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문과라도 안 죄송한 이세계로 감-285화 (285/489)

부드럽고 가벼운 밤, 인생의 멋진 시간 (2)

그 시각, 그레이어 타운하우스.

레이스나 자수 없이 오로지 드레이프만 잡아 모양을 낸 아이보리색 실크 드레스와 다이아몬드 장신구로 무도회 단장을 마친 디오네는 고대 여신처럼 고아해 보였다.

그녀는 차림새의 마무리가 될 향수를 고르는 중이었다.

손끝이 향수병 위를 분주하게 오가다가 이제 막 포장에서 풀어놓은 틴케이스에 걸렸다.

달칵.

어여쁜 무늬가 새겨진 뚜껑이 열리며 향수만큼이나 향기로운 제비꽃 사탕이 조금 쏟아졌다.

지금 수도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라에티카산 간식이었다.

이건 특히나 외제니아 공녀가 즐긴다는 기호품으로 널리 홍보되었다.

미신 따위 믿지 않는 디오네이지만 오늘만은 점을 치듯 꽃잎을 내려다보게 된다.

‘역시 외제니아 공녀는 어딘가 미심쩍어.’

브룬넨, 그 안에서도 라에티카 공국의 어느 한촌에서 난다는 특산품은 고풍스러운 포장까지도 인기의 요인이었다.

제비꽃 사탕이야 대륙 중부의 이곳저곳에서 만들지만, 이 라에티카산은 유독 향이 강하고 제비꽃 모양이 생생히 살아 있었다.

거기다 공녀의 후광까지 더해져, 최근 룬데인에선 하녀부터 영애까지 아가씨의 환심을 살 가벼운 선물 중 최고로 쳐주는 품목이었다.

‘차라리 최고급 사치품을 취급했다면 이런 생각이 안 들었을 텐데.’

이 사탕의 경우 사치품이라기에는 애매하게 가격이 쌌고 단순 기호품이라기에는 비싼 오묘한 가격대 설정이 돋보였다.

하급 서기나 타이피스트라도 주급을 모으면 살 수 있고, 부르주아 가정의 딸들이 즐기기에도 그리 격 떨어져 보이지 않는 물건.

딱 그레이어 잡화점이 취급하는 물건과 제비꽃 사탕 타깃 고객층이 같았다.

동종 업계 경쟁자인 디오네에게는 전혀 반갑지 않은 소식이었다.

상품을 만드는 데 들어간 공임을 생각하면 저 제비꽃 사탕이 품질에 비해선 아주 저렴한 값이란 걸 디오네는 알 수 있었다.

‘소위 미끼 상품.’

왕실 결혼 특수를 노린 다른 상단은 다들 별 재미를 못 봤고, 오히려 라에티카의 작은 상단이 제비꽃 사탕으로 그럭저럭 혜택을 받았다.

이 흐름을 탄 이상 제비꽃 사탕만으로 사업을 끝낼 리는 없었다.

‘헌데 그 상단은 원래도 그닥 눈에 띄는 영업을 하진 않더니, 한참 재미 좋을 때 돌연 거래를 멈췄지. 품귀 현상으로 값을 올리려는 수작인가 했는데 그것도 아니고. 도대체 의도가 뭐였을까.’

무심코 제비꽃 사탕을 부스러뜨리고 있던 디오네의 귀에 드레싱룸 문을 조심스레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모피를 손질해서 돌아온 레이디스 메이드 밀라였다.

그녀의 손엔 모피뿐 아니라 웬 편지도 한 통 들려있었다.

“아가씨, 전에 소인 없는 편지가 오면 어떤 때라도 빨리 들이라 하셨지요.”

“고마워, 밀라.”

봉투를 봉한 인장을 확인한 디오네는 사냥감을 포착한 베테랑 사냥꾼 같은 웃음을 지었다.

마침내 브룬넨에서 날아온 믿을 만한 정보통의 보고였다.

사업에 몰두하느라 사교 생활엔 다소 소홀해진 디오네라지만, 빛의 축제 기간이라면 활발히 활동하는 공녀를 어디서건 마주칠 일이 생길 터였다.

무기도 없이 전선에 나설 순 없기에 의뢰한 정보였다.

노련한 사업가는 빛의 축제 때 받는 선물을 여는 마음으로, 에테르를 밀어 넣어 편지의 봉인을 풀었다.

그다음엔 빈 것처럼 보이는 봉투를 뒤집어 뜯은 뒤 [복원] 마법을 걸었다.

한 장처럼 보이던 봉투가 여러 장의 두툼한 편지로 갈라졌다. 이 정보원 특유의 방식이었다.

‘자아, 지금부터 당신이 누구인지 알아볼까요, 외제니아 라니에리.’

《멀리서 친구가 편지를 보냅니다.

여기, 라에티카 공국의 주도 비텔스바흐는 쌀쌀합니다.

커피하우스며 살롱에 모여앉아 이모저모 소식을 나누기에 좋은 때란 말이죠.

저 역시 이곳에서 몇몇 친구들과 몇몇 적들이 생겼지요. 저를 불러주는 사람이 적지는 않답니다.

그런데 참으로 신기하지요.

여기에 온 지 벌써 반년이 됐지만 이곳에는 외제니아 공녀님을 아는 분이 한 명도 없더군요.

공국의 주도에선 데뷔탕트도 하지 않으신 분이니, 이곳의 주민들 역시 그분에 대해서는 신문으로 본 내용밖에는 모르는 모양입니다.

요아힘 황제의 장남인 카를이 낙마로 사망하기 전까지 사람들은 황제에게 자녀가 몇 명 있는지도 몰랐습니다.

크라테르의 황족 출신인 황비가 낳은 적장자 말고는 기억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공녀는 모친이 여러 나라의 피가 섞인 망명 귀족인데다, 브룬넨의 상속법상 딸에게는 상속을 하지 않으니까요.

(그런데 또 외손자에겐 상속이 가능하다니, 웃기는 법이지요?).

몇 년 전 죽은 크라테르의 황녀와 달리 후처인 공비는 황비의 자격이 없고 라에티카의 공비 신분만 가진 것으로 보입니다.

라에티카 공국에서도 내륙 지방으로 한참 들어가 한적한 산지 케른트너가 외제니아 공녀의 고향입니다.

케른트너의 영주는 플리크 백작으로, 공녀의 모친 라니에리 부인은 그 지역 영주의 딸이 아니라 영주관의 식객이었던 겁니다.

부인은 본래 포리고에서 이주한 카롤링거의 귀족이었던 모양입니다. 조사해보니 혁명으로 가족과 재산을 잃고서 먼 친척에게 제 한 몸만 겨우 의탁한 신세였습니다.

망명 귀족이야 흔하지만, 그 귀한 공녀의 모친께 이런 슬픔이 있었을 줄 누가 알았겠습니까.

사실 케른트너 영지에선 그 시골까지 소식이 들려오는 황제의 외동딸이, 영주관 식객의 딸인지도 모르는 눈치였습니다.

브룬넨의 귀족 여성은 대외 활동을 거의 않는 풍조이니 공녀님이나 모친의 용모가 알려져 있지 않은 건 흔한 일인 듯하더군요.

라니에리 부인과 요아힘 황제가 교회에서 서약을 하기는 했지만 공식적인 행사에서 공비를 본 사람은 없는 실정입니다.

막되게 말하자면, 라니에리 부인은 황제가 사냥터의 별장에 머무를 때만 그의 침실을 덥혀주는 여인이었습니다.

교회에서 서약을 한 시점 역시 황비의 생전으로 추정되는 게 그 증거입니다.

레이디께 할 말은 아닙니다만, 혼외관계를 극도로 금기시하는 브룬넨에선 정부를 두는 꽤 일반적인 호구지책이죠.

그렇듯 방치해서 키운 딸에게 정치적 필요성이 생기자, 너무 소중해서 긍정으로도 데리고 오지 않은 사랑하는 막내딸로 바꿔 치기 한 것만 같네요.

공녀님의 대한 언론의 조명이 시작된 지는 아직 1년 정도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샛별처럼 등장한 새 얼굴이라는 표현의 뜻은, 그녀가 공녀가 되기 전까지 무엇이었는지 아무도 알지 못하는 인물이라는 거죠.

자, 그렇다면 자존심 높으신 우리의 왕비님께서는 실제론 황녀의 자격을 갖지 못한 아가씰 무슨 생각으로 집안에 받아들이신 걸까요?

물론 레이디 정도 되시는 분께서 공녀와 그녀의 피앙세 결합이 순수한 사랑의 결실이라 믿지는 않으셨겠지요.

대부분의 귀족들이 그렇듯 거래라고 여기셨지 않습니까.

하지만 이것은 거래가 성립할 수 없을 만큼 지위의 차이가 큰 양자 간의 일이란 점이 특이하지요.

마인라트 공자님의 최종 목적지가 쾨네부르크 황제궁이라면야 정통성은 있으나 세력이 없는 공녀는 어떤 면에선 적절한 인물일 수 있겠죠.

공후들은 브룬넨의 3대 황제까지 라에티카에서 낼 리 없다는 게 중론입니다. 황위를 라에티카 공후에게 세습시키는 꼴이 되니까요.

이 상황에선, 걸출한 두각을 드러낸 마인라트 공자가 다음 대 황제가 되는 일이 그리 어렵지 않아 보인다는 전망입니다.

그렇다면 그 가련한 공녀님의 필요는 뭘까요? 그저 계약서의 꽃 장식일지 어떨지 좀 의문이 생기지 않습니까? 그런 결혼 없이도 그분은 황제궁을 차지할 수 있습니다.

여기까지 오면 우리 2왕자님의 최종 목적지가 황제궁보다 더 먼 곳일 수 있다, 이런 추정이 가능해지지요. (룬데인에 계실 레이디의 기준으로는 더 가까운 곳이요!).

자, 재미없는 이야기는 여기까지 하고 좀 더 흥미로운 주제로 넘어가 봅시다.

최근 마인라트 공국에서는 공자의 혼인을 핑계로 수많은 마석을 매입하고 있습니다.

그 일은, 마인라트 공자님이 정혼자에 대한 지극한 사랑 때문에 수많은 보석을 모은다는 소문으로 퍼져나가는 중이죠.

참으로 낭만적인 변명이지요?

그런데 그게 또 통해요, 원.

우리 알비온인 눈엔 독특한 관습으로 보이지만, 원래부터 브룬넨에서는 엄청나게 많은 보석을 혼인에 사용한다고 합니다.

죽은 황비가 크라테르에서 시집올 적에는 자신의 몸무게의 100배가 넘는 무게의 마석을 받았다고들 하더군요.

하지만 그건 상대가 동맹의 황녀일 경우에나 가능한 일이지 출신이 애매한 식객의 따님을 위한 것은 아닙니다.

이젠스 성의 집사장이 매입하고 다닌다는 엄청난 마석 중 단 하나도 공녀가 걸친 일은 없는 것 같습니다.

물론 팔이 12개고 목이 24개라도 그 마석을 모두 휘감고 다닐 순 없겠더군요.

일개 사단을 마석 무기로 무장시킬 수 있을 법한 거래량이었어요.

티플라움의 재발견 이후 마석의 사용 방법도 다양하게 조명 중이란 얘긴 저 같은 한미한 마법사에게도 들려오는 소식이니, 레이디께선 더 잘 아시리라 믿습니다.

게다가 공자와 공녀 내외가 모으는 건 마석뿐만이 아닙니다.

며칠 전, 우연히 좋은 친구들을 만나 룬데인에서 돌아온 화물을 살필 기회를 얻었답니다.

라에티카에서 다시 마인라트로 보낼 거라 열차 환승편이 올 때까지 기차역에 화물을 보관한 덕이지요.

알비온으로 갔던 제비꽃 사탕 상자는 무엇으로 채워져 다시 돌아오는 거였을까요?

사탕을 팔아서 어떤 멋진 혼수를 준비했을까 살폈지만, 웬걸, 가득 쌓인 상자 안을 채운 잡화는 모두 싸구려라 팔고 사는 값조차 맞지 않겠더군요.

바닥까지 뒤집어 보아도 잡화와 완충재로 넣은 마른 꽃 밖에는 없었습니다.

좀 더 살피려 했지만 저보다 유능한 옛 동료들이 상자의 내용물을 궁금해하는 것 같아서 얼른 몸을 빼내야만 했네요. 이 불초 마법사, 아세르 조사부의 블랙리스트에 오른 몸인지라.

저의 수고가 헛되기는 했지만, 게으름을 피운 건 아니라는 증거로 레이디를 위해 꽃잎을 한 줌 동봉하겠습니다.

당신의 앤디미온 한》

편지의 접힌 틈새에서 꽃잎 몇 장이 팔랑팔랑 떨어졌다.

작약 모양을 가진, 그 독특한 꽃의 향은 디오네가 익히 아는 것이었다.

아글라오.

아세르 상단에서 서식지를 감독하며, 독점 유통하는 약재.

그걸 브룬넨 측에 대규모 공급할 거라는 이야긴 전혀 듣지 못했다.

원료를 유통하는 대신 진통제로 정제해 상품성을 높일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단 소식을, 콜포스의 연구마법사 친구들이 전해준 참이었다.

편지를 내려놓은 디오네는 손끝으로 입가를 지그시 눌렀다.

앤디미온은 마석도 아니고 마도구, 그중에서도 지극히 정교한 골동품의 복원품만 조사 대가로 받기에, 좀처럼 이용하기 어려운 조사원이었다.

과거엔 아세르 상사 조사부의 촉망받는 인재였으나 첸트룸 대륙 상행에서 발견한 고대 마도구를 사적으로 유용하다 발각돼 혼자 일하게 된 걸로 알았다.

그런 작자이니 더더욱, 일단 계약이 성립되면 그 천문학적인 이용료 값을 하는 정보원이었다.

‘마지막엔 아세르 상사 조사부를 마주쳤다고 했어. 그럼 정상적인 유통은 아니란 거야.’

외제니아, 혹은 2왕자 측이 아글라오를 밀수하려던 것일까?

왜? 어째서? 이것을? 지금?

필요하다면 아세르 상단과 거래를 트는 게 낫지, 왜 밀수를 한 걸까?

기록으로 남길 수 없는 목적일까?

그렇다면 누가 귀한 원료를 상단의 창고에서 빼돌려 브룬넨에 넘긴 것일까?

아글라오 꽃잎을 빈 보석함에 모아 넣은 디오네는 깍지를 낀 손에 턱을 괴었다.

곱게 엮어 올려 사이사이 보석 핀으로 고정한 분홍빛 머리 아래에서 한 나라를 뒤흔들 만한 지략이 요동쳤다.

마석 거래량이 상승할 때는 정치적 격변이 뒤따른다.

산발적으로 흩어져 있던 정보가 조합되며 몇몇 이름이 엮여 들었다.

마침내.

쿵, 하고 거인이 발을 내려찍는 듯한 예감이 디오네를 급습했다.

징조들이 경고를 외치고 있었다.

파편적 단서들은 파국적인 결론을 가리켰다.

다만 결론을 확정 지을 근거가 부족할 뿐이었다.

‘다시, 시작부터. 당연하다 여기는 전제를 모두 의심해 봐야 해.’

시작은 외제니아다.

브룬넨 군주국이 페르디난드 초대 황제에 의해 통일을 이룬 지 아직 두 세대도 지나지 않았다.

황제라는 지위가 아직 낯선 노인들이 살아 있는 땅에서, 일곱 공후의 모든 자식을 사람들이 알 수는 없는 게 당연할지도 모르지만….

‘아무리 출신이 안 좋아도 딸자식을 무도회 데뷔도 안 시키는 건 이상해.’

좋은 값으로 팔아치우려는 것이든 다른 목적으로 이용하려는 것이든 어쨌든, 친딸이라면 용처를 고려하는 것이 일반적인 귀족들의 사고방식이었다.

‘라니에리 부인과 황제가 중혼을 한 건지 아닌지도 애매하니, 딸을 인지 안 했을 가능성도 있겠지. 누가 알겠어. 마침 그쪽 황제도 병석에 누워 오늘내일한다며.

어차피 차기 황제는 라에티카에서는 나올 수 없잖아. 장성한 아들이 살아 있었더라도 힘든 일인데.’

그렇다면 아슬란 리오그난은 왜 외제니아 라니에리와 약혼을 한 것일까?

아글라오 밀수가 오로지 공녀 측에서 단독으로 벌인 일일까?

지금까지의 정보로 판단했을 때 외제니아는 겉보기론 아슬란이 세력과 마석을 모을 명분을 주고, 이용이 끝났을 땐 손쉽게 폐기할 수 있는 패로 보였다.

‘뭔가가 일어나고 있어.’

그리고 이 모든 일을 엮어낼 결정적 단서를 가진 사람을 디오네는 알았다.

클레이오 아세르였다.

그녀는 자신이 제작에 관여한 아세르 저택 무도회의 초대장을 내려다보았다.

석판화로 아세르 저택 정문을 컬러로 그려내고 두 종류 금속박을 입힌 화려하면서도 재치 있는 초대장.

클레이오가 연금에서 풀려나 아세르 저택의 문을 다시 연 걸 축하하는 무도회는 극히 사적인 행사였다.

오늘 밤 저택에 모인 사람들 대부분에게는 특별한 목적이 없을 것이다.

목적은 질문하는 자에게만 주어질 터.

‘그리고 이 질문은 그 자체로 선택이 되겠지.’

질문은 돌이킬 수 없이 먼 곳까지 디오네를 끌고 갈 것이다. 아주 높든 아주 낮든, 둘 중 한쪽의 극단으로.

디오네는 화장대 거울 뒤의 그늘이 마치 세계를 뒤덮는 암흑이 된 것처럼 노려보고 있었다.

바스락.

다시 화장실 거울로 시선을 돌린 디오네는 눈을 사납게 치켜떴다.

“정지.”

살금살금 걷던 에즈라는 사감 선생님에게 지적을 받은 학생처럼 어색하게 뚝 멈춰 섰다.

디오네는 한숨을 쉬었다.

멍청한 놈 주제에 재주는 좋고 몸놀림만 빨라서 기척도 없이 여기까지 들어와 있었다.

“너, 언제부터 거기에 서 있었나요.”

“어? 어어? 한 5분 모르겠어. 근데 너 머리랑 눈이 다 반짝반짝해. 요정 가루 뿌린 것 같아. 예쁘다아, 너어무 예뻐.”

나비를 본 어린애처럼 뻗어 오는 에즈라의 손을 디오네가 부채로 탁 쳐 냈다.

에즈라의 요정 여왕은 겨울바람처럼 매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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