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면인에게 너무나도 가볍게 무너지기는 했지만 그렇다고 이평 장로의 실력이 형편없는 것은 절대 아니었다. 그가 최대 속도로 경공을 전개하자 얼마 지나지도 않아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었다. 그가 도착한 곳은 바로 연공공이 몸을 추스르고 있는 병영이었다.
경비를 맡고 있던 군관은 이평 장로와 지선을 웬 환관에게로 안내했다. 이평 장로는 그를 처음 만났지만 지선은 연공공의 거처를 드나들던 도중에 그를 몇 번인가 본 기억이 있었다. 환관이 지선을 알아보고 먼저 아는 척을 했다.
“아, 지선 스님이셨군요. 그래, 무슨 일로 우상시 공공을 찾으시는 겁니까?”
그러자 지선 대신 이평 장로가 그 말에 대답했다.
“공공께서 이번에 노부와 지선 스님에게 한 가지 일을 맡기셨는데, 그 일로 상의드릴 게 있다고 전하시면 아실 겁니다.”
“급한 일이 아니시라면 다음에 찾아 주시면 안되겠습니까? 공공께서는 급한 일이 있으셔서…….”
환관은 급한 일이 있다고 대충 얼버무렸지만, 이평 장로는 이미 연공공이 자신들을 왜 만나지 못하는지 그 이유를 눈치 채고 있었다. 상승의 고수인 그는 연공공이 있음직한 막사 안쪽에서 누군가가 운기조식을 하고 있음을 기의 움직임을 통해 파악했던 것이다. 그게 아마 연공공일 가능성이 컸다. 지금까지 연공공이 내공의 고수라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던 이평 장로에게 있어서는 작금의 사실은 꽤나 충격적인 것이었다. 상당히 강력한 기의 파동이 느껴지는 것으로 보아, 연공공은 주위의 이목은 신경도 쓰지 않고 전력을 다해 운공하고 있는 모양이다.
이평 장로는 슬쩍 뒤에 서 있는 지선의 표정을 살폈다. 의외로 그녀의 안색은 평온했다. 마치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일을 예상이라도 하고 있었던 듯.
이평 장로는 다시 환관 쪽으로 시선을 돌리며 태연자약하게 대꾸했다.
“노부를 생각해 주는 것은 고마운 일이나 예서 기다리겠소.”
“그래도 이곳에서 기다리시는 건 좀…….”
“화급을 요하는 일이오. 나중에 공공께서 기침하신 후 귀하가 나를 돌려보내신 걸 아신다면 크게 역정 내실지도 모르오. 그래도 노부보고 그냥 가라고 하겠소?”
환관은 잠시 고민하는 듯하더니, 할 수 없다고 생각했는지 고개를 조아리며 말했다.
“정 그러시다면 여기서 기다리도록 하십시오.”
환관이 물러간 후 이평 장로는 지선에게 전음을 날렸다.
<자네는 이미 알고 있었던 모양이군.>
<예? 무슨 말씀이신지요.>
<모르는 척할 필요 없네. 그래, 언제부터 알게 되었나? 연공공이 무공을 익혔다는 걸 말일세.>
<소승도 그걸 안 지는 얼마 되지 않았습니다.>
<그런가……?>
그렇게 말하면서 이평 장로는 주위를 빙 둘러봤다. 마치 침입자라도 있는지 경계하듯 말이다. 그걸 보며 지선은 왜 이평 장로가 굳이 이곳에서 기다리겠다고 환관에게 고집을 부렸는지 눈치 챌 수 있었다. 이평 장로는 지금 누군가가 몰래 침투해 연공공을 해치는 것을 경계하고 있는 것이다. 마치 그의 호법이라도 되는 듯이.
두 사람은 한 시진 정도가 지나서야 겨우 연공공을 만날 수 있었다.
“어서 오시구려, 이 장로.”
연공공은 이평 장로의 뒤에 서 있는 지선에게도 아는 척을 잊지 않았다. 하지만 그런 연공공의 대응이 하나도 기쁘지 않은 지선 스님이었다. 딱히 하대를 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뭔가 묘하게 사람을 깔보는 듯한 오묘한 말투가 귀에 거슬렸기 때문이다.
“어이쿠, 지선 스님께서도 오셨구려. 거기서 그냥 기다릴 게 아니라 통보라도 해 주지 그러셨소? 그래, 두 분께서는 무슨 일로 나를 찾으셨소?”
이평 장로는 거두절미하고 찾아온 용건부터 말했다.
“공공께서 지목하신 그 괴한의 정체를 알고 싶습니다.”
“괴한들을 잡으셨소?”
“잡지 못했기에 묻는 말입니다.”
연공공은 이평 장로의 대답에 눈썹을 찌푸리며 자신의 심기가 썩 좋지 않음을 숨기지 않았다.
“아니, 공동파에 아미파, 거기에다가 황군을 5천씩이나 지원해 주라 일렀거늘, 어찌 그놈들을 놓칠 수가 있단 말이오?”
“공공의 말씀대로 그 모든 세력이 연합하여 한꺼번에 공격을 가한다면 잡아낼 수도 있었겠지요. 하지만 그 많은 수가 일제히 움직이도록 놈들이 수수방관하고 있을 리 없지 않습니까? 더군다나 말씀하신 적도들 중 한 명의 무공은 도저히 믿지 못할 만큼 막강한 것이었습니다. 수십에 달하는 본문의 제자들은 물론이고, 제 목까지 날아갈 뻔했으니까요.”
“…….”
“도대체 그자가 누굽니까? 그런 자가 무명일 리 없으니 빨리 정체를 알려 주시지요. 그자에게서 본문의 핏값을 받아 내야겠습니다.”
그렇게 채근을 하는데도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자 이평 장로의 눈동자에는 연공공에 대한 의심이 짙어지기 시작했다. 말로는 놈들을 잡아 없애야 한다고 하면서도 정작 그놈들을 없앨 마음이 없는 건 아닌가 하는 의심 말이다. 더군다나 서찰에는 분명히 적도들이라고 적혀 있었지만 자신이 본 것은 단 한 명뿐이었다.
“알려 주실 생각이 없으십니까?”
연공공은 잠시 고심했다. 이걸 알려 줘야 하나? 아니면 숨겨야 하나. 하지만 숨긴다고 숨겨질 일이 아니다. 놈이 벌써 공동파 제자 수십 명을 도륙했을 뿐만 아니라, 이평 장로의 목숨까지 뺐을 뻔했다고 하지 않는가. 그 정도 실력을 지닌 자라면 무림에서도 열 손가락 안에 들어갈 정도의 고수임은 누구나 쉽게 짐작할 수 있는 바일 테고……. 그렇게 추론해 나간다면 얼마 지나지 않아 이 일을 마교 교주가 벌였음을 눈치 챌 게 분명했다.
결국 다 눈치 챌 게 분명한데 괜히 그 사실을 숨겼다가는 나중에 자신의 의도를 의심받게 될 수도 있다. 아니, 의심받을 게 분명했다. 마음을 정한 연공공은 헛기침을 몇 번 내뱉은 후 천천히 입을 열었다.
“뭐, 꼭 본관이 알려 줄 필요가 있겠소?”
그러면서 연공공은 지선을 가리키며 말했다.
“지선 스님에게 물어보시오. 그날, 그놈을 본관에게 친절하게 안내해 온 당사자였으니 말이오.”
순간 이평 장로의 목이 획 돌아갔다. 그는 매서운 눈초리로 지선을 쏘아보며 물었다.
“도대체 어찌 된 일인가?”
자신의 잘못을 이렇게 대놓고 까발릴 줄은 몰랐기에 지선의 안색은 새빨갛게 변해 있었다. 너무 당혹스러웠기에 지선은 일시지간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다.
“…….”
“어찌 된 일이냐고 물었네.”
계속된 이평 장로의 채근에 지선은 할 수 없이 그날 자신이 처했었던 상황을 자세히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녀는 연공공이 대단히 높은 수준의 무공을 익히고 있었다는 걸 자신이 이미 알고 있었다고 거짓말을 해야 했다. 안 그러면 자신은 물론이고 아미파가 매우 곤란한 지경에 처하게 되기 때문이다. 연공공의 무공을 믿었기에 괴한을 연공공이 있는 서재 쪽으로 데리고 갈 수 있었노라고 말이다. 그러면서도 지선은 불제자로서 거짓을 입에 담는 것이 못내 괴로워 내심 계속해서 참회진언(懺悔眞言)을 떠올려야 했다.
‘옴 살바못자 모지 사다야 사바하…….’
“그자의 무공이 그토록 뛰어날 것이라고는 예상치 못한 것은 소승의 실수였습니다. 소승으로 인해 크나큰 고초를 겪으신 공공께 사죄의 말씀을 올리겠습니다.”
“호오~, 지선 스님은 본관이 무공을 익히고 있었음을 어떻게 알고 계셨소?”
나름대로 조심했는데 지선이 이미 알고 있었다고 하니 연공공으로서는 의외였던 모양이다. 그 질문에 지선은 사부를 팔기로 했다. 이왕 시작한 거짓말이었기에 죄책감을 느끼면서도 지선은 계속할 수밖에 달리 방법이 없었다.
“예전에 사부님께서 말씀해 주셨습니다. 무림에 수많은 고수들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황궁이 무림의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있었던 것은 우상시 공공과 같은 뛰어난 고수들이 포진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입니다.”
지금껏 연공공은 자신을 철저히 숨기고 음지에서만 무공과 세력을 키워 오고 있었다. 그런데 그런 자신의 실력을 인정해 주는 사람이 있을 줄이야. 그것도 무림의 명문이라는 9파1방의 장로급 고수가 말이다. 연공공으로서는 매우 기분 좋을 수밖에 없었다. 더불어 자신이 그 개고생을 하게 만든 지선에게 대가를 치르게 해 주겠다는 마음이 조금은 옅어졌다.
“정진사태께서는 실로 대단한 안목을 지니신 분이구려.”
얘기가 자꾸 옆으로 새 나가는 듯하자 이평 장로는 연공공을 향해 주의를 환기시켰다.
“지선 스님은 알지 못한다고 하니 공공께서 알고 계신 거라도 제발 알려 주시길 청합니다.”
“흠, 괴한의 정체를 알려 주고 싶지 않아서 말하지 않았던 건 아니오. 본관도 그자의 정체를 정확히 모르기 때문에 지금껏 말하지 못했던 거지요.”
그러면서 연공공은 이평 장로와 지선의 눈치를 힐끗 살핀 후 계속 말을 이었다.
“본관이 납치되었을 때 그자들끼리 서로 나누는 대화를 엿들었소. 적도들 중 거지인 듯 보이는 자가 놈을 보고 ‘교주’라고 부르더이다. 무림에 마교라는 단체가 있다고 들었는데, 어쩌면 그곳의 수괴를 일컫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소.”
연공공의 입에서 마교의 교주라는 말이 나오자 이평 장로는 화들짝 놀라 되물었다.
“그, 그게 정말이십니까? 공공.”
“본관도 그게 정말인지 알 수가 없었기에 적도들의 정체를 밝히지 못했던 거요. 그자들이 본관을 속이기 위해 일부러 그런 호칭을 입에 올린 것일 수도 있지 않겠소? 이미 황병들을 보내 본관이 잡혀 있던 곳을 치라고 일렀소. 놈들을 잡아들여 족쳐 보면, 진짜로 놈의 정체가 마교 교주인지 정확히 파악할 수 있겠지요. 본관은 적도들의 정체를 숨기고자 한 게 아니라, 확실치 않은 정보를 주어 두 분이 일을 추진하는 데 혼란을 야기할까 두려워 밝히지 않은 것뿐, 다른 뜻은 없었소.”
“그, 그러셨습니까?”
연공공의 말은 충분히 그럴듯했기에 이평 장로는 더 이상 따질 수가 없었다. 그때 조용히 서 있던 지선이 문득 입을 열었다.
“마교 교주가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이런 짓을 벌인 것일까요?”
이평 장로는 고개를 가만히 저으며 대꾸했다.
“어쩌면 교주가 아닐 가능성도 있지. 아직까지 놈의 정체를 속단하는 것은 금물일세.”
“하지만 교주의 악행은 아미산에까지 들려오더군요. 소승의 생각으로는 그런 인물과 손을 잡았다는 것 자체가…….”
아마도 그녀는 무림에 퍼져 있는 묵향에 대한 소문만으로 이런 판단을 하는 모양이다. 소문이 진짜라면 그 사악하기 그지없는 마두는 이런 못된 짓을 수천 번은 하고도 남았을 악당이니 말이다. 하지만 이평 장로의 생각은 달랐다.
“소문만으로 상대를 평가할 수는 없다고 생각하네. 맹에서 그런 것도 감안하지 않고 그와 손을 잡았겠는가? 그리고 마교는 오랑캐들을 상대로 뛰어난 전공을 세움으로써 맹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음을 보여 줬다네.”
“그렇다면 장로님께서는 범인이 따로 있다고 생각하시는 겁니까?”
“무공이 매우 강한 자들 중 교주라고 불리는 자가 현 마교 교주인 암흑마제 말고 둘이 더 있지. 그건 바로 혈교의 교주와 마교의 전대교주인 흑살마왕일세. 노부는 암흑마제보다는 흑살마왕 쪽에 더 큰 혐의가 있다고 생각하네만…….”
그 말에 연공공은 고개를 갸웃하며 말했다.
“이 장로의 말이 맞을 수도 있겠지만 틀릴 수도 있소. 본관이 고문을 당하면서 느낀 건데…, 그자가 악비 대장군을 찾는 이유는 구출하기 위함이었지 찾아내서 죽이고자 함은 아닌 듯했소. 물론 그 자체가 연극일 수도 있으나 적어도 본관은 그자의 언행에서 그렇게 느꼈다는 말이오.”
그 말에 지선이 갑자기 생각났다는 듯 입을 열었다.
“그러고 보니 양양성에서 악비 대장군을 경호해 이곳에 온 무리들 중에 마교도들이 있었습니다.”
“마교도들이 말인가? 아니, 그걸 어떻게 알았나?”
“악비 대장군을 찾겠다며 황궁 안을 기웃거리고 있는 10여 명의 마교도들을 며칠간 구금한 적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들의 정확한 신분을 알 수 없었기에 이곳 개방 분타주께 의뢰하여 양양성에 기별을 넣어 달라고 했었지요. 교주가 양양성에 있다고 들었으니 그가 그걸 듣고 황성으로 달려왔을 수도 있지 않을까요?”
“그런데 그가 왜 이런 말도 안 되는 사건을 일으킨다는 말인가?”
그 말에 자신의 짐작이 맞았다고 확신한 연공공은 굳은 표정으로 대꾸했다.
“지선 스님의 말이 사실인지는 조사해 보면 알 수 있겠지요.”
연공공이 뭔가 생각하는 표정으로 가만히 있자, 두 사람도 입을 다물고 이 일로 인해 자파가 어찌 행동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을 때였다. 갑자기 밖이 시끄러워지더니 중무장한 장수 한 명이 당당한 걸음으로 갑주를 철그렁거리며 들어왔다. 화려한 갑주를 입고 있는 것으로 보아, 꽤나 높은 직위를 지닌 무장인 듯싶었다. 그는 절도 있는 동작으로 연공공에게 군례를 올리며 말했다.
“우상시 공공, 반도들의 저항이 거세기는 했지만 공공께서 지시하신 대로 저들의 소굴을 완전히 소탕했습니다.”
장수의 보고에 연공공은 미소 지으며 치하했다.
“동중랑장(東中郞將)에게 크게 신세를 지는구려.”
“수고랄 게 뭐 있겠습니까? 소장으로서는 그저 공공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어 영광입니다.”
“그래, 남경 분타주는 사로잡았는가?”
“예, 공공. 하지만 워낙 상처가 심해 당장 심문하기는 어려울 듯합니다.”
연공공은 개방의 남경 분타주를 사로잡았다는 보고에 만족스러운 웃음을 지었다. 죽지 않기만 하면 된다. 감히 자신을 향해 얼른 죽여야 한다고 이죽거리던 그 거지 놈을 생각하면 지금도 치가 떨리는 연공공이었다. 탈출하던 중 정상적인 몸이 아닌 상태에서 손을 썼지만, 상대가 얼마나 큰 상처를 입었는지는 누구보다도 연공공이 잘 알고 있었다. 아마도 그 상처로 인해 탈출하지도 못하고 사로잡힌 모양이다. 그렇지 않았다면 그자의 무공수위로 봤을 때 결코 황군에게 사로잡힐 만큼 녹록한 인물은 아니었다.
“뭐, 심문이야 천천히 해도 되겠지. 그 외에 다른 놈들은 얼마나 붙잡았는가?”
“모두 125명을 잡았습니다. 가급적이면 지시대로 생포하려고 노력했사오나, 저들의 저항이 만만치 않은 고로 어쩔 수 없이 태반은 사살(射殺)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황군의 주력 병기는 신비궁이라고 불리는 휴대용 쇠뇌였다. 장전하기가 용이하지 않아서 그렇지 유효 사거리가 무려 2백 보나 되는 강력한 무기다. 앞쪽에서 칼과 창 등으로 무장한 병사들이 개방도들을 상대하는 동안, 뒤쪽에 있는 사수(射手)들이 신비궁을 이용하여 저항하는 개방도들을 사살해 버렸던 것이다.
화살이 갑옷을 꿰뚫을 수 있을 정도의 거리를 그 활의 유효 사거리로 잡는다. 갑옷까지 뚫어 버릴 정도로 강력한 위력을 내포한 화살인 만큼, 개방도들의 무술실력이 웬만큼 뛰어나지 않고서는 신비궁의 밥이 되기 딱 알맞았던 것이다.
“그 정도 잡아들였으면 충분한 것 같구먼. 내 동중랑장의 공을 절대 잊지 않겠네.”
“공이라니요, 다만 명대로 행했을 따름입니다.”
“안 그래도 신세를 진 김에 한 번 더 손을 빌려 줄 수 있겠는가?”
연공공은 황실의 실세였다. 그런 그에게 빚을 만들어 둔다는 것은 자신의 출세에 든든한 토대가 되어 줄 것이 분명했기에, 동중랑장은 흔쾌히 대답했다.
“하명만 하십시오.”
“그 거지 떼들과 모의하여 본관을 납치, 고문했던 자의 정체를 대충 파악해 냈다네. 아마 그자는 무림인으로서 마교라는 단체의 수장일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되는데……. 방금 입수한 정보에 따르면 마교 쪽에서 악비 대장군의 호위로 일부 무사들을 보낸 모양일세. 만약 이번 사단을 일으킨 자가 마교 교주라면, 그자는 지금 자신의 부하들 틈 속에 숨어 있을 게 분명하지 않겠는가?”
재빨리 말귀를 알아들은 동중랑장은 호탕하게 말했다.
“대장군을 수행하여 성도에 들어온 자들을 모두 다 체포한 뒤 철저히 조사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우상시 공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