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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6화 〉[4권] 136회 - 친선도모 (136/188)



〈 136화 〉[4권] 136회 - 친선도모

“더 잘 보이는 곳으로 가서 볼까요. 여기서는 한쪽만 보이는군요.”


피카니는 레스의 원성은 무시하고 앞장서서 자리를 찾았다. 일행은 심판을 맡은 타티아나 근처로 자리를 옮겼다. 당연히 지금 대치한 양측 모두 잘 보여서 구경하기엔 가장 좋았다. 엄연히 진짜 무기로 들고 다투는 싸움인데도 놀라울 정도로 긴장감이 없었다. 원인 중 하나는 아직도 재갈 너머로 뭐라 웅얼거리는 레스의 애원이었고 나머지 하나는 라카키의 해설하는 투로 재잘거리는 목소리였다.

“양 선수 계속 탐색전을 벌이고 있습니다. 서로 보폭과 자세에 빈틈이 없군요. 쓰는 무기가 다르다 보니 서로 생각할 점이 많을 텐데요. 그러고 보니 심판께서는 유효타 판정을 어디까지로 포함하실 겁니까?”

타티아나는 능숙하게 라카키의 장난을 받아주었다.

“캘러헬이 공언한 대로 발차기가 허용된 실전 대련이니 발로 차서 맞추면 당연히 득점. 그리고 손이나 다리, 팔 같은 곳에 공격이 닿았어도 득점. 위력이 실리지 않은 살짝 무기가 닿는 수준의 억지 공격은 무효. 서로 공격이 엇갈렸다면 먼저 맞춘 쪽이 득점.”

“관객들께서는 한쪽이 쓰러질 때까지 합을 주고받는 난전을 기대했을 텐데! 시시하겠네요!”

루나가 떨떠름한 투로 말했다.

“기대한 적 없어요.”

계속 중단 방어 자세를 취했던 캘러헬이 순간 봉을 수직으로 쳐들었다. 금발 머리 청년이 반사적으로 칼날이 아래쪽으로 향하도록 손잡이를 머리 위로 들어 상대의 찍기를 흘려보내려 했다. 그러나 캘러헬은 찍지 않고 봉 가운데로 한쪽 손을 옮기고 봉을 수평으로 고쳐 쥐고 돌격했다. 눈 깜짝할 사이에 봉이 상대의 가슴을 밀쳤다. 타티아나가 손을 쳐들고 외쳤다.


“명중.”


캘러헬은 그대로 기세를 살려서 계속 공격할 수도 있었으나 굳이 그러지 않고 봉을 바람 소리 나게 휘둘러서 자세를 거두었다. 그리고 뒤로 물러났다. 금발 머리 청년은 수치와 분노로 얼굴이 달아올랐다. 그의 뒤쪽에서 모르스가 음식을 삼키고 말했다.


“승패에 너무 신경 쓰지 마라. 장병기는 한 손 무기로 상대하기 벅차다. 시간만 끌어.”


말을 마치고 그는 새빨간 복분자 술을 쭉 들이켰다. 두 남자는 다시 자세를 잡고 대치했다. 2회전 시작. 금발 머리 청년은 상대를 노려보면서 수를 세웠다.


‘침착하자. 장병기 다루는 법은 나도 어느 정도 배웠어. 어설픈 견제 공격으로 무기를 갖다 댔다간 바로 반격당하겠지. 일부러 빈틈을 보여서 일격을 발동작으로 흘려내고 봉을 칼로 걷어내면서 발로 공격해보자. 아니면….’


그가 생각에 빠진 틈에 캘러헬이 순식간에 몸을 앞으로 쭉 뻗으면서 무기를 찔렀다. 봉의 끝부분이 정확하게 금발 머리 청년의 눈앞에서 멈췄다. 타티아나가 손을 쳐들고 외쳤다.


“명중.”

캘러헬이 무기를 거두면서 말했다.

“생각이 많으면 반응이 느려지지.”


상대는 너무 수치스러워서 얼굴이 새빨개졌다. 모르스는 술병을 잔에 기울이면서 말없이 보기만 하였다. 둘이 다시 자세를 잡고 대치하자마자 금발 머리 청년은 기합을 지르면서 대각선으로 내려 베었다. 캘러헬은 어렵지 않게 양손으로 쥔 봉으로 칼을 받아내고 자세를 바꾸어 상대의 기세를 옆으로 뒤집어 던져버렸다. 금발 머리 청년의 자세가 무너졌다. 그리고 어느 순간 캘러헬이 쥔 봉의 반대쪽 부분이 상대의 목을 노리고 있었다. 타티아나가 외쳤다.


“승부 났습니다! 이제 서로 인사하세요.”


캘러헬이 봉을 땅에 찍고 정중히 고개를 숙였다. 금발 머리 청년은 이를 악물면서 거칠게 숨을 내쉬다가 땅에 버렸던 칼집에 칼을 도로 꽂고 허리에 대면서 고개를 숙였다. 모르스가 손뼉을 쳐주면서 자리로 돌아온 청년을 맞이해주었다.


“수고했다.”

“죄송합니다. 제가 선생님의 얼굴을 먹칠했습니다. 한 대도 못 맞추다니.”

“어차피 실전에서는  쓰는데 무술 실력이 무슨 대수냐. 다만 저놈의 충고는 귀담아들어라. 생각이 많으면 반응이 느려지지. 귀한 경험했다 생각해.”

모르스는 청년의 어깨를 톡톡 쳐주고 오크가 내준 찜통의 뚜껑을 열었다. 한편 타티아나는 일행끼리 잡담을 나눴다.


“어쩌다가 여기로 쳐들어가자는 결론이 나온 거야?”

진지한 목소리로 그녀는 레스를 바라보면서 물었다.


“웁웁 웁웁웁. 웁웁웁웁웁웁웁웁.”

“내가 알겠냐. 이건 언제 풀어줄 거야. 라고 레스가 말했어.”

라카키가 레스의 말투를 따라 하면서 대신 대답했다. 타티아나가 심각한 표정을 지으며 그를 가리켰다.

“생각해봤는데. 왜 지금 내 마음이 평온하고 침착해졌는지 이유를 알 수가 없었거든. 알고 보니 네가 입을 다물어서 그런 거네. 그대로 있어.”


“우웁!”


루나가 라카키를 바라보면서 대화의 흐름을 바꿨다.

“그러고 보니 캘러헬 씨와 모르스 요원은 서로 구면이라고 했었죠. 어떤 사연이 있나요?”


라카키가 깍지 낀 손을 머리 뒤로 넘기면서 목덜미에 걸었다.

“개척시대 초창기부터 탐이 핑커튼 탐정이 될 때까지 서로 충돌했었어. 탐은 무법자였고 저쪽은 법 집행자니까 쫓고 쫓겼지.  세월이 이제 40년 정도 됐나.”


피카니가 말했다.

“40년이라니. 엄청난 악연이군. 그 정도면 미운 정이라도  들었겠는데. 모르스 요원도 라카키 씨에 대해서는 아는 겁니까?”

“모르스는 딱히 나한테 상관하려고 하지 않아. 나랑 저쪽끼리는 딱히 얽힌  없어. 탐도 관계에 내가 끼어들지 않도록 배려해주고 있고.”

“웁웁웁웁웁웁웁웁웁?”


“난 무법자 아니야. 시민권도 있어. 사무소에도 엄연히 제대로 서류 등록했다고? 이건 잡담인데 신문에 우리가 핑커튼 4인방으로 소개될 때 내가 슌카와칸 머리 위에 올라타서 엄연히  사람 몫으로 사진에 찍히려다가 탐이 격렬하게 말려서 그만뒀었다?”


타티아나가 멍한 표정으로 말했다.


“고대 종족도 호적 등록이 가능하다니.”

“그보다 4인방인데 실제로는 셋밖에 없는 이유가 이거였구나.”

피카니가 이어서 말했다. 슌카와칸과 라카키가 하는 역할을 생각하면 둘이 합쳐서 1인분은 하고도 넘치기는 하네. 레스는 속으로 그리 생각했다.

“참고로 탐은 아직도 사망처리 된 사람이라서 제대로  신분이 없어. 그래서 계좌도 못 만들고 보험도 못 들어. 집이 타버리고 우리 무일푼이야. 아하하하하.”

라카키의 시선은 레스를 향해 있었다. 레스의 옷이 식은땀으로 또 젖어가는 사이 캘러헬이 다리를 꼬면서 봉을 한 손으로 들고 겨누어 상대를 불렀다.


“귀찮으니까 한꺼번에 와라. 아니면 후딱 네놈이 어서 나오던가.”

모르스는 끄떡도 안 하고 술잔을 입가에 기울였다. 눈을 감으면서 목 너머로 올라오는 삼킨 술의 향기를 느끼면서 그가 대답했다.

“난 적어도 네가  먹을 때 쳐들어가진 않았다.”

“했거든?! 최소한  번. 예전에 샌드위치 먹을 때 네가 기습했잖아.”


모르스가 발끈하고 낮게 깐 목소리로 대꾸했다.


“샌드위치는 간식이야. 제대로 된 식사가 아니라. 자리를 잡고 음료와 끼니를 갖추고 마지막까지  먹었다는 감사의 예를 올려야지 식사라 부르는 거다.”


“너 이 자식 얼마나 많은 서민이 샌드위치로 연명하는지 알아?! 샌드위치 모욕이다!”


캘러헬의 심각한 목소리를 듣고 피카니가 눈가를 부여잡으며 중얼거렸다.


“우리 대체 여기서 뭐 하는 거지.”


루나가 침착하게 말했다.


“이성적으로 생각하자면. 캘러헬 씨는 모르스 요원하고 중요한 대화를 나누려고 여기에 왔을 거예요. 하지만 그냥 나타나서 할 얘기가 있다고 부탁하면 비굴해 보이는 데다가 바로 거절당할 거 같으니까 이렇게 난리를 치는 거겠죠. 무시  당하게 레스 씨까지 인질로 삼았고요.”

“웁웁웁웁웁웁웁웁?”

라카키가 활짝 웃으면서 말했다.


“뱉은 말은 지킬 거야.”

“우우우우우우우웁!”

어쨌든 저쪽으로부터 이번에는 머리를 민 청년이 자신의 무기를 갖고 캘러헬의 앞으로 나섰다. 청년은 칼집에서 레이피어를 뽑고 자신의 얼굴 앞에 곧게 세웠다. 꼿꼿하게 허리를 편 채로 상대가 다가오자 캘러헬도 꼬아둔 다리를 원래대로 되돌리고 봉의 끝을 땅에 한 번 찍어서 무게를 실었다. 타티아나가 팔짱을 풀면서 손을 올리고 외쳤다.


“양쪽 인사하세요.”


 남자가 서로를 향해 고개를 숙이고 자세를 잡았다. 머리를 민 청년은 준비가 되자마자 잽싸게 몸과 보폭을 앞으로 뻗으면서 찔렀다. 캘러헬이 공격을 걷어내고 반격하려 하자 청년은 순식간에 뒤로 빠지고 보폭을 옆으로 옮겼다. 라카키는 신이 나서 해설자처럼 떠들었다.

“이번 선수는 저번보다 훨씬 자신감이 넘칩니다! 탐색전부터 아주 뜨겁습니다!”


“레이피어 검술의 기하학적 보법은 아주 효율적이지. 자신의 장점을 제대로 이해하는군.”

타티아나도 자연스럽게 라카키의 말에 맞춰서 끼어들었다. 루나와 피카니는 이제 아무래도 좋았다. 물론 레스는 말하고 싶어도  했고.


마치 뱀이 혀를 날름거리듯이 상대는 쉬지 않고 레이피어를 연신 내밀었다. 다만 깊이 파고들지는 않고 어디까지나 자신이 안전한 거리를 계속 유지하면서 휘두르는 견제 공격에 불과했다. 캘러헬은 공격을 걷어내거나 피하면서 꾸준히 때를 기다렸다.


“빈틈이 나올 때까지 계속 공격하는 듯합니다! 치사하게 더 유리한 무기를 들고 온 상대에게 맞서 싸우려면 아무래도 인내심이 필요하겠죠!”


타티아나가 라카키의 해설을 이어줬다.

“손과 팔을 꾸준히 노리는군. 도검 결투와 수련용 대련을 할 때도 손과 팔은 특히 부상이 잦아서 검사들은 머리 보호구를 생략하는 한이 있어도 팔 보호구는 필수로 착용하지.”


“그런데 레이피어로 살짝 스친 것까지 유효타로 판정이 되나요? 위력이 약하지 않습니까?”


“당연히 유효타로 인정. 레이피어는 무겁다. 살짝 스치기만 해도 상처가 깊게 파이지. 날도 없고 끝이 뾰족하지 않은 수련용 검으로도 맞으면 피멍이 든다.”


“그렇다고 합니다! 탐! 괜히 봐주다가 맞으면 그랜드 마스터 넘겨줘야 해!”

저녁밥을 먹으면서 대련을 지켜보던 금발 머리 청년이 모르스에게 말을 걸었다.

“그런데 만약 진짜로 저희가 이기면 어떻게 되는 겁니까?”

“내가 알아서 할 테니 밥이나 먹어.”

모르스가 청년이 들고 있는 잔에 술을 채워주자 청년이 감사히 고개를 숙이고 마셨다. 계속 견제를 받아주던 캘러헬이 뒤로 간격을 벌리자 상대는 하마터면 빈틈이라 생각하고 쫓아갈 뻔했다. 청년은 찌르려던 자세에서 손을 거두고 칼을 들어 중단을 막았다. 순간 청년의 머릿속에서 급하게 쫓아가려다가 역으로 찌르기에 반격당하는 모습이 떠올랐다. 그리고 청년의 눈앞에 캘러헬이 봉 끝부분을 한 손으로 잡고 크게 휘두르는 광경이 나타났다. 그대로 몸까지 돌려가며 체중과 회전을 실은 강력한 공격이 몸통으로 날라왔다.

청년은 반사적으로 중단 자세를 굳혀서 공격을 받아내다가 버티지 못하고 휘청거렸다. 칼은 옆으로 젖혀졌고 봉은 어깨를 때렸다. 타티아나가 나서기 전에 캘러헬이 먼저 말했다.

“자신의 동작에만 지나치게 집중해서 상대의 수를 읽는 게 늦었어.”


“한 수 배웠습니다.”

머리를 민 청년은 맞은 곳을 조금 주무르다가 다시 자세를 고쳐잡고 캘러헬을 향해 고개를 숙였다. 캘러헬이 상대에게 물었다.

“계속하겠나?”


“한 번만 더 하겠습니다. 다음 판에 맞으면 물러나겠습니다.”


“그래.”

캘러헬이 뒤로 물러나면서 봉을 소리 나게 휘두르고 자세를 잡자 청년도 칼을 다시 들었다. 잠깐 자세를 노려보면서 대치하다가 청년은 살짝 도약하면서 횡으로 힘껏 후려쳐 캘러헬의 앞으로 쳐든 봉을 옆으로 걷어냈다. 캘러헬의 자세가 흐트러진 걸 보고 타티아나 주변의 일행은 순간 놀랐다. 레스는 울부짖었다.

빈틈을 노리고 옆차기로 상대를 걷어차려던 청년은 캘러헬에게 한 손으로 다리를 붙잡히고 균형을 잃어 넘어졌다. 레이피어를 발로 밟으면서 캘러헬이 마지막으로 훈수를 했다.


“상대가 쉽게 빈틈을 보인다면 의심부터 하도록. 아까는 지나치게 신중했고 이번에는 너무 과감했어. 인내심도 더 길러야겠군.”


그가 발을 치우자 청년은 헛기침하면서 몸을 일으키고 레이피어를 칼집에 우아하게 꽂았다. 그리고 대련을 시작하기 전에 처음 섰던 곳으로 향했다. 캘러헬도 마찬가지로 그렇게 하자 타티아나가 외쳤다.


“이제 서로 인사하세요. 훌륭한 마음가짐이었습니다.”

둘이 마주 고개를 숙이고 캘러헬이 오른손을 내밀자 청년은 악수를 받아들이고 손을 흔든 다음 노점으로 향했다. 루나는 그 모습이 훈훈하게 느껴져서 서로의 입장을 까맣게 잊어버렸다.


“어쩌다가 이렇게  건지는 모르겠는데 뭔가 잘 되어 가는 느낌이 들어요. 막상 이렇게 교류를 하니까 저 사람들하고도 조금은 친해질 수 있을 거라는 생각도 들고요.”


“웁웁웁웁웁웁웁웁.”

“레스 알 하자르 왈. 다음 상대는 그럴 마음이 전혀 없어 보이는데.”

라카키가 말했다. 릴리는 자신의 무기를 감싼 천을 풀어헤치면서 이쪽으로 다가왔다. 들불 위에 아지랑이가 일렁이듯 살벌한 기운이 자세와 태도, 그리고 표정에서 풀풀 흘러나왔다. 친해질 생각은 전혀 없어 보인다. 그녀가 든 무기를 보고 일행은 다들 각자 다양하게 놀랐다.


칼 손잡이가 앞서 나왔던 청년들의 것보다 2배는 길었고 나무로 만들어진 칼집은 검게 옻칠이 됐는데 곳곳에 분홍 꽃이 그려져 있다. 칼집의 곡선이 그믐달처럼 우아하게 휘었고 칼집과 손잡이 사이에는 매화 모양 코등이가 달려있었다. 타티아나가 눈을 크게 뜨면서 중얼거렸다.


“여기서 우치가타나를? 생뚱맞게 혼자서 비싼 걸 쓰는군.”


루나가 타티아나에게 물었다.

“저거 분명 바다 건너에서 만들어진 도검이죠?”

“예. 그중에서도 검술을 유난히 좋아하는 민족이 만들었죠. 느낌이 영 싸하군요.”

“무슨 뜻이죠?”

“이번에는 여러 의미로 볼만한 대련이 될 거 같습니다.”


릴리는 그 소리를 듣고 불쾌하다는 기색을 눈짓으로 내보였다. 타티아나는 헛기침하고 고개를 살짝 숙이며 자신의 무례를 사과하고 손을 들었다.

“양쪽 인사하세요.”

캘러헬과 릴리는 서로 고개를 숙였다. 그는 자세를 잡기 전에 잠시 손을 들고 상대에게 말을 걸었다.


“잠깐만.”

“뭡니까?”

릴리는 미간을 찡그렸다.


“대련하다가   부러지면 내가 변상해야 하나? 그쪽 무기를 우습게 보는 게 아니라  철봉은 절대  부서지는 물건인데 그쪽 무기는 비싸서 그래. 내가 지금 돈이 없거든.”


그녀는 어처구니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대로 대답하지 않고 자세를 낮춰서 무게중심을 옮기며 칼집을 허리 뒤로 돌렸다. 칼을 뽑지는 않았다. 캘러헬은 조금 감탄했다. 타티아나는 기가 막힌다는 반응이었다. 피카니가 타티아나에게 물었다.

“왜 칼을 안 뽑고 저러는 거야?”


“저건 발도술 자세야. 실전에서 저걸 직접 보는 건 나도 처음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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