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846화 (842/930)

첫 번째 살인

라이가 습격을 하기 위해 잠복을 하고 있는 곳에서 약간 떨어진 위치에 있는 여관 3층. 살짝 열린 창문 틈 사이로 루크가 석궁을 들고 라이의 머리통을 겨누고 있었다. 만약 배신하려는 눈치가 조금이라도 보이면 곧바로 쏴 죽여 버리기 위해서.

루크는 좀 전까지 자신에게 건방을 떨던 라이의 모습을 떠올리며 비웃음을 흘렸다. 아무리 까불어 봐야 아직 애송이인 것이다. 설마 자신의 머리통을 석궁이 겨누고 있을 거라고는 꿈에도 모르고 있을 거라 생각하니 살짝 불쌍하기까지 했다.

녀석과의 거리는 대략 70여 미터 정도. 이 정도 거리라면 판금갑옷으로 몸을 가린 기사라 할지라도 그냥 꿰뚫어 버릴 수 있는 거리다. 그런데 녀석의 몸을 가리고 있는 건 판금갑옷도 아닌 얄팍한 천 쪼가리가 전부였다.

주위가 점차 어두워지고 있었기에 70여 미터라고는 하지만 라이의 머리통을 겨누는 게 점점 어려워지고 있었다. 지금처럼 녀석이 가만히 쭈그리고 앉아 있다면 몰라도, 달아나기 위해 몸을 이리저리 움직인다면 쏘아 맞힌다는 건 거의 불가능하리라.

“흐음…, 일단은 겁을 집어먹고 도망칠 생각은 없는 것 같군.”

블러드 엑스가 오기만을 초조하게 기다린 지도 어느새 1시간이 다 되어 가고 있었다. 설마 정보가 잘못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무렵, 멀리서 호위 4명을 거느리고 블러드 엑스가 어슬렁거리며 걸어오는 게 보였다.

“젠장! 그냥 내가 쏴 죽였으면 좋겠는데…….”

하지만 마음은 굴뚝같아도 그럴 수가 없었다. 녀석을 죽이는 건 간단해도 그 이후가 문제였다. 증거를 남기지 않고 놈을 없애기는 아주 힘들다. 더군다나 놈들은 이곳 요새는 물론이고, 영지 내에서 절대강자였다. 놈들이 조사해 들어오면, 머지않아 이쪽이 저지른 일이라는 것이 들통 날 게 뻔했다.

루크는 블러드 엑스가 항상 호위 넷을 거느리고 다닌다는 것을 라이에게 알려주지 않았다. 블러드 엑스의 두 걸음쯤 뒤에서 따라오고 있는 사내 하나만이 호위라고 착각했다가는 큰코다친다. 스무 발자국쯤 앞에서 걷는 한 녀석과 뒤쪽 50여 미터쯤에서 따라오고 있는 두 명도 블러드 엑스의 호위였다.

괜히 알려줬다가 겁을 집어먹으면 안 되기에 일부러 호위에 대한 정보를 숨긴 것이다.

“저 건방진 애송이가 제대로 한칼 먹이고, 모든 죄를 뒤집어써야 할 텐데…….”

루크가 석궁의 손잡이를 만지작거리며 이런저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 잭이 갑자기 잠복해 있던 곳에서 벌떡 일어나더니 블러드 엑스에게로 쭈뼛쭈뼛 걸어가는 것이 아닌가.

“이런 젠장, 습격을 해도 힘든 판에 왜 벌써 모습을 드러낸 거야? 막상 칼질을 하려 하니 쫄은 건가? 게다가 긴장에 잔뜩 굳은 저 어색한 몸동작하고는……. 이거 초짜 새끼 하나 때문에 미치겠구만.”

철문 안쪽에서 녀석과 직접 드잡이질까지 해 봤기에 아직 어리긴 해도 잭이라는 녀석의 실력이 제법 뛰어나다는 것쯤은 루크도 익히 알고 있었다. 하지만 일반적인 싸움과 살인은 다르다. 싸움질이 실력이라면, 살인은 굳건한 배짱이 최우선이었다. 상대를 죽이려는 마음이 없어서는 아무리 실력이 좋은 놈이라 해도 살인을 할 수가 없는 법이다. 저렇듯 상대의 기세에 쫄아 버려서는 될 일도 안된다.

그래도 루크는 혹시나 하는 기대감을 가지고 잭의 뒷모습을 바라보고 있었다. 독 묻은 칼로 놈을 슬쩍이라도 찔러 주기만 한다면…, 그것만 해도 충분했다.

그다음부터는 모든 게 예상대로 순조롭게 흘러갈 것이다. 지금껏 조직에 애를 먹여 왔던 블러드 엑스 놈은 독약 때문에 죽을 거고, 잭은 놈의 호위들에 의해 곧바로 붙잡혀 모진 고문에 시달리다 자신의 배후를 실토할 수밖에 없으리라. 블랙울프라는 조직에 의해 이번 일이 벌어졌다는 걸…….

루크는 웃음을 감추기 힘들었다. 이 기가 막힌 계책은 루산나가 잭에게 자신은 블랙울프 파에 소속되어 있다고 말했다는 걸 들은 두목이 꾸민 음모였다. 잔머리가 뛰어났던 두목은 실력이 좋은 잭을 조직이 직접 없애려면 피해가 크겠기에 아직 어리숙한 성격을 최대한 이용해 먹기 위해 고심에 고심을 한 끝에 만들어진 음모였다. 그 때문에 잭에게는 자신의 이름을 루크가 아닌 블랙울프 파의 중간보스들 중 하나인 ‘당코’라고 말해뒀었다. 녀석은 샐러맨더 파에 끌려가 당코라는 사내에게서 지시를 받았다는 걸 실토하게 되겠지.

이제 조만간 마을 안에서 자신들의 조직과 세력을 다투던 샐러맨더 파와 블랙울프 파의 대혈투가 벌어지게 될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사실. 그럼 자신들은 휘파람을 불며 옆에서 구경이나 하다가 어부지리(漁父之利)만 챙기면 되는 것이다.

블러드 엑스는 전방에서 어색한 몸짓으로 다가오고 있는 라이를 잠시 훑어본 후, 곧바로 시선을 다른 곳으로 옮겼다. 길 가던 행인이 자신의 험악한 인상에 겁을 집어먹었다고 판단한 것이다. 몸에 짤막한 단검 하나를 허리에 차고 있긴 했지만, 마을 사람 대다수가 사냥이 주업인 만큼 그 정도 무장은 어린아이도 하는 수준이다.

블러드 엑스는 짐짓 인상을 더욱 일그러트렸다. 최근 조직의 세력이 점점 더 확장되고 있다 보니 자신을 알아본 마을 사람들이 겁에 질려 움찔거리는 게 재미있기도 하고 통쾌하기도 했다. 그랬기에 일부러 길 한가운데로 걸어가며 사람들이 자신을 피해 옆으로 부리나케 도망치는 것을 은근히 즐기고 있었다.

라이가 블러드 엑스의 옆을 스치듯 지나가던 바로 그 순간이었다. 언제 뽑아들었는지 라이의 손에 들린 단검이 블러드 엑스의 옆구리를 빠르게 찔러 들어갔다. 여관 3층에서 라이의 일거수일투족을 빤히 쳐다보고 있던 루크조차도 라이의 단검이 블러드 엑스의 몸에 박힌 후에야 알아봤을 정도였다.

쨍.

“헛, 이런 대갈빡에 아직 피도 안 마른 애새끼가 감히 나를 공격해!?”

둔탁한 쇳소리와 함께 기습을 당한 블러드 엑스가 노성을 지르며 허리에 차고 있던 손도끼를 뽑아든다. 라이의 검이 놈의 몸통에 박히는 것을 보며 하마터면 환호성을 지를 뻔한 루크. 하지만 곧이어 그는 일이 뭔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저 정도로 깊게 찔렸다면, 독약 탓에 곧바로 쓰러져야 한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이다.

자신도 모르게 벌떡 일어섰던 루크는 곧이어 허탈한 듯 털썩 주저앉았다. 놈이 아직까지 쓰러지지 않고 있다는 것은, 라이의 단검이 녀석의 몸에 작은 상처 하나 남기지 못하고 막혔다는 사실이다. 그렇게 될 가능성은…….

“설마…, 저 헐렁한 옷 안에 사슬갑옷이라도 껴입고 있었다는 건가?”

사슬갑옷은 그 특성상 둔기(鈍器)가 주는 충격은 전혀 걸러내지 못하지만, 방금 전처럼 도검류의 공격을 저지하는 효과는 매우 탁월했다. 특히 베기 공격은 아예 들어가지 않는다고 보는 게 옳았다. 라이가 지니고 있는 무기가 단검뿐인 것을 감안한다면, 라이의 실력이 루크가 예상한 것의 두세 배쯤 더 뛰어나다 해도 결코 블러드 엑스를 죽일 수는 없으리라.

블러드 엑스가 공격을 당하자마자 뒤에서 따라오고 있던 호위가 황급히 검을 뽑아들며 달려와 합류했다. 그리고 멀찌막이 따라오고 있던 호위 두 명 역시 검을 뽑아들고 달려오기 시작하는 게 보였다.

“이런 젠장, 그냥 내가 쏴야 하나?”

석궁의 좁고 날카로운 화살은 사슬갑옷의 빈틈을 아주 쉽게 파고 들어가 녀석을 끝장내 버릴 수 있다. 더군다나 화살촉에는 라이에게 건넨 것과 똑같은 독약이 발라져 있는 만큼, 블러드 엑스가 아무리 날고뛰는 재주가 있다 하더라도 살아남지 못하리라.

하지만 블러드 엑스를 사살한 뒤가 문제였다. 자칫하다 자신까지도 호위들에 붙잡힐 위험도 있었고, 미리 확보해 둔 도주로를 따라 무사히 도망친다 해도 블랙울프 파와 싸움을 붙이려는 계책은 실패할 확률이 너무 높다. 탐문을 하다 보면 이곳에 자신이 묵고 있었다는 걸 머지않아 녀석들이 알아내게 될 테니까.

루크는 잠시 머리를 굴려 고민을 해 봤지만 결국 석궁의 방아쇠에서 손가락을 슬그머니 빼 버릴 수밖에 없었다.

“씨팔! 얼굴은 겁을 상실한 오크처럼 무식하게 생긴 놈이, 옷 안에 사슬갑옷을 껴입고 있었을 줄이야. 젠장, 한동안 잠수를 타야 할지도 모르겠군. 그렇다면 이제 기대할 거라고는 잭이 자신의 배후를 블랙울프 파라고 하는 말에 녀석이 속아 넘어가길 바라는 수밖에 없는 건가.”

잭이라는 패를 이렇게 허무하게 잃어버리는 게 아깝기는 했지만 그래도 좋은 정보 하나는 건지지 않았는가. 블러드 엑스가 옷 안에 사슬갑옷까지 껴입고 다닌다는 건 꽤나 가치 있는 정보였다. 왜냐하면 다음에 포섭할 제2의 잭은 사슬갑옷 따위는 손쉽게 꿰뚫고 들어가는 스틸레토(끝이 뾰족한 쇠막대처럼 생긴 찌르기 전용 검)를 사용하게 될 테니까.

“큭큭, 어린 애송이 놈이 함부로 까불다가는 어떤 꼴이 되는지 이 인생 선배가 제대로 교훈을 준 것에 감사하라고, 잭.”

루크는 장전되어 있던 화살을 서둘러 해제한 뒤 화살집에 넣고, 석궁을 등에 멨다. 혹, 잊어버리고 놔둔 건 없는지 주위를 둘러봤지만, 더 이상 눈에 띄는 건 없다. 잭의 습격이 실패로 끝난 만큼 녀석은 블러드 엑스에게 붙잡혀 끌려갈 테고, 분명 동료가 있나 호위들이 이 근처를 샅샅이 뒤질 게 뻔하다. 그러기 전에 튀어야 한다.

하지만 이곳에서 벗어나려던 루크의 발길이 은근슬쩍 다시 창문 쪽으로 향했다. 저 건방진 애송이가 분노한 블러드 엑스에게 어떤 식으로 박살이 나는지 구경하고 싶었던 것이다. 이미 안전한 도주로를 확보하고 있는 이상, 그 정도 볼 짬은 있었으니까.

단번에 피떡이 되어버릴 거라는 루크의 예상과는 달리 잭은 제법 선전하며 버티고 있었다. 급하게 달려온 호위들은 잭을 포위한 뒤 고양이가 쥐를 가지고 놀듯 여유롭게 밀어붙였다. 만약 죽이려고 했다면 벌써 시체가 되어 땅바닥에 나뒹굴고 있었겠지만, 생포하여 배후를 캐려는 심산인지 치명적인 공격은 자제하는 듯했다.

그에 비해 잭은 맹렬하게 호위들을 공격하며 빠져나가기 위한 빈틈을 만들어 보려고 발버둥을 치고 있었다.

“허, 비쩍 마른 놈이 체력 하나는 정말 끝내주네. 웬만한 놈들 같았으면 벌써 헥헥대며 지쳐 쓰러져 살려달라며 울고 있을 텐데 말이야. 재수 없는 놈이긴 했지만, 저 체력 하나만큼은 인정해 줄 수밖에 없군. 젊어서 그런가?”

하지만 저런 헛된 발악도 조만간에 끝날 거라는 것을 루크는 잘 알고 있었다. 다만 그 시기가 언제인지가 문제일 뿐.

그런데 갑자기 상황이 급격하게 바뀌었다. 뭔가 분위기가 으스스하게 변한다 싶더니, 잭을 포위하고 있던 호위들 중 한 명이 처절한 비명과 함께 피를 흘리며 나자빠지는 게 아닌가.

“어? 무슨 일이지……. 방심하다 한칼 맞았나?”

싸움 장면을 몰래 숨어서 지켜보고 있던 루크는 자신의 두 눈을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 방금 전까지만 해도 수세에 몰려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만 같았던 잭이 갑자기 미친놈처럼 날뛰기 시작한 것이다. 처음 한 놈을 쓰러트릴 때까지만 해도 호위들이 방심을 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게 아니었다. 잭의 손에 들린 짤막한 단검 한 자루가 번뜩일 때마다 어김없이 처절한 비명이 터져 나왔고, 호위들은 한 명씩 피범벅이 되어 쓰러지고 있었다.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는 상황이었다.

믿기기 힘든 이 상황에 루크가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창문 밖으로 쭉 빼고 지켜보고 있는 사이, 어느새 호위 네 명은 모두 다 싸늘한 시체가 되어 땅바닥에 쓰러져 버렸다.

경악에 찬 것은 루크만이 아니었다. 그 짧은 시간 동안 블러드 엑스가 뒤에서 손 놓고 마냥 놀고만 있었던 건 아니었다. 그는 부하들이 더 이상 죽지 않도록 잭을 향해 맹공을 퍼부었음에도 불구하고 부하들이 하나둘씩 쓰러져 가자 당황해 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순식간에 부하들이 모두 죽자 뒤로 주춤주춤 물러서는 블러드 엑스. 샐러맨더 파의 행동대장으로 수많은 격전을 치르며 그 잔인함으로 위명을 떨쳐 왔던 그가 지금 공포에 떨고 있음에 틀림없었다.

뒤로 물러서는 그를 향해 잭의 단검이 빛을 뿜어냈을 때, 블러드 엑스의 허리께에서 붉은 피 분수가 터져 나오는 게 보였다. 얼마나 깊게 베였는지 내장까지 쏟아져 나왔다. 순간 루크의 머릿속이 멍하니 멈춰 버린 것만 같았다. 저게 과연 가능한 일일까? 분명 옷 안에 사슬갑옷까지 껴입고 있었…….

여기까지 생각하던 루크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럴 리가 없다. 만약 사슬갑옷을 껴입고 있었다면 단검 따위에 저렇게 베일 리가 없다. 그렇다면 처음 공격에 블러드 엑스가 무사했던 건? 루크는 곧이어 고개를 끄덕였다. 어쩌면 옆에 차고 있던 도끼 면에 운 나쁘게 단검이 박힌 걸지도……. 거리가 멀어 그 장면을 자세히 볼 수가 없었기에 자신이 착각을 한 것이리라.

“맞아. 내가 착각한 걸 거야. 정말로 사슬갑옷을 입고 있었다면 저런 싸구려 단검으로 행하는 횡 베기에 배때지가 쫘악 갈라지겠어?”

고개를 끄덕이던 루크는 문득 떠오른 생각에 황급히 자리에서 일어섰다.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다. 이곳에서 격투가 벌어진 지 시간이 꽤나 지났다. 어쩌면 지금쯤 샐러맨더 파의 조직원들이 이쪽으로 달려오고 있는 중인지도 모른다. 자칫 자신이 샐러맨더 파 조직원들의 눈에 띄기라도 하면 이 사건의 배후가 자신들이 벌인 것이라는 게 탄로 나게 된다. 그러니 최대한 빨리 흔적을 지우고 이 자리를 벗어나야 한다.

하지만 그렇게 서두른 탓에 루크는 꼭 봐야 할 장면을 놓치는 실수를 저질렀다. 블러드 엑스와 그 호위들을 모두 죽여 버린 라이가 도망치기는커녕 땅바닥에 주저앉아 웩웩거리며 토하고 있는 모습을…….

지금껏 많은 햇병아리들이 조직에 들어와 성장하는 모습을 수도 없이 지켜봐 왔던 루크다. 그 자신도 첫 살인을 저지르고 난 후에 받았던 충격을 아직까지도 기억하고 있었다. 그 후, 점차 감정이 무뎌져 몇 번의 살인을 더 저질렀지만 처음만큼의 충격은 받지 않았다. 하지만 첫 번째 살인 후 겪어야 했던 정신적 고통은 아직까지도 잊지 못할 만큼 뇌리에 깊이 남아 있었다. 자신의 인생에서 가장 큰 전환점이 되었던 사건이었으니까.

만약 살인 후 땅바닥에 주저앉아 토하는 모습을 봤다면 라이에 대한 평가를 제대로 할 수 있었겠지만, 아쉽게도 루크는 도망치기에 바빠 그쪽은 아예 쳐다보지도 않았다. 그 덕분에 라이에 대한 그의 평가에 오해가 가해질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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