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237화 (235/930)

미네르바는 속이 부글부글 끓었다. 그 망할 녀석이 잔꾀를 부린 덕분에 자신이 세운 계획이 무산되어 버린 것이다.

“젠장, 이번에는 틀림없이 그 자식을 없애 버릴 수 있었는데…….”

그런데 ‘그놈’이 자신만 고이 죽지 않고 추잡스럽게도 미네르바까지 물귀신처럼 물고 늘어진 것이었다. 크루마의 수도 엘프리안을 박살 내 버리겠다고 공언한 광폭한 드래곤의 주문은 아주 많았다. 그리고 그 대부분의 주문은 수도가 박살 나는 것을 감안한다면 어렵지 않게 들어줄 수 있는 것들이었다. 한 가지만 빼고는…….

가장 곤란한 주문은 아르티어스라는 골드 드래곤을 초대해 와야 한다는 것이었고, 그 주문을 이행하기가 불가능해진 그린레이크는 미네르바에게 팔밀이를 하는데 성공하고야 만다. 그는 일의 중대성을 황제에게 역설한 후, 아르티어스를 꾀어내는 데 가장 적임자는 크루마 최강의 고수이자, 전번에 벌어졌던 ‘초록 도마뱀’ 작전을 성공적으로 이끈 미네르바뿐이라고 설득했던 것이다.

그러고 난 후 황제의 칙명이 내려왔고, 그녀는 이렇듯 사지(死地)를 향해 걸어 들어가야 하는 최악의 처지에 놓이게 된 것이다.

상대는 이제 그 이름도 공포스러운 에인션트급을 바라보는 웜급 드래곤이었다. 워낙 포악한 상대라서 협상을 하기도 힘들 것이지만, 일단 칙명을 받은 이상 이 일을 처리해야만 했다.

그런데 문제는 이 일을 처리하는 데 있어서 고약한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라는 사실이었다. 이 일을 그녀가 처리하면 당연히 엘프리안은 건재하게 될 것이니, 그린레이크는 살아남을 것이다. 그렇다고 처리하지 못하면 그린레이크를 그녀의 소원대로 처형장에 보낼 수 있는가 하면 그것도 아니었다.

황제 폐하가 칙명까지 내려서 맡긴 일을 소화해 내지 못한 미네르바도 공동 책임을 져야만 했던 것이다. 처형장에 가야 할 그린레이크가 미네르바의 무능 때문이라고 걸고넘어지면 그녀로서도 할 말이 없어지게 되는 매우 고약한 상황이었다.

거기다가 아르티어스라는 드래곤이 “협상하러 왔소”하면, 제대로 협상을 받아 주는 온순한 드래곤이냐 하면 그것도 아니었다. 그린레이크를 따라갔다가 살아서 돌아온 기사들의 증언에 따르면 그놈의 망할 드래곤은 웬 소녀와 함께 쑥덕거리다가, 그린레이크가 협상하자고 말을 건넴과 동시에 엄청난 마법을 퍼부어 댔다고 하지 않던가?

그 덕분에 마법의 공격권에서 재빨리 몸을 빼지 못했던 세 명의 기사들과 일곱 명의 마법사들이 먼지로 화해 버리고 말았을 정도였다.

“우선 레어 앞에다가 선물을 풀어 놓는 거야. 그렇게 되면 일단 그 드래곤은 선물을 먼저 보게 될 테고, 자신에게 이렇듯 훌륭한 선물을 하는 의도를 궁금해하지 않을까?”

“전하, 선물과 함께 친구인 브로마네스가 레어 입주 기념식을 한다고 청하더라는 쪽지도 함께 놔두는 것이 좋지 않을까요? 그런 다음 아르티어스가 나오기 전에 도망치는 것이…….”

미네르바는 부하의 의견을 일언지하에 묵살해 버렸다. 그녀도 자존심 높은 무인이었기 때문이다.

“닥쳐라. 아무리 드래곤이 무섭다고 해도, 그런 식으로 일을 처리할 수는 없는 것이야. 대국 크루마의 제1기사로서의 명예가 있지. 어떻게 말도 붙여 보지 못하고 도망칠 궁리부터 한단 말이냐?”

“하지만, 전하. 위험 부담이 너무 크옵니다.”

“너희들은 선물만 놔두고 뒤로 빠져 있거라. 아무리 상대가 드래곤이라고 해도 싸우는 것이 아니라 도망치는 것뿐이라면 별로 어렵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언제 가시겠사옵니까?”

“지금. 곧장 달려 들어가서 레어 앞에다가 선물을 놔둔 후 너희들은 먼저 철수하면 된다. 나머지는 내가 알아서 처리하겠다.”

“하지만…….”

“내가 결정한 일에 더 이상 말꼬리를 붙이려고 들지 마라. 자, 출발!”

미네르바가 초조하게 서 있을 때, 역시 먼저 여기 왔던 부하들의 증언대로 산의 한쪽 귀퉁이가 사라지더니 높이 4미터가 될 듯 말 듯한 자그마한 레어의 입구가 드러났다. 그리고 조금 있다가 뭔가 중얼거리는 음성이 바람을 타고 들려왔다. 미네르바가 청력을 한껏 돋워 그 소리를 주워듣자 그것은 그녀로서는 정말 기가 막힌 내용들이었다.

“이번에는 또 어떤 간 큰 놈이 들어왔지? 아직 맛을 덜 본 모양이지?”

“헬 파이어도 안 통하면 이제는 어떻게 하려고요?”

“글쎄다. 괜히 강력한 마법을 써 봐야 내 아까운 영토만 가루가 되니까, 몇 놈 잡아다가 시범 삼아 먹어 버릴까?”

“우와, 그럼 드디어 사람을 산 채로 씹어 먹는 걸 볼 수 있는 거예요?”

“으이그……. 아무래도 그건 정서 교육상 안 좋을 것 같고, 그냥 대충 빨리 죽여 버리는 편이 좋겠군.”

그러면서 두 사람이 안에서 걸어 나왔다. 미네르바는 일찌감치 도망치려다가 아직 트랜스포메이션하지 않은 상태의 드래곤이라면 상대가 가능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기에 검 손잡이에 손을 올린 채, 놈이 모습을 드러내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중이었다. 그런데 검을 뽑으려는 그 순간, 안에서 걸어 나오는 두 인물들의 모습이 낯설지 않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어라?”

“어? 미네르바 아니야? 여기에는 웬일이지?”

“다, 다크……. 너야말로 여기에 웬일이지? 그리고…….”

미네르바가 손짓으로 가리키는 상대. 전에 한 번 다크와 함께 행패 부리러 와서 칼부림이 벌어지는 상황에서도 침착하게 음식을 먹고 있던 그 청년……. 이제야 미네르바는 그때 그 청년이 왜 그렇게 겁도 없이 앉아 있었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아, 전에 소개해 주지 않았었나? 내 아버지…, 아니 아빠. 그리고 여기는 우리 집이지. 그런데 무슨 일로 왔지?”

미네르바로서는 입이 쩍 벌어지는 순간이었다. 경악한 표정으로 미네르바가 아무 말이 없자 다크는 주위를 휙 둘러보더니 다시 말을 건넸다.

“며칠 전에 왔던 그 녀석들도 네가 보냈던 거였어? 그리고 저기 놔둔 것들은 뭐야? 제법 번쩍번쩍하는데?”

“선물…이지. 부탁이 한 가지 있어서.”

“부탁? 무슨 부탁?”

“1년 후에 브로마네스의 레어 입주식이 있을 건데, 거기에 참석해 달라고.”

얼빠진 듯한 미네르바의 대답에 아르티어스는 무슨 일인지 짐작하기가 힘들었지만, 일단 자신의 친구인 브로마네스의 이름이 나왔기에 질문을 던졌다.

“브로마네스의 레어 입주식이라고? 브로마네스는 지금 쟈코니아 산맥에 살고 있을 건데, 새로 레어를 만들고 있다는 말이냐?”

“예, 드래곤이시여. 이번에 일이 있어서 브로마네스의 분노를 산 일이 있습니다. 그 일에 대해 이쪽에서 사죄하고 브로마네스의 조건을 들어주는 것으로 무마할 수 있었는데, 그의 조건이 문제지요. 새로운 큰 레어를 하나 지어 줄 것. 그리고 아르티어스라는 친구를 그 레어에 들어가는 그날 초대해 줄 것.”

미네르바의 말에 아르티어스는 심각하게 고민하기 시작했다. 브로마네스의 저의가 뭔지 알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 녀석이 왜 나를 초대한단 말이지? 또, 그런 일이 있으면 자기가 찾아오면 될 것을 가지고 왜 너를 보낸 건지 모르겠군. 내가 호비트의 청 따위는 들어주지도 않고 죽여 버릴 것을 잘 알고 있는…….”

말을 하다 보니 아르티어스는 브로마네스의 저의를 눈치 챌 수 있었다. 브로마네스란 녀석이 사실은 아르티어스가 그날 나타나지 않기를 바라고 있다는 것을 말이다. 그런데 아르티어스로서는 괘씸하게 생각되는 것이었다.

“나쁜 녀석. 자기 일에 귀찮게 왜 아무런 상관도 없는 나를 끌어들여?”

“드래곤이시여, 제발 청을 들어주지 않으시겠습니까?”

미네르바의 말에 아르티어스는 흔쾌히 대답했다.

“오냐, 좋다. 들어주지. 브로마네스 녀석의 계책이 괘씸해서라도 가 주마.”

미네르바로서야 이유가 어떻게 됐든, 아르티어스가 와 준다는 데야 감지덕지할 뿐이었다. 때려잡아서 가져가기에는 상대가 너무 대단했기 때문이다.

“감사합니다, 드래곤이시여.”

“단, 한 가지 조건이 있다.”

드래곤이라는 것들은 조건을 붙이는 것을 너무 좋아한다고 속으로 투덜거리면서 미네르바가 물었다.

“무엇이십니까?”

“좋은 포도주를 한 상자 다오.”

“예?”

“도저히 레드 드래곤은 입맛에 안 맞으니까 포도주를 가져오라니까?”

아르티어스가 말하는 레드 드래곤이 드래곤의 종류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술 이름이라는 것을 모를 정도로 미네르바는 둔하지 않았다. 상대가 겨우 포도주 한 상자에 와 준다는데 반론을 제기할 이유가 있겠는가? 미네르바는 상대가 말을 바꿀 시간 여유를 주지 않기 위해 황급히 대답했다.

“예, 그러죠. 즉시 구해다 드리겠습니다.”

부하들이 집결해 있는 곳으로 서둘러 돌아가려고 하는 미네르바의 뒤에서 상큼한 목소리가 끼어들었다.

“이봐, 기왕이면 강한 술도 한 상자 부탁해. 레드 드래곤을 거의 다 마셔 버렸거든.”

미투랑 요새 전투

미투랑 요새에는 지난 며칠간 엄청난 토목 공사를 위해 수많은 인부들이 동원되었다. 타이탄까지 동원된 이 거대한 토목 공사는 그 규모로 봤을 때, 매우 단기간에 끝이 난 역사상 기록에 남을 만한 공사였다.

“이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을까?”

“얕보면 큰코다치십니다. 특히나 상대방이 타이탄을 동원하는 만큼 그에 걸맞은 대비를 하셔야지요.”

“그래도…….”

“거기에다가 될 수 있다면 로체스터 전하께 연락해서 필요한 만큼의 지원군도 요청해야 할 것입니다.”

“될 수 있다면 지원군 없이 끝낼 수 있도록 해 보게.”

“예, 그렇게 노력은 하고 있사오나…, 저도 적의 공격 규모가 어느 정도일지 감히 예상할 수가 없는지라 어쩔 수가 없습니다.”

“저것만 가지고도 충분하지 않을까?”

다리엔 후작은 자신이 계획한 것보다 더욱 규모가 커져 버린 방어 진지에 혀를 내두르고 싶은 심정이었다. 근처 요새들을 모두 뒤져 타이탄에 타격을 줄 만한 대형 몬스터용 공격 장비들은 모두 다 끌어 모았다. 그리고 본국에 애걸해서 최신형 타이탄 공격 장비도 몇 가지 가져왔다.

그러고도 모자라서 타이탄들이 빠지기에 충분한 거대한 구덩이를 서른 개나 팠다. 구덩이 안은 물이 빠져나가지 않도록 기름종이로 세심하게 바른 후 물과 지푸라기를 가득히 채워 넣었다. 단순히 물만 채워 두는 것보다 그렇게 만드는 것이 수렁처럼 되어 한 번 빠지면 헤어 나오기 힘들기 때문이다.

그런 후 그 위를 튼튼한 나무로 덮고 흙을 깨끗하게 깔아 놨다. 수십 톤이나 되는 타이탄을 겨냥한 함정이었기에 사람이나 마차가 지나다녀도 상관없을 정도로 튼튼하게 만들었다.

후작은 면밀한 계획 하에 함정이 완성되었을 때쯤 이곳에 대한 정보가 흘러 들어가도록 조작했다. 물론 그 조작은 후작이 가한 것이었고, 그 역할을 해야 하는 부하들에게는 아무런 언질도 주지 않았기에 일이 잘못될 수도 있었다.

“마그레인 백작이 일을 잘해 주어야 할 텐데…….”

혼잣말로 중얼거리는 후작을 향해 성주는 재빨리 말했다.

“잘될 것입니다. 마그레인 백작님은 대단히 뛰어난 인물이니까요. 솔직히 이런 일에 소모해 버리기에는 아까운 분입지요.”

“내가 하는 말은 그게 아닐세. 자기가 무슨 영웅쯤이나 되는 듯 입을 다물고 있거나, 또는 자살해 버렸으면 처음부터 계획을 다시 세워야 한다는 말이지. 젠장, 오히려 부하가 술술 털어놓기를 바래야만 하다니. 이미 예정일보다 하루나 지체되고 있지 않은가? 슬쩍 마그레인 백작의 주둔지에 대해서 놈들에게 정보를 흘렸고, 놈들이 그를 잡아간 것이 3일 전인데, 왜 이렇게 늦는지 이해를 못 하겠군. 나라면 벌써…….”

다리엔 후작은 갑자기 입을 다물었다. 예를 잘못 들었던 것이다. 자신이 단순무식하다고 광고하는 것이나 다름없는 말이었으니 그로서는 입을 다문 것이 당연했다. 그것을 눈치 챈 성주도 노회한 너구리답게 슬쩍 말문을 돌려 다리엔 후작을 도왔다.

“참, 본국에서 도착한 신형 타이탄 병기를 구경해 보시겠습니까? 1백 대 정도 도착했는데, 도무지 신뢰가 안 가더군요. 보통 보던 것보다 덩치가 너무 작아서…….”

성주의 말에 다리엔 후작도 흥미를 느꼈다. 타이탄을 때려잡는 병기는 예로부터 몇 종류 되지 않았다. 거대한 나무 말뚝에 강철 촉을 붙여 놓은 것을 발사하는 대형 쇠뇌라든지, 대형 투석기 등등, 대부분이 공성전(攻城戰)에서 자주 사용되는 병기들이었다.

보통 기계 장치의 덩치가 크면 클수록 파괴력이 좋아지기에 대타이탄용이라면 성이나 요새에 배치할까 들고 다니기에는 벅찬 병기들뿐이었다. 그렇기에 어느 사이엔가 타이탄용 공격 무기라면 거창한 덩치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모두들 은연중에 생각하고 있었던 것이다.

“바로 이것입니다, 각하.”

신무기를 처음 본 다리엔 후작의 소감은 이랬다.

“흐음……. 괴상하게도 생겼군.”

아무리 신형 무기라도 타이탄을 향해 발사하는 도구는 똑같았다. 2미터는 됨직한 큼직한 나무 말뚝의 끝 부분에는 강철로 된 거대한 촉이 붙어 있는 초대형 창 같은 것이다.

그런데 신형 무기는 거창한 기계 장치 같은 것이 아니었다. 그 거대한 창은 쇠로 된 원통 같은 곳에 꽂혀 있었는데, 그 원통은 나무틀로 만들어져 있는 곽에 고정되어 있었고 움직이기 편리하게 밑에는 몇 개의 바퀴가 붙어 있었다.

그것만 보면 쇠로 된 원통만으로 그 거대한 창을 날리는 모양이니, 믿음이 가지 않을 수 없었다. ‘저 작은 장치로 과연 타이탄을 박살 낼 만한 힘과 속도를 낼 수 있을까’하고 생각하는 것은 당연하지 않을까?

“예, 신무기와 함께 조작 인원도 2백여 명 정도 함께 도착했사온데, 그들의 설명으로는 대단한 위력이라고 하더군요. 그들의 말로는 여기 있는 이 심지에 불을 붙이면 날아간다고 했습니다.”

다리엔 후작은 의심스런 표정으로 그것을 훑어보며 말했다.

“흐음……. 이거 발사 시험은 거친 제품인가? 도저히 이따위 걸로 타이탄을 잡을 수 있다는 것이 믿어지지가 않는구먼.”

“글쎄요, 그건 모르지요. 실전에 배치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들었습니다.”

“그런가? 역시 그로체스 공작 전하셔. 최신 무기라면 동부 전선으로 우선 배치되어야 할 텐데도 이곳으로 먼저 보내오신 것을 보면 말이지. 아무튼 놈들이 언제 공격해 들어올지 모르니 발사수들은 항시 대기하라고 일러라.”

“옛, 각하.”

자신의 지시를 전달하기 위해 총총히 사라지는 성주의 뒷모습을 잠시 바라보다가 다리엔 후작은 신형 무기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아무리 봐도 믿음이 가지 않는 모양새였다. 사실 부하의 앞이기에 애써 좋은 방향으로 해석했지만 사실은 그게 아니었다. 부하의 입에서 그만큼 이쪽 전투가 중요하지 않다든지, 아니면 그로체스 공작의 힘이 약하니까 아직 테스트도 못 해 본 무기를 이쪽에 보내어 실전 테스트를 하지 않겠는가 하는 말이 나올 염려도 있었기 때문에 원천봉쇄를 한 것에 지나지 않았다.

아무튼 머리 하나는 비상한 놈인 것 같으니까 말이다. 사실 이런 공인되지 못한 시험 무기는 아주 신뢰도가 떨어지기에 가급적이면 지휘관들이 사양하는 품목 중의 하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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