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348화 (344/930)

“여기면 괜찮겠냐? 그런대로 괜찮아 보이는 술집인 것 같은데 말이야.”

“괜찮네요. 빨리 들어가죠.”

“자, 모두들 고생했을 텐데 실컷 마시자. 계산은 내가 할 거니까.”

“안 그래도 지금 수중에는 땡전 한 푼도 없어. 모두 다 압수당했거든.”

저마다 자리를 잡고 앉은 가운데 팔시온이 호기롭게 외쳤다.

“이봐, 여기 주문받아.”

“예, 손님, 무엇을 드시겠습니까?”

“맥주. 역시 시원한 맥주가 최고지. 모두에게 맥주 큰 걸로 한 잔씩. 그리고 소시지하고 햄, 구운 닭, 새끼돼지 통구이, 그리고 어… 미디아는 뭐 먹고 싶은 거 없어?”

“그거면 충분해.”

미디아가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대꾸하자, 팔시온은 아르티어스를 향해 물었다.

“저, 어르신께서는 뭘 드시겠습니까?”

“포도주……. ‘진홍의 망토’라는 포도주 있나? 전에 여기서 먹어 보니까 그게 제일 나은 것 같던데.”

“예, 있습니다, 손님.”

“그거 한 병…… 아니, 다섯 병 가져다줘. 여기에 배터지게 포도주를 마셔 보고 싶다는 분이 계시니까 말이야.”

“알겠습니다, 손님. 그렇다면 맥주 큰 거 네 잔하고.”

“잠깐, 어떻게 해서 네 잔이야. 다섯 잔이지.”

“예? 하지만…….”

점원은 다크가 아주 어리게 보였기에 설마 맥주를 마시랴 싶어서 계산에서 뺏던 것이다. 그걸 짐작한 팔시온은 점원에게 설명하기도 귀찮았기에 다짜고짜로 주문량을 확정했다.

“헛소리하지 말고 맥주 큰 거 다섯 잔하고 포도주 다섯 병, 그리고 소시지하고 햄, 구운 닭, 새끼돼지 통구이나 가져와.”

“알겠습니다, 손님.”

점원이 달려가고 난 후, 아르티어스는 헛기침을 해 대며 자리에서 슬그머니 일어섰다.

“어디에 가려고?”

아르티엔이 슬쩍 말을 걸자, 아르티어스는 난처하다는 듯 대꾸했다.

“저, 화장실에 잠시…….”

아르티엔은 일부러 큰 소리로 되물었다.

“화장실이라고?”

“예, 그래요. 화·장·실! 금방 갔다가 올 테니까 잠시만 기다리시라구요.”

“인간의 일에 너무 크게 관여하는 것은 좋지 않단다. 특히나 네 개인적인 감정만으로 그 거대한 도시를, 헙!”

아르티어스는 황급히 아르티엔의 입을 꽉 틀어막으며 귓속말을 했다.

“이런 식으로 비협조적으로 나오신다면, 그 어둑한 레어로 돌아가셔서 혼자서 쓸쓸한 시간을 보내야 할 거라는 점을 명심하세요, 아시겠어요?”

“훗, 네가 설마 나를 레어로 쫓아 보낼 실력이 있단 말이냐?”

“그게 아니라 제가 레어로 돌아가 버릴 테니까, 아버지도 여기에 계속 붙어 계시지는 못할 거라는 말이죠.”

아르티어스의 협박에 아르티엔은 슬그머니 미소를 지었다. 그는 아들을 놀리려고 해 본 소리였지, 사실 호비트의 도시 하나쯤 박살 내 버린다고 해도 아르티엔과는 아무런 상관도 없는 일이었던 것이다. 그리고 아들놈이 가루를 만들 작심을 하고 있던 그 도시에서 인기척이 그렇게 많이 느껴지지도 않았었다. 아무래도 그들은 이미 그에 대한 대비를 해 둔 것 같았다.

“오냐, 눈감아 주지. 대신 향기로운 포도주를 배터지게, 알겠지?”

아르티어스는 이가 갈리는 소리로 대꾸했다.

“물론이죠.”

크루마 황궁 밑 지하 깊숙이 마련되어 있는 지하 감옥. 이곳은 국가 반역죄 같은 아주 악질적인 범죄를 저지른 놈들만 투옥되는 장소였다. 하지만 그곳에는 지금 그것과는 아무런 상관도 없는 사람, 아니 엘프들이 수두룩하게 갇혀 있었다.

“이봐, 네놈들이 나를 이렇게 취급하고도 멀쩡할 줄 아느냐? 지금 당장 미네르바 그 계집년을 불러와라.”

노기에 가득 차서 울부짖는 그린레이크. 얼마나 괴성을 질러 댔는지 또랑또랑했던 그의 목소리는 꽉 쉬어 있었다. 하지만 그 누구도 대꾸하는 사람은 없었다. 그가 수감되어 있는 감옥 앞에는 중무장한 기사 두 명이 무표정하게 서 있을 뿐이었다. 그들 또한 처음에는 그린레이크를 달래기도 하고, 비위를 맞춰 보려고 해 봤으나 통하지 않자 아예 무시하기로 작정했던 것이다.

“젠장, 폐하께서만 돌아오신다면 네놈들을 가만두지 않을 것이다. 미네르바 네년이 무슨 못된 생각을 하고 있는지 모르지만, 결코 생각대로 되지는 않을 것이야. 네년이 아무리 황제 폐하의 귀를 막고 있다고 하지만, 그게 영원히 계속될 줄 아느냐? 조만간에 나의 충직한 부하들이 이 사실을 폐하께 고할 것이다. 폐하께서 돌아오시기만 한다면…….”

그린레이크가 악을 쓰고 있을 때, 발자국 소리가 요란하게 지하에 울려 퍼졌다. 그린레이크는 자신을 방면하라는 지시를 가지고 온 전령이거나, 혹은 폐하께서 돌아오셨다는 소식을 가지고 오는 인물이기를 간절히 마음속으로 빌었다. 발걸음 소리는 더욱 가까워지더니 다급한 남자의 목소리가 지하에 울려 퍼졌다.

“켄타로아 전하의 명령이다. 철수한다. 서둘러라.”

“정말이십니까? 전하께서 그런 명령을 내리셨을 리가……. 그렇다면 저 죄수들은 어떻게 합니까?”

“그에 대한 언급은 없으셨다. 최대한 빨리 수도를 이탈하라는 지시만 계셨을 뿐이다. 모두들 서둘러라. 한시가 급하다.”

기사들은 잠시 웅성거리는 것 같았다. 그도 그럴 것이 이 죄수들의 패거리가 혹시나 자신들을 따돌리고 이들을 탈옥시키려고 하는 음모일 수도 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지시를 내리고 있는 기사는 그들이 잘 알고 있는 자신들의 상관이었다. 그렇기에 그들은 모두 다 그 기사를 따라서 서둘러서 지하 감옥을 떠났다.

“그러면 그렇지. 나의 충직한 부하들이 벌써 손을 썼구먼.”

그린레이크는 자신의 부하들이 몇몇 기사들을 매수하여 이곳에 있는 모든 기사들을 철수시켰다고 판단했다. 그렇지 않다면 갑자기 감옥을 경비하고 있던 기사들이 하나 둘도 아니고 모두 다 철수할 리는 없다고 판단했던 것이다. 하지만 아무리 기다려도 감옥 문을 열어 주기 위해 나타나는 마법사는 없었다.

“전하, 보소서. 골드 드래곤이옵니다!”

거대한 골드 드래곤은 갑작스럽게 모습을 드러냈다. 어마어마하게 거대한 골드 드래곤은 황금빛 찬란한 광채를 뿜어내며 그곳에 떠 있었다. 육중해 보이는 날개를 퍼덕이며 잠시 한 자리에 떠 있던 드래곤의 입에서 갑자기 흰 광선 같은 것이 폭발적인 기세로 뿜어져 나갔다. 그리고 엘프리안시는 갈가리 찢겨 나가기 시작했다. 드래곤은 잠시 자신이 만들어 놓은 작품을 감상이라도 하는 듯 엘프리안시 상공을 천천히 몇 바퀴 선회하더니 나타났을 때와 마찬가지로 순식간에 사라져 버렸다.

그 모습을 멍하니 바라보며 미네르바는 형언하기 힘든 감정 상태에 빠져 있었다. 엘프리안시는 그녀가 어렸을 때도 찬란한 빛을 뿜어내고 있었던 북방의 거대 도시였다. 그녀는 그 도시가 더욱더 찬란하게 성장해 나가기를 바랐고, 자신이 가지고 있는 모든 능력을 다 해서 그렇게 되도록 만들어 나갔다. 그런데 오늘 갑자기 그것이 사라져 버렸다. 폐허가 되어 버린 엘프리안시를 바라보고 있던 그녀의 눈에서는 언제부터인지 모르지만 작은 이슬이 맺히고 있었다.

“전하, 고정하시옵소서.”

그녀와 함께 서 있던 스메르가 걱정스러운 어조로 말했다. 미네르바는 황급히 눈물을 닦은 후 근엄한 어조로 말하려고 노력하며, 명령을 내렸다.

“스메르 경, 오랫동안 경은 나를 위해서 충성을 다해 주었네. 그것을 나는 언제나 고맙게 생각하고 있어.”

“별 말씀을 다 하시옵니다, 전하.”

“총사령관이자 근위 기사단장으로서 경에게 마지막 명령을 내리고자 한다.”

스메르는 어리둥절해서 대꾸했다.

“예? 그건 무슨 말씀이시온지…….”

“엘프리안시가 소멸한 것을 폐하께 즉시 보고하라.”

“예, 전하.”

미네르바는 망설이지 않고 허리에 차고 있던 검을 풀어 놓으면서 비장하게 말했다.

“그리고 사태가 이렇게 되도록 만든 나를 체포하라.”

그 말을 들은 주위의 모든 기사들이나 마법사들이 한쪽 무릎을 꿇고 고개를 숙였다. 여기저기서 간간이 흐느낌 소리도 들려왔다. 스메르는 자신감 있게 미네르바를 설득했다. 그만큼 미네르바에 대한 군대의 충성과 신뢰는 엄청난 것이었다.

“전하, 희망을 잃지 마시옵소서. 전하께서 제국과 황실의 안위를 살피기 위해 최선을 다하신 것을 폐하께서도 알아주실 것이옵니다.”

“더 이상 이야기하고 싶지 않구나. 나를 체포해라! 스메르 경.”

“전하, 한 가지 보고드릴 사항이 있사옵니다.”

마법 통신을 담당하고 있는 중년의 마법사 나르데어스가 조심스럽게 말하자, 로체스터는 궁금증을 가지고 물었다. 나르데어스가 직접 자신에게까지 와서 보고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었다. 왜냐하면 통신이라는 것 자체가 밖에서부터 들어온 보고를 최대한 빨리 공작에게 넘겨 주기만 하면 되는 것이기에 전령을 통해서 전달하는 쪽이 훨씬 더 효율적이었기 때문이다.

“무엇인가?”

“예, 몬스터들의 세력을 탐색하기 위해 투입한 용병 기사단에 관한 것이옵니다.”

“그래서?”

“그게…, 언제나 3시 경에는 연락을 보내왔었사옵니다. 아마 식사를 마친 후에 잠시 휴식을 취하면서 연락을 해 오는 것 같았사옵니다. 그런데 오늘은… 세 시간이나 기다렸지만 아직도 연락이 오지 않고 있사옵니다. 뭔가 일이 생긴 것이 아닐까요?”

로체스터 공작은 ‘겨우 그런 일을 가지고 나한테 보고를 하다니’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인내심을 가지고 부하에게 대답했다.

“그럴 리가. 이제 겨우 세 시간 지났는데 말이야. 뭔가 급한 일이 있다 보면 보고 올리는 시간이 늦어질 수도 있는 것 아니겠나? 그리고 여태까지의 보고를 토대로 유추해 보면, 오늘 용병 기사단은 크로돈시 외곽에 이르게 된다. 그곳까지 몬스터의 세력이 미치고 있다는 보고는 아직 없었어.”

“폐하의 말이 옳으시옵니다. 하오나 용병대장은 아무래도 몬스터 세력의 배후에 크라레스가 있지 않았나 의심하고 있었사옵니다. 만약 그것이 사실이라면, 어쩌면 크라레스의 기사단과 충돌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는 것 아니겠사옵니까?”

“쯧쯧, 별의별 걱정을 다 하고 있군. 일단 기다려 보기로 하세. 이만 나가 보게나.”

“예, 전하.”

나르데어스가 밖으로 나갈 때까지 조용히 있던 레티안은 그가 나간 후에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전하, 나르데어스의 의견도 조금은 생각해 보는 것이 좋지 않겠사옵니까? 사실 크라레스의 기사단과 맞붙었다면, 큰 곤욕을 치룰 수도 있는 것 아니겠사옵니까?”

로체스터 공작은 자신 있게 말했다. 나르데어스는 용병 기사단을 이끌고 크라레스에 가 있는 용병대장의 신분이 뭔지 모르기에 저렇게 걱정을 하는 것이겠지만, 용병대장 그가 누구인가.

“결코 어떤 일도 생길 리 없다. 경은 용병대장이 누군지 잊었나? 크라레스의 근위 기사단이 총출동한다고 해도 그를 어떻게 하지는 못해. 그녀가 직접 나선다면 혹 모르겠지만 말이야. 하지만 그녀는 지금 드래곤과 함께 크루마에 가 있지 않은가? 그러니 결과적으로 별일 아니라는 말이 되는 거지.”

“예, 전하.”

이때, 문밖에서 경비병이 외쳤다.

“발렌시아드 후작 각하께서 오셨사옵니다, 전하.”

“오오, 벌써 왔는가? 들라고 해라.”

“옛, 전하.”

경비병이 문을 활짝 열자, 제임스가 들어섰다. 경비병은 제임스만을 들여보낸 후 다시금 문을 닫고 부동자세로 문 앞에 섰다.

로체스터 공작은 제임스의 안색이 아주 밝은 것을 보고 좋은 소식이라는 것을 직감했다. 하지만 사건의 전모가 어떻게 되었는지는 궁금했기에 다급하게 질문을 던졌다.

“그래, 갔던 일은 어떻게 되었나?”

“예, 전하, 일이 아주 잘 풀렸사옵니다. 전하께서도 함께 가셨으면 좋았을 텐데……. 정말 켄타로아 공작은 대단한 여걸이었사옵니다.”

제임스는 방금 전에 본 광경을 흥분한 어조로 자세하게 설명했다. 부하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다크가 얼마나 그녀를 개 패듯이 패 놨는지, 그리고 그것을 끝까지 참으면서 수도를 지켜 낸 미네르바에 대한 아낌없는 칭찬까지 곁들여서 말이다.

“정말 그녀는 기사들의 귀감이 된다고 하겠사옵니다. 결코 저항하지 않는 상대를 끝까지 핍박하는 비열한 근성은 없었으니까 말이옵니다.”

제임스의 보고를 통해 코린트가 무사할 수 있다는 확신이 들자, 로체스터 공작은 마음의 여유가 생겼다. 그렇게 되자 로체스터 공작은 다크의 복수라는 것을 자신이 직접 가서 보지 않은 것이 억울하다는 느낌마저 들었다. 자신의 가장 큰 라이벌이라고 할 수 있는 미네르바가 오뉴월 개 맞듯이 맞았다는데, 그걸 못 본 것이 한스러울 정도였던 것이다.

“호오, 대단한 구경을 했군. 나도 봤으면 10년 묵은 체증이 쑤욱 내려갔을 텐데 말이야. 미네르바가 그토록 두들겨 맞을 거라고 그 누가 상상이나 해 봤겠는가? 하하핫! 정말 직접 가서 보지 못한 것이 원통할 뿐이군.”

제임스도 밝아진 로체스터 공작의 영향을 받아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전하, 일이 아주 쉽게 풀릴 것 같사옵니다. 주범이라고 할 수 있는 크루마의 처우가 그렇게 관대했던 것을 보면, 이쪽에서 사신을 보내 정중하게 예의를 갖춰 변명한다면 그냥 넘어갈 수도 있을 것 같지 않사옵니까?

“경의 말이 옳도다, 제임스.”

“예, 전하.”

“이번에도 경이 수고해 줘야겠다. 전보다 좀 더 많은 선물을 가져가도록 하게. 드래곤은 포도주를 좋아하는 것 같으니까 최고급으로 열 상자 정도 가져가고, 그리고 최고급 브랜디(포도주를 증류한 술)도 서너 상자 가져가고 말이야. 그 외에 금은보화를 두루 갖춰 가지고 가서 변명과 함께 사과를 하는 거야. 사실 우리가 그녀에게 못할 짓을 한 것은 하나도 없지 않나? 정신계 마법에 당한 후유증을 치료하려고 노력도 많이 했고 말이야. 안 그런가?”

“맞사옵니다, 전하.”

“그래, 그 부분을 확실하게 설명해 주란 말이야. 또, 그녀가 도주했을 때도 사로잡으려고만 했지, 결코 그녀를 다치게 하지 않으려고 노력했지 않았나? 그 때문에 이쪽의 피해가 엄청났던 것이고, 결국은 그녀가 달아날 수 있었던 주된 원인도 그것 아니겠나? 그 모든 것을 잘 설명하란 말이야. 그럼 잘하면 그냥 은근슬쩍 넘어갈 수 있겠지.”

“알겠사옵니다, 전하. 그럼 준비가 되는 대로 즉시 출발하겠사옵니까?”

“아니, 내일 가는 것이 좋겠지. 지금은 벌써 시간이 많이 늦었어. 이쪽에서도 선물을 준비하는 데 시간이 제법 걸리겠지만, 저쪽도 오랜 시간 헤어졌던 부하들을 다독거리려면 오늘 저녁 화끈하게 술 파티를 할 것 아니겠나?”

“예, 전하, 그럼 물러가겠사옵니다.”

제임스가 막 인사를 하고 나가려는 그때, 밖에서 요란한 발자국 소리가 나더니 중년의 마법사가 뛰어 들어왔다. 그는 제지하려는 경비병과 부딪치면서 방 안으로 나뒹굴며 들어왔는데, 로체스터 공작을 보고도 일어날 생각도 못하고 큰 소리로 외쳤다.

“전하, 큰일 났사옵니다.”

“뭔데 그러느냐? 폐하께서 심장마비라도 걸리셨냐? 왜 이렇게…….”

마법사를 나무라던 로체스터 공작의 질책은 마법사의 보고 한마디에 멈춰 버렸다.

“엘프리안시가 소멸당했다는 첩자들의 보고가 올라왔사옵니다. 거대한 골드 드래곤이 엘프리안시 상공에 갑자기 나타나서 흰 광채의 브레스를 뿜었다고 하옵니다. 그 때문에 지금 엘프리안시는 완전히 폐허가 되어 버렸다고 하옵니다.”

그 보고를 들은 로체스터 공작과 제임스는 경악감에 입이 쩍 벌어진 채 굳어 버렸다. 과연 코린트의 미래는 어떻게 될 것인가?

『<묵향15 - 외전 : 다크 레이디>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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