락 부분이 없으니까 평상시에 끼고 다닌다고 해도 아무도 신경 쓰지 않아서 좋을 거야.”
“꽤 좋은 장갑이군. 가죽도 부드럽고……. 이거 오크 가죽이라고 했던가?”
“그럼, 가죽 중에서 최고로 신축성이 좋고 부드러운 게 오크 가죽이지. 다만 가공하기가 힘들어서 흔하지 않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