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97화 (197/930)

마리나 지오그네가 미네르바 켄타로아 공작의 특명을 받고 알렌 전선에 도착했을 때, 한 가지 당황스러운 사실에 직면했다. 그것은 크라레스 쪽에서 파견되어 온 살라만더 기사단의 단장이 자신들의 의도에 만만하게 응해 주지 않는다는 사실이었다.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공작 전하.”

마리나가 따지고 들자 크로아 백작은 콧수염을 비비 꼬며 난처한 듯 답했다. 원래 자신에게는 아무런 지휘권이 없는데 자신한테 따지고 드니 한편으로 열 받기도 하고, 또 한편으로는 난처하기도 했던 것이다.

“저, 그게 말이외다. 이번 격전을 빨리 끝낸다고 총력전을 벌인 결과, 승리는 했지만 곧 움직일 수 있는 처지는 안 된다 그 말이요. 타이탄들도 많이 상했고, 그렇기에 복구되려면 시간이 필요하오. 또 기사들도 많이 지쳤고.”

“그건 사실인 것 같군요. 격전을 치러 냈으니 모두들 피곤한 것은 당연할 것입니다. 그런데 그 피곤한 기사들이 모두 이리저리 몰려다니며 마법진을 통해 파괴된 타이탄들을 크라레스로 운반하고 있는 것을 봤는데, 전리품을 그렇게 일방적으로 반출해도 되는 것입니까?”

원칙상으로 따진다면 크루마에는 전리품에 대한 권리가 없었다. 하지만 아무리 고철이 된 타이탄이라도 그 가치는 엄청나게 비쌌다. 타이탄 한 대에 들어가는 귀금속의 양을 황금으로 따진다면, 등급에 따라 차이가 심하기는 했지만 거의 6∼8톤에 해당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마리나가 슬쩍 따지면서 통하기만 하면 다행이라고 생각했던 질문에 공작은 쉽게 걸려들지 않았다. 노회하게 미소를 지으며 느긋하게 답하는 수준을 넘어서 오히려 역습으로 나왔던 것이다.

“우리는 자신들의 전과에 따라 타이탄을 나눠 가졌을 뿐이오. 그대들이 도와준 것이 뭐요? 초전에 적 정찰대의 움직임을 저지하지도 못하고 전멸당한 기사들을 말하는 것이오? 아니면 그 때문에 후방 기습을 당해 건물이 박살 나며 몽땅 깔려 죽은 마법사들을 말하는 거요? 귀국에서 이번 전투에 도움을 준 것은 하나도 없었소. 마법사들이 몽땅 죽어 버린 덕택에 휘하 기사단들과 연락이 되지 않아 상당히 고생을 했었소.”

마리나는 순간적으로 말문이 막힐 수밖에 없었다.

“그건…, 마법사들을 보호하지 못한 귀국의 책임이 아닌가요?”

“그렇게 이쪽에 책임을 덮어씌우지 마시오. 만약 귀국의 정찰대가 놈들의 움직임을 재빨리 파악만 했었어도 그렇듯 어이없는 기습을 당하지는 않았을 거요.”

상대가 논리 정연하게 따지자, 마리나는 슬쩍 후퇴하여 다시금 처음에 토론했던 논제로 돌아갔다.

“좋아요. 지금 거대한 적을 앞에 두고 있는 상황에서 사소한 전리품 때문에 공작 전하와 싸우고 싶은 생각은 없습니다. 지금 적 타이탄 대 부대를 괴멸시킨 이 여세를 몰아 쟈크렌 요새를 점령해야만 해요. 지금처럼 좋은 시기는 없습니다.”

하지만 공작의 대답은 매우 시큰둥한 것이었다.

“그렇게 점령하고 싶으면 귀국 기사단을 동원해서 해 보시오. 본인은 더 이상 할 말이 없소. 부하들에게 이곳에서 충분히 휴식을 취하게 한 다음 움직이기 시작할 거요.”

“그렇게 된다면 바실리시에 집결해 있던 적의 대 부대가 도망친 후일 겁니다. 그리고 놈들도 이쪽 방면에 새로운 기사단을 배치할 것이고.”

“그건 그때 가서 생각해 보면 될 일. 그때쯤 되면 내 부하들도 휴식을 끝내고, 새롭게 재편성된 후일 거요. 또 바실리시에 집결했던 녀석들은 코린트의 군대가 아니라 코린트 동맹국에서 보낸 군대니까 코린트가 질 것 같다고 생각되면 자국으로 돌아가겠지. 본인은 쓸데없이 살육을 하고 싶지는 않소.”

도대체가 말이 통하지 않자 슬그머니 화가 난 마리나는 이제 강압적인 방법으로 나가기로 결정했다. 사실 크라레스 따위의 자그마한 약소국 공작이 크루마 같은 강대국의 황실 마법사에게 이따위로 대꾸를 한다는 것 자체가 평상시에는 있을 수 없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도대체가 말이 통하지 않는군요. 귀국에서 이렇듯 비협조적으로 나온다면 저는 이 사실을 켄타로아 공작 전하께 보고하는 수밖에 없어요. 그렇게 되면 귀국에 어떤 불이익이 돌아가게 될지 생각해 보셨나요?”

하지만 그녀의 강압적인 위협에도 공작은 콧방귀를 뀌며 답했다.

“흥! 생각해 봤소. 귀국의 정보국에서 본관에게 적 타이탄 수가 몇 대라고 알려 줬었소? 3백 대라고 알려 줬소? 아니면 170대 정도로 서로 비슷한 전력이니까 충분히 막아 낼 수 있을 거라며 열심히 싸우라고 알려 줬소? 두 배에 이르는 적들과 사투를 벌여 승리를 얻은 것 하나만으로도 본국은 귀국에 최대한의 협조를 아끼지 않았다고 생각하고 있소. 그런데 거짓말이나 해 대며 본국을 우롱했던 귀국에서 협조, 비협조를 따질 위치인가요?”

마리나는 공작의 말에 일순간 말문이 막혀 버렸다. 공작의 말은 사실이었기 때문이다. 켄타로아 공작의 계획은 원래 동맹국의 부대를 이곳에 배치해 시간만 대충 끌어 주기를 바랐기에 더 이상의 증원을 하지 않았던 것이다. 대신 이곳에 증원할 부대까지 모두 중앙에 배치해서 중앙을 뚫고 나가면서 적의 주력을 격멸할 계획이었는데, 오히려 그렇게 증원해 놓은 중앙 부대는 진격도 못하고 있는 상황이었고, 전멸당할 것이 확실했던 부대는 승리를 거뒀으니…….

“…….”

마리나의 말문이 막힌 상태에서도 공작의 말은 계속 이어졌다.

“귀국에서 그렇듯 우리를 이용해 먹고 버리려고 했기에, 본국 또한 귀국에 대한 태도를 달리할까 궁리 중이오. 지금이라도 우리가 코린트의 편을 든다면 코린트는 아마도 미란 국가 연합과 귀국의 영토 전체를 차지하는 대신 크로나사 평원을 우리에게 돌려줄지도 모르지. 코린트로서도 그렇게 하는 것이 꿈에도 그리는 바다를 얻게 되는 것은 물론이고 영토도 더욱 넓어지게 될 것이니, 본국으로서는 여태까지의 숙원이었던 크로나사를 되찾는 것이니 양국이 다 만족할 수 있지 않겠소?”

기막힌 공작의 공격에 마리나는 화를 낼 입장도 아니었다. 공작의 말은 그녀가 생각해 봐도 모두 다 사실이었기 때문이다. 또 약소국의 공작 주제에 뭘 믿고 큰소리를 치고 있는지 이해할 수도 있었다. 사실 지금 전선에서 양국의 힘은 거의 팽팽하게 균형을 이루고 있었다. 3백여 대의 적 타이탄을 전멸시킨 기적을 낳은 크라레스의 기사단이 어느 쪽의 손을 들어 주느냐에 따라 전쟁의 승자가 결정 날 가능성까지 있을 정도였다.

“어, 어떻게 동맹국의 입장에서 그런 식으로 말씀하실 수가 있으십니까? 공작 전하.”

당황한 어조로 마리나가 따지고 들자 공작은 퉁명스레 답했다.

“먼저 불이익이 어쩌구 하면서 본관의 심기를 건드린 것은 당신이오.”

마리나는 속으로는 이빨을 갈며 마지못해 사과했다.

“그것은, 그것은 정말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사과드리겠습니다.”

“사과는 받아들이겠소. 그러나 귀국의 요구는 받아들이지 못하겠소. 살라만더 기사단은 내가 원할 때까지 이곳에 주둔하게 될 거요. 귀하와 귀국의 태도로 미루어봤을 때, 우리가 뼈 빠지게 싸워 준다고 하더라도 크로나사 평원을 돌려받을 수 있을지 의문이 가기 시작했기 때문이오. 본관은 이번 전쟁에서 우리의 전력을 최대한 유지해 두는 것이 미래를 위해 좋을 것 같다고 판단했고, 또 그렇게 실행할 생각이오. 그러니 그렇게 알기 바라오. 나가 보시오. 본관도 할 일이 매우 많소.”

완벽한 축객령(逐客令)이었다. 그러면서 서류 더미로 시선을 돌려 버리는 공작의 뒤통수를 노려봤지만 마리나는 더 이상 자신에게 남은 방법이 없다는 것을 깨닫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크라레스에서 대 부대를 이끌고 파견 나온 이 공작은 이제 더 이상 자신들을 믿지 않기 때문이었다. 또 그러는 그를 향해 약간의 경고성의 협박을 한 것이 오히려 역효과를 불러일으켰다. 마리나는 공작의 방을 나서기는 했지만, 도대체 이 일을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난감했다.

그래듀에이트 180명, 기사 215명, 수련 기사 53명, 신관 12명, 마법사 34명, 수련 마법사 68명으로 이루어진 철십자 기사단은 카로사 9대, 로메로 26대, 크라메 52대, 메지오네 13대로 이루어져 타이탄 총수 1백 대를 보유하고 있는 코린트의 중앙 기사단 중 세 번째로 강력한 힘을 지닌 기사단이었다. 물론 과거 마법사 길레트 지오네가 크라메 8대를 이끌고 나가 행방불명되었기에 지금은 92대로 전력이 다소 감소되어 있기는 했지만 그래도 막강한 전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에는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었다.

코린트는 국토가 넓은 만큼, 그에 비례하여 국경선도 길었기에 매우 방대한 군사력을 국경선에 고정적으로 배치해야만 했다. 또 영토 내의 산악 지역을 중심으로 드래곤이 사는 곳의 주변에는 특히나 군대가 주둔하고 있을 필요성이 있었다. 왜냐하면 드래곤은 웬만큼 시끄럽지만 않다면 자신의 영토 내의 침입자를 눈감아 주는 경향이 있었기에 몬스터들이 떼거리로 살고 있다. 이 몬스터들은 돌아다니면서 온갖 나쁜 짓을 다 하다가, 군대가 그들을 토벌하기 위해 추격해 오면 드래곤의 영토로 도망치는 것이다. 드래곤은 자신의 영토 안에서 전쟁을 벌이는 등 시끄러운 행위를 하는 것은 참지 못했기에 드래곤의 영토 안에서의 몬스터 토벌은 불가능했다. 그 때문에 드래곤이 사는 영토 부근에 군대를 주둔시켜 그들이 민가에 침입하는 것을 방지하는 것이다.

코린트에서는 강력한 몬스터들이 출몰하거나, 또는 타국과 마주하고 있는 변방의 국경선에는 동십자 기사단을 배치했다. 동십자 기사단이 보유하고 있는 111대의 메지오네는 출력이 0.7밖에 안 되었기에 대타이탄 전투를 수행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었지만, 오우거(Ogre) 같은 대형 몬스터를 사냥하는 데는 그만이었다.

그리고 군의 전략상 요충지에는 철십자 기사단이 주둔하게 된다. 그들은 코린트의 국경선을 열 토막으로 나누어서 그 안에 열 군데의 요새를 건설하여 그곳에 주둔하며 각자가 맡은 구역을 침범하는 타국의 군대를 일차적으로 막아 내게 되는 것이다. 그들이 막아 내고 있을 때 10개 주요 도시에 주둔하는 은십자 기사단이 일차적으로 소환되고, 만약 그들로 힘들다면 수도인 코린티아시의 외곽에 주둔하는 금십자 기사단이 투입된다. 물론 상대가 이번처럼 강적인 경우에는 수도 내에 주둔하는 근위 기사단까지 투입하게 되지만, 지금까지는 그 정도로 강력한 적의 침입은 받아 본 적이 없었다.

여태껏 철십자 기사단의 각 분대들은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자신들이 맡은 구역을 이탈하지 않았었다. 그만큼 국경선을 지키는 핵심 부대가 철십자 기사단이기 때문이다. 그런 그들이 모두 다 코린티아시로 집결하였다. 560여 명의 기사, 마법사, 수련 기사, 수련 마법사, 신관으로 구성된 그들은 자신들의 하인이나 하녀들까지 합쳐서 1천5백 명에 이르는 대 부대를 이루고 있었다.

“모든 준비는 다 끝났사옵니다. 지금 가시겠사옵니까?”

부하의 물음에 키에리는 마시던 포도주잔을 기울이며 느긋한 어조로 답했다.

“아니, 조금 더 기다리기로 하지. 놈들의 행동에 대해 계속 보고가 들어오고 있는데……. 그게 좀 이상하단 말이야. 놈들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도대체 이해가 가지 않아.”

키에리가 혼잣말을 하듯 중얼거리자 부하는 키에리의 말에 대답을 해야 할까 말아야 할까 잠시 궁리했다. 하지만 그의 고민은 다행히 오래가지 않았다. 키에리가 곧 입을 열었기 때문이다.

“왜 살라만더 기사단은 움직일 준비를 하지 않는 거지? 놈들이 움직이기만 하면 철십자 기사단을 알렌 쪽으로 투입하여 가므에 모인 놈들의 주력을 협공으로 묵사발을 내놓고 쟈크렌 요새는 나중에 탈환하면 되는데 말이야.”

“그러시다면 그 타이밍을 노리고 계시는 것이옵니까?”

“그렇지. 그런데 아직까지 연락이 없어. 놈들은 이상하게 움직일 생각이 없는 것 같아. 이렇게 되면 전쟁이 길어질 수밖에 없는데 말이야. 알렌에 모인 놈들, 목구멍에 걸린 가시처럼 영 찜찜하구먼.”

이때 밖에서 한 장교가 들어오며 말했다.

“발렌시아드 기사단이 도착했사옵니다, 공작 전하.”

장교의 말에 구겨져 있던 키에리의 안색이 환해졌다. 언제나 키에리의 영지인 발렌시아드 공국을 떠나지 않던 발렌시아드 기사단의 도착은 키에리에게 많은 가능성을 제시해 주었다. 현재 시점에서 적의 살라만더 기사단이 수도에 쳐들어온다면 키에리가 이곳에 꼭 있어야만 상대가 가능할 정도로 철십자 기사단의 전투력은 현저하게 떨어져 있었다. 하지만 겨우 열 대이기는 했지만 미노바-P(Powerful)형을 보유한 발렌시아드 기사단은 키에리가 공들여 오랜 세월을 키워 온 고수들로 이루어져 있었다. 그렇기에 발렌시아드 기사단이 도착한 지금, 발렌시아드 기사단과 철십자 기사단이 함께 뭉치면 웬만한 기사단의 공격은 어느 정도 버텨 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발렌시아드 기사단은 발렌시아드 공국이라는 코린트로부터 반쯤 독립된 국가의 기사단이다. 물론 그 영지를 하사한 것도 황제였고, 또 발렌시아드 기사단이 보유하고 있는 타이탄을 공급해 준 것도 황제였지만, 공작의 영지가 공국(公國)이라는 형태로 완전히 분리되었을 경우, 별개의 국가와 거의 비슷한 취급을 받게 된다. 키에리가 발렌시아드 공국을 그 영지로 하사받은 후 기사단의 창립 허가를 받아 냈을 때, 키에리의 오랜 친구였던 그라세리안 코타스는 코린트의 주력 타이탄 미노바를 조금 더 향상시킨 미노바-P형을 제공했다.

엑스시온은 미노바보다 훨씬 강력한 1.5를 붙였고, 외장 장갑도 매우 호화롭게 제작했다. 발렌시아드 기사단은 전투만을 담당해야 하는 일반 기사단과 달리 키에리의 친위 기사단 성격도 가지고 있었다. 그렇기에 내부 뼈대나 2차 장갑까지는 미노바의 것을 그대로 붙였지만, 가장 외곽에 붙는 1차 장갑의 모양에 신경을 많이 써 준 것이다. 겉모양이 꽤나 화려해서 도저히 미노바라고 생각되지 않는 타이탄의 외부 장갑에는 푸른색 늑대의 문장이 붙어 있었다.

“로젠은?”

“예, 후작 각하께서는 조금 있다가 오신다는 연락이옵니다.”

장교의 말에 키에리는 만족스런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래, 드디어 도착했군. 빨리 오라고 전하게.”

“옛, 전하.”

장교가 밖으로 나간 후 부하는 술잔을 기울이고 있는 공작을 향해 말했다.

“전하, 발렌시아드 기사단까지 투입하실 생각이시옵니까? 그 후안무치(厚顔無恥)한 크루마 놈들에게 푸른 늑대의 문장을 드러낼 필요가 있겠사옵니까?”

부하의 말에 키에리는 퉁명스레 답했다.

“안 될 이유는 없지 않겠나?”

“하지만 전장의 병사들이 동요할까 두렵사옵니다. 이제 더 이상 본국의 고급 타이탄은 바닥이 났다고 광고하는 것이나 다름없지 않사옵니까? 발렌시아드 기사단은 창단 이래 20여 년간 단 한 번도 발렌시아드 공국을 떠난 적이 없었는데…….”

키에리는 혀를 차며 대답했다.

“쯧쯧, 내가 그걸 만든 것은 내 휘하에 두고 폼이나 재기 위한 것이 아닐세. 유사시에 써먹기 위해 그들을 훈련시킨 것이지. 그 녀석들을 아직 전쟁터에 투입시키지 않은 것은, 그들을 써먹을 만큼 강력한 적이 나타나지 않았기 때문이야. 모두들 내가 오랜 시간 공들여 키운 기사들이니 딴 녀석들보다는 그래도 믿을 수 있는 놈들이지.”

“그렇다면 그들을 부른 것은 철십자 기사단의 부족한 파워를 보충하기 위한 것이옵니까?”

“그렇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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