첩자의 정체
마지막 마을을 떠난 다음날, 아침부터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부슬부슬 내리는 정도였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빗발이 점차 거세지더니 오후로 접어들 무렵부터는 하늘에 구멍이라도 뚫린 듯 퍼붓기 시작했다.
쏴아아아.
거친 빗줄기 탓에 몇 미터 앞조차 보기 힘들 만큼 시야가 좁아졌고, 길까지 미끄럽다. 조금만 발을 헛디뎌도 몸의 중심을 잃고 넘어질 정도로 죽죽 미끄러진다. 추적을 하기에는 그야말로 최악의 날씨다.
얼굴을 따라 흘러내리는 빗물을 손으로 대충 닦은 대장은 뒤를 돌아보며 부드러운 목소리로 물었다.
“수녀님, 괜찮으십니까? 너무 힘드시다면 이쯤에서 잠시 쉬어가도…….”
소피아 수녀는 거친 숨을 몰아쉬면서도 차분한 음색으로 대답했다.
“헉헉, 저는 괜찮습니다, 대장님.”
그런 소피아 수녀를 대견하다는 듯 바라보던 대장은 이번에는 라이를 향해 고개를 돌리며 퉁명스럽게 말했다.
“라이! 힘내라. 수녀님도 이렇게까지 힘을 내고 계신데, 사내 녀석이 비실거려서야 쓰겠나.”
대장은 소피아 수녀와 라이를 독려하며 함께 걸어갔다. 그리고 샘은 일행보다 10여 미터 정도 앞서서 홀로 걸어가고 있는 중이다. 혹여 도망자들이 남겨놓은 작은 흔적을 라이나 소피아 수녀가 뭉개 버릴 우려가 있기에 그렇게 하고 있는 것이다.
“에이, 뭔 비가 이렇게 많이 와?”
라이는 원망어린 시선으로 하늘을 한 번 올려본 후, 얼굴을 흠뻑 적시고 있는 빗물을 소매로 쓰윽 닦았다. 그가 입고 있는 외투는 틴스부르의 잡화점에서 구입한 판초(Poncho) 형태의 싸구려였다. 양털로 짠 두툼한 모포 중간에 구멍을 하나 뚫고, 그곳에 머리를 가릴 수 있는 후드(Hood)를 달았다. 볼품은 없지만 밤이 되면 싸늘하게 얼어붙는 고산지역에서는 유용하게 써먹을 수 있는 외투였다.
하지만 지금처럼 비를 잔뜩 맞게 되니 싸구려 외투의 단점이 확연히 드러났다. 방수가 되지 않아 외투뿐만 아니라 속옷까지 흠뻑 젖은 탓에 뼛속까지 냉기가 전해져 왔다. 물론 그가 지니고 있는 마나를 운용할 수만 있다면 냉기 따위야 단숨에 몰아낼 수 있겠지만, 문제는 그런 기법을 알지 못한다는 점이다.
‘으…, 추워.’
이빨이 덜덜 떨려올 정도로 추웠지만 라이는 외투를 거머쥐며 애써 참았다. 다른 사람들도 똑같이 추울 텐데 자신만 못 견디겠다고 앓는 소리를 낸다는 것에 자존심이 상했던 것이다.
하지만 그건 라이의 착각이었다. 다른 사람들이 입고 있는 것은 라이의 싸구려 외투와는 달리 모두 고급품들이었다. 겉보기에는 투박해도 방수 처리가 확실하게 되어 있어 외투 안쪽으로 빗물이 스며들지 못하고 그냥 흘러내리는 것이다. 지금껏 살아오며 방수가 되는 외투를 본적이 단 한 번도 없었던 라이였기에 그런 사실을 모르고 오해를 하고 있었던 것이다.
다시 한 번 얼굴에 흘러내리는 빗물을 소매로 대충 닦아 내던 라이는 앞장서서 일행들을 격려하며 걸어가고 있는 대장의 모습에 왠지 모르게 듬직함을 느낄 수 있었다. 소피아 수녀 때문일 수도 있겠지만 언제나 부드러운 미소를 보여줬고, 이렇게 힘든 상황에서도 짜증조차 내지 않고 자신들을 챙겨주지 않은가.
빗물에 흠뻑 젖은 대장의 넉넉한 등판을 보며 라이는 이유를 알 수 없는 안도감마저 느꼈다. 그건 어제까지만 해도 전혀 느낄 수 없었던 감정이었다. 어쩌면 주어진 임무에 최선을 다하고 있는 사내의 뒷모습이 라이의 싸늘하게 닫혀 버린 가슴에 살짝 빈틈을 만들었는지도 모른다.
멍한 눈빛으로 대장의 뒷모습을 따라 힘겹게 발걸음을 옮기던 라이의 머릿속에 오래된 기억들이 하나둘 떠올랐다. 자신의 아버지도 저랬었다. 변방으로 도망친 자신의 주군을 위해 묵묵히 맡은 바 소임을 완수해 나가던…….
라이는 대장의 뒷모습을 보며, 예전 아버지의 뒷모습을 떠올릴 수가 있었다.
순간 라이의 입가에 씁쓸한 미소가 떠올랐다.
‘내가 미쳤지. 저런 분을 도끼로 찍어 죽일 궁리만 하고 있었다니…….’
악천후를 뚫고 강행군을 재촉하던 대장은 그럭저럭 비를 피할 수 있을 만큼 움푹 패인 지형을 발견하자마자 그곳에서 야숙할 것을 지시했다. 이곳보다 더 좋은 장소를 찾는다는 보장이 없을뿐더러, 산에서는 해가 빨리 진다는 것을 염두에 둔 결정이었다.
“오늘은 저곳에서 야숙을 하기로 하자.”
절벽 쪽으로 바짝 붙으니 비를 피할 수 있었다. 라이는 황급히 흠뻑 젖은 외투부터 벗었다. 외투를 힘껏 쥐어짜자 물이 주르륵 떨어져 내린다.
라이는 외투가 마를 수 있도록 벽면에 잘 널어놓은 후에 밖으로 나가 땔감을 주워 왔다. 추위를 쫓아낼 모닥불을 피우려는 것이다. 비록 나무들이 빗물에 흠뻑 젖어있긴 했지만, 용병생활을 하며 이런 상황에서도 불을 붙이는 요령을 익혀 둔 지 오래다. 나무가 젖은 탓에 연기가 많이 난다는 게 문제이기는 했지만, 그래도 따뜻한 열기로 몸을 덥힐 수 있다는 게 어딘가.
라이와 수녀가 모닥불을 피우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을 때, 대장은 성큼성큼 걸어 나가 아직까지도 폭우를 맞으며 서 있던 샘에게로 다가갔다. 못마땅하다는 듯 인상을 찡그리며 라이와 수녀를 째려보고 있던 샘은, 대장이 다가오자 낮은 목소리로 투덜거렸다.
“언제까지 저 둘을 꽁무니에 달고 다닐 생각이신 겁니까?”
불만 가득한 샘의 질문에 대장은 심드렁한 말투로 대답했다.
“왜 그렇게 민감한가? 아무리 생각해도 이번엔 자네가 오버하는 것 같아.”
“오버하는 게 아닙니다. 트리스티 패거리 속에 첩자가 침투해 있었을 거라는 걸 대장도 이미 짐작하고 계셨지 않습니까? 그게 아니라면 손바닥을 들여다보듯 시시콜콜한 정보까지 우리에게 보내 줄 수 있었을 리가 없죠.”
“그건 그렇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저 둘은 아냐.”
하지만 샘은 고개를 가로저으며 대장의 말에 단호하게 반박했다.
“아닙니다. 첩자는 분명 저 둘 중 하납니다. 처음 저들을 심문할 때 분명히 들었잖습니까. 트리스티 패거리에서 떨어져 나온 것은 자신들 둘밖에 없다고 말입니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대장도 샘의 주장을 반박할 수가 없었다.
“흠, 그렇긴 하지만 아무리 그렇다 해도…….”
그때 갑자기 샘이 비릿하게 웃으며 비꼬듯 말했다.
“아무래도 대장님은 지금 저 수녀 때문에 제대로 된 판단을 못하시는 것 같습니다.”
정곡을 찔렸는지 대장은 얼굴을 붉히며 버럭 소리쳤다.
“뭐야? 수녀님 때문에 내가 왜 제대로 된 판단을 못한다는 건가! 앙!”
“지금 우리 상황이 어떤지는 잘 아시지 않습니까? 아차 실수라도 하면 목 잘린 시체가 되어 산속에 파묻힌단 말입니다. 이런 살얼음판을 걷는 듯한 위태로운 상황에서 연애질을 하실 생각을 하시다니. 더군다나 맺어질 가능성이라고는 눈곱만큼도 없는 수녀하고 말입니다.”
“젠장! 나는 연애질을 하고 있는 게 아냐. 나도 충분히 고민했어. 그런 다음 결론을 내린 게 바로 이거야.”
대장은 신경질적으로 얼굴을 타고 흘러내리는 빗물을 닦아 내며 말을 이었다. 그런 그의 말투에는 짜증이 덕지덕지 묻어 나왔다.
“한 번 생각을 해 보게. 라이 저 녀석은 첩보원이라 의심하기에는 너무 어려. 우리 조직에 사람이 없는 것도 아닌데, 저렇게 어린놈을 첩보원으로 쓰겠나? 그리고 소피아 수녀님은 진짜 수녀가 맞잖나. 얼마 전에 치료마법 쓰는 거 너도 봤지? 더군다나 어리숙하다 느껴질 만큼 저렇게 순진한데…….”
성직자는 거짓말을 못한다. 특히 성직자가 믿고 있는 신의 이름을 걸고 심문을 할 경우 금방 정체가 들통난다. 그렇기에 음모와 귀계로 점철되어 있는 이쪽 계통에서는 성직자를 첩보원으로 쓰는 경우가 거의 없었던 것이다. 샘도 그 정도는 알고 있었기에 수녀에 대한 반박은 더 이상 하지 않았다.
“수녀를 의심하자는 게 아닙니다. 제 말은 라이가 아주 의심스럽다는 말입니다.”
샘이 수녀를 첩자 용의선상에서 제외하자 대장의 짜증스런 어투가 슬그머니 부드러워진다.
“뭐가 그렇게 의심스럽다는 건가?”
“저놈 나이에 비해 실력이 너무 좋다고 생각하지 않으십니까? 화살도 잘 쏘고, 게다가 도끼질도 제법…….”
샘의 주장을 듣던 대장은 고개를 흔들며 반박했다.
“나이에 비해 실력이 있긴 하지만, 그래 봐야 첩보원으로 쓰기엔 너무 어설퍼. 게다가 저놈, 몇 번씩이나 내게 살기를 품었다고. 생각을 해 봐. 저 녀석이 만약 첩보원이라면 왜 같은 편인 내게 살기를 품겠어? 우리가 배신했다는 것은 아직 아무도 모르는데 말이야.”
“일부러 그러는 것일 수도 있죠. 녀석이 조직 내 첩보원이라면 대장이 살기를 감지할 수 있는 실력자라는 걸 이미 알고 있을 게 아닙니까. 그렇다면 가끔 대장을 향해 살기를 품는 것만으로도 자신의 정체를 완벽히 감출 수 있으니까요.”
샘의 말이 제법 그럴 듯 했기에 대장은 곧바로 반박할 수 없었다. 하지만 그렇다고는 해도 라이를 첩자라고 의심하기에는 힘들었다.
대장의 얼굴을 힐끔 쳐다본 샘은 답답하다는 듯 다시 말했다.
“사실 저놈을 첩자라고 의심하기 시작한 건 수녀의 말 때문이었습니다. 트리스티 패거리가 저놈을 처음 발견했을 때 당시 녀석은 오크를 생으로 뜯어먹고 있었다고 했습니다. 제가 생존술(生存術)을 배울 때 몇 번 몬스터 고기를 먹어 봐서 잘 아는데…, 익혀도 역겨운 냄새 때문에 목구멍으로 넘기기 힘든 걸 생으로 씹어 먹다니! 몬스터 고기는 저와 같이 특수 훈련을 받은 군인들도 맨 정신으로는 절대 먹을 수 없는 거란 말입니다. 아무리 배가 고팠다고 해도 그렇지, 과연 그걸 평범한 꼬맹이가 먹을 수 있을까요?”
레인저는 산악전에 특화된 병과다. 적군을 상대로 게릴라전을 펼치는 것을 장기로 하는 만큼, 레인저 훈련에 있어 가장 중요시되는 것들 중 하나가 보급이 끊겼을 때를 대비한 식량의 확보였다. 무기가 망가지면 돌멩이나 몽둥이라도 들고 싸우면 되겠지만, 식량이 떨어지면 아예 싸울 수가 없지 않겠는가.
야생 속에서 살아남는 기술인 생존술에서 다루는 먹거리는 아주 다양했다. 열매나 초목은 물론이고, 꿈틀거리는 작은 곤충과 포악하기 짝이 없는 몬스터들까지……. 그런데 그 중에서도 가장 먹기 힘든 게 바로 몬스터의 고기였다. 독이 있는 부분을 제거한다고 해도, 몬스터 특유의 누릿한 냄새는 너무나도 비위를 상하게 했었기에 입에 넣자마자 토하는 훈련병이 대다수였다. 때문에 생존술 훈련을 진행하는 교관들조차도 얼차려를 목적으로 던져 주던 것이 바로 몬스터 고기였다.
그 중 가장 지독한 냄새를 풍겼던 게 바로 트롤의 고기였었는데, 그때 기억이 떠오른 샘은 하마터면 헛구역질까지 할 뻔했다. 그는 인상을 일그러뜨리며 말을 이었다.
“저놈은 틀림없이 레인저 훈련을 받았을 겁니다. 그것도 아주 독하게. 그건 제가 보장하죠.”
이렇게까지 샘이 말하자 대장은 두 눈을 감고 차분하게 라이에 대한 기억들을 하나둘 떠올려 봤다. 만약 샘의 말처럼 라이가 전문적인 레인저 훈련을 받은 게 확실하다면, 자신이 도망노예라고 한 건 새빨간 거짓일 가능성이 컸다.
생각해 보니 라이가 한 말들 중 앞뒤가 안 맞는 부분들이 꽤나 있었다. 노예병들에게는 활을 안 주는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그는 활을 소지하고 있었다. 그것도 오랜 시간 다루어 봤을 것으로 짐작될 만큼 활 솜씨가 아주 뛰어났다.
그리고 보니 오크와 맞닥트렸을 때의 라이의 모습이 영 마음에 걸렸다. 일반적인 그 나이대의 아이라면 겁먹고 도망치는 게 보통이었을 텐데, 살기를 뿜어대며 오크와 맞서 싸우지 않았던가. 게다가 당시 라이의 도끼를 다루던 솜씨는 결코 예사롭지 않았다.
노예상인에게 붙잡혀 노예병으로 키워지다 도망쳤다고 보기에는 석연치 않은 점이 한두가지 아닌 것이다. 그런데 그런 것을 나이가 어리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지금껏 무시해 왔다니……. 어쩌면 라이가 영악하기도 했지만 샘의 말처럼 수녀 때문에 제대로 된 판단을 못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는 자괴감마저 들었다.
그렇기에 대장은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중얼거렸다.
“허, 참……. 이제 나도 은퇴할 때가 다 됐나 보군.”
자신의 말이 대장에게 먹혀들어갔다고 느껴지자 샘이 음침한 어조로 다그쳤다.
“당장 해치웁시다. 대장도 잘 아시지 않습니까. 꼬리를 달고 산맥을 넘어 탈출한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를…….”
샘의 말 대로였다. 어쩌면 저 영악스러운 놈이 자신들의 배반을 눈치채고 상부에 보고라도 하는 날에는 어떤 일이 벌어질지 불을 보듯 뻔했으니까. 대장은 싸늘하게 굳은 표정으로 샘을 향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 다음 라이를 향해 천천히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그 뒤를 활을 움켜진 샘이 따라왔다.
라이와의 거리가 어느 정도 가까워지자 대장은 슬쩍 뒤를 돌아보며 샘을 향해 말했다.
“비 때문에 놈들의 흔적을 찾기 힘들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었는데 정말 다행이야.”
대장이 왜 이런 말을 하는지 금방 눈치챈 샘은 비릿한 미소를 지으며 맞장구를 쳤다.
“흐흐, 녀석들은 우리가 자신들을 추적하고 있다는 걸 상상조차 하지 못하고 있는 듯합니다. 그러니 이렇게 대놓고 흔적을 남기는 게 아니겠습니까. 그렇지 않았다면 이번 비로 흔적이 지워져 추적하기 정말 힘들었을 겁니다.”
능청스런 샘의 대답에 피식 웃은 대장은 이번에는 라이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이게 다 저 녀석 덕분이지. 라이가 아니었다면 놈들의 계략에 빠져 아직까지도 동굴 속을 뒤지며 헛수고를 하고 있었을 가능성이 크니까 말이야.”
소금에 절인 돼지고기를 빗물에 씻어서 꼬챙이에 꿰어 불에 굽고 있던 라이. 그는 대장의 말에 환한 미소를 지었다.
그도 두 사람이 빗속에서 꽤 오랜 시간 쑥덕거리고 있던 게 신경이 쓰이지 않을 수가 없었다. 지금 얘기를 듣고 보니 도망자들을 어떻게 추적할 것인지에 대해 상의하고 있었던 모양이다. 그런데 갑자기 자신을 칭찬하는 말이 대장의 입에서 튀어나올 줄이야.
일행의 리더인 대장에게 공로를 인정받았다는 것은 그만큼 살 수 있는 가능성이 켜졌다는 말과 같았으니까. 당연히 기분이 좋아진 라이는 대장과 샘이 가까이 다가오자 흥겨운 목소리로 말했다.
“조금만 기다리시면 드실 수 있을 겁니다.”
“이거 기다리기 힘들 만큼 배가 고픈걸. 참, 수녀님.”
그 순간 라이로서는 예상치도 못한 일이 벌어졌다. 자신의 등 뒤를 지나 수녀에게로 가는 듯하던 대장이 갑자기 그의 뒷통수를 검집으로 거칠게 후려쳤던 것이다.
“컥!”
한방에 정신을 잃은 라이가 푹 쓰러지자 깜짝 놀란 수녀가 비명을 질러댔다.
“꺄아아악! 가, 갑자기 왜 이러시는 거예욧!”
얼마나 놀랐는지 얼굴이 새하얗게 질린 수녀가 겁에 질려 부들부들 떨고 있자 샘은 왈칵 짜증이 치밀어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