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279화 (275/930)

알카사스군의 집결지. 이른 새벽인데도 병사들이 부지런히 천막을 걷는 등의 이동 준비를 하거나 식사 준비를 하는 등, 여러 가지 일로 북적거리고 있었다. 그런 병사들의 모습을 바라보고 있는 노기사의 뒤에서 발랄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라이넨 후작 각하께서 도착하셨습니다.”

테네즈의 말에 노기사의 안색이 활짝 펴졌다. 원로원에서 의외로 순순히 이쪽의 요청을 받아들여 준 것이다. 그리고 라이넨 후작이라면 그가 제일 신뢰하는 기사였다.

“오오, 그래? 빨리 드시라고 해라.”

“옛.”

곧이어 테네즈의 안내를 받으며 당당한 덩치를 자랑하는 40대 초반쯤으로 보이는 사내가 활기찬 걸음걸이로 천막 안으로 들어섰다.

“방금 도착했습니다, 각하.”

노기사는 라이넨 후작의 손을 꽉 잡으며 반겼다.

“그래, 잘 와 주었네. 자, 앉게나. 이봐, 차를 가져오너라.”

“옛.”

“의외로 원로원에서 쉽게 허가가 나왔군. 나는 며칠 늦추면서 이쪽의 애를 태울 줄 알았는데 말일세.”

“아마 그런 것도 아닐 것입니다.”

“응? 자네는 뭔가 짚이는 것이 있나?”

“그 영감탱이들은 저까지 이곳으로 보내어 폐하의 힘을 더욱 약화시키겠다는 속셈이겠지요. 지금 이곳 전선에 파병되어 온 것은 모두 다 폐하께 소속된 부대들이 아닙니까?”

“으음…….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네만, 너무 과민 반응을 보이는 것은 아닌가? 크라레스와 싸우는 것은 본국만이 아니야. 코린트, 아르곤도 함께 대군을 투입하고 있다네. 이런 상태로 크라레스가 오래 버틸 수는 없을 거야. 승리를 거둔다면 그 영광은 당연히 폐하께로 돌아갈 테고, 폐하의 입지가 더욱 강해지시지 않겠나?”

“그렇게 좋은 쪽으로만 생각하셔서 될 일이 아닙니다. 결국에 가서는 승리를 획득하게 되겠지만, 그 과정이 문제지요. 전쟁이 시작된 지 겨우 하루가 지났을 뿐인데 벌써 상당수의 전사자들이 나왔지 않습니까? 이런 식으로 진행된다면 폐하를 받드는 우수한 기사들을 많이 잃을 수밖에 없습니다. 결국에 가면 전쟁에 뛰어들지 않은 원로원 쪽이 이익일 거라 이겁니다. 안 그렇습니까?”

라이넨 후작이 전사자 운운하자, 미구엘 후작의 안색이 갑자기 흐려졌다. 그도 크라레스가 손쉬운 상대라고는 느껴지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숫자는 저쪽이 적었지만, 기사들의 실력은 이쪽보다 월등히 뛰어났다. 그런 상대가 끈질기게 이쪽을 물고 늘어진다면 사상자의 수는 더욱 늘어날 것이 분명했다.

“자네 말대로일지도 모르지. 하지만 이왕에 이리로 파견되어 왔는데 어쩔 수 없지 않은가? 그리고 사실 나는 딴 사람이 오는 것보다 자네가 와 줘서 더욱 든든하네. 아무래도 손발이 맞는 사람하고 함께 행동하는 것이 편하니까 말일세.”

“그건 그렇고 어떻게 도와 드리면 되겠습니까? 작전은 짜 두신 것이 있으십니까?”

“이미 생각해 뒀지. 이봐, 테네즈. 작전관을 불러 와라.”

“옛, 각하.”

작전관이 들어오자, 미구엘 후작은 작전관에게 작전에 대한 설명을 부탁했다. 작전관은 지도의 곳곳을 짚으면서 작전을 설명했다.

“여기 보이는 것이 제라린성입니다. 알카사스에서 크라레인시로 연결되어 있는 대로상에 위치한 강력한 방어 거점이라고 할 수 있지요. 전선에서 패퇴한 적들은 이곳에서 전열을 재정비하여 방어 작전을 펼칠 가능성이 큽니다. 그런 만큼 주 공격로의 방향을 제라린성 쪽으로 잡았습니다. 이곳으로부터 60킬로미터나 떨어진 곳이니만큼 만반의 준비를 갖춰 천천히 이동, 포위 공격을 펼치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

“그럴 것이 아니라, 제라린성으로 단숨에 공간 이동하여 공격하는 것은 어떻겠습니까? 각하.”

“글쎄……. 그 방법도 벌써 생각해 봤지만, 별로 좋은 방법 같지 않군.”

“어째서 말입니까? 적은 겨우 1개 전대밖에 되지 않잖습니까? 놈들의 예상 집결지에 기습을 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요? 만약 후속 부대가 마음에 걸리신다면 콘도르 기사단만으로 결행하겠습니다.”

“물론 후속 부대에 적이 기습해 올 가능성도 있겠지. 하지만 그것이 마음에 걸리는 것은 아닐세. 크라레스의 기사들은 아주 실력이 좋아.”

“하지만 본국의 기사단도 강합니다. 충분히 승산이 있습니다. 각하.”

“아니, 내가 염려하는 것은 그것이 아닐세. 지금 크라레스는 본국하고만 전투를 하고 있는 것이 아니지 않는가? 코린트도 상대해야 하고, 또 아르곤과도 싸워야 할 거야. 그러니 무리해서 적들과 결전을 벌일 필요는 없다는 것이 내 생각일세. 코린트가 계속 압박을 가한다면 자동적으로 크라레스가 무너질 텐데, 왜 우리가 먼저 무리하게 전쟁을 벌인단 말인가?”

“그렇군요. 제 생각이 짧았습니다.”

“천천히, 천천히 하는 거야. 이쪽이 너무 안 움직이면 코린트에서 의심하겠지. 그러니까 아주 천천히 이쪽에서도 크라레스를 침공 중이라는 것을 코린트에 보여 주기만 하면 돼. 그러면 나머지는 코린트가 알아서 하겠지. 이번 전쟁을 일으킨 것도 코린트니까 말이야.”

“알겠습니다. 각하.”

“자, 경의 기사단도 출발 준비를 갖추도록 조치해 두게. 식후에 출발하여 20킬로미터 정도 전진할까 생각 중이야. 그러니까 제라린성에서의 전투는 아마도 3일 후가 되겠지.”

출세 지향형의 인물

크라레스 제국의 동쪽 국경 지대. 어제 아침까지만 해도 이곳은 크라레스 제국의 영토였지만 지금은 사정이 많이 달라졌다. 침략해 온 아르곤 군대를 격퇴하지 않는 한, 이곳은 아마도 영원히 아르곤의 새로운 영토로 기록될 것이다. 하지만 크라레스로서는 그들을 격퇴하는 것이 결코 손쉬운 일이 아니었다. 과거 코린트 제국의 전성시대 이전에 동쪽 대륙 최강의 전력을 자랑했던 아르곤이었다. 크로노스교가 들어온 이래 아무리 힘이 쇠퇴했다고는 하지만 아르곤 제국이 지닌 저력은 결코 만만치 않았던 것이다.

아르곤 제국은 크라레스와의 전쟁에 2개 성기사단, 총 2백 명의 성기사와 60대의 타이탄, 그리고 4개 보병 사단과 2개 기병 여단을 쏟아 부었다. 그리고 만약 이 전력 가지고도 어려울 때를 대비하여 본국의 4개 성기사단에 동원 준비령이 내려져 있는 상태였다. 거기에다가 만일을 대비하여 5개 용병 기사단들 중에서 두 개가 국경 쪽으로 이동을 완료해 놓은 상태였다. 타국의 입장에서 봤을 때 그것은 엄청난 전력이었지만, 아르곤의 입장에서는 전혀 그렇지가 않았다. 그렇게 많은 기사단들을 이번 전쟁에 퍼부을 수 있을 정도로 아르곤의 인적, 물적 자원은 풍부했던 것이다.

과거 아르곤 제국의 성기사단은 2백 명의 성기사로 구성되었지만, 그린 드래곤을 잡기 위해 침입했던 크루마 제국의 기사단과 충돌한 후 성기사의 숫자만 늘려 봐야 아무런 효과가 없음을 깨닫고 1백 명으로 줄였다. 그들이 성기사의 숫자를 그렇게나 많이 할당했었던 이유는, 성기사들의 능력이 엄청나다는 그릇된 판단 덕분이었다. 타국에서 사신들의 호위로 그래듀에이트급 기사들이 방문하면 한 번씩 친선 비무회를 가졌고, 그 비무에서 성기사가 패배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그 때문에 아르곤은 자국이 보유한 3천여 명이나 되는 성기사의 능력과 힘을 굳게 믿고 있었다.

하지만 크루마와의 충돌로 그들의 믿음은 완전히 산산조각이 나 버렸다. 그제야 주교원은 현재 강대국이라고 불리는 국가들이 얼마나 강한지를 깨닫게 된 것이다. 그리고 그것을 깨닫자마자 주교원은 막대한 자금을 동원하여 타이탄을 대량으로 생산하기 시작했다. 아르곤에 마법사는 없었지만, 대신 엄청난 자금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하여 지금에 이르러 10개뿐이었던 성기사단은 무려 19개로 늘어나 있었고, 타이탄 총수는 무려 568대에 이르고 있었다. 하지만 언뜻 보기에 타이탄 568대라면 엄청난 것처럼 느껴지지만 사실은 그게 아니었다.

아르곤은 엄청난 재정 능력 덕분에 타이탄의 수는 막대하게 늘여 놨지만, 타국들처럼 저급 타이탄들을 폐기하지 않았기에 숫자만 크게 불려 놓은 상태였다. 타이탄의 질도 질이었지만, 그것을 조종하는 기사의 능력에는 더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었다.

타국의 경우 타이탄을 지급받는 기사들은 그래듀에이트급을 조금 더 상회하는 실력자들이었다. 대부분의 국가들은 그래듀에이트급 기사들의 수가 타이탄의 숫자보다 더 많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타이탄을 지급받은 인물들을 따로 오너급 기사라고 불렀다.

하지만 아르곤은 성기사들 중에서 그래듀에이트급이라고 부를 수 있는 실력자는 겨우 422명뿐이었다. 그렇기에 실력이 떨어지는 인물들에게까지 타이탄을 할당해도 정수를 채울 수는 없었다. 그래서 주교원에서는 그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150명이나 되는 용병 기사들을 각지에서 대량으로 채용하여 그 공백을 메웠다. 물론 용병 기사들에게 지급된 타이탄은 라르곤이나 타비곤급이었는데, 그 타이탄도 과분할 정도로 용병 기사들의 실력은 형편없었다. 진짜 뛰어난 실력자들이라면 벌써 누군가의 밑으로 들어가서 기사 생활을 하고 있지, 용병 따위로 떠돌아다니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타국의 경우 저급 타이탄을 폐기하고 그것을 재활용하여 더욱 강력한 신형 타이탄으로 교체하는 데 반해, 아르곤은 왜 웬만한 저급 타이탄들까지 모두 가동하려고 들까? 그것도 용병들까지 동원해서 말이다.

매우 어려운 문제 같지만, 의외로 해답은 간단한 곳에 있었다. 바로 기동성의 문제였던 것이다. 아르곤에는 마법사들이 없었고, 신관이 공간 이동 마법을 사용할 수는 없었다. 그렇다면 아르곤의 기사단은 타국의 기사단들처럼 소수 정예로 여기저기 공간 이동 마법을 사용하여 빠른 속도로 돌아다니면서 작전을 벌일 수 없다는 결론이 나오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아르곤이 이 문제점에 대해서 그렇게 큰 어려움을 느끼지 못하고 있는 것은, 크로노스교를 국교로 정한 이래 타국을 침공하지 않고 아르곤 평원이라는 한 지역에만 뭉쳐서 살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전쟁의 시작 또한 기습전이었기에 마법사의 도움이 없어도 별로 문제될 것이 없었다. 하지만 언제까지 그런 구태의연한 방법이 통할지는 아무도 알 수 없었다.

장관을 이루며 태양이 떠오른 지 얼마 지나지 않았지만, 모두들 분주하게 움직이며 오늘 있을 전투에 대비하고 있었다. 이때, 20여 명이나 되는 기병들의 호위를 받으며 마차 한 대가 도착했다. 마차가 서자 성기사 한 명이 재빨리 그쪽으로 다가가 마차의 문을 열었다. 마차 안에서 아주 젊은 사제 한 명이 걸어 나왔는데, 보통의 사제들이 입고 있는 복장과 다르게 로브에 붉은 줄이 하나 그어져 있는 점이 이색적이었다.

그런데 이 젊은 사제를 향해 성기사가 매우 존경 어린 표정으로 인사를 건네는 것으로 보아 외모와 달리 꽤 신분이 높은 것 같았다.

젊은 사제는 건물 내에 위치한 한 방으로 안내되었다. 그 방 안에는 10여 명이 넘는 성기사들로 북적거리고 있었다. 젊은 사제는 방 안으로 들어서며 로브에 달린 모자를 뒤로 젖히면서 웅성거리는 성기사들 중의 한 명에게 아는 체를 했다.

“바쁜 모양이군, 레가르 형제.”

“아니? 어서 오십시오, 포스타나 대신관님. 기별이 없어서 마중 나가지 못한 점 죄송합니다. 그런데 대신관님께서 어떻게 이런 변방까지 나오셨습니까?”

크라레스 침공의 선발 부대의 사령관은 크로미아 성기사단의 단장인 레가르였다. 레가르는 기습 공격을 위한 2개 성기사단만을 거느리고 왔고, 오늘 아침에야 후속 부대들 중의 하나인 1개 성기사단이 더 도착한 상태였다. 크라레스의 저항이 꽤 완강한 것으로 보아 아마도 더 많은 성기사단들이 투입될 것이 확실했다. 현재까지는 이곳 전선에 있는 성기사단장들 중에서 레가르가 가장 선임자였기에, 좀 더 계급이 높은 인물이 도착하기 전까지는 그가 이곳 전선의 사령관이었다.

그런 레가르가 마중까지 나가야 하는 이 젊은 사제는 겉모습과는 달리 매우 나이가 많았고, 그 지위 또한 대단히 높아서 대신관이라는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물론 주교원은 250명이나 되는 대신관과 15명의 주교로 구성된다. 그렇게 따진다면 포스타나 대신관은 250명씩이나 되는 인물들 중의 하나였고, 또 주교원 내에서 그의 지위는 그렇게 높은 편이 아니었다. 하지만 그가 주교원 밖으로 나오기만 하면 그의 윗자리에 놓일 수 있는 인물이 거의 없는 것 또한 사실이었다.

레가르는 왜 전쟁터인 이곳에 자신보다 월등한 직위를 가지고 있는 대신관이 나타난 것인지 궁금하게 여기고 있었다. 사실상 사제 계급은 전쟁과는 무관한 계급이었다. 그런 그들이 전쟁터에서 작전 지휘권을 맡을 수는 없는 노릇이 분명했다. 또 포스타나 대신관이 단독으로 여기까지 올 리도 없었다. 그렇다면 그가 여기까지 온 것은 주교원의 결정일 텐데, 그가 여기에 와서 무엇을 할 수 있다고 보낸 것인지 아리송했다.

“허허헛, 바쁠 텐데 마중 나올 필요까지 있겠는가? 레가르 형제. 나는 이곳 점령지의 개종을 담당하기 위해서 왔다네.”

“개종…이라구요? 하지만 개종이라면 저희들과 함께 사목관이 몇 명의 사제들을 이끌고 온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그야 소규모의 점령지라면 사목관들로 충분하겠지만, 이제 이 점령지가 얼마나 넓어질지 알 수 없는 상태니까 내가 온 것이라네.”

이제야 레가르는 대충 이해할 수 있었다. 점령지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개종시키느냐……. 이것은 나중에 포스타나 대신관의 좋은 업적이 될 것이다. 아르곤처럼 타국을 오랫동안 침략하지 않았기에 모든 것이 변화가 적고 안정된 사회에서는 업적을 쌓기가 힘든 것이 당연했다. 250명이나 되는 대신관들 중에서 단지 15명만이 주교가 될 수 있었기에 남들보다 조금이라도 많은 업적을 쌓아 두는 것이 유리할 것이다. 아직 점령지의 크기는 그렇게 넓지 못했기에 다른 대신관들이 주의를 기울이지 않고 있을 때, 슬쩍 주교원을 움직여 이곳으로 달려온 것을 보면 포스타나 대신관은 대단한 출세 지향형의 인물임이 분명했다.

“아, 예.”

“그래, 전황은 어떤가?”

“적의 저항이 예상외로 거세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적의 기사단이 길목을 딱 가로막고 있는데, 규모는 그렇게 크지 않지만 대단히 강력합니다. 하지만 오늘 새벽에 지안디 기사단이 새로이 도착했고, 곧이어 3개 성기사단이 더 도착할 것입니다. 그리고 국경에는 2개 용병 기사단이 대기 중이구요. 그렇기에 전세는 대단히 낙관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대 제국 코린트를 제치고 얼마나 많은 점령지를 차지할 수 있느냐 하는 것입니다.”

“대단히 믿음직스럽게 들리는군. 그렇게 많은 기사단들이 동원된다면 내 부탁을 들어주는 것도 그렇게 어렵지 않겠군.”

“뭔데 그러십니까?”

“성기사를 좀 지원해 줬으면 하네. 아무래도 포교를 하면서 크로노스 교단의 위엄을 보이려면 성기사가 좀 필요하지 않겠나?”

상대는 출세 지향형의 인물인 데다가 지위가 높은 대신관이었다. 지금 슬쩍 인연을 만들어 두는 것도 별로 나쁘지 않을 것이기에 레가르의 대답은 매우 시원스러웠다.

“예, 지원해 드리겠습니다. 몇 명이면 되겠습니까?”

“한 10명 정도면 되겠군.”

“아, 10명 가지고 되겠습니까? 20명을 차출해서 보내 드리겠습니다. 그런데 어디로 보내 드리면 될까요? 지금은 대부분의 인원이 전장에 나가 있기에 빼기가 힘들어서 드리는 말씀입니다.”

“아, 그렇게나 협조를 해 준다니 정말이지 고마울 뿐이구먼. 내 결코 잊지 않겠네.”

“별말씀을…….”

“바크론 요새에 여장을 풀 생각이니까, 그리로 보내 주게.”

“예, 대신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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