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동 준비 (1)
이미 아서가 보수해서 틈을 막아놓은 외벽 밖, 시야도 확보되지 않는 위치에서 어떻게든 안을 들여다보기 위해 서성이는 사람.
소년, 아직 덜 자란 체형, 구부정한 자세, 흔적을 지울 줄 모르는 발걸음, 초조한 숨소리.
“다 됐나, 클레이오?”
마법식은 모두 꺼졌는데 클레이오가 가만히 있자 이시엘이 걱정스러운 듯 물었다.
산중의 성안은 조용해서 그녀의 선명한 목소리가 잘 울렸다.
벽 바깥의 인영이 이시엘의 목소리를 듣고는 움찔, 움직임을 멈췄다.
클레이오는 작게 속삭였다.
“누군가 외벽 밖에서 얼쩡대는 것 같은데 정체를 알 수 없어서. 에테르 감응력은 없는 듯싶고 군인도 아냐.”
결계의 설치는 키시온 자작과 그의 부관만 알고 있는 일이었다. 혹시라도 목격자가 생길까봐 오늘은 전 군영 특별 점검까지 진행 중이었다.
아이들은 쥴레이카가 국혼과 친정의 일로 이런 영지에 신경 쓰지 않는 틈을 타, 궁전의 마당을 좀 정리하겠다는 핑계를 댔었다.
“그럼 누구지!”
“누굴까!”
말릴 새도 없었다.
안젤리움 쌍둥이들은 표범처럼 뛰어 높은 담장을 훌쩍 넘었다.
잠시 후.
마법사를 옮기는 데 이골이 난 두 쌍둥이는, 얼굴이 새파래진 또래 아이 하나를 숙련된 솜씨로 연행해왔다.
읍에서 마주쳤던 영지민들과 달리 제법 고급스런 옷을 입은 소년이었다.
불청객의 얼굴을 확인한 아서와 이시엘의 표정이 묘해졌다.
아서는 그 큰 몸을 숨길 데도 없는데 미적미적 발을 움직여 첼 뒤로 물러나 버렸다. 귀찮은 일엔 얽히기 싫다는 의사 표명이었다.
언제든 발도할 수 있도록 갖췄던 자세를 풀며 이시엘이 먼저 예를 표했다.
“세실 님, 오랜만입니다.”
“너, 너도, 이시엘. 저녁 식사 시간이 곧인데 오지 않아서 뭘 하나 하고….”
레티샤가 고개를 갸웃했다.
“어라, 이시엘이랑 아는 사이야?”
이시엘은 아주 담담하게 소년을 친구들에게 소개했다.
“그래. 소영주님이시다. 휴잇 후작가로 출가하신 대고모님의 조손인 세실 님 되시지. 손 놓고, 바로 서도록 해 드려.”
눈치 빠른 쌍둥이들은 그가 누구인지 알자마자 겉치레로나마 예의를 차렸다.
“헛, 미처 몰라 실례를 저질렀네요, 소영주님.”
“저희는 수상한 사람인 줄 알았어요.”
세실 휴잇 키시온.
올해로 열일곱 살. 창백한 피부에 잔뜩 난 주근깨, 깡마르고 음울한 인상. 에테르 감응력도 검의 자질도 없는 병약한 소년.
이 소년이 바로 귀족원의 압박에 못 이겨 자작이 받아들여야 했던 키시온의 ‘정식’ 후계자였다.
세실에게 후계자의 방과 소영주의 지위를 양도해야 했던 이시엘의 기색은 의외로 평온했다.
후계자 지위의 탈취는 소년 자신의 의지로 인해 일어난 일이 아니었다. 이시엘은 정치판의 장기 말 하나에 불과한 약자에게 부당한 미움을 품지 않았다.
오히려 딱딱하게 낯을 굳힌 건 첼 쪽이었다.
날카로운 은빛 시선이 찌를 듯한 기세로 쏟아지자, 세실이라 불린 소년은 목을 더 깊이 움츠렸다.
‘약속’의 두루마리를 후르르 돌려본 클레이오는 속으로 혀를 찼다.
‘저 앤 8교에도 딱 세 줄 나왔구나. 귀족원의 결정에 따르지 않는 키시온 자작의 기를 눌러버리려고 친척 중에서도 최대한 자질이 없는 앨 골랐댔지.’
잔뜩 위축되었으면서도 소년은 이시엘에서 눈을 못 뗐다. 어딘가 차가운 분노가 깔려 있는 듯, 수치심과 슬픔이 함께 어린 시선이다.
그 흐릿한 눈 안쪽 깊은 곳에서 어른거리는 것은 형태도 채 갖추지 못한 동경과 경애.
소년이 가진 복잡한 심정을 이시엘은 전혀 눈치채지 못한 게 클레이오에겐 빤히 들여다보였다.
높은 분들의 알력 때문에 졸지에 인생이 바뀐 소년이 이시엘의 자리를 차지하고서 뭐가 그리 속이 편했겠는가.
지난 원고에서 일생을 고작 세 줄로 요약당한 소년은 브룬넨 침공 이후 생사불명이 된 뒤 다시는 등장하지 않았다.
키시온 자작조차 기사 대부분을 잃고서 구사일생으로 후퇴하는 난국이었으니, 검 하나 제대로 내리그을 줄 모르는 소년이 난전 가운데 살아남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하지만 결계가 있다면 얼마간은 결과가 달라지지 않을까?’
이미 원고는 8교의 노선을 벗어났다.
클레이오 자신은 사실상 ‘예언’의 능력을 잃었다.
브룬넨이 언제 어떤 방식으로 침공해올지 이제는 알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남은 실습일 동안 온갖 마도구를 키시온 영지 곳곳에 깔아 놓을 생각이었다.
금액이 얼마나 들든 전혀 개의치 않고서 퍼부을 수 있는 자원은 다 퍼부을 작정으로 짐을 꾸려 왔다.
‘그게 키시온 자작이 살 길이고, 나라를 위한 길 아니겠냐고.’
팔자에도 없는 애국자 노릇에 진절머리가 나, 느느니 한숨뿐인 클레이오였다.
아서 일행은 막 청소를 마무리한 척 공구를 모으고, 쳐냈던 나무와 덤불도 연료로 챙긴 뒤 세실을 호위하여 성으로 돌아갔다.
실습은 그렇게 피, 땀, 눈물의 노동으로 얼룩진 채 끝났다.
키시온 자작은 설치된 결계 목록을 구두로 전달받으며 눈시울을 다 붉혔다. 그의 영지에 묻힌 귀중한 마석들이 헛되이 허비되지 않도록 사력을 다하겠다는 약속도 했다.
사실 클레이오 입장에선 적이 쳐들어오면 버티지 말고 그냥 도망치라고 해주고 싶었지만….
‘그딴 소릴 한다고 적군을 두고 내뺄 사람이었으면 굳이 이 영지에다 마석을 파묻어줄 필요도 없었겠지.’
라고 생각하곤, 어색하게 웃으며 입을 다물었다.
솔직히 말하자면 이번 실습에서 가장 즐거워 한 건 단연, 가보고 싶은 장소를 모두 둘러보고 온 첼이었다.
***
시간은 쏜살같이 흘렀다.
역사를 추동하는 거대한 흐름이 유속을 높여가는 것을 피부로 느낄 수 있을 정도로.
가을이 겨울로 접어들던 무렵, 왕실에서 징집 명령이 떨어졌다.
준전시 상황이니만큼 수도방위대 학교의 징집 의무자인 고학년뿐 아니라, 1학년까지도 신청자에 한해 예비 학도군으로 편성된다는 항목이 붙은 명령이었다.
마리아 교수는 그 명령을 따르는 데 반대했다.
“이제 겨우 검식 기초나 익히고 마법식 몇 개 왼 어린 학생들을 전선에 세우다니요, 안 될 노릇이에요. 오히려 신입생은 수업 장소를 므네모시네의 문으로부터 먼 곳으로 옮기는 걸 고려해야 합니다. 정식으로 신청서를 올릴 거예요.”
반면, 열 살이면 소년소녀도 검을 드는 험난한 북방의 기사였던 게오르게 나오르 교수는 징집에 찬성했다.
“당장 보내자는 것이 아니고 어디까지나 예비대로 편성하는 거 아닙니까. 실전 없이 성장하는 기사와 마법사는 없소이다.”
“그럼 학생의 의견을 들어보죠. 자아, 베넷 양.”
동급생들의 의견을 취합해 회의에 참석했던 1학년 학생 대표는 두 주먹을 꽉 쥐고서 발언했다.
“무기명 투표를 거친 결과를 전달드립니다. 저와 동기들 과반수가 수도방위대 학교의 역사 깊은 본산을 떠나지 않길 원합니다. 우리는 수도방위대 학생답게 처신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그리고 저 릴리안 베넷은 누구보다 먼저 학도군이 되고자 합니다. 선배들이, 선조들이 그랬던 것처럼 저는 이곳에서 여신의 은총이 기원하는 문을 지킬 겁니다. 여기가 제 자리임을 기쁘게 생각합니다.”
마리아가 탄식했다.
“얘야….”
연구제자 자격으로 회의실에 입실하여 회의 내용을 받아 적던 클레이오 역시, 마리아 교수와 같은 심정이었다.
‘쟤는 맨날 애들 새벽 훈련에 따라붙더니 저런 생각을 하고 있었나.’
학장은 모두의 의견을 수렴하여 결론을 냈다.
신입생 수업 장소는 이동하지 않고, 학도군 신청자 대상으로는 추가 훈련을 편성하기로 결정했다.
노인은 조금 슬픈 기색이었다.
***
또다시 시간이 흘렀다.
기말시험 직전 학교 결계가 새로이 완성되었다.
사제는 막 마무리된 내부결계 앞에 서 자신들의 성과를 굽어보았다.
“수고했다, 클레이오야! 네 깨우침과 성과가 하루같이 다르니 참으로 보람이 있었다.”
“네에… 스승님께서도 기력을 아끼지 않으셔서 건강이 걱정될 따름입니다.”
“헛헛. 지금 연병장을 돌아도 클레이오 너보다 내가 잘 돌 것 같다만, 어?”
클레이오는 제베디의 지팡이를 피하다 발을 헛디뎌, 막 설치가 완료된 내부 결계의 결계석에 정강이를 부딪쳤다.
마석 루비를 떼로 박아 넣어서 그런지 두 배로 아팠다. 그 꼴을 본 제베디는 혀를 찼다.
“정말로 허투루 듣지 말고 몸을 좀 살펴라. 내년이면 스무 살인데 여전히 방아깨비처럼 말라가지곤. 네게 여신이 주신 성흔이 있어 미래를 방비하게 됨은 우리 학교의 홍복이다. 하지만 너 자신을 먼저 챙겨야 옳지 않겠느냐.”
지난 몇 달간 사람을 뺑이를 치게 한 장본인의 입에서 나오기엔 너무 기만적인 말이 아닐까 생각했지만, 클레이오는 본심을 내뱉기 직전에 입을 닫았다.
저놈의 스승과 눈만 뜨면 마주하고 자기 전까지 연구실에 붙어있다 보니, 저도 모르게 진실의 자물쇠가 풀리는 일이 잦아 큰일이었다.
“뭐, 나라의 녹을 일정 정도 받는 입장에서 알면서도 모른 척 넘어갈 수도 없는 노릇이니까요.”
“수도를 지키는 일이 일개 학생의 손에 달리다니, 원.”
그간 사제는 결계의 재구축에 애썼을 뿐 아니라 [중첩 마법]도 함께 수련해왔다.
중첩 마법은 한 마법사가 실행한 마법을, 다른 마법사가 중첩하여 확장할 수 있는 기술이었다.
상급 마법사에게만 가능한 고난도 기술인 데다, 레벨 높은 마법사가 한자리에서 협공을 펼칠 일 자체가 드물기에 존재를 아는 이조차 드문 마법이었다.
다음 마수 준동을 막고자 애를 쓰던 클레이오를 돕기 위해 제베디가 찾아낸 기술이었다. 아는 이도 적고 이론만 세워져 있을 뿐 실제로 발동된 전적도 없었던 터라, 금지 마법은 아니었다.
“일개 학생이 아니라 마법감인 스승님의 손에 달린 거지요.”
학장은 복잡한 눈빛으로 입을 다물었다.
클레이오도 스승의 심정을 알아 농담으로 딴청만 피웠다.
더 이야기를 해 봐야 학교에 추가 지원을 거절한 국왕 대리 욕으로밖에 이어지지 않을 테니 현명하게 말을 멈춘 거였다.
클레이오가 철저하게 깨달았듯, 멜키오르는 이 세상을 유지시키는 데 아무런 관심이 없었다.
그의 태업은 곧 클레이오의 과로로 돌아왔다.
***
‘전광의 밤’ 이후, 므네모시네의 문 내부 결계를 지키기 위한 전담 기사 두 명이 수도방위대 기사단으로부터 파견되었다.
또다시 폭주할 가능성이 있는 문을 학생과 교수들의 손에만 맡겨둘 수 없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사의 입장에서 므네모시네의 문 경비병 자리는 전혀 매력적이지 않을 터였다.
영토 곳곳에서 마수 출몰이 잦아져 기사단원들의 피로도가 높은 때였다.
그러나 출동 횟수가 늘었다는 건 공을 세울 횟수도 늘었다는 뜻이다.
젊어서 출세하기 좋은 시절이었다.
카르멜라 여왕의 시대 이후 열전 없는 한 세기가 지났다. 기사 중 젊은 축은 마수 토벌 작전에 참여하는 걸 반기기까지 했다.
반면 학교 결계를 지키는 일은 평소엔 아무것도 할 게 없는 한직이었다.
그런 주제에 일단 문이 터져나가면 소드마스터도 중상을 입고, 메이지 마스터조차도 손쓸 새 없이 휘말리게 됨을 모두가 알게 되었지 않은가.
이런 사정이니, 파견 기사 두 사람 중 한 명이 은퇴에 가까운 노기사인 건 이해할 수 있었다.
그렇지만 다른 한 명은 은퇴 따윈 멀었으며, 앞으로도 성장할 가능성이 무궁무진하게 남은 5레벨의 청년 기사였다.
누구나 좌천이라 생각할 만한 상황이었지만 그는 자원자였다.
스웨인 템플.
아슬란과 함께 ‘전광의 밤’ 던전을 파훼하고 살아 돌아온 기사.
우직하지만 바보는 아닌 스웨인은 요양을 핑계로 학교에 전출해 왔다.
므네모시네의 문 담당 기사는 학교에서 숙식을 함께할 수 있다. 때문에 독이나 암살자로부터의 위협은 학교 밖보다 줄어드는 것이다.
클레이오는 이전부터 그를 만나고 싶었다.
그러나 경비병은 한적한 자리여서 기회가 쉽게 오리라 생각한 게 오산이었다.
스웨인은 근무 시간, 생활에 필요한 최소한의 시간을 빼고는 늘 게오르게 교수의 검술 보충 수업을 돕고 있어서 좀처럼 독대할 기회를 잡기 어려웠다.
‘그치만 ‘전광의 밤’ 보고서를 그렇게 써 놨는데 어떻게 한 번 안 만나봐. 이 자는 아슬란의 구린 구석을 아는 게 분명한데.’
노기사가 자식의 혼사에 참석하느라 휴가를 낸 날이 돼서야 클레이오는 기회를 잡을 수 있었다.
막 동이 트는 새벽 무렵, 조심스레 거처로 찾아온 클레이오를 스웨인은 내키지 않는 듯 안으로 들였다.
가벼운 인사 뒤에 클레이오는 곧바로 본론을 꺼냈다. 혹시 생명의 위협을 받은 적 있었느냐, 던전 안에선 무엇을 보았느냐 하는 질문이었다.
스웨인은 차가 다 식을 동안 답을 미루다 한참 만에야 입을 열었다.
“…학교의 외부 결계는 악의를 가진 자를 걸러낸다고 하더군요. 제가 이곳의 학생이던 시절에도 있던 구전이었는데, 어느 정도는 맞는 말 같습니다. 비교적 평온한 잠을 보장한다는 점에서 저는 이곳이 마음에 듭니다.”
크게 우회한 답변이었지만 뜻을 알아채긴 어렵지 않았다. 클레이오는 속으로 유레카를 외쳤다.
‘역시 아슬란이 스웨인을 처치하려 들었던 거군.’
일개 평기사 상대로 암살 시도가 있었다는 게 무엇보다도 확실한 증거 아니겠는가.
클레이오는 일단 [방음][차폐] 마법식부터 펼쳤다.
드디어 제대로 된 대화가 시작되었다.
“그래서 클레이오 경은 제게서 무엇을 얻고자 합니까?”
“진실을요. 던전 파훼 보고서에 다 적지 못하셨던 낱낱한 세부를 저는 원합니다.”
한때 가출한 대부호의 아이를 찾으러 혈기 넘치게 출동했던 초년 수도방위대원이자, 바르그를 잡은 클레이오를 발견한 발 빠른 기사며, 소년의 마법에 경탄하던 순진한 이는 과거 속에만 남았다.
던전에 다녀왔기 때문일까?
스웨인의 심장 아래 자리 잡은 에테르 그릇이 엄청나게 확장됐을 뿐 아니라 얼굴 역시 변화했다.
눈앞의 청년 기사는 경탄이 아니라 경계를, 솔직함 대신 모호함을 두른 표정을 짓고 있었다.
“제가 왜 그걸 말씀드려야 합니까?”
“누군가에게 말하기를 원하고 있으니까요. 보고서의 행간과 공백이 절실하게 호소하고 있었고, 저는 그것을 읽어 이 자리에 왔습니다.”
“무슨 소리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클레이오 역시 식은 차를 한 모금 들이켜며 생각했다.
‘허, 한 번은 뺀다 이거지. 그래, 아슬란을 등 뒤에 두고 사선을 넘어왔으니 조심성이 안 생길 순 없겠지.’
마법사는 버릇대로 왼손 검지를 한 번 쓰다듬고서 곧장 ‘약속’의 「기억」을 발동시켰다.
“‘사람의 형상을 한 마수를 베고 또 베며 멀리서 음산한 빛을 발하는 시계탑을 향해 나아갔습니다.
탑을 오르던 도중 크뤼엘 공의 기사는 목숨을 잃고 말았습니다.’와 ‘기사다운 용감한 최후였습니다.’ 사이에 있었던 일을 저는 알아야 합니다. 사건은 온전히 기입되지 않았고, 분명 생략된 지점이 있습니다.”
자신이 작성한 보고서와 단어 하나 다르지 않은 낭독을 듣고 스웨인의 표정이 조금 흔들렸다.
“왜 진실을 알려고 합니까?”
“그래야 그를 막을 수 있으니까요.”
아슬란 리오그난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