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3화 〉[3권] 93회 -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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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한편에서는 쌍두마차가 가로등도 없는 어둑한 도로를 천천히 달렸다. 거리를 지키고 있던 갱들이 저편에서 다가오는 마차를 보고 멈추라고 신호했다. 경찰들은 어디로 갔는지 코빼기도 안 보였다. 마차는 멈추지 않고 자신의 속도를 지켰다. 마부석에 앉아있는 카르델이 말했다. 낮고 조용하게, 하지만 짐칸에 있는 사람들한테도 들리도록 선명히.
“대비해.”
바로 옆자리에 있던 아비투스는 검은색 천으로 덮어둔 산탄총 위에 손을 올려만 두었다. 보이는 머릿수가 열이었고 안 보이는 곳에 숨은 놈도 있을 터다. 지나가야 할 도로는 잡동사니로 막혀있었다. 아비투스가 소곤거렸다.
“준비.”
그가 마부석의 발판을 발꿈치로 두 번 탕탕 때렸다. 그 순간 마차의 밑바닥에 매달려있던 히콕이 땅으로 떨어져 잽싸게 몸을 옆으로 굴려 어둠에 숨었다. 멈추지 않는 마차에 신경이 쏠린 갱들은 눈치채지 못했다. 저들이 이쪽을 향해 자기들 말이 안 들리냐고 성을 내다가 살기를 느끼고 손을 허리춤에 대려고 했다. 아비투스가 저들보다 먼저 쏘자 반동으로 산탄총에 덮인 천이 날아가고 골목에 둔탁한 섬광이 찍혔다.
카르델은 고삐를 들어 올렸다가 내리치고 권총을 꺼냈다. 한때 무법자답게 날쌘 손놀림으로 리볼버 패닝을 하자 어중간하게 포위하려고 했던 주변에 있던 놈들이 한꺼번에 땅을 굴렀다. 사방에서 연결된 폭죽처럼 총성과 불빛이 터졌고 사람들은 계속 맞은 곳을 부여잡으며 땅을 굴렀다.
건물 2층 창가에 자리를 잡은 놈이 마부석을 향해 소총을 내밀고 겨누는데 어둠 속에서 팔이 불쑥 튀어나와 그를 붙잡고 밑으로 떨어트렸다. 히콕은 맨손으로 난간과 빗물 파이프를 붙잡아 다람쥐처럼 건물 외벽을 타고 다녔다. 그가 창문을 통해 안으로 들어가자 총소리와 비명이 도로까지 닿았다.
마차가 장애물과 맞닥뜨리기 직전이다. 카르델이 다급하게 외쳤다.
“지금!”
“말 안 해도 알아요!”
아자리가 짐칸에서 마부석으로 튀어나오고는 지팡이를 소총처럼 치켜 올려 저 앞을 겨눴다. 지금 상황하고 부자연스럽기 짝이 없는 여자아이의 등장을 보자마자 갱단원들은 일어날 일을 직감하고 손에 든 총까지 버리며 달아났다.
“포르차 데르피 스포르티 칼레!”
주먹만 한 굵기의 광선이 자로 잰 듯 정확하게 수평을 그리며 어둠을 가로질렀다. 장애물로 쌓아둔 달구지와 수레, 상자 따위 잡동사니들은 숯 토막 하나 남기지 않고 불꽃과 먼지로 변해서 하늘로 치솟았다. 5초 정도 도로는 가로등이 필요 없을 정도로 환했다.
한순간이었는데도 바로 옆에서 그 광선을 쬔 카르델하고 아비투스는 얼굴이 화끈거렸다. 경악으로 질린 얼굴을 감추지 못하고 아비투스가 중얼거렸다.
“엄마야.”
카르델도 넋이 조금 나가 있었다.
“저런 게 우리한테 날라올 수도 있었단다 시방.”
윈프리가 아자리의 자리를 꿰차고 두 사람에게 외쳤다.
“정신 팔면 안 돼 총각들. 왼쪽으로 두 번 꺾고 오른쪽으로 한 번이야.”
“예 마담….”
카르델은 꿍얼거리고 마차의 속도를 올렸다.
한편 짐칸에서는 단테가 머리를 감싸 쥐고 있었다. 다행히 사방이 철판으로 덧대어진 덕에 화를 본 사람은 없었다. 뜬금없이 유리창 깨지는 소리와 함께 위에서 누군가가 근처로 떨어졌다. 낙법도 안 하고 아스팔트 도로에 떨어진 히콕은 펄쩍 뛰어 짐칸 뒤쪽에 매달려 안으로 들어왔다. 아자리가 그를 향해 노골적으로 살벌한 시선으로 쏘아붙였고 히콕은 애써 무시하면서 자기 총에 총알을 집어넣었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뒤쪽을 보고 있던 단테가 전해준 소식 덕분에 분위기가 바뀌었다.
“왕창 몰려온다!”
굳이 저쪽을 보지 않아도 말발굽 때리는 소리가 요란해서 알 수 있었다. 1차 방어선이 뚫릴 것을 예상해서 미리 기다렸던 거리라. 아자리가 근처에 굴러다니던 소총을 집어서 그에게 주었다.
“그럼 싸워야죠.”
겁에 질려있던 눈치였으나 막상 단테도 손에 총을 들고나니 오기가 생겼는지 자리를 잡고 히콕과 함께 싸우기 시작했다. 윈프리는 거기에 붙어서 손이 바쁜 사람들을 거들어줬다. 아자리가 다시 마부석으로 향하자 카르델과 아비투스가 바로 복잡한 표정으로 눈치를 보았다. 그녀는 예고도 없이 불쑥 말을 꺼냈다.
“제가 불편해요?”
입을 다물고 있으면 더 어색해질 테니 아비투스가 의무감으로 애써 말을 받았다.
“아닙니다.”
“저한테 말 놓아도 돼요.”
“감히 어떻게 제가….”
“부담 갖지 마세요. 요즘 사귄 친구들 덕에 이젠 윗사람 대접이 더 거북하거든요.”
카르델이 끼어들었다.
“그 제안 달갑게 받아들이지.”
“너 정신 나갔냐?”
습격자가 나타나서 카르델은 총을 몇 번 쏘고 아무렇지도 않게 다시 이쪽으로 몸을 돌렸다.
“우리가 언제 왕족하고 말을 놓아보겠냐.”
“대위님이 없다고 막 나가는구나 너.”
맥이 끊어지기 전에 아자리가 말을 가로챘다.
“그런데 하딘 씨는 왜 혼자 다녀요?”
대답은 카르델이 했다.
“자기 몸은 알아서 챙길 사람이니 걱정 안 해도 될걸.”
“아무리 잘 싸워도 지휘관이 그러면 안 되죠.”
“역대 최고의 기병이라는 별명도 있어. ‘울란’하고 싸워서 이겼거든.”
아자리가 눈을 휘둥그레 떴다.
“허풍이겠죠. 불가능해요. ‘울란’은 누구도 못 이겨요. 우리나라가 점령되는 한이 있어도.”
“자세한 이야기는 직접 들어봐. 여기서 얘기하기엔 길거든.”
아비투스가 뒤쪽을 향해 쏘고 말했다.
“그럴 상황도 아니고.”
그녀가 헛웃음을 터트렸다.
“피카니도 저 못지않게 친구들이 재밌네요.”
“친구 아냐.”
“친구 아닙니다.”
카르델과 아비투스가 미리 짠 거처럼 같이 대답했다. 단결된 마음에서만 나오는 깔끔한 운율의 압박에 아자리는 말을 잃었다. 속도를 늦추고 마차가 한차례 방향을 꺾을 때 단테의 비명이 들렸다.
“우와아악! 너무 많아!”
총알이 우박처럼 짐칸을 때렸다. 아자리가 그 말을 듣고 뒤로 가려는데 앞쪽으로도 진을 친 일당과 추격자들이 나타나 버렸다. 히콕은 다시 마부석으로 돌아가는 아자리를 보고 이쪽 문제는 알아서 해결해야 함을 알았다. 히콕이 눈짓을 보내자 윈프리와 단테는 짐칸에 놓여있는 묵직한 상자의 뚜껑을 땄다.
안에 들어있는 접이식 삼각대를 펼치고 맥심 기관총을 올려서 결합하자 냉각수가 찰랑거리는 소리가 났다. 마차 앞쪽에서 천둥소리가 나는 동안 250발들이 탄통에서 줄줄이 묶여있는 죽음의 씨앗들이 약실로 들어갔다. 말을 타고 몰려오는 추격자들을 향해 히콕은 겨눴다.
“난 나를 위해 살고. 너흰 너흴 위해 죽고.”
발사 손잡이를 잡아당기자 수백 명의 선생이 회초리질을 하는 것 같은 소리가 났다. 기관총이 훑고 지나간 곳마다 사람하고 말이 찢어졌다. 격렬한 반동에 히콕은 몸 전체가 들썩였다.
“이키예피야 에헤이야!”
마차 안으로 탄피들이 청량한 소리를 내며 쌓였다. 세상에서 제일 비싸기로 손꼽히는 무기를 다루고 있다는 사실에 그는 흥분해있었다. 히콕의 그 모습을 윈프리하고 단테는 께름칙한 눈으로 보았다. 아비투스가 사방을 둘러보고 안에 있는 사람들에게도 들리도록 크게 말했다.
“전부 달아났다. 서둘러.”
기관총 앞으로 몸을 불사를 만큼 충성심이 넘치는 총잡이나 갱단원은 없는 모양이었다.
“찬양하라 제국주의.”
카르델은 비아냥거리는 어조로 꿍얼거리고 손에 권총 대신 고삐를 쥐었다. 마차는 대로변을 벗어나 작은 도로로 갔다. 그리고 골목으로 숨었다. 다들 치솟았던 아드레날린이 가라앉자 현기증을 느껴 세 남자를 빼고 한숨 돌렸다. 세 남자가 주변을 꼼꼼히 살피고 돌아오자 윈프리는 지도를 펼치고 일행들에게 상황을 말했다.
“연방 청사 건물까지는 걸어서 15분 거리야. 우리는 여기에 있지.”
그녀가 지도에 짚어준 곳을 보고 아비투스가 말했다.
“더는 마차로 못 가겠군요. 거점은 여기로 정해야겠습니다.”
“내 생각도 그래 총각.”
히콕이 말했다.
“맥심 건은 어쩔 거야? 필요하다면 저쪽까지 내가 들고 갈 수 있어.”
카르델이 말을 받았다.
“아니, 정작 싸움이 나면 짐짝 밖에 안 될걸. 지금은 몰래 다가가는 게 먼저야. 맥심 건은 여기에 둬. 최후 방어선으로.”
그가 지도를 이곳저곳 짚어가면서 말을 이었다.
“여기부터 여기까지가 우리 영역. 집 지키는 건 마담하고 여우가 맡아야겠고. 이쪽 구역부터 여기까지는 우리 두목 담당이군. 우선 우리는 여기에서… 저기로 가자고.”
아자리가 목을 가다듬어서 주목을 한 번 끌고 물었다.
“갈라져서 움직이나요?”
아비투스가 대답했다.
“아뇨. 저희까지 넓게 움직일 필요는 없을 거 같습니다. 길을 잃을 수도 있고.”
카르델이 손등으로 그의 어깨를 치면서 딴죽을 걸었다.
“길을 잃기는. 그건 좀 아니다. 목적지가 도시 어디에서나 보이는데.”
그렇게 말하면서 저편으로 보이는 연방 청사 건물을 가리켰는데 손을 따라 시선을 그곳으로 향한 일행들은 바로 이상한 점을 느꼈다. 밤눈이 가장 밝은 단테가 눈가를 찡그리며 말했다.
“응? 꼭대기에 있던 깃발이 왜 사라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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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두머리 총잡이가 말했다.
“저것들이 깃발을 가지고 뭐 하는 걸까요? 불이라도 질러서 신호를 보낼 건가?”
“굳이 불을 질러야 할 정도로 저기가 눈에 안 띄는 곳이더냐?”
말하면서 속으로 의구심이 커졌던 파스낙은 설마 하면서도 가능성을 떠올렸다. 새파래진 얼굴로 그가 확성기를 입에 대고 외쳤다.
[그만둬! 같은 비단이라고 낙하산에 쓰는 거랑 깃발에 쓰는 거랑 같을 리가 없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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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분다. 구름 한 점 없이 맑은 하늘에 보름달이 별과 함께 창백한 불을 태웠다. 레스와 샤카자이아의 눈에는 하늘의 별과 땅의 별까지 모두 보였다. 그가 손을 뻗어 여기서 몇 블록 떨어진 시내 공원을 가리켰다. 단풍이 든 숲 한복판에 인공호수의 수면이 달빛에 반사되어 반짝거리며 넘실거렸다.
“바람이 저쪽으로 불 때가 기회야. 나무 위나 물가를 향해서 활강해야 해. 부딪치는 충격이 만만치 않을 테니 아스팔트나 인도 위로 착지했다간 다리 부러져.”
“다리만 부러지면 다행일까.”
샤카자이아가 굳은 얼굴로 굳은 목소리를 냈다. 두 사람은 깃발이었던 낙하산을 고이 접어 한쪽씩 맡아서 짊고 있었다. 깃발 가장자리에는 구멍을 뚫고 밧줄을 꿰어 모양을 잡고 자신들의 팔에 묶었다.
[지금 듣고 있나?! 지금 당황스러운 거 알지만 침착해라!]
밑에서 올라오는 파스낙의 목소리에는 절박함이 깃들어 있었다. 뭐라 말하기 힘든 분위기는 전염되어서 건물을 둘러싸서 포위하고 있는 갱단원과 총잡이들까지 싸우러 왔다는 사실을 잊고 이곳을 멍하니 올려다보고 있었다.
[인생을 쉽게 포기하면 안 돼! 내가 이렇게까지 해야겠냐 미친놈아?!]
샤카자이아가 게슴츠레 눈을 뜨고 레스를 째려보았다.
“이런 말 하기는 정말 미안한데 점점 저 녀석이 하는 말에 귀가 솔깃해지는군.”
“악마의 유혹이야. 무시하면 돼.”
레스는 공포를 초월해서 반쯤 종교적 깨달음을 얻은 사람의 얼굴을 하고 있었다.
“지금 날 유혹하고 있는 악마는 내 옆에 있는 거 같은데?”
그 말이 일종의 주문이라도 됐는지 레스의 망토와 터번이 거칠게 펄럭였다. 기어코 바람이 자신들이 원하는 조건으로 바뀐 것이다. 레스는 안 그래도 달빛 때문에 창백하게 보이는 얼굴이 더 창백해졌다.
“이런 젠장….”
“너 방금 젠장이라고 했어?”
“그럴 리가. 잘못 들은 거야. 믿음을 가져. 믿음이 없어서 네 말투가 아자리하고 비슷해지고 있잖아.”
레스는 여느 때처럼 태평한 어조로 말했다. 두 사람은 일어났다. 거센 바람에 땀이 시원하게 말라 갔고 두 사람은 새로운 땀이 계속 솟아났다. 도움닫기를 위해 깃발이 달려있던 봉까지 바짝 붙었다. 샤카자이아가 더는 못 참고 그에게 애원했다.
“역시 안 되겠어. 그만두자!”
“꾸물대면 바람이 다시 바뀔 거야! 하나에 뛴다! 세에에에엣!”
“아무리 생각해도 무리라니까!”
“두우우우울!”
샤카자이아는 체념하고 기도했다.
“냐브레 카야호테리 츄베리나(정령이여 도와주소서)…”
“하나아아아앗!”
둘은 한 치의 오차 없이 정확하게 같이 달렸고, 뛰어올라 팔을 위로 뻗었다. 발밑에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는 감각은 극한의 공포이자 자유로움이었다. 팔에 묶은 밧줄에 힘이 세차게 들어가고 나서야 둘은 질끈 감았던 눈을 떴다.
레스와 샤카자이아는 그날 밤잠 설치던 모든 사람에게 잊지 못할 추억을 새겨주었다. 계속 일어나는 소란으로 포위가 느슨해지자 달아나던 피카니 일행들도 그 모습을 보고 있었다. 레오포드가 멍하니 말했다.
“저게… 뭐지….”
톤토는 순수하게 감탄만 하고 있었고 피카니는 덤덤히 중얼거렸다.
“제가 걱정할 필요 없다고 했잖아요.”
해맑은 달밤을 화폭 삼아 두 야만인이 문명의 상공에 여태껏 없었던 풍경을 만들었다. 우두머리 총잡이의 턱이 아래로 떨어졌다.
“뛰었어. 진짜로.”
파스낙은 머릿속이 새하얘져서 멍청하게 서 있기만 했다. 힘이 빠진 그의 손아귀에서 둘둘 만 신문지가 툭 하고 떨어졌다.
샤카자이아는 낙하산 하나에 둘이나 매달리면 무리라고 생각했지만 원래 낙하에서는 무게보단 공기 저항의 영향이 더 압도적이다. 우아한 활강은 아니었으나 낙하산은 틀림없이 제 역할을 했다. 그리고 두 사람은 새삼 바람의 힘이 얼마나 위대한지 깨달았다. 말을 타는 것하고 비슷한 빠르기로 두 사람은 시내 공원을 향해 날아갔다. 레스는 쉴 새 없이 바뀌는 풍경과 여태껏 느껴보지 못한 감각에 자기도 모르게 입가에 미소가 떴다.
“모든 불빛이 유성우 같아.”
샤카자이아도 마찬가지였다. 그녀는 날고 있다는 사실에 표현 못 할 희열이 온몸에 흘렀다.
“굉장해.”
기쁨은 오래가지 않았다. 몇 초 만에 그들은 상승 기류를 벗어났고 가속도까지 붙어 체감되는 공포는 곱절로 부풀었다. 레스와 샤카자이아가 내지르는 광기에 찬 환호와 비명이 메아리를 쳐 아자리 일행에게까지 닿았다.
카르델이 소총의 조준경에서 눈을 떼고 멍하니 말했다.
“왜 저 자식은 내 눈에 들어올 때마다 미친 짓을 하지.”
히콕이 영혼 없는 목소리로 읊조렸다.
“저 사쿠라비하고도 한 번 승부를 내고 싶었는데 집어치우겠어. 저런 놈하곤 엮이면 안 돼.”
그나마 이성을 지키고 있는 아비투스가 아자리를 바라보며 물었다.
“괜찮으십니까?”
아자리는 정신을 잃고 쓰러질 뻔했는지 가로등을 붙잡고 간신히 두 다리로 서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