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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5화 〉[4권] 155회 - 양면성 (155/188)



〈 155화 〉[4권] 155회 - 양면성

마계의 기사들은 당황하다가 일제히 빈손을 앞으로 뻗었다. 남자가 외쳤다.


“방어대형! 최대한 막지 말고 흘려보내!”

그의 지시를 제대로 들은 사람은 거의 없었다. 초당 대 여섯 발씩 튀어나오는 7.62mm의 발사 섬광과 소음이 주변 일대의 모든 시력과 청력을 덮어버렸다. 사족으로 M1895 기관총은 특유의 작동 방식으로 인해 총신 앞부분 하단에 달린 지렛대가 연속으로 움직이는데 이 모습이 호미질 같다며 ‘감자 캐는 기계’라는 별명이 붙었다. 그래서 베르나르는 다른 총처럼 총신을 받쳐서 잡지 않고 총구 쪽을 직접 붙잡아서 들고 쏘는 중이다. 상식적으로 매우 위험한 행동이지만 지금  자리는 상식이 의미가 없는 곳이었다.


탄피는 폭포처럼 쏟아지고 빈 탄띠도 죽음의 영수증처럼 규칙적으로 흘러나왔다. 그의 갑옷에 달린 그림자처럼 얇은 검은색 망토도 반동으로 펄럭거렸다. 9명을 향해 골고루 포화를 퍼부으면서 베르나르가 고양된 목소리로 외쳤다.


“브라우닝 각하의 도련님에게 인사해라 미개한 것들아!”

기어코 보가티에의 방어망은 화력을 견디지 못하고 집중 사격 당했던 곳부터 뚫리기 시작했다. 허공에 붙잡혔던 수많은 총알이 일제히 한꺼번에 움직이자 그들 중 둘이 자리에서 완전히 사라져버렸다. 피 한 방울조차 흩날리지 않았다. 남자는 지휘를 바꿨다.


“흩어져!”


그들은 기껏 사로잡았던 레스와 타티아나도 내버려 두고 대열을 바꿨다. 일제히 힘을 모아 총알 세례를 다른 방향으로 흘려내고 각기 다른 방향으로 흩어졌다. 병력 대부분을 차지하던 원주민 습격자들은 공포에 휩싸여 통제를 잃고 달아났다.  명에 가까운 무리가   명 때문에 무너지고 있었다. 재정비를 마치고 이쪽으로 오고 있던 피카니도 놀라서 중얼거렸다.

“대체 저기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 거야?”


기관총이 과열돼서 베르나르가 사격을 멈추자 한 명이 다가와서 그의 목을 향해 칼로 찌르려 했다. 그는 칼이 날아오는 방향으로 고개도 안 돌리고 칼을 움켜잡아서 막았다. 그대로 손목을 움직이자 칼이 휘어지더니 뚝 끊어졌다. 당황한 상대가 손을 뻗어서 마법으로 공격하려는 찰나 그의 정수리에 부러진 칼날이 수직으로 꽂혔다.

베르나르의 뒤를 붙잡은 두 명이 같이 힘을 모아 그를 향해 불과 벼락을 쏟아냈다. 기관총에 남아있던 탄약이 터졌다. 정작 베르나르는 아무렇지도 않다는 양 망가진 기관총을 버린 다음 맨손으로 뚜벅뚜벅 그들을 향해 걸어왔다. 심지어 망토에 불도 안 붙었다. 자세를 잡고 상태를 지켜보던 둘은 기가 꺾여서 뒤로 다급하게 물러났다. 베르나르가 왼쪽 팔을 쳐들고 주먹을 움켜쥐자 팔 보호대에서 철사가 달린 작살이 발사됐다.

“달아날 곳도 숨을 곳도 없으리라!”


작살이 상대의 다리를 꿰뚫자 그의 팔 보호대 안에서 톱니가 거칠게 돌아가는 소리가 났다. 작살에 달린 철사가  보호대 속으로 감겨 들어가자 작살에 맞은 상대도 베르나르를 향해 당겨졌다. 베르나르는 어설프게 뭔가 저항하는 시도를 하던 상대를 짓밟았다. 그의 발이 땅바닥까지  들어갔다.

남자를 비롯한 나머지 인원들이 주변에 버려진 총기들을 주워서 그를 향해 일제히 쐈으나 아무리 맞춰도 탄환은 그의 갑옷에 생채기 하나 못 냈다. 베르나르는 걸쭉한 것이 묻은 자신의 한쪽 발을 땅에 비벼서 털고는 그들을 향해 곰처럼 달려들었다. 일동은 다시 흩어졌으나 베르나르가 노린 상대는 달아나지 못했다. 그는 상대의 멱살을 잡아서 들어 올리고는 오른팔을 들어 상대의 머리를 향해 주먹을 겨눴다. 그러자 그의 오른쪽 팔 보호대에서 바람 소리와 부싯돌 튀기는 소리가 났다.

“너희 불경한 창조주 곁으로 돌아가라!”

사람 몸집만 한 붉은 불꽃이 그의 팔 보호대에서 뿜어져 나왔다. 상반신이 통째로 불에 타버린 상대는 산소 부족으로 비명도 제대로  지르고 고통에  몸짓만 휘젓다가 땅으로 떨어졌다. 순식간에 아홉 중 다섯을 잃어버리자 남자는 덜덜 떨리려는 목소리를 간신히 억누르면서 거리를 두고 그에게 말을 걸었다.


“그만! 투항하겠다! 당신들의 책임자와 협상할 준비가 됐다!”

베르나르는 오른쪽 팔에 달린 화염방사기의 상태를 보다가 상대의 말을 듣고는 저 하늘의 달까지 닿을 만한 성량으로 외쳤다.


“내가 바로 책임자다! 나보다 높은 곳에 계신 분은 주님뿐이다!”


주님에게까지 들릴만한 목소리였으니 기절했던 레스도 어느 틈엔가 눈이 떠졌다. 바로 옆에 나란히 누워있는 타티아나는 반만 몽롱하게 눈을 뜨고 멍하니 있었다. 레스는 윗몸을 일으키고 잠깐 사라졌던 자신의 감각들이 돌아오는 이상한 느낌에 몸서리를 치다가 때마침 저쪽에서 일어나고 있는 끔찍한 광경을 보는 동시에 베르나르의 호령을 들었다.

“협상도 없고 항복도 없으며 자비도 없으리라!”


레스는 차마 제정신으로는 볼 수 없는 광경에 반사적으로 눈을 감으면서 고개를 돌리고 말았다. 그는 근처에 누워있던 타티아나의 어깨를 붙잡고 흔들면서 깨웠다.


그녀가 기침을 터트리면서 간신히 완전히 의식을 되찾고 그의 부축을 받으면서 몸을 일으켰다. 그러다 타티아나도 자연스럽게 저쪽에서 일어나는 끔찍한 광경을 보면서 천지가 진동하는 호령을 듣게 되었다.


“내가 검이다! 내가 힘이다! 내가 빛이다!”

그다음에 나타난 광경을 보고 두 사람은 같은 순간에 또 실눈을 뜨고 몸서리를 쳤다. 타티아나가 멍한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신이시여.”

레스도 거기에 장단을 맞추듯 그녀도 들릴만한 목소리로 혼잣말했다.


“대체 그놈의 신이 뭐길래.”


둘은 서로를 부축해주면서 엉거주춤 주변을 돌아다녔다. 휑하다. 둘은 이 광경과 상황을 한 번에 받아들이기가 힘들어 서로 한동안 아무 말이 없었다. 시간을 들여서 생각을 정리한 타티아나가 먼저 침묵을 깼다.

“우리가 이긴 거 같아. 어쩌다 이렇게 된 건지 모르겠지만.”


“난 다른 놈이 나타날 줄 알았어.”

레스가 실눈을 뜨면서 베르나르를 노려보며 말했다. 타티아나가 그 말을 듣고 잠시 뜸을 들이다가 그를 쳐다봤다.


“누구?”

“나.”

모르스 리 요원이 두 사람의 근처에 바람처럼 나타나고는 레스 대신  질문에 대답했다. 여느 때처럼 검은색 정장과 파란색 넥타이 차림이었는데 허리춤에 두 자루의 칼을 양쪽에 하나씩 차고 있었고 칼의 손잡이는 뒤를 향하고 있었다. 겨드랑이 밑에는 권총이 들어있는 총집이 붙었고 정장 위로는 탄입대가 붙은 가죽 군장을 걸치고 있었다. 그가 레스와 타티아나의 힐난하는 눈빛을 무시하고 점잖게 걸어서 둘을 지나치며 말했다.


“실례하지.  얼간이가 심문할 놈을 남기지 않을  같아서.”

그의 몸은 두 발짝을 걸었으나 움직인 거리는 수십 미터였다. 모르스는 베르나르가 주먹질로 상대의 머리를 내려치려던  뒤에서 손목을 낚아채어 말렸다. 한창 흥분했던 베르나르는 모르스와 눈이 마주치자마자 거칠게 자신의 손목을 붙잡은 손길을 뿌리쳤다.


“이미 리차트라를 확보했는데 조무래기한테서 얻는 정보가 무슨 의미가 있지?”

베르나르가 몸을 돌려 모르스와 마주 노려보았다. 모르스도 눈을 게슴츠레 뜨고 목소리를 낮게 깔았다.

“뭐가 중요한지 판단하는 건 나다, 이 백정아. 저리 비켜.”


베르나르는 코웃음을 치고 여태껏 움켜쥐고 있던 남자의 멱살을 놓아주고 땅에 내팽개쳤다. 모르스가 한쪽 무릎을 굽히고 상대와 대면하는 사이 베르나르는 레스와 타티아나에게 빠른 걸음으로 다가왔다. 두 사람도 상대를 향해 다가가다가 도중에 지쳐서 자세를 수그리고 땅에 앉아서 쉬었다. 가까이 온 베르나르가 두 사람의 눈높이에 맞춰서 몸을 낮추고 말을 걸었다.

“그대들의 활약은 인상적이었다. 주님께서도 그 용기를 기억할 것이다. 이번만큼은 나도 인정해주겠다. 이교도.”


레스는 속으로 꿍얼거렸다. 돼지고기 먹는다니까. 타티아나가 말을 받았다.

“언제부터 싸움을 지켜보셨습니까?”

베르나르가 한숨을 쉬고 살짝 시선을 피하듯 고개를 옆으로 돌렸다.

“더 일찍 나설 수도 있었다. 하지만 저놈이 막았지.”

레스가 물었다.


“모르스가 당신을 막았다고요? 같은 그랜드 마스터인데?”


그가 조금 뜸을 들이고 말했다.


“그쪽도 알다시피. 요즘 상황이 복잡하지.   일은 끝났다.”


타티아나가 바로 자리를 떠나려는 베르나르를 향해 급히 일어나며 불러세우려 했다.

“잠깐만요!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 겁니까! 설명을 못 들었습니다!”


“센델자레 자매님에게 안부 부탁한다. 그대들의 앞길에 덕과 복이 있기를.”

베르나르는 몸을 돌리면서 그 말만 남기고 어둠 속으로 저벅저벅 걸었다. 타티아나는 해결이 안 된 의문 때문에 얼이 나간 표정을 지으면서도 끝내 베르나르를 쫓아가지 않았다. 대신 저쪽에서 마지막 보가티에를 이쪽으로 끌고 오는 모르스 요원을 향해 시선을 돌렸다. 사로잡힌  우두머리 격으로 나머지 일원을 지휘하던 남자였다.


마침 피카니와 나머지 일행들도 근처로 왔다. 다른 인원들도 상당수가 마차에는 최소한의 사람만 남고 싸움의 마무리를 위해 사방에 퍼져서 주변을 훑고 있었다. 충분히 멀리 도망치지 못했던 원주민 습격자들이 병사들을 따라 사로잡혀갔다. 피카니와 하딘, 루나가 모르스 요원을 보고는 매우 놀란 표정을 지었다. 하딘이 성큼 걸어서 다가와 가장 먼저 말했다.

“이 이상할 정도로 시기적절한 등장은 대체 뭐지? 뭐가 어떻게  건가?!”

모르스는 건성으로 고개를 흔들며 양손으로 상대를 달래는 손짓을 했다.

“일단 대단한 전투와 승리였소. 배가 넘는 병력의 기습에 맞서서 솔선하고 승리로 이끈 대위의 활약은 길이길이 남을 것이오.  다른 전설의 탄생을 축하하지.”

“말 돌리지 마.”

컴컴한 밤 속에서도 구분될 정도로 하딘의 얼굴이 분노로 붉게 달아올랐다. 모르스는 상대 반응은 가볍게 무시하고 자기 발밑에 무릎 꿇긴 남자를 툭 건드렸다. 그가 비굴한 태도로 술술 말했다.

“나는 시에라의 발라팡. 보가티에다. 우리는 반나절 전부터 이곳에서 기습을 기다렸다.”

타티아나가 그에게 다가가서 물었다.


“지령은 언제 받았지?”

“오늘 오전. 지령을 받자마자 작전에 필요한 지원도 위에서부터 전부 준비됐다.”


이번에는 루나가 그에게 슬픈 목소리로 물었다.


“이번 싸움에 어떤 부족이 동참한 건가요?”

험악한 사람들 속에서 그나마 친절하고 부드러워 보이는 사람이 보이자 발라팡은 살짝 기분이 누그러졌다. 일단은 기사라는 건지 그가 루나를 향해 배려하는 말투를 썼다.


“부족이 아니라 집단입니다. 백인들의 문명을 향한 증오로 뭉쳤지요.”


타티아나가 끼어들었다.


“보급 행렬을 기습하는 계획 자체는 예전에 미리 준비했을 수도 있지만, 이자들은 저희 일행을 구분해서 노렸습니다. 오늘 아침에 저희가 출발했는데 이놈들이 오늘 오전에 지령을 받았다니, 기가 차서 말이 안 나오는군요.”


모르스가 불만스러운 목소리로 자신을 바라보는 타티아나에게 대답했다.


“왜 나를 향해서 말하지?”

“저희 정보가 줄줄이 새어나가고 있지 않습니까! 아주 신속하고 신선하게! 인간들의 첩보부는 정말 형편없군요!”

“엄밀히 말하자면 이번 정보 유출은 육군의 책임이야.  내 일은 철저히 했어. 책임은 육군의 정보부에 물어. 정보 조직은 우리만 있는 게 아니라고. 첩자 또한 어디에나 있는 법이고.”


여태껏 가만히 있었던 피카니가 잇몸이 드러날 정도로 얼굴을 일그러트리며 외쳤다.


“그걸 막는 게 당신들의 일이잖아!”

“지금 왔잖아.”

모르스는 얄미울 정도로 당당하게 말했다. 그리고 할 말은 없냐는 듯한 눈빛과 표정으로 그가 레스를 바라보았다. 레스는 아직도 몸이 아파서 앓는 소리로 목을 가다듬다가 검지를 들어 올리고 분노에 찬 목소리로 한 글자씩 힘을 줘서 말했다.


“당신이 감히.”

그의 낌새를 보고 모르스는 상대를 째려보았다.


“아무래도 우리는 조용한 곳으로 가야겠군.”

레스는 다짜고짜 모르스의 얼굴을 향해 주먹을 휘둘렀다. 모르스는 충분히 그의 주먹을 피할 수도 있었을 텐데 그냥 맞았다. 그의 한쪽 얼굴이 대충 옆으로 젖혀지다가 아무렇지도 않게 돌아왔다. 일동이 놀라서 경악하는 와중에 레스는 헐떡거리면서 흥분에 취한 눈으로 그를 올려다보았다. 그가 숨을 크게 들이쉬고 크게 외쳤다.


“여태껏 우리를 계속 따라왔었지! 당신들은 처음부터 진작에 나서서 싸울 수도 있었어! 아니면 싸움이 터지는 걸 미리 막거나! 하지만 여태껏 구경하다가 내가 자살에 가까운 짓을 하니까 끼어든 거고! 내 말이 틀려?!”

모르스가 코웃음을 쳤다.


“날 끄집어내려고 그 곡마단 놀이를 했다고? 대단한 발상이야.”

“지금 웃음이 나와? 사람들이 죽었어! 수많은 사람이! 당신들이 나서지 않아서!”

“그리고 오늘 사람들이 죽었던 까닭 중 하나는 네가 예전에 쓰러트린 놈들을 죽이지 않았기 때문이기도 하지. 안 그래?”


레스는 말을 잃고 영혼이 빠져나간 표정을 지었다. 모르스가 능청스럽게 자신의 말을 이었다.

“불살의 도덕적 고찰과 양면성에 대한 논쟁은 나중으로 미루고 지금은….”


하딘이 그의 말에 끼어들었다.

“사쿠라비의 말이 사실인가? 아니, 사실이겠지. 그렇지 않고서야 이 상황이 설명  되지.”


모르스는 좌우로 고갯짓을 하고 한 손으로 뒷짐을 졌다.

“그래. 사실이야.”

끓는 속을 삭이면서 그가 침착하게 말했다.

“마법사님이 아니었으면 카르델은 죽었을 거야. 이유를 반드시 들어야겠네.”


“정예는 몸을 사려야 하니까. 길게 변명할 수도 있는데 핵심은 그게 다요. 사쿠라비의 기행들은 예상 못 했지만. 말 나온 김에 포로 관리 좀 잘하셨으면 좋겠군. 심지어 그 포로 덕분에 오늘 목숨 건진 사람이 꽤 됐으니.”

하딘은 강철 같은 정신력으로 상대의 도발에 휘둘리지 않았다.


“그래. 정예는 몸을 사려야지. 무슨 의미인지 아네.”

그러나 피카니는 반쯤 이성을 잃어버린 목소리로 말했다.

“무법지대였으면 당신  손에 죽었어!”

“여긴 무법지대야. 날 죽이고 싶으면 미스터 하자르와의 결투에서 이기고 나서 시도해. 내 손에 댁이 먼저 죽으면 사쿠라비한테 미안하잖아.”


“이 씨발 놈의 새끼가!”

타티아나와 루나가 앞으로 눈을 까뒤집고 달려들려는 피카니를 붙잡고 말렸다. 타티아나가 말했다.


“유치하게 저쪽한테 휘둘리지 마! 다른 사람도 아니고 네가 사고 내면 명분이 된다고!”


“제발 진정해주세요!”

루나의 말을 듣고 피카니는 간신히 충동을 멈췄다. 어느 정도 소란이 지나갔다고 생각한 레스는 일행을 향해서 말했다.

“이쪽하고 할 말이 있어. 미안한데 자리를 비켜줘.”

“들었지? 양해 바라네. 할 얘기가 있는 건 나 또한 마찬가지라서.”


모르스가 양손으로 뒷짐을 지면서 그의 말에 거들었다. 나머지 일행은 얌전히 포로를 데리고 모여서 두 사람하고 거리를 벌렸다. 레스와 모르스는 누군가 엿들을 일이 없다는 확신이 들자 본격적으로 대화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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