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우의 굴은 여러 개
흑풍대는 옥화무제가 예측했던 대로 움직이고 있었다. 다만 그녀의 예상보다 훨씬 더 교묘하게 움직이고 있었다는 점이 달랐을 뿐이다.
그들은 관도를 따라서 당당하게 이동했다. 어떤 이는 상인으로, 어떤 이는 유람객으로, 또 어떤 이는 이웃 마을에 놀러가는 한량처럼 행동했다. 이동하면서 그들은 서로를 모르는 척했다. 그렇지 않아도 사람들로 북적거리는 관도 위를 일반인들과 섞여서 이동하다 보니, 그들의 움직임을 이전부터 추적해 오지 않았다면 깜빡 속아 넘어갈 수도 있었을 것이다.
“흑풍대의 움직임에 대해, 본문에서 예상하지 못했던 것들에 대한 보고서입니다.”
“수고했어요. 진격 속도로 봤을 때, 벌써 시작되었겠죠?”
“아직 전서가 도착하지는 않았습니다만, 이틀 전에 미끼를 물었을 겁니다.”
총관의 대답에 그녀는 아쉬운 듯 입맛을 다셨다.
“본녀가 직접 가서 보는 건데 그랬네요. 먼 길을 도는 수고까지 마다하지 않고 기세등등하게 들이닥쳤는데 건진 게 하나도 없다면, 그는 과연 어떤 표정을 지을까요? 그 똥 씹은 표정을 생각만 해도 아주 통쾌하네요.”
말은 그렇게 했지만, 교주의 얼굴을 보러 갈 생각은 전혀 없었다. 가짜 총단에 제대로 된 전투원이 있을 리 없었다. 적들의 기습에 허둥대며 중요한 문서를 소각하고 도망치는 무영문의 나약한 모습이 연출되도록 그럴듯하게 꾸며 놓은 곳인데, 거기에 뭘 볼 게 있다고 가겠는가.
“이번 일로 본문을 조금만 더 얕잡아 보게 되면 좋을 텐데……. 아니, 이런 한심한 버러지들을 없앤다고 괜한 시간을 낭비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을 가졌으면 더 이상 바랄 게 없을 텐데……. 내가 너무 많은 걸 바라고 있는 건가요?”
“아닙니다. 충분히 그런 생각이 들 수 있도록 꾸며 놨습니다.”
“잘되어야 할 텐데…….”
“잘될 겁니다, 태상문주님. 너무 심려하지 마십시오.”
비릿한 미소를 짓고 있던 옥화무제가 총관을 향해 물었다.
“참, 보고서는 언제쯤 올라오죠?”
“오늘쯤 전서들이 들어오기 시작할 테니, 정리가 되는대로 곧바로 보고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한시라도 빨리 보고 싶군요.”
“옛, 추밀단주님께 그렇게 전해 드리겠습니다.”
“좋아…….”
기분 좋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하던 옥화무제가 갑자기 고개를 획 돌렸다. 무슨 일인가 싶어 총관 역시 그녀의 시선을 따라 고개를 돌려봤지만, 보이는 거라고는 벽뿐이었다. 그렇다고 그 벽에 옥화무제가 경악한 표정을 짓고 볼 만한 것이 걸려 있느냐 하면 그건 절대로 아니었다. 아름다운 수묵화 몇 점만이 벽면을 장식하고 있을 뿐이었으니 말이다.
옥화무제의 눈빛이 매섭게 빛났다.
“뭔가 문제가 있군요.”
중얼거리며 손을 쭉 뻗자, 평소 그녀가 앉는 자리의 뒷부분을 장식하고 있던 고풍스런 보검이 마치 살아 있는 것처럼 움직이며 그녀에게로 날아왔다. 검을 손에 쥔 옥화무제는 딱딱하게 굳은 음성으로 명령을 내렸다.
“지금 당장 추밀단주에게 달려가 특급대피령을 전하도록 하세요.”
“특급대피령이라니요, 태상문주님? 갑자기 그런 말씀을 왜…….”
“미세한 마기가 저쪽 방향에서 느껴져요. 하나 둘도 아니고, 엄청난 숫자가! 빨리 움직여요.”
지시를 내린 옥화무제의 신형은 한순간에 어디론가 사라지고 없었다. 총관은 다급히 추밀단 본부로 달려갔다. 그에게 인사를 건네는 무사들에게 총관은 정신없이 외쳤다.
“지금 당장 특급대피령을 발호하고, 황색 신호탄 3개를 터뜨려라. 이건 태상문주님의 명령이시다!”
“예? 옛!”
지시를 내린 총관이 건물 안으로 달려 들어가니, 거의 100여 명이 넘는 문사들이 문서를 정리하며 분주하게 일하고 있었다. 사방 벽면에는 수없이 많은 문서들이 층층이 쌓여 있었다. 그 외에 몇 개의 방에 이런 자료들이 잘 정리된 채 쌓여 있었다. 그들은 거기에서 문서들을 꺼내어 읽기도 하고, 혹은 자신들이 정리해 놓은 문서를 그 안에 집어넣기도 했다. 이 방대한 양의 자료들이 바로 무영문이 가지고 있는 최고의 재산이었던 것이다.
“특급사태다! 지금 당장 가장 중요한 자료만을 챙겨서 이곳을 벗어나라!”
그러자 한쪽 구석에 앉아 뭔가를 살펴보고 있던 한 노인이 벌떡 일어서서 총관에게 다가왔다.
“특급사태라니, 도대체 무슨 일인가? 총관.”
“추밀단주님, 급히 피하셔야겠습니다. 마교가 침입한 모양입니다.”
“마교가? 무슨 그런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는가. 그들이 이곳을 알아낸다는 건 불가능해!”
“지금 당장 대피하라는 태상문주님의 명령이 있었습니다. 중요한 자료만을 챙기고, 나머지는 빨리 소각해 주십시오.”
갑작스런 사태로 얼이 빠져 멍하니 자리에 앉아 자신을 바라보는 문사들을 향해 총관이 외쳤다.
“특급대피령이란 말이다! 모두들 빨리 움직여라! 빨리!”
그제서야 문사들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중요한 문서들을 꺼내 자루에 담는 한편, 밖에서 커다란 상자를 들고 와 그 안에 있는 통들을 꺼냈다. 통 안에는 기름이 가득 채워져 있었다. 가지고 갈 특급 기밀문서를 제외한 문서더미에 기름을 끼얹는 그들의 두 눈에는 안타까움에 어느 샌가 닭똥 같은 눈물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기감(氣感)은 저들이 마교도라고 속삭이고 있었지만, 옥화무제는 도저히 자신의 감각을 믿을 수가 없었다. 어떻게 마교도들이 이곳에 나타날 수 있단 말인가. 그렇기에 그녀는 위험하다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자신의 눈으로 직접 확인하기 위해 달려가고 있었던 것이다.
처음에는 미약하게 느껴졌던 마기들이 점점 더 강하게 느껴졌다. 서로가 쌍방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중이었기에, 마기의 강도가 강해지는 속도는 대단히 빨랐다.
그녀는 인정하고 싶지 않았지만,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저렇게 많은 강력한 마기 덩어리들이 코앞에서 느껴지고 있는데, 그것을 어찌 엉터리라고 치부할 수 있단 말인가.
이제는 눈으로 확인할 필요도 없을 정도였다. 마교도가 아니라면, 아니 마교에서 키운 절정고수들이 아니라면 어찌 인간이 저토록 강한 기운을 뿜어낼 수 있겠는가.
그녀는 걸음을 멈췄다. 그리고 발걸음을 되돌려 돌아가려고 했다. 그때, 그녀는 볼 수 있었다.
콰꽝!
“으아악!”
총단의 외곽을 경비하고 있던 무사들이 공포에 질려 미친 듯 도망치고 있는 장면을. 하지만 그들은 뒤쫓고 있는 4명의 마인들을 따돌릴 수가 없었다. 거리가 금방 줄어들더니, 그녀가 보는 앞에서 하나씩, 하나씩 처참한 비명을 지르며 시체가 되어 나뒹굴었다.
무공 수준이 하늘과 땅 정도의 차이만큼이나 크다 보니 그건 당연한 결과였다. 그런 광경을 지켜보는 옥화무제의 심사가 좋을 리 만무했다.
“이, 이런 쳐죽일 놈들이!”
옥화무제는 빠르게 주위를 둘러봤다. 수십 개가 넘는 마기 덩어리들이 주위에 산재해 있었다. 하지만 저 빌어먹을 4명을 죽이고 튀는 것이라면, 그리 어려울 것 같지는 않아 보였다. 생각은 짧았고, 행동은 빨랐다. 마음을 굳히자마자 옥화무제의 신형은 그들을 향해 전속력으로 달려갔다.
마교도들은 지금까지 옥화무제의 위치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지만, 그녀가 전속력으로 달려가는 그 순간, 모두들 그녀의 존재를 깨달았다. 사방으로 흩어져 무영문의 무사들을 주살하고 있던 마교도들은 옥화무제를 포위하기 위해 미친 듯이 내달리기 시작했다.
옥화무제가 4명의 마인들을 해치우는 데 걸린 시간은 예상보다 훨씬 길었다. 아무리 그녀가 화경에 이른 고수라고 해도, 일문의 장로급에 해당하는 무공을 보유하고 있는 고수들을 순식간에 해치운다는 것은 어불성설이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기습공격도 아니었고, 그녀가 전력을 다하기 위해 공력을 최대한도로 끌어올린 그 순간에 모두들 그녀의 존재를 파악해 버린 상태였다. 미리 응전할 준비를 갖춘 고수들을 해치우는 것은, 아무리 화경급이라고 하지만 그녀로서도 쉬운 일이 아니었던 것이다.
“이런 젠장! 생각보다 시간이 너무 많이 걸렸어.”
머릿속으로는 지금이라도 당장 전역(戰域)을 이탈하는 게 좋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그녀는 차마 그러지 못했다. 한 놈이 아직 살아남아 있었기 때문이다. 그것도 3번째 녀석을 해치울 때 함께 받은 충격으로 인해, 입 주위로 핏물까지 흘리고 있는 놈이었다. 그런 놈을 그냥 놔두고 간다는 것은 너무나도 아까웠다. 옥화무제는 악마의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비틀거리는 놈을 향해 달려들었다.
멀쩡한 상태에서도 도저히 상대가 불가능한 옥화무제를, 내상까지 입은 상태에서 버틸 수 있겠는가. 하지만 그는 자신이 지닌바 최선을 다해 옥화무제를 상대했다. 마침내 옥화무제의 검에 자신의 목이 떨어져 나갈 때, 그의 눈은 웃고 있었다. 동료들이 자신의 복수를 해 줄 것이라 굳게 믿고 있다는 듯.
마지막 녀석의 명줄을 끊어 놓은 옥화무제는 내심 아차 싶었다. 너무 시간을 지체한 것이다. 이미 수십 명이 넘는 마기들이 주변에 내달리고 있었고, 그중 서넛은 코앞까지 들이닥친 상황이었다. 그녀는 생각할 것도 없이 뒤돌아서서 내달리기 시작했다.
직접적인 공격을 하기에는 거리가 조금 멀었지만, 암기로 공격하기에는 그리 먼 거리가 아니었다. 뒤따라 붙은 마교도들은 저마다 품속에서 암기를 꺼내들었다.
피유웅~!
무시무시한 파공성을 흘리며 사방에서 암기들이 날아왔다. 가느다란 우모침과 달리 파공성까지 흘리면서 날아오는데도 그녀는 암기들을 피할 수가 없었다. 쫓아오는 놈들이 워낙에 고수들이었기에 자신이 발출한 암기를 기를 통해 조종했기 때문이다. 그것도 어기선회(御氣旋回)처럼 완만하게 꺾어지는 게 아니라, 이기어검(以氣御劍)에 근접할 정도로 아주 급격한 각도로 움직이고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도검처럼 육중한 무기도 어기동검술(御氣動劍術)을 통해 자유자재로 움직일 수 있는 놈들인데, 하물며 작고 가벼운 암기를 다루지 못하겠는가.
수십 개가 넘는 암기들이 이리저리 날아다니니, 이건 당문 최고의 암기술이라는 만천화우보다 더 피하기가 힘들었다. 이리저리 몸을 비틀기도 하고, 검과 손으로 쳐내기도 했지만 도저히 막을 방법이 없었다.
“이런 젠장!”
그녀는 내력 소모가 좀 크더라도 강공으로 나가는 편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 순간 옥화무제의 보검이 마치 불이라도 붙은 듯 붉게 달아올랐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붉은 궤적을 그리며 공간을 가르기 시작했다.
고오오오-----.
옥화무제가 검을 휘두른 궤적을 따라 마치 안개와도 같은 희뿌연 파동이 사방으로 퍼져 나갔다.
퍼퍼펑!
놀랍게도 그 희뿌연 안개 같은 것과 맞부딪친 암기들이 사방에서 터져 나가기 시작했다. 과연 화경급 고수라는 이름에 걸맞은 놀라운 한수였다.
하지만 아쉽게도 그녀가 퍼뜨린 거대한 강기의 파동은 마교도들에게 그 어떤 피해도 주지 못했다. 너무 폭넓게 퍼져서 날아갔기에, 개개인에게 안겨 준 충격은 그리 크지 않았던 것이다. 마교도들은 제각기 자신에게로 뿜어져 날아온 강기를 손쉽게 막아내 버렸다.
‘이걸로 암기는 막아낼 수 있겠지만, 저들을 저지하는 데는 역부족이구나.’
날아오던 암기를 몽땅 다 파괴해 버렸기에 아주 잠시 동안이기는 했지만, 그녀는 전속력으로 도망칠 수가 있었다. 하지만 곧이어 수십 개가 넘는 암기들이 또다시 그녀를 향해 날아왔다. 결국 그녀는 또다시 강기의 파동을 내뿜어야만 했다.
암기만으로는 도저히 옥화무제를 저지할 수 없다는 것을 느낀 마교도들 중 몇몇이 자신의 무기를 그녀에게 집어던졌다. 그것들은 암기에 비해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무거웠고, 그만큼 강력한 힘을 내포하고 있었다.
옥화무제에게는 그래도 다행이라면, 무기를 소유한 자들이 생각보다는 그리 많지 않다는 것 정도일까?
천마혈검대의 경우 천마혈검이라는 희대의 마검 100자루가 있었기에 아예 무기를 통일해 버렸지만, 대다수의 마교도들은 무기를 사용하기보다는 권장법을 선호했다. 역혈의 심법을 통해 막강한 내공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골 복잡한 무기술보다는 내공을 뿜어내는 권장법이 훨씬 더 익히기가 용이했기 때문이다.
또다시 옥화무제의 검에서 강기의 파동이 퍼져 나갔다.
고오오오---.
하지만 무기들은 암기와 달리 강기의 파동을 뚫고 나왔다. 일회용인 암기에 비한다면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두껍고 무게도 무거울 뿐더러, 훨씬 더 강한 무기들이었기 때문이다.
사방에서 무기들이 쏟아져 들어오자, 옥화무제의 움직임이 더욱 바빠졌다. 달려가기도 해야 했지만, 자신을 향해 날아오는 무기들을 쳐내기도 해야 했기 때문이다.
미친 듯 달려가던 옥화무제는 검 한 자루가 바로 등 뒤에 도착할 때까지 기다렸다가 상체를 뒤로 틀며 강하게 쳐냈다.
파캉!
어기동검에 의해 날아오던 검은 그녀가 휘두른 불타오르는 듯한 보검에 맞고 두 조각으로 쪼개졌다. 하지만 그게 끝이 아니었다. 두 조각으로 나눠진 검은 제각각 살아 있는 듯 움직이며 그녀를 또다시 공격해 왔던 것이다.
“끈질긴 놈들!”
옥화무제는 문득 날아오는 검을 막을 게 아니라, 무기를 조종하는 마교도들을 공격하여 그들이 어기동검에 집중하지 못하게 하는 게 훨씬 더 효율적일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생각이 들자마자 그 즉시 그녀의 검에서는 10여 가닥에 이르는 강기다발이 사방으로 힘차게 뻗어 나갔다.
파창!
요란한 쇳소리와 함께 옥화무제를 공격하던 검 조각들이 힘없이 땅바닥에 떨어져 내렸다. 그뿐만 아니라 마교도들은 저마다 자신들에게 날아오는 강기를 처리하느라 잠시 발걸음을 늦췄다. 하지만 그것은 주위의 10여 명이었을 뿐, 나머지 20여 명이 넘는 마교도의 공격 속도는 전혀 줄지 않았다.
그들은 순차적으로 옥화무제를 향해 공격을 가했다. 그리고 옥화무제는 내심 욕설을 퍼부으면서도 그 공격을 받아 낼 수밖에 없었다. 이런 식으로 공력 소모가 계속되면 결코 좋을 게 없다는 걸 뻔히 알고 있었지만, 그녀로서도 어쩔 수가 없었던 것이다.
“빌어먹을!”
마교도들은 그녀의 발목을 잡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하지만 그게 쉬운 일은 아니었다. 화경급 고수가 결코 만만한 상대가 아님을 과시하듯, 옥화무제는 생명을 건 술래잡기에서 어떻게든 버텨 나가고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아슬아슬하게 균형을 유지하던 전장에 갑자기 변화가 찾아왔다. 지금까지와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강력한 기운이 그녀를 덮쳐오고 있었던 것이다.
온 몸에 전율이 흐른 옥화무제는 재빨리 그 기운과 자신 간의 거리를 가늠했다. 거리를 재던 그녀가 허리를 틀며 정체불명의 기운을 힘껏 쳐냈다. 그리고 그녀는 보았다. 자신의 검에 튕겨 나가고 있는 불타오르는 듯한 기운을 뿜어내고 있는 장검 한 자루를.
‘이, 이기어검!’
상황은 최악으로 흘러가고 있었다. 드디어 이기어검술을 구사할 수 있는 고수가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아직은 이곳에 도착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아마도 자신의 발목을 붙잡기 위해 검을 먼저 쏘아 보낸 것이리라. 옥화무제는 이를 질끈 깨물었다. 그가 여기에 도착하기 전에 무슨 짓을 해서라도 진법이 펼쳐져 있는 곳까지 가야 했다. 그것만이 그녀가 살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