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36화 〉[2권] 36회 - 옛세계의 사냥꾼 (36/188)



〈 36화 〉[2권] 36회 - 옛세계의 사냥꾼

아까 분위기가 살벌했을  사람들을 진정시켰던 수수께끼의 사내였다. 눈동자는 보이지 않았지만 그가 뒤집어쓴 후드 아래로 이쪽을 향한 시선이 피부로 느껴졌다. 주위 사람들이 수시로 그의 눈치를 살피는 꼴을 보건데 보통 인물 같지는 않았다. 이곳에 보통 인물이 어디에 있겠냐만.


안 그래도 말을 나눌 상대를 찾던 참이라 레스 일행들에게는 저쪽이 먼저 이쪽에게 관심을 가져주니 반가웠다. 그래도 수상쩍은 인물이라는 사실은 여전하니 레스는 마음을 놓지 않았다. 레스, 아자리, 단테, 그리고 샤카자이아는 나름대로 소란피우지 않으려고 조용히 걸었으나 네 명이나 되다보니 마룻바닥 삐걱거리는 소리는 어쩔 수가 없었다.

상대는 일행들이 가까이 왔음에도 말을 걸지 않았다. 하지만 계속 곁눈질로 관심을 보이고 있음은 느껴졌다. 그의 시선은 계속 레스를 향해있었다. 결국 레스가 먼저 운을 뗐다.

“아까는 고마웠어.”

“별 말씀을.”


“그런데 나한테 용무 있어?”

“딱히 자네한테는 없어. 총을 찬 게 그쪽이니까 보고 있을 뿐이지.”

정체불명의 사내가 낸 목소리의 울림은 깊고 묵직하면서도 억양은 어찌나 매끄러운지 평범한 말을 했을 뿐인데도 이야기를 들려주는  같았다. 아자리는 일류 배우의 발성이라고 생각했다. 레스는 계속 말을 붙였다.

“합석해도 될까?”

“상관은 없는데 비어있는 의자가 2개 밖에 없군. 누군가는 새로 가져오던가 해야겠는데.”


레스가 일행들을 돌아보자 단테는 진즉 하고 싶었던 말이 있었는지 바로 입을 열었다.


“이참에 저는 나가있지요. 공구나 이런저런 물건도 구해야하고, 마차도 수리해야하고, 머물 집도 찾아야하고.   쌓여있어요.”

아자리가 고개를 위로 올려서 단테를 보았다.

“저도 같이 가도 되요?”


“따분하기만 할 텐데요.”

“여기 세 명이나 있을 필요는 없잖아요.”

적당히 핑계를 대기는 했지만 사실 아자리는  장소가 거북했다. 족히 한 달은 씻지 않은 무법자들이 한 곳에 모여 있으니 여자의 비위로는 견디기가 힘들었다. 물론 아자리는 난민 생활로 어느 정도 내성은 있었지만 그렇다고 구린 내가 반갑다는 뜻은 아니다.


그때 앉아있던 사내가 대화에 끼었다.


“거기 마녀 아가씨하고는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는데 남아주면 안 될까?”

갑자기 상대가 적극적으로 요구를 하니 일행들은 조금 당황했다. 아자리는 결국 쓰고 있던 고깔모자를 벗어서 손에 들고 이곳에 남겠다는 뜻을 보였다. 그녀의 머리에 나있는 뿔을 본 주위의 무법자들이 인상을 찡그렸다.

“샤키 언니는 어쩔래요?”

“대답에 따라 생각해봐야겠다.”


“대답?”

샤카자이아는 상대를 흔들림 없는 눈으로 바라보며 거침없이 물었다.


“잠깐이었지만 네 눈동자를 보았다.  정체가 무엇인가?”

수평비행을 하는 제비처럼 직선적이었다. 초면인 상대에게는 무례한 태도였는데도 사내는 기분 나빠하는 기색을 보이지 않고  안으로 웃음을 쳤다.


“스크라엘링은 돌려 말하는 법이 없어서 마음에 든단 말이야.”

“바깥에서는 우리를 그렇게 부르는 건가?”

사내는 쓰고 있던 후드를 뒤로 벗었다. 그리고 왜 샤카자이아가 그런 질문을 했는지 다들 이해했다. 사내의 눈이 파충류처럼 동공이 세로로 갈라졌기 때문이다. 피부는 햇볕에 타서 거뭇하지만 외모는 백인이었다. 모자로 미처 가리지 못한 목덜미의 머리카락은 탈색되어 금발에서 갈색으로 변해있었다. 눈가를 덮는 앞머리는 자르는 대신 뒤로 넘겨서 굵은 줄이 하나 그어진 이마가 자꾸 눈에 띄었다. 검소한 생활 탓에 뺨에 골이 있었지만 단단한 체격과 태도는 그대로였다.

“세상 물정을 전혀 모르는 원주민이라니. 20년 만에 보는군. 제로니모가 항복한 게 언젠데.”

단테는 레스의 어깨를 툭툭 쳐서 잠깐 주의를 끌고 자신은 이제 자리를 비우겠다는 손짓을 보였다. 샤카자이아가 자신을 따라오지 않을 거라고 확신했기 때문이다. 일행들은 말없이 눈짓으로 단테를 마중 보내고 사내에게 다시 집중했다.


아자리가 질문했다.

“당신 혼혈인가요? 부모 중 한 분이 마족이라던가?”
“일단 자리부터 앉지 그러나. 꼬마 숙녀분이 다크엘프 아가씨 위에 앉으면 되겠군.”

아자리가 샤카자이아를 바라보며 눈빛으로 묻자 그녀는 고개를 끄덕였다. 레스하고 샤카자이아는 의자에 앉았다. 아자리는 샤카자이아의 무릎에 앉아서 그녀에게 안겼다. 아자리는 기분이 묘했는지 입가가 계속 샐쭉거렸다.

사내는 자신을 소개했다.

“내 이름은 히콕. 성은 없어. 그리고 부모님 모두 인간이다. 지금은 이곳의 보안관 비슷한 노릇을 하고 있지.”


레스가 말하면서 눈을 조금 감았다.

“보안관 비슷한?”

“보다시피 여기에 몰린 놈들은 통제가 안 되는 것들이 많잖아. 문제가 생기면 내가 나서서 겁을 주는 거지. 일을 잘하면 나는 안토니오한테 외상값이 살짝 깎이고.”


일단 이름을 받았으니 이쪽도 자기소개를 하는 게 예의다.

“나는 레스. 여기는 아자리하고 샤카자이아. 보면 알겠지만 나 빼고 둘은 마족이야.”

“종족이랑 출신지, 신분까지 다른 놈들끼리 모여 다니니 샌드위치 가른 속을 보는 거 같군.”

“당신은 여기 얼마나 오래 있었어?”


“대충  달 됐나. 여긴 달력도 없어서 시간 감각이 무뎌지거든.”

히콕은 레스 일행들에게 금방 익숙해졌는지 말투에 나른함이 섞이기 시작했다.

“거기 꼬마한테 갖고 있던 볼일은 혹시 내 눈을 원래대로 돌릴 방법이 없는지 물어보려고 했던 거야. 하지만 보아하니 기대는 버려야겠어.”


아자리는 점잖게 대꾸했다.

“일단 원인을 들어봐야 고칠 수 있는지 알지요. 그 눈은 어쩌다가 그렇게 됐나요?”

히콕은 숨을 한  들이마시고는 앓는 소리를 내면서 할 말을 다듬었다.

“카우보이에 대해서 얼마나 알지?”


“소몰이꾼이잖아요. 총으로 가축들을 지키죠. 보통은 야생동물들이랑 싸우고. 때로는 사람들하고... 아주 심각해질 때는 괴물들하고 싸우죠. 그래서... 당신이 괴물사냥꾼이라고요?”

샤카자이아가  말을 듣고 중얼거렸다.


“괴물 사냥꾼?”

히콕이 시선을 그녀 쪽으로 바꿨다.


“카우보이는 처음 보나?”


“사실 나는 괴물도 만나본 적 없다. 내가 살던 곳에서는 선조들이 오래전에 씨를 말려 놨다.”

“그럴 테지. 너희들이 사는 땅은 괴물이 없더라고. 대신 너희들하고 싸워야하는 게 문제지.”

그녀가 찌릿하고 째려봤지만 히콕은 눈썹 하나 까딱하지 않았다.

“나는 정당방위만 했어. 약탈하러 오는 스크라엘링이 얼마나 많은데.”

“지금은 그랬다고 치겠다. 나 때문에 이야기가 샜군. 그래서 그 눈은 어쩌다 그렇게 됐지?”

히콕은 자신의 눈을 가리켰다.

“괴물들하고 싸우다보니 변이한 거야. 놈들 체액을 뒤집어쓰는 날도 있었고, 물리기도 하고, 가끔은 먹기도 했지.”

일행들의 얼굴이 조금씩 일그러졌다. 레스가 질색하는 목소리를 냈다.

“먹었다고?”

“어차피 피와 살로 이루어진 놈들이야. 제대로 요리하면 맛있어.”

그 말을 들은 아자리는 카우보이들의 식단이 대체로 끔찍하게 형편없다는 사실을 떠올리고 있었다. 레스의 머릿속에서는 식욕 떨어지는 기억이 떠올랐다.


“나도 몇 번 보기는 했지만 먹을 수 있다는 생각은 전혀 안 들었는데.”

“쓰러트린 괴물의 힘을 흡수하기 위해 심장을 뜯어먹었다는 이야기가 선조들로부터 내려오기는 한다.” 샤카자이아는 무표정한 얼굴로 말했다.

그는 사람들이 자기 이야기에 흥미를 가져줘서 즐거운지 꿍얼거리던 어조가 조금 높아졌다.

“근거 있는 이야기야. 특별한 방법을 쓰면 쓰러트린 괴물의 특징을 습득할  있지. 내 경우에는 딱히 원해서 그런 건 아니지만 덕분에 밤에도 앞이 잘 보여.”

이야기를 들으면서 계속 생각하고 있었던 아자리가 겨우 기억을 떠올렸다. 그녀는 숙였던 고개를 들어올렸다.


“그러니까 몸에 걸린 변이를 풀고 싶으시다는 거죠?”

“슬슬 카우보이는 은퇴하고 평범한 사람으로 조용히 살고 싶거든. 그런데  눈을 보고 무서워하는 사람이 많아서.”

“관련 있는 이야기를 여러  들어봤어요. 흡혈귀에게 물려서 흡혈귀가 된 인간을 원래대로 돌려놓거나 저주에 걸려서 원치 않게 괴물로 변한 사람을 고쳐준다거나.”


“그건 동화의 영역 같은데.”

그는 시큰둥하게 받아들였지만 아자리는 진지했다.

“마족들의 땅에서는 아니지요. 저 동쪽의 우리 본토에는 마족들 말고도 인간도 많이 살아요. 원치 않게 몸이 바뀐 인간을 고쳐주는 일도 많고요.”


“그러니까 거기로 가면 몸을 고칠 수 있다?”


그의 목소리에 의문과 놀라움이 섞였다.

“제 전문분야는 아니어서 100%라고는  못 드리지만 평범한 사람처럼 보일 수 있도록 꾸미는 거라면 문제없어요. 종족을 통째로 바꾸는 기술까지 있는 동네인걸요.”

레스와 샤카자이아도 그 말을 듣고 깜짝 놀랐다.


“종족도 바꿀 수 있어?” 레스가 말했다.


“성공률은 낮아요.”


히콕은 관자놀이를 엄지로 긁적이며 무표정으로 돌아왔다. 처음에는 반가워하는 눈치였지만 곰곰이 생각하고 나니 완전한 희소식은 아니라고 판단한 모양이다.

“그 고생을 할 정도로 절박하진 않아. 그래도 숙녀  아니었으면 영영 몰랐을 거야. 고맙네.”

“당신 국경 바깥에서 여기로 왔죠?”


아자리가 말했다. 그는 눈썹을 찡그리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애초에 여기가 국경 바깥인데?”


히콕은 말뜻을 깨닫고 시선을 위로 들어 올리며 입을 벌렸다.

“아아. 혹시 국경수비대의 감시지역을 지나가고 싶은 건가?”

“네.”

“하기야 이런 곳에 왔으면 그런 종류의 볼일 밖에 없겠지.”


“어떻게 오셨나요?”


“나야 그냥 왔지. 딱히 수배 걸린 사람도 아니고 밀입국할 것도 아니니까. 국경수비대는 내가 카우보이라는  알고 있어서 의심도 안 해. 우리들은 원래 이곳저곳 떠돌아다니거든.”


크게 기대하지도 않았지만 아자리는 실망했다. 입을 다문 그녀 대신 레스가 말했다.


“그럼 바깥 사정이라도 좀 들려줘. 아무리 사소한 거라도 좋아.”


“어지간히 저길 넘어가고 싶으신가 보군. 설마 이 시국에 진짜 마족 땅 본토까지 갈 건가?”


“급한 일이라서. 사적인 일이라 설명은 힘들어.”

“한동안은 힘들 걸. 이유를 말해주지. 여기 주위를 봐. 너무 우글거린다고 생각하지 않나?”


 말을 듣고 레스 일행들은 술집에 모인 사람들을 둘러보았다. 생각해보니 잠깐 머물면 그만인 척박한 마을에 사람들이 지나치게 몰려있었다. 히콕이 설명을 이었다.


“앞으로 더 갈 수가 없으니까 어쩔  없이 다들 여기에 발이 묶인 거야. 바깥에서 사람은 들어오는 데 나가는 사람은 없으니 이 꼴이 된 거지.”

“무슨 일이 있었는가?”

샤카자이아가 말했다.

“저 앞으로 괴물들이 떼거지로 몰려왔거든. 아무리 내가 카우보이라도 혼자서 어떻게 할 수준이 아니라서 지금은 군대가 어떻게든 해주기를 기다리고 있지.”











저녁 식사 시간에 또 식당을 전세 냈다가는 주변에 민폐 끼치기 때문에 피카니 일행들은 루나가 머물고 있는 숙소 방으로 모였다. 카르델과 아비투스는 그냥 마룻바닥에 쭈그려 앉았고 피카니와 하딘은 주머니에 손을 넣은  벽에 기대어 섰다. 루나는 비둘기가 들어있는 새장을 껴안고 침대에 앉았다.


루나가 방금 자기가 들은 설명을 정리했다.

“괴물들이 몰려왔다고요?”


하딘이 말했다.

“다행히 개척지나 주둔지로 향하는 길은 막히지 않았습니다. 괴물들도 보통은 습격해오지 않고요.”

뭔가 미심쩍은 말투였다. 루나가 넌지시 목소리를 높였다.

“보통은?”


“사람들이 적게 지나다니면 괴물들도 그냥 보내주지만 대규모 행렬이나 보급물자운송처럼 먹을 게 많아지면 기회를 노리고 몰려온답니다. 어떤  효율적인지 학습을 한 거죠.”

“아, 그래서 사람들의 검문소 통행을 막은 거군요? 한꺼번에 전부 보냈다가는 괴물들을 자극하니까요.”


이쯤에서 피카니가 설명하는 걸 넘겨받았다.


“국경수비대는 그쪽으로 돌릴 병력의 여유가 없다고 합니다. 애초에 이 친구들은 그럴 능력도 없고요. 벌써 눈치 채셨겠지만 그들은 문제의 해결을 저희들에게 맡겼습니다. 마법사님, 그게 어떤 비둘기인지 아시나요?”


루나는 어렵지 않게 짐작했다. 군에서 비둘기를 기르는 목적은 하나뿐이니.

“전서구잖아요.”


“우리들끼리 앞으로 가서 괴물들이 몰린 곳을 파악한 다음 전서구로 포격지원을 요청할겁니다. 이야기만 들으면 쉬워 보이지만 아니에요. 엄청 위험합니다.”

“이야기만 들어도 쉬워 보이지 않아요.”


지난 새벽에 수류탄이 터졌던 순간을 생각하면 포격지원은 얼마나 무서울 지 짐작도 안 갔다. 괴물들에 대해서야 말할 필요도 없다. 피카니는 다시 이야기했다.

“좋은 소식이 딱 하나있어요. 괴물들 덕분에 밀입국자들이 드나드는 경로도 막혔습니다. 적어도 목표물들이 아직 우리 손에서 벗어나지는 않았다는 거죠.”

카르델이 손을 들고 말했다.

“슬슬 질문 시간 가져도 되나?”


“해.”


“왜 우리한테 시켜? 갈 길도 바빠 죽겠는데. 게다가 국경수비대에 대포가 왜 있는 거야?”

모두 같은 생각이었다. 피카니도 동감한다는 듯 불만이 가득한 얼굴로 설명했다.


“몇 달 전에 포병대가 지원 요청을 받고 여기에서 지내고 있어. 이제 쏘는 일만 남았지만, 국경수비대에는 포격지원을 경험해본 사람이 없어. 실패했을 때의 부담이 너무 커서 계속 미뤘다는군. 실수하면 포탄 낭비는 물론이고 괴물들이 주둔지로 몰려오니까.”

“아니 포병대에도 정찰병과는 있을 거 아냐.”


하딘이 꿍얼거리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훈련 정도야 받아봤겠지만 그놈들은 실전경험이 없어. 진짜 대포를 쏴야하는 상황이면 우리처럼 정찰을 전담하는 부대가 좌표를 보내주니까. 포격  번에 천문학적인 돈이 들어가는데 그런 막중한 임무를 풋내기한테 맡길 리가 없지.”


“포병대가 여기로  동안 다른 정찰부대는 왜 안 왔답니까?”

“카르델, 정찰병이 어디에서 가장 많이 활약하지?”


“최전선이죠.”


“지금 여기는?”

“최후방이죠.”

“그럼 이곳에 제대로 된 정찰병들이 따로 누가 있겠냐.”

카르델이 눈을 까뒤집고 열차 굴뚝처럼 천장을 향해 한숨을 푸욱 뱉었다.

“이런 씨발.”

방안의 사람들 모두 이 일이 마음에 안 들었지만 맡을 수밖에 없다는 사실은 납득했다. 아비투스는 침착하게 다시 이야기를 꺼냈다.


“그건 그렇고 핑커튼은 결국 어떻게 됐습니까?”


하딘은 특히나 속이 상해서 안색이 안 좋았다. 질문은 그에게 갔었지만 대신 피카니가 대답했다.


“핑커튼의 탐정들이라면 이미 만나고 헤어졌습니다. 의뢰를 할 때 기밀 문제로 설명을 많이 생략했지만 다행히 신경  쓰는 친구들이더군요. 논의하고 20분 만에 서명했는데 벌써 우리 목표물들이 어디에 있는지 짐작이 간답니다. 무슨 유령마을에 있다나.”


아비투스는 기억에 없는 지리 정보가 나와서 어리둥절했다.

“여기 근처에 그런 곳이 있었나?”


“지도에는 없는 곳이지만 핑커튼은 그런 장소도 알고 있는 모양입니다. 일단 탐정들에게는 목표물들이 거기에 있는지만 확인해 달라고 했습니다.”


“정말 확인만하고 돌아올까요?”


“글쎄요. 직접 붙잡고 돌아오면 좋은 거고 소식이 없으면 제대로 찾은 거겠죠.”

“뭐, 괴물하고 폭탄에 휘말리느니 그 친구들을 찾으러 다니는 게 더 나을 테니.”


그 말을 듣고 피카니는 의미심장한 미소를 보일락 말락 입가를 옴죽거렸다. 과연 그럴까? 라고 말하는 듯이.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