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장 스님이 떠난 후, 몇 시진이 흘러 이윽고 식사 시간이 되었다.
젊은 중 서넛이 저마다 커다란 망태기를 하나씩 들고 암자로 다가오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던 거지 한 명이 재빨리 다가가서 말을 걸었다.
“스님, 저희들에게 오시는 길이십니까?”
그들 중 한 명이 합장을 한 후 정중하게 거지에게 대답했다.
“예, 개방에서 오신 시주님들께 음식을 공양해 드리기 위해 왔습니다.”
“아, 예. 이거 감사합니다.”
인사를 건넨 후, 거지는 나른한 표정으로 앉아서 볕을 쬐고 있는 동료들에게 외쳤다.
“이봐! 밥이다!”
그러자 거지들이 모두들 저마다 자신이 들고 온 푸대자루를 뒤적거리더니 큼지막한 바가지를 하나씩 꺼내 들고 다가왔다. 그런데 그들 중 한 명은 자신의 바가지 외에 커다란 항아리도 하나 가지고 왔다. 그 항아리를 어디에다가 쓰려고 가져오는 건지 알지 못했던 중들의 눈에 잠시지만 이채가 흘렀다.
먼저 밥 한 그릇씩이 저마다 꺼낸 바가지 안에 쏟아졌다. 그런 다음 그릇들에 정갈하게 담겨져 있던 산나물 요리들이 각자의 바가지 안에 엉망진창으로 뒤섞여 담겨졌다.
손님들께 전하는 음식이라 그릇에 담는 데도 정성을 쏟았건만, 곧장 모든 게 엉망으로 뒤섞이고 있는 모습을 보고 젊은 중들은 기가 막힌 모양이었다. 하지만 거지들을 향해 뭐라고 질책하지는 못했다. 방장 스님께서 이들을 정중히 모시라고 했는데, 시비를 걸 수가 없었던 것이다. 사실 거지들이 거지들 방식으로 먹겠다는데 뭐라고 하겠는가 말이다.
그런데 젊은 중들을 더욱 기가 막히게 만든 것은 각자 배식이 끝나자, 남은 음식들을 몽땅 다 커다란 항아리 안에 쏟아 붓기 시작한 것이었다. 사실 그들이 이리로 가지고 온 것은 거의 10인분에 달하는 음식이었기에 많은 음식이 남을 수밖에 없었다. 그걸 항아리에 때려 부어 뒀다가 나중에 먹으려고 할 줄이야…….
보다 못한 중들 중 한 명이 참견했다.
“아니, 그렇게 따로 챙겨 두실 필요 없으십니다. 남는 것은 그냥 놔두십시오. 저녁때가 되면 다시 음식을 가져다 드리겠습니다.”
그 말에 거지들 중의 한 명이 무슨 소리를 하느냐는 듯 대꾸했다. 중들의 짐작과는 달리 항아리는 도시락통이 아니었던 것이다.
“그게 아닙니다, 스님. 이건 저희 장로님께서 드실 식삽니다. 그분께서 조금 많이 드시거든요. 헤헤.”
혼자서 6인분의 식사를 하다니……. 그게 사람인가? 돼지지. 이때, 옆에 있던 거지가 참견을 했다.
“다음에 오실 때는 그냥 항아리 두 개에 음식을 듬뿍 넣어서 가지고 오십시오. 그편이 들고 오시기도 편하시지 않겠습니까? 그리고 저희들로서도 그중 하나를 장로님께 곧장 가져다 드리면 되니까 훨씬 편리하고 말입니다.”
젊은 중은 기가 막힌 듯했지만 일견 일리 있는 말인지라 순순히 응낙했다.
“원하신다면 그렇게 해 드리겠습니다.”
중들이 돌아간 후, 거지들은 돼지죽처럼 이것저것이 뒤섞인 식사를 맛있게 먹기 시작했다. 물론 수하들이 식사를 시작하고 있을 때, 암자 안에서는 비육걸개가 수하들이 건넨 6인분의 식사를 맛나게 먹어치우고 있는 중이었다.
한참 비육걸개가 항아리를 끼고 앉아 와구와구 음식물을 입속에 퍼 넣고 있을 때, 밖에서 그를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장로님!”
비육걸개는 짜증 어린 어조로 대꾸했다.
“무슨 일이냐?”
“총타로부터 전령이 도착했습니다.”
비육걸개는 입 안에 든 음식물을 거의 씹지도 않고 꿀꺼덕 삼킨 후 투덜거렸다.
“이런 젠장! 하필이면 한창 밥 먹고 있을 때 오고 지랄이야. 들어오라고 해!”
“옛.”
땟국물이 질질 흐르는 거지 하나가 재빨리 암자 안으로 들어왔다. 비육걸개는 한 손으로는 입속으로 밥을 꾸역꾸역 퍼 넣으면서 다른 손을 앞으로 내밀었다. 전령으로 온 거지는 그 손에 자신이 가져온 서신을 쥐어 줬다. 입으로는 열심히 음식을 씹으면서 눈으로는 서신을 읽어 내려가던 비육걸개는 갑자기 맹렬하게 음식을 입속에 퍼 넣더니 더 이상 입속에 넣을 수 없을 지경이 되자 벌떡 자리에서 일어섰다. 이 서신을 지금 당장 소림방장에게 전해야 했기에 눈물을 머금고 자리에서 일어설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비육걸개의 방문을 받은 장문인의 표정은 떨떠름했다. 방장 스님은 방금 전에 식사를 마친 상태였다. 느긋한 포만감을 즐기며 향기로운 차 한 잔을 즐기고 있었는데, 악취를 풍기는 인물이 왔으니 결코 기분이 좋을 리가 없었다. 하지만 비육걸개의 말을 들은 장문인의 코에는 더 이상 악취 따위는 느껴지지도 않았다. 그런 하찮은 것에 신경 쓸 정신적 여유가 없었던 것이다.
“종남파를 무너뜨린 금군 병력이 본사로 향하고 있다고 하셨소이까?”
“예, 방금 전에 본방에서 도착한 서신입니다.”
비육걸개는 방금 전달받은 서신을 장문인에게 전달하며 덧붙였다.
“아마도 종남파를 파괴하면서 큰 피해를 당했는지 그 수는 1천 기 정도로 줄어든 모양입니다. 하지만 종남파를 무너뜨리기 위해 동원된 만큼 그자들이 금군 최고의 정예임은 틀림없을 것입니다.”
“아, 아미타불…….”
비육걸개의 말에 방장은 뭐라고 대꾸는 못 하고 ‘아미타불’만 연신 중얼거리고 있었다.
“지금 가장 큰 문제는 여기저기에 있는 무림방파들을 휩쓴 금군 병사들이 모두 다 소림사로 집결하고 있다는 데 있습니다. 그들이 이곳에 집결하는 이유가 뭐겠습니까?”
“설마, 개방은 그들이 본사를 노리고 있다고 추측한다는 말씀이시오?”
“물론이죠. 지금까지 소림은 무림의 일에 거의 간섭하지 않으신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오랑캐 놈들의 입장에서 봤을 때, 소림이 언제까지 중립을 지키고 있을 거라고 확신할 수 있겠습니까? 그렇기에 병사들을 풀어 세력이 약한 곁가지들을 모두 다 제거한 후, 이곳으로 힘을 집결시키고 있는 겁니다.”
“허어, 그것 큰일이구려.”
“이제 다 전해드렸으니, 저는 이만 가 보겠습니다. 급히 하던 일이 있어서 말입니다.”
“그러시구려. 바쁜 와중에 이렇듯 시간을 내어 직접 달려와 주셔서 감사하오이다.”
비육걸개는 방장실을 나선 후 구르듯이 달려 암자로 돌아왔다. 어떤 놈이 훔쳐 먹을지도 모르는 자신의 소중하기 그지없는 밥 때문이었다. 후다닥 도착한 그는 항아리를 자세히 살펴봤다. 조금 양이 줄어든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 조금 헷갈리기도 했지만…, 아무래도 몇 숟가락 분량이 없어진 것만 같았다. 비육걸개의 투실투실한 뺨이 분노로 미세하게 떨리기 시작했다. 식탐이 하해(河海)와도 같이 많은 인간들이 다 그렇듯 비육걸개 또한 먹는 것에 있어서는 결코 양보가 없었다.
“아까 그 연락 왔던 놈 잡아 와.”
그 말에 거지는 아연한 듯한 표정으로 되물었다.
“예? 그놈이라면 벌써 돌아갔는뎁쇼?”
그 말에 비육걸개는 자신이 우려한 것이 사실이었다는 듯 외쳤다.
“이런 망할! 그 새끼가 몰래 처먹고 뒤가 켕기니까 서둘러서 튀었구나.”
신경질을 머리끝까지 내고 있는 비육걸개를 바라보며, 거지는 필사적으로 상대를 옹호했다.
“그럴 리가 있겠습니까? 그놈이 아무리 간뎅이가 크다고 해도, 하늘같으신 장로님의 밥을 슬쩍할 리가 있겠습니까?”
그 말에 비육걸개는 피둥피둥한 살집에 감춰져 있는 작은 눈알을 굴리며 외쳤다.
“너, 그거 목숨 걸고 장담할 수 있어?”
거지는 잘 알고 있었다. 이런 식으로 덤터기 써서 박살 난 자들이 얼마나 많았는지 말이다. 그 사실을 잘 알고 있는 그였기에 비육걸개가 뭔가 먹고 있을 때는 근처에도 안 갔었다. 물론 그놈이 결백하다는 것은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어떤 미친놈이 밥 몇 숟가락에 목숨을 걸겠는가. 그것도 내 일도 아닌데 말이다.
그는 재빨리 고개를 도리도리 가로저으며 대답했다.
“아, 아뇨.”
비육걸개는 거지의 대답을 듣고 그것보라는 듯 더욱 확신에 찬 어조로 명령했다.
“너, 빨리 가서 그놈 잡아 와.”
“옛.”
거지가 달려 나가고 난 후, 비육걸개는 항아리를 끌어안고 다시금 밥을 와구와구 입속에 퍼 넣기 시작했다.
비육걸개와 대화를 나눈 후, 장문인의 마음속은 더욱 심란했다. 아무리 소림이 무림의 태산북두라고 하지만 몇 번인가 외세의 침공을 당해 본 역사가 있었다. 하지만 그건 정파 무림의 숙적이라고 할 수 있는 마교도들에 의해서였다. 이렇듯 병사들과 대치를 한 적은 지금껏 단 한 번도 없었다. 물론 금군 병사 개개인의 힘은 지금껏 싸워 왔던 마교도들에 비하면 너무나도 미약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들의 뒤에는 대 금제국이라는 거대한 제국이 버티고 있는 것이다.
이때, 장문인은 사형인 대정선사가 다가오는 것을 보고 급히 말을 걸었다.
“공공 사숙께서는 뭐라고 하셨습니까?”
장문인의 다급한 말에 대정선사는 한숨을 푹 내쉬며 대답했다. 그는 지금까지 공공대사를 설득하기 위해 참회동에 머물다가 오는 길이었던 것이다.
“아무런 대답도 듣지 못했습니다. 계속 면벽(面壁)만 하고 계실 뿐…….”
“아니, 그렇다고 해도 뭔가 드시는 동안은 대화를 나눌 수 있었을 것 아닙니까?”
그 말에 대정선사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대답했다.
“하루에 한 번 물과 벽곡단(壁穀丹)만 드실 뿐, 계속 면벽만 하고 계셔서 차분하게 대화를 나눌 시간을 찾기가 어렵더군요.”
몰아의 경지에서 운기조식을 할 때만큼 고수들에게 취약한 때는 없다. 그렇기에 장시간 내공수련을 하자면 어딘가에 꼭꼭 숨어서 하게 된다. 물이야 한 항아리 들고 가면 그만이겠지만, 음식은 다르다. 오랜 시간 보관이 힘든 것이다. 그런 이유로 만들어진 것이 벽곡단이다. 장기간 보관이 가능할 뿐 아니라, 그걸 물과 함께 먹으면 최소한 굶어 죽을 걱정은 안 해도 되는 것이다.
“하루에 세 번이 아니라 한 번이라고요? 그래, 벽곡단은 충분히 드시고 계셨습니까?”
잠시 망설이는 듯하던 대정선사는 거짓말을 할 수는 없었기에 힘없이 대답했다.
“한 알씩 드시고 계셨습니다.”
벽곡단 한 알이라는 말에 장문인의 안색이 창백해졌다.
“사숙께서 아무리 불도를 깊게 깨우치셨다고 하지만, 하루 한 알로 되겠습니까? 한 끼 식사로 대여섯 알은 먹어야 한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사실이 아닙니까. 아미타불…, 사숙께서 이러다가 몸이라도 상하실까 정말 걱정입니다.”
“전에 빈도가 말씀드리지 않았습니까? 사숙께서는 참회동에서 목숨을…….”
“사형! 제발 다시는 그런 말씀 하지 마십시오.”
이성을 잃고 소리치는 장문인의 눈에서 두려움을 읽었기에 대정선사는 재빨리 입을 다물었다. 대정선사도 지금 처한 소림의 위험을 잘 알고 있었다. 어쩌면 공공대사가 나서지 않는다면 소림은 멸문까지도 생각해야 할 정도가 아닌가.
“알겠습니다, 빈도가 다시 한 번 가 보겠습니다.”
“부탁드리겠습니다, 사형.”
대정선사가 돌아간 후, 장문인은 한숨을 푹 내쉴 수밖에 없었다. 다른 승려들은 아직까지 작금의 사태가 얼마나 소림에 위급한 것인지 잘 모르고 있었지만 장문인은 잘 알고 있었다. 지금 소림의 운명은 백척간두(百尺竿頭)에 놓인 듯 위태롭기 짝이 없음을. 이 사태를 잘 헤쳐 나가려면 사숙의 도움이 절대적으로 필요했다. 하지만 그는 지금 꿈쩍도 안 하고 있는 것이다.
“허어, 이 일을 어찌할꼬?”
사숙께서 해탈의 길로 한 걸음 한 걸음 다가가고 있음을 기뻐해야 하는 것이 응당 옳은 일이겠지만, 장문인으로서는 그럴 수가 없었다. 현재 소림을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는 모든 일들이 그를 그렇게 만들고 있었던 것이다.
다음 날 비육걸개는 한껏 미소 띤 얼굴로 방장실을 찾아왔다. 살이 뒤룩뒤룩 찐 그가 미소를 지으니 너무나도 답답하고 징그럽게 보이는 것이 사실이었지만, 방장 스님은 결코 그런 내색은 하지도 않았다.
“이번에는 좋은 소식을 가져왔습니다, 방장 스님.”
비육걸개의 말에 장문인의 눈빛은 궁금증으로 가득 찼다. 도대체 무슨 소식인데 그런단 말인가?
“수라도제 대협께서 양양성에 파견되었던 정예들을 이끌고 이곳으로 급히 달려오고 계시다고 합니다.”
대단한 희소식임에 틀림없었다. 양양성에 파견되어 있는 고수들은 각 문파에서 고르고 고른 최정예들이 아닌가. 그들이 이곳으로 오고 있다면 큰 도움이 될 것이 분명했다.
“수라도제 시주께서 말이오? 허어, 참. 이런 고마울 데가 있나. 그래, 언제 도착하시게 되는지 말씀해 주실 수 있겠소이까?”
“워낙 먼 거리라서 아무리 서두르신다고 해도 5일은 걸릴 겁니다.”
“아미타불…, 5일이라…….”
지금 소림사를 포위하고 있는 금군의 수는 더욱 늘어나서 이제는 거의 3만에 달했다. 조만간에 금군은 행동을 시작할 것이다. 5일이라는 여유가 있을까?
이때, 지객당에 배치되어 있는 중 한 명이 화급히 달려오는 모습이 보였다. 지객당이라면 소림의 외당을 담당하는 곳이 아닌가. 그의 모습을 본 순간 장문인은 장탄식을 하며 중얼거렸다.
“허어, 무슨 일일꼬? 드디어 올 것이 온 겐가?”
잠시 후, 중년의 스님은 장문인에게 예를 건넨 후 다급히 말했다.
“금군 장수로부터 전령이 도착했습니다, 방장 스님.”
“그 시주가 뭐라고 했는데 이렇게 다급히 달려왔느냐.”
“앞으로 10년간 봉문(封門)하라는 말이었습니다. 하루 동안 생각할 여유를 줄 테니 선택하라고 했습니다.”
“허어, 10년간의 봉문이라…….”
봉문하라는 말은 곧 10년 동안 무림에서 완전히 손을 떼라는 말이 아닌가. 물론 지금까지 무림에서 일어나는 일에 가급적이면 관여를 하지 않았던 소림이었다. 그렇기에 봉문하는 것이 그렇게 어려운 일이라고 할 수도 없었다. 하지만 문제는 조용히 협상을 해 온 것도 아니고, 창칼을 앞세우고 협박을 해 오고 있다는 점이었다. 소림사가 창건되고 수많은 세월이 흘러왔지만, 감히 소림사를 상대로 이렇듯 대놓고 협박을 해 온 무리는 없었다.
“허어, 이거 난제(難題)로고.”
장문인이 난감해 하는 것도 다 그럴 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었다. 소림사에 8천에 이르는 승려들이 있다고 하지만, 선승들을 뺀다면 겨우 5천이 될까 말까한 숫자만 남게 된다. 물론 그 인원만 가지고도 충분히 이길 자신은 있었다. 하지만 이번에 승리하면 뭐할 것인가? 소림사는 지금 대 금제국의 영토 안에 위치해 있다. 즉, 금 황실의 명령을 안 들으면 반역도가 되는 것이다. 아무리 소림사의 위세가 하늘을 찌른다고 하더라도 거대한 제국을 상대로 전쟁을 벌인다는 것은 자살 행위나 다름없었다. 아무리 옆에서 무림맹이 도와준다고 해도 말이다.
하지만 모두가 모르고 있는 사실이 있었으니, 여기 집결하고 있는 병사들은 보통의 병사들과는 차원이 다른 강자들이라는 사실이었다. 마교의 교주까지 지냈던 장인걸이 20여 년에 걸쳐 힘들여 키운 정예 병사들이 그들의 주축을 이루고 있었다. 그리고 극마급의 초강자인 장인걸도 이미 소림사를 포위하고 있는 수하들과 합류해 있었다. 1천여 리나 되는 먼 거리를 수하들은 말을 타고 달려오고 있었지만, 장인걸은 시간 절약을 위해 천마혈검대의 고수들만 거느리고 쉬지 않고 달려온 것이었다.
일반의 병사들이 상대라고 해도 수만에 달한다면 힘든 싸움이 될 것인데, 설상가상으로 상대는 장인걸이 직접 거느리는 정예병들이었다. 격전이 시작되면 소림사는 결코 무사할 수가 없었다.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주위에 집결한 적은 3만이나 됩니다. 그 외에도 사방에서 금군들이 숭산으로 이동해 오고 있습니다. 아마 내일쯤이면 최악의 경우 1만 정도는 더 모일 겁니다.”
“그 정보는 정확한 것이오이까?”
“물론입니다, 방장 스님.”
장문인은 침중한 어조로 말했다.
“알겠소이다. 워낙 중대사가 되어 놔서 원로들과 상의를 좀 해 봐야겠구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