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화 〉[1권] 8회-명예와 변태는 종이 한 장 차이
보다 못한 레스가 주인장에게 물었다.
“저 녀석 뭡니까.”
“여기 목장주인 아들이야.”
아자리가 말했다.
“보안관은 뭐 하고 있죠?”
“목장주인하고 술 마시는 게 그놈 일과지.”
두 사람은 어떻게 이 마을로 무사히 들어왔는지 깨달았다. 보안관이 무능해서였다. 아무리 남 일에 끼어들지 좋아하는 레스라도 지금은 섣불리 움직일 수 없어서 답답하였다. 아자리도 애써 무시하고 다시 먹는 일로 신경을 돌렸다. 레스는 눈을 감고 입을 꽉 다문 채 가만히 있었다.
판돈은 목장주인 아들에게 돌아갔고 상대방은 붙잡혀서 바닥에 질질 끌렸다. 젊은이가 허리춤을 연신 만지작대는 꼴이 쏘고 싶어서 근질거리는 모양이다.
레스가 벌떡 일어났다. 아자리가 반사적으로 그의 소매를 붙잡고 소곤거렸다.
“총은 뽑지 마요.”
“나도 알아.”
아자리도 분통이 터지기는 매한가지라 레스를 필사적으로 막지는 못했다. 그는 거침없이 성큼 걸어서 다가가 시선을 끌었다. 그리고 레스가 패거리들을 향해 말을 던졌다.
“어이.”
“엉?”
젊은이가 이쪽을 바라보며 얼굴을 찡그렸다.
“그럴 필요 없잖아. 남자답게 굴어.”
패거리들은 하던 짓을 멈췄다. 주위 사람들은 레스를 향해 응원하는 마음으로 지켜보았다. 그들은 서로 대치했다. 사람들은 숨을 졸였지만 레스는 땀 한 방울 안 흘렸다. 아자리도 긴장했지만 걱정하는 방향이 다른 사람과는 달랐다.
젊은이가 비웃음 가득한 얼굴과 함께 시비 거는 투로 물었다.
“뭐 그래서 지금 나더러 어쩌라고?”
레스는 차분한 목소리에 살짝 힘을 줘서 대답했다.
“그 친구 놔줘. 돈도 돌려주고.”
“왜에에에?”
“명예는 지켜야지.”
패거리들이 레스의 말에 진심으로 폭소했다.
“뭔 씨발 이 깜둥이는 대체 뭐라 지껄이는 거냐?”
“너도 총잡이라면 알아들을 텐데.”
레스는 진지했다.
“좆까!”
그들은 계속 웃었다. 그러다가 레스가 망토를 뒤로 넘기면서 허리춤에 찬 권총이 드러나자 패거리들의 폭소가 바로 멎었다. 사람들이 놀라서 웅성거렸고 근처에 있던 주민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멀리 떨어졌다.
아자리는 입을 양손으로 감싸 쥐고는 절규했다.
“아오!”
언제 거리를 좁혔는지 레스는 어느새 손 뻗으면 닿을 정도로 가까워졌다. 패거리들은 겁먹지 않은척하느라 바빴다. 젊은이의 광대뼈에 걸렸던 입꼬리가 얼어있다. 일방적인 위치에서 으스대기만 해봤지 제대로 된 승부를 겨룰 배짱 따위 그들에겐 없었다.
레스의 손은 총 근처에 두기는커녕 축 늘어져만 있었으나 그의 험악한 표정이 보여주는 의도는 확실했다. 젊은이가 슬금슬금 손을 움직이는 모습을 레스는 봤으나 일부러 무시했다.
팽팽해지던 긴장감이 터지자 젊은이가 총을 뽑았다. 레스는 맞서서 총을 뽑는 대신 그냥 젊은이의 따귀를 재빨리 후려쳤다.
“어?” “응?” “엉?”
사람들 모두 레스가 그러리라 예상하지 못했고, 또 그래 주길 기대하지도 않았다. 따귀 때리는 소리가 끊어졌을 때 젊은이가 들고 있던 총은 어느새 레스의 손으로 옮겨져 있었다. 바로 옆에서 보고 있던 패거리들도 영문을 몰라 의미 없이 두리번거렸다. 젊은이는 당연히 자기 앞에 있는 권총에 정신이 팔린 상태였고 레스는 그 틈에 또 따귀를 때렸다.
“악!”
이번에는 권총이 젊은이의 총집으로 돌아갔다. 레스는 아무 일 없었다는 양 시치미를 뚝 뗐다.
처음에는 귀신에 홀린 얼굴이다가 정신이 돌아온 젊은이는 인상을 찌부러트리며 다시 총을 뽑았고 그때마다 레스는 했던 일을 반복했다. 따귀를 치고는 총을 뺏은 다음 돌려줬다. 상대는 굴욕감에 몇 번이고 총을 뽑았지만 거듭할수록 뺨만 빨갛게 부어갔다.
레스의 반사신경과 손놀림이 잽싸기도 했지만 사실 손이 닿는 거리라면 총을 뽑는 것보다 맨손으로 때리는 게 더 빠를 수밖에 없다. 물론 어디까지나 이론이지 노리고 할 짓은 아니다.
주위의 패거리들은 끼어들지 못하고 마술 묘기를 보는 관객의 심정이 돼서 멍하니 있었다. 반면 마을 주민들 속에서는 웃음을 참느라 애먹는 사람들이 속출했다.
새로운 음악 장르라도 개척하듯 총집에 총이 걸리는 소리와 찰싹거리는 소리가 박자 맞추듯 연달아 터졌고 마지막으로 레스는 상대의 권총 2개를 한 번에 빼앗아버렸다. 패거리들은 한 박자 늦게 상황을 깨닫고 양손을 들었다. 뺨이 퉁퉁 불은 목장주인 아들은 머리를 심하게 다친 사람처럼 넋 나간 표정으로 멍청한 신음만 흘렸다.
레스는 권총들의 스윙아웃 탄창을 뽑아버리고는 주머니에 넣었다. 빈총을 바닥으로 성의 없이 집어 던지고 그가 말했다.
“꺼져.”
패거리들은 순식간에 달아났다. 카드를 잘 쳤다는 이유로 봉변을 당할 뻔했던 사람도 이미 눈치 빠르게 구석으로 숨어있었다.
레스는 뿌듯한 얼굴로 돌아왔지만 아자리는 속이 부글거렸다. 그들에게 쏠린 시선이 돋보기에 집중된 햇볕처럼 뜨거웠다.
“이 화상아!”
무서울 정도로 적막해진 식당 안에 아자리의 호통이 울려 퍼졌다. 레스는 뻔뻔한 표정을 지켰다.
“왜? 약속 지켰잖아.”
“총 꺼내지 않는다고 약속했지!”
“내 총은 안 꺼냈잖아!”
“그걸 말이랍시고 하냐?!”
주민들이 두 사람에게 서서히 다가왔다. 아자리는 더 이상 밥이 들어갈 상황이 아니어서 헛기침을 하고 자리에서 일어나 주인장에게 사과했다.
“정말 죄송합니다. 소란 일으키려던 게 아닌데. 빨리 갈게요. 식사 정말 감사합니다. 야! 방금 뺏은 총알이라도 드려!”
레스가 한숨을 휘파람으로 불면서 주머니에 손을 넣었다. 주인장이 급하게 그 행동을 막았다.
“괜찮아! 그냥 넣어둬!”
“어? 하지만….”
레스는 깜짝 놀랐다. 아자리도 그랬다.
“더 머물다가도 돼! 내가 그렇게 양심도 없는 사람으로 보여?”
“하지만 같이 있으면 휘말릴 텐데요.”
아자리가 얼떨떨한 목소리로 말했다.
“어차피 보안관 새끼들은 지금 노느라 바빠서 내일에나 일할 거야. 더 먹고 싶은 거 있어?”
예상외의 반응에 두 사람은 서로 얼굴을 마주 본 채 굳어버렸다. 마을 사람들도 패거리들에게 쌓인 게 많았는지 기세를 타서 끼어들었다.
“야! 내가 한잔 살게!”
“그냥 쏴버리지 그랬어!”
“이름 좀 알려주세요!”
그가 멋쩍게 웃으며 호응에 응했다.
“레스라고 불러주소.”
아자리가 그의 옷깃을 살짝 잡아당기며 속삭였다.
“이럴 때는 가짜 이름을 댔어야죠.”
“어이쿠.”
◆
너도나도 그들과 같이 앉으려 해서 두 사람은 거절하느라 애먹었다. 방금 레스가 구해준 여우 수인이 나서서 소란을 막았다.
“여기서 이 친구들에게 제대로 대접할 자격은 저에게 있습니다. 그렇지 않습니까?”
마을 사람들은 각자의 자리로 돌아갔고 레스와 아자리의 식탁은 한결 푸짐해졌다.
“둘이 오랜 사이인가요?”
레스가 구해줬던 마족은 여기저기 떠돌아다니는 사람인지 입고 있는 외투에 야외생활을 한 티가 묻어있었다. 깃털이 달린 뾰족한 사냥꾼 모자가 여우 특유의 길쭉한 얼굴과 잘 어울렸다.
아자리가 그를 마주보고 상대하는 동안 레스는 묵묵히 음식을 입으로 쑤셔 넣었다. 그녀는 자세를 곧게 잡고 점잖게 대답했다.
“사실 오랜 사이는 아니에요.”
“정말요? 놀랍군요. 그런데 숙녀분 성함이?”
“아자리. 친구들은 다들 그렇게 불러요.”
방금 아자리가 자기를 소개할 때는 가짜 이름을 쓰라고 지적했으면서 정작 본인은 뱉은 말을 지키지 않았다. 레스가 불만 가득한 시선을 아자리에게 보냈으나 그녀는 무시했다. 여우 수인도 헛기침을 해서 목을 가다듬고 자기를 소개했다.
“제 이름은 단테 팡랑. 잡상인입니다.”
“반가워요.”
“방금 행운을 카드 패와 맞바꾸는 바람에 죽을 뻔했었는데. 지금 숙녀분의 얼굴을 봐버렸으니 이제 목숨이 열 개라도 모자랄 거 같아요.”
“어머나.”
아자리는 능숙하게 사교적으로 미소를 지어주었다. 단테는 바로 낌새를 눈치챘다.
“혹시 귀족 아닙니까? 행동에 귀티가 흐르십니다. 어느 가문이신지?”
“하하하. 그런 거 아니에요.”
아자리는 상대를 얕보지 말자고 다짐하면서 말을 돌렸다. 단테는 대화의 맥이 끊어지지 않게 바로 화두를 바꿨다.
“그런데 신사분은 사쿠라비에서 오셨다면서요?”
먹던 걸 삼키고 레스는 고개를 끄덕였다.
“소문은 많이 들어봤습니다. 솔직히 여태껏 여태껏 도적질에 능한 야만인이라고만 생각했죠. 부끄러울 따름입니다. 요즘 세상에는 명예의 가치를 아는 사나이가 정직한 잡상인보다 드물지요. 뵈어서 영광입니다.”
“반갑습니다.”
“레스 씨. 제안 하나 드리고 싶습니다만. 혹시 제 상단과 함께하실 의향 없습니까?”
“상단이요?”
레스는 눈을 반쯤 감았다.
“사실은 고작 마차 한 대지만 그래도 어엿한 상단이죠. 안 그래도 사람이 필요하던 참입니다.”
레스와 아자리는 잠깐 마주보았다. 아자리가 말을 받았다.
“어디로 향하시나요?”
“물론 숙녀분도 환영입니다. 의사라고 하셨죠? 의사와 총잡이라니 완벽하군요.”
침묵이 흐르자 단테는 헛기침하고 자신의 실수를 사과했다.
“실례. 방향을 물어보셨죠. 그런데 확실히 정합시다. 방향을 묻는다는 건 관심은 있으시다는 거지요?”
아자리는 상대방 마음이 약해지게 일부러 겁먹은 표정을 짓고는 조곤조곤 말했다.
“만나서 반가웠지만. 기분 좋게 헤어지는 것도 좋겠죠.”
아자리가 레스의 발을 살짝 밟자 레스도 나름 시치미를 떼고 헛웃음을 냈다. 단테가 일행들의 잔에 음료를 따라주며 말했다.
“밤은 이제 시작인데 급하게 결정할 필요는 없죠. 건배할까요?”
세 사람은 다 같이 잔을 한 번 비웠다. 아자리가 말했다.
“그런데 마족이 제국 안에서 행상이라니, 수완이 정말 좋으신가 봐요.”
단테는 여우들 특유의 캉캉거리는 소리로 웃었다.
“운 좋게 단골 몇을 잘 만났을 뿐입니다. 저기, 이건 단순한 궁금증입니다만. 레스 씨?”
“예?”
레스는 한쪽 눈썹을 들어올렸다.
“레스 씨는 오른손잡이시죠? 총집이 오른쪽에 있으니.”
“그렇습니다만.”
“식사를 왼손으로 하시는군요. 오른손은 가능한 쓰지 않고.”
아자리도 이제야 눈치챘다. 레스는 왠지 모르게 머쓱한 기분이 들어서 웃음을 지었다.
“습관이라서. 이젠 거의 양손잡이 됐어요.”
“무슨 사정인지는 그냥 정처 없이 떠도는 중이시죠? 제대로 준비하고 여행하는 사람들의 몰골로는 안 보입니다. 아무래도 쫓기시는 거 같고.”
레스하고 아자리가 바로 정색하자 단테가 바로 말투를 바꿔서 그들을 진정시켰다.
“물론 특별한 사정이 있겠죠. 여러분들이 좋은 사람인 건 알아요. 그저 여러분들이 딱 제게 필요한 사람이라는 겁니다. 실력 있고, 착한 데다가, 당장 몸 놓일 곳도 없는. 로열 플러시 같군요. 저도 겉치레는 집어치우고 솔직해지겠습니다.”
해는 완전히 져서 어둑했다. 주민들도 대부분 집으로 돌아갔다. 식당 종업원과 주인은 마감하고 청소할 준비로 바쁘다. 단테는 말하기 전에 마지막으로 주변을 살피고 입을 열었다.
“사실 저는 비합법적인 경로를 주로 씁니다. 마족들의 세력권도 자주 들락거리죠.”
“그럴 줄 알았어요.”
아자리는 이미 예상하였다.
“그런데 용사를 포함한 레인저들이 이쪽으로 오는 바람에 제가 많이 위축됐습니다. 원래 동업하던 친구들은 겁먹고 뒤로 뺐고요. 그래서 저도 원치 않게 정처 없이 카드나 치면서 사람을 찾고 있었지요.”
“그놈의 용사 때문에 여럿이 고생이죠.”
아자리가 중얼거렸다.
갑자기 야생동물 같은 동작으로 레스가 총을 뽑고는 식당 입구를 겨눴다. 거기에는 낯익은 얼굴이 자동권총을 들고 이쪽을 마주 겨누고 있었다. 두 사람을 제외하고 다들 경악에 빠졌다. 단테가 방정맞은 소리를 냈다.
“오 맙소사.”
레스가 목을 낮게 깔고 상대에게 말을 걸었다.
“피카니.”
“레스.”
피카니는 담백하게 대답했다. 아자리는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 마법을 부릴 각오도 했다. 그걸 흘겨보고 피카니가 말했다.
“아자리아님. 제게는 다 보입니다. 진정해주시지요. 여기를 통째로 날리실 생각입니까?”
“필요하다면.”
아자리는 허세를 부려보았다. 레스가 목소리를 내리깔고 말했다.
“날 쏘겠다고 한 거 사실이야?”
피카니는 뜸을 들이고 대답했다.
“절반은.”
“제대로 말해!”
“나도 어쩔 수가 없었어!”
두 남자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아자리는 난생 처음 보는 두 남자의 감정적인 모습에 놀라서 어찌할지 몰랐다.
피카니는 먼저 눈짓을 한번 보내고는 권총을 들고 있는 팔을 접어서 위로 쳐들고 천천히 걸었다. 레스는 손가락을 방아쇠에서 때지 않았다. 피카니는 그대로 바의 끝으로 가고 나서 권총을 위에 놓았다. 권총을 옆으로 밀어버리자 그것은 바를 따라 미끄러져서 레스의 앞으로 도착했다.
피카니가 사람들을 향해 말했다.
“자리를 비켜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종업원과 식당주인, 그리고 단테는 도망치듯 자리를 비켰다. 이제 식당은 세 사람만이 남았다. 레스는 눈앞의 자동권총과 피카니를 번갈아보며 자신도 권총을 치워야 할지 고민에 빠졌다. 피카니는 자신의 옷깃 안쪽을 보여주면서 천천히 접은 종이를 주머니에서 꺼냈다. 레스가 그걸 보고 물었다.
“그게 뭐야?”
“네 수배서. 오늘 아침에 인쇄한 거야. 볼래?”
“아자리에게 줘.”
피카니는 아자리에게 수배서를 건네주고 조용히 자리에 앉았다. 둘은 레스의 권총을 사이에 두고 말없이 노려보았다. 딱히 할 일이 없었던 아자리가 레스의 수배서를 읽었다.
“레스 알 하자르. 27세. 살인미수, 공무집행방해, 공공기물파손, 반역, 다중폭행, 협박, 절도.”
아자리는 레스의 정확한 이름을 처음으로 봐서 다시 한 번 발음해보았다.
“레스 알 하자르?”
피카니가 말했다.
“아직도 자기 이름 전부 말하는 거 안 좋아하나보군요.”
다시 침묵이 흘렀다. 서로 생각만 하고 행동은 하지 않았다. 계속 눈싸움만 하고 있기도 지겨워져서 레스가 먼저 입을 열었다.
“현상금은 얼마야?”
아자리가 대답했다.
“3000 탈레르.”
“자수하기에도 모호하네.”
레스는 눈살을 찌푸렸다.
“어 잠깐만. 뒷장에 더 있네요. 불법무기소지, 각지에서 사보타주. 어? 소아 성추행 및 납치 의혹?”
뜬금없이 튀어나온 마지막 단어에 공기의 흐름이 확 바뀌었다. 이상해진 분위기 속에서 레스가 피카니를 계속 째려보자 피카니도 얼떨떨한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도리도리 흔들었다.
“내가 넣은 거 아냐.”
아자리는 왜 이런 게 적혀있나 생각하다가 웃음을 터트렸다.
“푸흡….”
“어이.”
레스가 주의를 시켰다. 심각한 상황이라 아자리도 입을 손으로 막으면서 노력했지만, 자꾸 새어 나오는 웃음소리가 분위기를 더 악화시켰다.
“…….”
“…….”
웃음이란 심각할수록 전염성이 강한 법이라 결국 두 남자도 더는 진지해질 수가 없었다. 레스는 권총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