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9화 〉[2권] 49회 - 가슴 속의 가시
가는 길에 샤카자이아가 움막을 어떻게 지을 건지 간략하게 설명해주었다. 먼저 땅을 판 다음 마차에 실려 있는 빈 나무상자들을 바닥재로 삼아 앉을 곳에 깔고 땅에서 올라오는 한기를 막는다. 그 다음에는 샤카자이아가 미리 다듬어놓은 나무 뼈대들을 세워서 잎이 잔뜩 붙은 나뭇가지로 덮을 거라고 했다. 샤카자이아가 거기에 설명을 덧붙였다.
“우리들이 다 같이 들어가서 밤을 지낼 움막을 만드는 건 아니다. 아자리에게 증기목욕을 시켜줄 거다.”
“증기목욕? 너희들도 한증막을 할 줄 알아?”
“원래는 중요한 행사를 앞두고 몸과 마음을 정화할 때에나 치루는 신성한 일이지만 지금은 그런 거 따질 때가 아니니까. 돌을 불로 달군 다음 물을 끼얹어서 증기를 만들 거다. 아자리를 빨리 낫게 하려면 잘 씻고 땀을 흘리는 게 최선이야.”
걷기 시작한지 얼마 안 가서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은 침엽수림이 나타났다. 샤카자이아가 손도끼로 목재들을 다듬으면 레스가 그러모아 밧줄로 단단히 묶었다. 작은 노동은 20분가량에 걸쳐서 끝났다.
두 사람은 같이 밧줄을 잡아당겨서 힘을 모아 목재들을 끌고 갔다. 가는 도중에 샤카자이아가 레스에게 물었다.
“저 앞에 있는 원주민들은 어떻게 생겼나?”
“너희 같은 마족 말고도 인간까지 온갖 종족이 섞여있어. 문화도 종족만큼이나 부족마다 다양하고. 지금은 너희들처럼 자기 영토 안에서 자유롭게 살아가는 부족은 사라졌다고 봐야지. 개척시대가 시작된 지 이제 50년째야. 지금은 다들 전통을 잃어버렸어.”
“우리가 전통을 가진 유일한 부족이라고? 어떻게 그럴 수가?”
여행 중에 다른 원주민들을 만나고 싶었던 그녀로서는 안타까운 일이었다. 샤카자이아는 세상에 홀로 남은 기분이 들었다. 레스도 말해주면서 기분이 착잡하였다.
“너희들이 특별한 거야.”
“서로 존중하면서 같이 사는 방법은 없었던 걸까?”
“위안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서로 싸운 시절도 예전이라서 지금은 그럭저럭 사이좋게 지내고들 있어. 그래봤자 원주민들이 땅을 뺏긴 건 변하지 않지만.”
“뺏고 빼앗기고... 정말 지긋지긋하다.”
토를 더 달아봐야 지리멸렬하기만 했다. 모닥불로 돌아왔을 때 단테는 샤카자이아에게 미리 들어둔 게 있어서인지 삽으로 땅을 파고 있었다. 서로 힘을 모아서 움막을 짓는 동안 일행들은 필요한 말만 하며 잡담 없이 부지런히 일했다. 전두 지휘와 힘쓰는 일까지 샤카자이아가 적극적으로 도맡아서 처리했다.
야외에서 텐트를 지어본 사람은 알겠지만 미리 부품이 준비되어있는 텐트조차도 막상 야외에서 제대로 설치하려면 여간 힘들고 섬세한 기술이 필요한 게 아니다. 샤카자이아는 사냥용 움막을 여럿 지은 경험을 살려서 일행들을 전두 지휘했다. 조금이라도 마음이 안 드는 곳이 있으면 직접 삽을 들고 땅을 더 파내거나 칼로 목재를 그 자리에서 다듬었다. 계속 지켜보고 있던 아자리는 부담스러워서 힘들었다.
“이렇게까지 해야해요?”
단테도 샤카자이아를 바라보고 물었다.
“너무 열심히 하는 거 아닙니까?”
“기왕이면 완벽하게 해야지 않겠나.”
“거 의외로 예술가 기질이 있으셨네.”
“우리를 쫓아오던 놈들도 쓰고 가지 않으면 아쉬울 정도로 만들 거야.”
짜잔. 원주민 전매특허 즉석 노상 사우나 움막 완성. 막상 만들고 나니 생각보다 넓어져서 침낭도 2개까지는 넉넉히 깔 수 있었다. 미리 모닥불로 달궈둔 돌을 삽으로 들어서 움막 안에 집어넣기만 해도 열기가 내부를 따듯이 덥혔다. 이것만으로도 노숙이라고는 믿기지 못할 정도로 아늑해졌다. 아자리는 안쪽에 손을 집어넣어보고는 행복해서 혼이 나갈 정도로 감격했다.
“야생에서 한증막이라니! 어쩜 이럴 수가!”
안 그래도 아자리는 몸만 아프지 않았으면 냇가에서 찬물로 씻고 싶을 정도로 찝찝한 상태였다. 지금만큼은 마왕성 지하에 있는 호화 스파 시설도 이 움막에 비할 바가 되질 못했다.
샤카자이아는 흡족한 얼굴로 아자리의 반응과 자신의 작품을 감상하다가 남자들에게 저리가라는 손짓을 했다. 남자들이 자리를 비키자 아자리는 속옷만 걸치고 벗은 옷들을 가지런히 개켜둔 다음 안으로 들어갔다. 곧 움막 안에서는 물이 달궈진 돌 위에서 증발하는 자극적인 소리와 아자리의 아기 옹알이 같은 환호성이 울렸다. 샤카자이아는 안쪽이 보이지 않게 움막 입구를 몸으로 가리고 레스에게 말했다.
“남은 과일들 가져와줘. 땀으로 잃은 수분은 바로 보충해야한다.”
“네, 마님.”
레스가 온갖 심부름을 도맡아서 하는 동안 단테는 그동안 모닥불에 빵조각과 육포들을 굽고 있었다. 저녁은 간단하게 때우기로 모두 입을 모았다. 각자 자리를 잡고 밥을 먹으면서 이야기를 나누었다. 샤카자이아가 말했다.
“앞에 있는 도시에서 따로 처리해야할 특별한 예정이 있나?”
단테는 생각을 정리하고 말했다.
“기정된 계획은 없습니다만 피하지 못할 문제가 하나 있어요. 돈 문제.”
“아이고야.” 이건 레스.
“아.” 이건 아자리.
“음.” 이건 샤키.
그 어떤 영웅과 천재들도 해결하지 못한 만고의 문제에 다들 탄식을 참지 못했다. 단테가 말을 이었다.
“일단 저 앞에 상황은 어떻게 되는지 아는 사람들도 만나야 하고, 마차가 망가진 곳도 고쳐야하고, 의약품하고 식료품도 보충해야하고. 그리고 여러분들이 쓸 총도 구해둬야죠. 필요하면 뇌물도 곳곳에 써야하고 돈 빠져나갈 곳이 지천이에요.”
총을 산다는 말에 여자들은 거부감이 들어서 내키지 않아하는 반응이었다. 샤카자이아는 아자리와 소곤소곤한 목소리로 말을 나누다가 남자들을 향해 말했다.
“우린 총을 갖고 다니기 싫은데.”
레스가 그 말에 대답했다.
“있고 없고 차이는 엄청나. 하다못해 총알을 빼서라도 갖고 다녀. 아자리는 특히.”
반대할 여지가 없어서 샤카자이아는 점잖은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뭐... 총을 가진 상대를 만날 때마다 매번 네가 도와줄 거라고 기대해서도 안 되겠지.”
단테가 바로 설명을 이었다.
“제가 나름대로 흥정은 해보겠지만 거기서 어떻게든 돈 문제는 해결할 필요가 있어요. 어쩌면 흥신소의 일이라도 대신 해줘야할지 모르겠군요.”
샤카자이아가 손을 들고 말했다.
“전에도 말했지만 돈이 필요하면 나한테 부탁만 해라.”
단테는 장사치답지 않게 고개를 저으며 샤카자이아의 배려를 바로 거절했다.
“마음은 고맙지만 우리가 금을 갖고 있다는 소문이 퍼졌다가는 큰일 터져요. 마지막 수단으로 아껴두죠.”
레스가 주제를 바꾸었다.
“그런데 왜 그곳을 ‘신 시티’라고 불러? 진짜 이름이 그래?”
단테가 대답했다.
“물론 별명이죠. 지도에 나온 이름은 ‘르 카라디소’에요. 거기서 살던 원주민들 말로 낙원 비슷한 의미랍니다. 번화가에 속하는 ‘스트립’ 지구는 정부가 관리하고. 서민들이 지내는 ‘다운타운’을 갱들이 지배하다보니 그런 흉흉한 별명이 붙었죠. 전에 봤던 유령 마을의 무법자들도 죄다 거기로 향할 걸요.”
레스가 그 말을 듣고 물었다.
“그런 곳에서 주민들이 어떻게 살아?”
“교묘하게 서로 공존합니다. 이상하게 들리겠지만 의외로 조폭들이 관리하는 동네가 어떤 면에서는 더욱 살기 좋아요.”
“뭐, 조폭들이 정부가 할 일을 대신 해주기라도 하나?”
단테는 턱짓으로 머리를 끄덕였다.
“배급도 해주고 공공시설도 고쳐주죠. 물론 순수한 마음으로 베푸는 건 아니지요.”
“어떻게든 꿍꿍이가 있겠지.”
단테는 모닥불에 장작을 하나 집어넣고 말을 이었다.
“레스 씨. 그러고 보니 매우 중요한 할 말이 있어요. 제 말에 무조건 따라주세요.”
그가 평소답지 않게 나긋나긋한 말투 대신 정색하는 딱딱한 목소리를 내기에 레스는 조금 겁이 났다.
“뭔데?”
“앞으로는 터번 쓰지 마세요.”
그 말을 듣고 레스는 굳었다가 두리번거렸다. 샤카자이아는 물론 아자리까지 움막에서 고개만 배꼼 꺼내고 단테의 말에 긍정하는 눈빛을 레스한테 쏘아 보냈다.
“그렇지만...”
레스가 어물쩍 말을 꺼내려하자 아자리가 가차 없이 그를 쏘아붙였다.
“진작 이래야 했어요.”
“총잡이에게 모자는 두 번째 목숨이야!”
아자리는 레스의 목소리에 맞춰서 언성을 한층 높였다.
“그 터번은 인간과 마족 땅 통틀어서 너 밖에 안 쓴다고! 전부터 지적하고 싶었는데 현상범이라는 자각은 하고 있는 거야?!”
“그러는 너야말로 고깔모자 쓰고 다니잖아!”
“큭!”
아자리가 그 말에 분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납득 못하는 건 아니지만 막상 자기도 모자를 포기한다고 생각하니까 말문이 막혀버렸다. 그만큼 둘에게 모자는 중요했다. 보다 못한 샤카자이아가 한심하다는 얼굴로 말했다.
“너희 둘 다 사람들 많은 곳에서만 안 쓰고 다니면 되잖아.”
레스와 아자리는 그 말을 듣고 겸연쩍어서 헛기침을 하며 다른 곳을 쳐다보았다. 단테는 두 사람이 뭐 만하면 애처럼 티격태격하는 모습을 하루 이틀 본 게 아니어서 아무 감흥 없이 하품을 길게 뱉었다.
아자리는 뜨거운 수증기를 듬뿍 쬐면서 몸을 닦은 다음 움막에서 나왔다. 신선하고 싸늘한 야생의 공기로 땀이 나던 몸을 식히니 그렇게 개운할 수가 없었다. 그리고 원주민들에게 받았던 옷으로 갈아입었다. 여행을 시작할 때 챙겨왔던 여분의 옷은 숲에서 잃어버리고 되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벗어둔 옷은 샤카자이아가 간단하게 빨아서 쥐어짠 다음 모닥불에 말리고 있었다. 별 다섯 개 호텔도 저리가라 할 완벽한 접대다.
“훨훨 날아갈 거 같아. 최고였어요 언니.”
체면을 지키느라 항상 시침 때는 표정만 짖던 아자리는 레스가 여태껏 본 것 중에서 가장 무방비한 얼굴로 풀어져 있었다. 어찌나 기분이 좋았는지 아자리는 샤카자이아를 와락 껴안고 이리저리 매달리며 얼굴까지 그녀의 품에 파묻으며 앙탈을 부렸다. 난생 처음 본 아자리의 여자아이다 같은 모습에 레스는 적응이 안 되어 얼굴에 경련이 일었다.
샤카자이아는 얼굴을 붉히며 어쩔 줄 모르다가 모성애 비슷한 감정을 본능적으로 깨우치고 자연스럽게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
그걸 보고 레스는 한 가지 생각이 문득 떠올랐다. 분명 처음 만났을 때 아자리는 자기 나이가 분명 인간 기준으로도 성년이라고 했었다. 그럼 못해도 19살은 넘었다는 의미인데. 모닥불로 달궈둔 또 다른 돌을 삽으로 꺼내면서 레스는 생각했다.
‘샤키한테는 비밀로 해두는 게 좋겠다... 괜히 친해졌는데 어색하게 만들 필요는 없지.’
더불어 나이라는 건 정말 숫자에 불과하다는 깨달음도 얻었다.
그들은 자잘한 뒷정리와 볼일을 마치고 잘 준비를 했다. 움막은 지붕을 잠깐 들어 올려서 환기시키고 안쪽에 침낭을 깔았다. 그리고 보온을 위해서 달궈둔 돌을 다시 넣었다. 자다가 뒤척이면서 화상 입으면 안 되니 움직이지 못하게 침낭 옆에 굄목도 끼워뒀다. 부츠를 벗고 움막 안으로 들어간 단테가 그 아늑함에 감탄사를 내질렀다.
“내 평생 해본 노숙 중에서 최고일세.”
“그런데 샤키 언니는 기껏 만들어놓고 써보지도 못하네요.”
한증막을 하려면 주변 사람들의 정성이 만만찮게 들어가는 지라 나머지 사람들은 씻고 싶다는 욕망보다는 지금까지 쌓인 피로 때문에 귀찮다는 마음이 더 컸다. 샤카자이아는 자신의 이부자리를 모닥불 옆에 펼치며 정중히 말했다.
“나는 괜찮아.”
“도시에 도착하면 꼭 목욕탕으로 데려가 드릴게요.”
“어서 자고 푹 쉬어.”
불침번을 맡을 레스와 샤카자이아에게 아자리와 단테는 하루의 마지막 인사를 건네고 움막 안으로 들어갔다. 움막 안에서는 잡담 한 마디 없이 기절하듯 잠들어버린 사람들의 노곤한 숨소리만 흘러나왔다. 레스와 단둘이 남게 되자 샤카자이아는 불현 듯이 긴장되어 운을 땔 때 조금 말을 더듬거렸다.
“참 긴 하루였군.”
레스는 모닥불을 계속 바라보며 ‘으흠’하고 목을 가다듬는 소리로 맞장구를 쳤다.
“요즘은 매일 매일이 긴 하루의 연속이란 말이지.”
샤카자이아는 바로 마음이 아늑해져서 눈꺼풀이 절로 감겼다.
“나부터 먼저 눈 좀 붙여도 되겠나? 너무 많이 움직였나봐.”
“그래.”
이부자리에 몸을 눕히자 샤카자이아는 잠깐 낭떠러지로 떨어지는 착각마저 들었다. 마음을 잠시라도 놓았다가는 정신을 잃을 것 같았지만 그녀는 아직 이 순간을 누리고 싶었다. 귓가에 스치는 바람과 소리를 내며 타오르는 모닥불의 열기, 그리고 빨려 들 듯 깊은 어둠속에서 쏟아지는 저 하늘의 별빛까지 놓치기 싫은 것이 너무 많았다.
샤카자이아가 몽롱한 목소리로 말했다.
“참 신기한 일이지. 내가 직접 묵을 움막도 이렇게 정성을 들인 적이 없었는데. 어째서 사람은 다른 사람이 있으면 더 힘이 나는 걸까?”
“재밌네. 나도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었어.”
“왜?”
“포탄이 떨어질 때 말이야. 평소의 각오로 그런 짓은 절대 못해.”
“그때는 너한테 귀신 들린 줄 알았다.”
모닥불을 뒤적이면서 뜸을 들이고 레스가 말을 이었다.
“내가 좀 못 미더운 인상이기는 한데...”
“맞아.”
레스가 말을 마치기도 전에 샤카자이아가 바로 대답했다. 말문이 막히려는 걸 애써 무시하고 그가 다시 말했다.
“여하튼 하고 싶었던 말은, 포탄이 쏟아질 때 너희들 없이 나 혼자였어도 각오가 섰을지 잘 모르겠어. 막상 말하고 나니까 나도 무슨 의미인지 잘 모르겠네.”
샤카자이아는 그를 바라보며 말했다.
“너는 훌륭한 전사다. 그거면 충분하다.”
둘은 잠시 서로를 마주보았다. 그는 내려 보았고 그녀는 올려 보았다. 레스는 시선을 피하고 생각에 잠긴 얼굴을 하다 눈썹을 찡그렸다.
“샤키. 난 사람을 죽인 적이 있어.”
고백 자체는 크게 놀라울 게 없었다. 그보다는 레스가 무언가를 고백하려 한다는 모습이 그녀를 긴장하게 했다.
“어쩌다가 죽인 게 아니야. 살의를 가지고 머리를 겨눠서 쏴버렸어. 그래서 추방당한거야.”
“그랬구나.”
“그냥 말해두고 싶었어.”
그녀는 평소의 목소리 그대로 바로 대답했다.
“분명 불의에 맞서 싸우느라 그랬겠지. 난 믿는다.”
그 말을 듣고 왈칵 쏟아지려는 눈물을 밀어 넣느라 레스는 눈가에 주먹을 댔다.
“그때도 누군가를 위해서 총을 들기는 했었지만 아직도 내 행동이 자랑스럽게 느껴지지는 않아.”
심각한 목소리로 숨겨둔 이야기를 털어놓는 레스와는 대조적으로 샤카자이아는 평온하였다.
“그건 네 마음이 고결하다는 증거다. 이야기 하나 들려줄까?”
레스는 턱에 주먹을 받히고 다시 그녀에게 시선을 두었다. 들을 자세가 되었다 생각하고 샤카자이아가 이야기를 시작했다.
“우리들의 심장에는 사실 자세히 보면 가시가 돋쳐있다. 갓 태어난 아기일수록 그 가시가 날카롭고 선명하지. 이 가시는 우리가 나쁜 짓을 할 때마다 뾰족하게 튀어나와 가슴 속을 찌른다. 하지만 너무 반복되면 가시가 무뎌지거나 아픔에 익숙해져서 그 사람은 결국 아무 것도 느끼지 못하게 되는 거다. 무슨 말인지 알겠나?”
“하하.”
야생의 밤은 길고도 깊다. 샤카자이아가 잠든 동안 레스는 하품 한 번 내지 않고 묵묵히 불을 지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