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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2화 〉[2권] 32회 - A 분견대 (32/188)



〈 32화 〉[2권] 32회 - A 분견대

“어...”


샤카자이아는 다 이해한다는  아자리의 생각을 대신 말해줬다.

“솔직하게 말해도 괜찮다. 우리도 이건 어쩔 수 없을 때에만 먹는다.”


아자리는 물로 입 안을 헹구고 애써서 삼켰다.


“식감은 톱밥 같은데 고기랑 기름 누린내까지 진동을 해요.”


반면 단테와 레스는 아무 불만이 없었다. 단테는 수인이어서 입맛의 기준이 달랐고 레스는 사막 출신이라 보존식품 특유의 거친 식감에 익숙했다. 아자리가 들고 있는 페미컨은 형태가 투박했지만 레스 것은 깔끔한 벽돌 형태였는데 그는 아자리의 반응을 듣고 제안했다.


“바꿔서 먹어볼래? 이건 샤키가 만든 거야.”


아자리는 딱히 거절할 이유도 없어서 제안을 받고 서로 바꿔서 먹었다. 새로 받은 페미컨을 한입 먹은 아자리는 눈을 크게 떴다.

“어머. 이건 진짜 맛있네요! 과일이랑 꿀이 들어가서 마음에 들어요. 지방도 다른 종류를 써서 그런지 육즙이 느껴지고요.”

샤카자이아가 레스를 바라보았다.

“그런데 저게 내가 만든 건지는 어떻게 알았나?”

“어제 너하고 소금이랑 바꿨던 거니까.”

“아.”

아자리는 순식간에 들고 있던 걸 절반 가까이 먹어버리고 샤카자이아에게 물었다.


“이정도 수준이면 특허내서 상품화 시켜도 괜찮겠는데요.”


“특허?”

당연히 무슨 소리인지 못 알아듣는 샤카자이아였다. 단테는 먼저 쉬려고 일찍 식사를 마친 다음 샤카자이아에게 말했다.

“혹시 나중에 돈벌 생각이 있으면 여행이 끝나고 나서 꼭 절 찾아와주세요. 그럼 전...  좀 붙여야겠습니다. 한 2시간 있다가 깨워주세요...”


그리고 단테는 자신의 눈가를 사냥 모자로 덮고 기절하듯 잠들었다. 일행들은 그가 조용히 잘 수 있도록 소란이 들리지는 않되 급한 일이 생기면 바로 달려갈  있도록 눈에는 보일만큼만 거리를 벌렸다. 식사는 걸어가는 도중에 모두 끝마쳤다. 페미컨은 부피에 비해 열량이 엄청나서 벌써 배가 꽉 찼다. 아자리는 몸집에 비해 먹은 열량이 많아서 속이 조금 더부룩하게 느껴졌다.

레스가 아자리에게 물었다.

“몸 상태는 어때? 어젯밤에 마법을 쓰려고 할 때는 온 몸에서 빛이 나고 난리가 아니었어.”


그녀는 괜스레 고개를 내려서 자기 몸을 이리저리 보았다.

“머리도 아프고 아직 반쯤은 꿈속에 있는 기분이지만 달리 다친 곳은 없어요. 당분간 마법은 전혀 못 쓸  같아요.”

“짐작해서 얼마동안?”


“한 일주일.”

“죽을 고비를 넘긴 것치고는 짧네. 다시는 그런 일 하면 안 돼.”


“그럴 필요가 애초에 없어야겠죠. 결국 때가 찾아오면 우리 둘  무리하게 되겠지만.”

아무리 여기서 탁상공론만 해봐야 그녀 말대로 급한 때가 되면 수단 방법 가릴 수가 없었다. 레스도 어제 아자리가 얼마나 필사적으로 노력했는지 이해했기에 그 말을 반박하지 못했다. 그는 뒤통수를 긁적였다.

“그럼 이제부터는 남 일에 상관하지 않는 걸 우선으로 하자. 골치 아픈 일에 휘말리는  충분히 겪었어.”


하지만 이렇게 말하는 레스도 그 말을 지킬 수 있다고 진심으로 생각하지는 않았다. 아자리가 그 말을 듣고 코웃음 치는 걸 보아하니 비슷한 생각을 한  같았다.

그녀는 지팡이를 계속 손에 쥐고 있어야 몸이 회복되는 건지 몸에서 때어놓질 않았다. 아까부터 샤카자이아는 그 지팡이를 유심히 보고 있었다. 기회가 생기자 샤카자이아가 바로 아자리에게 말을 걸었다.


“그건 추장님 물건 아닌가?”


“마을을 구해준 보답이라면서 주셨어요. 마침 필요하기도 했었고. 예전에도 마법 지팡이를 하나 갖고 있었는데 그거하고도 비교가   정도로 강력한 힘이 느껴져요. 사연이 있을 거 같은 물건인데 떠나기 전에 물어볼  그랬어요.”


말하는 도중에 나비가 지팡이 위에 앉았다. 일행들은 푸근해진 표정으로 나비를 바라보았다.

“예전에 들어본 적 있었다. 아주 오래전에 만난 외부인에게서 받은 유품이라고 하셨다.”

레스가 샤카자이아에게 물었다.

“외부인의 유품? 그러니까 다른 종족 사람한테서 받았다는 거야?”

“인간인지 마족인지는  들었다.  백 년  사람이라고만 하셨고, 이름은 아마 켈커트였을 거다.”

갑자기 아자리의 손에 힘이 저절로 들어가는 바람에 지팡이가 흔들려서 나비가 떠나버렸다. 아자리와 레스 모두  이름을 듣고 얼굴이 굳어서 샤카자이아는 당황했다.

“왜.. 왜들 그러나?”


아자리가 멍한 목소리로 자신의 손에 들린 지팡이를 바라보며 말했다.


“이게 진짜 켈커트리의 지팡이라면 당장 박물관에 기증해야하는데.”


“대체 누구기에?”

그 질문에는 레스가 대신 대답했다.


“저번 용사와 함께 했던 대마법사야. 거의 2세기 전 사람이지. 그런데 그 사람의 유품이 지금 여기 있는  같네.”

아자리가 이어서 말했다.

“전설에 의하면 손에 쥐기만 해도 사용자를 지켜주고 돌봐준다고 했었죠. 지금 이것 덕분에 제가 회복되고 있으니 아무래도 진짜 같네요.”


샤카자이아는 용사와 마왕의 전설에 대해서는  다른 경외감이나 심각성을 못 느끼는지 평소의 말투로 말했다.


“잘은 모르겠지만 아무튼 좋은  좋은  아니냐.”


 말을 듣고 레스도 현실적인 관점으로 상황을 돌아볼 수 있었다.

“네 말이 맞아. 그러니까 박물관에 기증하겠다는 생각은 나중으로 미뤄놔. 전하.”


아자리는 부담과 기쁨이 섞인 복잡한 얼굴이었다.

“앞으로 이 지팡이를 쓸 때는 장갑이라도 껴야겠어요. 그런데 추장님이 무슨 사정으로 캘커트리를 아는 걸까요?”


“게다가 추장님은 대체 몇 살이야? 아무리 장수하는 종족이라지만... 잠깐만.”

레스는 마음의 준비를 하고 샤카자이아를 향해 말했다.


“샤키.   살인지 말해줄 수 있어?”

“올 해로 열일곱인데?”


샤카자이아는 아무렇지도 않게 말했다. 레스는 설마 샤카자이아가  살은 넘었을까봐 형용 못할 이유로 걱정되어서 그 말을 듣고 안심했다. 그는 언젠가 지금 생각을 털어놓고 샤카자이아에게 사과해야겠다고 다짐했다.

그런데 아자리는  말을 듣고 엄청나게 충격을 먹은 눈치다.

“열...일곱?”

어째선지 그녀는 계속 샤카자이아의 원숙한 몸매를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었다. 샤카자이아는 심지어 키까지 레스하고 비슷할 정도로 훤칠했다. 샤카자이아는 그 시선이 부담되어서 곤란했다.


“왜 그러나?”


아자리는 대답하지 않고 시선은 그대로 둔  자기 손으로 자기 가슴이나 허리를 훑었다. 아무래도 상대와 자신의 발육 상태를 비교해보는 거 같다. 보다 못한 레스가 아자리의 귓가에 손가락 튀기는 소리를 내서 정신을 차리게 했다.

“꺗.”

“성희롱이다 인마.”

“뭐.. 뭐라고?! 현상금 수배지에 페도필리아 딱지 붙은 놈이 어디서 그런 말을!”

당황한 아자리가 떠오르는 대로 말하자 레스는 발끈했다.


“그건 너 때문이잖아 이 싸가지야아아!”

어지간히 속으로 쌓아두고 있었는지 레스는 피카니에게 배신당했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보다 격하게 화를 냈다. 아자리는 그 기백에 밀려서 질겁하고 움츠렸다.


[쾅.]


두 사람은 샤카자이아가 땅을 발로 때리는 소리에 이성을 되찾았다. 샤카자이아는 무표정한 얼굴과 싸늘한 눈빛으로 두 사람을 바라보았다.


“사연은 모르겠지만 적당히 해라.”

레스는 바로 사과했다.


“미안해.”

샤카자이아는 레스가 이쪽에 대고 말하는 바람에 한숨을 쉬었다.

“나한테 사과하지 말고 아자리한테 해야지.”


하지만 아자리도 샤카자이아에게 사과했다. 그녀는 아까 자기가 했던 짓이 있어서 그런지 샤카자이아에게 덜덜 떨면서 말했다.


“미.. 미안해요 언니.”

뭐가 어떻게 된 건지 모르겠지만 일단 다투는 건 막았고  사람 모두 반성하고 있으니 샤카자이아는 괜히 말을 덧붙여서 복잡하게 만들지 않았다. 지금은 따로 물어볼  있었다.

“그런데 페도필리아가 뭐냐?”

레스는 울고 싶었다.









피카니의 일행들은 살짝 눈만 붙였다가 다시 모인 탓에 다들 얼굴이 초췌했다. 그들은 주둔지 내에 있는 술집의 원형 테이블에 모여 앉았다. 피카니가 중요한 이야기를 해야 하니 따로 방은 없냐고 주인장에게 묻자 주인장은 아예 식당을 통째로 비워주었다. 쫓겨나면서도 불만을 말하는 손님은 아무도 없었다.

식탁 위에는 간단한 식사와 커피가 가득 담긴 큼직한 주전자가 올라와 있었다. 루나가 가장 먼저 커피에 달려들었다.

“드디어... 드디어 문명인다운 티타임을 즐길 수 있어...”


그렇게 말하면서 자신의 잔에 내용물을 채우는 루나를 보고 있으니 레인저들 모두 표현 못할 복잡한 기분이 들었다. 남자들은 커피보다는 건빵과 고기에서 벗어난 평범한 음식이 반가웠다. 특히 샐러드가 가장 인기가 많아서 잠깐 눈 돌리면 야채들이 어디론가 사라지고 있었다.  와중에도 남자들은 루나의 몫을 남겨두었다.


얼추 식사를 마치고 하딘이 근황을 말했다.


“우리가 붙잡은 엘프 놈은 조사결과 피카니 경의 추측대로 장교를 사칭한 놈이었다고 한다. 고문을 시작하기도 전에 알아서 술술 토해냈다더군. 안 그래도 국경 근처에서 보급품을 나르던 부대가 지속적으로 기습을 당했었는데 그놈이 주동자라는 사실도 드러났다.”

카르델이 커피를 한 모금 마시고 감상을 말했다.


“아주 골고루 지랄을 했네요. 계급 사칭, 도적질, 거기에 같은 마족까지 공격하고. 우리가 데리고 있든 연합한테 넘기든 철저하게 좆 됐군요. 총살형은 우습게 나오겠는데요?”


“책임질 명목이 한 두 개가 아니니까 총살형 같은 자비는 베풀지 않을 거다. 이런 말하기는 뭐하지만 저런 놈한테라도 의지하고 있었던 병사들한테 동정심까지 느껴지는군.”


루나가 그 말에 반응했다.


“관점이 특이하시네요.”

“침략자는 용서할 수 없지만 조금만 돌아서 생각해보면 마왕군 병사들 또한 고향에서 부모의 보살핌을 받고 자라난 시민들이오. 군복을 벗으면 농사를 짓거나 공장으로 가서 일을 하겠지. 장교가 자기 병사를 책임진다는  싸움의 승패만이 아니라 병사와 나라의 미래까지 짊어진다는 의미요. 그 엘프 새끼는 정말 카르델의 말대로 골고루 지랄을 했군.”


아비투스가 말했다.


“그 병사들은 자기가 무슨 짓을 하는지 알고 도적질에 동참했습니다. 동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네 말도 맞다. 하지만 놈들의 지도부들에게 가장 큰 책임이 있어. 비록 마왕은 사라졌지만 그 군대는 머리 없이 살아있는 괴물처럼 아직도 움직이고 있다. 우리는 남은 침략자들을 쫓아낼 뿐만 아니라 장래의 위협까지 제거해야만 한다. 이번 전쟁이 이 지긋한 악연의 종지부를 끊을 기회가 될 거야.”

하딘은 자세를 고쳐잡고 일행들의 주의를 자신에게 집중시켰다.

“차기 마왕을 붙잡는 일도 중요하지만 또 다른 임무 또한 무시할 수가 없다. 연합 측에 심어둔 우리 공작원들의 소식이 끊긴 이후로 제국은 지금 장님에 귀머거리 신세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 누군가는 파악해야만 해.”


루나가 찻잔을 비우고 탁자에 놓자 덜그럭 소리가 났다.

“쫓아야할 토끼가 너무 많아요. 다른 특수부대들의 도움을 받을 수 없을까요?”


피카니가  말에 대답했다.


“그러기는 상황이 곤란해졌습니다. 하딘 대위하고 저는 방금 상부하고 이야기를 하고 오는 길입니다. 마법사님이 염화를 보낸 지 하루도  돼서 마왕군의 지휘관을... 실제로는 장교를 사칭한 놈이지만. 여하튼 그놈을 붙잡아온 탓에 상부는 우리를  도와주지 않아도 알아서   거라고 판단한 거 같습니다.”


“에엥...?”

루나가 못마땅하다는  목소리를 깔았다. 피카니가 이번 기회에 군 체계를 잘 모르는 루나를 위해 자세히 설명해줬다.

“제국군에 특수부대 자체는 다양하게 있습니다. 정찰부대 ‘레인저’. 돌격병부대 ‘헬파이터’. 경보병부대 ‘예거’. 누구든 좋으니까 사람을 골라서 붙여달라고 부탁했지만 상부는 다른 특수부대의 장교들이  요청을 거절할거라고 말하더군요.”


“왜 거절한다는 거죠?”

“이유가 있습니다. 하딘 대위와 여기 있는 사람들은 그냥 평범한 레인저가 아니거든요. 직접 설명하시겠습니까?”

첫날에 하딘 대위가 자신에게 시켰던 걸 갚아주듯 피카니는 넌지시 하딘을 바라보았다. 잠깐 뜸을 들이고 그가 말했다.

“전부 설명하면 길어질 거 같군.”

루나는 오히려 이번 기회로 그들에 대해 배울  있다면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

“최대한 자세하게 말씀해주세요.”


“알파 분대는 맡고 있는 임무의 성격 때문에 레인저에 소속되어 있지만 다른 레인저들처럼 말을 타고 싸우지는 않소. 굳이 말하자면 우리 알파 분대는 여러 가지 특수부대가 혼합되어 있는 완전히 새로운 성격의 부대요.”

카르델이 말에 끼어들었다.


“전 ‘예거’소속이었습니다. 아비투스는 ‘헬파이터’였고.”


“물론 나는 ‘레인저’ 출신이오. 몇 년 전에 영관급으로 승진할 기회가 있었는데 거절한 적이 있었소. 상부에서는 내가 특이하다고 생각했는지 면담을 시키더군. 나는 면담에서 앞으로 변화하는 전장에 대응하기 위한 특수전 부대가 얼마나 중요한지 말했지요. 알파 분견대는 그렇게 탄생한 거요. 그리고 내게는 입맛대로 원하는 특수부대의 병사를 골라 부하로 삼을 수 있는 권한이 주어졌지.”

아무리 군에 대해서 잘 모르는 루나라도 하딘이 그때 받았던 특혜가 얼마나 대단한 건지 바로 이해했다. 하딘이 계속 말했다.

“몰래 움직여서 공격한다는 개념 자체야 오래전부터 있었지만 아예 전담하는 부대는 없었소. 다른 귀족 장교들은 정정당당하게 붙어야만 한다고 생각하거든. 나와 내 부하들은 순식간에 진가를 드러냈지. 우리가 작전을 수행할 때마다 적군의 지휘관들은 쓸려나갔고 보급로는 끊어지고 정보는 교란됐소. 영관으로 진급한 내 동기들은 나와 내 부하들을 비열한 공격만 하는 놈들이라고 비웃었지만 나한테 골고루 목숨을 빚진 이후로는 입을 닥쳤소.”

카르델이 하딘의 말에 참견했다.

“두목. 마법사님은 우리들 자랑 따위 관심 없을 겁니다.”


“말하다보니 이야기가  샜군.”

집중해서 듣고 있었던 루나는 다음 이야기를 재촉했다.

“상관없으니까 계속하세요.”


커피를  모금 마시고 목을 축인 하딘 대위는 얘기를 다시 시작했다.


“문제는 내가 뺏어간 병사들 때문에 다른 특수부대의 장교들은 나를 싫어한다는 거지. 더 붙여줄 사람이 없다는 건 그런 의미요.”


루나는 황당해서 턱을 떨궜다.


“고작 그런 거 때문에 우리를 도와주지 않는다고요?”

“실제로도 사람을 보낼 여유가 없을 거요. 신병조차 귀할 지경인데 특수부대원은 오죽하겠소? 게다가 여기에는 피카니 경하고 마법사님까지 있지 않습니까. 제 입으로 말하기는 뭐하지만 여기 다섯은 인류가 고를 수 있는 최정예입니다.”

루나는 자기가 방금 들은  무엇이었는지 뒤늦게 이해하고 자신을 가리키며 눈을 크게 떴다. 카르델이 웃음을 참지 못하고 실소를 흘렸다. 루나의 모습을 보고 웃은  아니라 하딘의 말에 웃은 거였다.

“끼흐흐흐흐흑...”


“품위 좀 지켜봐라 망할 놈아.”

“말이 됩니까? 절대로 들키면 안 되는 임무에 용사랑 마법사를 보내? 퍽이나  수상해보이겠네. 여행 출발하기 전에 우리 등짝에 날개도 한 짝씩 붙이고 가면 어떨까요?”


“입 다물어라 카르델.”

“넵.”

이제는 차가워진 커피로 각자 목을 축이자 분위기가 돌아왔다. 루나가 다시 질문했다.


“혹시 해서 묻는 거지만... 대위님이 부를 수 있는 다른 사람들은 없나요?”

“우리말고도 다른 분대원은 네 명이 더 있지만 다들 사정 때문에 흩어진 상태요. 여기 있는  놈도 겨우 모았지. 그나마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건 빈센트 중위 같군요. 국경 바깥에 있는 다른 부대의 주둔지에 있을 거요.”


“그 사람 혼자 거기서 뭘 하는 건가요?”

아비투스가 하딘의 수고를 덜어줬다.


“빈센트 중위는 군의관입니다. 부대를 전전하며 의무병들을 가르치고 있을 겁니다. 워낙 바쁜 사람이라 저도 마지막으로 본지 1년은 됐습니다.”

“그럼 저희들한테 합류할 가능성은 낮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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