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7화 〉[2권] 37회 - 무서운 세상
하딘 대위가 다시 고개를 들고 말했다.
“핑커튼도 초짜는 아니니까 자기 몸은 알아서 지킬 거다. 우리는 내일 새벽 5시에 출발한다. 좌표 측정은 나하고 카르델이 맡겠다.”
루나가 질문했다.
“그 뒤로는 어떻게 하나요?”
“꽤 고민되오. 원래는 놈들이 지나갈 길목을 매복하고 기다릴 생각이었습니다만. 제국군이 포격한 곳을 놈들이 아무 생각 없이 지나갈 리가 없잖소.”
“그러네요.”
“그래서 여기 지역은 국경 수비대에게 맡기고 저 앞에 있는 마을로 먼저 갈 계획입니다. 그들이 마차로 싣고 다닐 수 있는 식량이 아무리 많아도 말들의 식량까지는 감당이 안 되지요. 국경수비대와 핑커튼이 놈들을 놓쳐도 우리와는 반드시 만날 겁니다.”
말은 음식도 많이 먹고 물도 많이 마신다. 인간이 요구하는 양의 노동을 시키려면 끼니를 여죽으로 만들어서 소화까지 도와줘야 한다. 국경 바깥의 메마른 땅에 난 잡초만 먹어서는 말은 굶어죽는다. 말을 살리거나 아자리아 일행들 스스로가 살기 위해서라도 마을을 들르는 건 필연적이다. 무작정 어디서 만날지 모를 흔적을 쫓느니 하딘의 계획이 더 나아보였다. 반대하는 사람은 없었다.
“또 할 말이 있다. 당분간은 제국의 점령지만 나오지만 그래도 마왕군 스파이가 어디에 숨어있을지 몰라. 그래서 이번 여행 동안 가능한 군복을 벗고 사복 차림으로 활동한다. 어떤 형태로든 우리들이 저곳으로 향한다는 사실을 알려서는 안 된다.”
아비투스가 손을 들었다.
“군복을 벗고 싸우면 교전권 위반인데요.”
“나도 안다. 하지만 지금은 상호간의 조약이나 군법을 따질 상황이 아니잖나. 마침 첩보부가 우리에게 의뢰한 일을 하고 있는 중이니 이번 작전은 군인이 아니라 공작원의 마음가짐으로 지내자고.”
“저희들의 레인저 외투는 어떻게 합니까?”
“물론 가지고 다녀야지. 평소에는 방탄판을 넣은 채로 접어서 숨겨둔다. 가능하면 쓰는 일이 없는 게 제일 좋겠지만 갑옷을 포기할 수는 없지.”
카르델이 목덜미를 벅벅 긁으며 말했다.
“사복 차림과 총, 그리고 말 타기. 카우보이 체험은 실컷 하겠네.”
◆
샤카자이아는 자신의 눈앞에 널려있는 옷들을 보며 고민에 빠졌다. 그녀는 면으로 직조된 검은색 민소매 옷을 만져보고 탄력과 촉감에 감탄사를 뱉었다.
“호오.”
“그걸로 좋겠어요?”
옆에서 그녀가 입을 옷을 같이 골라주고 있던 아자리가 그 모습을 보고 물었다. 두 여자는 아무도 없는 집 안에 있었다. 바깥에서는 레스하고 단테가 의자에 앉아서 발걸이에 다리를 올리고 편한 자세로 망을 보았다. 잡일을 하느라 피로했던 단테는 모자로 얼굴을 덮고 자고 있었다.
“촉감은 좋지만 이상하게 보일까봐 걱정된다.”
“일단 입어 봐요. 몸매가 워낙 좋아서 뭘 입어도 어울릴 텐데.”
그리고 한동안 바깥에 있는 레스에게는 듣기 괴로운 소리가 이어졌다. 옷깃 스치는 소리. 아자리가 놀래는 소리. 세상에 이게 17살이라니. 샤카자이아가 부끄러워하는 목소리. 그렇게 쳐다보지 마라. 기분이 이상하다. 이것도 입어 봐요. 어? 속옷 안 입고 있었어요?!
“!!!!!”
제정신을 지킬 수가 없었던 레스는 머리뼈에 금이 갈 기세로 양쪽 귀를 손바닥으로 눌렀다.
“Ihdinā ṣ-ṣirāṭa l-mustaqīm, Ṣirāṭa l-laḏīna anʿamta ʿalayhim ġayri l-maġḍūbi ʿalayhim walā ḍ-ḍāllīn(부디 저희들을 옳은 길로 안내해주소서, 그 길은 당신의 진노를 산 이들의 길이 아니고, 방황하는 이들의 길도 아닙니다. 바로 당신께서 은총을 내리셨던 이들의 길이니 그곳으로 이끌어 주소서).”
바람 없는 시시한 오후였다. 마을에서 머물고 있는 부랑자들은 각자 고른 집에 처박혀서 시간만 죽이고 있었다. 그래서 지나가는 사람도 없었고 들려오는 소리도 없었다. 레스는 그 침묵을 메꾸듯 계속 기도문을 중얼거렸다. 귀에 댄 손바닥으로부터 전해지는 팔 근육 진동하는 소리가 지진 날 때 땅이 내는 용트림 같았다.
귀를 틀어막은 채로 기도문을 계속 암송하고 있었던 레스의 뒤로 옷을 다 갈아입은 여자들이 나타났다. 샤카자이아가 그의 어깨를 툭툭 치며 물었다.
“뭐하고 있나?”
“아? 마다 쿨타?!(아? 뭐라고?!)”
당황해서 레스는 고향의 말로 대답하고는 뒤를 돌아보았다.
샤카자이아는 원래 입고 있었던 가죽 상의를 재단해서 재킷으로 만들었다. 그것을 검은색 민소매 스포츠 셔츠 위에 걸쳤다. 몸에 딱 달라붙는 검은색 옷 위로 드러난 가슴 굴곡을 보고나서야 샤카자이아의 발육 상태가 구체적으로 어떤지 레스는 확실히 알았다. 전에 입었던 옷은 몸매가 크게 드러나지 않아서 별로 신경 쓰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목에는 구슬과 곰 발톱, 깃털을 꿰어서 만든 목걸이가 걸려있었다. 그녀가 목을 곧게 세우는 모습을 보아하니 꽤 아꼈던 장신구 같았다. 신발은 원주민들 전통 신발인 모카신(moccasin)에서 튼튼한 현대식 공법으로 만들어진 가죽 부츠로 바뀌어있었다. 하의는 허벅지가 다 드러나던 원래의 가죽 핫팬츠 대신 블랙 진으로 갈아입었다. 그놈의 허벅지 때문에 눈 둘 곳이 없어서 곤란했던 레스는 다행이라고 생각했지만 조금 뒤에 그 생각을 취소했다. 샤카자이아가 움직이기 불편하다며 여기저기 칼집을 내서 찢어낸 탓에 살갗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그냥 맨살보다 훨씬 야하게 느껴졌다. 게다가 군살 없이 쭉 뻗은 각선미와 작고 탄력 있는 엉덩이에 잘록한 허리가 합쳐지니 한 번 시야에 스쳤는데도 눈앞에 그 모습이 어른거렸다. 제대로 봤다가는 중간에 그만두지 못할까 무서울 정도였다.
몸매는 관능이 흘러넘치는데 정작 본인은 세상물정 모르는 순수한 눈빛으로 감상을 기다리는 기대에 찬 표정만 짓고 있었다. 레스가 계속 넋을 잃고 있어서 참다못한 아자리가 경멸하는 표정을 지으며 그의 따귀를 약하게 때렸다.
“아!”
“좋냐? 응? 그렇게 좋냐?”
레스는 치욕 때문에 속이 쓰렸지만 변명할 생각을 못했다. 그가 볼멘 목소리로 말했다.
“나한테는 자극이 너무 쌔다.”
아자리는 어처구니가 없어서 헛웃음이 나왔고 샤카자이아는 부끄러워서 몸을 움츠렸다. 그녀의 안색에 분홍색 기운이 돌았다.
“와하하. 변명도 안 하네 이 인간이.”
“미안 샤키. 너무 잘 어울려서 말하는 걸 잊어버렸네.”
칭찬 싫어하는 사람이 어디 있으랴. 레스만큼 진심을 담은 감상평도 어디에서 볼 수가 없었다. 샤카자이아는 겸연쩍어서 움츠린 채 한 손으로 입가를 가리고 땅을 보면서 말했다.
“익숙하지 않아서 불안했는데 그 정도라면 안심이구나.”
겉으로는 다 큰 여자가 10대 소녀처럼 구니 레스는 귀여워서 속이 근질거렸다. 아자리조차 그걸 보고 있자니 내면에서 표현 못할 경험 해본 적 없는 화학 반응이 생기고 있었다.
단테는 종일 내내 쌓인 피로가 폭발해버렸는지 세 사람이 일으키는 난리에도 깨어나지 않았다. 겨우 평정심을 되찾은 레스가 단테를 보고는 샤카자이아에게 말을 걸었다.
“안으로 옮겨주자.”
“음. 이런 곳에서 자고 있으면 감기 든다.”
두 사람은 다리와 몸을 붙잡고 조심스럽게 빈 집에 옮긴 다음 이불을 덮어줬다. 그리고 다시 바깥으로 나왔을 때는 모두 마음이 침착해졌다.
레스는 원래 앉았던 의자에 자리 잡았고 샤카자이아는 단테가 썼던 의자에 앉았다. 그리고 아자리가 그녀의 무릎에 앉았다.
아자리가 운을 뗐다.
“그 카우보이 말이 진짜였을까요? 적은 숫자로 가면 굳이 괴물들도 이쪽을 건드리지 않는다니. 그렇게 간단하면 왜 다른 사람들이 진즉 이 마을을 안 떠났겠어요.”
레스는 벗은 망토를 다리 위에 얹어서 붙어있는 부스러기를 때어내면서 대답했다.
“진짜든 아니든 여기에 오래 있을 수는 없어. 오늘 밤에 내가 말을 타고 가서 직접 확인하고 올게. 어디까지 갈지는 모르겠지만 놀고 있을 수는 없지.”
샤카자이아가 어두운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아무래도 네 번째 방법은 나타나지 않을 거 같다는 예감이 든다.”
레스는 묵묵히 망토의 먼지를 털어내고 있었다.
“원하는 대로 풀리는 인생은 없는 법.”
“그냥 해본 소리다. 걱정돼서.”
“못 찾으면 네 번째 방법은 ‘포기하지 말자’라고 정하자.”
샤카자이아의 팔에 힘이 들어가자 적당한 세기로 온 몸이 조여지자 샤카자이아의 가슴이 몸에 닿아서 아자리는 표현하기 곤란한 기분을 느꼈다. 그때 아자리는 발상이 떠올랐다.
“레스, 혹시 오늘 밤에 괴물 한 마리만 잡아올 수 있겠어요?”
그 말을 들은 레스와 샤카자이아는 나른해졌던 얼굴 표정이 진지해졌다. 레스는 그럭저럭 다시 자란 수염을 쓰다듬으며 조용히 말했다.
“산 채로?”
“그럴 필요는 없어요. 그 카우보이가 말한 게 사실이라면 그 괴물은 다른 감각기관 대신 후각에 크게 의존하는 생물이에요. 그놈들의 페로몬을 재료로 들키지 않고 지나가는 물건을 만들 수 있을지도 몰라요.”
“너 지금 마법은 못 쓴다면서.”
“이건 마법이 아니라 지식과 기술이에요. 솔직히 말해서 만들어본 적은 없지만 할 수 있는 건 다 해봐야죠.”
샤카자이아가 그 말을 듣고 덩달아 생각을 떠올렸다.
“맹수를 쫓아내기 위해서 불쾌한 소리를 내는 장치나 싫어하는 냄새가 나는 향료를 매달아두는 건 우리들도 곧잘 했었다. 어쩌면 그 카우보이가 관련 지식을 가지고 있을지도 모른다. 설마 사냥꾼이 쓰러트린 괴물한테서 얻은 재료로 요리만 해봤을까.”
꽤 솔깃한 이야기였지만 아직 신경 쓰이는 점이 많았다.
“하지만 그 녀석도 여기에 있잖아. 그렇게 간단히 통과할 수 있으면 뭐 하러 여기에 눌러앉았겠어. 생각해보니 적은 숫자로 움직이면 괴물이 건드리지 않는다는 말도 앞뒤가 안 맞네.”
아자리는 침착하게 반박했다.
“그 사람은 일부러 여기 눌러앉은 거 같아요. 자세한 이유는 모르겠지만요. 오래 눌러앉을 생각이니까 보안관 역할을 자처한 거 아닐까요?”
그 말도 일리는 있어서 레스와 샤카자이아는 부분적으로 납득하고 고개를 끄덕였지만 확신하지는 않았다. 진실을 알아낼 방법은 하나뿐이었다.
레스가 말했다.
“다시 한 번 그 양반을 만나야겠는걸.”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 한쪽 방향으로만 접은 망토를 오른쪽 어깨에서 등으로 늘어트리고 한 손은 주머니에 넣었다. 아자리도 자리에서 일어났다.
“같이 갈게요.”
“나도 가고 싶은데.”
샤카자이아도 자리에서 일어나서 그리 말하자 레스는 입술에 주먹을 대고 생각에 빠졌다.
“단테를 혼자 내버려둘 수는 없어. 지금 제대로 싸울 수 있는 사람이 너하고 나뿐이니까 우리 중 하나는 여기 남아야 해.”
아자리가 기다렸다는 듯이 동전을 꺼내고는 외쳤다.
“앞면 뒷면?”
세상 물정 모르는 샤카자이아도 무슨 의미인지 알고 있었다.
“앞면.”
레스의 대답은 들을 필요도 없으니 아자리는 바로 허공으로 동전을 튕겼다. 맑은 소리와 함께 올라간 동전이 그녀의 손바닥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쥔 주먹을 펼치자 앞면이 나왔다. 아자리가 짓궂은 말투로 말했다.
“자, 당신이 술래.”
그는 아무렴 어떠냐는 생각이라 어깨를 으쓱하고는 방금 일어났던 의자에 다시 털썩 앉았다. 여자 둘만 보내는 건 조금 걱정됐지만 샤카자이아라면 믿을 수 있었다. 두 사람은 레스의 손짓을 배웅으로 받고 히콕을 찾으러 나섰다.
“난 그 인간 마음에 안 든다.”
골목을 걸어가면서 샤카자이아가 말했다. 좌우로 오두막이었다.
“어떤 점에서요?”
“놈은 숨기는 꿍꿍이가 많았다. 뭘 숨겼는지는 모르겠지만 본능적으로 느껴졌어.”
“저도 느꼈어요.”
“음.”
“그런데 언니는 공용문자 쓸 줄 알아요?”
“아주 조금. 나하고 어머니의 이름하고 숫자 정도 밖에 못 적는다.”
“나중에 같이 공부해요. 바깥세상의 역사도 알려드릴게요. 그거라면 레스보다 제가 더 확실하다고 자부해요.”
샤카자이아는 그 성의에 감사했지만 동시에 곤란한 표정을 지었다.
“공부는 적성이 아니지만, 앞날을 생각하면 까막눈은 곤란하겠지.”
“말이 나와서 말인데 그 딱딱한 말투는 원래 그런 건가요? 아니면 익숙하지 않아서 그런가요? 엘프 말을 쓸 때는 훨씬 말투가 부드럽게 들렸는데.”
“아는 어휘가 적어서 이렇게 되더군. 말이 딱딱해지니까 하는 행동도 그걸 따라가게 되고. 나는 원래 감정적인 편인데.”
“언어란 신기하네요.”
지나가는 길에 부랑자 몇이 보였다. 잡동사니와 공으로 어설프게나마 볼링장을 만들어서 놀고 있었다. 따분한 얼굴로 쓰러진 핀을 세우고 있던 남정네들은 샤카자이아와 아자리를 보고는 눈을 때지들 못했다. 개중에는 입을 헤벌리는 놈도 있었다.
두 여자는 본능적으로 빨리 걸어서 모습을 감췄다. 샤카자이아가 소곤거렸다.
“같은 마족이라도 나 같은 원주민은 안 좋아하나보군.”
“우리가 여자라서 본 거에요. 남자들이잖아요.”
“아, 그렇구나.”
아자리는 자신의 고깔모자를 고쳐 썼다. 아까 그 카우보이와 만났던 술집이 나타났다. 창문을 통해 안을 들여다보니 안에는 아무도 없었다. 안토니오를 찾아서 그가 어디 있는지 물어보던 직접 찾아보던 계속 걸어야 했다.
“어머니의 모습은 기억하시나요?”
“나야 기억하지만 지금은 어떤 모습이실지 모르겠다. 내가 기억하는 안에서는 어머니의 얼굴은 항상 똑같았다. 나하고는 분위기가 닮았으니 이것만 믿고 물어보는 수밖에.”
“나쁜 생각은 아니에요. ‘셀라렐 제국’이 아니면 엘프는 나타나는 일이 없으니 황무지에서 어머님을 본 사람은 쉬이 잊지 못하겠죠.”
“셀라렐?”
“엘프와 페어리들의 나라요. 우리들이 황무지를 완전히 건너면 수인들의 나라인 ‘욜스카 공화국’하고 ‘셀라렐 제국’이 나와요. 욜스카가 위쪽, 셀라렐이 아래쪽이죠.”
“단테의 안내로 여행을 하고 있으니 아무래도 욜스카라는 곳에 먼저 가겠군.”
두 사람은 민둥산을 향해 더 가까이 다가갔다. 마을 광장으로 쓰였을 곳에는 단테하고 비슷한 처지의 행상인들이 모여 있었다. 일행들이 타고 온 마차를 포함해서 세워져 있는 마차는 모두 세 대였다. 기둥하고 지붕 밖에 남지 않은 헛간에는 사람들이 타고 온 말들이 한데 모여서 마구간으로 쓰이고 있었다. 말똥을 치워주거나 밥을 챙겨주는 일은 직접해야하는지 아까 술집에서 봤던 사람들이 거기에 모여 있었다.
잡초가 유난히 무성한 땅이 있어서 그쪽 방향으로 보니 못이 있었다. 못 가장자리에는 광석들의 불순물을 씻어낼 때 쓰는 경사진 널빤지들이 아직도 널브러져 있다. 둘은 근처로 갔다.
탄광 근처에 있었으니 물고기는 오래전에 씨가 말랐지만 오랜 세월이 지난 덕에 식수로 쓸 수 있을 정도로 정화된 거 같았다. 못 바로 옆에는 누군가가 설치해놓은 원시적인 구조의 정수 장치가 있었다. 샤카자이아가 뚜껑을 열어보니 안에는 모래와 목탄, 거즈 등이 겹겹이 쌓여있었고 진흙 냄새가 났다.
“내가 살던 곳은 이런 거 필요 없었는데.”
“앞으로 갈 곳은 물도 돈 주고 마셔야 해요.”
“무서운 세상이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